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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 마케팅은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리테일의 향후 트렌드를 전망해 본다.

 

영화 , 그리고 리테일의 변화

2015년 10월 21일은 영화 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와 에메트 브라운 박사(크리스포터 로이드)가 미래에 도착한 날이다. 1989년 개봉했던 영화 속의 ‘그날’을 맞이하면서 많은 평론가는 이 영화가 2015년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했는지 회상했다. 그런 가운데 리테일 또한 지난 25년간 업계를 뒤바꿔 놓은 큰 변화를 돌이켜봤다.

인터넷과 와해성(Disruptive) 디지털 기술의 도래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산업은 리테일 분야라 해도 무방하다. 1989년 월마트는 매출 258억 1000만 달러의 세계 3위 유통업체였고1, 월마트의 최대 글로벌 경쟁사인 아마존은 아직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설립한 건 1994년이었고, 아마도 그가 현재 가장 경계하는 마윈이 알리바바를 설립한 건 1999년이었다. 2015년 알리바바는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절(光棍節) 단 하루에 143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다시 로 돌아가 보자. 아직 완벽한 호버보드(Hoverboard)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쓰레기 연료, 로봇, 웨어러블 기기는 이미 현실이 됐으며 2016년에는 더욱 그 세력을 넓혀갈 것이다.

 

쓰레기를 연료로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기업들이 환경문제에 다시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투명성과 그들이 지불하는 돈에 상응하는 가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올해 파리 총회를 ‘전환점이나 결승점이 아닌 새로운 시작점’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에너지 자립형 상점과 전기자동차의 수가 증가하게 될 것이고, 주차장에도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들어서면서 기름으로 달리는 일반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은 상점까지 좀 더 걸어가게 될 것이다.

 

Robot, Analytics and Cloud


▲ 화성 탐사 로봇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카메라 로봇 NX Rover

영화라면 로봇들이 주문을 받는 장면이 등장하겠지만, 사실 로봇은 우리 현실 속에 훨씬 더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공급 체인과 매장 내 시스템에 도입된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는 이미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샤라프 DG(Sharaf DG)의 자동판매기는 소비자가 로봇 팔을 이용해 30초도 안돼서 제품을 픽업해 갈 수 있도록 한다. 덕분에 직원들이 손님을 상대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포장을 열어 제품을 설정하고 주요 기능을 설명하는 등 보다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는 M2M(Machine-to-Machine) 통신으로 앞일을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 재고, 제품 위치 및 가격 확인, 배송 등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더 나은, 개인화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의 효과를 누리면서 보다 신속하게 고객에게 대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로봇, 자동화, 데이터 분석, SNS의 디지털 파워를 십분 활용해야만 하며 유통업체들은 사내 IT, 마케팅, 디지털 부서가 같은 목표를 위해 협력하게끔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RAC(Robot, Analytics and Cloud)를 더욱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RAC는 기업들이 고객 및 공급 체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 따라서 RAC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야말로 2016년 기업 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

 

웨어러블 기술

기업들이 직원을 로봇으로 교체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을 클라우드 및 다른 영업 사원들과 연결시킬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웨어러블의 용도는 더욱 확대돼 일반적인 유통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경험 또한 개선할 것이다.

 

CMO보단 CXO

“잘못된 행동으로 생긴 문제를 광고로 해결할 순 없다.” 글로벌 유통업체 테스코(Tesco)의 CEO 데이브 르위스(Dave Lewis)는 테스코가 처한 위기를 설명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발빠른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접점을 유지하기 위해 조직 행동을 검토하고 있다. 일례로 영국의 유통업체 ‘게임(Game)’은 소비자와의 소통에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매장의 모든 제품을 보여주는 동시에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편리한 모바일 솔루션을 탑재한 앱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매장 매니저들에게 매장별로 게이머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을 줬다.

 

어디서나 나를 위한 즉각적인 서비스

이제 사람들은 옴니채널 유통 경험을 통해 장소에 상관없이 빠르게 맞춤 서비스를 받아 보길 원한다.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인지, 모바일인지 개의치 않는다. 환경과 플랫폼, 기기 간에 끊김 없이 이동해서 쇼핑 목적을 달성하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사람들에겐 광고인지, 디자인인지, 쇼퍼-마케팅인지, 프로모션인지, 소셜인지, CRM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최상의 경험을 원한다.

앞으로 쇼퍼블(Shoppable) 콘텐츠가 증가할 것이며 미디어와 유통의 컨버전스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윽고 사람들은 각종 형태의 광고를 보고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모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유통을 단일 API로 바라봐야만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일기획이 테스코 홈플러스를 위해 기획한 서울 지하철 프로젝트는 단순히 가상 매장이 아니라 사실상 쇼퍼블 아웃도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똑똑한 디지털 소비자들은 광고에서 구매 이유를 찾지 않는다. 제품을 구매할 준비가 되면 최상의 결정을 내리게 해줄 온갖 정보로 무장하고,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제일기획 DnA센터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매일 모바일 앱을 이용한 검색에 27분, SNS에 50분, 쇼핑 앱에서 4분을 보낸다고 한다.

SNS로 제품 정보를 수집하는 영국 소비자들의 수는 전체의 25~43%로 크게 증가2했으며, 미국의 페이스북은 트래픽이 판매로 전환되기 직전 소비자가 찾은 마지막 접점에 100%의 공을 돌리는 ‘마지막 접속 귀인(Last-touch Attribution)’을 기준으로 방문 1회당 1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소셜 쇼퍼 마케팅은 2016년에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구매 과정에서 제품들이 탈락되기 때문에, 브랜드와 유통업체는 무엇이 언제 필요한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며 모든 채널에 필요한 툴을 공급해야 한다. 제품 세부 정보, 리뷰, 재고 여부가 구매 결정을 좌우하며 간편한 거래 및 배송 옵션은 구매를 쉽고 편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리테일의 백투더퓨처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3가지 인간 행동인 ‘검색’, ‘구매’, ‘공유’를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대적인 쇼핑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술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이 원할 때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쉽고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지불하는 가격에 대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마티 맥플라이라면 오늘날의 변화된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1. Institute for Retail Studies, University of Stirling
2. Adobe Digital Index / 2015 Holiday Shopping Pred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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