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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생각’과 아이디어는 구분돼야 한다. 여행하면서, 책을 보다가도, 심지어 길을 걷다가도,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샌드위치가 됐을 때도, 문득문득 상황과 관계없는 뜬금없는 생각들의 샘솟음을
경험한다. 이런 ‘떠오르는 생각’들이 아이디어의 밑천이 된다.
 
아이디어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생각’이다. 불현듯 떠올랐다 바로 잊힐 운명의 생각들은 붙잡아 두어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메모다. 나는 조그만 수첩과 펜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었다.
무언가 휙 나의 머릿속을 스칠 때마다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갤럭시 노트가 수첩을 대신한다.
중구난방으로 잠시 떠올렸다 사라지는 생각들을 어딘가에 잡아 놓는 것은 마치 땅속에서 소중한 것을 캐는 것과 닮았다.

하지만 단순히 모아 놓기만 해선 보석이 되지 못한다. 붙잡은 생각들에는 약간의 수고가 더해져야 한다.
정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손으로 썼다면 컴퓨터에 다시 타이핑하고 분류해 적어 놓아야 한다.
그러면서 문득 내게로 왔던 생각들이 쓸 만한 아이디어가 된다. 나중에 꺼내보기 좋게 분류해서 지정하고,
가끔식 꺼내 다시 읽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심어둘 수 있고,
그것들이 내가 필요할 때 튀어 오르기 마련이다.

지금까지의 단계가 생각들을 마이닝 하는 부분이라면 ‘분명한 목적을 가진 생각’, 즉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되새김과 시뮬레이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는 프로젝트 초기에 기획서를 거의 완성한다.
물론 마음에는 안 들지만 일단 써둔다. 그리고 한동안 기획서를 머리에 담은 채 남은 시간을 산다.

그리고 기획서의 논리와 아이디어를 계속 반추하고 여러 상황에 넣어보고 시뮬레이션하면서 조금씩 고쳐 나간다.
사실 소설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보통 퇴고의 시간이 실제 글을 쓰는 시간보다 훨씬 길다.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되새김질 될 때 더욱 쓸 만한 것이 되어 간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혼자만의 아이디어는 본질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과 공유되어야 한다.
공유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는 좀 더 일반성을 얻을 수 있고, 또 실현 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다.

아이디어는 반짝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에서 원석이 모아지고
치열한 고민, 되새김, 그리고 타인과의 공유 속에서 마침내 아름다운 것이 되어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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