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8. 10
글 편집실
생활 수준이 높아진 데다가 한 자녀 가정이 많은 요즘엔 내 방이 없는 아이들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내 방은커녕 내 책상조차 갖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책상 위 책꽂이에 언니의 참고서와 동생의 그림책이 뒤죽박죽 꽂혀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지요. 때로는 서랍 깊숙이 숨겨둔 일기장이 형제자매들에 의해 대대적으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그 시절 아이들에겐 ‘내 방’ 마련이 부모들의 ‘내 집’ 마련만큼이나 절실한 꿈이었습니다. 내 방이 없는 설움…. 내 방만 있다면 지금과는 다르게, 훨씬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지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한 버지니아 울프는 평론을 쓰는 한편 실험적인 소설도 여러 편 발표했습니다. 그녀는 시대가 변하면 진실을 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소설 『댈러웨이 부인』이나 『세월』도 유명하지만, 버지니아 울프 하면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이란 에세이입니다.
이 작품은 오늘날 페미니즘의 교과서로 일컬어지지만, 그녀가 했던 말을 상기하면 페미니즘을 넘어 휴머니즘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가 한 대학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토대로 저술한 작품인데요, 그때 울프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하지요.
“자기만의 방을 가지라는 얘기는 리얼리티에 직면해 활기 넘치는 삶을 영위하라는 뜻이다.”
이 책이 발표된 1929년에도 자기만의 방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 요건이었던 모양입니다. 하긴 왜 아니겠습니까. 자기만의 방은 또 다른 페르소나이며, 자아가 발현되는 궁극적 공간일 테니까요.
『Cheil』 매거진은 지난 9월호에서 ‘Con-centrate’라는 키워드를 통해 ‘1인칭 시점’의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 10월호에서는 ‘Con-tented’라는 프리즘으로, 자기만의 공간을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통해 만족과 행복을 얻는 소비자들을 조명합니다. 이 두 개의 키워드 사이에는 ‘자기 경험의 확장’이라는 공통분모가 자리합니다. 이때 ‘확장’은 물리적 영역뿐 아니라 심층적 깊이 또한 포함합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자기만의 방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자기만의 방을 얼마나 더 ‘자기답게’ 구성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진 듯합니다. 더불어 자기만의 공간이 내 방, 내 집을 넘어 동네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얘기를 다시 한 번 빌리면, 활기 넘치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리얼리티’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Cheil Magazine 2018. 10
구정우(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집을 고르는 기준이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집을 고를 때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얼마나 가까운가를 따졌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학군’을 중심으로 따졌다. 이 두 가지 요인은 계층과 연령을 떠나 주거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최근 집 고르는 기준에 변화가 생겼다. 이른바 ‘다세권’이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이다.
소확행을 위한 주거 환경
이제는 집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어야 하고, 편의점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끼니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햄버거 체인도 있어야 하고, 가성비 좋은 헬스·뷰티 스토어도 있어야 한다. 내 건강을 지켜 줄 약국과 병원도 있으면 좋겠고, 대형 쇼핑몰이 근처에 있다면 금상첨화다. 최근 2030세대가 빠르게 유통시키고 있는 신조어들이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를 압축하고 있다. ‘스세권(스타벅스)’, ‘편세권(편의점)’, ‘맥세권(맥도날드)’, ‘올세권(올리브영)’, ‘약세권(약국)’…. 입에도 착 달라붙고 새로운 문화적 기호도 잘 녹여내고 있다.
집이 몇 평인지, 남향인지, 얼마나 조용한지는 크게 문제가 안 된다. 집의 개념이 집 안에서 집 밖으로, 동네와 커뮤니티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변화이다. 여기에는 가성비를 금과옥조로 삼는 2030세대의 철학이 배경에 깔려 있다. 조금 좁은 집,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쯤은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소확행’을 누릴 수 있는 주거 환경은 양보할 수 없다. 혼밥을 즐기고, 이직을 위해 영어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피부 관리를 위해 편리한 소비가 가능한, 그런 스마트한 주거 환경이 필요해진 것이다.
새롭게 정립된 공간 개념
40대의 시선으로도 2030세대의 이런 주거에 대한 새로운 시선은 합리적이다. 40대 주부들은 맘카페 회원들이 자유롭게 모여 육아를 공유하고 필요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이 절실하다. 쇼핑·여가·교육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올인빌(All in Vill)’이 있다면 두말할 나위 없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한 영화 감상 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는 주거 여건이 필요하다.
대세가 된 1인 가구의 당사자들은 홀로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홈 인테리어가 필수적이다. 혼술을 즐기거나 지인을 초대해 소소한 파티를 열 수 있는 ‘홈바’ 콘셉트이면 더할 나위 없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하지만 가끔씩 엄습하는 고립감은 철처히 차단해야 한다. 이럴 때는 새롭게 정립된 공간 개념을 소환해 동네 마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힐링 카페에서 새로 장만한 에어팟으로 음악을 들으며, 맛집을 찾아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한다. 고립감을 막아줄 ‘절친’이자 ‘자식’인 애완견을 산책시키고, 가끔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눈인사쯤은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산책하는 길에 스타벅스나 맥도날드가 있으면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어쩐지 마음이 편해진다. ‘나도 안전하고 쾌적한 동네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 유목민의 시대
‘다세권’이 집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올인빌이 새로운 주거 공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곳이 입지로 선정되고, 또 기존의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스타벅스가 들어서면서 죽은 건물도 살리고 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 인근의 임대인과 중개인은 기대 심리를 한껏 올린다. 입점 건물뿐 아니라 주변 건물도 동반 가치 상승을 경험한다. 동네 마실의 거점이어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거 공간과 환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은 ‘스마트 유목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집 안과 집 밖의 경계를 과감히 허물고, 새로운 생활 양식을 창출해 가는 신인류가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한 소비자이다. 자신의 처지에 맞게 계획과 관리에 능숙한 합리적 주체이다. 때로는 욜로와 소확행에 빠진 영락없는 ‘호모 루덴스’이지만, 새로움을 창출하고 이를 나누고 공감하는 새로운 인간형이다.
그러니 이제는 집 주위에 어떤 세권을 만들 것인지도 도시 계획이나 주거 환경 개선의 고려요소가 돼야 한다. 집 밖에서도 삶의 의미와 풍요로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주거 공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기업은 스마트 유목민들의 소비에 숨어 있는 가치와 의미를 적극 찾아내야 한다.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이 신인류의 인생 탐사를 도울 수 있는 방안과 아이템을 책임 있게 발굴하면 좋을 것이다.
Cheil Magazine 2018. 10
범상규(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학문인 신경건축학을 비롯해 그린테리어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집 안을 극장으로 만드는 사운드바, 게이밍 제품, 호텔식 고급 침구나 리클라이너 같은 휴식 가구 등 집에서 휴식과 여가, 재충전을 꾀하는 홈루덴스족을 위한 관련 제품도 다양하다. 홈루덴스족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사례를 살펴본다.
2018년 주목받는 리빙 트렌드
‘홈루덴스’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유희, 놀이를 뜻하는 루덴스(Ludens)가 합쳐진 신조어로 주거 공간인 집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한 장소로 호텔보다 집을 선택한 답변이 58%일 정도로 2018년 주목받는 리빙 트렌드 중 하나가 홈루덴스족이다.
어원을 살펴보면, 인간은 놀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의 유희적 본성’을 주목한 네덜란드 역사문화학자인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가 언급한 호모 루덴스에서 찾을 수 있다. 잘하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더 재미있고 집중하며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일례로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IT 분야의 세계적 기업일수록 사무실을 마치 놀이터처럼 꾸몄다.
결국 홈루덴스족에게 집은 더 이상 부의 개념이 아닌 나만의 아지트이고 휴식 공간이자 내 취향을 오롯이 실현하는 공간이란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실제로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국내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4명(44.9%)이 집에서 쉬거나 특별한 계획 없이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집, 물리적 공간에서 심미적 공간으로
홈루덴스족의 등장이 가져온 대표적인 변화로는 집을 물리적 공간에서 심미적 공간으로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1987년 스타벅스를 인수한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를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여가의 공간이자 자유의 공간인 ‘제3의 공간’으로 인식시켜 성공했다. 스타벅스에 대한 하워드 슐츠의 전략처럼 홈루덴스족에겐 집이란 소비를 담당하는 제1의 공간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하듯 유명 학군, 교통 접근성처럼 부의 가치로 추산할 수 없는 심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신경건축학에서 그 답을 찾기 시작했다. 1984년 태동된 신경건축학은 공간의 어떤 요소가 구체적으로 인간 뇌의 어느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지향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어떤 공간을 접할 때 행복을 느끼는 순간 분비되는 세로토닌과 반대로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분비되는 엔도르핀의 측정을 통해 뇌와 신경계가 행복하다고 반응하는 공간을 찾는 것이다.
실제로 분리된 주방보다는 아일랜드 키친에서 조리할 때 애착 형성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늘어나 만족감이 높아진다고 한다. 또 가구나 벽의 모서리가 둥글 때 긴장감이 줄어들고, 따뜻한 색깔의 인테리어를 사용할 경우 행복감을 높여주는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자녀들에게서 창의적인 결과를 얻고 싶다면 공부방을 빨간색보다 파랑색 공간으로 만들고, 낮은 천장보다는 3m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햇빛이 잘 드는 열린 공간에 책상을 배치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 시장도 커지는 추세이다. 단순히 북유럽풍 소품이나 가구를 이용한 DIY 차원에서 탈피해 스트레스가 풀리는 나만의 공간을 뜻하는 ‘케렌시아’ 개념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투우장에서 소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자기만의 공간(케렌시아)처럼 현대인들에게도 여유와 힐링을 위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게다.
▲ 전국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한 핸슨의 1인용 리클라이너. 휴식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1인용 리클라이너 시장이 커지고 있다. Ⓒhansonsofa.com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들여놓거나 프랑스풍 보라색 천연가죽을 사용한 고급 소파에서부터 각도 조절이 자유로운 전동 리클라이너를 통해 주거 공간을 자신만의 질 높은 휴식 공간으로 만든다. 더 나아가 내 방을 쾌적하고 편리한 호텔 룸처럼 바꾸는 홈 드레싱을 위해 침구, 디퓨저, 수건 등을 구미에 맞게 바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덩달아 호텔식 침구 서비스 전문 업체까지 등장할 정도다. 신라호텔의 뷰티레스트 더원, 롯데호텔의 해온 등 럭셔리한 호텔 침구가 대표적이며, 특히 30~40대와 신혼부부들의 구매 비중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인기다.
▲ 롯데호텔은 자사 베딩 시스템 ‘해온(he:on)’을 상품화해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롯데호텔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사람들
한편으론 소확행을 실현시켜 주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녹색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이용하는 플랜테리어도 인기다. 비좁은 베란다에서 벗어나 거실과 안방, 서재까지 녹색 식물을 들여놓고 마치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와 같은 실내 환경 걱정으로 인해 다양한 환경 식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내 집 인테리어에 열성인 또 다른 이유로 취향에 맞게 나만의 공간을 꾸며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올리는, 온라인상에서 집을 공개하는 ‘랜선 집들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인스타그램에 ‘#셀프인테리어’를 검색하기만 해도 60여 만 개가 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셀프 인테리어 욕구를 해소하는데 전문 지식이 무엇보다 필요하기에 셀프 인테리어 박람회에 참석하거나 인테리어 강좌에 등록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인테리어 컨설팅 업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 삼화페인트 홈앤톤즈에서는 페인팅 아카데미 등 고객들에게 다양한 셀프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한다. Ⓒ홈앤톤즈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홈루덴스족의 관심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추세다. 그동안 1인 가구의 젊은 여성이나 30~40대 주부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엔 남성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자기에게 만족을 주기만 한다면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는 경향을 보이는 남성들이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을 보이는 현상을 지칭하는 ‘맨즈테리어(Men + Interior)’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서양에선 이미 10여 년 전 맨케이브(Mamcave, 남자의 동굴)라 불리며 주목받아 온 현상으로 미국의 사회학자 폴라 에이머는 ‘남성성의 마지막 보루’라 해석하기도 했다. 창고나 집 안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푸른색 페인트로 벽을 칠하고 총각 시절부터 수집한 레고와 피규어, 술병, 엔틱풍 시계, 무선자동차, 책 등을 가득 진열해 놓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다. 대형 모니터로 게임에 열중하거나 학창 시절 꿈꾸던 전자기타와 드럼세트를 갖춰 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G마켓에 따르면 올 초 4개월 동안 인테리어 관련 상품의 남성 구매율이 전년 대비 75% 증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맨즈테리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집 밖으로 나돌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과거와는 달리 나만의 아지트에서 오롯이 나만을 위해 투자할 수 있어 오히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늘었다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룬다.
피로도와 비례하는 삶의 질
홈루덴스족은 먹고 마시는 메뉴를 선택할 때도 간편하지만 근사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집에서 휴가를 보낼 때는 전문 셰프들과 손잡은 가정간편식(HMR)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푸드는 강레오 셰프와 협업해 쉐푸드를 리뉴얼했으며, 현대홈쇼핑은 최현석, 오세득 셰프와 H 플레이트 스테이크를 론칭했다. 이마트도 고급 중화요리인 피콕반점을 HMR로 출시했다.
▲ 고급 중화요리를 집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게 한 이마트 피콕반점
뿐만 아니라 홈술도 맛있는 안주를 곁들여 근사하게 만끽할 수 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는 독일식 정통햄으로 SPC삼립의 비어슁겐, 훈연 방식의 비엔나 소시지인 동원 F&B의 더퀴진에 이어서 대상 청정원은 안주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안주夜를 론칭했다. 나아가 휴식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커피와 디저트인데 전문 카페나 베이커리에 직접 가지 않고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최초 액상 에스프레소인 조지아 고티카 에스프레소 스틱, 전문점 수준의 디저트인 아워홈 디저트 살롱 크림쉬폰,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프리미엄 디저트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일본에서 젊은 남녀가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콕 박혀 지내며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지 못하는 부류인 코쿤족으로 인해 골칫거리인 적이 있었다. 때문에 방콕족, 호캉스족, 홈루덴스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복잡한 사회 관계에서 오는 피로도는 갈수록 강해지지만 마땅한 스트레스 해소책은 없다. 소확행이니 욜로니 하는 삶의 방식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결국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 그것도 나만의 독립된 공간이 절실하다. 멀리서 찾기보다 편안한 장소로 이미 검증된 집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홈루덴스족의 열풍이다. IT 산업이 발달하면 할수록 어쩌면 더 외로운 사회가 될 수 있기에 나만의 공간에서 여가를 만끽할 때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Cheil Magazine 2018. 10
정리 편집실
‘홈루덴스’들에게 집은 휴식과 재충전, 취미 활동과 놀이의 공간이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활동을 하며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집에 머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통계를 통해 요즘 소비자들이 집과 집 근처에서 원하는 것들을 살펴본다.
‘집콕’이 제일 좋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의하면 소비자의 84.8%가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많다”고 응답했다. 홈루덴스들에게 집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대관절 집에서 뭘 하는 걸까?
Q.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집의 이미지 1위는 ‘휴식 공간’. 8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0%가 넘는 응답률을 보인 답변들을 보면, 집은 ‘마음 편히 두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자 쉼터’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 눈여겨볼 것은 집을 자신만의 개인적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각은 20대가 6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Q. 집에서 즐겨 하는 활동은?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TV시청이었고, 그다음이 인터넷 검색이었다. 하나 주목할 점은 “그냥 누워 있는다”라고 대답한 사람들이 58.5%로 과반수가 넘었는데, 이 답변은 2015년 49.7%에서 약 9% 증가했다. 이는 타 기관의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1934세대의 62.8%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도 가치 있다”고 답변했다. 멍 때리며 볼 수 있는 ‘ASMR 영상(35.1%)’이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Satisfying Video(19.9%)’를 시청해 봤다는 응답과도 관련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Q. 홈캉스와 호캉스, 당신의 선택은?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여름 휴가를 앞둔 지난 7월, 고객 약 9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여름 바캉스 때 최근 여가 트렌드인 ‘호캉스(호텔+바캉스)’ 대신 ‘홈캉스(홈+바캉스)’를 하겠다는 대답이 16% 더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사람 많고 복잡한 곳이 싫다”는 답변이 53%로 과반수를 넘었다.
Q. 집에서 뭐할 건데요?
홈캉스를 하면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밀린 영화나 드라마를 보겠다”는 답변이 63%로 압도적이었다. 그 뒤를 이어 게임, 독서, 홈캠핑 등의 답변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평소 바쁜 일상 때문에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이나 여가 활동에 대한 니즈를 읽을 수 있다.
Q.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게 만드는 아이템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끔 만드는 가장 강력한 아이템은 바로 ‘맛있는 음식’. 이는 각 세대별로 대동소이했다. 이 외에 중장년층은 양질의 TV 프로그램을 꼽았고, 20~30대는 취미 생활 용품을 꼽았다. 좋은 소파, 침대, 안마 의자 등의 응답률도 적지 않았는데, 이는 앞선 첫 번째 질문 항목에서 집을 휴식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과 연관시킬 수 있을 듯하다.
홈어라운드 소비가 대세?
이동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집에서 도보로 이동해 생필품과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소비를 가리키는 말, ‘홈어라운드(Home-around) 소비’. 이는 물품을 대량 구입하는 대신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구입해 사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편의성 및 간소화에 대한 니즈로 인해 앞으로 홈어라운드 소비는 점점 늘어날 전망.
Q. 장 보러 어디까지 가나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집 근처 500m 이내에서 생필품 등을 구입한다는 응답률이 8%P 늘었다. 반면에 3㎞를 기준으로 했을 때 7%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 근처 가까운 곳을 애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방증.
Q. 어떤 매장을 이용하나요?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집 근처 500m 이내에 있는 매장 중 어떤 유형을 가장 자주 이용하고 있을까?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비율이 각각 16%와 17%로 비슷하게 나타났고, 슈퍼마켓이 67%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가까운 거리에 대형마트가 있어도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Q. 얼마나 자주 이용하나요?
여기서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집 근처 500m 이내에서 생필품 등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최근 3년 이용 건수는 28% 증가한 반면, 건당 이용 금액은 16% 감소했다. 필요한 것을 대량으로 구입해 쟁여 놓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쓸 만큼만 구입해 사용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Q. 홈어라운드 소비, 누가 할까요?
집 근처 500m 이내 소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10% 더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대별로는 40대가 가장 많았다. 한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령대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50~60대 소비자의 이용률이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집 근처 가까운 곳의 매장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Cheil Magazine 2018. 10
김혜경 프로(The South3팀), 이승용 프로(신태호CD팀)
Cheil Magazine 2018. 10
남예린 프로(비즈니스 12팀)
상하목장은 더 많은 사람이, 더 좋은 우유를 마실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로 유기농 우유의 대중화를 이끌어 온 시장의 1등 브랜드다. 시간과 노력이 배로 투여되는 까다로운 유기농 시장이지만, 어려워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소신과 철학으로 브랜드를 론칭했고, 그렇게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이했다.
출발! 진실된 목장주의 이야기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10년이었지만, 그간 많은 경쟁사 역시 시장에 진입했다. 경쟁사들은 더 자극적인 팩트와 인증을 내세웠고, 유기농이 아님에도 이와 비슷해 보이는 문구로 치열한 커뮤니케이션 싸움을 계속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 상하목장은 굳건한 1위 브랜드이자 10주년을 맞은 시장 리더 브랜드로서 진정성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다.
캠페인 기획에 있어 가장 선행된 건 관계자 인터뷰였다. 상하목장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중 이번 캠페인의 핵심이 된 건 바로 고창에 있는 목장주들의 목소리였다.
그들에게 10년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안전한 유기농 우유 한 잔을 위해 기존 땅도, 풀도, 축사도 모두 바꿔야 했고, 약을 쓰지 못해 자식 같은 소를 잃어 보기도 했다. 많은 시행 착오를 거치며 좌절도 했지만, 오히려 단시간에는 배울 수 없는 유기농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얻는 자양분이 됐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그들의 경험 속에서 이번 커뮤니케이션의 소재들을 개발할 수 있었다. “매일 소들이 먹을 유기농 풀 농사를 짓는 자신은 목장주이기에 앞서 농부”라는 한 목장주의 말에선 ‘우유밭’ 이란 개념을, “소들이 더 에너지 넘치게 뛰놀 수 있게 매년 초지를 넓혀왔다”는 말에서는 ‘소운동장’ 이란 소재를 발굴한 것 등이 그런 예다.
상하목장이라는 공간에 더욱 집중!
인터뷰를 마치고, 이번 캠페인은 그저 10주년을 자축하는 번지르르한 말도, 경쟁사를 깎아 내리기 위한 자극적인 카피도 아닌, 우리 브랜드의 근간인 전북 고창의 상하목장이란 공간 자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공간이야 말로 경쟁사들은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10년의 결실이 집약된 실체였기 때문이다.
이 상하목장이란 공간을 소비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 주는 방법으로 체험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번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목장주들의 목소리에서 찾아낸 10년의 가치들을 소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직접적 체험으로는 총 7주간 70가족이 다양한 프로그램(먹거리 체험, 동물 체험, 착유 체험 등)을 통해 상하목장을 1박 2일간 무료로 체험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모바일 사이트를 통해 간접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상하목장 체험 영상, 갤러리 및 목장주들의 이야기들을 매력 있는 콘텐츠로 제작해 전달했고, 콘텐츠 감상 후 바로 직접 체험 신청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해 이벤트 참여도를 높였다.
특히 영상에선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는 주요 스팟들을 모델이 체험하는 모습을 담아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했다.
‘Top’보다는 ‘Real’한 모델을!
이번 캠페인에서 브랜드 체험을 유도하는 데 영상의 힘이 컸다. 상하목장에 가고 싶도록 상하목장의 체험기를 잘 그려 냈다는 것에 의미도 있지만, 진정성 있는 모델 기용도 큰 몫을 했다는 판단이다.
이번 캠페인의 모델은 봉태규 씨 가족이었다. 물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셀럽 가족이란 점에서 타깃 적합성도 높았지만, 모델로 제안하게 된 배경은 따로 있었다. 과거 상하목장 출장 시, 실제로 그곳에 놀러 온 봉태규 씨 가족을 두 번이나 마주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실제로 상하목장 제품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이번 상하목장의 모델은 그저 인지도 높은 셀럽이기에 앞서 진정 상하목장을 사랑하는 소비자이기에 그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상하목장을 소개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이렇게 진행된 상하목장 유기농 목장 체험 캠페인은 오픈 18일 만에 5만 명 이상이 참여하며 매우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남은 기간 역시, 더 많은 사람이 우리 브랜드를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러분도 상하목장이란 브랜드를 더 가까이 체험하고 싶다면 아래 공간으로 놀러와 보는 건 어떨까.
Cheil Magazine 2018. 10
남상현 프로(The SOUTH 1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 KT는 2017년부터 ‘PEOPLE. TECHNOLOGY. KT’ 라는 기업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우고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사업 등을 추진하며 기존 통신 영역을 넘어 혁신 ICT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모든 변화에는 ‘사람을 위한 따뜻한 혁신 기술 기업’ 이 되겠다는 KT의 기업 가치가 담겨 있다. 최근 화제가 됐던 KT 재난안전망 광고 영상은 혁신 기술이 사람을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 준 캠페인이었다.
초대형 스케일, 해상 구조 훈련을 카메라에 담아라
지진, 해양 조난, 화재 등 응급 재난 상황에서 통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통신이 두절되면 조난신호를 보낼 수도 없고, 위치 파악 및 신속한 구조 조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바로 재난안전통신망이다. KT는 해양경찰, 아주대학교 응급외상센터와 함께 해상 재난 안전 긴급 통신망 구축에 앞장서 왔다.
지난 8월, 세 단체가 모두 참여해 가상의 해상 재난 상황 시나리오에서 인명을 구출하는 합동 훈련을 개최하게 됐고, 해당 훈련을 스케치 형식으로 담아 광고물을 제작하게 됐다. 훈련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인 진행 과정이 잘 보이는 영상을 담아내기 위해 제일기획은 훈련 시나리오 작성 단계부터 해양경찰, KT, 아주대 외상센터와 긴밀히 협력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3000톤급 해양경찰 함정, 헬리콥터, 고속정들과 해양경찰 특수구조대원 들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진행되는 훈련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현장에서 돌발 상황과 변수에 대비해야 했고, 이에 맞춰 플랜 A부터 플랜 D까지 철저히 촬영 준비를 했다. 사실 스튜디오나 촬영용 로케이션에서 광고 촬영에 집중할 수 있는 이전 프로젝트들의 제작 환경과는 달리, 서해 바다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실시간 대규모 훈련을 촬영하는 것은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리얼리티,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진심
KT의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은 수익성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CSV적 성격이 크다. 이러한 기업 활동의 진정성을 담기 위해서라도 연출된 화면은 최대한 자제하고 실제 훈련 상황을 그대로 영상에 담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돌발 상황들도 광고 화면에 담기게 됐다.
광고 초반부에 등장하는 이국종 교수 의료팀의 출동 장면은 훈련 당일 오전, 실제로 응급 환자가 발생해 응급 환자가 있는 이천으로 출동하는 모습을 최소한의 촬영팀만 따라붙어 스케치한 장면이었다. 실제 출동 상황이었기에 이국종 교수가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뛰어나가는 장면, 비상 상황의 호출음 등의 리얼한 장면을 영상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또한 이 교수와 간호사가 헬리콥터에서 사고 선박으로 강하하는 레펠 장면도 대역 없이 촬영된 실제 상황이다. 이는 해양경찰도 만류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훈련이었지만, 이 교수는 1분 1초가 귀중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레펠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고수했고, 결국 숙달된 실력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국종 교수 의료팀은 1년에 200회 이상 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하면서 수시로 레펠 강하를 한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의 환자를 생각하는 진심, 재난 상황에서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통신망을 펼치고 싶은 KT의 진심은 스크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이국종이라는 사람, 그리고 이름 모를 작은 영웅들
아덴만의 영웅 이국종 교수는 외상 치료 분야에서의 헌신과 전문성 때문에 의사라는 특수한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사랑받는 인물이다. 이런 이국종 교수의 참여는 캠페인의 진정성을 배가시켰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실 KT는 아주대학교 병원에 외상연구소를 만들어 주고 3년간 6억 원의 연구비, LTE급 무전기 등을 지원하며 이국종 교수팀의 응급 출동을 돕고 있다. 이러한 KT와의 협력 관계 속에서 이국종 교수도 모델료를 전혀 받지 않고 흔쾌히 훈련 촬영을 허락한 것이다. 단 한 명의 전문 모델 없이 촬영된 해당 영상에서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해양경찰 특수구조대, KT 스카이십 솔루션팀 등 실제 구조 임무 담당자들이 출연해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 “평소 매스컴 출연도 꺼려하시는 이국종 교수님인데, 실제 환자를 구조하러 출동하고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시는 모습을 광고를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 등을 남겼다.
인천 앞바다의 거친 파도와 자욱한 해무, 화염에 휩싸인 어선으로 뛰어드는 ‘숨은 영웅’들의 모습은 잔잔한 배경음악 속에서 빛난다. 1분가량의 긴 러닝타임, 그리고 기존 광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대규모 해상 헬기 촬영과 다수의 드론캠 촬영 등 웅장한 스케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KT의 재난안전망 캠페인.
자극적이고 소모적인 영상들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요즘, 한번쯤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KT는 의미 있는 CSV 활동들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제일기획 또한 이런 KT의 진심을 소비자들에게 따뜻하게 전할 것이다.
▲ KT 재난안전망 캠페인
Cheil Magazine 2018. 10
Cathy Butler(Barbarian CEO)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CEO와 임원들을 위해 자회사 바바리안의 CEO 캐시 버틀러가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난 내성적이다. 부끄러움을 굉장히 많이 타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며,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종종 긴장한다. 그런데 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바바리안의 CEO가 아닌가. 그래서 성격과 직업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곤 한다.
오해는 하지 말기를…. 내가 집에만 콕 박혀 나오지 않는 코쿤족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CEO라면 응당 능숙하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이를테면 네트워킹이나 연설, 대범한 성격이 요구되는 일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어렵다는 뜻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CEO에게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나답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준비하라
백만 달러짜리 미소와 함께 달변을 구사하며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참 부럽다. 예전에는 이런 자리에 가면 길 잃은 양 같은 기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참가하는 행사를 엄선해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참석자를 확인한 후 그중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은 사람 몇을 골라 주제를 3~5가지 정도 준비한다.
이번 방학에 아이들은 뭘 하느냐 같은 일반적 주제에서부터 최근 캠페인의 POV, 최근 수상에 대한 축하 인사까지 다양하게 준비한다. 또 정기적으로 뉴스를 읽어 대화에 끼어들 수 있도록 한다. 헤드라인? 준비 완료. 스포츠? 오케이. 내겐 준비와 목적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라
연설은 위험하다. 뉴욕 양키스 경기장만 한 방에서 아주 중요한 연설을 해야 하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긴장해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나 떨고 있니?” 식의 농담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웃어 줘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건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약한 모습을 조금 보여 줘도 괜찮다. 또 다른 팁을 주자면 오디언스들 중 몇 명에게 집중해서 이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 억지 쇼를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바바리안 직원들 앞에서 말할 땐 훨씬 편하다. 매일 일대일로 커피를 마시거나 몇 주마다 AMA 채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라
CEO라는 직함이 달리면 성격도 대범할 거라는 엄청난 기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난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는 윌리 로먼(Willy Loman)이 아니다. 애초에 그런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다. 난 고객이든 직원이든 복잡한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존재한다.
고객을 만나면 당신들에게 뭘 팔려고 온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 고객들도 경계를 풀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경청한다. 어카운트 관리를 수년 동안 하면서 나의 관계 형성과 경청, 문제 해결 능력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며,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져라
이것이야말로 다른 내성적인 CEO에게 가장 주고 싶은 조언이다(난 알고 있다. 어딘가에 분명히 나 같은 CEO가 또 있다는 걸!). 당신이 CEO가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며,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거나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계산적인 접근법도 좋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약점이 되지는 않는다.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걸어나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나?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 깜짝 놀랄 거다. 몇 가지 비결만 알고 있다면 나처럼 내성적인 면이 조금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Cheil Magazine 201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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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il Magazine 2018. 10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홍콩법인, 중화권 광고회사 1위 선정
호주 유력 광고 마케팅 전문지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Campaign Brief Asia)』가 발표한 아시아 에이전시 크리에이티브 랭킹에서 제일기획 홍콩법인이 ‘2018 Hong Kong Agency of the Year’로 선정되며 중화권(중국∙홍콩∙대만)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 순위는 칸 라이언즈, D & AD, 런던 국제광고제 등 국제적 명성의 10여 개 광고제에서 거둔 최근 2년간의 수상 실적을 기반으로 한 객관성 높은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홍콩법인은 지난 2년 연속 1위였던 오길비 홍콩을 큰 점수 차로 제쳤으며, 아시아 에이전시 순위에서도 5위에 올라 역대 최고 순위를 달성했다.
*출처: http://www.campaignbriefasia.com/2018/09/cheil-worldwide-named-hong-kon.html
인도법인의 <보이스 포에버>
희귀병을 앓고 있는 엄마와 어린 딸의 실제 스토리를 담은 한 광고 영상이 인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인도법인이 제작해 최근 공개한 <보이스 포에버(Voice Forever)>는 실제 희귀질환(Motor Neuron Disease, 운동신경원 질환)으로 서서히 목소리를 잃어가는 엄마의 목소리를 빅스비로 구현해 딸과 아름다운 교감, 소통을 지속한다는 스토리로 인도 전역에 감동을 선사하며 공개 13일 만에 조회수 1억 건을 돌파, 역대 유튜브 게시 광고 영상 중 최단 기간 1억 뷰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 혁신 기술에 가족애를 더한 <보이스 포에버> 캠페인
Cheil Magazine 2018. 10
이은경 프로(미디어플래닝 1팀)
날씨와 시청률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야외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타 계절 대비 상대적으로 TV를 시청할 기회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방송사에서는 대형 콘텐츠를 편성하기도 한다. 올 가을/겨울 시즌에 기대되는 주요 방송 콘텐츠들을 살펴보자.
가을/겨울 시즌, 시청률 상승
유난히 덥고 길었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길목에 들어섰다. 일교차가 커진 날씨만큼이나 방송 콘텐츠 시장에도 계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통상 날씨가 추워지면 시청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10~12월 기간은 보통 연 평균 대비 최대 Index 105 수준까지 광고 시청률이 상승하는 시기이다. 날씨의 영향으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어 타 계절 대비 상대적으로 TV를 시청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이 시기에 대형 콘텐츠를 주로 편성하기도 한다.
드라마로 여심 저격
먼저 가을 시즌을 맞아 드라마 콘텐츠가 안방 극장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김희선, 송혜교, 박보검, 소지섭, 현빈 등 이름만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있는 톱스타들이 화려한 드라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희선이 <나인룸>으로 돌아오고, 송혜교와 박보검이 11월 방영 예정인 <남자친구>를 통해 복귀한다. 소지섭 주연의 <내 뒤에 테리우스>를 비롯해 현빈과 박신혜가 출연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도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최근 3년 동안의 추이를 봤을 때 전통적으로 겨울철에 강세를 보였던 방송사는 tvN이다. tvN은 앞서 언급한 톱스타들의 드라마 복귀작 중 다수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3분기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4분기에도 인기몰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tvN과 JTBC의 주요 프로그램의 경우 패키지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보통 본방 기준 중간광고 패키지는 2~3억 원 수준(15초 기준)으로 구성돼 있다. 월별, 콘텐츠별, 광고 위치별로 패키지 금액이 상이하기 때문에 집행 전 확인이 필요하겠다.
남성 타깃은 스포츠로 공략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빅스포츠 이벤트가 많았다.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끝났지만, 국내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관심을 이어갈 전망이다.
제일기획에서 실시하는 ACR조사에 의하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스포츠 중계 종목은 프로야구가 38%로 가장 높았으며, 해외 축구가 9%로 뒤를 이었다. 국내 야구의 경우 성/연령별로 비교적 고른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해외 축구의 경우 20~30대 남성들이 주 시청자층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손흥민 선수가 잉글랜드 무대에서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젊은 남성 타깃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프리미어리그 패키지를 활용해 보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겠다.
케이블 채널인 SPOTV2를 통해 중계되는 프리미어리그 패키지는 중간광고 패키지 금액이 월 3000만 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TV는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광고가 동시 송출되기 때문에 TV 따로, 디지털 따로가 아닌 한 번의 청약을 통해 해당 콘텐츠가 송출되는 전 플랫폼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드라마, 스포츠 콘텐츠 외에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선호도가 높은 ‘예능’의 경우, 먹방, 여행, 시즌제 예능의 컴백 등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예정이다. 새로운 계절을 맞아 시작되는 많은 콘텐츠들이 흥행해 방송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광고 시장도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