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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태국 파타야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최대 국제광고제인 ‘애드페스트 (ADFEST) 2014’가 사흘 동안 열렸다. 
그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13개국 13팀이 출전한 영 로터스 부문에서 강효정(남재욱 CD팀), 박솔미(유종희 CD팀)프로가 
한 팀을 이뤄 최다득표상(Voted Most Popular)을 받았다. 글로벌 무대에서 패기 넘치는 제일러들은 무엇을 선보였을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준비된 팀워크 
 
‘Co-create the Future’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올해 애드페스트는 2박 3일 일정으로 치러졌다. 
애드페스트에는 여러 부문이 있는데 강효정, 박솔미 프로가 참가한 영 로터스(Young Lotus)부문은 만 29세 이하의 
광고인에게만 참여 자격이 주어지는 아이디어 프레젠테이션 경합의 장이다. 
수상은 애드페스트 심사위원 평가와 전 참관단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마치 영화제의 
신인상 부문과 인기상 부문을 합쳐놓은 것 같다. 
 
영 로터스 부문은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 2명이 한 팀이 돼, 주어진 과제를 놓고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뿐. 워낙 촉박한 일정이다 보니 팀워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보면 두 사람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했다. 국가별로 한 팀만 출전할 수 있는데, 국내 타 회사들의 지원자를 제치고 
제일기획에서 팀이 만들어졌으니 참 다행스런 우연이 아닌가. 게다가 입사 동기인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
 
강효정 프로는 “만약 다른 회사 지원자와 팀이 됐다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시간의 대부분을 마음 맞추는 데 
써버렸을 거예요. 저희는 이미 그 단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뭔가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과제 최종 제출 직전까지 프레젠테이션 콘셉트를 이리저리 바꾸는 팀들이 있었다고 한다. 다른 팀들이 주제에 관해 논쟁하고 
공감대를 찾는동안 두 사람은 콘셉트의 디테일과 완성도를 고민했으니 성과가 좋을 수밖에. 
 
 

내 목소리로 노래하라 

 
영 로터스 부문의 이번 과제는 ‘Work & Life Balance’였다. 본의 아니게 워커홀릭이 될 정도로 과도한 업무 탓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게 현대인의 삶이다. 애드페스트 주최 측에서는 젊은 광고인들이 과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어떤 아이디어를 보여줄지 궁금해했다. 또한 단순한 광고를 넘어 문화, 이벤트,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 제시를 요구했다. 
 
강효정, 박솔미 프로는 광고인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삶이 지금보다 더 즐거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사무실 안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틀에 박힌 일상이 반복되면,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사실 이 주제는 낯선 게 아니었다. 올해로 입사 4년 차가 된 두 사람이 매일 아침 같이 
운동을 하면서 얘기했던 게 바로 이 주제였기 때문이다.
  

▲ 제일기획 강효정 프로  
 
강효정 프로는 “과제 브리프(Brief)를 받았을 때 내용이 무척 좋아서 감동했다. 회사에 가서 동료들한테 읽어주고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우리 자신이 조금 지쳐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는 주제였던 것 같다.”
고 털어놓았다. 
 
모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이 항상 주장하는 말이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라.” 아니었던가.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해야 대중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 있어서다. 강효정, 박솔미 프로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노래’했고, 그럼으로써 이들의 노래가 애드페스트 방문객들의 마음에 아로새겨질 수 있었다.
 
 

파죽지세, 즐기는 자를 누가 당하랴 

 
두 사람이 프레젠테이션에서 선보인 콘셉트는 ‘충전’이었다. 배터리를 계속 사용하면 방전돼 사용할 수 없듯이
사무실에 앉아만 있으면 아이디어의 배터리가 방전되므로 밖에 나가 충전해야 한다는 내용. 
콘셉트는 정해졌으니 이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문제였다. 
 
‘충전하라’는 메시지만 전달하는 건 너무 식상했기 때문에 메시지 전달 그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메소드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영 로터스 주최사인 BBDO가 실제 사용 가능한 수준을 요구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ID카드에 착안했다. 
회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게 ID카드. 두 사람은 태양광을 쏘여야 충전이 되는 새로운 ID카드를 제시했다. 
‘Charge You’라는 타이틀로 제시한 이들의 프레젠테이션은 결국 아이디어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는 
사무실 안이 아니라 밖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두 사람이 깨달은 것이 있다.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글로벌 수준으로 뭔가를 만들어내고 실행하는 것에 나도 모르게 트레이닝이
돼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박솔미 프로의 말처럼 두 사람은 그동안 업무를 통해 축적됐던 힘을 낯선 현장에서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다. 
 
총 13개국 13개팀이 예선을 치른 결과, 두 사람은 ‘Top 4’안에 들었다. 막상 ‘Top 4’안에 들게 되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예선 후 결선까지 남은 시간은 이틀. 두 사람은 실수하기가 싫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고 한다. 
밥을 먹다가도 옷을 입다가도 눈만 마주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연습을 했다.
 
강효정 프로는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한 100번은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불타는 의지가 전부였던 건 아니다. 
두 사람은 바닷가 카페에서 수박 주스를 마시며 연습을 하는 등 파타야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누리면서 
연습에 임했다. 한마디로 그 시간을 즐겼다는 얘기. 엄청난 경쟁을 뚫고 이번 애드페스트에 참여한 일본팀은 과도한
압박감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역시 즐기는 자를 당할 이는 없는 것 같다. 
  


▲ 제일기획 박솔미 프로  
 

애드페스트가 남긴 것 

 
올해 애드페스트 영 로터스 부문은 결선에 오른 대만, 홍콩, 뉴질랜드, 한국  네 팀 가운데 대만 팀이 심사위원이 선정한 
위너(Winner)상을 받았으며 강효정, 박솔미 프로로 이뤄진 한국팀은 애드페스트 참관단의 최다득표상을 받았다. 
강효정 프로는 “위너상도 좋지만, 최다득표상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선후배, 동료들이 뽑아준 상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이번 애드페스트는 두 사람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나이 제한 때문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애드페스트에 오지 않았으면 평생 볼일도 없을 해외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자신들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하며,
“프레젠테이션 정말 잘 봤다. 나는 한국팀에게 투표했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감히 명함도 못 꺼낼 사람들에게 듣는 격려와 칭찬에 두 사람은 무척 감격스러웠다고 한다. 
 
이번 애드페스트가 두 사람에게 각별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박솔미 프로는 “입사 3~4년 차가 되면 어쭙잖게 일 돌아가는 걸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래서 매너리즘에 빠져 일의 재미를 잃어버리고, 열정도 사그라진다. 그런데 애드페스트를 계기로 
내가 이 일을 선택했던 이유를 다시 되새길 수 있었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강효정 프로 역시 “멋진 브리프와 참가자들의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보니, ‘그래, 이 일이 이렇게 멋진 거였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감했다. 박솔미 프로는 “일을 하다 보면 풀리지 않을 때도 있는데, 내가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배터리가 
나갔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충전하면 얼마든지 잘할 수 있으니 일이 내게 맞지 않는다고
성급히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앞으로 일을 하다 보면 어느순간 또 방전될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애드페스트를 추억하고 되새김질한다면 동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바람이 멈춘 정적의 순간, 배에 탄 사람들은 힘겹게 노를 저어 배를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돛이 올라가 힘을 덜 수 있다. 
강효정, 박솔미 프로 두 사람에게 이번 애드페스트는 그러한 ‘바람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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