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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박상준 프로입니다. 6월 제일 세미나는 지극히 이야기를 저의 개인적인 주관이면서 카피라이터를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시작해볼까요?

 

카피가 하는 일?

과연 카피는 어디에 쓰일까요? 카피라고 하면 뭔가 특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카피는 어디에나 쓰입니다. 그렇다면 카피는 왜 쓰일까요? 정리해보면, 이런 무한 경쟁시대에서는 차이를 만들어야 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광고 회사의 카피는 뭘 할까요? 보통 이런 질문을 한다면 광고주의 의뢰를 받아서 광고의 아이디어를 내고 그 속에 들어가는 문구나 메시지를 생각해 카피를 쓰는 사람. 이거죠. 맞는 말이지만, 최근에 제가 한 일을 돌이켜보면 노래도 만들고 촬영장에 가고 그림을 찾고 굉장히 다양한 일을 했는데요. 예전의 카피라이터는 정말 멋있게 카피를 쓰면 됐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화했습니다. 그 시대에 맞춰 카피라이터들도 더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모든 일을 하게 되었죠.

 

나만의 카피라이팅 방식,
마이너 튜닝

그래서 수많은 카피라이터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답들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저의 카피라이팅 방식에 대해 말씀드려보려고 합니다. 저는 여러분처럼 평범하게 별일 없이 살지만, 저의 카피라이팅 경우에는 이 과정이 추가되는데요.

바로 ‘마이너 튜닝’입니다. 작은 거 하나를 잘 튜닝하는 것을 말하죠. 볼륨을 1 높이고 1 낮추고 아주 같은 디테일을 만짐으로써 차이를 만들어 보자는 겁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의미가 잘 녹아들도록 다듬는 과정이면서, 비유를 하자면 MSG를 첨가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카피에 재미를 더하면 소비자도 흥미로워할 법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카피라이터는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재미만을 위한 튜닝이 아니라 설득을 위한 튜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특별하게 바라보기

그렇다면 저의 마이너 튜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시트콤 작가처럼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작은 일들도 다르게 바라보면서 이야기로 만들고, 셜록처럼 작은 사소한 일로 추리하고 추측해보자는 겁니다. 바로, 생활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죠. 그 어떤 것도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방식의 마이너 튜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작은 에피소드로 끝날 법한 이야기를 직접 광고 소재로 만든 경우도 있었는데요. 제 어머니께서 권사님이신데 새벽에 밤새서 술을 먹고 들어온 저에게 지금 ‘출근하니?’하고 하시는 걸 ‘네’하고 다시 나갔던 일이 있었는데요. 어쩌면 거짓말로 끝났을 이야기를 밤새 놀다 들어와도 구겨지지 않는 로가디스의 스마트슈트 광고로 재미있게 풀어냈죠. 이렇듯 아이디어가 경쟁력인 시대에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특별하게 바라보면 재산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번째, 소재와 소재의 충돌

두 번째, 생각의 정리 방법인데요.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필요한 회의에 생각을 하다 보면 정리가 안될 때가 많죠. 그래서 누구나 봤을 법한 소재들을 충돌시켜 낮설게 해보자는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제가 생각들을 충돌시키면서 정리시킨 스토리로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삼성화재라는 브랜드 광고를 만들면서 ‘프리미엄 하면서 친근했으면 좋겠다’, ‘보험업의 속성인 신뢰도와 함께 다이렉트니까 가격의 합리성도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바램이 있었는데요. 이런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까 이번에도 정리가 안 되는 겁니다. ‘신이 나를 만들 때’ 이 짤을 무심코 보고 있었는데, 과연 보험이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일까? 자랑해도 미움받지 않는 사람은 어디 없을까?라는 생각이 났죠. 그다음으로 본 게 정우성 씨가 본인 외모를 보고 ‘짜릿해 늘 새로워 잘 생긴 게 최고야!’ 했던 짤 이었어요. 대한민국에서 본인이 잘 생겼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서 밉지 않은 손에 꼽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여러 생각들을 정리하고 쓴 게 ‘대한민국 대표 미남 정우성이 자동차보험으로 태어난다면?’이라는 카피 한 줄이었죠. 이렇게 계속 이것 저것 충돌시켜봐서 생각을 해 보자는 거에요.

 

세번째, 디테일의 디테일

세 번째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인데요. ‘우리 모두 봉준호가 됩시다’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별명이 봉테일인데요. 왜 봉테일이냐면, 작은 것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쓴다고 해서 봉준호와 디테일을 합쳐서 봉테일입니다. 좋은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해서 작은 것까지 바꾸는 디테일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KT는 통신회사지만 5G 라는 기술과 함께 기술회사로서 거대한 전환을 하게 되었죠. 기술이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보였으면 하는 광고주의 바람대로 또다시 고민을 하게 되면서 ‘기술, 들어갑니다’ 라는 카피가 탄생하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친근하게 보였으면 좋겠으니까 김창완 선생님을 내레이션 모델로 쓰고, BGM은 어떤 걸 쓰고, 효과는 어떻게 넣어야겠다 라는 작은 것들도 고민하면서 한 광고가 탄생하게 되었죠.

단순히 카피를 잘 썼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고, 메시지를 좀 더 확실하고 효과적으로 디테일을 깎아 나가다 보면 조금 더 나아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번째, 역할에 대한 고민

그렇지만 모두가 카피라이터인 시대에서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로써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카피라이터로써의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해 이런 질문을 잘 던집니다. “문제가 뭔가요?” 답을 고민하는 위치에서 좀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발견하는 위치에 서보는 거죠. 그러면 확실히 역할에 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이제는 광고주의 문제를 발견하고 고민하는 카피라이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술도 잘 적용해주는 카피라이터. 이런 식으로 카피만 쓰는 카피가 아닌 조금 더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접근을 하는 카피라이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마이너 튜닝이라는 건 ‘시작은 작은 것 하나만 바꿔보세요. 결국은 작은 것 하나까지 고민해보세요’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의 결과는 결코 마이너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어떤 카피가 될 것 인지 고민을 하고 그 방법을 찾아 나간다면 결국 좋은 카피라이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박상준 프로의 6월 제일 세미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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