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세미나

[4월 제일세미나] 미래의 크리에이터를 꿈꾼다면

    크리에이터란 무엇일까요?  각자, 자신이 그리는 크리에이터의 모습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다채로운 크리에이터의 모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 같은 것들을 준비하는 것 같네요. 영어공부, 자격증 취득, 공모전, 취업 스터디… 이런 것들 말이죠. 자신의 능력을 소위 말하는 ‘눈에 보이는 스펙’으로 만들어 내려 애쓰는 것인데요.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에이터 1급 자격증’ 같은 건 없죠. 자격증은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스펙은 취업을 위한 것, 회사원이 되기 위한 것일 수는 있지만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 무언가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맨 이야기 하나. 트렌드 읽기 저는 입사 전, 2010년 7월부터 약 두 달간 제일기획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선배들의 기획서를 관찰하곤 했는데요. 그러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의 트렌드를 읽어 내는 힘을 기르고자 했죠. 2010년, 제가 발견한 트렌드 두 가지는 ‘통섭’과 ‘소통’이었습니다.  통섭(統攝, Consilience)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분야를 막론하여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을 통섭이라고 하는데요. 2008년, 서울대학교에서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신설하는 등 학계와 사회 곳곳에서 통섭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기업에서도 비즈니스 분야를 막론하고 통섭형 인재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죠. ‘과연 나는 시대가 원하는 통섭형 인재일까?’ 돌아보게 됐는데요. 통섭형 인재라는 말은 거창한 것 같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퍼포먼스

[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나만의 속도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안녕하세요? 저는 ‘속도’라고 합니다. 저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년 시절 100미터 달리기에서 스포츠는 물론 자동차의 성능, 연애와 성공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세상사는 저를 기준으로 돌아가니까요. 광고 크리에이티브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저와  빨리 친해지는 사람이 각광받죠. 뭐든지 빨리 적응하고, 뽑아내고, 달려가는 그런 부류 말입니다. 그래서 저를 두고 희비가 엇갈립니다.   어떤 사람은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속도를 내 아이디어를 펼쳐 나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밤을 꼬박 새워도 진도가 더디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카피와 섬네일이 술술 나오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변비 걸린 듯 뭐하나 나오려면 한참 걸리기도 하죠. 어떤 사람은 총알처럼 빠르게 승진하고 어떤 사람은 가는 세월이 더디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팀장이 돼 팀원들이 나를 못 쫓아온다고 답답해하고  어떤 이는 팀장님만 너무 앞서 간다고 푸념을 합니다.    따지고 보면 광고라는 게 원래 나 자신보다 남의 속도에 맞추는 게 숙명이라서일까요? 언제부턴가 자신만의 속도를 잊은 채 남에게  맞추려고 하는 게 상식처럼 됐습니다. 그래서 가끔 숨이 벅찰 때가 있기 마련이죠. 오늘도 숨 가쁘게 달리고 계신 여러분께 저 ‘속도’가  아주 굼뜨고 느릿느릿한 이야기 하나 권해 드릴게요.    라는 책입니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는 어느 날 갑자기 바이러스성  희귀병으로 온몸이 마비돼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지내게 되는데요. 그녀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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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귀를 기울이면 아이(耳)디어

      안녕하세요? 저는 ‘귀’입니다. 소리를 분별하는 중요한 기관이죠. 그중에서도 ‘크리에이터의 귀’로 살아가는 저는 다른 귀들과 조금  다릅니다. 일반 사무직으로 살아가는 제 친구 귀들과 비교해 본다면 크리에이터의 귀란 훨씬 터프하고 까다로운 직업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 귀가 닳도록 남의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듣는 것이고요. 그것도 아주 오래 많이요…. 녹음할 땐 작곡가나  음반 프로듀서처럼 성우의 목소리 톤과 미세한 감정, 배경 음악의 울림까지 가려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귀들이 다 잠든  오밤중에도 졸린 귀를 비비며 후반 작업 관련 전화를 받을 때도 많고요. 광고란 게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이다 보니 싫은 소리도 많이 들어야 하고 또 여러 이야기 중의 옥석을 걸러 낼 줄 알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다른 귀들보다 피곤하게 살아가는 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보람 있는 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나 성우들의 좋은 목소리,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산다는 건데요.  제가 아마 세상에서 행복한 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이러한 행복을 잘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 귀들이  있어요. 제가 볼 땐 분명히 청력에는 이상이 없는데 회의 중에 남의 아이디어는 절대 들으려고 하지 않는 ‘회의 중 난청 증상’이 그것이죠.   이런 귀를 가지신 분들의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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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언제 멍 때려 보셨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여유’라고 합니다.   제 이름은 사전적으로는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라는 긴 뜻이 있습니다. 보통 광고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릴렉스’ 혹은 ‘충전’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죠.   늘 아이디어를 쥐어짜야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저는 늘 부족하고 아쉬운 존재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우리 일의 핑계는 늘 저 ‘여유’에게 떨어집니다. 사람들은 제가 없어서 늘 피곤하고, 제가 없어서 가족, 주위 사람들과 소원해지고, 제가 없어서 이 일을 그만두고 싶고,  제가 없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고 하니까요. 특히, 곧 있을 여름 휴가철이 되면 많은 분들이 저의 존재가 정말 미치도록 그리워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여유’는 정말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넉넉한 사람들만 만나는 걸까요? 여기서 잠깐! 제가 만난 분 중 언뜻 보기에 저 ‘여유’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한 분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칼 마르크스(Karl Marx)입니다. 투쟁의 상징, 사회주의의 사상적 근간을 제공한 그가 을 쓸 수 있었던 건 러시아의 공장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대영박물관의 도서 열람실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구상했던 혁명이 실패한 후 영국으로 떠밀려 온 그는 모든 걸 내려놓고 도서관에서 수많은 자본주의 서적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돌아보고 사상적 기틀을 닦아 을 쓰게 됩니다. 만약 그때 그에게 그런 여유가 없었다면 현대의 사상과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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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존경받고 싶은 사람, 존경하고 싶은 사람

         안녕하세요? 저는 ‘존경’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평생 가장 받고 싶은 선물 중의 하나가 저 ‘존경’이라지요?    사람이 중요한 광고 크리에이티브에서 선배는 후배에게 더더욱 저 ‘존경’을 받기를 원하죠(후배들은  선배로부터 제 동생인 ‘존중’을 받고 싶어 하고요).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후배들이 선배를 존경하는 마음이 옛날 같지 않다’, ‘막상 후배가 되어 보니 존경할만한 선배 크리에이터가 드물다.’   이렇다 보니 저 ‘존경’은 이러다가 옛날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마치 입사지원서에서 마지막 써본 거 같은 거죠. ‘존경하는 인물은? OOO.’   이렇듯 저에 대해 목말라하는 분들이 많은 시대, 저의 존재를 오해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한마디 하렵니다. 저 ‘존경’은 그 사람의 스펙이나 업적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저의 영어 닉네임 ‘respect’의 어원을 아시나요? ‘다시’라는 뜻의 ‘re(=again)’. 그리고 ‘보다’는 뜻이 ‘spect(=look)’가 합쳐져서 존경이라는 의미의 ‘respect’가 되었답니다. 말 그대로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뜻이죠.   옛날 고대 유럽에서는 ‘다시 얼굴을 맞대고 싶은 사람’을 ‘존경’의 의미로 썼나 봅니다. 거창한 해석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그게 당연한 일일 겁니다. 우리의 경우를 보자고요. 크리에이티브란게 태생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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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히트작에 목마른 그대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히트작’이라고 합니다. 광고회사 제작 부문에서는 “그 사람, 히트작이 뭐냐?”는 말을 종종 쓰는데, 저 히트작이 바로 그 사람의 커리어와 크리에이티브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곤 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를 부르는 호칭도 다양합니다. ‘히트 캠페인’, 이건 공식적인 이름이고, ‘히트쳤다’며 저를 때리기도(?) 하고, ‘대표작’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저와 인연이 잦은 사람은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이렇듯 저는 광고 크리에이터들의 커리어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013년의 1분기가 지난 요즘, 저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크리에이터들이 많다는 거, 저도 압니다. 저한테 많이 한탄도 하십니다. “그래도 광고 노출이 좀 되는 브랜드라야 히트 칠 기회라도 있지, 내가 맡고 있는 브랜드는 예산이 너무 적어서···.” “저는 왜 이렇게 운이 없죠? 정말 히트칠 만한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때마침 사정이 생겨서 다른 안으로 그만···.”   또 어떤 분들은 저와의 인연이 지독하게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봐도 분명히 잘하는 크리에이터인데 야구로 따지면 경기 결과는 노히트, 노런(No Hit, No Run)! 이 기간이 길어지면 ‘슬럼프’라는 저의 숙적이 등장하죠(슬럼프라는 이 녀석은 저 ‘히트작’과의 인연 후에 바로 찾아오기도 하니 주의하세요).   그럼, 어떻게 저와 인연을 맺느냐고요? 저에 대해 알아두실 게 있는데 저는 마음이 조급한 사람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저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물론…

직접화법

크리에이터는 뇌를 근육으로 쓰는 선수다

  ‘2018 애드페스트’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셨는데, 소감부터 들려주신다면? 국제광고제에 참여한다는 일은 언제나 놀라운 경험입니다. 국가와 회사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열띤 토론과 논쟁을 벌이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의 기준을 확인하고, 한국과 저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니까요.   크리에이터들의 공통된 화두 또는 올해 두드러졌던 큰 흐름이 궁금합니다. 2018 애드페스트의 슬로건이 ‘Transform’이었는데, 빅데이터 기반과 AI의 마케팅 접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자의 동선을 체크해서 그 사람이 선호하는 색깔과 냄새 등을 분석해 개개인을 위한 향수를 만드는 식이죠. 아직은 소비자를 추적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형과 취향을 파악하는 기초적 수준이었지만 충분히 흥미로웠고, 향후 몇 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쓰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The Making of Parfums de Voyage   이번 광고제에서 제일기획의 수상 실적이 좋은데 어떤 의미 부여가 가능할까요? 특정 국가에 국한된 실적과 한 회사에 치우친 힘만으로는 글로벌 광고회사가 되기 어렵습니다. 특정한 지사에서만 퍼포먼스가 잘 나올 경우 특출난 개인의 성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고른 퍼포먼스가 나온다면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시스템을 갖춘 회사’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전 세계에 위치한 해외 네트워크의 잇따른 수상은 본사를 자극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고, 이제 제일기획이 규모를 넘어 크리에이티브로도 글로벌 무대에서 견실히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눈길을 끌었던 캠페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