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5. 10:00

제일기획 사보는 4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내외 광고계를 아우르는 다채롭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독자에게 발 빠르게 소개해 왔다. 그중 특집은 당대의 주요 화두와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콘텐츠이다. 창간호부터 499호까지 사보가 다뤄 온 특집 기사의 주요 주제가 동시대를 어떻게 수용하고 분석했는지, 또한 그런 시도가 광고 산업의 역사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살펴본다.  

1970년대, 광고 산업의 여명을 밝히다

제일기획 사보는 1975년 10월 창간됐는데, 제1호부터 1983년 12월에 발행한 제96호까지는 주로 논단이나 특별 좌담회, 연구 리포트 등이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논단에서는 광고 회사의 역할, 광고 업무의 합리화, 광고 목표와 효과, 광고 효과의 극대화 등 주로 광고 회사의 정체성과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또한 광고 업무의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점이 주를 이뤘다.

1976년 7월호에 실렸던 좌담회에는 제일기획 공채 1기생들이 모여 ‘광고 산업의 역군이 되자’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1970년대는 국내에서 광고 산업이 막 시작되는 여명기였기 때문에 광고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였다. 1977년 3월호의 좌담회 주제인 ‘기업이 크면 광고 회사도 큰다’, 1979년 2월호의 ‘광고 평론가가 본 오늘의 한국 광고’ 등에서도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사회 속에서 광고 산업의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1970년대의 사보는 세계 광고계 동향을 꾸준히 소개했다. 광고 산업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해외 광고계에 대한 기사 비중이 매우 높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사보의 역할도 자문했는데, 제50호였던 1979년 11월호에서는 ‘광고 전문지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가 열렸다. 이 좌담회는 사보를 단지 한 기업에서 발행하는 홍보지가 아니라 광고 산업 발전에 일조하는 영향력 있는 전문지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80년대, 컬러 TV가 가져온 크리에이티브의 발전

1980년대는 언론 통폐합, 한국방송광고공사 설립, 광고업협회 출범, 광고 시장 개방 등 광고업계에 영향을 미친 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그중 일반인들도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 변화는 바로 컬러 TV 시대의 개막이었다. 1980년 12월 첫 컬러 방송이 TV 전파를 탄 이후 컬러 광고 방송은 이듬해인 1981년 4월부터 시작됐다. 컬러 TV는 TV 앞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어나게 했고, 이에 따라 광고의 영향력도 종전보다 커졌으며, 1980년대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

1980년대 다양한 표현 전략에 대한 탐색은 감성 마케팅으로 귀결됐다.

사보에서는 컬러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기 이전부터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1980년 4월호 논단에서는 「컬러 TV 방영 이뤄지려나」, 8월호에서는 「컬러 TV, 그 무한의 세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컬러 광고 방송이 허용된 1981년 4월부터 「잡지 광고사」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컬러 방송과 잡지 광고는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컬러 방송 개시가 컬러 광고 제작을 위한 전문 분야별 분업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발빠른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색의 혁명이라 불리는 컬러 방송은 촬영, 조명,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더불어 인쇄 매체의 광고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1981년 6월호에 실린 연구 리포트 「여성의 패션 의식 조사」, 같은 해 10월호에 실린 「카메라 시장의 동향과 전망」도 이런 배경에서 출발한 기획이었다. 비주얼 표현 전략에 지속적 관심을 가졌던 제일기획은 이후에도 1983년 5월호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새 영역 타이포그래피」라는 기사를 실었다. 표현 전략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해는 1989년도이다. 이 해에는 단지 시각적 표현을 넘어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통한 표현 전략에 집중했다. 광고와 오디오, 광고와 표현의 자유, 광고와 예술 등이 주요 특집으로 다뤄졌으며 이런 흐름은 1989년 7월호 특집 주제였던 ‘감성 광고’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비주얼 표현 전략에 대한 관심이 감성 소구를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 발전한 것이다.

한편 창간 이후 8년여 동안 타블로이드판 신문 형태를 유지해 오던 사보는 1983년 6월 잡지 형태로 파격적 변신을 감행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인 1984년 1월호부터 특집을 신설했다.

1984년부터 특집을 신설해 매월 특정 주제를 심도 깊게 파헤쳤다. 

보통 특집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조명할 때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특집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뭘까. 창간 100호 기념호였던 1984년 4월호에 실린 기념사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기념사에는 이제까지 사보가 “대화의 광장, 지식의 광장, 공감의 광장으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비전의 광장’이란 미래 지향적 역할도 아울러 담당해야 한다”고 언급돼 있다. 당시 해외 광고업계에서는 미래 정보산업을 리드하며 국내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따라서 국내 광고업계도 이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전보다 분석적이며 실천적인 추동력이 필요했다.

제일기획 사보는 특집을 통해 매월 주제별로 개론과 각론을 적절히 제시하며 심도 깊은 기사를 선보였다. 1985년 1월호에서는 ‘1985년, 1억불 고지를 향해 뛴다’라는 주제 아래 클라이언트 개발, 해외 시장 진출, 광고 서비스,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선점 전략 등 무려 7개의 특집 칼럼을 게재했다. 같은 해 4월호에서는 ‘국제 광고’라는 주제를 비즈니스,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등으로 세분화해 살펴봤다.

이런 시도는 매우 선제적이었는데, 실제로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이 한국의 광고 시장 개방을 요구하면서 광고업계를 긴장시켰고, 이에 따라 국내 광고업계에 새로운 경쟁력이 제고되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광고 시장 개방에 대한 요구가 점차 강도를 높여가자, 결국 국내 광고 시장은 1987년 부분적으로 개방해 1980년대 말 몇몇 합작회사들이 생겼고, 1991년부터는 완전 개방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제일기획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1987년 6월호에서 정부, 학계, 매체, 에이전시 등 광고 시장 개방에 대한 각계의 견해와 대응을 다뤘다. 그런 가운데 우리 실정에 맞는 광고 이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1988년 3월호에서 ‘국제화 시대의 광고 전략’, 8월호에서 ‘광고 과학화’, 1989년 1월호에서 ‘인력 고급화와 마케팅력 강화’, 10월호에서 ‘광고 선진화의 과제’ 등을 단계별로 집중 해부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해외 광고업계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광고의 과학화와 선진화가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국내 광고업계에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 마케팅의 과학화와 소비자 타깃 세분화에 대한 관심

1980년대 중후반에는 마케팅 과학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에 초점을 맞춰 발제 형식의 기사가 주로 게재된 반면, 1990년대 사보에서는 실전을 위한 구체적 논의들이 이뤄졌다. 1990년 7월호 사보에는 ‘광고와 교육’이라는 주제로 “다국적 광고회사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비즈니스적 전문 기술보다 광고의 객관적 이론과 기법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논점이 선보였다. 제일기획은 실제로 1991년 6월 미국 피츠버그대학 경영대학원에 3개월 과정의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과정을 개설해 마케팅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으며, 그해 11월에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교수들을 영입해 ‘마케팅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는 광고회사의 기능과 역할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얻기 위한 시도였다.

그  성과는 1992년 11월호 사보에 무게감 있게 실렸다. 11월호 특집은 총 4개 칼럼으로 구성됐는데,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1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캠페인 사례 연구를 담았으며,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2년」에서는 한국 기업의 마케팅 현황과 전망을 특별 좌담 형식으로 엮어 냈다.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3년」은 신문 광고의 효과를 조사해 분석한 글이고,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4년」은 광고와 구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담았다. 마케팅 연구소 설립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 특집 기사들은 ‘2년’, ‘3년’, ‘4년’이라는 점층적 비유를 통해 현황은 물론 비전까지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일기획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케팅 연구소를 설립한 후 마케팅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는 기업과 광고회사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1992년 4월 대홍기획, 1994년 11월 금강기획, 1995년 3월에는 해태그룹 계열사인 코래드가 마케팅 전문회사 디비엠코리아를 설립했다.

광고 업체들의 마케팅 연구소 설립에 대한 1992년 2월 1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1991년 3월호 사보에 실린 ‘과학화의 토대: 리서치’는 마케팅 과학화의 토대를 어디에서부터 쌓아 올려야 하는지 보여 주는 기사였다. 소비자 동향 분석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온 제일기획은 1977년 10월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1,300명을 대상으로 클러스터 분석 기법을 적용해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매년 전국 소비자 조사를 실시해 오다가 1990년부터 전국 5대 도시 6,000명으로 대상을 확장하며 심도를 더해 갔다. 이러한 조사가 마케팅과 본격적으로 접목된 시기는 1990년대였다.

1991년 6월호에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룬 후 매해 한 번씩 이 주제를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더불어 소비자 타깃층을 세분화해 마케팅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가이드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타깃별 전략은 1992년 9월호의 ‘독신자 시장’으로 먼저 출발했다. 요즘으로 치면 ‘싱글족’이나 ‘혼족’에 대한 기사인 셈이다.

10월호에서는 당시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 ‘New Young 마케팅’을 소개했다. 또한 1997년 7월호에는 ‘파워우먼 시대와 광고’, 1999년 4월호에는 ‘Y세대’, 1999년 5월호에는 ‘키즈 마케팅’을 다뤘다.

 1990년대에는 여성, 키즈, 실버, 신세대 등 타깃을 세분화해 해당 전략을 다뤘다. 

1990년대는 아이러니한 시대이다. 이전 시대에서 물꼬를 튼 마케팅 과학화의 물결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가운데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마케팅과 소비자에 대한 관심이 체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IMF는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서민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며 승승장구하던 광고 시장도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IMF는 광고의 퀄리티를 한 차원 높이고, 광고 시장이 한층 성숙해지는 기회로 작용했다. 광고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선진국형 광고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 시작했고, 소비자의 반응과 가치를 더 중시하는 전략에 집중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불황을 이유로 광고를 줄인 기업보다 오히려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광고 전략을 펼친 기업들이 소비자의 관심을 사며 기업 가치 제고 효과를 얻었던 데서 연유한다. 광고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하고, 광고의 효과를 비로소 신뢰하게 됐던 것이다.

한편 1990년대 사보에서 비중 있게 다뤘던 특집 주제를 살펴보면 마케팅 과학화와 소비자 타깃층에 대한 세분화 외에 또 다른 관심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 9월호의 대전엑스포, 1992년 3월호의 스포츠 마케팅, 1993년 5월호의 테마파크, 1993년 9월호의 관광 마케팅, 1993년 12월호의 엑스포, 1998년 4월의 올림픽 마케팅, 1998년 11월호의 애니메이션 등은 영역 다변화에 대한 증거로 읽힌다. 광고회사가 TV 광고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이벤트, 프로모션, 전시 기획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탈경계’ 관점이 이 시기부터 싹텄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다

1994년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고, 1995년 한글 웹브라우저가 등장하면서 우리나라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또한 1990년대 정점을 찍었던 PC통신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양태를 낳았다. 제일기획 사보는 이러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1995년 3월호에서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가, 5월호에서는 ‘뉴 네트워크의 등장’이, 1997년 3월호에서는 ‘온라인 광고의 현황과 미래’가, 1998년 8월호에서는 ‘사이버 시대’가, 그리고 1999년 7월에는 ‘디지털 방송 시대와 광고’가 각각 특집을 이끌었다. 이처럼 1990년대 중후반부터 간헐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디지털 관련 특집은 시대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단순히 시대 조류를 관측하는 태도에서 나아가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기민하게 소개됐다. 우선 2001년 1월호에서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대를 맞아 ‘e-마케팅’ 전략을 다뤘다. 2002년 11월호의 이메일 마케팅, 2004년 10월호의 홀리스틱 마케팅, 2005년 8월호의 모바일마케팅, 9월호의 미디어 컨버전스,  2009년 7월호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9월호의 디지털 사이니지, 10월호의 SNS, 2010년 3월호의 3D 마케팅 등 2000년대의 사보는 숨 가쁘게 시대를 좇아 달려갔다.

2000년대에 다뤘던 다양한 디지털 관련 특집들.   

사보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2000년대처럼 다양하고 생소한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 적은 없었다. 영원한 신세계일 것만 같았던 PC통신이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급격히 쇠퇴했듯 이 시기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고, 그만큼 눈과 귀를 활짝 열어 촉수를 예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한편 2000년대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위성방송은 광고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또 다른 축으로 작용했다.

2000년대가 격동의 시대였던 만큼 사보의 특집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디지털이라는 기본 토대 위에 글로벌 광고제, CSR, 하위 문화, 스포츠 등이 저마다의 무늬를 이뤘다. 우선 글로벌 광고제를 보면, 제일기획은 1989년 칸 라이언즈에 처음 참관단을 파견하기 시작했고 7월호 사보에 참관기를 실었다. 이후 제일러들의 칸 라이언즈 참관기는 매년 7월호나 8월호에서 꼬박꼬박 볼 수 있다. 그러던 것이 2001년부터는 이 참관기가 특집으로 전환된다.

2001년 7월호 특집에서는 칸 라이언즈 수상 전략을 소개했으며, 2002년 8월호에서는 칸 라이언즈 수상작들의 크리에이티브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광고제에서 점차 수상 실적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제일기획이 글로벌 광고제를 그저 구경만 하는 ‘타자’가 아니라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는 ‘주체’가 됐다는 자긍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는 제일기획의 나침반이 국내를 넘어 어느덧 글로벌 무대로 향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 외에도 2007년 3월호의 사회공헌 마케팅, 2008년 1월호의 문화 마케팅 등도 새롭게 얼굴을 내민 특집 주제였다. 스포츠 마케팅의 경우 이미 1984년부터 꾸준히 다뤄 오기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을 단순히 전 세계인의 ‘스포츠 이벤트’로 국한해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그러나 2000년대에 오면서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 이를 ‘글로벌 마케팅’의 각축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1984년 3월호에 실렸던 ‘올림픽과 광고’ 특집을 2006년 2월호에서 다뤘던 ‘축구 마케팅’이나 같은 해 7월호의 ‘광고와 월드컵’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제일기획 사보는 이처럼 동일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시의성을 기반으로 최신 정보와 전략을 소개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속에서 현재적 가치를 찾았다.

스포츠 마케팅은 사보에서 꾸준히 다뤘던 주제이다. 

2010년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한 근원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2010년 6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S가 출시되면서 휴대폰은  이제 단지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검색하고, 물건을 산 후 값을 지불하는 멀티태스커가 됐다.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SNS는 빅데이터라는  마케팅의 중요한 화두를 탄생시켰다. 이런 변화로 인해 광고 시장이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 것은 당연하다. 2010년대는 2000년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산업 간 경계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광고회사가 검색 사이트인 구글이나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로써  종래에 구분짓던 ATL과 BTL의 구분도 무의미해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가상현실 같은  첨단 테크놀로지가 일상을 변화시키는 현실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됐다. 2013년 2월호처럼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가 특집 주제로 선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한  탐색이 자주 보인다.

또 하나 특징적인 변화는 정보를 보여 주는 방식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특집 주제를 개론, 각론과 더불어 이와 연관된 제일기획 캠페인을 사례로 보여 주는 형식을 취했다. 이는 사보에서 소개하고 있는 최신 마케팅 트렌드가 단지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살아 있는 크리에이티브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런가 하면 2016년에는 텍스트 기반의 특집 구성에서 탈피, 화보 형식의 이미지와 카툰 등을 통해서도 특집 주제를 소화할 수 있도록 시도했다.

2010년대 중반에는 제일기획 캠페인을 특집 주제의 사례로 보여 주는 구성을 취했다.

그런가 하면 2014년 4월부터 시도된 앱 매거진과 2016년 9월호부터 발행한 온라인 매거진도 눈여겨볼 만한 큰 변화이다. 인쇄 사보는 발행 부수라는 한계 때문에 해마다 늘어나는 사보 구독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이러한 니즈를 해소하기 위한 효용성 높은 방법이 바로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기기만 있으면 구독이 가능한 앱 매거진과 온라인 매거진이었다. 또한 독자의 반응을 측정하기 어려운 인쇄 사보와 달리 앱과 온라인은 실시간으로 구독 유형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콘텐츠 기획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4년 4월부터는 날로 증가하는 독자들의 구독 니즈를 충족시키고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앱 매거진을 발행했다. 

2010년대는 소비자의 니즈가 날로 세분화되고 마케팅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가운데 어떤 전략이 옳고 어떤 전략이 그르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시대이다. 예컨대 데이터를 통한 과학적 접근도 필요하며, 동시에 소비자의 감성에 다가가는 직관적 접근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2017년에는 상반되는 듯 보이는 두 가지 개념을 교차시켜 시너지를 내는 마케팅 해법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을 쌓아 가는 제일기획 사보

제일기획 사보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광고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교재 역할을 해 왔으며, 마케터들에게는 광고 및 마케팅 이슈를 한눈에 파악하고 구제척 전략이나 장기적 비전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줘 왔다. 또한 변화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제일기획 사보는 한국 광고문화사의 산 역사이며, 한국 광고 산업이 성장해 온 실체적 기록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제일기획 사보는 시대의 본질을 읽어 내는 첫 번째 ‘눈’이 될 것이고, 그것을 독자에게 들려주는 첫 번째 ‘입’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광고업계의 ‘오늘’을 계속해서 차곡차곡 쌓아 갈 것이다.

사보, 광고 마케팅 콘텐츠의 레퍼런스가 되다

광고 및 마케팅 전문지로서 사보의 영향력은 출판사에서 발간된 여러 단행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각주나 참고 문헌에서 제일기획 사보를 출처로 밝히고 있는 단행본이 제법 된다. 이는 제일기획 사보가 전문지로서 그 소임을 충실히 해 왔다는 방증이다.

[사보 콘텐츠를 참조한 대표적 도서]

도서명 참조한 사보 기사
마케팅 액츄얼리  (이종호) 더욱 치밀해지고 정교해지는 마케팅 *2003년 6월호
스포츠 마케팅의 세계  (박찬혁) 미디어 컨버전스, 그 다양한 대안들 *2005년 9월호
광고, 욕망의 연금술  (강준만) 1996년 크리에이티브 우수작 모음 *1997년 1월호
광고 홍보 실무 특강 (오창일 등 공저) 광고대행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2005년 6월호
BTL의 크리에이티브 접점 *2005년 11월호
글로벌대행사의 제작시스템 *2006년 5월호
광고의 이해 (김혜성) 국내 기업 피알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 *1997년 8월호
기업 이미지 광고와 파워브랜드 *1998년 9월호
고객이 선택하는 브랜드가 되게 하는 BTL마케팅  *2005년 4월호
광고대행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2005년 6월호
BTL의 크리에이티브 접점 *2005년 11월호
글로벌대행사의 제작시스템 *2006년 5월호
창조적인 소비자를 위한 Status Skill 이야기  *2006년 12월호
광고학개론 (이명천) 영화 속 PPL 마케팅, 매력과 효과 *2003년 3월호
제품 배치와 브랜드 배치의 효과와 문제점 *2003년 3월호
간접 광고 마케팅전, 드라마 속으로 *2003년 3월호
미래 3D 비즈니스 전망 *201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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