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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Brand Experience 본부에 국내 최초로 크리에이티브 전담 그룹이 새롭게 편성됐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제일기획이 단순한 광고회사를 넘어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하종주 마스터를 비롯해 강정호 CD, 궁경민 CD, 고정수 CD, 이강욱 CD, 최학균 CD 등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을 이끌어 갈 여섯 명의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육각형에 대한 설렘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육각형(Hexagon)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하학에서 육각형은 변이 여섯 개인 도형을 가리키니, 육각형에 대한 정의는 매우 짧고도 쉽다. 정육각형은 쪽매맞춤이 가능해서 죽 이어 붙였을 때 퍼즐처럼 아귀가 딱딱 맞는다. 
물론 정삼각형이나 정사각형도 그렇긴 하지만, 정육각형이 훨씬 더 다채롭고 역동적인 무늬를 만들어낸다.
 
육각형은 강하다. 벌들이 육각형으로 집을 짓는 것도 그런 이유다. 공간의 낭비를 줄이고 튼튼한 집을 만드는 비결이 육각형에 있다. 
눈의 결정도 대부분 육각형 모양이다. 물 분자가 육각형으로 배열될 때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광물 중에서 가장 강도가 높다는 다이아몬드도 육각형 구조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여섯명의 크리에이터가 각자 육각형의 
꼭짓점 하나씩을 맡고 있다. 여섯명과 육각형의 함수 관계라…. 물론 이건 순전히 우연이지만,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이 ‘육각형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건 어쩌면 미래에 대한 기분 좋은 암시일지도 모른다.
 
 

6인의 크리에이터가 모이다


신생 아이돌 그룹이 TV에 나오면 으레 “저는 팀에서 카리스마를 담당하고 있습니다”라거나
“저는 팀에서 미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소개가 이어진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어떨까.
누가 ‘미모’를 담당하고 누가 ‘말빨’을 담당하는지는 불명확하지만(?) 각자가 지닌 전문적 기량과 프로 근성만큼은 분명하다.
 
여섯명의 크리에이터가 그룹 내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저마다 다르다. 우선 하종주 마스터는 디자인을 맡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이란 협의의 개념, 즉 아웃풋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통합적 디자인 솔루션을 의미한다. 강정호 CD는
ATL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기량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궁경민 CD는 크리에이티브 콘셉트 도출,
고정수 CD는 공간 디자인, 이강욱 CD는 영상 제작, 최학균 CD는 이벤트를 담당한다.
 
이렇게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의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은 전문성을 토대로 한 이들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다. 어떤 조직이 출범해
돛을 올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게 시너지(Synergy)다. 시너지가 붕괴된다면 돛이 방향을 잃어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단순한 연대를 넘어 새로운 융합이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이들 6인의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서로의 살을 섞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낼까.
 
강정호 CD: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듯하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다양한 직농의 CD들로 구성되었기에 제일기획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제너레이터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궁경민 CD: BE 크리에이티브의 시너지는 여섯 CD들이 모여 1+1+1+1+1+1=6점(點)을 만드는 게 아니라 10점 ‘만점(滿點)’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배가 산으로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니, 이거야말로 오히려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브가 아닌가.
 
하종주 마스터: 사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크리에이티브를 향한 열정으로
서로를 끝어안는다면, 각자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해 최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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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땅콩집’이 돌풍을 일으킨 이후 단독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건축가에게 부탁하는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이를테면 다락이라든지 툇마루, 중정, 미끄럼틀 같은 것. 공간을 구성하는 이런 요소들은 경험의 확장과 맞닿아 있다. 어떤 이는
넓은 창턱에 걸터앉아 창밖을 보다가 지난해보다 키가 훌쩍 자라있는 꽃사과나무를 발견하곤 미소를 지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중정에 놓은 흔들의자에 몸을 맡긴 채 다소곳이 내리는 봄비의 기척에 행복해할지도 모른다.
 
‘집이란 사는 것(買)이 아니라 사는 곳(生)이다’라는 말처럼 사람들은 이제 집에서 삶의 농밀한 질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집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경험의 가치가 높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한 구매 경험(買)에 만족하지 않고, 브랜드와 나의 일상적 관계(生)에 대해 생각한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그 명칭처럼 브랜드 경험을 화두로 삼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브랜드 경험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여섯 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시대적 흐름을 공감했다. 이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반응하는 소비자는 없다. 인터랙션이 중요한
모바일 세대에겐 자신과 브랜드 간에 이뤄지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즉 내가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경험이 더 절실하고 구체적이다.
그렇다보니 브랜드도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타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경험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어떤 시각으로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강정호 CD: ATL과 달리 BTL은 분야가 너무 다양해서, 그 다양한 분야를 유기적으로 잘 어울리게 하는 게 관건이다. 각자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조감(Birds Eye View)적 시선을 갖고 내려다 봐야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정수 CD: 만일 저렴한 물건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이 고급 외장재로 인테리어를 했다면 비쌀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이
가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공간디자인 역시 브랜드와 톤 앤 매너가 맞아야 하며, 더불어
사람들이 한눈에 그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는 공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강욱 CD: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의 크리에이티브는 ATL 분야와는 조금 다르다. ATL은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지만,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의 타깃은 다양하게 구분 지어져 있다. 타깃에 따라 크리에이티브도 당연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의 씨줄과 날줄

 
커다란 포부를 안고 출범한 BE 크리에이티브그룹. 소명을 받고 모였으니 각오도 남다를 듯하다. 특히 얼마 전까지 광고 제작 부문에서
활약하다 자리를 옮긴 궁경민 CD나 이강욱 CD는 더욱 고민이 많았을 터. 이강욱 CD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기존에 영상 분야가
없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나를 BE 크리에이티브그룹으로 부른건, 크리에이티브를 업그레이드해 솔루션의 퀄리티를 높이라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말한다.
 
궁경민 CD는 에스프레소에 자신을 비유한다. 그의 ‘에스프레소론(論)을 잠시 들어보자. 카페에 가면 다양한 음료가 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어 희석한 아메리카노도, 초콜릿을 첨가한 카페모카도, 우유를 넣은 마키아토도 에스프레소가 없으면
만들어낼 수 없다. 높은 압력으로 짧은 순간 추출해낸 에스프레소는 모든 음료의 베이스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팀이
BE 크리에이티브그룹에서 에스프레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BE 크리에이티브그룹에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나갈 텐데 그 메뉴들이 성공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좋은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바리스타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가 하면 대학에서 시노그래프(Scenograph)를 강의하던 최학균 CD의 포부도 남다르다. 제일기획에 입사한 지 석 달째인 최 CD는
“시노그래프란 공연이나 이벤트를 하기 위한 모든 요소의 유기적 결합을 일컫는다”면서 향후 이벤트를 전개해 나가는 데 있어서
‘아트’의 개념을 접목시키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이벤트를 이루는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고차원적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기술의 감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로 수렴되는 서로 다른 꼭짓점

 

 
그동안 광고회사에서 브랜드 경험 창출을 담당하는 조직은 메이저가 아니라 마이너라는 인식이 있었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고 솔루션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로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얼핏 이들의 지향점 역시 다를 것 같지만, 사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의 지향점은 하나로 집약된다.
크리에이티브한 역량을 기반으로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것, 이를 위해 그룹의 역량과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 말이다.
그렇다면 그룹의 일원으로서 이들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고정수 CD: 건축을 전공한 나는 이제까지 스스로를 ‘공간 디자이너’로 규정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나의 동선은 ‘경험 디자이너’로
확장될 것이다. 브랜드 경험은 공간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분야가 아닌, 전체를 디자인 할 수 있는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
 
최학균 CD: 크리에이티브의 내재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예컨대 클라이언트 니즈가 있을 때 큰 그림을 그리는 것 뿐 아니라,
구체적인 예상 시나리오에 대한 답안 역시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 크리에이티브를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어렵다. 변화하는 주변 환경과 매체를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태도와 역량이 필요하다.
 
이강욱 CD: 팀을 운영하면서 시도하려는 것 중 하나가 크리에이티브의 효율적 시스템이다. 팀원들이 좀 더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크리에이티브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보려 생각 중이다.
 
하종주 마스터: 사람들은 디자인이라고 하면 시각적인 측면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통합적 솔루션으로서의 디자인을
제시할 생각이며, 특히 감성적 경험에 무게중심을 두고 접근할 것이다.
 
점과 점이 만나야 선으로 연결되고, 선과 선이 모여야 하나의 면(面)이 만들어진다.
BE 크리에이티브그룹은 무한한 가능성이 잉태된 여섯 개의 점을 품고 있다.
여성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낼 브랜드 경험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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