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라이언즈, 나쁜 버릇은 고쳐야 할 때 | 제일기획 블로그
2018.08.08. 17:00

글로벌 컨퍼런스 실행 계획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의외로 해답은 간단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칸 라이언즈는 전 세계의 공통 화두인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의문

AMV BBDO의 <쓰레기섬(Trash Isles)>이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두 개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주요 글로벌 어젠다가 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800만 톤의 일회용 플라스틱 병처럼 이 문제는 계속해서 우리 주변을 맴돌 것이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지만 이에 대한 행동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디 이번 캠페인이 받은 관심이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 <Trash Isles> 캠페인 영상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칸의 심사위원단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야생 동물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위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일조했지만, 광고제 주최 측도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칸 라이언즈 정도 규모의 행사를 매년 진행하다 보면 당연히 상당한 탄소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칸 라이언즈의 주최사인 어센셜(Ascential)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브랜딩된 제품. 팔레에서 나눠 주는 작은 일회용 생수병의 숫자는 새로 도입한 ‘지속가능한 개발’ 부문(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Lion)의 정신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참고로 생수병은 페루에서 촬영하는 기업 수를 늘리고자 페루에서 지원했다).

이 생수병은 두 모금이면 끝이었다. 새 병을 냉장고에 채워 넣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플라스틱병이 버려졌다. 게다가 재활용 쓰레기통도 없었다. 내 생각에는 칸 라이언즈가 열린 기간 동안 수만 개의 생수병이 소비됐을 것이며, 모두 매립지나 바다에 버려져 <쓰레기섬> 캠페인이 강조하려고 했던 바로 그 문제의 원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탄소 중립적 축제로 거듭나길!

등록 시 제공돼 참가자들의 짐이 되는 인쇄물을 0.5톤 줄인 건 정말 잘한 일이지만, 공짜 신문도 생수병만큼이나 많다는 게 문제다. 수많은 광고 잡지사와 유명 신문사가 매일 엄청난 부수를 찍어 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읽지도 않았고, 일반 쓰레기통 말고는 버릴 곳도 없기 때문에 전량 재활용되지 못했다. 또한 많은 컨퍼런스에서 행사가 끝나면 플라스틱 목걸이 끈을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칸은 그러지 않았다. 일부는 기념품 삼아 집으로 가져갔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변과 크루아제트 거리에 서 있던 간판처럼 쓰레기통에 처박힐 것이다.

기업들은 칸에서 홍보를 하고 싶을 터. 그래서 대개의 행사들처럼 어센셜도 최대한 모든 수익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성과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글로벌 컨퍼런스 실행 계획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3R’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줄이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recycle)하는 거다.

칸의 주최 측과 스폰서는 인쇄물의 양에 대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재활용 수거함을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이거야말로 훌륭한 스폰서십 기회가 아닌가!). 생수병도 재사용 가능한 것으로 제공해 사람들이 리필해서 마시고, 행사가 끝나도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 또한 스폰서십 기회).

어센셜이 2019년 칸 라이언즈를 열기 전에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책을 고안하길 바란다. 자, 이제 그랑프리 수상작에서 영감을 얻어 앞으로는 ‘탄소 중립적인’ 축제를 개최할 수 있기를!

*이 기사는 『리틀 블랙 북(Little Black Book)』 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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