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7. 1
Cheil Magazine 2017. 1
글 장대련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브랜딩에 대한 담론은 포화 상태다. 그렇다고 브랜딩의 중요성을 소홀히 할 수 있을까? 브랜딩은 단순히 수많은 마케팅 기법 중 하나가 아니라 마케팅의 본질에 가깝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에 어떠한 인식을 심어주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트랜스 시대에는 기업이 기민하게 변화를 수용함으로써 소비자의 니즈를 넘어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따라서 트랜스 시대의 브랜딩 전략은 트랜스 현상을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변화’는 변화를 표현하기에 부족한 단어
우리는 변화가 굉장히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정확히 30년 전에 교수가 돼 강단에 서기 시작했는데, 그 사이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게 됐고 삶의 행태와 가치관 또한 크게 바뀌었다. 경영과 마케팅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과거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이른바 ‘Best Practice’를 따라 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IT강국답게 한국이 혁신을 주도하기도 한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휴대폰과 인터넷의 결합, TV와 쇼핑의 결합이 불과 얼마 전 일어난 일인데도 먼 옛날부터 그랬던 것처럼 당연시한다. 이제 이런 이종결합이 더는 새롭지 않다. 이런 시대에 ‘변화’라는 단어는 복잡 미묘한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변화라는 말을 대체할 수 있는 뭔가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융합과 통섭을 넘어서는 개념, 트랜스
한국 사회, 경영, 그리고 마케팅은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고 있다. 변형은 영어로 ‘Transform’이라고 번역되는데, 이 단어의 접두사인 ‘Trans’는 라틴어에서 온 말로 ‘저편’, ‘~을 건너서’라는 뜻을 가졌다. 트랜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잘 설명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로 맞물리고 있는 시대이다. 각각의 영역에 속해 있던 요소들이 서로 깊숙하게 연결됨으로써 각각의 영역을 초월하고, 구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한다. 이런 변화와 변형을 함축하는 개념이 바로 ‘트랜스’다. 그래서 트랜스는 단순히 서로 섞이는 융합이나 통섭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트랜스를 접두사로 하는 단어들, 예컨대 전이(Transfer), 수송(Transport), 초월(Transcend) 등과 같은 말들은 우리가 어떻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시사한다. 변화는 강한 바람과 같다. 그 바람을 억제하기는 힘들지만 그 바람을 잘 활용한다면 에너지, 물체 또는 사람의 전이, 수송 또는 초월이 가능하다. 트랜스 마케팅의 핵심 철학은 무엇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수용하면서, 이를 유용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변화를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
그런데 기업이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말만큼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❶기업의 규모가 지나치게 클 경우 변화를 위해 바꿔야 하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처럼 회사 직원이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경우 그들 모두에게 변화를 요구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따라서 조직이 클수록 혁신을 수용하는 문화와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또한 변화의 신호가 약하게(Weak Signal) 왔을 때에도 그 잠재적 여파를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트래킹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❷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는 현재 성과에 대한 만족과 과신 때문이다. 잘 알려진 ‘원숭이의 덫’처럼 많은 기업이나 사람들은 생사를 가르는 변화 앞에서도 먹이만 움켜쥐고, 나중에 어떤 뒷감당을 해야 하는지 직시하지 못한다. 하지만 때로는 생존이나 성장을 위해 내려놓기 싫은 것도 포기하고, 과감히 변신할 줄 알아야 한다. 바꿔 말해 <겨울왕국> 노래처럼 ‘Let it go!’ 해야 한다.
생존과 미래에 대한 비전, ‘2F VSA’ 로드맵
트랜스 브랜딩은 기존 브랜딩 방식보다 더 변화에 적합하고 확장된 커뮤니케이션으로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해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다. 빛이 프리즘을 거치며 다양한 색으로 굴절되는 것처럼 기존의 패턴이 어떤 매개체를 통해 초경험적 패턴으로 표현되는 것을 ‘트랜징(Transing, 변형성)’이라 한다. 즉 트랜징은 트랜스 현상에 대한 작동 원리라 할 수 있다.
▲ 대표적인 트랜스 브랜딩 사례인 구글 크롬. 다양한 기기 환경에서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크롬은 현재 웹브라우저 점유율 1위이다. 사용자 중심 철학을 시장에서 증명한 셈이다.
생존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이에 맞는 적합한 트랜징을 설계하는 프레임워크가 ‘2F VSA’ 로드맵이다. 여기에서 2F는 ‘Flexible Fit’의 약자이고 VSA는 Vision, Strategy, 그리고 Action의 약자이다. 아래 다이어그램을 통해 나는 내가 추구하는 트랜징을 예시로 나타냈는데, 이처럼 트랜스 개념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입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Flexible과 Fit의 비율을 조율하라
지금부터 개인적인 얘기를 통해 ‘2F VSA’ 로드맵을 설명하겠다. 미래에 대한 나의 포부는 전문성을 더 다양화해 전달력과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이 점은 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는 오랫동안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수많은 제자를 키웠고, 학술 논문과 저서를 통해 영향력을 학교 밖으로 넓혔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세계적인 플랫폼인 코세라에 인터넷 공개 강의(MOOC)를 여러 개 개설하면서 세계 곳곳의 외국 학생들에게도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트랜스 시대에 경영학이라는 테두리 하나만을 고수하는 것이 답답할 때가 많았다.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 트랜스 연구의 일환으로 ‘Trans Media Storytelling’을 접하게 됐고, 영상 매체의 영향력에 더 깊은 관심과 믿음을 갖게 됐다.
트랜징 프레임워크에서 Fit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야 하는 전략을 의미하고, Flexible은 변신을 위해 새로이 추구해야 하는 부분을 뜻한다. 특정 기업이나 사람, 그리고 직면하는 변화의 여파에 따라 Flexible과 Fit의 비율이 다를 수밖에 없고, 변화로 인해 예상되는 임팩트가 크다면 Flexible 전략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크리에이티브의 승패? 결국 경영이 해답
나는 안정적인 직종에 종사하므로 Fit에 해당되는 교수직에 앞으로도 계속 전념하려고 한다. 그러나 Fit만 가지고 장기 비전을 성취할 수 없음을 인지하면서 Flexible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고, 독립 단편 연출을 시도했다. 대학 시절 영화 감상 수업들을 수강하고 이후에 짧은 영화 제작 코스를 이수한 경험이 있었기에 단편 기획은 대수롭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연출을 하면서 아무리 짧은 단편일지라도 이에 수반되는 비용은 물론 제작에 필요한 전문 배우, 촬영 감독, 편집인, OST 작곡가 등 인력을 동원하고 감독하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도전임을 경험했다. 30년 동안 대학에서 광고론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크리에이티브 부분을 항상 강조해 왔으나, 그 기획과 구현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영화 연출을 하면서 몸소 체험한 것이다.
▲ <Call Coho> 촬영 현장
처음에는 영화 제작이 재미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면 이제는 제작하면서 겪는 여러 기획 단계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내는 소통 과정에 크나큰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제작을 하면서 내가 오랫동안 가르친 ‘경영’의 진정한 의미를 찾았다.
광고를 비롯한 모든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겠지만, 승패는 결국 경영에 있다. 그 깨달음에 의거해 나는 소속 경영대학원에 단편영화 제작 코스를 개설했고, 그 과목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크리에이티브의 개념 발굴과 구현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크리에이티브의 개념과 구현이 왜 같은 것이 아닌지, 그리고 둘 간의 괴리를 좁히려면 경영 전공에서 얻은 다양한 스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트랜스 시대의 브랜딩 전략
기업이나 사람 모두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변화가 독이 될 수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변화를 잘 수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❶우선 미래를 잘 설계하고, 동시에 현재 하고 있는 일 중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❷뿐만 아니라 때로는 장기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보유하지 않았지만 새로이 배양시켜야 할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 과정은 매우 어렵겠지만, 성과에 관계 없이 그 과정 자체로 나이나 단계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브랜딩은 소비자의 입맛에 적응해야 함은 물론 새로운 수요 창출에도 골몰해야 한다. 때문에 브랜딩 현장에서 트랜스 현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한다면 세상의 트렌드를 새롭게 파악할 수 있다.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두 개 이상의 분야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메타 콘셉트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 이것이 바로 트랜스 시대를 사는 기업이 받아들여야 할 트랜스 브랜딩 전략이다. 트랜스 브랜딩은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시장과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포용하는 시도다.
*필자 소개
장대련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마케팅학회 회장이다. 최근 저서로는 『Mastering Noon Nopi』, 『트랜스 시대의 트랜스 브랜딩』, 『마케팅 서바이벌』 등이 있다. 시사적인 경영 이슈에 관해 Harvard Business Review Online에 블로깅 활동을 하고 있다. 독립 단편영화 <I, Profess>, <Call Coho>를 기획 및 감독했으며, <Call Coho>는 ‘Los Angeles Indie Film Festival Awards’에서 최우수 해외단편상을 수상했다.
Cheil Magazine 2017. 1
글 편집실
기업들이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기업의 전용 서체 개발은 패션, 금융, 배달 앱, 유통산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확산되는 중. 이제까지 기업을 대표하는 디자인 하면 로고와 심볼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서체까지 가세해 기업의 브랜딩 전략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용 서체는 단지 기업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넘어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좋은 글씨체 하나를 만드는 것은 사람들 마음에 다리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라는 말처럼 최근 불고 있는 서체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하는 ‘다리’ 역할과 진배없다.
오래된 커뮤니케이션 방식
이메일과 메신저를 사용하는 요즘에는 다른 사람의 필체를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이메일 대신 편지를 쓰고 메신저 대신 쪽지를 보내던 과거에는 친구들 얼굴을 식별하듯 필체도 구별할 수 있었다. 앙증맞은 글씨, 또박또박 야무진 글씨, 기교 없이 소박한 글씨 등을 보면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대충 흘려쓴 글씨나 힘 없는 글씨를 보면 기분 상태까지 짐작이 가능했다. 이처럼 필체는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였다.
▲ 서체는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다
이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어머니가 떡을 썰 때 한석봉이 왜 그 옆에서 글씨를 썼겠는가.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글씨는 선비의 인격이자 학식을 대변했다. 추사 김정희가 추앙받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추사체라는 독특한 글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글씨를 통해 서로의 학문적 기량을 견주며 소통했다.
기업에게는 ‘서체’가 그러한 역할을 한다. 서체는 예전부터 로고, 심볼 등과 함께 기업의 CI를 구축하는 브랜딩 요소로 활용돼 왔다. 서체는 브랜드 잔상으로 남아 소비자의 뇌리에 기억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순히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환으로 서체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이 주체적으로 서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이전까지 서체는 전문 디자인 회사에서 개발하는 것이라 생각했으며, 주요 타깃 또한 디자이너를 겨냥했다. 그런데 기업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용 서체를 개발해 배포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그 이유를 알기 전에 무료로 배포 중인 서체들을 먼저 감상해 보자.
무료니까 걱정 뚝!
가장 눈에 띄는 기업 전용 서체는 배달 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이 선보인 한나체, 주아체, 도현체, 연성체 4종 세트다. 배달의민족은 2012년 한나체를 필두로 서체 무료 배포를 시작, 2016년 한글날에는 연성체를 배포했다. 이 서체들은 총 10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서체명은 모두 직원들의 자녀 이름을 딴 것으로, 이름뿐 아니라 서체 자체도 소박하며 친근감 있는 느낌을 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서체들은 1960~7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동네 간판이나 가판대 글씨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래서 키치적인 느낌, 복고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배달의민족은 개발한 서체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배민문방구에서 판매 중이다.
▲ 전용 서체를 다양한 생활용품에 적용한 배달의민족 ⓒstore.baemin.com
티몬(티켓몬스터)은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전용 서체를 내놓았다. 한글 서체 몬소리체와 영문 서체 티움체가 그것으로, 이들 서체는 티몬이 진행 중인 몬소리 캠페인의 일환이다. 몬소리 캠페인은 고객이 힘들고 지칠 때 무심코 내는 혼잣말을 ‘몬소리’로 정의하고, 이를 동화로 엮어 낸 캠페인. 고객 불만을 티몬의 캐릭터 ‘티모니’가 해결해 준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몬소리체와 티움체는 부드러우면서도 동시에 강한 느낌이 공존하는데,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티몬의 지향점이 서체에도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 몬소리체로 만든 티몬의 옥외 광고 ⓒ티몬 크리에이티브센터
식음료 분야에서는 빙그레가 한글날이자 자사 창립일인 지난 2016년 10월 9일 빙그레체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빙그레체는 건강, 행복, 미소 등의 콘셉트가 담긴 서체로, 자사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의 패키지 로고에서 착안해 디자인됐다. 따뜻하며 포근한 이미지가 특징이다. 한편 대상은 2014년 청정원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청정원 명조체와 청정원 고딕체 2종을 배포했다.
롯데마트도 국내 대형마트 중에서는 처음으로 일찌감치 전용 서체를 선보였다. 헤드라인용 행복체와 본문용 드림체가 포함된 통큰서체 패키지는 고객과의 유대감 및 친근감을 서체로 표현해 냈다.
이 외에도 네이버의 나눔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체, 야놀자의 야체 등도 모두 무료 서체이다. 이들 기업 전용 서체에는 비상업적 용도에만 사용이 허가되는 서체가 있는가 하면 상업적 용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서체가 있기 때문에 매뉴얼을 잘 숙지한 뒤 사용해야 한다.
▲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의 빙그레체 ⓒ빙그레체 갤러리
전용 서체 개발, 결국 디지털 환경에서 기인
국내에서 전용 서체에 관심을 보인 첫 번째 사례는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삼성과 LG가 신용카드 업계를 양분하고 있던 시절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누가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는 현대카드만의 ‘유앤아이’ 전용 서체를 만듦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서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전략은 점차 진화해 왔으며,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현대카드의 유앤아이 서체와 달리 무료로 배포해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서체 개발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런데 왜 기업들이 서체 개발에 뛰어들고, 이를 무료로 배포하는 걸까?
❶우선 전용 서체는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일조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전용 서체가 효과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서체를 통해 해당 기업에 친숙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처럼 친밀도가 높아지면 신뢰가 생기고, 신뢰는 곧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서체는 기업의 로고나 심볼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사용할 수 있으며, 바이럴을 통해 사용자 체험을 확장할 수 있다. 결국 전용 서체의 무료 배포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 함으로써 유대감을 강화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❷과거에는 일반에 공개된 무료 서체라 할지라도 개인적 이용에 국한되거나 배포 및 전송이 금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전용 서체가 없는 기업들이 이런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무료 서체를 사용하다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최근 배포되는 무료 서체 중에는 상업적 이용은 물론, 수정까지 허락하고 있어 저작권 침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❸전용 서체 개발 트렌드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디지털 시대의 개막이다. 디지털은 가장 아날로그적이라고 생각됐던 서체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전용 서체 개발의 필요성을 야기했다. 인쇄용 아날로그 서체는 디지털에 그대로 적용했을 때 가독성에 문제가 생긴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글자가 더 작아보인다든지 선명도가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얘기.
KT의 경우도 기존에 만들어 놓은 올레체가 있었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올레체를 리뉴얼한 올레 네오체를 만들어 사용 중이다. 이처럼 SNS를 통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요즘 손바닥만 한 모바일 화면에서 기업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려면 가독성은 물론 기업의 개성이 담긴 서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체 마케팅, 이것이 관건
기업들이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서체 개발도 의미 있는 작업이지만, 그보다는 개발한 서체를 소비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만들었건만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전용 서체는 통합 캠페인을 통해 충분한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전용 서체가 유행이라고 해서 단시간 내에 성과를 보겠다고 덤벼들면 안 된다. 무분별한 전용 서체 개발은 오히려 시각 공해를 일으킬 수 있고, 기업 이미지에도 흠을 입힐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체는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인 끝에 결실을 맺었다. 소비자들은 정성이 깃든 서체와 그렇지 않은 서체를 구별할 줄 안다.
▲ 긴 시간 동안 정성을 들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체 Ⓒamorepacific.com
서체에 스토리텔링을 담아 내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요즘은 기업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서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충남 아산시는 이순신체와 이순신돋움체를 배포했으며, 경기도 포천시도 오성과한음체, 막걸리체를 선보였다. 이 서체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지역의 스토리텔링이 가미됐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의 화장품 회사 러쉬는 천연 재료를 사용해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러쉬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판매하는 영국의 마켓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글씨를 바탕으로 서체를 만들었다. 이처럼 브랜드의 콘셉트를 서체에도 일관성 있게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소개했던 배달의민족 역시 B급, 키치, 유머, 복고 등의 브랜드 콘셉트와 어울리는 서체를 개발했다. 만약 배달의민족이 세련되고 말쑥한 서체를 개발했다면 100만 다운로드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서체 마케팅은 이처럼 서체를 통해 일관성 있는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 배달의민족 서체 다운로드 ● 티몬 서체 다운로드 ● 빙그레 서체 다운로드 ● 롯데마트 서체 다운로드 ● 아모레퍼시픽 서체 다운로드 |
Cheil Magazine 2017. 1
이크종
Cheil Magazine 2017. 1
글 김지수 프로 비즈니스 8팀
스마트워치에 대해 호의적이었던 2015년과 달리 2016년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IT/경제 분야의 주요 이슈 목록에 오르지도 못했을뿐더러 소비자의 반응도 차가웠다. 그런 상황에서 기어 S3는 기존 스마트워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화법을 찾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 감성적 연대를 이룰 수 있었다.
2015년의 성공
2015년, 스마트워치는 IT/경제 분야의 주요 키워드였다. 다수의 IT 전문가가 스마트워치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예측했고,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참여했다. 웨어러블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해 온 삼성전자 역시 기어 S2를 출시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 2015년 출시된 기어 S2 ⒸSamsung
이러한 분위기에서 우리는 기어 S2의 혁신성과 경쟁 제품 대비 차별점을 강조해 시장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이를 위한 캠페인을 기획했다. ‘원형 디자인’과 ‘휠 UX’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워, “돌려라”라는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슬로건 아래 TV광고와 휠 퍼포먼스 같은 온/오프라인 IMC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높은 판매량과 캠페인에 대한 클라이언트 및 소비자의 호평 속에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
그러나 2016년, 스마트워치는 더 이상 IT/경제 분야의 주요 이슈가 아니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스마트워치의 구매 명분을 찾지 못했고, 신규 제품 출시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 또한 차가웠다. “스마트워치는 테키(Techie)들의 장난감”이라는 어느 기자의 말이 이러한 상황을 적확히 대변했다. 판매량은 예상치를 하회했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 예상보다 이른 침체기가 찾아온 것이다. 2015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기어 S3 캠페인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선 회의감이 지배하는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 해답으로 우리는 ‘전장(戰場)의 전환’을 제시했다. 즉 ‘스마트워치’라는 IT 카테고리를 벗어나 ‘일반 패션시계’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 IT 기기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뿐만 아니라, 스마트워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일반 패션시계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까지 커뮤니케이션 타깃을 확장하고자 함이었다. 다만 ‘어떻게’ 새로운 시장으로 발을 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다.
드디어 기어 S3를 만나다
“우와, 그냥 시계 같은데? 디자인 잘 빠졌다.”
기어 S3를 처음 만난 우리가 내뱉은 첫마디였다. 전작의 원형 베젤과 직관적인 휠 UX는 물론 정교한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찾기 어려운, 일반 패션시계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시계’ 디자인이었다. 물론 기능도 뛰어났다. 단독 통화 기능, 내장 GPS, 고도기압계 탑재 등 IT 기기로서 눈여겨볼 만한 혁신적인 기능이 많았다.
▲ 2016년 출시된 기어 S3 ⒸSamsung
시계다운 디자인에 주목하라
기어 S3를 본 순간, ‘전장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존 스마트워치의 투박한 디자인은 일반 소비자가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데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장벽이었다. 하지만 기어 S3의 디자인으로 그 벽을 허물 수 있을 것 같았다. 디자인이 일반 시계처럼 더욱 정교해진 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로써 ‘스마트워치’지만 ‘스마트워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어 S3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첫 걸음은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화법을 찾는 것이었다. IT 카테고리에서 스마트워치를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했던 방법은 그 제품의 차별적인 성능을 강조하는 것. 기어 S2의 원형 디자인과 휠 UX를 소구했던 2015년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패션시계 시장에서의 화법은 달라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어 S3가 가진 비교 우위의 성능이 아니라, 시간의 가치를 담는 시계로서 디자인과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에서 택한 우리의 화법이었다.
스마트시계 광고의 새로운 접근, 새로운 화법
TV광고 형식도 달라야 했다. 사용성을 각인시키는 것을 넘어,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일반시계로서의 감성과 시간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24시간 마라톤을 달리는 남자, 산악 자전거를 타는 남자, 그리고 홀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는 남자의 고군분투. 직업적인 성공이나 거창한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 내는 평범한 30대 남자들의 시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한 ‘1초씩. 되고 싶은 나를 향해.’라는 카피를 통해 시간의 가치와 노력의 감동을 충분히 표현해 냈다. 기어 S3 TV광고는 많은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표인 기어 S3 제품과 소비자 간 ‘감동’이라는 감성적 유대(Emotional Bonding)가 실제로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 기어 S3 TV광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다
기어 S3의 시계다운 디자인 가치는 다양한 접점에서 계속 강조됐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론칭 이벤트에 들어서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단번에 끈 것은 실물 제품과 싱크로율 100%의 대형 ‘기어 S3’ 목업(Mockup)과 시계 화보 형식으로 구성된 LED 스크린 영상이었다. 기어 S3의 디자인을 이미지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기어 S3 시계 화면과 대형 LED 스크린 영상이 인터랙션하며, 상황별 사용성까지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다채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콘셉트로 꾸며진 미니 테이블에서 기어 S3 착용 샷을 촬영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해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SNS에 착용 샷을 올리도록 유도했는데, 약 1만 3000장의 잡지 화보가 SNS에 공유된 셈이다.
▲ 기어 S3 타임스퀘어 론칭 이벤트
기어 S3는 보다 적확한 타깃을 찾아가기도 했다. 지난 11월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펼쳐진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클 축제 ‘2016 투르 드 프랑스 레탑 코리아(L’etape Korea by Le Tour de France)’에서 ‘기어 S3 체험존’을 이틀간 운영했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아웃도어 활동을 사랑하는 타깃 소비자들에게 그들의 라이프에 최적화된 기어 S3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 2016 투르 드 프랑스 레탑 코리아 이벤트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말하는 시간의 가치, 그리고 기어 S3
시간의 가치를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어 S3 인플루언서를 선정했다. 또한 시간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그들이 사용하는 기어 S3에 대한 선망성을 키우고자 했다. 뮤지컬 배우 윤형렬, 포토그래퍼 구영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성과를 이룬 5명의 인플루언서를 선정하고, 그들의 라이프 스토리를 통해 기어 S3의 디자인과 혁신적인 사용성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패럴럭스(Parallax)란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기어 S3를 사용하는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강렬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 패럴럭스 기법을 활용한 영상. 탁의성(위)과 제임스 후퍼(아래) 편. Ⓒhttp://www.samsung.com/sec/gear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부심
‘전장의 전환’은 새로운 시도였다.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 속에 새로운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캠페인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다행히 그러한 고민들이 소비자의 호응으로 돌아왔다. 출시 10일 만에 2만 5000대가 판매되며 제품 품귀 현상까지 일어났다. 또한 기어 S2 대비 3배 이상 수준의 판매를 올리며 기어 S3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AE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던 ‘고군분투’의 시간들이었다.
기어 S3는 또 다른 혁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7년 초에는 기어 S3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시계다운 디자인에 감탄하고 첨단 사용성에 또 한 번 놀랄 수 있는 다채로운 캠페인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Cheil Magazine 2017. 1
글 이정석 프로 이예훈 CD팀, 김성준 프로 비즈니스12팀
건강을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117년 역사의 정관장은 너무나 익숙한 홍삼 대표 브랜드다. 그러나 정관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기존 고연령대의 소비자를 넘어 더 젊은 타깃까지 끌어들이고 싶었다. 마침 홍삼정을 스틱 파우치에 담아 섭취하기 간편한 ‘에브리타임’이 출시됐고, 이를 기점으로 2015년부터 젊은 층을 겨냥한 본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됐다.
1차적으로 젊은 고객의 유입을 늘리는 데 성공한 에브리타임은 2016년 하반기 캠페인 역시 더 많은 영 타깃을 끌어들이는 데 목표를 뒀다. 이번에는 단순히 정관장의 소비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에서 나아가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이자는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점이었다.
제품에서 출발하다
광고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여러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우리는 제품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홍삼=힘, 에브리타임=모든 순간
홍삼은 힘을 나게 한다는 에브리타임의 물리적 특성과 정신적으로 지치고 힘들 때 사람들이 홍삼을 찾는다는 심리적 특성에 착안해 “힘내야 하는 모든 순간, 1포하라”라는 슬로건이 도출됐다. 에브리타임이 주는 소비자 이점을 몸 건강에서 마음 건강까지 정서적으로 확장한 슬로건이 결정되자, 다음 단계는 영 타깃들이 힘내야 하는 순간을 찾는 것이었다.
1포 유발자들에게 주목하다
영 타깃들이 힘내야 하는 순간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었다. 매일매일 빛나는 청춘을 회사에 바쳐 살고 있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에 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헬요일’, ‘프로 야근러’ 등의 단어만으로도 알 수 있듯 녹록지 않은 우리네 직장인들의 애환. 그리고 그런 설움을 달래 주는 에브리타임을 보여 준다면 우리는 충분히 영 타깃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과도한 업무 강도, 꽉 막힌 조직 생활 등 무수히 많은 짜증나는 순간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직장인의 애환이 주로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입사원에겐 힘든 상사가 있고, 상사에겐 철부지 직원이 있다. 직장 혹은 직장 밖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동료들이 바로 에브리타임을 찾게 만드는 1포 유발자들인 것이다.
▲ <숟가락> 편 TV광고
1포유발자들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순간, 에브리타임 1포하고 다시 힘내라는 메시지 아래 세 편의 TV광고가 제작됐다. 일할 때는 보이지도 않다가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귀신처럼 나타나 숟가락만 살짝 얹고 가는 상사를 다룬 <숟가락> 편, 금요일 퇴근 시간만 되면 망부석처럼 변해 회사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팀장님을 다룬 <망부석> 편,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아양을 떠느라 물개로 변해 버린 얄미운 동료를 다룬 <물개> 편이 그것이다.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조정석을 주인공으로 권혁수, 이시언, 유재명, 신혜선까지 총 5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드림팀으로 뭉쳐 열연을 펼친 끝에 에브리타임의 광고가 마침내 2016년 11월 온에어됐다.
▲ <망부석> 편 TV광고
▲ <물개> 편 TV광고
영 타깃의 눈높이에서 보다
세 편의 TV광고 외에도 우리는 영 타깃을 좀 더 집중 공략하기 위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카툰 작가 양치기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치기는 이미 SNS에서 공감 가는 회사생활을 그린 한 컷으로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던 상황. 다양한 브랜드가 양치기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브랜드들과는 차별화해 그의 콘텐츠를 활용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우리는 양치기의 한 컷을 실사로 옮기기로 했다. 양치기의 그림을 5명의 배우들이 현실로 풀어낸 결과 임팩트 있는 바이럴 영상 네 편이 제작됐다.
▲ 바이럴 <청춘> 편
▲ 바이럴 <보고서> 편
▲ 바이럴 <실어증> 편
지면 광고 역시 “에브리타임을 1포하라”는 콘셉트 아래 색다르게 연출됐다. 마치 총을 쏘는 것처럼 에브리타임을 겨누고 있는 비주얼은 영화 포스터를 연상시키며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에브리타임 인쇄 광고
직장인의 필수템이 되다
“힘내야 하는 모든 순간, 1포하라”는 명확한 메시지와 공감 가는 스토리로 현실과 광고의 조화를 이끌어 낸 에브리타임 캠페인은 2016년 12월, 2015년 11.4%였던 브랜드 인지도가 무려 80.4%까지 올라가며 성공적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 또한 캠페인이 집행된 지 2주 만에 전년 대비 매출이 316% 상승하면서 2016년 매출이 1000억 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어느새 에브리타임은 직장인의 필수템이 됐고, 캠페인 초기에 삼았던 영 타깃 확장이라는 목표는 이미 이룬 지 오래이다. 사람들이 에브리타임과 함께하는 사진들을 찍어 SNS에 너 나 할 것 없이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진심을 전달하다
그러나 그 어떤 수치적인 결과보다도 자랑스러운 건 에브리타임이 진심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매일매일이 고되고 힘든 직장생활, 그 속에서 오늘도 버텨 내고 있는 모두에게 에브리타임은 힘이 되고 싶었다. 그 마음이 소비자에게도 전달됐다고 믿기에 에브리타임 광고는 광고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오늘도 직장에서 혹은 직장 밖에서 또 하루를 살아 내고 있을 당신. 에브리타임과 함께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 말고.
Cheil Magazine 2017. 1
글 배가브리엘 프로 Beyond전략팀
디지털 테크놀로지 컨퍼런스 ‘웹서밋’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됐다. 웹서밋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들을 포괄한다. 올해는 AI, 자율주행, 빅데이터, SaaS(Software as a Service)에서 패션, 뮤직, 헬스케어, 핀테크까지 다양한 주제로 21개의 서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 2016년 웹서밋 하이라이트 Ⓒ web summit.net
디지털은 모든 것이지만, 모든 것이 디지털은 아니다
이번 웹서밋의 서브 컨퍼런스 중 특히 디자이너, 콘텐츠 제작자, 에이전시, 미디어 종사자들이 집결하는 <크리에이티프(Creatiff)>와 <콘텐츠메이커스(ContetnsMakers)>는 웹서밋을 이루는 거대한 기둥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IDEO의 디자인 디렉터 앤 파스칼과 할리우드 배우이자 히트레코드 설립자인 조셉 고든 레빗이 연사로 참여하며 열기를 더했다.
만 이틀 또는 사흘에 걸쳐 진행된 크리에이티프와 콘텐츠메이커스는 나머지 컨퍼런스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일관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블리파 CEO 앰버리시 미트라의 말을 인용하자면, “디지털은 모든 것이나 모든 것이 디지털은 아니다(Digital is everything but not everything is digital).” VR, MR 및 다양한 인터랙티브 솔루션이 발전하면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술에 빠져들지만, 기술 자체에 지나치게 몰입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의 특징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 앰버리시 미트라 세션 <Augmented Reality: Why everything is not all digital?>
Ⓒtwitter.com/rishmitra
이번 웹서밋에서 앰버리시 미트라의 말이 여러 세션을 통해 거듭 반복됐다는 점은 일견 아이러니해 보인다. 그러나 이는 이미 다양한 콘텐츠 테크놀로지가 단지 발화의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일반 사용자들에게 널리 전파되는 중이며 심도 있는 논의를 동반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발전하는 콘텐츠 테크놀로지, ‘기술은 스토리를 따라간다’
블리파는 AR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실제 이미지를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AR 콘텐츠를 제공하는 ‘비주얼 디스커버리’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작년 8월 약 54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매직리프 및 마인드메이즈와 함께 가상현실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엘리트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다.
▲ 이미지를 인식시킬 경우 현실 위에 가상 이미지를 ‘얹어서’ 보여주는 블리파 플랫폼 ⒸBlippar
이 회사의 CEO 앰버리시 미트라는 콘텐츠의 핵심은 AR, VR, MR 같은 기술이 아니라 스토리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혁신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디지털로 환원할 수 없는 요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지 기술적으로만 보더라도, AR은 현실 위에 디지털 이미지를 ‘얹는(Augment)’ 기술이고 MR은 현실과 디지털을 ‘융합(Mix)’하는 기술이므로, 가상 이미지가 현실로부터 유리되지 않게 하는 점이 중요하다. 둘 다 얼마나 현실과 디지털을 설득력 있게 결합시키는지 여부가 콘텐츠의 질을 판가름한다. 즉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매끄러운 연결이야말로 사용자들의 주목도를 높이고 몰입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리파의 강점은 둘을 이어주는 스토리텔링에 있으며, 하이네켄과 함께 진행한 <전설의 7인(The Legendary 7)> 캠페인이 일례다. 블리파는 농부들의 삶을 AR 콘텐츠로 제작할 때 실제로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등지에 거주하는 농부 7명의 삶을 기반으로 삼아 소비자가 더 깊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했다.
▲ 블리파의 하이네켄 캠페인 <전설의 7인>
MR과 AR이 VR보다 우세한 이유, 자연스러운 UX
VR은 2016년 초 MWC, CES, SXSW 등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열광적 기술(Fanatic technology)’이며, 게임이나 영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앞으로 가장 우세를 점할 콘텐츠 테크놀로지는 AR 또는 MR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VR은 사용자에게 HMD와 콘트롤러 같은 하드웨어에 의존할 것을 요구하며, 현실로부터 사용자를 고립시킨다. 반면 AR과 MR은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 현실과 가상이 자연스럽게 겹칠 수 있도록 하며, 사람을 콘텐츠에 매몰시키기보다는 전체 환경을 구성하는 일부로 만든다.
현재 홀로렌즈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 MR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매직리프뿐만 아니라 블리파나 글리프 같은 경쟁사들은 모두 HMD 없이도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사람의 안구에 직접 빛을 쏘아 상이 맺히는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구글 ATAP의 이반 푸프례프는 “10년 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라며 앰버리시 미트라의 세션에 힘을 더했다. 이반 푸프례프는 <인터랙티브한 만물(Interactive everything)> 세션에서 ‘프로젝트 솔리’의 결과물인 제스처 인식 기술을 시연하며 앞으로 마우스 및 기타 콘트롤러 없이도 정교한 MR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인공지능의 도전 혹은 가능성, 인터랙티브 콘텐츠
이번 웹서밋의 거대 키워드 중 하나였던 인공지능의 발달 역시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만약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의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면, 그가 관객과 자유롭게 인터랙션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취하게 된다면 제작자는 어떻게 스토리라인을 구성해야 할까? 주인공이 결정을 내리는 특정 지점마다 스토리는 가지를 치며 뻗어나가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제작자는 관객과 주인공의 인터랙션을 설계하는 데에서부터 어떤 결말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당장 많은 제작자기 직면하고 있는 고민 중 하나다. 현재 VR이 게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VR을 활용한 영화 역시 게임 개발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에서는 이런 ‘자율적인 주인공’이 당연하게 여겨질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도 점차 고도화되는 바, 영화 제작자들도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에게 보다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컨대 스위스 기반의 콘텐츠 스타트업 CtrlMovie는 관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인터랙티브 영화를 제작 및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세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영화 <Late Shift> 제작을 마치고 앱스토어에 론칭하기도 했다. <Late Shift>는 관객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 CtrlMovie의 인터랙티브 영화 <Late Shift> 메이킹 필름 Ⓒ Late Shift
커뮤니티를 공략하는 콘텐츠, 괴짜와의 연대
MR,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로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인상적인 각인을 남기기 위함이고, 소비자의 감정이입은 결국 스토리에 좌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스토리가 새로운 기술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소비자의 몰입을 증진시킬까? 윌리엄 서전트가 예로 든 <화성 견학(Fieldtrip to Mars)> 프로젝트에서 핵심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관계를 시사하는 <화성 견학> Ⓒ Lukas-Pierre Bessis
여태껏 VR은 소비자를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시공간으로 ‘순간 이동(Teleport)’시키는 방식으로 이용됐으나, 현실과 차단된 스토리텔링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화성 견학> 프로젝트는 버스 한 대를 화성으로 순간 이동시켰다. 그러나 버스 안에 탑승한 아이들, 즉 콘텐츠 감상자들에게 오히려 ‘현실’, ‘진짜’라는 감각을 고무시킨다. 함께 콘텐츠를 감상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이 강화된다. <화성 견학>은 ❶현실로부터 유저를 차단하지 않는 스토리를 만든 후 ❷기술의 힘을 빌려 스토리를 최적의 형태로 구현하고 ❸사용자의 커뮤니티를 공략해 현실과 연결고리를 형성 및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취향을 가진 ‘괴짜’들을 공략하는 이미지 호스팅 플랫폼 임거 ©imgur.com
하우즈(Houzz), 팬시(Fancy) 같은 스타트업들이 이른바 콘텐츠,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3C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했듯이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주고 받는 영향력은 강력하다. 특정 커뮤니티의 연대를 얻는 순간 콘텐츠는 빠른 속도로 전파되며, 바이럴이 또 다른 콘텐츠를 형성하는 선순환을 낳는다.
2009년 설립된 이미지 호스팅 플랫폼 임거(Imgur) 역시 ‘모바일을 과용하는 10대 괴짜들(Teenage Geeks Overdosing Mobile’을 공략해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괴상하거나 소름끼치는 ‘짤방’ 같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틈새시장의 소비자들을 타깃팅한 바, 현재 임거는 약 3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CEO앨런 샤프가 틈새 커뮤니티의 공략이 매우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한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의 약 25%가 자신을 ‘디지털 괴짜’라고 응답하고 있고,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앨런 샤프는 콘텐츠 제작자나 마케터들은 콘텐츠 기획에서 배포까지 틈새 커뮤니티와 연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3D 프린팅과 AI를 포함하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고민
이 외에도 3D프린팅, 인공지능, 인터랙티브 UI와 UX 등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에 부합하는 크리에이티브 및 콘텐츠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펼쳐졌다. ‘기계의 역량’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과 ‘인간의 역량’이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의 공존에 있어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 심도 있는 이야기가 진행됐다. 오토캐드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오토데스크의 대표 칼 바스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드론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도시가 스스로 똑똑해지는” 사회에서 디자이너가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3D 프린팅의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회의주의자들의 염려와는 달리 컴퓨터는 인간의 작업을 일부 대체하는 동시에 인간을 위한 새로운 직업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칼 바스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혁신 기술로, 전통적 제조 과정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자체에 대한 직업적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이 경우 디자이너가 과거 수행해 왔던 업무는 분명 대체될 수 있지만, 더 복잡하고 정교한 수준의 산출물을 신속히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알고리즘을 고민하는 업무가 디자이너에게 새롭게 부여될 것이다.
▲ 칼 바스 세션 <3D printing our way to advanced manufacturing> ⒸRishi Vadher
위의 두 컨퍼런스 외에도 <뮤직 노트>, <모덤>, <판다컨퍼런스>를 비롯해 그 외 컨퍼런스의 여러 세션에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됐다. 확실히 새로운 기술들은 기존의 디자이너 및 제작자가 맡았던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메칸 에릭슨 일본 지점이 제작한 <Clorets Mint> 크리에이티브는 비록 실질적인 업무를 대부분 인간이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인공지능 CD가 개입한 광고로 꼽히고 있다.
▲ 최초로 인공지능 CD가 제작한 광고로 꼽히는 매칸 에릭슨 재팬의 <Clorets Mint> Ⓒクロレッツ
그러나 분명한 것은 콘텐츠의 중심은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세계에 기반한 스토리에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물리적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스토리가 좋은 디지털 콘텐츠를 탄생시키며, 반대로 테크놀로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순간 콘텐츠는 윌리엄 서전트의 말처럼 “반드시 실패(Always fail)”할 수밖에 없다.
소셜 뉴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레딧의 설립자 알렉시스 와니언은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용어로 이를 요약했다. 온갖 필터 효과로 합성 및 변조된 이미지들이 SNS에 넘쳐흐르는 지금,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진짜(Authentic things)’를 갈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 강아지가 얼마나 귀여운지, 내 휴가가 얼마나 멋졌는지 주변에 자랑하기 위해 꾸며진 게시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크리에이티브 및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듣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스토리”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화려한 시각적 효과로 범람하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유저들에게 호소하려면 ‘진짜와 진정성(Realness and Authenticity)’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그의 말을 재고해 볼 만하다.
Cheil Magazine 2017. 1
KT Y24 데이터가 부족할 때도 편
KT 더블할인 사다리 편
KT 기가인터넷 수강 신청 편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티징 편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혈맹 편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점령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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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깨끗함만 드리겠습니다 편 인쇄 광고
아모레퍼시픽 쿠션의 진실 균일성 편
Cheil Magazine 2017. 1
그레이터 차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대거 선임
그레이터 차이나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대거 영입해 크리에이티브 역량 강화에 나섰다. 북경에 위치한 자회사 펑타이의 ECD로 아광 쳉(Aguang Tseng)이, 제일 그레이터 차이나 원 삼성팀(Cheil Greater China One Samsung Team)의 ECD로 딕 챈(Dick Chan)이 선임됐다. 아광 쳉은 25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대만, 상해, 북경의 여러 광고 에이전시에서 일한 바 있다.
23년의 경력을 지닌 딕 챈은 2014년 『캠페인 아시아』지(紙)가 당해 가장 뛰어난 디지털 인재를 선정하는 ‘Digital A-List’에 선정된 바 있다. 한편 홍콩법인은 그룹 CD로 DDB 홍콩의 그룹 CD 출신인 프랜시스 청(Francis Chung)을 선임했다. 프랜시스 청은 다양한 국제 광고제에서 30번 이상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 펑타이 ECD 아광 쳉
▲ 제일 그레이터 차이나 원 삼성팀 ECD 딕 챈
▲ 홍콩법인 그룹 CD 프랜시스 청
인도법인, 새 COO 니시 수리 선임
인도법인이 새 COO로 니시 수리(Nishi Suri) 전(前) 오길비 앤 매더 마이애미(Ogilvy & Mather Miami)의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를 선임했다. 니시 수리는 인도법인의 비즈니스 성장 전략을 위해 기업 운영 전반을 도맡게 된다. 니시 수리는 미국, 중국, 인도 등지에서 글로벌 브랜드 관리 및 대행사 운영 총괄을 맡아 왔으며 몬델레즈(Mondelez), 유니레버(Unilever), 코카콜라(Coca-Cola), BP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비즈니스를 담당한 바 있다.
▲ 인도법인의 COO 니시 수리
Cheil Magazine 2017. 1
글 신혜림 프로 미디어플래닝 1팀
소위 ‘유선방송’이라 불렸던 케이블TV는 1995년 첫 방송을 송출한 이래 국내 방송 산업에 많은 영향력을 끼쳐 왔다. 초기에는 지상파TV 프로그램을 다시 보는 재방송 채널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박 콘텐츠를 양산하며 케이블TV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CJ E&M이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업프런트 상품을 내놓았다.
케이블TV의 변화
케이블TV는 전파가 도달하기 어려운 도시의 빌딩이나 산간벽지 등의 난시청을 해결하기 위해 생겨났다. 덕분에 더 이상 옥상 위로 올라가 안테나를 만지지 않아도 됐고, 원하는 장르만 하루 종일 시청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주로 지상파TV 프로그램이 재전송되고, 오래된 영화나 외국 시리즈물 위주로 방송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 때문에 케이블TV는 본방 사수가 아닌, 채널을 돌리다 보는 로열티 낮은 시청자만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재핑 채널이 아닌 본방 채널로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케이블TV는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지만, 지상파TV의 인기 작가 및 주요 PD를 스카우트하고 자체 제작 비중을 높여 나갔다. 이에 점차 콘텐츠 퀄리티도 높아지고 주요 셀럽 섭외 역시 용이하게 되면서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고, 소위 대박 콘텐츠들이 생겨나면서 케이블TV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게 됐다.
변화의 주역은 CJ E&M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것은 바로 CJ E&M이다. CJ E&M은 예능,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타깃을 겨냥해 콘텐츠를 제작했고, 특히나 지상파TV가 취약했던 금요일을 타깃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금토 드라마’라는 새로운 용어도 만들어 냈다. 케이블TV는 지상파TV와 달리 중CM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 콘텐츠의 중CM패키지의 경우 높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시청률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아직은 지상파TV 대비 시청률은 낮지만 하락세를 보이는 지상파TV 시청률과 달리 tvN 시청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6년 전체 프로그램 광고 시청률 순위 중 5위가 tvN의 <응답하라 1998>이고, 남녀 2049 타깃으로는 2위에 오르는 등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구성, 2017년 업프런트 상품
2017년 CJ E&M은 다양하게 구성된 업프런트 상품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가장 기본적인 연간 업프런트이다. 20억 원 이상 CJ E&M에 집행하는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집행 금액별 추가 보너스율 제공 및 CPRP 보장을 하고 있으며, 특히 2017년의 경우 50억 원 집행 클라이언트는 프리미엄 혜택으로 프로그램 시보 및 연계 내 tvN 비중 확대를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 단일 업프런트는 단일 캠페인 기간 동안 최적의 노출 횟수를 보장받고자 하는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한다. 종편 포함 유료 방송 예산의 60% M/S가 기본 조건이며 전년 대비 10~20% 향상된 보너스율을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는 ‘Only 업프론트’로 단일 브랜드 예산의 100%를 집중하는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추가 보너스, CPRP, 시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효 도달률까지 보장이 가능한 상품이다. 이 상품의 경우 연간 업프런트와 마찬가지로 연계 내 tvN 비중을 60%까지 보장하는 프리미엄 혜택도 주어진다.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케이블TV 예산을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핫한 콘텐츠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CJ E&M 업프런트 패키지를 고려해 보기를 바란다.
*관련 문의: 미디어바잉팀 이원우 프로, ww1130.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