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0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Trend & Culture

젠더리스, 융합의 가치를 좇아가다

패션의 기준은 이제 성별이 아니다 성별 파괴 현상의 첫 징조였던 유니섹스의 투사(鬪士)는 기존 질서에 반감을 드러낸 히피들이었고, 특히 여성이 남성복이나 남성의 헤어스타일을 차용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성 주도의 역사와 문화에 반기를 든 여성이 그 주체였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젠더리스 열풍의 주체는 일방적이지 않다. 평소 치마를 즐겨 입는다고 알려진 젠더리스 패션의 세계적 아이콘은 다름 아닌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의 두 아들이다. 젠더리스의 아이콘이 비단 바다 건너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들이 주목하는 가수 지드래곤과 배우 강동원은 특유의 감각과 매력을 앞세워 젠더리스 현상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패션을 통해 “무엇을 입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 입느냐가 중요하다”고 강변한다. 적어도 패션에 있어서만큼은 사회적 성별과 나이가 아닌 ‘스웨그(Swag)’가 추구되고 있는 것이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꽃무늬는 남녀 모두를 위한 것”이라 일갈했고, 미우치아 프라다는 자신은 디자인할 때 “젠더가 아닌 ‘피플’을 생각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밝힌 바 있다. 그런 철학과 의지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제 더 이상 ‘핑크’와 ‘꽃무늬’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남성의 패션은 화려해지고, 여성의 패션은 파워가 강조되는 추세다. 그러니 총량은 같다고 해야 할까. 다양하고 화려한 꽃무늬가 돋보이는 구찌의 남성복 컬렉션. ⓒgucci.com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모호한 프라다 제품들. ⓒprada.com 사람들은 돌잔치 초대를 받으면…

Trend & Culture

펫코노미, 또 하나의 열린 시장?

  시장의 성장판이 열리다 대체 펫밀리 현상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토록 관심을 끄는 것일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1.8%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는 최소한 457만 가구에서 1000만 명 정도가 다양한 반려동물과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2년 전 통계임을 감안하면, 그 수치는 더욱 늘어나 있을 것이다. 게다가 1인 가족 증가와 고령화 사회, 여기에 자녀를 낳는 대신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키우는 ‘딩펫족(Dinkpet)’까지 등장하면서 펫밀리 증가세가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브라질, 일본, 유럽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심화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비즈니스 생태계에도 강한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례를 우리에게만 국한시켰을 때도 그렇다. 2016년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조 2900억 원이었고, 오는 2020년이면 거의 6조 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 최근 국내에서도 도그워커 매칭 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다. Ⓒwoof.kr 기존에는 반려동물 시장이 ‘사료’, ‘동물병원’, ‘미용’ 이 세 가지에 국한돼 있었다. 물론 지금도 가장 큰 시장은 사료일 수밖에 없지만, 이 시장이 ‘고급화’됨과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몸집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보육(?) 기업임을 표방한 워키도기는 최근 ‘도그워커(반려견 산책 도우미)’ 및 ‘방문 펫시터(방문 반려견 보살핌 도우미)’와 견주를 연계시켜 주는 ‘우프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직 우리에겐 생소해 보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Trend & Culture

미니멀 라이프, ‘소유’ 대신 ‘향유’

  한계점에서 시작된 대안적 생존양식 영미권과 일본에서 미니멀 라이프가 태동한 시점은 2010년경으로 유사하지만, 그 배경은 사뭇 다르다. 영미권에서는 “좋은 차에, 넓은 집, 명품을 소유했지만 더 많은 물건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는 공허함을 채울 수 없다”는 철학적 반성을 배경으로 한다. 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란 자연재해를 겪으며 공포에 휩싸인 일본에서는 ‘끊고, 버리고, 떠난다’는 뜻의 ‘단사리(斷捨離)’란 유행어가 큰 반향을 일으키며 미니멀 라이프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구체적 배경은 다르지만, 두 경우 모두 어떤 ‘한계’에 봉착한 시점에서 미니멀 라이프가 발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최근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해답을 공개하면 ①소유 개념의 변화와 ②저성장에 따른 지속적 장기불황, ③1인 가구 증가를 그 배경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 역시 한계에 부딪친 뒤의 선택이란 점에서 영미권이나 일본의 사례와 일맥상통한다.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현대인에게는 두 가지 생존양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돈과 명예, 권력, 지식 등의 소유에 전념하는 ‘소유적(To Have)’ 양식이며, 다른 하나는 물질에 초연하면서 자유롭고 독립적 삶을 추구하는 ‘존재적(To Be)’ 양식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존재적 양식은 참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끊임없이 소유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겐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생존양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니멀 라이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을까?   물건 정리에서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 2~3년 전부터 우리 서점가에도 ‘심플’,…

Trend & Culture

감성의 갑옷을 입고 기술의 창을 들어라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진화 1960년대 ‘컴퓨터를 착용한다’는 개념과 구상이 시작된 이래 스마트폰의 후계자로 총애를 받아온 웨어러블은 그간 상당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비록 2002년 미국의 자이버넛(Xybernaut)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원시적 웨어러블 컴퓨터 ‘Poma’와 시계업체 파슬(Fossil)이 내놓은 스마트 워치 ‘PDA wrist’가 상용화에 실패했지만, 스마트 워치와 안경 분야에서는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왜 하필 시계와 안경이었을까? SF영화에서 보듯 몸에 칩을 장착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착용 가능한 방법이 이 두 가지였기 때문이다. 옷을 컴퓨터로 만들기는 기술적으로 어려웠으니까.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이 점차 깨지고 있다. 일단 패션의 주요 아이템 중 하나인 신발이 스마트의 대상이 된 것이다. 활동량 측정은 물론 조만간 체성분과 땀 같은 분비물을 분석해 건강을 체크해주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이 확실하다. 신체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모자와 전화나 문자 알림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반지에 이르기까지, 패션 액세서리도 웨어러블 기기로 소환되고 있다. 물론 뉴욕 패션쇼에서 선보인 ‘아드레날린 드레스’와 ‘에어로 스포츠 브라’처럼 신체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의류도 상당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뉴욕 패션위크 2016 S/S 콜렉션에서 공개한 인텔의 ‘Adrenaline Dress’ Ⓒintel   패션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접목 아예 패션업체들이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도 하다. IT가 패션으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이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