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4. 14:00

지금까지 매장은 무엇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장소, 즉 구매라는 뚜렷한 목적을 기반으로 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매장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그렇다면 매장에 오지 않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불러모을 수 있을까?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차별화된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면 될까? Retail Experience 2팀 고은영 팀장에게 리테일 매장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 본다.

현재 리테일 매장의 트렌드를 요약한다면?

대략 4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첫째, 합리적 가격과 퀄리티로 제품의 본질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다. 이마트 노브랜드를 예로 들 수 있는데, 가성비를 내세운 노브랜드 제품은 품질도 뒤지지 않아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둘째, 테슬라처럼 상식과 예측을 뛰어넘는 진보와 혁신을 보여 주는 경향이다. 셋째, 정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매장을 아트 갤러리로 만든 젠틀몬스터는 고전적 방법으로 브랜드의 역사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넷째, 유희와 가벼움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일렉트로마트가 대표적이다.

▲ 왼쪽부터 노브랜드(ⒸSSG), 테슬라(Ⓒflickr.com/Wesley Fryer),
젠틀몬스터(Ⓒgentlemonster.com), 일렉트로마트(Ⓒflickr.com/Tfurban) 매장

 

리테일 매장이 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 돈, 에너지 등 리소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정돼 있는 리소스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분명해야 한다. 얼마 전 한 통계를 보니 국내 고급 수입차 판매율이 작년보다 30%나 올랐다. 이것이 뭘 의미하는 것 같은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대신 그 나머지 니즈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다. 소비 행태에 일종의 ‘몰아주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가? 

물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격이 구매의 최우선 기준인 소비자, 재미가 최고인 소비자 등 소비자의 특성을 카테고리별로 구분 지을 수 있었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 소비자들은 절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런 구분을 넘나든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 입장에서는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요즘 소비자들, 특히 밀레니얼이라 부르는 소비자들은 검증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구매 시 소위 잘나가는 제품, 베스트셀러 제품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높다. 구매 실패율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리테일 마케팅의 성공 사례를 꼽는다면? 

삼성전자가 대만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노트8 팝업 스토어’나 멕시코의 프리미엄 백화점에 오픈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가 떠오른다. 대만의 팝업 스토어에서는 방문객들이 기어 VR을 통해 라인프렌즈 캐릭터들과 농구 게임을 할 수 있고,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도 다양한 4D 체험을 할 수 있다. 반응이 매우 좋다. 사실 모바일 매장은 신제품이 나왔을 때나 AS를 받을 때가 아니면 갈 일이 없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VR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방문율과 소비자 인게이지먼트를 높였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리테일 전략은?

마치 산책을 하듯 소비자의 일상적 동선에 자연스럽게 유입돼야 한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매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통상 사용되는 방법이 실속 있는 데일리 아이템을 입구에 배치하는 것이다. 화장품 숍은 화장솜, 의류 매장은 양말, 식품 매장은 스넥을 초입에 배치하는 식이다. 이런 아이템들은 누구나 한번쯤 집어들기 마련인데, ‘터치’는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지지가 발생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리테일 콘텐츠의 핵심은 바로 제품을 집어들게 하는 것, 그리고 가능한 손에서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개별 제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브랜드에 대한 지지로 확장된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 아니라 ‘촉물생심(觸物生心)’인 셈이다.

 

리테일 마케터들이 고려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짚어 달라.

첫째,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두기 때문에 SNS에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매장에서 겪었던 브랜드 경험을 온라인상에서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효과적인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는 없지 않은가. 지금은 구매 의향이 없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관심사와 맞물리는 정보나 경험을 꾸준히 제공받는다면 그 브랜드는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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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opcl**** says:

    좋은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