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3. 16:49

경제학자와 수학자 등 많은 학자들이 게임의 속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해 보려고 했답니다. 서로 의견이 엇갈리는 와중에 한 가지 점에선 확실히 입을 모았는데, 바로 ‘게임에는 반드시 규칙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규칙이 없다면 게임이 성립될 수 없다는 의미죠.

하긴 그렇습니다. 오징어 놀이를 할 때 금을 밟으면 죽고, 사방치기에선 돌멩이가 다른 칸에 떨어지거나 금에 닿으면 실격이죠. 고무줄 놀이는 고무줄 높이를 발목 근처에서 무릎, 허리, 어깨로 점점 높이는 게 규칙입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선 술래가 뒤돌아봤을 때 부동 자세로 있어야 하죠. 이렇게 그 무엇보다 규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국어 사전에서도 게임을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정의하고 있나 봅니다.

예전에는 집 앞 골목이나 동네 공터에서 이런 놀이판이 자주 벌어지곤 했지만, 지금은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땅 위에서 벌어지던 이런 판들은 1990년대 초반 전자오락실이 등장하면서 그곳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는 PC방이 주요 무대가 됐죠. IMF 외환 위기로 경제가 휘청일 적에도 고소득 창업 아이템으로 부상한 PC방이 전국에 들불처럼 퍼졌습니다. 선풍적 인기를 몰고온 스타크래프트 덕분이었죠.

이제는 놀이판이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혹시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들어보셨나요? 전세 버스, 관광 버스…. 그런 버스와 유사한 거냐고요? 그런 건 아니고, 초월을 뜻하는 접두어 메타(meta-)와 우주, 경험 세계 등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한마디로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데, 이 용어는 미국의 소설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 출간한 SF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쓰였다고 하죠.

해커이면서 피자 배달도 하고 있는 주인공이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를 만들어 놓고는 현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메타버스에서 힘을 발휘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제껏 알고 있던 가상 현실과 메타버스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가상 현실은 가상으로만 존재하지만,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서로 넘나든다는 점입니다.

올해 최고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모여라 동물의 숲’에선 내 아바타가 물고기도 잡고 곤충 채집도 하고 화석도 캐면서 그곳에서 살아갑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동물의 숲이라는 가상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죠. 하지만 만약 우리 동네에도 있는 KFC가 그곳에 매장을 열고 치킨을 판다면 어떨까요? 이는 실제로 일어난 일로, KFC 동물의 숲 지점에 방문해 커넬 샌더스를 만나면 치킨 쿠폰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이벤트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비단 KFC뿐만 아니라 발렌티노나 마크 제이콥스 같은 패션 브랜드들도 동물의 숲에서 신상품을 선보였죠.


▲ 올봄 ‘동물의 숲’에서 선보인 마크 제이콥스의 신상품들
ⓒ 마크 제이콥스 인스타그램(instagram.com/marcjacobs)

이처럼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벌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게임 속에서 유저들이 생일 파티를 열거나 결혼식을 올리는 건 이미 진즉에 일어났던 일이죠. 전자오락실도, PC방도 모두 현실에 속해 있던 ‘판’들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판들이 이제는 현실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메타버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고로 재미가 있는 곳에서 판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판에서 놀던 사람들이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애정을느끼는 순간 ‘팬’이 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즐겁게 놀 수 있는 판이 마련되면 기꺼이 참여함은 물론이요, 이를 재생산해서 유통시킵니다. 재미는 이제 단순히 기분이나 느낌이 아니라 하나의 중요한 ‘가치관[主義]’이 됐습니다. 그 가치와 가장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게임입니다. 그래서 게임은 이제 브랜드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중요한 채널이 됐습니다.

제일매거진 11월호에서는 몰입감과 자연스러운 브랜드 체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 새로운 채널로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를 짚어봅니다.

2020.11.12. 16:16

과거에는 게임이 우리의 일상과 분리돼 있었지만, 현재는 메타버스를 통해 일상과 연결돼 있으며, 또한 놀이적 기능을 넘어 비즈니스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게임이 적용된 새로운 세상,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만들어진 메타버스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주는 가치를 지속시키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아마 이 질문에 “Yes”를 답하는 이가 매우 적을 듯하다. 제페토는 카메라 앱 스노우로 유명한 스노우(주)가 만든 콘텐츠로, 올해 3월에 네이버제트라는 기업으로 분사했다. 스노우 앱이 기본적으로 내 얼굴 사진을 토대로 눈을 키우거나 여드름을 지워 줬다면, 제페토는 내 얼굴 본판을 아예 지워 버리고 만화 캐릭터를 그리듯이 눈, 코, 입, 얼굴형을 골라서 조합한다.

‘내가 만들어 낸 내 아바타’가 제페토의 핵심이다. 이 아바타를 가지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서 소셜미디어처럼 공유한다. 아바타가 입는 옷, 각종 장신구를 마켓에서 구매하거나 내가 직접 만든 아이템을 마켓에서 판매한다. 그리고 아바타들이 노는 공간을 사용자가 직접 만든다. 제페토 안에 만들어 놓은 낚시터, 지하철역, 공원 등 다양한 공간에 사용자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규칙에 따라 어울려 논다. 그렇게 어울리는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대략 2억 명 가까이 됐다.

 

▲ 제페토와 트와이스의 컬래버레이션 영상


▲ 온라인 게임 플랫폼 및 게임 제작 시스템 ‘로블록스’
ⓒ 홈페이지 화면 캡처(roblox.com)

로블록스는 이보다 더 본격적으로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서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게임이 공유되고, 수많은 사용자가 그런 게임을 오가면서 놀고 있다. 화면만 봐서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게임 같은 느낌이 든다. 좋게 보면 픽셀 아트이지만, 냉정히 보면 테두리가 다 깨지고 색상 조합도 엉망이다. 그런 엉성해 보이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1억 2천만 명 정도가 된다.

여러분이 제페토, 로블록스를 써 본 적이 없는 이유는 다음의 상황을 들어보면 이해될 것이다. 제페토는 국내에서 제작한 플랫폼이지만, 해외 사용자 비중이 90%이며, 10대 이용자 비중이 80% 정도에 달한다. 로블록스의 주된 사용자 층은 16세 미만 아이들이다. 미국에서는 청소년 중 절반 정도가 로블록스를 즐기며, 사용 시간을 비교하면 유튜브의 2.5배에 달한다.

제페토, 로블록스는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Z세대와 그 아래의 청소년들은 이미 그 윗세대와 뭔가 다른 세상, 여러 개의 세상을 오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를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부른다.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이다. 메타버스는 깊게 들어가면 네 가지로 분류되는데, 핵심적 특징은 게임의 세계관·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만약 오락실 게임이나 스타크래프트가 떠올랐다면 상당히 멀리 있다. 롤이나 오버워치를 생각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오락실 게임부터 오버워치까지를 보면, 게임과 일상생활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 그러나 제페토, 로블록스는 게임과 일상이 연결돼 있다. 제페토는 디즈니, 나이키 등과 같은 콘텐츠 강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들의 IP를 가지고 제페토 안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고 유통한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을 얻는다. 로블록스를 즐기는 아이 중에는 자신이 만든 게임으로 연매출 10억 원을 벌어들이는 경우도 있다. 즉, 사용자에게 게임이 놀이의 대상을 넘어서 비즈니스 대상이 된 셈이다.

 

▲ 포트나이트 챕터 2 시즌 4 트레일러 영상

한 가지 게임을 더 살펴보자. 북미를 휩쓸고 있는 배틀로얄 방식의 게임인 포트나이트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포트나이트는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유행하는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여러 명이 어울려서 전쟁을 하고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게임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 사용자들은 총싸움만 하는 게 아니다. 나이키나 마블 캐릭터가 담긴 콘텐츠를 구매하고, 1,230만 명이 동시에 모여서 유명 래퍼 스캇의 콘서트를 즐기며, 새로 공개된 BTS의 뮤직비디오를 함께 관람한다.

포트나이트의 제작사인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는 포트나이트를 게임 이상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금은 포트나이트가 게임이지만, 앞으로는 무엇이 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현실 세계의 여러 비즈니스를 포트나이트 안으로 가져가고, 반대로 포트나이트의 IP를 현실 세계로 가지고 나와서 다른 비즈니스에 접목한다는 접근이다.

 

실제 이런 양방향 접근을 시도하는 기업들 중에는 패션 브랜드들도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루이비통은 롤 게임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롤에서 사용하는 게임 스킨에 루이비통 문양을 넣어서 판매하고, 롤 게임의 로고와 캐릭터를 넣은 명품을 제작해 매장에서 판매했다. 버버리도 같은 맥락의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6월에는 B서프라는 서핑 게임을 직접 제작해 공개했다. 버버리의 TB썸머 모노그램 컬렉션을 기반으로 서퍼의 의상과 보드를 게임에서 제공해, 플레이어들은 B서프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버버리의 트랜드를 익히게 됐다.

 

▲ 루이비통과 롤(League of Legends)의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에이전시인 PMX는 2025년까지 세계 명품 시장 고객의 45% 이상을 Z세대가 차지하리라 예상했다. 루이비통, 버버리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그들에게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 그들을 현실 세계로 데려오려 노력하기보다는 그들이 주로 머무는 게임 메타버스 속으로 기업들이 들어간 것이다. 여러분이 일하는 기업·조직이 게임, 디지털, IT 등과 관련이 없다 해도 게임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은 원래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을 접목하는 방법을 뜻한다. 단순히 보면, 친구를 도와준 아이에게 칭찬 스티커를 붙여주는 단편적 활동, 지하철역 개찰구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 앞에서 스쿼트를 30번 하면 지하철 티켓을 공짜로 주는 리워드 방식이 게이미피케이션이다.

그러나 게이미피케이션이 주는 가치를 넓고, 깊게,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이런 단편적 활동과 리워드만 제공하기보다는 새로운 세상으로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게임이 적용된 새로운 세상,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만들어진 메타버스이다. 기업이 꿈꾸는 비전, 보유한 브랜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게임적 세계관, 게이미피케이션 메타버스에 어떻게 녹여 넣을지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 브랜드와 무관해 보였던 게임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브랜드의 비즈니스에 먼저 발을 들여놓을지도 모른다.

 

*김상균은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등을 공부했으며 현재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이다. 학부 때 게임 개발자로 첫발을 내디딘 후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력이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교수법 강연과 워크숍 활동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가 있다.

2020.11.13. 16:42

2020.11.13. 15:09

본래 영화나 드라마, 웹툰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의 게임화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으로 일찍부터 시도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본격화되는 게임화의 경향을 들여다보면 콘텐츠 산업 성패의 관건으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세계관’이 어른거린다.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매트릭스> 같은 작품들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들로 여러 에피소드 시리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고, 모두 게임화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PC 게임부터 콘솔 게임까지 집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2000년대 초반 등장했던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전략으로 성공한 영화들은 게임업계가 눈독 들이는 분야가 됐다.

특히 마블의 다양한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이합집산하면서 만들어 낸 이른바 ‘마블 유니버스’는 무수히 많은 게임들을 쏟아냈다. 이즈음 등장한 용어가 ‘세계관’이다. 하나로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작품들로 변주될 수 있는 세계관의 창출. 그것은 <스타워즈>나 <해리포터>에서부터 마블 유니버스의 작품들이 여러 시리즈로 탄생하게 해 주는 힘이었다. 그리고 이 세계관은 보다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의 변주가 요구되는 게임화에도 중요한 관건이 됐다.

 

▲ <해리 포터>를 원작으로 하는 RPG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Hogwart legacy)’

최근 들어 게임화되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분야들 중 드라마가 급부상하게 된 건 이러한 세계관의 개념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가 급부상하면서 보다 긴 호흡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드라마의 저변이 넓혀진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보다 드라마의 게임화를 본격화시킨 건 영화보다 더 긴 호흡으로 그려나가는 드라마의 세계가 더 디테일한 세계관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왕좌의 게임>을 모바일 전략 게임으로 만들어 낸 <왕좌의 게임: 윈터 이즈 커밍>은 킹스랜드의 철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7왕국의 영토 전쟁이 그 세계관으로 제시되고, 그 위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유저의 선택에 의해 다양한 스토리를 그려나갈 수 있게 설계됐다. 좀비 장르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워킹데드> 역시 마찬가지다. 좀비들로 가득한 세계에서 생존자들이 벌이는 사투와 성장의 서사는 고스란히 게임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우리에게 영화나 드라마 같은 장르가 게임으로 만들어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도 성공한 작품들의 게임화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존재했다. <야인시대>,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주몽> 같은 드라마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 중에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대장금>은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져 서비스 시작 17일 만에 3만 2천 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성공한 바 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건 이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와도 관련이 있었다. 주인공 캐릭터 장금이가 매회 미션을 부여받고 그것을 클리어하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리 라인이 모바일 게임의 구조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 드라마 <대장금>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
ⓒ 라이온로직스 홈페이지 캡처(lionlogics.com)

최근 들어 국내 대중문화 콘텐츠들의 게임화는 드라마, 웹툰, 나아가 K-pop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여기서도 주목받는 분야는 역시 드라마다.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한 K-좀비 열풍을 만들어 낸 김은희 작가의 <킹덤>은 게임 제작사인 액션 스퀘어와 협업해 모바일 액션 단독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드라마의 게임화가 가장 손쉽게 이뤄지는 게임 장르는 ‘스토리 게임’이다. 제시된 캐릭터와 세계관 속에서 유저의 선택에 의해 각기 다른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써나가는 스토리 게임 분야에서는 <킹덤>은 물론이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SKY 캐슬> 또한 게임으로 만들어졌다. 스토리 게임 장르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이 존재하면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넷마블이 출시한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유저가 참여하는 ‘BTS 키우기’를 콘셉트로 하는 스토리 게임으로 K-pop 같은 영역 또한 게임화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 인기 드라마 <SKY 캐슬>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 게임

<마음의 소리>나 <덴마>처럼 게임화가 일찍부터 진행됐던 웹툰은 그 장르적 특성상 게임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으로 만들어진 네이버 인기 웹툰 <신의 탑>의 경우, RPG 게임 던전의 개념을 탑의 개념으로 풀어냄으로써 게임의 세계관을 가져와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웹툰의 게임화는 원작 마니아들을 게임 유저로 끌어올 수 있는 데다, 게임을 통해 원작 웹툰의 브랜드 가치 또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주목하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웹툰과 게임이라는 장르는 모두 스토리와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야기나 결말의 자유로움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드라마나 영화, 웹툰은 저마다 정해진 주인공들이 스토리를 이어가다가 하나의 결말에 도달하지만, 게임은 주인공도 스토리도 결말도 유저의 선택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근 들어 드라마나 영화 같은 장르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다른 결말을 보여주는 이른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이미 게이미피케이션처럼 게임이 우리네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나아가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도 게임 같은 자유도나 능동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8년에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영화 <블랙미러> 특별판 ‘밴더스내치’는 중간중간에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해 마치 스토리 게임 같은 경험을 가능하게 했다.

 

▲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트레일러 영상

이제 드라마나 영화, 웹툰 같은 장르들의 게임화는 실제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차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시리즈로 구성되는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주변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운 스핀오프, 인물의 전사를 그려내는 프리퀄이나 후속편으로 이어지는 시퀄 등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하나의 닫힌 결말을 보여주는 작품이 더 거대한 세계관에 포함된 하나의 이야기, 일부라는 걸 드러낸다.

결국 이러한 대중문화 콘텐츠들이 세계관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게임화의 경향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게임화의 관건 또한 분명해진다. 콘텐츠들이 가진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들이 구축해 내는 매력적인 세계관이 바로 그것이다.

 

*정덕현은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대중문화를 통해 시대성을 모색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등의 저서가 있다.

2020.11.13. 15:29

게임을 통한 마케팅적 시도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나이키, 코카콜라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같은 가상 현실 게임 속에서 가상 매장을 만들고, 그들의 제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소개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게임 플랫폼 안에서 단순히 자신들의 브랜드를 일종의 PPL 방식으로 노출시키는 것을 넘어, 직접 주도해서 게임을 만들어 내고 브랜드와 관련된 스토리를 해당 게임에 밀접하게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애드버게이밍(Advergaming, Advertising+Game)’으로 불리며 많은 브랜드들에 의해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웬디스(Wendy’s)는 2019년 10월, 자체적으로 개발한 테이블용 롤플레잉 게임을 ‘Feast of Legends(feastoflegends.com)’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배포했다. 게임 자체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철저하게 기획됐다.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웹사이트에 가서 가이드라인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으면 되는데, 무려 100페이지에 이르는 이 가이드라인은 게임 속 캐릭터들과 가상 국가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웹사이트상에서 주사위를 굴리며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 웬디스의 테이블용 롤플레잉 게임 ‘Feast of Legends’

이 게임은 전형적인 RPG 게임의 유형을 따르고 있다. 캐릭터들이 소개되고,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를 가상의 나라에서 육성시키는 형태로 진행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우리는 햄버거에 냉동육을 쓰지 않는다”는 웬디스 브랜드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이 게임에 대한 반응은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포브스 같은 유명 경제 매거진은 “놀랄 만큼 잘 만들어졌다”라고 평가하며, 웬디스의 이러한 시도가 “수많은 경쟁사들이 다른 버전의 게임을 내놓으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KFC 역시 비슷한 시기에 그들의 유명 캐릭터인 켄터키 할아버지 샌더스 대령이 등장하는 가상 데이팅 PC 게임을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 게임 소프트웨어 유통망인 스팀(Steam)을 통해 무료로 론칭했다. KFC가 직접 만든 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브랜드 마스코트인 켄터키 할아버지가 미중년으로 소개되고, 한층 매력적으로 젊어진 이 캐릭터와 함께 총 9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게임 플레이어가 다채로운 연애 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 KFC가 제작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I Love You, Colonel Sanders!’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 역시 적극적으로 에드버게이밍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구찌다. 구찌는 2019년부터 ‘구찌 비(Gucci Bee)’, ‘구찌 에이스(Gucci Ace)’ 등 다양한 아케이드형 게임을 자체 개발해서 구찌 모바일 앱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케이드형 게임이란 과거 오락실에서 즐길 수 있었던 가벼운 게임들을 일컫는데, 플레이어들은 아케이드 맵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면서 구찌 하우스에 대한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레트로 감성이 다분한 구찌의 게임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참여형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잠재적 소비자들이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브랜드에 친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 구찌의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
ⓒ 구찌 카카오톡 채널 캡처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다양한 게임적 요소를 브랜드에 녹여서 소통하고 있다. 샤넬은 주기적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코코 게임 센터’라는 이름의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하면 무료 초대장이 발부되고, 이를 게임장에서 보여주면 100원짜리 크기의 샤넬 로고가 찍힌 동전을 받을 수 있다. 이 동전을 가지고 해당 게임 센터에서 샤넬이 마련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동차 경주부터 뽑기 게임까지 다채로운 게임들이 샤넬의 화장품들과 조화롭게 어울려 재미를 준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게임들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전달하려는 것일까? 우선 첫째,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가잼비’를 추구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펀슈머(Funsumer)’라 불릴 정도로 자신에게 재미를 주는 브랜드들을 찾고 소비하려는 성향이 높다. 그들은 가격, 실용성 등도 꼼꼼하게 따지지만 동시에 이색적인 고객 경험을 주는 재미있는 브랜드들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단순히 흥미로운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펀슈머들의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기에, 게임적 요소를 통해 주목도를 끌어내고, 이후에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게이머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게임에 헌신적이고 높은 충성도를 가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브랜드가 제공하는 게임을 즐기다 보면 충성도와 결합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에는 약 1,300만 명의 RPG 게임 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웬디스는 아마도 RPG 게임을 정교하게 만들어 내면 골수 RPG 게임 팬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게임을 주목할 것이며, 이들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브랜드와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때 높은 팬덤을 가진 게임 유형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 플레이어가 편자를 던져 상품을 받는 에르메스의 위챗 게임 ‘H-pitchhh’

셋째, 상대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 참여자들은 구찌가 만든 게임을 통해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해당 게임 캐릭터를 꾸밀 것이고, 이런 과정들이 데이터 형태로 자연스럽게 수집될 것이다. KFC나 웬디스 역시 특정 캐릭터들을 의도적으로 그들이 판매하는 메뉴들과 결합시켜 만든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가 만든 어떤 캐릭터들을 좋아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이러한 데이터를 추후 다른 형태의 마케팅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소비자가 광고라는 인식 없이 게임 자체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수준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마케팅의 화두는 팬덤(Fandom)을 형성해서 소비자가 아니라 팬슈머(Fansumer)를 만드는 것인데, 게임은 브랜드와 소비자간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앞으로 이러한 애드버게이밍의 추세 안에서 더 많은 브랜드들이 더 흥미로운 방식의 게임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승윤은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이다. 비영리 연구·학술 단체인 디지털마케팅연구소의 디렉터로 있으면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고객 경험에 대한 인사이트가 담긴 『공간은 경험이다』 등의 저서가 있다.

2020.11.12. 16:55

틱톡은 15초의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어느덧 10대들의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올해 초에는 #아무노래챌린지가 대중적으로 히트하면서 주요 사용자층도 더 넓은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틱톡의 성공 요인으로 세로형 숏폼 영상을 꼽는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서비스 곳곳에 숨어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은 유저들을 끌어모은다. 여러 가지 게임적 요소 중 미션 수행(도전과 극복), 협동과 경쟁, 보상 3가지로 나눠 틱톡 속 숨어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틱톡은 유저들이 영상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특수 효과와 기능, 스티커 및 기타 비디오, 편집 도구 등을 제공한다. 이러한 다양한 효과나 플롯을 이용해 유저들은 게임에서 퀘스트를 하나씩 클리어하듯 각기 다른 하나의 미션을 수행해 완성된 영상을 업로드한다.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며 한 단계 한 단계 미션을 수행하는 것과 같이 시나리오에 맞춰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다. 예를 들어, 커버 댄스나 댄스 챌린지의 경우 음악에 맞춰 춤 동작을 순서대로 완수해야 하고, #타임스캔과 같은 카메라 효과 기능을 이용할 때는 자신이 의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표정과 몸동작을 효과 선이 지나가는 시점에 딱 맞게 촬영해야 한다.

초보 틱톡커에서 천상 틱톡커까지 틱톡에서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매번 새로운 영상을 찍기 위해 도전하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하나의 완성된 영상을 제작한다. 편집하기 어려운 영상일수록 잘하는 틱톡커가 튜토리얼 영상을 찍어 틱톡이나 외부 플랫폼, 유튜브 등에 업로드하기도 하는데, 게임에서 깨기 어려운 퀘스트를 공략하는 방법을 알려주듯 편집하는 방법 등을 설명해 준다.

 

▲ 틱톡 콘텐츠 예시

 

게이미피케이션의 요소 중 협동과 경쟁은 서비스 내 사용자들 간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서비스의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들 간에 인터랙션을 만들어 내거나 상대적인 성과를 나타냄으로써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틱톡에서는 타 플랫폼과 달리 듀엣 기능으로 친구나 타 유저, 특히 유명 틱톡커나 연예인과 함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듀엣은 하나의 영상 안에서 화면을 분할해 이미 제작된 영상과 콜라보함으로써 새로운 영상을 제작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특히 좋아하는 틱톡커나 연예인이 특정 상황극이나 춤 등을 먼저 촬영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그 영상에 어울리게 본인의 영상을 촬영한 후 합쳐 콘텐츠를 재생산함으로써 틱톡 유저 간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누구나 쉽게 유행하는 영상을 만들고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출연할 수 있어 많은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듀엣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 래퍼 이영지의 듀엣 영상(vt.tiktok.com/ZS4nT2jH)

틱톡 영상을 살펴보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미션이 있지만, 여러 명의 사람이 필요한 미션도 있다. 추천 피드에서 틱톡 크루를 모집하거나 친구들과 크루를 결성해 함께 듀엣 영상을 찍거나 정기적으로 미션을 수행해 영상을 업로드한다.

온라인에서는 서로의 계정에 댓글을 달거나 홍보해 주고, 오프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친목을 다진다. 좋아하는 영상 종류에 따라 크루를 모집하고 크루원끼리 상부상조하면 틱톡에서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팔로워 수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치 게임에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과 팀을 이뤄 협동하는 것과 유사하다.


▲ 틱톡 크루 언타이틀 @untitled_o_o(tiktok.com/@untitled_o_o?lang=ko)

 

한편 관심 받고 싶고 인기를 얻고 싶은 심리를 이용해 유저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많은 유저들이 자신의 영상에 #추천떠라 #추천 #추천뜨면알려주세요 #foryoupage #fyp #foryou 해시태그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추천 피드에 자신의 영상이 노출된다는 것은 게임에서 리더보드에 랭킹 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틱톡의 메인 피드 ‘추천(For You)’에 표시되는 영상은 유저가 선택할 수 없다. 또한 추천 피드는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의 성향에 맞는 영상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동영상 무한 재생 피드로 틱톡에 접속해서 가장 먼저 노출되는 페이지이다. 추천 피드에 노출된 추천 영상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영상 제작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놀이로써 틱톡 유저들이 꾸준히 영상을 많이 올리기도 하지만, 추천 피드에 노출되면 더 많은 좋아요, 댓글 등 리액션을 받고 팔로워 수를 늘리는 등 더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추천 피드에 노출되기 위해 유저들 사이에서 더 새롭고 더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려는 경쟁 심리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 #추천 검색 시 화면 캡처

 

인터랙션(좋아요, 댓글 등)이나 팔로워 수도 더 많은 영상을 생산하게 만드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동기 부여이자 보상은 역시 금전적 보상이 아닐까 싶다. 타 소셜미디어와 달리, 틱톡은 꾸준히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친구 초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페이지에서 초대 코드를 복사한 뒤 친구나 지인에게 공유해 친구가 초대 코드를 통해 가입하면 3천 원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인원 제한 없이 초대한 만큼, 친구들이 틱톡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만큼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


▲ 틱톡의 친구 초대 이벤트 예시
ⓒ facebook.com/TikTok.koreaofficial

각 소셜미디어의 미션을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왜 해당 소셜미디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줘서 세상을 좀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것’이고, 인스타그램의 미션은 ‘세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유튜브의 미션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더 큰 세상과 만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의 미션은 ‘모든 사람들에게 장벽 없이 아이디어와 정보를 즉시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미션이 ‘관계 형성’ 또는 ‘정보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있는 데 반해 틱톡의 미션은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 창의력을 고취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것! 미션을 통해 틱톡에는 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는지 단번에 유추해 볼 수 있다. 틱톡의 존재 이유, 미션이 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틱톡은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게임 요소를 서비스 곳곳에 숨겨 둘지도 모를 일이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소셜팀)

2020.11.11. 18:53

올해는 참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로 매일 마스크 안에서 숨 쉬어야 했고, 황금 같은 주말은 집에 갇힌 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K-방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슬기롭게 대응해 주목받았는데, 그 한 축을 담당한 분야가 바로 대규모로 실시된 정확한 진단 검사…. 전 세계에 코로나19 분자진단 키트를 제공함으로써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선봉을 맡은 씨젠의 기업 PR 캠페인을 소개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씨젠’에 대해 알고 계셨던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씨젠은 2000년부터 분자진단을 통한 정확한 질병 진단에 매진해 온 기업이다. 그 결실이 지난 2월, 2주 만의 코로나19 진단 시약 개발과 세계적인 규모의 진단 키트 수출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병원과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B2B 사업을 하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좀처럼 알려질 기회가 적었던 씨젠이 B2C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에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씨젠은 코로나19로 분자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분자진단의 효용을 알려, Bottom-up 방식으로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한 초석을 놓길 바랐다.

 

캠페인 전략을 세우면서 코로나19는 기회이자 위험으로 작용했다. 씨젠은 최근 1년 비약적인 주가 성장을 이루며, 대중에게는 투자 종목으로만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클라이언트 역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겸손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했다. 이런 이유로 씨젠의 분자진단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진솔하게 풀어낼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했다.

‘분자진단’이라는 기술의 PR을 위한 단초는 우리가 상대하는 적, 즉 바이러스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었다. 빠르게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DNA를 증폭시켜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분자진단이 최적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골자였다.

이에 씨젠의 분자진단이 있다면 ‘바이러스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인간과 바이러스의 대결 구도를 통해 전달하게 됐다. 그리고 분자진단이 지켜 내는 인간적인 가치는 코로나19로 빼앗긴 ‘일상’이라는 생각에, ‘모두의 일상을 지켜 내는 기술’이라는 키카피가 탄생했다.

 

이번 캠페인은 씨젠이란 기업의 신념적인 토대를 보여 주는 ‘분자진단’ 편과 궁극적인 이상향을 보여 주는 ‘생활 검사’ 편 두 가지로 진행됐다.

▲ ‘분자진단’ 편

‘분자진단’ 편은 우리나라 포함 세계 6개국에 송출되는 글로벌향(向) 소재다. 코로나19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진 세계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팬데믹을 상대로 한 전장에서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톤 앤 매너를 취했다. 이에 전 세계인에게 익숙한 행진곡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캐나다 프로덕션과 비대면 협업 촬영을 진행했다.

 

▲ ‘생활 검사 H’ 편

‘생활 검사’ 편의 경우 국내향 소재로, 분자진단이 보편화될 미래를 보여 준다. 코로나19 이후 공공장소에서 기침만 해도 눈치 보이는 상황에서 분자진단을 통해 질병 원인을 파악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특히 호흡기 증상인 재채기·발열을 일으키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서로 다른 폰트의 알파벳으로 표현해 정확한 원인 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 PR 캠페인의 특성상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의 일상을 지켜 내기 위한’ 씨젠의 첫걸음인 이번 캠페인은 국내외에서 씨젠과 분자진단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했다.

국내에서는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코로나 수혜주를 넘어 K-방역 및 보건 영역의 믿음직한 기업으로 인식됐다는 반응 및 조사 결과를 얻었다. 또한 해외에서도 주요 판매 지역인 구주권에서 인지도가 20% 이상 상승하며, 아시아 기업이라는 편견을 넘어 본격적으로 인지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씨젠은 금번 캠페인이 채 종료되기도 전, 여러 가지 후속 캠페인들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캠페인들을 통해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이뤄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겠다는 씨젠의 꿈을 제일기획이 함께 이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제일기획 김규동 프로(비스니스 18팀)

2020.11.11. 18:32

각종 페스티벌의 메인 시즌은 가을이다. 하지만 2020년의 가을은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행사들이 모두 취소되면서 우울함이 가득한 계절이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축제가 돌아왔다. 바로 이베이의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빅스마일데이’이다.

이번 캠페인은 이전처럼 20대를 겨냥하는 대신 빅스마일데이의 ‘큰손’인 30~54세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으며, 이에 따라 광고 모델 역시 이전과는 달리 아이돌을 내세우지 않았다.

우리는 빅스마일데이 기간이 각종 축제들이 펼쳐지는 가을 시즌이라는 점을 착안해 ‘코로나로 인한 페스티벌 취소’라는 우울한 상황과 대비되는 ‘유일한 축제’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마일클럽 회원이 되면 쇼핑 축제를 즐기며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우리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스마일클럽만의 차별성과 대세감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에 스마일클럽을 상징할 수 있는 ‘스마일 탈’을 쓴 사람들이 다양한 일상에서 빅스마일데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탈을 쓰지 않은 스마일클럽 비회원들이 스마일클럽을 궁금해하거나 부러워하는 모습을 통해 스마일클럽 가입을 유도하고자 했다. 실제로 빅스마일데이에 스마일클럽 회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더 극대화하고자 했다.

귀여운 캐릭터 형상인 스마일 탈은 자연스럽게 클라이언트의 평소 고민이었던 ‘스마일클럽의 아이덴티티 부재’까지 해결해 줄 수 있었다. 기존 스마일클럽 로고 및 심볼이 있기는 했지만, 소비자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를 인지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스마일 탈을 쓴 캐릭터는 캠페인이 끝난 이후에도 스마일클럽의 아이덴티티 역할을 하며 이베이 자사 미디어 등에서 활용되는 한편 굿즈까지 제작될 예정이다.

▲ 기존 스마일클럽 로고 및 심볼

스마일 탈은 실제로 제작해 촬영했는데, 기본적으로 눈만 있는 형태였다. 우리는 촬영 전후로 여러 가지 표정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쳤고, 수차례의 작업 끝에 가장 자연스럽고 귀여운 표정과 눈, 입모양 등을 합성할 수 있었다.


▲ 촬영 당시의 스마일 탈. 눈만 있고, 입은 위치만 잡아둔 상태.

 

우리가 본래 제안했던 시안에는 엔딩 화면이 없었다. 촬영 당일 클라이언트가 스마일 탈을 보고 나서 갑자기 아이디어를 내 만들어지게 됐다. 스마일 탈의 결과물이 좋으니 이를 엔딩 폴리시처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빅스마일데이의 보라색 컬러와 쇼핑을 상징하는 리본, 스마일클럽 캐릭터가 잘 어우러져 임팩트 있는 엔딩 화면이 완성됐다.

 

우리는 축제 취소의 황량한 분위기와 대비되고, 쇼핑의 즐거움과는 잘 어울리는 곡을 배경음악으로 선별했다. 페퍼톤스의 노래 <Super Fantastic>은 2005년에 출시돼 무려 15년이나 된 곡인데도, 밝고 기분 좋은 리듬과 보컬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인생 띵곡을 찾았다”, “광고 인트로만 들어도 스마일클럽 광고라는 것을 알겠다”, “광고는 무조건 넘기는데, 이 광고는 노래 들으려고 스킵 안 함” 등처럼 가히 폭발적이었다.

 

▲ <빅스마일데이> 캠페인 영상

 

제일기획   박세미 프로(THE SOUTH 1팀)

2020.11.12. 18:16

샛별 배송, 새벽 배송, 신선, 풀콜드체인…. 이는 소비자들이 마켓컬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이번 캠페인은 이러한 기능적 편의성을 넘어 소비자들이 마켓컬리에 정서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서 그 여정이 시작됐다.

지난해 하반기 선보였던 <모두가 사랑하는 장 보기> 캠페인 이후 오랜만에 출격하는 마켓컬리의 2020년도 하반기 캠페인을 소개한다.

기존 캠페인들을 통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마켓컬리의 이미지는 타사 대비 차별화된 기능적 측면에서 기인한다. 이는 분명 마켓컬리가 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혁신적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유사 업종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이제는 서비스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고, 더 이상 기능적 소구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또한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도 높은 인지도만큼이나 이용 경험율을 끌어올리고, 기존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고급스럽고(프리미엄) 세련된(트렌디한) 이미지 외에 브랜드·소비자 간 정서적 거리감을 가깝게 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친밀성을 제고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마켓컬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가치와 믿음의 화두를 전하고 브랜드·소비자 간 정서적 유대감(Emotional Bonding)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해 ‘마켓컬리=My Brand’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번 캠페인은 마켓컬리를 통해 바뀔 수 있는 일상에 대한 기대감을 제공,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정서적 차별화’를 어떻게 하면 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브랜드가 화자가 돼 일방향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주입식 메시지로 흘러가지 않게 하기 위해 마켓컬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분명했다.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의 결별 선언…. 다른 방식으로, 분명히 다른 느낌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우리는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Love Food, Love Life)이 애용하는 브랜드가 마켓컬리’라는 명제로 브랜드 소비자의 페르소나를 규정하고, 이들에게 마켓컬리가 가장 맛있고 건강한 가치를 제안한다는 내용으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기능적 편익 서비스를 앞장세우는 대신, 마켓컬리의 생각과 가치관을 담담히 진정성 있게 보여줄 수 있도록 ‘진정성은 공감으로부터 나온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전지현 모델을 기용하는 대신 나와 비슷해서 쉽게 감정이입이 가능한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통해 최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과감한 전략을 택했다.

마초맨, 퇴근, 팀장, 대가족, 아이들, 할머니와 손자…. 소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식과 삶을 사랑하는 이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반인 모델들을 대거 섭외했다. 이들에게 사전에 짜인 대사로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는 것을 탈피,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려 했다.

출연 모델이 하는 대사는 마치 애드리브나 주변 효과음(Ambient sounds)처럼 느껴지게끔 해서 자연스러움을 더했으며, 인물들이 보여주는 제스처나 (음식을 먹고 즐기고 경험하는 것을 통한) 리액션 역시 각본에 따른 제작진의 주문이 아닌 본인들이 실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법한 장면을 영상에 생생하게 담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경험적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컷을 최소화하고 총 6편의 다양한 에피소드+메시지의 간결한 구성으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끄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간결함이 재미없는 심심함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디테일한 세트 구성 및 미쟝센, 최대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들을 장면 곳곳에 배치, 리얼리티를 살리고 재미를 선사했다.

 

흔히 본 듯한 일반적인 광고 형식이 아니어서 좋았고, 뭔가 낯설고 새롭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고,

그냥 편안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는 반응을 들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듣고 싶었던 반응이었다.

이번 캠페인이 특정한 이들이 특별한 순간에 느끼는 일회성 공감이 아닌 음식과 삶을 통해 진정성 있게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즉 ‘보편적 공감’에 기대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마켓컬리가 소비자들과 맺고 싶어 하는 자아 연관성의 출발점이다.

제대로 된 한 끼, 좋은 음식의 힘을 믿고 가까운 식탁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의 추억들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들. 한마디로 맛있고 건강한 삶이 있는, 즉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보편적 공감을 이뤄낸 부분을 “그냥 다 좋았다”라는 한마디 표현으로 칭송해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존의 빅모델 활용과 서비스·기능적 소구로 경쟁적 우위를 점했던 기존 캠페인들과는 철저하게 다른, 하지만 차별화에는 성공한 마켓컬리의 또다른 캠페인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 분명히 다른 느낌으로.

마켓컬리 브랜드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 <컬리의 생각 – Love Food, Love Life> TV 광고 영상

 

제일기획   윤영훈 프로(비즈니스 10팀)

2020.11.11. 14:21

2020.11.13. 15:51

동서식품 맥심 화이트 골드

#부드러움이필요한지금

동원 F&B 덴마크 인포켓치즈

#10초면충분해

마켓컬리 ‘대가족’ 편

#가족의추억

신한은행 ‘생각 이어지다 행동’

#생각만으론아무것도아냐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 ‘Invitation’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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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라닭 종합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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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결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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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삼성그랑데 ‘신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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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절세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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