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시대, AI 따라잡기 | 제일기획 블로그
2018.03.09. 17:00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AI 음성 인식 디지털 비서들이 우리 생활 속에 벌써 자리 잡았다. 더 늦기 전에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러한 기술의 사회적, 윤리적 영향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술 발전의 이면에 무엇이 있나

그리스 신화 속 프로테우스는 모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예언력을 지녔다. 그러나 예언을 들으려는 자들에게 붙잡히는 것이 싫어 여러 형태로 변신하며 도망다녔다고 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딘 쿤츠(Dean Koontz)의 1973년 작 「악마의 씨(Demon Seed)」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프로테우스는 시간이 흐르며 악마로 거듭난다. 이 소설은 IoT, 커넥티드 홈, AI의 도래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술이 인간의 문화를 결정할 것이라는 것, 즉 기술 발전의 이면에 숨겨진 공포 또한 예측했다.

인류는 매혹과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기도 한 기술에 따른 속도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 프로테우스와 기술이 인류 종말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쿤츠의 45년 전 예언을 믿는다면, 아마도 당신은 소수의 회의론자에 속할 것이다.

 

일상 생활 속에 뿌리 내리는 AI 기술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70%에 달하는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아마존의 알렉사(Alexa), IBM의 왓슨(Watson), 구글의 홈(Home), 삼성의 빅스비(Bixby),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 애플의 시리(Siri) 등 학습을 통해 배우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똑똑해지고 더욱 강력해지는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여럿 존재한다.

AI 음성인식 디지털 비서들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벌써 우리 주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의 보고에 의하면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이 절정에 이르기도 전에 미국에서만 2,200만 개의 아마존 에코가 판매됐다고 한다. 게다가 아마존은 이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수천 대의 에코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포레스터는 또한 2022년까지 하나 이상의 음성인식 디지털 비서를 구비한 미국 가구의 수가 6,630만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생활 속에 기술이 자리 잡길 원함을 분명히 보여 줬다. 그리고 거기에는 나도 포함된다.

경제계도 이런 행보를 따르고 있다. TD 뱅크는 최근 AI 업체 Layer 6를 1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을 발표했다. 대출 및 신용카드 한도 높이기, 대금 납부, 투자 상품 확인 및 투자 등의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상상해 보라. 게다가 사업 기회까지 늘어날 것이다. AI와 음성 기반 AI는 복잡한 내부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수익성을 높인다.

 

윤리적 고민이 시급하다

하지만 인간은 진보된 기술을 가정으로, 자동차 안으로, 주머니 안으로 조용히 들여오면서도 문화와 산업적 측면에서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윤리적 영향에 대해 고심하지 않았다. 기술에 대한 윤리적 고민은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빨리, 혹은 그 이상으로 서둘러 진행돼야만 한다. 게다가 누가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통제하고 관리해야 하는가? 정부, 실리콘밸리, 기업이나 브랜드의 책임인가? 아니면 기술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대중의 책임인가?

인류가 감동적인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무한한 가능성에 도취돼 그 비용과 이로 인해 상실되는 인간 경험의 가치를 계산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나아갈 방향도, 목적지도 알 수 없게 된다. AI와 기계학습의 개발 및 채택은 이제 시작 단계다. 브랜드와 에이전시는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미래 설계를 도와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인류는 신화 속 프로테우스에게서 해답을 찾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주의만 기울인다면 쿤츠의 프로테우스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 이 칼럼은 캐나다의 온라인 매체 「Strategy Online」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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