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히든스토리] 시각장애인을 위한 감성 멜로 <두개의 빛: 릴루미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시각장애인 약 2억 5000만 명. 그중 빛을 자각하지 못하는 전맹(全盲)은 14%입니다. 나머지 86% 시각장애인은 빛과 명암을 구분할 수 있는 저시력자에 해당하죠. 릴루미노(Relúmĭno)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이 개발한 시력 보조 앱입니다.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라틴어 어원에서 이름을 따왔는데요. 저시력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개발됐습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와 제일기획이 시각장애인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단편 영화 <두개의 빛: 릴루미노>가 공개됐습니다.   허진호 감독, 릴루미노를 그리다 <두개의 빛: 릴루미노>는 저시력자를 위한 VR 시력 보조앱을 ‘릴루미노’를 알리기 위한 단편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수영(한지민)과 인수(박형식)가 사진을 완성해가며 서로의 마음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이야기를 그렸는데요. 스크린의 로맨티스트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그는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행복(2007) △호우시절(2009) 등 남녀 간의 감정을 능숙하게 다루는 연출자이자 충무로 멜로 거장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랜 만에 자신의 ‘전매 특허’ 감성 멜로로 돌아왔습니다. 허진호 감독의 연출 계기는 이렇습니다. 엄마 얼굴을 본적 없는 아이가 엄마를 알아보고, 30~40년 넘게 우정을 나눈 친구들이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보고, 저시력자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릴루미노 실제 시연 영상을 통해 접한 몇몇 장면들이 그를 움직였는데요. “영화 제작 이전엔 ‘시각장애인’ 하면…

Cheil's up Ⅰ

진심과 원칙은 통했다

“머리는 단발이고…. 엄마야?” 정연(가명, 14세)이는 기어VR을 쓰고서야 세 걸음 밖의 엄마를 처음으로 알아봤다. 아이는 시력이 없는 전맹과 달리 사물을 뿌옇게나마 본다. 떨어져 있는 엄마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건 기어VR에 탑재된 ‘릴루미노’ 덕분이었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C-Lab)이 개발한 저시력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앱이다. 연구원들은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여가 시간엔 TV를 시청한다는 설문 결과를 접한 뒤 개발에 착수했다.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 못지 않게 불편함 없이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1. 기업의 이야기에도 내러티브가 있다 릴루미노를 소재로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기로 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을 세웠다. 하나, 팩트 사례를 훼손하지 말고 스토리를 만들 것. 둘, 의도된 연출과 감동을 지양할 것. 셋, 브랜드를 티나게 자랑하지 말 것. 제일기획은 <도전에 반하다>, <긍정이 체질> 등 기업 메시지를 담은 웹드라마를 여러 편 제작해 흥행시킨 경험이 있다. 이번 브랜드 콘텐츠는 사정이 달랐다. 모티브였던 장면, 바로 정연이가 엄마를 알아봤던 순간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장고 끝에 선택한 방법은 ‘영화’였다.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내러티브로 담겨 일상의 면면과 조우할 수 밖에 없는 콘텐츠, 영화. 우리는 기업이 갖고 있는 내러티브와 진정성을 영화에 투영하기로 했다. 바로 브랜디드 시네마! 물론 스낵컬처가 폭발적으로 소비되는 온라인 시장에 30분짜리 단편영화를 내놓는다는 건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