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7. 12
글 편집실
과거의 미래, 미래의 과거
누구나 이따금 이런 질문을 받거나 아니면 자문해 볼 때가 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 어떤 사람은 과오를 저질렀던 순간을 끄집어낼 테고, 또 어떤 사람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현실에서는 과거로 돌아가는 게 불가능하지만, 영화에서는 가능하다. 아니,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틈만 나면 과거와 현재, 심지어 미래까지 뻔질나게 드나든다. 이런 타임 슬립(Time Slip) 영화를 가만히 보면 대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처럼 현재의 위험이나 미래의 재앙을 막기 위해 과거로 가기. 드라마 <시그널> 역시 현재를 바꾸기 위해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자 한다. 이런 부류에는 과거가 현재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두 번째 부류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의미 되새기기.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과거로 거슬러간 주인공은 그곳에서 자신이 평소 무지막지하게 동경하던 예술가들과 만나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어바웃 타임>은 어떤가. 아버지가 임종이 가까워지자 주인공은 과거를 바꾸는 대신 아버지와 지냈던 행복한 순간을 가슴에 품고 현재로 돌아온다. 이 부류의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현재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기,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오기, 현재에서 미래로 들어가기, 미래에서 현재로 돌아오기. 뭐가 제일 좋을까?
이 풍족한 세상을 사는 법
과학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해 시간을 조정하는 게 가능해진다면,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현재를 바꿀 수 있을까? 혹시 ‘인생 총량의 법칙’처럼 이런저런 변수가 생겨 결국 현재라는 결과값은 동일해지는 게 아닐까. 실현 가능한 ‘정답’은 현재에 충실한 것인지도 모른다. 에이미 아담스 주연의 영화 <컨택트>는 미래에 자신의 딸이 병에 걸려 일찍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를 바꾸지 않고 현재를 순순히 받아들인다.
지금의 40대 이상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담보하는 삶을 살아 왔다. 특히 40~50대는 부모 세대를 ‘봉양’하고, 자식 세대에게 ‘봉사’하느라 숨 돌릴 틈이 없다. 반면에 20~30대는 불투명한 미래보다 현재의 삶을 더 중시한다. 돈이 생기면 그때 그때 다 써버리는 딸에게 엄마는 혀를 차며 걱정하지만, 나무랄 것도 없다. 누가 옳다고 할 수도 없다. 엄마 세대야 간식으로 누룽지만 먹어도 흡족했지만, 딸 세대는 ‘노는 물’이 다르고 ‘사는 물’이 다르다. 이 시대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
‘이 풍진 세상’ 대신 ‘이 풍족한 세상’을 만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어쨌든 현재에 충실하기. 허리띠를 졸라매든 유희를 즐기든 그저 현재에 감사할 수밖에…. 영어 단어 ‘Present’가 ‘현재’라는 뜻과 ‘선물’이라는 뜻이 동시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현재를 생략하고 미래로 갈 수는 없다. 현재는 시간의 선물이다.
Cheil Magazine 2017. 12
글 편집실
불확실성의 시대,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느니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자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바쁘게 젊은 시절을 살았고, 지금은 노후 설계에 숨가쁜 기성 세대들은 걱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태의 변화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형 뽑기방을 드나들고, 어떤 물건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물건을 사며 호기심과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에는 어떤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환경과 가치관이 달라지다
휘발성이 강한 재미를 추구하는 데는 대략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주어진 환경에서 오는 현실적 원인 때문이다. 일단 인생이 너무 길어졌다. 당장 10년 뒤의 삶을 예측하기도 어려운데, 100세까지의 삶을 계획하기란 쉽지 않다. 그 긴 시간 동안 기계로 대체되지 않을 직업을 가늠하고 선택하는 일도 어렵다. 그뿐인가. 유산의 ‘축복’이 없다면, 수입의 대부분을 저축한다 해도 집 한 칸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래 왔듯, 인간은 환경이 열악하다고 절망하지는 않는다. 해서 사람들은 대중적 희망이 쪼그라든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천 원짜리를 들고 인형을 뽑으며, 희망의 대체제인 ‘행운’에 기댄다.
소비자들이 가능성 있는 재미로 시선을 돌린 두 번째 이유는 가치관의 변화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종교인 수가 늘지 않고 있다. 내일의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내세에 대한 믿음도 소멸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단 한 번뿐인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해졌고, 그 귀한 시간을 만끽하려는 욕망이 증폭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능동적 참여 유도하는 행운 마케팅
희망의 자리를 행운이 대체한 지금, 행운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요행 심리에 기댄 이 고전적 기법이 전과 다른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제 소비자는 더 이상 로또처럼 나와 무관한 듯 보이는 행운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소소하지만 나도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프로모션에는 관심을 보인다.
▲ 편집숍 29센티미터가 진행한 행운 마케팅 Ⓒfacebook.com/29centimeter
편집숍 29센티미터는 2015년에 “천만 원을 드리면 한 달 안에 쓸 수 있는 분을 찾는다”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29센티미터는 감성을 자극하고 재미를 주는 콘텐츠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곳으로, 당시 이 이벤트에 소비자들은 “한 달이 뭐냐, 하루면 다 쓸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어 “하루도 길다.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댓글이 이어지는 등 폭발적 반응이 일어났다.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 이벤트는 소비자와 함께 스토리텔링을 완성해 간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재미는 덤, 제품에 대한 신뢰까지
온라인 구매는 쇼핑 시간 절약과 함께 택배를 통해 물건을 전달받는 순간 마치 선물을 받는 듯한 착각, 즉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을 지녔다. 여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명 ‘복불복 박스’라 불리는 럭키 박스는 뷰티 제품은 물론 이미 의류와 공연 티켓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돼 있다.
▲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구성된 미샤의 럭키 박스. 럭키 박스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재미를 선사하는 대표적 마케팅 전략이다. Ⓒmissha.beautynet.co.kr
그런가 하면 재미와 정보를 연결지어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언박싱(Unboxing) 마케팅도 한창이다. 제품이 든 박스를 개봉하는 순간부터 사용기까지 디테일한 정보를 전달하는 언박싱 동영상은 MCN(Multi Channel Network)의 1인 크리에이터들이 경쟁적으로 제작하면서 각광받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초창기 스마트폰 모델 옴니아로 언박싱 영상을 선보인 바 있다. 소포로 배달된 제품을 열면 밴드가 나와 제품을 소개하는 내용의 이 영상은 이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 인터넷 부문 은상을 수상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고, 이후로도 꾸준히 언박싱 영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한 형식의 언박싱을 벗어난 색다른 시도도 있다. 독일의 이동통신사 T모바일은 2016년 삼성전자 갤럭시 S7을 수중에서 개봉하는 영상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언박싱을 통한 흥미 유발은 제품의 방수 기능을 강조하는 효과를 거뒀다. 언박싱 마케팅은 생산자의 의도가 과도하게 개입되지 않는다면, 구매 전 타인의 체험을 통해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상당 기간 유효한 콘텐츠로 애용될 것이다.
▲ 독일의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갤럭시 S7 언박싱 영상
소통의 도구이자 장난감이 된 이모티콘
대면 대화를 꺼릴 정도로 SNS에 익숙한 세대에게 이모지(Emoji)만한 장난감도 없다. 이모티콘은 관계의 친밀도를 표시하기 위한 도구이자 문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축약된 언어의 빈칸을 채워줄 수단이 되고 있다.
게다가 하고 싶은 말을 이모티콘으로 전환시켜 주거나 자신의 얼굴을 이모티콘으로 생성해 주는 앱들도 등장하면서 점차 개인화되고 있는 이모지는 소통에 ‘재미’를 얹은 일종의 놀잇감으로 거듭나고 있다.
▲ 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무료 이모티콘 앱 어무이 Ⓒ카카오톡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Z세대는 재미를 찾되 8초 안에 승부를 내는 ‘울트라 퍼니(Ultra Funny)’를 찾는다. ‘ㅇㄷㅇ?(어디야?)’ 같은 자음 언어를 탄생시킨 게 바로 이들이다. ‘8초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프랑스 의류 브랜드 베트멍(Vêtements)의 비상식적 스타일을 유행시키는 주역이 되기도 했다. 과장되게 큰 사이즈에 비옷과 소방복 등 비일상적 컬렉션으로 패션에 대한 상식을 뛰어넘은 베트멍의 파격이 이 세대에겐 재미의 코드로 읽힌 것이다.
▲ 베트멍의 FW 17-18 패션쇼 영상
자음만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수식어가 빠진 해시태그로 문장을 완성하는 8초 세대의 뇌는 집중력 전환이 빠르도록 훈련됐다. 따라서 이들의 집중력이 유지되는 시간인 8초 안에 재미를 제공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마케팅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Cheil Magazine 2017. 12
글 여준상(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키워드를 보면 시간과 관련된 것이 많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카르페 디엠(Carpe Diem),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노스탤지어(Nostalgia) 등 시간 관련 문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시간은 그만큼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치열한 경쟁과 스트레스, 고착화된 사회 구조와 불확실한 미래, 저출산과 고령화, 불황과 저성장 등 우리를 둘러싼 변화들이 시간과 관련된 소비와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시간, 소비 맥락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시간은 돈과 함께 우리 삶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적 개념이다. 쓰기도 하지만 모으려고도 하고, 낭비하는 것이 아깝고, 더 많은 쟁취를 위해 투자도 하며, 압박에 쫓기기도 하고,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은 돈보다 훨씬 더 큰 확장적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시제(Tense)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뇌 속에 기억, 즉 정보 처리 장치를 가지고 있기에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제 개념이 활성화된다. 우리는 현재를 기반으로 수시로 과거와 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시간 여행 속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고 판단과 의사 결정을 내린다. 또한 시간은 점유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제한이나 압박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인내와 기다림의 대상이 되며, 차별화의 대상도 될 수 있다.
이처럼 시간은 소비 맥락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임에도 그동안 전략적 의미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풍부한 논의가 되지 못했다. 이 지면을 통해 ‘시간과 마케팅’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타임 마케팅, 즉 시간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현재, 과거, 미래의 시제 마케팅
첫째, 현재라는 시간을 팔다
근래 들어 유독 현재에 집중하라는 의미의 문구들이 많이 등장한다. 욜로라는 키워드는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 미래 준비적 삶에 충실해 온 기성 세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이는 만혼과 비혼 등 결혼관 변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미래가 밝지 않다 보니 현재에 충실하자는 의미이며, 미래 대비보다는 당장의 만족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식품, 음료, 우산, 양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스몰 럭셔리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프리미엄 향수와 디저트 분야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그래서 ‘작은 사치(Small Luxury)’, ‘프티 사치(Petit Luxury)’라는 용어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고생한 자신에게 조그마한 보상을 해 주자는 의미이다. 미래를 대비해 오랫동안 아끼며 모아 자산을 형성하기보다는 스트레스 받은 자신에게 그때그때 작지만 위로를 해주는 소비가 마케팅의 핵심이 되고 있다. 높은 스트레스 사회 속에서 홀로서기에 내몰리고 점점 개인화 추세가 강화되는 미래를 볼 때 현재 초점형 자기 보상 마케팅은 앞으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과거라는 시간을 팔다
최근 들어 소비자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속에 과거라는 시제가 존재한다. 과거를 현재로 끌어와 마케팅하는 것이다. 요즘 10대, 20대에게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구닥(Gudak)’이라는 카메라 앱은 최첨단 스마트폰에서 과거 필름 카메라를 만나게 한다. 한 번에 24장만 찍을 수 있고, 찍은 사진을 보려면 3일을 기다려야 하고, 조그마한 뷰파인더로 찍어야 하니 옛날 카메라를 그대로 재연해 놓은 것 같다.
필름 카메라 경험이 없는 세대에게 구닥은 불편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고, 영어로 표현하면 노스탤지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과거가 만들어 내는 그리움, 따뜻함과 같은 감성 효과는 직접 경험한 세대뿐만 아니라 경험이 없는 세대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올해 7월 출시된 구닥 앱은 유료임에도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명이 앱을 다운로드받았을 정도로 인기다.
Ⓒscrew-bar.com
1020세대에게 무슨 과거냐 하겠지만, 이들은 비록 자기가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닐지라도 부모 또는 과거 세대와 관련된 것에 대한 정서적 동경 효과를 보인다. 잦은 외로움으로 인해 인간적 연결에 목마른 현대인들, 특히 디지털 세대에게 아날로그 소품은 과거 세대와의 연결을 의미한다. 또한 디지털 홍수 속에서 아날로그는 그 존재 자체가 독특하고 차별화되기에 자신을 돋보이려 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욕구와 맞아떨어진다.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소위 핫플레이스에 흑백 스티커 사진 부스가 생겨나고 LP바가 생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미래라는 시간을 팔다
미래를 현재 시제로 끌어와 마케팅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약정 할인 판매, 연간 회원 할인, 얼리버드 할인 등이 미래라는 시제를 현재로 가져와 프로모션하는 경우이다. 특히 요즘처럼 불황, 저성장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경우 조금이라도 싸게 구매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합리적 선택이며, 경제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짧게는 3~6개월 후, 길게는 2~3년 후라는 미래 사용을 현재에 미리 묶어 놓는 대신 혜택을 제공하는 할인 연계형 미래 시제 마케팅은 소비자, 기업 모두에게 윈윈이 된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을 장기간 묶어 놓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혜택을 받다 보면 나중에 전환(이탈)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 때문에 쉽게 갈아타지 못하며,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비용에 둔감해지고 습관에 젖어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는 관성(Inertia)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성 효과는 스스로 좋아서 애착적 관계를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충성(Loyalty) 효과와는 다르다. 물론 질적으로 보면 충성 고객이 더 낫다고 볼 수 있겠지만, 관성 고객은 기업의 기반(Milky Way)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시간 점유 마케팅
어느 한 주체가 상대의 시간을 점유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시간을 점유하는 만큼 그 상대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 낼 수 있다. 최근 대형몰을 중심으로 고객 시간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고객의 시간을 자신의 장소에 묶어두려 한다. 최근 오프라인에 대한 재발견 차원에서 많은 논의가 되는 경험 마케팅도 따지고 보면 고객의 시간을 자신의 스페이스에 묶어 두려는 시간 점유 마케팅이다. 점유의 대상은 구매뿐만 아니라 시간, 생각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시장 점유율, 즉 구매 점유율에 선행하는 것은 무엇일까? 의사 결정에서 구매에 선행하는 단계는 바로 경험이다. 경험을 많이 해야, 많은 노출이 일어나야,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야 최종 종착지인 구매에 이르게 된다. 구매 점유율에 선행하는 경험 점유율은 다르게 표현하면 시간 점유율이다. 고객의 24시간에 우리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것은 우리와 관련된 경험을 많이 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오래 머무르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레 지갑도 열릴 것이다.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있는 스타필드. Ⓒstarfield.co.kr
처음부터 구매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선행적 경험을 미리 선점하는 시간 점유 마케팅이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이다. 스타필드는 온 가족이 하루 종일 머물 수 있도록 볼거리, 먹을거리, 놀 거리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많은 유통 업체들이 종합 체험몰 형태로 진화해 갈 것이다.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등 구매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런 힐링 경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만들어가는 공간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시간 제약 마케팅
‘7월 20일~22일 오후 3~5시, 음료를 50% 가격에 즐기세요’
스타벅스의 해피아워 마케팅에 사용된 메시지다. 이처럼 시간은 제한이 가능하기에 한정 마케팅, 희소성 마케팅의 주요 수단이 된다. 빼빼로데이,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도 따지고 보면 시간 제약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특정 날짜에만, 특정 기간에만 한정하기에 주목을 끌게 되고 그 날을 기다려 왔기에 그 의미나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된다.
시간 제약 마케팅은 온라인에서도 많이 만나게 된다. G마켓의 슈퍼딜, G9의 플래시쿠폰 등 특정 시간대에 대폭 할인을 하는 마케팅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고객 방문이 뜸한 시간대를 겨냥하여 제약을 걸면 추가적 고객 유입 효과와 함께 방문의 분산으로 인한 관리의 효율성도 얻을 수 있다.
▲특정 시간대에 할인을 더 해주는 G마켓의 슈퍼딜. Ⓒgmarket.co.kr
최근에는 한정판(Limited Edition)을 특정 시즌에 맞춰 내는 시간, 수량 동시 한정 마케팅도 주목을 끌고 있다. 스타벅스는 시즌 한정 아이템이라 부르며 봄, 겨울에 체리블라썸 시즌 푸딩, 크리스마스 쿠키 세트와 같은 한정 마케팅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정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한정품은 여러 가지 심리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해냈다는 구득 성취감을 주고, 남들이 못 가지는 차별화된 혜택과 상품을 가지게 되었다는 면에서 자존감을 올려 주는 수단이 된다. 요즘처럼 자존감이 낮아지는 시대에 시간 제약 마케팅은 사람들에게 도전에 따른 성취감도 주고, 희소성을 기반으로 남들과 차별화되는 심리적 상승 효과도 가져다준다. 다만 너무 남발하여 제약, 즉 희소성을 훼손하면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주기적으로 실시하되 제약의 느낌을 살리는 타이밍을 잘 찾아낼 필요가 있다.
Cheil Magazine 2017. 12
이달의 주제 ‘Present x Future’ 와 관련된 신조어 및 관련 개념에 대한 소개.
에코 리워드(Eco-reward)
핫딜 노마드(Hotdeal Nomad)족
페이크슈머(Fakesumer)
Cheil Magazine 2017. 12
Interviewee 고은영 팀장 (O2O 플랫폼그룹 리테일익스피리언스 2팀)
지금까지 매장은 무엇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장소, 즉 구매라는 뚜렷한 목적을 기반으로 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매장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그렇다면 매장에 오지 않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불러모을 수 있을까?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차별화된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면 될까? Retail Experience 2팀 고은영 팀장에게 리테일 매장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 본다.
현재 리테일 매장의 트렌드를 요약한다면?
대략 4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첫째, 합리적 가격과 퀄리티로 제품의 본질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다. 이마트 노브랜드를 예로 들 수 있는데, 가성비를 내세운 노브랜드 제품은 품질도 뒤지지 않아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둘째, 테슬라처럼 상식과 예측을 뛰어넘는 진보와 혁신을 보여 주는 경향이다. 셋째, 정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매장을 아트 갤러리로 만든 젠틀몬스터는 고전적 방법으로 브랜드의 역사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넷째, 유희와 가벼움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일렉트로마트가 대표적이다.
▲ 왼쪽부터 노브랜드(ⒸSSG), 테슬라(Ⓒflickr.com/Wesley Fryer),
젠틀몬스터(Ⓒgentlemonster.com), 일렉트로마트(Ⓒflickr.com/Tfurban) 매장
리테일 매장이 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 돈, 에너지 등 리소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정돼 있는 리소스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분명해야 한다. 얼마 전 한 통계를 보니 국내 고급 수입차 판매율이 작년보다 30%나 올랐다. 이것이 뭘 의미하는 것 같은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대신 그 나머지 니즈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다. 소비 행태에 일종의 ‘몰아주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가?
물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격이 구매의 최우선 기준인 소비자, 재미가 최고인 소비자 등 소비자의 특성을 카테고리별로 구분 지을 수 있었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 소비자들은 절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런 구분을 넘나든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 입장에서는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요즘 소비자들, 특히 밀레니얼이라 부르는 소비자들은 검증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구매 시 소위 잘나가는 제품, 베스트셀러 제품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높다. 구매 실패율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리테일 마케팅의 성공 사례를 꼽는다면?
삼성전자가 대만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노트8 팝업 스토어’나 멕시코의 프리미엄 백화점에 오픈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가 떠오른다. 대만의 팝업 스토어에서는 방문객들이 기어 VR을 통해 라인프렌즈 캐릭터들과 농구 게임을 할 수 있고,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도 다양한 4D 체험을 할 수 있다. 반응이 매우 좋다. 사실 모바일 매장은 신제품이 나왔을 때나 AS를 받을 때가 아니면 갈 일이 없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VR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방문율과 소비자 인게이지먼트를 높였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리테일 전략은?
마치 산책을 하듯 소비자의 일상적 동선에 자연스럽게 유입돼야 한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매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통상 사용되는 방법이 실속 있는 데일리 아이템을 입구에 배치하는 것이다. 화장품 숍은 화장솜, 의류 매장은 양말, 식품 매장은 스넥을 초입에 배치하는 식이다. 이런 아이템들은 누구나 한번쯤 집어들기 마련인데, ‘터치’는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지지가 발생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리테일 콘텐츠의 핵심은 바로 제품을 집어들게 하는 것, 그리고 가능한 손에서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개별 제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브랜드에 대한 지지로 확장된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 아니라 ‘촉물생심(觸物生心)’인 셈이다.
리테일 마케터들이 고려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짚어 달라.
첫째,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두기 때문에 SNS에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매장에서 겪었던 브랜드 경험을 온라인상에서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효과적인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는 없지 않은가. 지금은 구매 의향이 없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관심사와 맞물리는 정보나 경험을 꾸준히 제공받는다면 그 브랜드는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
Cheil Magazine 2017. 12
글 장원준 프로 (BE 제작 2그룹 남재욱CD팀)
세계자연기금 (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 은 자연의 보존과 회복을 위해 각국의 민간이 협력하는 비영리 국제기구다. 1961년 스위스에서 창립돼 500만 명이 넘는 후원자와100개국 이상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각국의 톱 에이전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국에서는 제일기획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의미 있는 캠페인들을 진행하고 있다.
지구 지키기? 그건 바로 나의 일!
판다 로고로 잘 알려진 WWF의 주요 활동은 멸종 위기 호랑이 보호,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 철새 보금자리 보존 등 범지구적인 임무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일반 개인에게는 쉽게 ‘나의 일’처럼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WWF와 제일기획이 가장 중요시 여겼던 부분 중 하나는 ‘지구를 지키는 것 = 일상 생활에서 쉽게 행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먼 곳에서 답을 찾기보다는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 세계자연기금의 로고
트렌드가 아닌 습관으로서의 힐링
‘힐링’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도, 트렌드하지도 않다. 오히려 일상의 한 부분이 됐을 정도로 우리는 힐링을 습관처럼 소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필라테스, 요가와 같이 심신의 안정을 찾는 액티비티는 더 이상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새로운 트렌드가 아닌, 다분히 일상적인 액티비티가 됐다. 멋있어서도, 있어 보여서도 아닌 그저 나를 아끼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시적인 트렌드로서 힐링을 바라보지 않고 다분히 일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지구를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한 일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습관처럼 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것이 착한 일인지 아닌지조차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 이미 식상해져 버린 힐링이라는 단어와 좀 식상해졌으면 좋겠는 ‘지구 지키기’를 접목시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요가와 전등 스위치
뻔한 단어 힐링. 그중에서도 흔한 ‘요가’를 캠페인의 핵심 아이템으로 잡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형적인 행동 양식에서 새로움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힐링 나이트 요가> 캠페인의 단초이다.
요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나를 오프(OFF)하는 시간이다. 밝은 빛보다는 은은한 어둠이 어울리고, 무엇인가를 켜거나 작동시키기보다 꺼두고 멈추는 것이 어울린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는 그 순간이 지구에게도 쉬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말하면 어둠 속의 요가. 이것이 그렇게 특별한 아이디어인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요가 수업에서 이미 은은한 조명을 세팅하고 있고, 나이트 요가 또한 없던 개념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짜 핵심은 ‘전등 스위치’에 있다. 우리는 익숙한 요가 동작의 끝에 전등 스위치를 끄는 단계를 추가해 흔함을 새로움으로 바꾸었다.
▲ <힐링 나이트 요가> 캠페인의 바이럴 영상.
영웅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지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전 국가 대표 리듬체조 선수인 신수지와 함께한 요가 영상은 도입 부분은 다분히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기-승-전-Switch Off’ 의 반전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별히 지구를 살려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았고, 아파하고 고통 받는 동물들의 모습도 넣지 않았다. ‘지구를 살리자’라는 거룩한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요가라는 액티비티의 사이 사이에 전등 스위치를 넣었을 뿐이다.
앞서 말했듯 그 이유는 단 하나다. 당신이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선의의 의도가 없을지라도 “요가할 때 전등 스위치를 한 번 끄고 해볼까? 재밌겠네”라는 생각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 평상시에 관심을 주지 않았던 스위치를 한 번쯤 다시 봐줬으면 하는 생각.
▲ <힐링 나이트 요가> 캠페인의 바이럴 영상.
요가 비디오로 사람들의 일상에 침투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는 사람들의 주말 여가 시간에도 침투하기로 했다. 노을이 아름답고 달이 참 밝은 어느 가을 저녁. 특별할 것도 없는 야외 요가 이벤트를 열었다. 다시 한 번 누군가는 말한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야외 요가 이벤트 종종 하던데요?”
그래도 상관없다. 이벤트의 형태도 중요하지만, 비슷해 보이는 행사 속에서 어떤 새로운 경험과 메시지를 얻어갔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날 힐링 나이트 요가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순히 요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나와 지구가 함께 쉬고 있다는 새로운 감정을 경험했다.
▲ 야외에서 실시한 <힐링 나이트 요가> 이벤트.
경험에서 오는 변화, Brand Experience의 힘
화장실에서, 건물 외벽에서, 공익광고에서,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꽤 많이 ‘지구를 살리자’라는 메시지를 보게 된다. 일종의 설득이다. 이러이러한 이유가 있으니 지구를 지킵시다라는 호소. 지구를 지킨다거나 불우 이웃을 돕자라는 것은 설득과 설명이 필요치 않은 영역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구가 살아나고 생명이 휴식을 취하는 그 느낌을 경험하는 것. 내가 요가를 하며 힐링을 하는 그 순간이 지구에게도 도움이 된다라는 것을 느끼는 놀라운 경험. 내 몸이 느끼고 경험하는 그 감정이 백 마디의 말이나 장황한 수치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아닐까?
스위치를 볼 때마다 요가가 떠오르고, 요가를 할 때마다 스위치가 떠오른다면 그걸로 족하다. 그것으로 이미 캠페인의 목적은 달성한 것일 테니.
Cheil Magazine 2017. 12
글 위한솔 프로(비즈니스 10팀)
‘카페라떼’는 정확히 20년 전 대한민국에 가장 처음으로 생긴 ‘컵커피’이다. RTD(Ready to Drink) 커피로는 캔커피가 유일하던 시절, 우유를 사용한 컵커피 ‘카페라떼’는 혜성같이 등장했다. 하지만 커피 문화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고, RTD 커피 시장에도 경쟁자가 넘쳐났다. ‘카페라떼’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 마이카페라떼 캠페인 영상
‘Brand’에서 ‘My Brand’로
‘카페라떼’는 20년 동안 컵커피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커피가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던 시기였기에 ‘카페라떼’는 많은 사람에게 에너지원이었고, 디저트였으며, 데이트 코스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한 집 지나 한 집이 카페이고,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원두를 갈아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는 시대다. 커피 문화의 상향 평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카페라떼’를 즐겨 마셨던 사람들의 소비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지만, 젊은 20대 타깃에게 새로운 소비를 유도하기에는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20년된 브랜드 카페라떼도 변화가 필요했다.
특히 브랜드명의 변화가 시급했다. ‘카페라떼’라는 브랜드명은 과거 카페라떼라는 메뉴 자체가 매우 생소하던 시절에 지어진 이름이었다. 그래서 이름 자체만으로도 커피를 상징하는 특별함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들은 카페라떼라는 단어를 흔한 메뉴명으로 인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오래된 브랜드의 이름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기존 카페라떼의 브랜드 네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나와 가까운’이라는 의미를 더해 ‘마이카페라떼’라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 탄생했다.
▲ 브랜드명과 슬로건을 바꿔 변화를 시도한 마이카페라떼.
사랑한다면 카페라떼처럼
친숙한 브랜드명과 함께 ‘카페라떼’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또 하나의 자산은 바로 브랜드 슬로건이다. 광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사랑한다면 카페라떼처럼’이라는 내레이션을 들어봤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만큼 성공한 카피지만, 시대에 맞게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그동안 ‘카페라떼’가 보여준 사랑은 제품의 특성은 부드러움에 기반한 커플 간의 사랑 이야기가 전부였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랑의 정의가 다양해졌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는 남녀 간 사랑을 넘어 모녀지간, 애완동물, 그리고 나 자신 스스로에게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에 발맞춰 ‘부드러운 사랑’을 가치로 삼던 ‘카페라떼’도 단순히 커플만의 사랑을 비유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주고자 했다. 많은 사랑 중에서 젊은 타깃에게 요즘 가장 어울리는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고민해 보니 ‘자기 스스로’ 였다. ‘나로 서기’라는 키워드에 맞게 그 어떤 세대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큰 세대가 카페라떼의 타깃이 되는 젊은 소비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은 마이카페라떼가 가지고 있는 ‘My’라는 키워드와도 부합했다.
장 줄리앙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다
오래된 식품 브랜드가 큰 변화 없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로 다시금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게 쉽지는 않다.
마이카페라떼도 젊은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브랜드 자체의 변화를 넘어선 특별한 외부적 요소가 필요했다. 우리는 그 방법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선택했다. 콜라보레이션은 요즘 굉장히 보편화된 마케팅 툴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식상함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굉장히 유명하지만 흔하지는 않은 콜라보 대상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찾아낸 아티스트는 장 줄리앙이었다.
찾아라! 나만의 부드러움, 마이 카페라떼
장 줄리앙과 함께 진행한 캠페인의 테마는 ‘찾아라! 나만의 부드러움’이었다. 소비자로 하여금 마이카페라떼를 My Brand로 여기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콜라보레이션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자신을 가깝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이 연계돼야 했다.
그래서 ‘장 줄리앙과 마이카페라떼가 그려주는 My Style’이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마이카페라떼와 함께한 장 줄리앙의 그림을 통해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만난 20대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선호를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먼저 최근 20대들의 모습을 대표하는 스타일을 선정했다. 그 내용을 작가에게 전달했고, 장 줄리앙은 그것을 12가지의 그림으로 그려 냈다. 마이카페라떼의 톤앤매너에 맞게 전체적으로 그림도 부드러운 파스텔톤으로 그렸다.
▲장 줄리앙이 그린 20대의 모습을 대표하는 12가지 스타일
소비자들은 장 줄리앙이 마이카페라떼와 함께 그린 그림들에 매우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해당 광고물 포스터를 따로 구할 수 없겠냐는 문의도 많았다. 12가지의 그림을 가지고 옥외 광고를 제작해 서울 전역에 버스 쉘터 광고로 제작했다.
그리고 그 옥외광고 앞에서 유사한 포즈, 혹은 유사한 스타일로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장 줄리앙의 그림을 다운받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상품으로는 장 줄리앙이 실제 참여자의 포스터를 직접 그려줌으로써 다른 이벤트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기념품을 제공했다. 또한 실제 매출과도 연계하기 위해서 G마켓과 협업해 특별하게 제작한 장 줄리앙 에코백을 경품으로 주는 기획전도 함께 진행했다.
▲ 마이카페라떼 SNS 이벤트.
내 마음속 마이카페라떼가 되다
장 줄리앙과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은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이벤트 참여자 수는 목표보다 2배 가까이 달성했고, 수많은 사람에게 “광고가 예쁘다”, “마이카페라떼가 달라졌다”는 등의 반응을 들을 수 있었다.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주는 성공적인 마케팅 방식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이카페라떼는 앞으로도 장 줄리앙과의 콜라보레이션 외에도 지속적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곤하고 당 땡기는 지금 같은 순간에 가볍게 편의점 가서 마이카페라떼 한 잔 마시고, 나 자신을 더욱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Cheil Magazine 201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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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il Magazine 2017. 12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홍콩, 독일법인 선두로 국제 광고제 수상 쾌거
제일기획이 런던 국제 광고제(London International Awards)에서 22개의 본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홍콩법인의 JBL 헤드폰 인쇄 광고 <블록 아웃 더 카오스(Block Out the Chaos)>와 독일법인의 3M 테이프 옥외 광고 <포에버 스티킹 빌보드(Forever Sticking Billboards)>가 각각 금상 3개, 은상 1개, 동상 1개를 수상해 가장 많은 본상을 수상했다. 홍콩법인은 ‘올해의 아시아 에이전시(Regional Agency of the Year for Asia)’에 선정되는 쾌거도 거뒀다.
전 세계 60여 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지 기자들이 심사하는 에피카 어워즈(Epica Awards)에서도 홍콩법인과 독일법인이 동일한 캠페인으로 다수의 금상을 수상하며 제일기획이 총 11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 JBL <블록 아웃 더 카오스> 캠페인
▲ 3M <포에버 스티킹 빌보드> 캠페인
제일 그레이터 차이나 CEO에 풀리 차우 임명
제일기획이 그레이터 차이나 COO 풀리 차우(Pully Chau)를 그레이터 차이나 CEO에 임명했다. 차우는 지난 2년간 COO로서 1,000여 명 규모의 제일 그레이터 차이나 조직을 이끌며 자동차 브랜드 인피니티(Infiniti), 폭스바겐(Volkswagen), 통신사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 여성 위생 제품 템포(Tempo), 알리바바(Alibaba) 평창 동계올림픽 프로젝트, 코카콜라(Coca-Cola) 등의 신규 클라이언트를 영입하는 데 기여했다.
▲ 제일 그레이터 차이나 신임 CEO 풀리 차우
자회사 아이리스, 영국 디지털 마케팅 회사 인수
제일기획의 자회사 아이리스(iris)가 영국의 디지털 마케팅 회사 ‘아톰42(atom42)’를 인수했다. 아톰42는 2007년 설립된 디지털 전문 회사로 특히 검색 마케팅, 디지털 콘텐츠 전략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일기획은 아이리스(전략, 크리에이티브, 리테일 등), 파운디드(Founded∙B2B 마케팅), PSL(가격 전략 컨설팅) 등 앞서 인수한 기업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캠페인의 실행부터 효과 측정까지 통합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아톰42 로고
Cheil Magazine 2017. 12
글 신혜림 프로(미디어플래닝 1팀)
연극, 뮤지컬, 클래식, 무용 등으로 대표되는 공연업계는 2000년대 초 뮤지컬 분야의 성공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뮤지컬 <햄릿>의 공연 중단 사건을 계기로 무대의 화려함 뒤에 숨어 있던 공연기획사들의 재정 악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익은 여전히 티켓 판매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연장 대관료, 배우 개런티 등 관련 제작비는 매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업계를 위한 체계적 광고 시스템
공연기획사들의 재정 악화 문제는 특히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공연업계에 대한 기업의 협찬과 후원마저 줄어들고 있어 건강한 공연업계의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공연 시설 매출액 및 관람객 추이]
제일기획은 공연업계 내 체계적인 광고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수익원을 필요로 하는 공연기획사와 공연을 후원하는 기업의 마케팅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솔루션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바로 ‘뮤지컬 애드(MUSICAL AD)’라는 상품이다. 뮤지컬 애드는 스크린에 송출되는 영화관 광고와 유사한 형태로 뮤지컬 공연 시작 전 관객들에게 노출되는 영상 콘텐츠이다. 노출되는 광고는 제일기획이 자체 개발한 ‘공연 광고 통합 운영 시스템(Cheil AD Manager)’을 통해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집행이 가능하며 특히 광고 편성, 송출, 모니터링, 결과 측정 등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 MUSICAL AD 집행 시뮬레이션]
공연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뮤지컬 애드’
기존의 공연 후원이 대기업과 금융사 위주의 메세나 활동이었다면, ‘뮤지컬 애드’를 통한 광고 집행은 기업이 공연을 후원함과 동시에 실체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공연기획사와 후원 기업 모두 공연계의 광고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첫 도입인 만큼 무엇보다 관객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제일기획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관람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광고 상품을 설계해 자연스럽게 광고에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대상 클라이언트 역시 품위와 격을 갖출 수 있도록 공연과 연계성이 있는 기업으로 한정해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집행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더불어 참여 기업들과 함께 공연 관련 콘텐츠를 기획,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뮤지컬 애드’는 전 세계 600만 명이 본 히트작인 <시스터 액트>의 첫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그 서막을 열려고 한다. <시스터 액트> 공연 전에 ‘뮤지컬 애드가’ 노출될 뿐만 아니라 ‘문화가 있는 날’이 참여한 뮤지컬 에티켓 캠페인 영상이 집행된다. 뮤지컬 관람 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주목도 있게 전달해 비매너 행동으로 고통 받던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공연 포스터와 관객이 찍은 사진으로 나만의 뮤지컬 티켓을 만들 수 있는 ‘포토티켓’도 새롭게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고 있다.
[시스터 액트 포토티켓]
(왼쪽 포토티켓 앞면, 오른쪽 뒷면)
제일기획은 2018년 대형 뮤지컬을 시작으로 향후 대학로, 어린이 공연 등의 중소규모 기획사들도 광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매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해당 영역을 광고뿐 아니라 타 공연, 전시 소식 등 문화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채널로도 활용 예정이다. 공연계 광고 도입이 공연기획사의 재정 구조 개선, 기업의 문화 마케팅 활성화로 공연 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을 견인하는 선순환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 문의: OOH미디어팀 이인영 프로)
Cheil Magazine 2017. 12
카피 이승용 프로(신태호CD팀), 사진 김혜경 프로(비즈니스 1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