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3. 14:00

2016년은 대내외 환경 요인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많은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며 다가올 변화에 몸을 낮추는 형국이었다. 그 결과 2016년 국내 총광고시장은 전년과 동일한 규모를 형성하며 정체 국면을 보였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로 기업들이 몸이 낮추는 현상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리뷰와 2017년 전망

2016년만큼 다이내믹한 해가 역사상 몇 번이나 있었을까? 영국은 작년 초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통과시키며 EU 체제의 탈퇴를 선언했으며,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가 8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자국 위주의 보호주의 경제 정책으로 급진적 변화가 예견된다. 국내 역시 최근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순탄치 않은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2017년도 국내 경제 성장률을 2.8%로 전망하고 있으며, IMF나 OECD 같은 국제 기구에서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광고시장도 이러한 경제 성장률과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며, 약 2% 미만의 정체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정체 상황인 미디어 시장에서도 디지털은 지속 성장해 약 5%대로 성장이 예측되며, 2014년 28%였던 점유율이 2017년에는 33%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방송은 정체 상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OOH는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절대 파워를 가진 플랫폼이 독점적 권력을 휘두르는 시장이 아니라 지상파, 케이블, 종편, 모바일, OOH 등의 미디어가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그야말로 미디어 춘추전국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미디어 상황에서 어떤 기업들이 좀 더 광고 활동에 주력할지 살펴보자.

 

2016년 업종별 광고시장 리뷰 

2016년 광고시장은 업종별 광고비 집행 순위에서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 금융/보험/증권 업종이 전년 대비 광고비는 10% 감소했으나 순위는 1위를 유지했다. 감소의 원인은 2015년에 대규모 광고비를 투입했던 전자 지불 서비스가 큰 폭으로 광고비를 감소한 것과 케이블 광고 위주로 집행되던 대부업, 할부금융 서비스들이 광고비를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행 업종은 전년 대비 광고비 집행이 17% 증대돼 금융 업종 전체 광고시장을 견인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 대출 유도, 각종 모바일 서비스 론칭 등으로 은행권 광고비는 큰 폭으로 증대됐다.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던 컴퓨터/정보통신 업종도 전년 대비 광고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위권의 순위는 겨우 유지했으나 업종 전체적으로는 약 15%가 감소됐다. 그중 게임 업종 광고비가 약 40% 감소했으며, 이동통신 업종도 전년 대비 광고비가 56%나 감소해 광고비 효율화의 바람이 거셌던 한 해였다.

게임 업종은 2015년 약 2000억 규모의 대규모 광고비를 투입하며 단일 업종으로는 1위의 광고비 규모를 형성했지만, 2016년에는 이런 대규모 광고비 집행은 없었다. 초기 모바일 게임의 대대적 홍보, TV광고의 효과 등으로 대규모의 광고비를 투입했으나 이제 광고 집행의 ROI가 어느 정도 규명되면서 적정 수준의 광고비만 투입하고, 효율이 악화될 경우 바로 광고를 집행 중단하는 패턴을 보이면서 광고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동통신 업종의 경우 대다수 업체가 광고비를 축소하면서 업종 전체 광고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간 이통사의 광고비 경쟁은 3사의 고객 확보 경쟁과 함께 치열하게 전개됐으나,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지난해 이동통신 업종은 다양한 요금제 출시, 고객 세분화 등을 통해 성장의 활로를 모색하는 단계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서비스 업종은 여행 관련 앱 서비스,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 등의 치열한 경쟁으로 광고비가 약 10% 상승했다. 특히 여행과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 광고비는 전년 대비 350% 증가해, 비록 경기는 좋지 않으나 여행과 여가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는 지속 증대되고 있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이렇게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식품과 음료 업종의 광고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식품 업종은 특히 건강식품 광고시장이 38%, 대용식품 광고시장이 50%, 인스턴트 면류 시장이 60% 상승되면서 불경기에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 패턴과 ‘나홀로족’ 증가에 따른 대용식, 인스턴트식 시장의 성장을 보여줬다. 음료 업종은 커피 음료 시장이 약 32% 성장하면서 커피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사를 지속적으로 보여줬으며, 생수 시장도 큰 폭으로 광고비를 증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2017년 광고시장 전망

2017년 광고시장은 어떤 업종이 뜨고, 어떤 업종이 지는 업종이 될까? 우선 2016년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돌아보면 비록 경기는 좋지 못했으나, 건강과 여가에 대한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트렌드는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여행과 건강 관련 업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여행 관련 서비스, 숙박앱,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 등은 지속적으로 광고비 투입을 이어갈 것이다.

또한 최근 미세먼지 등의 심화로 건강음료와 기능성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지속적으로 커져갈 것이다. 이들 업종은 당분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혼밥’, ‘혼술’하는 나홀로족의 증가로 대용식, 인스턴트식의 시장도 계속 커질 것이다. 전통적으로 광고시장의 상위권을 형성하던 이동통신 업종은 마케팅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17년은 대선과 내년 초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향권에 있는 해이다. 전통적으로 대선 시기에는 기업들이 광고비를 증대하는 해였다. 올해는 다양한 정치적 이슈가 도사리고 있어 그런 패턴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도 한 가지 기대가 있다면, 올해 말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대기업들의 이미지 광고와 스폰서십 광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해가 되면서 경기도 함께 살아나고, 우리 국민들의 움츠린 마음도 함께 살아나는 것이다. 2016년 수고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 2017년에는 화이팅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 칼럼은 광고계동향 1/2월호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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