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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반응’이라고 합니다.  
화학 반응, 약물 반응, 알레르기 반응, 혈흔 반응, 주민 반응, 시사회 반응, 정치권 반응 등 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저희 가족을 많이 보실 텐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광고 반응’입니다.   
 
광고가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다 보니 광고가 한번 온에어되면 많은 분들이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게 되는 데요. 
 
옛날에는 주위 사람들의 소문이나 신문·잡지 기사가 저 ‘광고 반응’의 활동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인터넷과 SNS가 저의 주요 활동 무대입니다.  
사람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SNS에 점수로, 댓글로, 조회 수, 퍼 나르기 횟수로 저를 가늠하곤 하지요.  
 
저의 속도도 그만큼 옛날보다 빨라져서 거의 실시간 체크가 가능한 시대죠.  
저야 빨라지고 편해져서 좋지만 반대로 여기에 따른 후유증도 꽤 있어요.  
좋은 반응도 있지만 비난에 가까운 신랄한 반응도 많은데 이것들 또한 실시간으로 무제한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해 만든 광고 밑에 ‘촌스러워요’, ‘○○ 광고가 훨씬 나은 듯’, ‘이 정도밖에 못 만드나요?’, ‘모델 말고는 없네’,  
‘그저 튀기 위해 만든 것 같은’ 등의 댓글이 달리면 저 ‘광고 반응’이 보더라도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매출 증가나 브랜드와 클라이언트의 속사정은 어디까지나 만드는 사람만 아는 거니까요.  
말 그대로 크리에이터가 짊어질 마음의 짐이 광고물을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닌 셈입니다.  
 
알고 보면 꽤 대찰 것 같은 크리에이터들도 이런 광고 반응에 민감하거든요.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뭐랄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온에어 후 스트레스 장애’와 싸우기도 합니다.  
아예 인터넷 관련 반응을 외면하거나 아님 괜히 댓글 한 줄 한 줄에 힘 빠지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죠. 
 
여기서 제가 ‘온에어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한 두 가지 임상 사례를 귀띔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다프트 펑크입니다. 요즘 ‘Get Lucky’라는 곡을 발표해 세계적으로 차트를 장악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뮤직 그룹 다프트 펑크,  
이들은 지난 1992년 ‘달링’이라는 밴드로 데뷔했는데요.  
 
영국의 한 음악지는 이들의 음악을 두고 ‘멍청한 쓰레기 펑크(Deft Punky Trash)’라며 신랄하게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밴드의 두 청년은 여기에 개의치 않고 밴드의 이름을 아예 ‘다프트 펑크(Daft Punk)’로 바꾸고 일렉트로닉 뮤직의 장르를  
개척해 오늘에 이르렀답니다.   
 
그리고 에펠탑입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초기 댓글은 ‘진실로 비극적인 가로등(Truly Tragic Street Lamp)’이었다고 합니다. 
기존 도시 건축물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당시 파리 지식인들의 싸늘한 반응이었죠. 
 
정해진 답이 없는 크리에이티브의 세계. 저 ‘광고 반응’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좋은 반응이 많은 광고가 좋은 광고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비판을 받을 광고는 있을 수 있지만 비난을 받을 광고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광고 반응에 과다 노출되는 시대, 광고 반응에 반응하는 건강한 방법에 대한 연구, 이쯤 되면  
건강한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sanghun.ahn@samsung.com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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