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귀를 기울이면 아이(耳)디어

      안녕하세요? 저는 ‘귀’입니다. 소리를 분별하는 중요한 기관이죠. 그중에서도 ‘크리에이터의 귀’로 살아가는 저는 다른 귀들과 조금  다릅니다. 일반 사무직으로 살아가는 제 친구 귀들과 비교해 본다면 크리에이터의 귀란 훨씬 터프하고 까다로운 직업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 귀가 닳도록 남의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듣는 것이고요. 그것도 아주 오래 많이요…. 녹음할 땐 작곡가나  음반 프로듀서처럼 성우의 목소리 톤과 미세한 감정, 배경 음악의 울림까지 가려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귀들이 다 잠든  오밤중에도 졸린 귀를 비비며 후반 작업 관련 전화를 받을 때도 많고요. 광고란 게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이다 보니 싫은 소리도 많이 들어야 하고 또 여러 이야기 중의 옥석을 걸러 낼 줄 알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다른 귀들보다 피곤하게 살아가는 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보람 있는 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나 성우들의 좋은 목소리,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산다는 건데요.  제가 아마 세상에서 행복한 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이러한 행복을 잘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 귀들이  있어요. 제가 볼 땐 분명히 청력에는 이상이 없는데 회의 중에 남의 아이디어는 절대 들으려고 하지 않는 ‘회의 중 난청 증상’이 그것이죠.   이런 귀를 가지신 분들의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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