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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 조성흠  

‘아이 같은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족의 소비가 기존 장난감, 
식음료 영역에서 최근에는 패션, 아웃도어,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키덜트족이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 키덜트족을 둘러싼 새로운 풍속도를 살펴본다.

키덜트 시장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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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란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아이들의 감성과 문화를 추구하는 성인을 일컫는 말이다. 그간 키덜트라는 단어는 
주변 사람들 중 조금 독특한 취향을 가진 소수를 가리키는 것으로 통용됐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 어른들, 심지어 나 자신까지 
이런 키덜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만큼 키덜트는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감성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키덜트 시장 규모 역시 날로 성장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14조 원에 달하고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6조 원의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7000억 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곧 큰 시장으로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노는 물이 다른 키덜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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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족은 무엇이 다를까? 우선 노는 모습이 다르다. 특히 모형 인형인 
피규어에 꽂힌 사람들이 증가한다. 경제 침체 속에서도 무선조종 용품·피규어 등 
키덜트 제품의 매출은 꺾일 줄 모른다.

대표적인 키덜트 장난감인 건프라(건담 프라모델)나 레고 조립은 표면적으로는 
어린이들을 겨냥해 출시된 제품들이지만, 실상은 어른들이 더 열광한다. 
그동안 장난감 세계에서 배제됐던 여성키덜트족을 겨냥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레고에서 여성들을 겨냥한 ‘레고 프렌즈’를 출시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여성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 (좌)올 초 코엑스에서 열린 ‘키덜트 & 하비 엑스포 2015’는 키덜트족 8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 열기에 힘입어 오는 8월 부산 벡스코에서 다시 개최된다. ⓒkidultexpo.org
(우)여성 키덜트족을 겨냥해 출시되고 있는 ‘레고 프렌즈’ 시리즈. ⓒlego.com

키덜트용 장난감의 인기가 치솟자,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프라모델을 판매하는 
장난감 전용 구역을 넓히고 있다. 아이파크몰은 이미 키덜트 남성을 겨냥한 
장난감 전용관을 오픈하고, 스포츠맨들을 위해 7층 야외 공간에 
풋살(실내에서 하는 5인제 미니 축구) 경기장을 만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부터 키덜트 전문 매장을 운영하며, 어른들이 열광하는 
미니카 대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SNS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으로 익숙한 
‘마조앤새디’ 캐릭터 카페나 ‘라인’과 ‘카카오톡’ 캐릭터의 편집숍도 
팝업 스토어 형태로 운영된다.

키덜트를 위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패션업에서도 키덜트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의류업계에서는 키덜트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를 디자인에 접목하는 등 
문화 콘텐츠와 패션의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 전략을 구사한다. 예를 들어 제일모직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 여름 디즈니, 스타워즈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그래픽 티셔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 에잇세컨즈가 7월에 출시할 져지, 스웨터 아이템. 
미키마우스와 스타워즈 캐릭터를 다양하고 유니크하게 변형한 것이 특징이다. ⓒ에잇세컨즈

문화 산업에서도 키덜트가 담당하는 역할이 커지고 있다. 아이유의 노래 음원을 
다운로드하고 수지에 열광하는 ‘어른팬’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중가요의 주요 팬이 과거처럼 10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30대와 40대의 
어른들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 시사주간지 지는 
‘K-POP의 의외의 팬: 중년 남성(KPop’s Unlikeliest Fans: Middle-Age Males)’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나  같은 
예능에 등장하는 출연진만 봐도, 어린 층보다는 30~40대가 주를 이룬다.
추억의 캐릭터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도 활발하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들이 
다양한 일상 브랜드들과 결합해 다시금 부활하기도 한다. 영화 열풍 덕분에 
어벤져스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이 키덜트족에게 환영받는 것이 이러한 사례다. 
영화 개봉일에 맞춰 배스킨라빈스는 ‘어벤져스 아이스크림’을 출시했으며,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옴므는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피부 관리법’이라는 주제로
어벤져스 캐릭터 이미지와 디자인을 적용한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이미지를 활용해 라네즈 옴므에서 출시한 스페셜 에디션. 
제품 구매 시 증정한 피규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라네즈옴므

IT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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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하는 키덜트족, 이들이 출현하게 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인구 구조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전체 인구 층을 통틀어 중장년층의 인구수가 
가장 많다고 하니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소비 집단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양적 변화가 아니라 이들의 질적인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어린 시절 로보트 태권V, 
건담 등을 보고 자란 세대가 이제 경제력을 갖춘 20~40대가 되면서 관련 상품을 
적극 소비하는 주체가 된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어른들과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온 세대가, 새로이 중장년층에 진입하고 있단 의미다.

키덜트족의 유년 시절과 함께 성장해온 네트워크 기술 역시 이들의 질적 변화를 견인했다. 
현 40대가 초등학생일 때 PC가 등장했고, 1980년대 후반에는 내장형 하드웨어를 통해 
정보를 저장하는 286AT 컴퓨터가 출현했다. 1990년대에는 PC통신이 유행하면서 
현재의 쌍방향적 의사소통 네트워크가 구축됐었고, 이들이 한창 20대일 때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현재의 IT 네트워크가 본격화됐다. 1990년대 중반에는 
무선통신 삐삐가 등장하면서 모바일 통신의 시초를 열었으며, 90년대 후반에는 
폴더형 휴대폰이 등장해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가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러브스쿨’과 ‘다음 카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현재의 ‘어른들’이다.

키덜트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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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소비 주체로 성장하고 있는 키덜트족을 겨냥해 앞으로는 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가령 이미 성장한 키덜트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캐릭터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그러한 충성도가 
자연스럽게 브랜드로 옮겨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매력적인 브랜드가 있다면 언제든 쉽게 
옮겨갈 준비가 돼있는 요즘의 소비자들 행태로 미뤄볼 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담보한 
키덜트 감성은 고객을 우리 브랜드에 묶어두는 새로운 락인(Lock-in)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

키덜트가 다른 소비자들의 트렌드세터(Trend setter)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서로 관심사가 유사하며 집단 내 동질성이 높아, 
집단 내에서 소문이 퍼지거나 한번 유행을 타면 급속한 속도로 퍼져나가는 
특징을 지닌다. 최근에는 자신의 소장품을 올리고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한편 서로 판매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키덜트 전용 SNS’도
등장하고 있다. 키덜트족의 소비가 일상적인 제품군을 넘어 드론·3D프린터 등 
신기술과 결합한 제품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점을 보면, 향후 트렌트 전파자로서 
키덜트의 역할은 한층 더 두드러질 것이다.


 ▲ 네 개의 회전날개를 지닌 쿼드콥터 드론은 현재 키덜트족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집품으로,
매우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amazon.com, tested.com

일각에서는 “나이답지 않게 철이 없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보다도 
자유자재로 기술과 소통하며 자신의 소비 욕망을 분출한다. 가정과 직장에만 
최선을 다하던 옛날 어른들의 모습에서 벗어난, 우리나라 역사상 자신의 욕망에 
가장 솔직한 ‘새로운 어른’이 출현했다. 이들 키덜트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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