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언론은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게이트키핑(Gatekeeping)기능을 한다. 언론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항에 대해 독자에게 알려줄 것인지를 판단해 기사화를 결정한다. 그 기사는 유용한 정보일 수도 있고 이슈 제기일 수도 있다.

언론은 어젠다를 설정하기도 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언론의 보도는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지기도 하고

제도 변화, 정책 결정,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PR기획자는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메시지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된다. 국가 이벤트, 축제, 상품 발표회, 사진,
스피치 등 콘텐츠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이번 호는 해외 유력 언론 보도 사례를 통해 PR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전달될 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살펴봤다.
 

평창의 존재감을 알리다

 
평창은 세 번 도전 끝에 남아공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확정했다. 10여 년의 준비 끝에 뮌헨과 안시를 누르고 얻은 성과였다.
 
  

평창 관련 보도를 한 (2003. 7. 3)

평창이 처음 고배를 마신 것은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다. 다음날 미국의 는 1면 헤드라인으로 ‘밴쿠버, 2010 올림픽
유치’를 올렸지만 스포츠면 톱으로 ‘평창, 지도에 이름을 올리다(Pyeongchang on the map)란 기사도 다뤘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평창이 비록 과테말라에서 다시 소치에게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내줬지만 결과적으로 2018년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평창이
올림픽 준비를 착실히 해온 것도 있지만, 평창이 오랜 유치 과정을 통해 IOC나 스포츠계, 언론 등에 많이 알려진 것도 성공 요인의
하나였다. 그동안 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든 뮌헨, 안시, 잘츠부르크 등에 비하면 평창은 지명도가 떨어지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는 알펜시아 단지를 포함한 경기 시설과 강릉을 포함한 올림픽 베뉴 및 도시의 장점, 앞으로의 개발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자크 로게의 언급과 해외 언론의 보도는 이런 평창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1. 7. 4)

2003년 평창 기사는 아쉬웠지만 미래를 기약하는 것이었고, 2011년 남아공 더반에서 긍정적 보도로 결실을 맺었다. 바로 IOC총회가
개최되는 7월 4일 아침 남아공의 유력 는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전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평창에 유리한
보도를 했다. 평창 홍보대사로서 김연아의 역할을 부각시키면서 ‘아시아를 세계에 열다(Opening Asia to the world)’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주로 각국의 홍보대사 역할을 분석한 기사였지만 기사의 배치나 크기만 보아도 평창의 일방적인 우세를 한눈에
보여 주었다. 결국 평창은 투표에서 뮌헨과 안시를 득표수에서 63:25:7로 꺾고 올림픽을 유치했다.
 
물론 투표권을 가진 IOC위원들이 이 기사 하나를 보고 투표에 응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유치 및 홍보 활동 결과 전반적으로 언론들의 여론이 평창에 유리하게 전개된 것은 분명하다. IOC의 표심이 여론의 동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닐까 싶다.
 

밥 돌과 클린턴의 홍보 공방전


1995년 10월 25일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실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미국의 재정 적자가 3년간 거의 반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26일자 는 1면 커버 기사로 클린턴의 발표를 다뤘다. ‘재정 적자 감소가 국민에게 감명을 주진 못해’라는
제목을 달았다. 클린턴은 브리핑 도표까지 만들어 자신의 노력을 강조했지만 적극적인 브리핑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 폭이
크기 때문에 신문의 보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톤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소한 클린턴이 재정 적자를 줄여 가고 있다는 노력을
국민에게 각인시켜 주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미국 재정 적자에 관한 보도를 한 (1995.10.26)                               (1995.10.27)

그러나 바로 다음날 공화당 출신의 깅그리치 하원의장과 밥 돌 상원 원내총무는 의회 회의장에서 ‘국가 부채 시계’를 만들어 그 앞에서
공개적으로 포즈를 취했다. 미국 정보의 빚이 줄긴 했지만 아직 천문학적인 숫자인 $4,970,329,944,362에 이른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국가 부채 시계’는 워싱턴 근교의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유력지 에 1면 커버 사진으로 게재됐다.
이 기사는 공화당이 의회에서 균형 재정을 위한 예산 조정 논의를 하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게재됐다. 정치적 쟁점에 대해 여야나 대통령과 국회가 논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될 것은 양쪽이 설득을 위해 브리핑 도표와 부채 시계까지 동원을 했다는
것이다. 논리적인 설명도 필요하지만 TV나 신문에 시각적으로 여론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런 노력은 양쪽이 다 유력지
헤드라인에 사진이 실리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의 갤럭시 S4 보도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4일 미국의 뉴욕 맨해튼의 라디오 시티 뮤직 홀(Radio City Music Hall)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 S4를
공개했다. 삼성은 그 동안 갤럭시 시리즈를 주로 유럽 지역에서 먼저 발표해 왔다. 미국이 경쟁 회사인 애플의 본사 소재지이고,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큰 지역이라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2012년 전 세계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시장 점유율에서 1위에 올라선 후 이번 갤럭시 S4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 생전부터 대개 미국 지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이 발표됐다. 발표될 때마다 전 세계 언론은 아이폰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국내 언론 중에서도 1면에 아이폰을 다루는 매체가 많았다.
애플의 안방인 맨해튼 라디오 시티 뮤직홀의 론칭 행사는 ‘Samsung Unpacked’라는 론칭 플랫폼 아래 개최됐다.
‘Be Ready 4 the Next Galaxy’라는 슬로건으로, 티저 광고를 맨해튼 시내에 옥외 매체와 거리 퍼포먼스 형태로 내보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론칭 행사는 브로드웨이 연출가를 활용한 드라마 형태의 제품 소개 방식으로 4,000여 명의 기자, 딜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행사는 온라인 생중계 동시 접속자만 46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갤럭시 S4 론칭을 보도한 (2013.3.15)              (2013.3.15                  (2013.3.15)

다음 날 미국 언론의 반응이 궁금했다. 국내 언론이 아이폰의 출시 행사를 집중해서 기사로 다루듯이 미국의 언론들이 한국 기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가 궁금했다. 다음날 아침 뉴욕의 NY 1 TV채널이 아침 뉴스를 반복해 내보내면서 의 커버 기사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는 ‘보라! 시각에 따라 조정되는 새로운 장치의 아이폰(Eye Phone)’이라는 제목과 함께 갤럭시 S4 사진을 내보냈다. 발음으로 i-Phone이 연상되는 아이폰을 갤럭시 폰의 발표로 바꿔 버린 커버 기사였다.
 
는 ‘애플 안방의 삼성’이라는 제목으로 신종균 사장의 갤럭시 발표 사진과 함께 비즈니스 섹션의
프론트 페이지의 가장 큰 기사로 실었다. 는 바로 다음의 2면에도 장문의 기사를 이어갔다.
역시 시장(Marketplace) 섹션 1면에 ‘삼성, 애플의 안방을 겨냥’이라는 제목으로 갤럭시
S4의 기능을 설명하는 것을 필두로 신종균 사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4면을 대폭 할애해 두 장의 갤럭시 S4 발표 현장 사진과
함께 스마트폰의 기술적 특징, 소비자 반응 등을 싣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의 유력지들이 삼성의 갤럭시 S4 론칭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것은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 9위에 오른 삼성의 위상과 갤럭시
S4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갤럭시 S를 발표할 때마다 수백 명에서 1,000여 명이 넘는 기자가 모이는 현상은
제품의 뉴스 가치나 기업의 위상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을 발표 도시로 선택한 전략은 미국의 주요 언론들의 보도와
온라인 버즈(Buzz)를 통해 관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게 아닌가 생각된다.
 

PR과 기사 가치의 확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PR기획자 입장에서 보면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는 평창이 부각되게 하는 요소를 찾았고, 백악관이나 의회는
재정 적자의 상대적 또는 절대적 감소에 대한 논지를 선명하게 보여 줬다. 또 삼성은 뉴욕에서의 갤럭시 S4 론칭을 통해 일시에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보면 효과적인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사전 기획이 필요하다. 호의적인 여론은 단기간 기사 하나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둘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발표자의 선정이나 발표의 형식, 장소나 도시 선정 등 차별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 가능한 발표자의 직급이 높을수록 뉴스 파급력은 강하다.
 
셋째, 콘텐츠 내용을 단순히 신문 방송뿐만 아니라 온라인, 기업 블로그를 포함한 SNS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하는 것도 필
요하다. 모든 소비자가 미디어의 콘텐츠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jhkim1909@samsung.com "메일보내기"">  
 


  



소셜로그인 카카오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