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3. 15:00

글로벌 마케팅 비즈니스는 지금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를 잘 이해해야 제대로 된 소비자 타깃팅과 마케팅 전략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일기획 또한 데이터와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디지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 변화를 모색 중이다. 그 대표적인 게 바로 고객 분석 기반 마케팅(CDM, Customer Data driven Marketing).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CDM. 김성균 DnA 센터장을 만나 CDM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그동안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돼 왔나?  

광고업계에서 데이터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1980~1990년대이다. 당시 ‘마케팅의 과학화’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비자 리서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 스티브 잡스를 필두로 데이터보다 크리에이티브가 더 강조됐다. 현재는 다시 데이터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과거처럼 데이터 자체에 무게를 두지 않고, 데이터와 크리에이티브의 결합에 주목한다. 아트와 사이언스가 결합된 양태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데이터 생산과 활용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주로 소비자 패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얻은결과를 데이터로 활용했다. 당연히 소비자의 기억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측면이 컸다. 현재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디바이스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소비자들의 행동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 IoT 기술이 발달할수록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CDM은 어떤 개념인가?

마케팅은 소비자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하며, 이를 위해 항상 데이터를 활용해 왔다. 20여 년 전부터 기업들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같은 마케팅을 활용해 멤버십 기반의 활동을 펼쳐 왔다. 그러다가 2010년 모바일 시장이 급격이 성장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 고객 데이터를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모든 디지털 행동은 데이터라는 흔적을 남긴다. 디지털과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기업들은 이제 고객들이 사용하는 디바이스로부터 개인화된 행동 데이터를 자연스레 획득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토대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이런 움직임이 CDM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CDM은 요즘 언급되는 ‘데이터 분석 기반 마케팅’ 또는 ‘데이터 주도 마케팅’과 유사한 개념인데, 다만 기업이 확보한 내부 고객 데이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배우와 감독 등 다양한 데이터를 얻게 됐는데, 이는 기업 내부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도중에 발생한 데이터다. 넷플릭스는 이런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이를 분석해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CDM이다.

흔히 빅데이터를 ‘원유(原油)’로 표현한다. 원유란 땅속에서 뽑아 낸 정제되지 않은 기름이다. CDM은 이 원유로부터 경제적 가치를 계속 발굴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CDM이 거둘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직접적인 매출 증진은 물론 마케팅의 비용 효율을 높이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예컨대 데이터로 구매 성향을 예측해서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에게만 구매 촉진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이들이 접촉하는 미디어만 따로 분석해 미디어 집행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또한 CDM을 활용하면 이탈 고객 및 잠재 고객의 성향과 행동을 예측해 그에 따라 접근 방법을 결정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제일기획처럼 클라이언트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에이전시에서 CDM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전제될 것이 있다면?

디지털 데이터들은 모두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마테크(Mar-tech) 혹은 애드테크(Ad-tech)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Analytics Knowledge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데이터에서 마케팅 의미를 찾고 해석할 수 있는 Data Literacy가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CDM을 적용한 대표적 캠페인을 소개해 달라.  

중국에서 진행한 갤럭시 S8 론칭 캠페인을 들 수 있겠다. 기존에 갤럭시를 구입했던 고객들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들이 선호하는 앱과 검색어, 매체 등 행동 특성을 파악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를 집행했는데, 단순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매체 대신 목표 고객인 프리미엄 유저들이 주로 이용하는 매체를 선택했다. 그 결과 기존 매체 대비 클릭률(구매 사이트 전환율)은 3배 늘어났고, 클릭당 비용(구매 사이트 전환 단가)은 1/4로 줄어들었다.

 

CDM 활용에 있어 제일기획의 강점은 무엇인가?  

데이터 활용이란 게 사실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기존에도 마케팅 측면, CRM 측면, 엔지니어 측면에서 데이터를 다뤄 왔다. 그런데 이 세 영역은 데이터를 대하는 시각이 달라서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CDM은 이 모든 것이 통합돼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제일기획이 가진 ‘End to End’ 역량은 CDM에 매우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End to End 역량이란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데이터-콘텐츠-미디어를 연결하고, 홀리스틱(Holistic) 관점에서 전체를 플래닝하는 능력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통합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CDM의 전망에 대해 예측한다면?   

현재 국내 시장은 기술적 측면만 보자면 CDM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개인정보 등 정책적 문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테크놀로지와 분석, 그리고 마케팅 전반을 이해하는 인력의 확보가 선결돼야 CDM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

IoT 기술이 발달할수록 CDM 등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과 캠페인이 더욱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깃팅은 점점 세분화돼 마이크로 타깃팅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고, 검색/클릭/체류/구매 등 행동 기반의 데이터 활용도 늘어날 것이다. 이와 함께 콘텐츠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이내믹 크리에이티브(Dynamic Creative) 등 데이터와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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