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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더욱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변화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Frictionless’라는 관점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기술 관련 트렌드를 살펴보자.

lim { Digital } = Frictionless

혹시 ‘Cyber Art Festival’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단어를 들으면 어떤 행사가 떠오르는가?
3D 홀로그램 프로젝션으로 같은 인물이 서너 명씩 나타나고, 휴머노이드형 로봇이 사람과 함께
K-Pop 댄스를 추는 장면을 상상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1999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때는 뮤지컬이나 아카펠라 같은 아날로그적 공연을 준비하는 동호회가
‘PC통신 나우누리’를 통해 모였다는 이유만으로 공연 제목에 ‘Cyber’라는 네이밍을 당연하게
사용했다. 의 저자인 피터 힌센이 이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디지털 카메라’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당연히 ‘카메라’라고 말한다고 언급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Cyber’를 경험한 우리가
1999년으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이 단어를 PC통신 동호회 공연에서 사용하진 못할 것이다.

의약 분야에서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1과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서 이를 뒤집어
이룸의 법칙(Eroom’s Law)2이라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여전히 지수승의 속도로

성장(Exponential Growth)을 거듭하며 삶과 산업의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가파르게 발전하는 디지털의 극한은 어떤 모습으로 수렴될 것인가?

디지털을 통해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들은 극도로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흘러가며, 심지어 쾌적한 느낌을 떠올리게 한다.
“너무나 놀라운 일들이 더 이상 놀랍지 않아서 놀랍다”라는 표현의 행간을 읽어 보면,
놀라운 발전들이 물과 공기처럼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인식돼
더는 놀라지 않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제는 3개월 전의 지식도 어느새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빠른 속도의 시대이다. 그럴수록 극도의 자연스러움과
매끄러움을 향해 달려가는 디지털 기술 관련 트렌드를 조망해 볼 필요가 있다.
세 가지 트렌드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견고한 가치를 확보해 보자.

Natural Interface 오감, 그 이상의 연결

제2차 세계대전 중 포탄의 궤적을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ENIAC)은 연산을 위한 입력 값으로 구멍이 뚫린 ‘천공 카드(Punch Card)’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키보드’를 통해 컴퓨터에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는
CLI(Command Line Interface)가 나왔으며, 1984년에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라고 일컬어졌던
애플 매킨토시의 ‘마우스’ 덕분에 GUI(Graphic User Interface)의 진보가 이루어졌다(학교에서
WYSIWYG3가 무엇의 약어인지 물어보는 시험을 치렀던 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CLI와 GUI를 거쳐 이제는 음성인식, 동작인식, 심지어 뇌파인식 등 소위
NUI(Natural User Interface)를 통한 극도로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영화 에서 묘사한 대부분의 입력 기술들이 완성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미 실재한다고 봐도 된다.

사람이 말하는 자연어를 처리하는 Siri가 2011년에 iOS5에 탑재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느꼈던 경이감을 기억하는가. 올해 아마존에서도 음성인식이 탑재된 제품 ‘Echo’를 출시했다.
이로써 Siri처럼 정보 제공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핵심 e-Commerce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세제가 다 떨어졌네. 알렉사, 장바구니에
세제 좀 넣어줘” 같은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작인식의 경우, MIT 미디어랩 출신이고 현재 삼성에서 33세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고 있는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 상무가
진행했던 ‘식스센스 테크놀로지(SixthSense Technology)’ 연구를
통해 섬세한 손가락 동작들이 컴퓨터 입력으로 활용되는 등 이미
동작인식 기술의 미래에 대해서 충분히 역설한 바 있다.

그 다음은 뇌파인식이다. Not Impossible의 ‘Brainwriter 프로젝트’는
사람의 뇌파를 통한 입력기기를 EEG(Electroencephalogram, 뇌전도) 관련
오픈 라이센스 및 3D 프린팅을 활용해 400달러(USD)에 저렴하게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요즘 표현으로는 에 나오는
크레이 박사의 기술인 셈이고, 어렸을 때 표현으로는 공각기동대가 머지않았다고 할 수 있다.

▲ 400달러(USD)에 공급 가능한 Not Impossible의 Brainwriter 

이처럼 인터페이스는 펀치카드에서 시작해 CLI, GUI를 거쳐 NUI의
뇌파인식까지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향으로 발전돼 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인터페이스의 간섭과 제약에서 자유로워지고, 콘텐츠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간다고 할 수 있겠다.

단,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사회적 수용도(Social Acceptance)가 고려된
인터페이스여야만 대중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인터페이스 기술에 천착하는
견지망월(見指忘月)의 우를 범하지 않고, 사용자 입장을 고려해
콘텐츠 경험의 최적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대중화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

Machine learns to rock 기계가 사람을 배우다

산업혁명 이후, 사람이 기계라는 툴을 배우고 익혀 왔다. 그런데 정보의 흐름이
일방적인 브로드캐스팅 방식에서 양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사람의 정보가 기계로 거꾸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기계가 사람을 배우는’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

그 결과, 에서 남궁민수가 통역 기계를 들고 대화하는 장면은
막연히 10년 후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우리에게, MS Skype는
2014년 12월에 영어와 스페인어 간 음성을 실시간으로

통역(Speech-to-Speech Translation)해 주는 베타 서비스를 발표했다.

▲ (좌)영어와 스페인어 간 Speech-to-Speech Translation을 제공하는
MS Skype Translator Beta
(우)표지판을 읽어서 번역하는 Google Translate 앱

그리고 그 바로 한 달 뒤인 2015년 1월 구글에서는 자사에서 제공하는
모든 언어를 대상으로 Speech-to-Speech 서비스는 물론
카메라로 표지판을 바로 번역해 주는 Google Translate
앱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또 다른 예로, 구글에서 이미지를 처리하는 것을 보자. 예전에는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 이미지에 대한 정확한 텍스트 태그를 붙이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이 노동 작업을 Google Image Labeler라는, 일반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으로 대체했던 기발한 사례가 있었다(2006년에서 2011년까지 운영).

그런데 2012년 구글에서는 유투브 동영상에 고양이가 있는지 없는지 알고리즘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데 이어 2014년 11월에는 자연어 처리까지 결합해
이미지를 묘사할 수 있는 기술도 구비했다고 밝혔다(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즉, 사람들이 Google Image Labeler를 통해 텍스트 태그를 입력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 자연어 처리를 통해 이미지를 묘사하는 구글 

SXSW 2014에서 IBM Watson은 새로운 요리법을 시도해서 음식을 바로 서빙하는
트럭을 시연하기도 했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와 같은 빅데이터에 컴퓨팅 파워를 더하고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결합시킨 ‘약한 인공지능’의 영역에서는 2~3년 안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진보가 예상된다고 한다(기계가 자의식을 갖는 것과 같은 ‘강한 인공지능’의 미래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앞으로 우리의 삶은 빠른 속도로 배워나가는 기계의 일상적인 개입에 의해 송두리째 바뀌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삶의 변화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불도저가 개발된 이후 인간이
삽질 기술을 더 이상 연마하지 않듯 인간은 기계와 동일 영역을 놓고 싸우는
대신(Race AGAINST the machine) 기계와 함께 협업해 달려 나가는
방법(Race WITH the machine)을 찾기 위해 깊이 고민해야만 한다.

**
Payment Pleasure 쾌적한 구매 경험**

e-Commerce가 소셜을 만나고 모바일을 만나면서 금융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경우 이미 구글월렛, 알리페이, 페이팔 등의 결제 서비스가 있었지만, 올해 애플페이 기능이
기본 탑재된 애플와치와 함께 핀테크 시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는 대부분의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마친 ‘카카오페이’를
‘카카오픽’이라는 쇼핑몰과 결합해 쇼핑과 결제 시장을 잡으려 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도 ‘라인페이’를 해외에서 먼저 론칭하고 국내에는
‘해외 직구’ 서비스와 결합시켜 도입했다. 또한 네이버 쇼핑 관련 서비스인
네이버 체크아웃, 네이버 캐시 등과 연결된 ‘네이버페이’도 올해 상반기 중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참고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은행업 진출에 대한 의향도 밝힌 바 있다).

페이팔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의 Venmo 서비스의 경우, 여러 명이 금액을
편하게 나눠서 지불하는 P2P 구매 서비스와 같은 편의 제공에 더해, 재미 요소까지 가미하고 있다.
개인들의 결제 내역을 친구들 사이에서 뉴스피드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구매 행위를 소셜 영역으로
옮기는 흥미로운 시도들이 돋보인다.

▲ (좌)모바일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 및 ‘카카오페이’
(우) 친구들의 결제 내역을 뉴스피드 형태로 제공하는 Venmo 앱

가장 사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금융 거래 내역까지도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만나서
기존 결제 서비스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는 만큼, 이러한 편리하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통해서 전체적인 자본의 흐름양은 증대될 것이다. 만일 기존 금융기관이
이와 같은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주도권을 뺏기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계속 그들만의 영토를 구축해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트렌드 이해를 넘어서


이와 같이 ‘Frictionless’라는 키워드로 3가지 영역에서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성공적인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일기획도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더욱 과감한 시도와 도약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트렌드를 읽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트렌드 그 자체가 되어 있을 것이다.

  
 
1. Moore’s Law: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전 속도에 관한 것으로,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의미
2. Eroom’s Law: 신약 개발 시 제약회사의 연구비 10억 달러가 지출될 때마다 개발되는 신약의 수가 9년마다 절반으로 줄고 있는 상황을 빗대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점점 커진다는 의미
3. WYSIWYG(위지윅): ‘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의 약칭으로, 사용자가 화면에서 보고 있는 내용과 동일한 출력 결과를 얻는다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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