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신간시선] '영혼' 있는 밥집 vs '영혼' 없는 밥집

   얼마 전 우리 동네 유명 피자집 맞은편에 또 하나의 이탈리안 피자집이 생겼다.  인테리어나 규모, 가격 면에서 그다지 빠지지 않는데 몇 주가 지나도 손님이 거의 들지 않았다.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빈자리를 보며 “왜 장사가 안될까?” 하고 무심코 던진 질문에 동생이 주저 없이 답한다.  “영혼이 없잖아요.”  그 역시 한 번도 그곳에서 식사해 본 적이 없다. 브랜드, 디자인, 사람, 간판 등의 총체적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개성과 느낌이 없다는  의미였을 거다.    누구나 돈만 있으면 똑같이 꾸밀 수 있는 시대에 같으면서도 다르고 신경 쓰지 않은 듯하지만 섬세한 정체성과 퀄리티를  드러내 보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요즘 내 정보검색의 주요 필터는 ‘영혼’이다.  영혼이 깃들어 보이는 브랜드와 장소, 아이템이 갖는 특성과 사람들의 미묘한 판단 기준의 변화를 찾는 것이다.    먹거리 식당, 여행에 관한 주제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쉽게 열변을 토하기에 이러한 변화를 가늠하는 가장 좋은 척도가 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언젠가 여유가 되면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대상을 찾아  이 시대의 결핍과 선망의 코드를 읽는다.  예를 들면 이렇다. 덴마크에 사는 한 지인에게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스웨덴 ‘Ett Hem’과 이탈리아 ‘Moravola’부티크 호텔을  추천받았다.  만만치 않은 가격대지만 이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들의 톤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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