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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제일세미나에서는 ‘광고회사의 꽃’이라 불리는 AE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AE란? 광고, 캠페인 프로젝트의 이정표 

우리는 길을 찾아갈 때 이정표를 보곤 하죠. 광고나 캠페인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AE의 역할이란 목적지까지의 거리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확하게 알려주고 선두에 서서 인도해주는 이정표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회사에서 전체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디렉터로서 제대로 된 전략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의 전 과정에 걸쳐 프로젝트에 관련한 모든 사람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때, 소비자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 결과물이나 세일즈 성과와 같은 정확한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죠.

AE의 기본적인 업무는 다음과 같은데요.

먼저, 프로젝트의 리더로서 클라이언트와 직접 교류하는 창구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제작팀, 디지털팀, 매체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팀, AP/데이터/리서치/컨설팅팀, 프로모션/이벤트팀, 외부 파트너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는데요. 이 많은 사람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AE는 전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조율하고, 통솔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내·외부의 연결고리이자 프로젝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죠.

베스트셀러였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란 책, 읽어보셨나요? 줄여서 ‘지.대.넓.얕’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어쩌면 ‘지.대.넓.얕’이란 말이 AE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역량을 위트 있게 잘 표현해주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물리적으로는 모든 분야를 깊이 있게 알고 관여할 수 없지만, 최대한 누구보다 ‘더 광범위하게 탐구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시적인 그림을 그려서 각 영역별 최적의 전문가 및 파트너들을 찾아 세부적인 기능을 맡기죠. 대신에 전체를 아우르고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달리 말해서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박학다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AE의 기본입니다.

 

디지털·모바일 시대, 광고 비즈니스 지형의 변화가 시작되다  

TV의 황금기, 9시 뉴스의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말 드라마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50~60%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9시 뉴스 전, 후에 노출되는 15초 광고 속 단 한 줄의 카피가 전 국민의 유행어가 될 수 있었던 시절이었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지금보다 심플했습니다. 제품 분석을 통해 하나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로부터 기발한 컨셉을 도출해 이를 광고에 잘 녹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 그 심플한 전략으로부터 제품의 부족한 점을 광고를 통해 보완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른바 ‘히트 광고’를 만들어냈던 주역으로서 히트 광고 기획자 AE들의 전성시대였습니다. 그 시절, 광고는 대중들이 가장 사랑하는 파워 콘텐츠 중 하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죠. 지상파 TV 중심이었던 미디어 헤게모니가 급변하면서 디지털과 모바일 중심의 멀티 플랫폼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광고가 경쟁해야할 콘텐츠들이 넘쳐나고, 대중들의 관심 영역에서 광고가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융·복합적인 제품과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더는 심플한 광고 전략은 통하기 힘들죠. 기술 혁신과 제품의 고도화는 단순히 광고만으로도 마케팅이 완성될 수 있었던 시절과 다르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통합적인 관점에서 광고적 해석을 기반으로하는 입체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스토리텔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TV 광고만 잘 만들어도 성공할 수 있었던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대입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리고 꿈꿨던 소위 ‘잘 나가는 스타 AE’의 실종 현상(?)을 가져왔는데요. 이른바 ‘광고 마케팅에 있어서 통합적인 헤게모니를 갖고 있던 AE’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입니다. 먼저, 대표적으로 AE에게 광고 마케팅의 모든 것을 일임하던 클라이언트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융·복합적인, 그리고 혁신적인 자사의 제품을 AE보다 더 잘 이해하고 분석하는 클라이언트들의 전략적 진화가 이뤄졌죠.

광고를 포함해 각종 영상, 콘텐츠들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도 생겼습니다. 소셜 채널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콘텐츠 제작, 유통 관련 스타트업이나 영향력 있는 1인 크리에이터 및 관련 집단 등이 늘어났죠. 게다가 벤더들의 업역과 서비스 역량도 과거 어느 때보다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광고 전문회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업계에 ‘전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죠. 과거 대형, 종합 광고 회사 혹은 대표적으로 이에 소속된 AE들이 상위에서 총체적으로 광고 마케팅 관련 콘텐츠 시장을 리드해 나갈 수 있었던 시절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인데요. 하나의 헤게모니를 가지고 지배할 수 없는, 동시 다변화가 이뤄지고 세분화되는 양상입니다.  이제 AE들은 광고를 하나의 장르가 아닌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열린 장르로서 대해야 하고 모든 분야와 콜라보레이션을 염두에 둬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미디어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들이 생기면서 AE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 회사가 이러한 미디어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갖기 힘들어졌습니다. 소비자 대중과의 접점이 다양해졌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양태가 예측 불가능한 패턴으로 진화 및 변이하고 있기 때문에 적확한 미디어 믹스와 설계를 해야 하는 AE 업무의 난이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등장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하는데요.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특히 디지털 마케팅 측면에서 세일즈를 일으키는 소비자들의 퍼포먼스를 세밀하게 추적해 타겟팅과 리타켓팅을 비롯,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과학적인 시스템, 방법론 등을 통해 전문가가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이죠. 또한 클라이언트들도 이런 전문화의 트렌드 속에서 상징적인 광고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빌딩 같은 활동보다 실질적인 세일즈 성과를 창출해내는 것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광고 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도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화된 영역에서의 보다 심화된 마케팅 매커니즘과 다양한 테크놀로지, 이른바 ‘애드 테크(Ad Tech.)’ 같은 것들이 중요해졌고, 따라서 ‘전통적이고 통합적인 역량을 갖춘 AE’들과 상반되는 경쟁자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오히려 크리에이티브 황금기, 2017년의 AE란!

그렇다면 광고와 AE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1990년대 말,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권이 급격히 향상되는 계기를 가져왔던 인터넷 대중화와 함께, 돈을 들여서 광고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이른바 광고의 종말론이 처음 등장했지만 광고는 없어지지 않았죠. 오히려 넘쳐나는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치 있는 브랜드를 더 찾게 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광고를 통해 잘 가공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니즈가 높아지면서 감성적 편익 같은 개념이 등장하고, 광고 카테고리에는 질적인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2000년대 말부터는 소셜 미디어의 열풍으로 돈을 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광고하고 공유하면서 확산한다는 ‘언드(Earned) 미디어’에 대한 신화가 생겼습니다. 저비용으로 만든 디지털 바이럴 광고 영상도 아이디어만 좋다면 수천만 조회수를 너끈히 기록할 수 있는데 고비용의 전통적인 TV 광고가 비효율적으로 보였을 겁니다. 그러나 본질은 디지털 플랫폼만을 위한 광고냐 TV 매체용 광고냐가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와 이를 통해 만든 좋은 광고냐 아니냐’에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 측면이나 도달의 관점에서 ‘맹목적인 디지털’ 개념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값싼 마케팅 방법’이라는 클라이언트들의 고정관념만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들도 소셜미디어에 난무하게 된 상업적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고, 언드 미디어에 대한 환상은 이제 깨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소셜미디어에서도 ‘페이드(Paid) 미디어’ 광고를 주로 집행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지금,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행동을 추적, 유도하고 있지만 결국 광고의 종말은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겁니다.

‘Advertising(광고)’은 ‘관심을 향하게 하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advertere’에서 비롯됐는데요. 디지털·모바일 시대,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만큼, 그들의 관심을 붙잡으려면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또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에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녹여낼 수 있어야겠죠. 때문에 지금은 광고의 종말을 논할 시점이라기보다 광고와 크리에이티브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AE의 역할도 중요하겠죠?

매일이 새롭게 급변하는 시대지만 광고와 크리에이티브의 황금기를 맞아 AE는 마케팅 비즈니스 크리에이터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서 ‘비즈니스’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과거 AE가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좋은 광고와 캠페인을 기획하는 것에 그쳤다면 지금은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마케팅 측면에서 해결해주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그 해결 솔루션은 디지털, 모바일, 리테일 등을 통한 소비자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어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2월 제일세미나를 마치며

지금까지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AE란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좋은 캠페인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가진 전문적인 솔루셔니스트만이 주도할 수 있습니다. AE를 꿈꾸는 분이라면 문제를 해결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 근육을 단련해보세요! 저 또한 좋은 캠페인으로 기억되는 AE가 되겠습니다. 이정표 프로의 2월 제일세미나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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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영탁 says:

    저에게는 꽤나 유용한 이정표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