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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최고의 중동 전문가로 불리며 2012년부터 제일 터키를 이끌고 있는 김영태 프로. 그는 조직 확장과 안정화, 성공 캠페인 창출 등 다방면에서 신설 3년 차 지점으로는 믿기 힘든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해 말 ‘2013년 제일기획 Best Idea Person’에 선정된 김영태 프로에게 리더십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들어본다.

 

중동이라는 터닝포인트

태공망 강상은 무왕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고 주나라 건국에 공로를 세운 인물로, 흔히 ‘강태공’으로 알려져 있다. 강상을 유유자적 낚시나 일삼았던 한량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그는 중국 역사상 뛰어난 전략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생몰 연도나 행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일설에 의하면 ‘전 70 후 70’이라 하여 생의 초반부 70세까지는 낚시로 시간을 보내며 때를 기다리고, 생의 후반부 70년은 주나라를 위해 힘썼다고 한다. 초야에 묻혀있던 강상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무왕의 아버지 문왕을 만나면서였다.

올해로 입사 15년 차가 된 김영태 프로는 2010년 9월 설립된 제일 터키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다. 그는 2003년 두바이에 지역전문가로 파견된 후 2004년 말 UAE 영업주재원으로 발령받았다. 그리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제일 터키 지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강상이 문왕을 만났던 것처럼 나에겐 지역전문가 과정이 인생을 바꾼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한다. 그가 지금 사내 최고의 중동 전문가로 불릴 수 있는 건 지역전문가라는 ‘버퍼링’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태 프로가 지점장을 맡았을 당시 제일 터키에서 일하던 직원은 모두 15명. 재작년 30명으로 늘어난 직원 수는 지난해 45명으로 더 늘었다. 그만큼 조직이 짜임새 있게 커졌다는 얘기인데, 현재 제일 터키는 AE팀, 제작팀, 이벤트팀, 디지털팀, 리테일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터키 지점장으로 부임한 초기, 그에겐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었다고 한다. 기댈 사람 없이 홀로 조직을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이 다소 막막했던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욕심도 있었다. 그는 제일 터키를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광고회사’로 만들고 싶었다. 그가 ‘제일기획 터키 지점’이라는 명칭 대신 ‘제일 터키’라고 강조해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선(線)의 마케팅에서 면(面)의 마케팅으로


부임 초기, 김영태 프로가 힘을 실어 진행했던 캠페인은 2012년 ‘갤럭시S3 론칭 캠페인’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갤럭시S의 인기몰이에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었지만, 터키에서는 아직 노키아의 아성이 여전한 상황이었다. 전세 역전을 위해서는 갤럭시S3가 성공적으로 론칭되어야 했다.

그래서 김영태 프로는 강도 높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터키 정보통신부 장관 등 VIP 500인을 태운 요트가 이스탄불 루멜리(Rumeli) 성에 도착하면 오프닝 음악을 신호로 성곽 벽면을 대형 스크린처럼 활용해서 갤럭시S3 론칭 홍보 영상을 보여주는 이벤트였다. 동시에 터키의 주요 도시 2곳에 이를 생중계하고, 세계적인 DJ 밥 싱클레어(Bob Sinclar)와 아비치(Avicii)를 초빙해 화려한 쇼도 선보였다.

이를 기점으로 터키 내에서도 드디어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터키 딜러들이 “King is coming back”을 외치며 마음을 활짝 열기 시작했던 것이다.

지난해 초 있었던 갤럭시S4 론칭 역시 제일 터키의 야심작이다. 이스탄불과 앙카라에 있는 4개 쇼핑몰에 7개의 스탠드를 동시에 설치해 론칭 쇼를 펼쳤던 이 프로젝트는 40여 명의 인원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벅찬 일이었다. 이벤트야 당일 진행하고 나면 그뿐이지만, 소비자 근접 프로젝트는 직원이 상주하며 상품 부스와 소비자를 한동안 관리해야 한다. 안정적인 조직과 체계적인 팀 파워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프로젝트인 것이다. 김영태 프로가 갤럭시S4에 역점을 뒀던 까닭은 이 프로젝트가 그간의 노력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였기 때문이다.

“갤럭시S4 론칭은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도 의미가 있지만, 직원들이 자신감을 얻게 된 게 더 큰 소득이었습니다. ‘우리 다음에는 3개 도시, 5개 도시에서 동시에 해보자’라며 의욕을 보였지요. 이전의 작업들이 한 도시 찍고 다음 도시로 넘어가는 ‘선의 마케팅’ 이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도시를 옮겨 다니지 않고 동시에 진행하는 ‘면의 마케팅’이었습니다. 덕분에 터키 내에서 신제품이 나왔을 때 소비자에게 확산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지요.”

 

‘진심 리더십’으로 키운 조직


김영태 프로는 제일 터키의 핵심 역량이 ‘젊음’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여름, 문득 직원들의 나이가 궁금해 조사를 해보니 평균 연령이 29.5세. 제일 터키가 개설된 지 3년밖에 안 됐으니 세세히 가르쳐 주는 선배가 있을 리 만무하다. 뭐든 스스로 부딪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젊은 직원들을 발로 뛰게 만든 건 외국계 회사에 근무한다는 자부심과 열정이었다.

그런데 젊다는 건 열정이 풍부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김영태 프로는 인력 업그레이드로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언젠가 직원 하나가 대형 쇼핑몰에 제품 체험 존을 만들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액티비티 존을 만들자는 얘기였는데 소비자가 쇼핑몰을 찾는 목적이나 장소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 없이 그런 공간을 만들어봤자 효과적이지 않단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죠. 하지만 저는 한번 시도해 보라고 했습니다. 대신 3개월 후 과연 어떤지 확인해 보라고 했죠. 저는 직원들에게 ‘저질러 보라’고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경험해 봐야 더 큰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습은 제가 하면 되니까요.”

진심 어린 전폭적 지지가 직원들의 경험치를 올린다면, 김영태 프로만의 노하우는 직원들의 스킬 능력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킨다. “친구를 만날 때 약속 장소를 전자제품 매장 앞으로 하라고 조언합니다. 잠깐 기다리면서 숍 안의 풍경을 관찰하면 소비자 동선이나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보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기획서를 쓸 때도 ‘하루는 생각하고, 하루는 리플릿, 제품 카탈로그 등 많은 정보를 읽고, 하루는 자료 분석 및 생각의 숙성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 후에 두 시간 동안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라. 한 번 퇴고한 후 또 하루 잊었다가 다음날 수정하고, 그런 후 다른 직원과 공유해 수정하라’고 알려줍니다.”

한 손으로는 ‘진심을 담은 마음’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경험에서 온 노하우’를 든 김영태 프로. 이것이 바로 제일 터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는 그만의 리더십이다.

 

또 다른 도전을 향해

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중동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평소 알고 있는 상식도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현지화 노력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영태 프로가 터키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그는 터키인들이 한국인과 기질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아 큰 걸림돌은 없었다고 말한다. 다만 신뢰를 쌓고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꾸준히 지방도시를 여행하며 풍습과 문화를 익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터키에서는 과거에 아랍어를 이두문자처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아랍어를 사용하면 직원들이 ‘우리 할아버지가 쓰던 말’이라면서 무척 반가워해요.”

김영태 프로에게 올해는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되는 해이다. 제일 터키는 앞으로 로컬 광고주 개발에 더 힘쓸 계획이다. 특히 제일기획은 일찌감치 리테일 마케팅 역량을 키워왔다. 김영태 프로는 “리테일 마케팅에 대한 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 향후에는 리테일 쪽에 주력할 계획이며, 쇼퍼 마케팅으로 방향성을 정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임 지점장이 뿌려 놓은 씨앗을 자신은 그저 추수만 했을뿐이라고 겸손해하는 김영태 프로. 그가 올해 제일 터키에서 어떤 열매를 수확하게 될지 ‘진심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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