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9. 1
김용섭(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트렌드 분석가)
올해 소비자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핵심 트렌드는 무엇일까? 의식주 각 분야에서 예상되는 대표적 이슈를 하나씩 살펴보자.
그동안 남성성, 여성성을 강조했던 젠더 마케팅 전략이 많았다. 남성용 화장품에선 ‘For Men’, ‘For Homme’ 같은 문구가 반드시 들어갔었고 블루, 그레이, 블랙 같은 컬러로 패키지를 만들었다. 반면 여성용 화장품에선 핑크, 레드 컬러와 꽃무늬가 패키지에 많이 적용됐다. 마치 여자가 남자 화장품을 바르면 큰일 나고, 남자도 여자 화장품을 바르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패션에서도 남성복과 여성복은 넘나들 수 없는 경계가 있었고, 남자 옷을 여자가 입거나 여자 옷을 남자가 입는 것은 금기였다. 하지만 이젠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란 관성에 의존하는 젠더 마케팅이 오히려 금기가 될 기세다. 젠더리스, 젠더 뉴트럴이 화두가 되면서 패션업계와 뷰티업계가 바뀌고 있다.
구찌는 남성 컬렉션과 여성 컬렉션으로 나눠져 있던 패션쇼를 통합하고, 컬렉션에서도 성 중립적인 제품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는 마크 제이콥스도 마찬가지다. 루이비통은 아예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광고에 사용했다. 알렉산더 왕은 2018년 캠페인 광고에선 모델을 빼고 옷과 슬로건만 보여 줬다.
▲ 구찌 2019 봄/여름 패션쇼 Ⓒ gucci.com
럭셔리 패션 브랜드건 SPA 브랜드건 더 이상 성별 고정관념을 고집할 수 없게 됐다. 패션쇼에서도 확실히 남녀 경계가 무너졌고, 남녀 구분을 없앤 통합 컬렉션을 하는 것이 대세다.
아울러 기존의 패션 산업은 성별, 인종별, 체형별 구분과 외모 지상주의, 그리고 성 상품화를 당연시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가진 여성성, 남성성은 뷰티업계와 패션업계가 상품화시킨 이미지에 가깝다. 이제 그들이 그것을 버리고 있다. 자신의 외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바디 포지티브’라는 태도가 패션과 뷰티 전반에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팔등신 미녀를 내세워 마케팅하던 빅토리아 시크릿은 위기에 빠졌고, 평범한 몸매의 사람들을 모델로 내세우며 잡티나 주름을 보정도 하지 않는 에어리는 성장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고, 그들이 패션과 뷰티를 받아들이는 태도도 변했다.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은 단일한 기원을 뜻한다. 이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분야가 커피다. 싱글 오리진 커피는 단일한 국가나 농장에서 생산된 단일한 품종의 커피콩을 의미한다. 커피를 마실 때 국가는 물론 농장, 생산자 이름까지 따지기도 하는데, 이는 그만큼 한 가지만의 순수한 맛과 고유한 맛에 주목해서다.
우리가 와인을 마실 때 당연히 생산지와 품종 등을 따졌던 것은 각기 고유의 맛이 가진 차이를 알기 때문이고, 그런 차이는 상품 가치의 차이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취향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이런 자각에서 비롯돼 커피와 초콜릿도 와인처럼 생산지와 품종을 구분하며 소비하기 시작했다. 과일과 채소도 그렇고, 심지어 쌀도 마찬가지다. 싱글 오리진을 따질 먹거리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 품종별, 생산지별로 쌀을 구매할 수 있는 동네 정미소. 쌀도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시대가 됐다. Ⓒ 동네 정미소 페이스북
취향 심화 시대 소비자들이 가진 가장 중요한 소비 트렌드가 바로 싱글 오리진이다. 그야말로 싱글 오리진의 역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싱글 오리진에 눈뜬 사람들이 바꿀 일상과 비즈니스를 주목해야 한다. 최근에 사람들이 싱글 오리진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이유는 남과 다른 자기만의 취향을 자각하고, 드러내며, 공유하려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싱글 오리진은 육식 소비에서도 변화를 일으킨다. 소고기에는 무려 39개 부위가 있다고 한다. 등심, 안심, 갈비 정도만 알고 먹던 이들이 업진살, 제비추리, 살치살, 부채살, 토시살, 치맛살, 우설 등 특수 부위에 관심을 가진다. 과거엔 몰라서도 못 먹었고, 굳이 이렇게 세분화시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미식 문화가 확산되고 취향이 중요해진 시대가 되면서 달라졌다. 구분이 세분화되는 먹거리일수록 ‘고급화’의 증거이자 우리의 취향이 반영된 소비라는 의미다.
가구업계, 리빙업계, 패션업계, 유통업계가 모두 노리는 시장이 바로 생활 소품 시장이다. 가구는 자주 바꾸기 어렵다. 크고 비싼 것들도 많은 데다 한번 사면 평생 쓸 수 있는 것도 많다. 반면 생활 소품들은 다르다. 수시로 바꿀 수 있다. 가구보단 상대적으로 소모품의 속성도 강하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소비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서도 바꾸고, 기분 전환 때문에라도 바꿀 수 있다. 마치 옷을 갈아입듯 집 안 인테리어를 바꾸는 셈인데, 확실히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성장했고, 그중에서도 인테리어 소품 영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테리어 장식품을 비롯해 조명, 커튼 같은 각종 패브릭 제품, 욕실용품, 주방용품, 캔들이나 디퓨저, 식물 화분 등 집 안을 구성하는 모든 제품들이 다 인테리어 소품이자 생활 소품에 포함된다.
▲ 무지 제품으로만 꾸며진 베이징 무지호텔(좌)과 이케아 제품으로만 꾸며진
알름홀트 이케아 호텔(우). Ⓒ hotel.muji.com / Ⓒ ikeahotell.se
SNS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랜선 집들이를 당연히 여긴다. 멋지게 꾸민 자신의 집 인테리어를 드러내는 것이 이젠 멋진 옷 입고 좋은 자동차 타는 것만큼 중요해진 과시가 됐다. 이제 인테리어는 모두에게 필수가 됐고, 생활 소품 소비는 일상적인 소비이자 라이프스타일 취향의 바로미터이다.
그래서 생활 소품 시장을 잡으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전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이러다 보니 국내외 리빙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며 뛰어들었고, 규모를 계속 키우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서비스에서도 리빙과 생활 소품을 중요하게 취급하게 만들었다.
생활 소품 시장이 커지면, 이는 다시 가구 시장에 영향을 준다. 생활 소품 소비를 통해 취향과 안목을 계속 높여 가는 경험치를 쌓는 소비자가 결국은 가구에서도 자신의 취향과 안목을 구현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이는 고급 가구 시장의 대중화와 성장세로 이어질 것이다. 부자의 전유물 같던 프리미엄급 독일 자동차들이 이미 보편적 소비재로 자리 잡은 것처럼, 부자들의 물건 같던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고급 가구들도 같은 수순을 밟는 중이다.
*필자 김용섭은 트렌드 인사이트와 비즈니스 크리에이티비티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자 트렌드 분석가이다. 최근 『라이프 트렌드 2019』를 출간했다.
Cheil Magazine 2019. 1
김근배(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누군가 내게 “밥 먹자”라고 말한다면 그 말의 뜻은 ‘date’일까 아니면 그냥 ‘eat’일까? 만약 내가 “나중에”라고 대답한다면 상대방은 그 말을 ‘later’로 이해할까 또는 ‘no’로 받아들일까? 개념 정의(定義)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중요한 문제지만, 많은 사람이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성공을 좌우하는 ‘정의’
서로 엇갈린 개념 정의 때문에 인간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정치나 경영의 협상 테이블에서 대화가 결렬되는 모습도 곧잘 볼 수 있다. 중요한 대화에서 서로 동일한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것이 각자 다른 내용을 의미하는 동어이의(同語異意)나 혹은 다른 용어들을 사용하지만 같은 내용을 의미하는 이어동의(異語同意)라면 대화가 진척되기 어렵다. 그래서 토의와 대화 전 중요한 용어를 서두에서 구체적으로 먼저 정의하고 서로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
정의는 마케팅에서도 브랜드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문제다. 마케팅 실패 사례의 70%가 브랜드 콘셉트를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간결하고 명확히 정의하지 못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케팅에서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내용은 브랜드 콘셉트를 정확하게 서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의 콘셉트를 잘 정의하는 방법
정의 문제가 원활한 소통과 대화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다룬 철학자가 있는데,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이다. 마케팅에서 “이 브랜드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은 철학에서 “이것의 실체(substance)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과 같다. 실체는 다른 무엇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마케팅에서 대표적 실체는 ‘이 브랜드’ 혹은 ‘저 브랜드’로 지칭할 수 있는 개별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실체[브랜드]는 어떻게 서술할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론』에서 이 실체를 서술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는 술어에 해당하는 속성들로 실체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속성이란 사물의 개별적 성질을 나타내는 논리학 용어이다. 마케팅에서도 ‘속성’을 통해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중 키워드로 간결하게 실체[브랜드]를 표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종차(種差)’와 ‘종류’를 결합한 정의이다. 종차란 쉽게 말해 ‘구별되는 요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액츠는 액체 세제이다”에서 액츠라는 브랜드는 ‘액체’와 ‘세제’라는 속성으로 정의되는데, 이때 세제는 이 상품의 종류이다. 액체는 기체, 고체 등과 구별되므로 종차에 해당한다. 만약 이 예시에서 “액츠는 액체이다”라고만 정의된다면 소비자들은 액츠라는 브랜드가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을까? 반대로 “액츠는 세제이다”라고만 설명한다면 소비자들은 이 제품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브랜드를 정의할 때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침이 유효한 이유다.
마케팅에서는 그 속성 중 상품의 종류를 ‘제품 범주’라 한다. 냉장고, 치약, 소화제, 샴푸 등은 상품의 종류를 나타내는 범주가 된다. 그리고 종차는 그 상품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성질을 말한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흔히 브랜드를 정의할 때 차별화에만 신경을 쓰곤 하는데, 제품 범주를 생략하고 차별화된 성질만 서술하면 시장에서 실패하는 요인이 된다.
C사는 소비자 조사에서 기존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빨래 헹굼물이 탁해 세제 찌꺼기가 남아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갖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사는 이에 착안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콘셉트로 색깔이 없는 맑은 섬유유연제를 출시한다. 당시 선도 브랜드였던 경쟁사 제품의 불투명한 색깔과 차별화한 콘셉트였다. 내용물뿐만 아니라 제품 용기도 생수처럼 투명한 페트병으로 만들었다. 큰 기대를 안고 제품을 출시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실패한 이유를 알겠는가? 브랜드 정의에서 섬유유연제라는 제품 범주가 빠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브랜드가 어디에 필요한지를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마케팅에서 자주 일어나는 실책이다. 브랜드 정의에서 종차(차별화 속성)보다는 종류(제품 범주)가 브랜드의 본질을 더 잘 드러내기 때문에 제품 범주를 빼서는 소비자에게 개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처럼 종차와 종류를 결합한 방법은 학문이나 예술 창작 등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편적 방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 정의했다. 그리고 자신의 윤리학에서 “행복한 삶은 탁월성에 따르는 삶”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윤리학 핵심 개념인 탁월성에 대해 종차와 종류를 사용해 간결하게 정의했다.
“탁월성은 중용의(종차) 품성 상태(종류)이다.”
예를 들어 용기는 탁월성의 일종으로 소심함과 만용의 양극단에서 중간인 품성 상태이다. 품성 상태란 정신적 성향 혹은 태도인데, 마음가짐이란 단어로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용기란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마음가짐’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안한 종차와 종류를 사용한 정의는 후대의 학자들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마케팅의 브랜드 콘셉트에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김근배는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다. 콘셉트 개발이 마케팅의 핵심임을 간파, 이에 대한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끌리는 컨셉의 법칙』에 이어 최근 『끌리는 컨셉 만들기』를 출간했다.
Cheil Magazine 2019. 1
정덕현(대중문화 평론가)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스낵컬처’가 2.0 시대로 들어섰다.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등 스낵컬처 1.0 시대를 대표하던 콘텐츠들은 더욱 심화됐고, 여기에 소통과 참여라는 새로운 양상이 더해지면서 또다른 형식의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바일 퀴즈쇼, 라이브 퀴즈가 갖는 몰입
밤 9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켠다. ‘잼라이브’로 불리는 모바일 퀴즈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모인 10만여 명의 참가자들. 그들은 퀴즈를 풀면서도 채팅창에 쉴 새 없이 이런 저런 반응들을 쏟아 낸다. 심지어 답을 써 놓기도 하고, 답을 유추할 수 있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퀴즈쇼 속에 또 다른 작은 퀴즈쇼들이 채팅창에서도 이어진다. 이 퀴즈쇼가 참가자들에 의해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잼라이브는 12문제를 모두 맞힌 이들이 상금을 나눠 갖는 전형적인 퀴즈 서바이벌이지만, 이른바 ‘잼아저씨’로 통하는 김태진 같은 MC가 퀴즈를 내면서도 끊임없이 쏟아 내는 잔망스러운 농담들은 잼라이브를 일종의 쇼로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약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스낵을 먹듯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퀴즈쇼는 이른바 스낵컬처 2.0 시대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미국의 ‘HQ 트리비아(Trivia)’에서 시작해 화제가 된 이 퀴즈쇼는 중국에 비슷한 퀴즈쇼들이 만들어지면서 2018년 중국 IT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수많은 회사들이 퀴즈쇼를 론칭했고, ‘승자독식 모델’ 같은 것을 더하면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흐름은 이제 국내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돈을 벌 수도 있는 데다가 운이 나빠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여자를 끌어들인다. 또한 퀴즈에 다양한 마케팅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다는 장점이 스폰서를 유인하고 있어, 양자가 윈윈할 수 있는 콘텐츠로 주목되고 있다.
▲ 스노우의 잼라이브 Ⓒ JAM LIVE
무엇보다 자투리 시간에 실시간으로 많은 참여자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집중력은 모바일 퀴즈쇼가 스낵컬처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게 만든다. 국내에는 네이버 스노우의 잼라이브,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큐, NBT의 더퀴즈라이브 등이 대표적 모바일 퀴즈쇼로 자리하고 있다.
웹툰의 또 다른 진화, 인스타툰
모바일 시대가 가져온 스낵컬처에서 웹툰만큼 그 문화의 특징을 잘 말해 주는 것도 없다. 우리가 책으로 봐 오던 만화는 어느새 웹으로 들어가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하며 보는 웹툰이 됐고, 이것은 다시 모바일 속으로 쏙 들어가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다. 그런데 이 모바일 웹툰이 다양한 플랫폼과 만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진화를 보여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스타툰’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이 웹툰은 플랫폼이 가진 특유의 특징으로 인해 웹툰의 형식과 내용까지 변화시켰다. 사진을 한 장씩 보여 주는 인스타그램의 특성상 여기서 보여 주는 이른바 인스타툰은 한 컷 만화의 특징을 갖는다. 기존 웹툰이 스크롤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한다면, 인스타툰은 한 컷이 주는 공감에 더 포인트를 맞추는 것이다. 물론 여러 컷이 이어져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인스타툰도 있지만, 한 장씩 끊기고 다음 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 형식은 웹툰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만든다. 웹툰이 ‘흐름’이 만드는 긴장감을 준다면, 인스타툰은 ‘정지’가 주는 심도 있는 공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이크종, 키크니, 며느라기, 삼우실(왼쪽부터 시계 방향) 등 인기 있는 인스타툰들. Ⓒ 인스타그램 캡처
흥미로운 것은 인스타툰의 한 컷 형식의 특징이 독자들과 ‘소통형 콘텐츠’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팔로어 수가 19만 5천 명이 넘는 키크니(@keykney) 작가의 인스타툰이 대표적이다.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이라는 게시물에는 독자들의 요청들이 쇄도한다. 이를테면 “저희 강아지가 매일 예뻐서 우쭈쭈 해 주면 혓바닥을 내밀어요. 혓바닥은 무슨 생각하는지 그려 주세요.” 같은 요청에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강아지를 그려 넣고 “거 내밀면 뭐라도 좀 줘라 줘”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달아 놓는 식이다. 이처럼 인스타툰은 줄거리형 이야기만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 대한 소통과 공감을 가능하게 해 주는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쪼개 보는 맛, ‘미니 콘텐츠’ 전성시대
모바일이 새로운 주류 플랫폼으로 등장하면서 고민이 됐던 것은 ‘짧게 즐기는’ 이 스낵컬처에 영화나 드라마 같은 기성 콘텐츠들은 어떻게 설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짧은 소비’를 추구하는 스낵컬처는 기존 TV나 영화들의 주류 형식이었던 ‘발단-전개-위기-결말’ 형의 스토리와는 다른 소비 패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흔히 말하는 ‘짤방’에서는 서론을 뚝 잘라 내고 ‘위기-결말’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영상들이 채워진다. 특별한 설명 없이도 척 보면 상황을 알 수 있고, 그 상황이 야기하는 위기를 느끼는 순간 이를 뒤집는 결말이 등장하는 식이다. 4분의 4박자로 움직이던 스토리는 이제 2분의 1박자로 쪼개졌다.
그래서 등장하게 된 것이 웹드라마와 웹예능이다. 10분 내외의 분량으로 조각난 드라마는 그 짧은 분량에 맞는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호흡도 빨라졌다. 네이버 TV캐스트가 시즌3까지 내놓은 <연애플레이리스트> 같은 웹드라마는 회마다 연애 시 벌어질 수 있는 특정 상황을 이야기로 담는다는 점에서 짧으면서도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를테면 ‘여자가 키스하고 싶은 남자’나 ‘여자가 사랑스러워 보이는 순간들’ 같은 소주제들을 하나의 콩트나 시트콤처럼 구성하는 식이다.
▲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한 와썹맨 Ⓒ Wassup Man
웹예능은 상대적으로 드라마보다 훨씬 자유롭다. 예를 들어 <와썹맨> 같은 웹예능은 god 박준형이 가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그가 체험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짧은 분량 속에 담아 각광받고 있다. 김종국과 하하가 출연하는 <빅픽처>나 김종민의 <뇌피셜> 같은 웹예능도 최근 주목받는 것들이다.
상대적으로 짧게 쪼개 만들거나 보여 주기가 쉽지 않은 영화 같은 장르도 최근에는 5분에서 10분 내외로 쪼개 보여 주는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스낵컬처 2.0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른바 ‘구간별 시청 서비스’가 그것이다. ‘일단 10분 플레이’ 같은 기능이 더해져 무료로 영화의 도입부를 보고 이후의 분량들을 5~10분 분량으로 따로 구매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의 ‘짧게 즐기는’ 스낵컬처 문화는 기존 콘텐츠들이었던 만화, 드라마, 예능, 영화까지 이 새로운 틀에 맞는 형식으로 바꿔 내고 있다. 그리고 그 형식의 변화는 문화 소비의 변화이면서 내용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 정덕현은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대중문화를 통해 시대성을 모색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숨은 마흔 찾기』 등의 저서가 있다.
Cheil Magazine 2019. 1
최순화(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유행보다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이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브랜드의 콘셉팅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참신한 콘셉트로 팬심을 넓혀 가고 있는 써 켄싱턴과 나이트푸드의 사례를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콘셉팅 능력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는 2017년 써 켄싱턴(Sir Kensington’s)이라는 소스 업체를 인수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써 켄싱턴의 케첩과 마요네즈는 유기농 슈퍼마켓 홀푸드의 최고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프리미엄 밀키트의 필수품이기도 하다. 미식가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전통 케첩 브랜드 하인즈, 헬만의 고가 라인보다 선호돼 세계 곳곳의 프리미엄 식품 유통 시장에서 팬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 sirkensingtons.com
써 켄싱턴은 2000년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스콧 노튼(Scott Norton)과 마크 라마단(Mark Ramadan)의 엉뚱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햄버거, 감자튀김에 따라 나오는 케첩은 왜 모두 하인즈일까? 시리얼, 감자칩만 하더라도 수많은 브랜드와 종류가 있는데 케첩은 왜 대안이 없을까? 이런 질문 끝에 ‘메인 메뉴의 보조가 아닌, 한 끼 식사의 개성 있는 주인공이 될 만한 케첩’이란 콘셉트가 만들어졌다.
Ⓒ sirkensingtons.com
기본 전략은 하인즈의 정반대 포지셔닝이었다. 하인즈가 맥도날드나 여느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무난한 케첩이라면, 써 켄싱턴은 까다롭고 세련된 브랜드를 지향했다. 두 사람은 아파트 주방에서 직접 레시피 개발에 몰두했다. 이렇게 해서 인공 색소와 감미료, 유전자 변형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단맛이 강하지 않은 친환경 케첩이 탄생했다. 또 미국적인 하인즈에 반해 영국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 ‘켄싱턴경’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유다. 패키지도 차별화했다. 상표명 위주로 된 하인즈의 용기 디자인과 달리 중절모를 쓴 신사를 그려 넣었다. 음식은 혀보다 눈으로 먼저 맛본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마케팅 자금이 충분치 않아 광고 대신 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히기로 했다.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켄싱턴은 옥스퍼드와 캠브리지에서 무역, 농업, 요리 등을 공부한 후 정치인과 상류층을 위한 만찬 행사나 살롱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하루는 국가 정상들의 만찬에서 러시아 여황제가 일왕이 가져온 와규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케첩을 요구했는데, 적당한 것을 찾지 못한 켄싱턴은 급하게 소스를 만들어 대접했다. 그 후 수백 년 동안 잊혔던 소스의 레시피가 노튼과 라마단에 의해 발견되고, 써 켄싱턴 케첩으로 부활했다는 내용이다.
써 켄싱턴은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던 케첩에 공을 들이고 스토리를 담아 가치를 극대화했다. 이후 스리라차 향 마요네즈, 메이플 시럽이 첨가된 머스터드 등 프리미엄 소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써 켄싱턴은 소스계의 잇 아이템, 식품업계 스타트업들의 워너비로 통하게 됐다.
모순적으로 보이는 아이디어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기업도 있다. 야식 전문 식품 업체 나이트푸드(Nightfood)는 ‘수면 친화적 스낵’ 브랜드를 표방한다. 설립자 션 포크슨(Sean Folkson)은 수면 전문가, 영양학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야식용으로 최적화된 스낵을 개발했다. 늦은 밤 먹는 음식은 잠을 설치게 하고 건강에 해롭다고 여기지만, 적절한 영양분을 갖춘 150칼로리 미만의 간식은 오히려 수면의 질을 높이고 근육 단백질 조성이나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 sirkensingtons.com
나이트푸드는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를 통해 입소문을 퍼뜨리며 인지도를 쌓고 있다. 최근에는 바비 포티스(Bobby Portis), 안젤라 스탠포드(Angela Stanford) 같은 NFL 스타, 프로 골퍼들이 브랜드 홍보대사 팀에 합류했다. 페이스북 광고를 시작하자 클릭률이 상위 10%에 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포크슨은 ‘수면·건강 친화적 야식’이란 콘셉트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써 켄싱턴, 나이트푸드처럼 크지 않은 시장에서 강한 개성으로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은 니치 브랜드는 글로벌 빅 브랜드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켈로그, 크래프트하인즈 등 대형 식품 브랜드는 수년 전부터 성장이 정체됐고, P&G의 매출은 2008년 83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17년 650억 달러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분석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소규모 기업이 중대형 기업으로부터 뺏어 온 시장 규모는 약 150억 달러에 달한다. 세기를 넘어 시장을 장악해 온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뚜렷한 포지셔닝으로 성공을 거둔 강소 브랜드를 뒤쫓는 처지다.
P&G의 질레트는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 해리스(Harry’s)를 벤치마킹해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니레버는 써 켄싱턴을 비롯해 친환경 세제, 기저귀를 생산하는 세븐스 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 식물성 정육업체 베지테리언 부처(Vegetarian Butcher) 등 특정 소비층이 열광하는 니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취향을 중시하고 유행 따르기를 거부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일들이다.
*필자 최순화는 국내외 소비 시장 트렌드, 브랜드 전략 등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이다. 『뉴노멀 시대의 마케팅』, 『반감고객들』 등의 저서가 있다.
Cheil Magazine 2019. 1
글 그림 키크니
Cheil Magazine 2019. 1
편집실
잠시 잠깐 유행을 타다 수명을 다하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내며 인류 역사에 기록되는 물건도 있다. 소비자를 사로잡은 메가 히트 상품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류 보편적 콘셉트가 무엇인지를 말해 준다.
부츠와 고무가 만났을 때
나폴레옹을 꺾은 영국의 전쟁 영웅 웰링턴 장군의 이름을 딴 ‘웰링턴 부츠’는 이 세상 모든 장화의 원형이다. 비올 때 신는 장화나 패션 피플의 통부츠 등이 웰링턴 부츠의 초기 디자인을 거의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죽 재질을 ‘고무’ 재질로 바꾸는 순간, 장군의 신발은 농부와 건설 노동자들의 필수 아이템이 됐다. 초기의 웰링턴 부츠는 상업용 고무 제조법을 발견한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에게 특허를 구매한 기업가 하이럼 허친슨(Hiram Hutchinson)의 회사에서 생산됐다. 나무를 깎은 신발을 신고 진흙탕 속에서 일했던 당시의 농부와 노동자들이 환호성을 터뜨린 건 당연지사.
너에게 평평함을 허하노라
슈퍼마켓이나 햄버거 가게에서 볼 수 있는 밑바닥이 평평한 종이 봉투가 세상에 처음 나온 시기는 남북전쟁 직후였다. 이 번뜩이는 생활의 지혜는 ‘시대’와 ‘여성’이라는 한계로 인해 난산 끝에 간신히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 종이 봉투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던 마거릿 엘로이즈 나이트(Margaret E. Knight)는 물건을 많이 담을 수 있는 봉투를 만들기 위해 종이를 접어 붙이는 기계를 발명했는데, 이 기계의 설계안을 훔쳐간 사람과 특허권 분쟁을 겪어야 했으며, 무학의 여성 노동자란 이유로 홀대받아야 했다. 하지만 1871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왕실 명예 메달을 받은 마거릿은 2년 후 특허권을 돌려받았으며, 이후 수십 개의 특허를 취득한 여성 발명가 반열에 올랐다.
바늘로 시간을 봤다니 실화 맞아?
시계는 기원전 4천 년 전부터 시작된 역사를 가진 인류의 오랜 발명품 중 하나. 이후 기술 발전에 힘입어 1364년 최초의 기계식 시계가 탄생됐고, 최초의 휴대용 시계인 회중시계는 1510년에, 또 최초의 기계식 손목 시계는 1904년에 탄생됐다. 하지만 이런 시계 발달사에 있어 가장 혁명적인 사건은 누가 뭐래도 디지털 시계의 등장. 1973년 미국 해밀턴사에 의해 액정 표시 방식의 시계가 개발되면서, 시계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세계로 양분됐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계 바늘이 사라진 시계만 봐 온 요즘 아이들은 아날로그 시계로 시간을 볼 줄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농담일까 팩트일까.
칭기즈칸 병사들의 전투 식량
건조는 식품을 보관해 온 인류의 오랜 방식이다. 그렇게 만든 오래된 건조 식품 중 하나가 우유의 수분을 증발시켜 가루로 만든 분유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기록에도 나오고, 칭기즈칸의 병사들이 분유를 휴대하고 다녔다는 13~14세기 여행가 마르코 폴로의 증언도 있는 걸 보면 분유의 역사도 유구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유를 처음으로 발명한 사람은 러시아 의사 오지프 크리체프스키였으며, 1855년 영국의 그림웨이드가 분유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1965년이 돼서야 본격적 생산이 이뤄졌다. 만약 분유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여성들의 사회 진출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느려졌을 것이다.
핸드백 속에 안착하다
해초에서 추출한 붉은 염료에 황화수은이나 브롬 같은 독성 물질을 섞어 자급자족했던 원시적 립스틱은 심각한 질병과 죽음까지도 불사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립스틱을 바른 여성을 저주와 멸시의 대상으로 여겼으나, 로코코 시대엔 남성들도 탐스럽고 붉은 입술을 갖기 위해 립스틱을 발랐다. 하지만 지금의 스틱형 립스틱 용기가 개발되기 전까진 종이에 말아 엉성하게 보관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다가 1871년 겔랑이 튜브형 용기의 립스틱을 개발했고, 1915년 모리스 레비가 금속 튜브형 케이스에 스틱형 모양의 내용물을 넣은 립스틱을 출시하면서 립스틱은 현재의 모습을 완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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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 프로(비즈니스 12팀)
“왜 알바를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럼 다들 해 보실래요?”
알바는 아무나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편견, 전문성이 필요없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일이라는 폄하. 알바몬의 <알바를 RESPECT> 캠페인은 알바에 대한 ‘최저인식’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알바몬 = 어젠다 세팅 캠페인’의 성공 공식
알바 구인구직 서비스 알바몬의 캠페인은 항상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2015년 <최저시급> 캠페인은 최저시급 준수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했고, 2016년에는 알바생 권리 장전을 위한 실체 ‘알바당’를 창당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알바몬은 진상 사장님, 진상 손님 속에서 알바생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그런데 2017년 제일기획이 진행했던 <알바의 신기술> 캠페인은 조금 달랐다. 알바생 타깃이 아닌, 업계 최초로 사장님 타깃의 캠페인을 시도했다. 안재홍, 성동일 같은 친근한 모델들을 등장시키며, 생계 유지를 위한 매출 압박 속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는 공감대가 높은 에피소드였다.
이 캠페인을 통해 최저시급 인상의 후폭풍으로 인해 사장님들로부터 조금씩 외면받고 있었던 서비스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 놓기도 했다. 이처럼 시의성 있는 화두를 제시했던 알바몬의 캠페인은 시장에서 1위 브랜드가 되기까지 성장의 중심축 역할을 해 왔다.
최저시급은 나라에서, 최저인식은 알바몬이!
무엇보다 사회가 알바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 알바 수입으로 이제는 생활도 가능한 시대지만, 대한민국에서 알바는 그저 취업 전의 통과점, 준비 과정 정도로 여겨진다. 알바는 어딘가 다소 불완전해 보이고, 알바만으로는 뭔가 불충분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알바생들이 하고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수십 가지나 되는 레시피를 숙지하고, 수백 가지 브랜드와 상품을 암기하고, 정신없는 환경 속에서도 손님의 주문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나름의 고도화된 일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알바생의 78%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으며, 74%가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저 통과점, 준비 과정이 아니라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알바생이 많았다. 일에 임하는 태도만큼은 직장인 못지 않다.
이러한 알바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는 더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최저인식’을 높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캠페인으로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알바생에 대한 편견과 직업관을 바꾸고자 했다. 그래서 알바는 더 이상 가치 없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하나의 직업이고 세상에 기여하는 하나의 능력이며 세상에 내세울 수 있는 경력이라는 메시지를 캠페인 크리에이티브에 담았다.
▲ <알바를 Respect> 오프닝 편 TV 광고
▲ <알바를 Respect> 카페 알바 편 TV 광고
▲ <알바를 Respect> 화장품 알바 편 TV 광고
알바를 RESPECT
먼저 오프닝 영상에서는 알바생이 직업란에서 결국 무직을 선택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편의점 알바도, 인형탈 알바도, 카페 알바도 모두 무직처럼 보여진다. 그러자 쌈디가 등장해 “왜 알바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며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그럼 다들 한번 해 보실래요?” 하고 시청자를 도발하며 이어서 등장하게 될 본편 영상들이 있음을 예상하게 한다.
본편 영상은 두 편이다. 알바 상황을 시청자가 본격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콘텐츠다. 먼저 카페 상황 편. 깐깐한 손님이 프라페를 주문하는데 휘핑크림, 헤이즐넛, 모카시럽, 초코시럽 등과 같은 옵션을 정신없이 추가한다. 시청자들이 ‘저걸 어떻게 알아들어?’ 하는 순간 알바생이 고난도의 주문을 척척 해내고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이때 쌈디가 “알바를 RESPECT”라고 말하며 알바도 능력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두 번째 본편 영상은 화장품 매장 상황이다. 다 똑같아 보이는 빨간색 립스틱 중 ‘딸기 우유 핑크색’을 시청자에게 골라 보라고 말한다. 6초 정도 선택할 시간을 주지만 똑같아 보이는 색깔들에서 딸기 우유 핑크색을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청자들이 당황하는 사이 남자 알바생이 별것 아니라는 듯 딸기 우유 핑크색을 골라 주며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화장품과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 남자 알바생이 미묘한 색 차이를 한번에 구분한 것이다.
우리는 카페에서, 매장에서, 편의점에서 알바생들이 다양한 일들을 막힘없이 처리해 내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한번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 광고 캠페인으로 알바생들이 나름의 전문성으로 꽤 어렵고 힘든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아가서 이 시대 알바생들이 알바를 하는 것만으로도 존중받을 수 있게 됐으면 한다. 오늘도 퇴근길에, 하교길에 한번쯤 만나게 될 알바생들에게 알바몬 캠페인을 떠올리며 조금은 RESPECT하는 마음을 가져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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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연 프로(비즈니스 9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남녀 간의 연애, 요즘 말로는 ‘썸’이 그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생길 수 있는 간질간질한 감정. 좀비에게 쫓기는 와중에도, 무인도에 조난 당한 상태에서도 싹트는 그 감정이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생기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소비자에게서 출발하다
온라인 판매 채널이 없는 디지털프라자는 매장 방문이 곧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밀레니얼 타깃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매장을 방문하게끔 유도하는 것을 캠페인의 목표로 설정했다.
생활를 바꾸는 좋은 산책
퇴근 후 혹은 주말 오후, 산책하듯 들른 디지털프라자에서 자꾸만 같은 사람과 마주친다면? 우연히 나눈 첫 대화, 우연을 가장한 커피 한 잔과 마지막 데이트 신청까지. 반복되는 우연 속에서 점차 커지는 설렘을 통해 배경이 되는 공간에 감성적 이미지를 부여, 디지털프라자를 전문적이고 이성적인 브랜드로만 여겼던 타깃의 인식에 전환을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스토리가 개발됐다. 동시에 각 편마다 매장 공간, 서비스, 주력 제품을 다양하게 배치해 디지털프라자의 강점을 전달하는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에피소드 1편과 2편은 남녀 주인공의 인물 소개와 더불어 그들의 첫 만남을 보여 준다. 각기 다른 제품을 구경하다가 말 그대로 옷깃만 스친 첫 만남이지만, 서로를 의식하는 섬세한 감정 표현을 통해 이후 에피소드에 대한 기대감을 부여하고 제품 정보 및 새롭게 단장한 매장 공간을 담아내고자 했다.
▲ 에피소드 1 ‘디프를 걷는 남자 K’ 편
▲ 에피소드 2 ‘디프를 걷는 여자 J’ 편
에피소드 3편은 디프남녀의 첫 대화를 담았다. QLED 8K TV를 구경하는 여자의 옆에 슬쩍 다가온 남자. 남자를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혼잣말을 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친절히 대답해 준다. 어느 날인가 매장에서 마주쳤던 익숙한 얼굴에 여자는 당황하지 않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 나간다. 제품 앞에서 일어나는 이 대화를 통해 QLED 8K TV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더불어 두 남녀가 서로에게 호감이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 에피소드 3 ‘여자와 남자가 만났을 때’ 편
에피소드 3편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슬쩍 다가갔다면, 4편은 여자가 남자에게 다가가 호감을 표현하며 썸의 기운이 고조되는 에피소드이다. 에어드레서를 체험해 보는 남자 옆에 불쑥 나타나 친근하게 한마디 던지고 가는 여자. 남자는 의류 케어가 끝난 옷을 받아 들고 여자를 뒤따라간다. 디지털프라자 안의 커피 바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여자 옆에 남자가 슬쩍 다가와 앉으면서 둘의 썸이 확실시된다.
▲ 에피소드 4 ‘우연인 듯 인연인 듯’ 편
마지막 5편은 여자가 남자 혼자 음악을 듣고 있는 하만 청음실에 들어가며 시작된다. 많고 많은 자리 중 굳이 남자 옆자리에 앉는 여자. 남자는 자연스럽게 하만 청음실의 사운드를 칭찬하며 말을 건넨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뭐하세요?”를 끝으로 전체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
▲ 에피소드 5 ‘썸인가요, 쌈인가요’ 편
전체 에피소드를 하나로 통합한 종합편도 제작됐다. 종합편에서는 기존 에피소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남녀의 속마음과 시선을 담아내 단순 통합본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 콘텐츠로 기능할 수 있게 했다.
▲ 종합편 ‘생활을 바꾸는 좋은 산책’ 편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
유튜브는 타깃층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이자, 콘텐츠 소비를 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캠페인의 메인 플랫폼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유튜브는 정밀한 타깃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깃이 명확한 이번 캠페인에 적합했다. 모든 에피소드에 밀레니얼 세대 연령 타깃팅과 관심사 타깃팅을 적용, 보다 적확한 도달을 도모했다.
그 외 페이스북과 카카오에서도 소재를 라이브해 콘텐츠 커버리지를 확장했으며, 페이스북의 경우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병행해 콘텐츠에 대한 관여도와 관심을 제고하고자 했다.
디프남녀 시즌2 제작 확정
전자제품 유통업계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참신한 시도로 타깃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면서도, 매장과 제품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한 점을 클라이언트 측에서 높이 평가해 준 결과이다. 디프남녀 시즌 2는 2019년 3월 라이브를 목표로 기획 단계에 들어갔다. 디지털프라자에서 또 어떤 썸남썸녀가 탄생하게 될지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
Cheil Magazine 2019. 1
이혜미 프로(미디어플래닝 1팀)
디지털 기기의 일상화로 인한 다매체, 다채널 환경의 정착은 소비자들을 더욱 개인화시켰고, 기업의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제품군도 매우 다양해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개인의 특성을 반영하는 더 작은 단위로 세분화됐고, ‘취향 저격’, ‘취향 존중’ 등의 용어가 증명하듯 취향 소비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소비자 타깃에 더해 매체 이용까지 고려해야 하는 광고 타깃도 마찬가지다. 흔히 광고 타깃은 성별과 연령대로 규정짓는데, 주변을 조금만 관찰하더라도 동일한 성별과 연령대 안에서도 소비와 매체 이용 특성이 매우 상이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호 미디어와이드뷰에서는 주요 광고 타깃인 MF2039 내에 어떻게 다른 취향 소비자가 존재하는지, 그들의 미디어 이용 특성은 어떤지 살펴본다.
군집분석을 활용한 소비자 집단 세분화
미디어플래닝 1팀에서는 매년 국내 미디어 이용자들을 대표하는 남녀 14~59세 2,2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들의 매체 이용을 조사하는 ACR 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이를 통해 미디어 이용 트렌드 변화와 이슈별 미디어 이용에 대한 주요 결과를 얻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보다 세분화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소비 성향 문항과 가치관 문항을 추가해 다양한 소비자 집단을 발견하고자 했다.
취향 소비자 집단을 얻기 위해 주요 광고 타깃인 남녀 20~39세 1,184명의 매체별 이용량 12문항과 소비 성향 14문항, 가치관 16문항으로 K-평균 군집분석(k-mean clustering analysis)을 실시했다. K-평균 군집분석은 응답자의 선택된 응답 특성의 패턴을 기준으로 동질적 특성을 가진 개인들을 집단화해 주는 간단한 통계적 알고리즘이 적용된 분석 방법이다.
그 결과 남녀 2039에서 소비 성향과 가치관, 매체 이용이 동질적이고 다른 집단과는 이질적 특성을 보이는 5개 소비자군이 산출됐다. 그 특성에 따라 ➊전통따라가치族 ❷디지털함께소셜族 ➌정보무장자기만族 ❹바쁜미래族 ❺유행선도族으로 명명했다.
취향 소비자 집단의 소비 행태, 가치관, 매체 이용 특성
전통따라가치족은 30세 이상 기혼자로, 중위권의 가구 소득에 전업 주부가 타 집단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가족과 사회적 가치관을 중시하고, 가족 중심의 소비 행태를 보이며 필요시 소량으로 직접 찾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매체 이용에서는 TV와 라디오를 많이 이용하는 특성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TV 콘텐츠의 본방송을 즐겨 보며, 콘텐츠 장르는 뉴스/보도와 드라마를 선호했다. 이에 따라 TV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 및 가상 간접 광고의 수용도가 높아 해당 타깃에는 지상파 TV 중심의 일반 광고와 PPL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디지털함께소셜족은 20대 여성의 비중이 높았다. 현재 대학 재학 중이거나 대학을 갓 졸업한 소비자다. 이들은 시간 관리와 개인의 신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구 관계를 중요시하며 즐기는 삶을 지향하지만, 야외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을 즐긴다.
이들은 특히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다. 소셜을 통해 친구 관계를 형성/유지하고, 여가 시간에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를 애용한다. 이들은 유행을 좇는 경향이 있어 충동적인 구매 성향이 높다. 특히 디지털 동영상 광고 수용도가 높고, 소셜미디어 내 제품 리뷰, 바이럴 콘텐츠,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따라서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사이트 중심의 맞춤형 광고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매체 집행을 제안할 수 있다.
정보무장자기만족은 20~30대의 고른 비중에 대졸자의 특성을 가지며, 타 집단 대비 취업 준비생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가구 소득은 중하위권의 특성을 보인다. 이들은 미래 지향적이고, 일과 시간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실내 활동과 혼자만의 삶을 지향하는 편이었다.
소비 특성은 제품의 정보를 탐색해 충분히 검증된 제품을 구매했지만, 탐색 중 충동적 구매 성향도 보인다. 이들은 정보 탐색을 즐겨 해 포털 사이트의 이용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새벽부터 자정까지 고르게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는 특성이 보이는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족이다. 이들에게는 디지털 SMR, 포털 검색 광고, 브랜드 체험존 운영 등의 믹스 전략이 효과적이다.
바쁜미래족은 20~30대의 고른 비중에 여성보다는 남성의 비중이, 학력으로는 전문대졸 비중이 타 집단에 비해 높았다. 미혼이고 가족과 함께 거주 중이다. 이들은 일과 능력, 사회의 가치관이 삶에 중요하며 외부 활동과 네트워크 형성을 지향한다.
소비에서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나 가족 중심적 소비를 하고, 충동적이기보다는 계획적인 구매를 한다는 특성이 연령 구성이 유사한 정보무장자기만족과는 다르다. 미래를 위해 바쁘게 생활하는 이들은 이동형 매체 이용이 높은 편이다. 신문, 라디오, 대중교통과 옥외 매체 등의 이용 시간이 높다. 이에 따라 해당 타깃을 공략하려면 옥외 및 이동형 매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유행선도족은 여성보다는 남성의 비율이 높고, 고학력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미혼의 안정된 경제력이란 특성을 가진다. 이들은 돈과 개인의 신념이 중요하고, 현재를 즐기는 삶을 지향한다. 또한 관계 지향적으로 외부 활동을 즐기는 취향 소비 특성이 강한 얼리어답터다.
개인 취향을 반영하는 잡지와 극장 등의 이용이 높았고,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 특히 문화 경험과 연결된 옥외 광고(기차 역사, 축제/콘서트장)의 노출이 높고, 브랜드 체험 행사의 방문률도 높다. 즉, 해당 타깃에게는 간접/가상 광고 및 극장 광고, 체험형 광고가 효과적일 수 있다.
소비자 세분화에 따른 미디어 믹스 전략
미디어 믹스 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질문은 ‘광고 타깃이 누군가’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대상을 정확히 파악해 그들에게 적합한 채널과 메시지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사 집단이라 간주했던 남녀 2039 안에서도 다양한 소비자 집단이 있고, 소비 행태와 삶의 가치, 그리고 매체 이용까지 차별화된 특성을 보인다. 동일한 연령 타깃이라 하더라도 생활 패턴에 따른 매체 이용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매체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업계에서는 디지털의 노출에서 검색, 구매로 이어지는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통한 소비자 분석과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접점 발굴 및 효과 분석에 대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자사 미디어플래닝 팀에서도 매년 ACR 조사를 비롯한 CDJ(Customer Decision Journey), 소비자 트랙킹 조사 등을 통해 보다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매체 이용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타깃별 광고 노출 접점에 대한 최적의 조합을 분석하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 확장과 취향에 따른 소비자의 세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지금, 데이터의 다각적인 분석 시도를 통한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미디어 전략 수립이 필요한 때다.
Cheil Magazine 2019. 1
김혜경 프로(The South3팀), 이승용 프로(신태호CD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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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il Magazine 2019. 1
제일기획의 이달 뉴스를 소개합니다.
2019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장 위촉
올해로 66회를 맞는 세계 최고 권위의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2019 칸 라이언즈에서 당사 빌염(Bill Yom)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노베이션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빌염 CD는 글로벌 광고 전문가로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 워치인 ‘닷(Dot)’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기술과 크리에이티브를 접목한 혁신적 솔루션 개발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스파익스 아시아, Red Apple 등 다양한 국제광고제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올해 칸 라이언즈는 6월 17~21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개최되며, 총 27개 부문에서 출품 및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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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유튜브 최다 시청 광고 2위
본사 및 인도법인이 제작한 삼성전자 <보이스포에버(#VoiceForever)> 캠페인이 2018년 인도 지역 유튜브 최다 시청 광고 2위를 기록하는 영예를 안았다.
<보이스포에버>는 실제 MND(Motor Neuron Disease, 운동신경원 질환) 환자인 엄마의 목소리를 빅스비로 구현해 어린 딸과의 아름다운 소통을 그려 낸 감동적 스토리로 역대 유튜브 게시 광고 영상 중 최단 기간 1억 뷰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