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5. 15:00

우리가 남들에게 가장 들키기 싫은 것은 무엇일까? 방금 쓰고 나온 화장실, 싸이월드 다이어리, 차에 혼자 있을 때만 듣는 플레이리스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틀림없이 ‘검색 내역’일 것이다. 남에게 알려지기 싫은 것도 심심찮게 검색해 보곤 하기 때문이다. 은밀하거나 은밀하지 않거나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다양한 이유로 검색을 한다. 이번 미디어와이드뷰에서는 2019년 실시한 제일기획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검색’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얼마 전 방영됐던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배경은 포털 업계다. 국내 포털 1, 2위 업체가 검색 점유율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다뤘다. 이처럼 ‘검색’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포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1,990명에게 제품 관련 정보를 어디서 검색하는지 물었다. 1위는 단연 네이버로, 절반이 넘는 사람들(58.7%)이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위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차지했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인스타그램’도 구글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즉 포털, 동영상, SNS 플랫폼 간 검색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검색 플랫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부지불식간에 ‘무엇이 궁금한지’에 따라 검색 플랫폼을 다르게 쓰고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필자는 전자 기기가 궁금할 때는 유튜브에서, 맛집을 찾을 때는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하며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2019년 실시한 제일기획 소비자 조사 결과를 자세히 보자. 전 제품 유형에서 네이버가 정보 탐색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특정 제품 유형은 타 제품 유형 대비 포털 외 플랫폼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화장품/뷰티 제품 유형은 타 제품 유형 대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검색 비중이 높고, 패션/의류 제품 유형은 인스타그램의 검색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하나의 창으로만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변화하고 있는 검색 행태에 대해 살펴봤으니, 그럼 이제 마케터의 입장에서 검색 광고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마케팅은 크게 브랜딩과 퍼포먼스, 인지와 행동으로 나눌 수 있다. 이는 배너 광고와 검색 광고로 대표된다.

이 양분법에 의하면, 브랜드의 최종 목표인 ‘구매’에 있어 보다 효과적인 광고는 ‘검색 광고’일 것이다. 실제 조사 결과도 그러했다. 1,994명의 동일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배너 광고보다 검색 광고를 클릭한 경험이 더 많다고 응답했다(배너 광고 65.4%, 검색 광고 71.4%).

또한 클릭 이유도 검색 광고는 구매와 직결되는 경향을 보였다. 배너 광고를 클릭한 이유로는 호기심 및 이벤트/프로모션 참여가 중요하게 작용한 반면, 검색 광고를 클릭한 이유는 ‘구매를 위해’가 48%의 응답률을 얻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구매에 효과적인 검색 광고에 ‘브랜딩’이 병행될 때 그 효과는 더 극대화된다. 검색이라는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인지도, 즉 ‘브랜딩’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패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하려고 한다. 패딩을 파는 브랜드를 떠올리지 못하면, 그냥 ‘패딩’이라고 검색할 것이다. 반면 TV나 유튜브의 영상 광고 혹은 배너 광고를 통해 B브랜드의 패딩을 접한 적이 있다면, ‘B브랜드 패딩’이라고 검색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B브랜드 패딩에 대한 구매 고려도를 상승시킬 것이다.

최근 집행한 A브랜드 캠페인의 데이터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브랜드 검색 광고를 집행한 A브랜드는 브랜딩 캠페인 라이브 후 한 달간 관련 키워드 쿼리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브랜딩 광고 집행으로 인해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구체적인 브랜드 키워드는 구매까지 이어지는 확률도 높았다. 브랜드 키워드의 구매 전환률은 무려 44.6%로 브랜드 검색을 통해 클릭한 사람 10명 중 4명 이상은 해당 제품을 주문한 것이다. 이는 일반 키워드의 구매 전환률(27.2%)보다 약 1.6배나 높은 수치다. 이 캠페인을 통해 A브랜드 제품의 주문량이 얼마나 증가했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정리하자면, 플랫폼 간 ‘검색’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검색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검색)을 통해 얻은 검색 결과에 대한 클릭은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여기다. 브랜딩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떠올려 브랜드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브랜드가 다양한 접점에 브랜딩 광고를 노출해 인지도를 상승시켜 소비자가 브랜드 검색을 하도록 유도하고, 검색 결과 노출되는 검색 광고를 통해 구매로 연결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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