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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는 인간 감각의 확장으로써 이미 인간의 시야 안에 증강 현실 속 정보를 연결하는 
놀라운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걷거나 숨 쉬는 일상적인 활동을 유의미한 데이터로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감각의 차원을 확장시키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다양한 센서 기술을 살펴보겠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진화 
 
마셜 맥루언(Marshall Mcluhan)이 살아 있었다면 ‘옷은 피부의 확장, 바퀴는 다리의 확장, 전기 회로는 중추신경계의 확장’이라는 
인용구에 구글 글라스(Google Glass)나 핏빗(Fitbit)과 같은 디바이스를 언급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해석의 범위에 따라서 사람의 몸과 밀착해 기능을 보조하는 모든 장치를 포함할 수 있는데, 
거슬러 올라가 보면 13세기에 발명된 안경이나 17세기 청나라의 주판반지 등의 형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 의미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착용자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전자기기의 형태로, 
1960년대 미국에서 웨어러블 컴퓨터로 불리면서 등장했고 이후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빠르게 진화돼 왔습니다.
 
진화의 첫 형태는 계산 장치나 모니터 같은 컴퓨터의 일부 기능을 몸에 닿는 장치와 물리적으로 결합시키는 시도였습니다. 
1961년 도박을 좋아했던 수학자 에드워드 소프(Edward Thorp)는 룰렛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신발이나 담뱃갑 안에 
넣을 수 있는 타이머를 만들었는데, 버튼을 눌러서 바퀴의 움직임을 입력하면 귀에 감춰진 작은 스피커를 통해 
신호를 보내주는 장치였습니다. 
 


1966년 이반 서덜랜드(Ivan Sutherland)는 헬멧의 두 눈 부분에
렌즈 대신 모니터를 장착하고 영상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강 현실 장치를
개발했으며, 이러한 시도가 기업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기 시작해
1977년 HP에서는 손목시계 계산기가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집적 회로 기술의 발달로 소형화된 개인 컴퓨터가 등장함에 따라
입는 컴퓨터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하는데, 1981년 스티브 만(Steve Mann)은 애플-2 컴퓨터를 개조해
카메라와 불빛을 조작할 수 있는 배낭형 컴퓨터를 만들었으며
1994년 토론토 대학에서는 양 손목에 각각 키보드와 디스플레이를
부착하는 형태의 손목 컴퓨터를 선보였습니다. 
 
1998년 록웰(Rockwell)사에서는 머리에 디스플레이를 쓰고
허리에 본체를 다는 형태의 ‘트레커(Trekker)’라는 고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정밀한 데이터를 파악하는 센서 장치가 어디에나
탑재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되었고, 단순화된 디바이스도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부가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적인 소품을 웨어러블 테크놀러지와 
융합시킨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011년 죠본(Jawbone)사에서 선보인 운동량을 기록할 수 있는 팔찌
‘죠본업(Jawbone Up)’, 2012년 아이리듬(iRhythm) 사에서 제작한
심장 박동을 체크하는 스티커 ‘지오(Zio)’, 2013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Galaxy Gear)’ 등이 이런 흐름에서 등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입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감각의 차원을 확장시키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서덜랜드가 만든 최초의 증강 현실 장치
   몸에 걸치는 컴퓨터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들 
 
 

보안에 활용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홍채나 심전도같이 인간의 고유한 생체 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센서가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탑재돼 보안 영역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토론토의 벤처 회사인 바이오님(Bionym)이 개발한 팔찌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나이미(Nymi)는 
심전도를 이용해 개인의 신원을 확인해 주는 장치입니다. 나이미 팔찌의 위쪽과 안쪽에 부착돼 있는 
전기 신호 감지 센서가 심전도를 파악합니다. 심전도를 통해 파악된 신원 정보는 블루투스를 통해 
다른 기기로 전송돼 잠긴 문을 신용결제를 승인하는 데 활용됩니다. 나이미는 작년 말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있으며 2014년 초 배송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왼쪽) 심전도로 신원을 인식하는 나이미(Nymi), (오른쪽) 뇌파로 운전자 신원을 파악하는 ‘Brainwave Car Security System’
 
지난해 일본 돗토리 대학에서는 헤어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자동차의 생체 인식 보안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는 사람마다 특정 신호에 반응하는 뇌파의 형태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뇌파를 측정하고 신원을 인식해 
자동차의 보안을 강화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음주 상태에 있거나 너무 피로해서 
졸음운전의 위험이 있을 시에는 이러한 뇌파 신호를 체크해 자동차가 동작하지 않도록 기능하기도 합니다. 
 
 
패션과 결합된 웨어러블 디바이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패션 분야의 결합은 인간이 입는 의복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마케팅 활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최근에는 섬유에 체온, 맥박 등 착용자의 신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하고 감온 색소 등의 기술과 함께
활용된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패션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새로운 융합 방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테크놀로지 디자인 벤처 회사인 마치나(Machina)가 선보인
미디 컨트롤러 재킷(Midi Controller Jacket)에는 손가락 움직임을
감지하는 네 가지 플렉서블 센서와 팔의 속도를 감지하는 가속도계,
음악 재생 조절 버튼이 탑재돼 있습니다. 
 
마치나는 이 재킷과 연동되는 웹 페이지를 통해, 사용자들이
재킷 센서로 입력한 움직임을 리듬과 비트에 반영해 음악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옷 위에 있는 버튼을 터치하면 웹 페이지에서 해당 버튼의 비트가
재생되고, 팔을 휘두르면 가속도 센서가 움직임을 파악해 그것에 맞는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의복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결합시켜 춤 동작을 자신만의 음악으로 변환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창출한 사례입니다. 
 
2013년 SXSW에서는 흥미로운 필라테스 운동복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디자이너인 제니퍼 다무어(Jennifer Damour)가
제작한 이 운동복은 감각 기능을 가지고 착용자의 활동을 기능적으로
보조하는 의류로 직물 조직 사이의 스트레치 센서와 진동장치가 
필라테스 동작을 정확히 취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파악된 동작 정보를
통해 잘못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신체 부위에 진동을 보내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유도합니다. 
 
(위) 마치나의 ‘Midi Controller Jacket’ ▶
(아래) 올바른 운동 자세를 도와주는 ‘Pilates Clothing’
 
 

건강을 관리해 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건강과 관련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착용에 이질감을 주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4년 킥스타터에 등록된 대시(The Dash)라는 이어폰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일상적 제품과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대시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음악을 들려주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내장돼 있는 생체신호 센서로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트래킹합니다. 사용자는 연동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심장 박동, 산소 포화량, 에너지 소비량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작년 캐나다의 한 벤처 회사에서는 팔찌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에이로(Airo)를 공개했습니다. 기존에도 죠본 업, 핏빗, 미스핏 샤인
(Misfit Shine)과 같은 다양한 팔찌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출시됐지만 에이로는 이들보다 정교하게 착용자의 신체 상태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에이로는 팔찌형 디바이스 중 최초로 착용자의 영양 상태를 트래킹
할 수 있는데 물질에 흡수되거나 복사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측정하는
분광학 기술이 적용돼서 팔찌 안쪽에 탑재된 LED의 빛으로 혈류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섭취한 음식의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탑재되고 있는 센서 장치의 진화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위)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이어폰 ‘The Dash’
(아래) 운동 및 영양 상태를 트래킹하는 팔찌 ‘Airo’
 
 

웨어러블 디바이스, 롱테일이 되다 

 
컨버전스의 중심이 되어 온 스마트폰에 비하여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다양한 개인들의 요구를 수용하며 
롱테일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ABI 리서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출하량이 2018년까지 연간 4억
8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특정 기능에 집중된 완성품 형태로 진화해 왔다면, 이제는 웨어러블 테크놀러지를 모듈화해 
각 제품으로 가져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구글 글라스로 응집됐던 웨어러블 테크놀러지는 
이제 원격 의료나 스포츠, 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초소형 센서나 플렉서블 소재의 
발달로 인해 콘택트렌즈나 스마트 의류 등 다양한 제품으로 진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커 무브먼트’의 확산이 가져온 사물의 웨어러블화(化) 현상은 다양한 개인들의 요구를 수용하며 
새로운 롱테일의 패러다임을 열고 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리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시킬 
또 다른 웨어러블의 디버전스(Divergence)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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