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3. 10:00

영화 <아이언 맨> 시리즈를 보면, 일정 관리부터 정보 검색까지 필요한 건 뭐든 척척 알아서 해주는 비서 ‘자비스’가 무척 갖고 싶어진다. 특히 밤 늦은 시간 불 끄러 가기 귀찮을 때, 리모콘이 없는데 채널을 돌리고 싶을 때 우리에게는 ‘자비스’가 무척 필요해진다. 영화 속, 상상 속 인공지능 이야기, 사실 지금도 가능하다. 바로 ‘기가지니’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인공지능 대격전!

2017년은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MWC, CES 등 첨단 기술 대결의 장에서 각자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하며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인공지능 비서 시장의 기존 강자 아마존은 ‘에코닷’이라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인공지능 비서를 소개했고, 구글은 ‘구글홈’이라는 검색 서비스 기반의 AI 제품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KT와 SK텔레콤, 네이버가 저마다 인공지능 제품을 론칭하며, 새로운 인공지능 라이프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새롭지만 익숙한 그대, 인공지능

클라이언트로부터 기가지니에 대한 광고 제작 요청을 받았다. 대단했다. TV 화면을 통해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라니! 취향에 맞는 콘텐츠 추천은 물론 사용자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 재생, 영상 통화, IoT 연동까지 가능하다.

기존 통신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 스마트폰 이후 통신 시장에는 8년이 넘도록 획기적인 신규 카테고리 제품이 사실상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기가지니의 출시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캠페인 기획 단계에 접어 들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꽤나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우선 유사 서비스가 많았다. 해외에서 이미 500만 대가 넘게 팔린 아마존 에코부터 구글홈, 젠하이저의 제품들이 나와 있었고,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우리보다 한 발 앞서 광고를 집행한 상황이었다. 더불어 ‘인공지능 비서’는 사실 익숙하지만 낯선 카테고리였다.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나랑은 상관 없을 것 같은 느낌’을 확실히 날려줄 새로움이 필요했다. 기가지니가 타사 제품과 차별화될 수 있는 콘셉트의 발굴, 소비자의 니즈를 일깨워 줄 수 있는 새로움의 발굴이 우리의 숙제였다.

▲ 인공지능 TV의 특장점은 정보를 화상으로 바로 출력해준다는 것

 

비서가 아닌 TV가 되자

기가지니가 타사 제품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TV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비서가 아닌 TV가 되어야 했다. 경쟁사의 서비스가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만 소통하는 것과 달리, 기가지니는 TV를 통해 보면서 대화할 수 있다. ‘보인다’는 단순한 제품 속성이 아니다. 경험의 차원을 달리하는 KBF(Key buying factor)로의 가능성이 있었다.

예를 들어, 보여주는 인공지능은 버스가 언제 오는지 지루하게 읊지 않고, 바로 화상으로 출력한다. 정보 검색을 할 때도 듣기 평가처럼 귀기울여 들을 필요 없이 순식간에 이미지와 함께 이해할 수 있다. 즉 소통의 속도가 다르다. 우리는 이 점에 착안해서 제품 콘셉트를 ‘인공지능 TV’로 정했다. 수많은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중 하나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대화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인공지능 TV’로 기가지니를 고객의 인식 속에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 영상 통화, 교통, 콘텐츠 추천, 음식 배달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가지니

 

인공지능 TV, 더 친숙하게, 더 가까이

‘TV와의 인터랙션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자체의 낯섦을 해소하고, 소비자와 마음의 거리를 좁히자.’ 이는 우리가 재해석한 과제였다. 힘을 빼고 싶었다. 딱딱한 기술 상품인 만큼 고객의 마음에 들어가려면 기술보다는 생활과 사람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새로 나오는 제품인 만큼 상세한 설명이 없으면 광고 자체의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해야 했다.

그래서 목적에 따라 채널을 분리했다. 콘텐츠 추천, 음악, 영상 통화, 검색, 음식 배달, 지도, 교통, 감성 대화 등 10개가 넘는 생소하고도 다양한 기능은 언론 홍보 영상과 매뉴얼 영상 4편을 통해 소화했고, 공략 타깃에 밀착하기 위한 콘텐츠 중심의 소재는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기로 했다. 더불어 신기술 론칭을 대담하게 알리고, 기술 리더십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는 TV광고도 2편 제작해 론칭했다. 제작 기간은? 약 한 달에 불과했다.

▲ TV 광고 론칭 편

▲ TV 광고 본편

 

광고가 아닌 콘텐츠, 제품이 아닌 이야기

캠페인 히트의 사활은 온라인 영상에 달려 있었다. 무려 10개의 소재를 제작했다. 범람하는 자극적인 영상들 속에서 광고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세일즈 메시지보다는 ‘피식’할 수 있는 공감가는 상황의 발굴과 이야기의 힘이 필요했다. ‘기가지니가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의 생활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 우리는 2주가 넘도록 주변의 사람이란 사람은 다 만나고 다니며 관찰 일기를 찍었다. 꼬마 아이, 중고등학생, 대학생, 부부, 할아버지, 할머니…. 그들과의 폭넓은 인터뷰를 통해 고객들이 기가지니를 쓰면서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상황을 찾고 또 찾았다. 우리의 삶 속에서 기가지니가 자연스럽게 쓰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소비자들이 마음을 열 것 아닌가.

결국 짝사랑하던 오빠 집에 놀러온 여학생, 바쁘게 살기로 결심한 신입사원, 스페인 요리에 도전하는 신혼부부 등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최적의 주인공을 발견했고, 위트가 넘치는 기가지니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성공적!

 

바이럴 광고 콘텐츠의 역할

온에어 후 한 달도 안 돼 온라인에서만 1700만의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초도 물량이 소진돼 공급이 부족한 상황. “영화 좀 추천해 줘 지니야”라는 오빠의 말에 “오빠가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라고 답하는 귀여운 ‘박진희’ 학생을 보고 수많은 ‘진희’들을 태그하는 댓글이 백여 개 이상 달렸다. 터져나오는 방귀를 숨기기 위해 기가지니를 통해 음악을 트는 새댁과 이를 간파하고 공기청정기를 켜는 남편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우리 이야기 같다”며 공감했다.

기가지니 바이럴 캠페인의 성공은 신제품이 고객에게 ‘My Brand’로 자리 잡으려면, 결국 ‘나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핵심임을 알려주었다. 생소한 제품 스팩과 기능을 알려주기보다는 공감가는 상황과 웃음으로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그것이 바이럴 광고 콘텐츠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금 배울 수 있었다.

광고를 제작하기 전까지 솔직히 인공지능 TV는 내게도 먼 이야기였다. 하지만 제품을 이해하고 공감가는 상황을 발굴해 가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TV는 언젠가 스마트폰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을 예감했다. 이번 기가지니 캠페인을 통해 인공지능을 한결 친숙하게 대중에게 소개한 것 같아 작전은 성공이다. 차기 캠페인부터는 ‘기가지니가 인공지능 TV로서 줄 수 있는 차별적 가치’를 통해 바뀌어가는 우리의 일상을 보여주려고 한다. “기가지니, 심심해!”라고 외치면, TV에서 온갖 재미있는 것들이 나올 테니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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