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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맷집’이라고 합니다.
매를 견뎌 내는 힘이나 정도를 말하죠. 저는 보통 격투기 종목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보면 크리에이터들을 말할 때도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여러 번 제시한 시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맥없이 주저앉을 때, 자신 있게 주장한 아이디어가 여러 이유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받을 때,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이 설상가상으로 장기간 이어질 때 크리에이터들은 흡사 풀 라운드를 뛴 복서처럼 휘청거리게 되죠.
그런데 이런 과정을 잘 버티고 끝내 원하는 아이디어로 설득해 광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향해 ‘맷집이 좋다’라고 말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크리에이터란 태생적으로 섬세하고 예민한 면이 있어서 한 번의 펀치에 KO되거나 스스로 수건을 던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죠.
“좀만 더 버티지. 다 좋은데 맷집이 약해….”
하긴 단발이 아닌 캠페인이라고 불릴만한 광고의 핵심은 제 친구 ‘순발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저 ‘맷집’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성공한 캠페인의 뒤에는 저 ‘맷집’이 있었습니다. 지난한 설득의 과정과 불확신과의 난타전에서 누군가는 무릎을 꿇고,
누군가는 그 많은 매를 견디고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를 세상에 선보였으니까요.
‘맷집’을 어떻게 키우냐고요? ‘눈물을 보이지 말고 무조건 참아라, 더 많이 맞아라’라는 등 싸움의 기술 같은 이야기는 많지만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주먹 싸움은 아닌지라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저 ‘맷집’의 근사한 다른 이름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심리적 능력을 학계에서는 ‘회복 탄력성(Resiliency)’이라고 하는데요.
‘맷집’이라는 옛날 이름보다 요즘 광고 크리에이터들에겐 딱 맞는 개념 같습니다.
이게 높다는 건 어려움이 있어도 곧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 정도가 높다는 것이고, 이게 낮다는 건 어려움 앞에서 쉽게 좌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란 게 워낙 작고 큰 어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자주 생기는 일인지라 금방 회복하는 것 또한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일 겁니다.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선 본인의 감정과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진솔한 인간관계를 통한 힐링이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한방 맞았다고 세상 무너진 것처럼 좌절하지 말고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풀고 기운을 차리라는 거죠.
몸이 아니라 마음의 근육 키우기라고나 할까요?
 
봄입니다.
 
2013년이 시작된 지 석 달밖에 안 됐는데 벌써 여기저기서 많이 맞아 멍이 시퍼렇게 든 크리에이터들도 있을 겁니다.
그 많은 섬네일 그리느라 당신의 팔목은 시큰거리고 모니터 보느라 어깨 근육은 꽁꽁 뭉쳐 있지만 지치지 마세요.
그래도 당신의 마음, 그 마음의 근육은 아직 힘이 세니까요.
남은 2013년을 멋지게 싸우고도 남을 만큼!
 
 
sanghun.ahn@samsung.com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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