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8. 5
편집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밥상머리에서 책을 읽다가 야단맞은 적이 있으신가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고무줄놀이에 빠진 적이 있으신가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적이 있으신가요?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에 꽂혀 주말 내내 몰아 보기를 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느닷없이 마주친 가게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들을 한아름 사들고 나온 적이 있으신가요?
읽는 재미, 노는 재미, 보는 재미, 구경하는 재미….
재미란 것이 상대적이라 누군가에게 재미있는 일이 다른 이에게는 심드렁할 수도 있지만, 세상의 수많은 재밋거리는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몰입하게 만들고, 기억나게 하고, 등 떠밀려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게 만드는 것. 그게 재미의 힘이겠지요.
짜면 장미꽃 모양으로 거품이 나오는 폼클렌저, 포장재까지 물에 녹아 버리는 비누, 컵까지 먹을 수 있는 음료, 책상에 엎드리면 쿠션처럼 부풀어올라 베개로 쓸 수 있는 넥타이, 종이에 닿으면 입력된 단어를 자동으로 써 주는 볼펜…. 이런 제품들이 있다면(실제로 출시된 제품도 있습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것들에는 눈길도 가지 않겠죠? “이 제품 정~말 좋아요”라고 강변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사게 만드는 것. 그게 재미의 힘이겠지요.
‘소유’ 대신 ‘경험’을 우선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 말인즉 단순히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소비의 ‘본질’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불고 있는 이러한 경험 지향적 소비 트렌드 중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재미있는 경험, 재미를 유발하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점입니다. 하긴 재미를 애써 외면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재미는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톡톡 뿌려 주는 맛있는 양념이니까요.
『Cheil』 매거진이 지난 호에서 다룬 키워드는 ‘Conclude’였습니다. 뉴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로 소비자가 전문가가 된 시대에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과 자기 표현에 대해 짚어 봤습니다. 이번 호의 키워드는 ‘Converge’입니다. 지금 시대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동인은 무엇일까요? 『Cheil』 매거진은 그 답으로 ‘재미’에 주목했습니다. ‘가성비’도 중요하긴 하지만, 물건을 저렴하게 샀다고 해서 행복해지지는 않죠. 하지만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재미를 느낀다면 그 소소한 재미들이 행복의 무늬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생긴 말 ‘가잼비’.
Conclude와 Converge 사이에는 소비 권력의 이동이라는 공통항이 있습니다. 이제 기업과 브랜드가 ‘어찌할 수 있는’ 소비자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어찌하고’ 있으니까요. 그 ‘어찌함’이 무엇인지 간파할 수 있다면 소비자의 마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겠죠.
Cheil Magazine 2018. 5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기계의 마찰면을 줄이기 위해서는 윤활유가 필요하다. 소비자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유머는 그런 윤활유 역할을 한다. 관건은 공감대 형성에 유용한 유머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유머를 구별해야 한다는 점. 그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양날의 칼
유머는 사전적 의미로 ‘남을 웃기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유머 감각이 풍부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이는 세 살 먹은 아이들도 아는 사실이다. 기업이나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재치 있는 광고를 만들 줄 아는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는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 오바마가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것도 그의 풍부한 유머 감각 덕분이었다.
그런데 누군가의 유머로 인해 우리가 웃었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웃음 뒤엔 친근감과 자신감을 갖게 하는 긍정적 측면도 존재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자괴감이나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머는 양날의 칼이다.
펀경영이 통하다
좀 더 이론적으로 접근해 보자. 직장에서 상사가 유머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부하 직원들의 직무 열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펀경영(Fun Management) 열풍을 만들어 낸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의 경영 전략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43년간 흑자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직원들이 즐거워야 고객이 만족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던 허브 켈러허는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기업이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펀경영에 관심을 갖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웃음 강사를 섭외해 유머 감각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는 걸까? 또는 변한 게 없다고 느끼는 걸까? 답은 바로 앞서 언급한 바처럼 우리가 ‘좋은 유머’와 ‘나쁜 유머’를 구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둘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실 유머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유머를 누가, 언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말하는가에 따라 좋은 유머와 나쁜 유머가 갈리기 때문이다. 『유머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Humor)』의 저자이기도 한 로드 마틴(Rod Martin) 교수가 말하는 ‘친화성’과 ‘자기 고양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주 웃는 사람의 유머
로드 마틴은 친화적 유머란 “자주 웃는 사람이 하는 유머”라며 그러니 “평소에 웃지 않는 사람이 하는 말은 유머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즉 스스로가 잘 웃으며,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진정한 유머를 구사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보거나 무서워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도 유머가 될 수 없다. 특정한 목적을 가졌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유머는 웃음을 유발시킬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우울감에 빠진 모든 사람에게 유머가 통할까? 그렇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헤어나올 의지가 있는 사람만이 유머를 통해 다시 활기를 찾는다. 그럴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유머를 들려줘 봤자 오히려 어색한 분위기만 연출된다. 자기 고양적 유머는 그렇게 생산된다.
또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유머를 듣고 스스로 말한다. 그러니 거창하고 큰 무언가만 바라는 사람에게 유머는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화가 나는 상황에서 그 화를 참으려고 이를 악물기보다는 즐거운 일이나 이야기를 찾아서 화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누가, 언제, 어떤 상황인지가 중요
아무리 유머가 필요한 상황이어도 피해야 하는 종류의 유머가 있다. 첫째가 타인의 실수를 놀리는 유머다. 이는 결코 유머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이미 상당히 당황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황한 사람은 타인의 웃음을 비아냥으로 받아들인다. 결코 좋은 기억이 될 수 없다.
타인이 아닌 자신을 비하하거나 놀림감을 만들어 버리는 유머는 하더라도 아주 살짝만 해야 한다. 이런 유머를 계속하게 되면 말하는 사람도, 들으며 웃었던 사람도 그 장소를 떠난 이후 이유를 알 수 없는 침울함과 미안함을 각자 느끼게 된다.
우리는 어떤 유머가 재미있고 즐거운 이유가 그 유머 자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똑같은 유머를 구사해도 전달자와 상황이 달라져서 실패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유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상황을 고려한 매우 정교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펀마케팅에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Cheil Magazine 2018. 5
이승윤(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가성비’, ‘가심비’에 이어 이젠 ‘가잼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착한 가격에 재미까지 더해진 가잼비를 좇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과거 ‘펀마케팅’의 새로운 버전인 셈이다. 제품의 핵심 가치인 기능과는 무관한 소소한 재미를 위해 기업과 브랜드는 ‘재미력(力)’까지 구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성비를 넘어 가잼비로
페니 럭(Penny Luck)은 ‘행운을 신으세요(Wear your luck)’란 브랜드 콘셉트를 가진 신발 브랜드다. 그들이 판매하는 평범해 보이는 구두에는 재미있는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신발 밑창에 1 페니 동전을 심어둔 것이다. 미국에는 “거리에서 주운 1페니 동전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상대방의 행운을 빈다는 뜻에서 1 페니 동전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있다.
페니 럭은 그런 속설을 놓치지 않고, ‘이 신발을 신고 행운을 몸에 지닌 채 현관을 나서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브랜드 스토리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의미까지 담겨 있는 소소한 재미를 통해 미국에서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에게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수록 재미 요소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재미가 소비를 부른다
최근의 신조어인 ‘탕진잼’은 돈을 탕진할 만큼 소비를 하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개념이다. 물론 무분별한 소비를 통해 진짜로 전 재산을 탕진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을 구매하면서 ‘돈 쓰는 재미’를 경험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과 다양한 생활용품을 파는 H & B 스토어를 비롯해 중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1000원, 2000원 등 균일가로 생활용품을 파는 다이소가 대표적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이소는 그저 값싼 물건을 파는 매장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경험 소비에 재미를 더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근자에 와서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가진 가성비를 넘어 가잼비를 주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다이소는 특히 20~30대들에게 탕진잼을 주는 장소라는 콘셉트로 어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탕진잼의 성지’로까지 불리고 있다. 한마디로 다이소에 가면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해 보이지는 않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며,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제품들을 마음껏 구매해도 고작 1~2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장소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취향 저격, 재치 있는 아이디어 상품
다이소가 추구하는 탕진잼과 유사한 개념으로 ‘시발비용’이란 것이 있다. 시발비용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홧김에 쓴 비용을 의미한다. SNS상에는 시발비용에 적절한 베스트 아이템 추천 같은 글들이 많다. 탕진잼처럼 적은 비용으로 확실한 재미를 주는 제품들이 주로 소개된다.
원하는 형태로 키보드를 DIY할 수 있는 조약돌 원형 타입의 키보드 자판들부터 본인의 개인 정보가 담긴 택배 상자를 버릴 때 수정 테이프처럼 쓱 문지르면 상자 위 중요 정보를 지워 주는 비밀 보장 스탬프까지 재미나고 저렴한 제품들이 주로 소개된다. 다이소나 G마켓 같은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탕진잼과 시발비용 관련 제품들이 SNS상에서 높은 입소문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관련 아이템들을 개발해 소개해 나가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가게’라는 콘셉트로 운영되는 쇼핑몰 펀샵(Funshop)도 재미와 경험이 결합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인다. 여기에서 판매되는 잡다한 물건들은 타인의 눈에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본인에게는 아주 중요한 재미와 행복을 선사한다. 2002년 오픈 당시부터 기발한 아이디어 전자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덕후들의 성지로 소문이 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캠페인
그런가 하면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DNA를 활용해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지난 2015년 ‘나이키 런 클럽(Nike+Run Club)’ 앱을 론칭했다. 이 앱은 사용자가 러닝의 목표를 설정하고 측정해 그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까지 연결시켜 주는데, 자신이 달린 거리에 따라 화면 색깔이 바뀌는 등 게임적 요소를 가미해 러닝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로드마스터’와 ‘트래블마스터’이다. 각각 걷기와 여행에 인증이라는 재미 요소를 더해 즐거운 아웃도어 문화를 조성한다. 모바일 앱에서 해당 코스의 특정 지점에 다녀왔다는 인증 사진을 올리면 나만의 스크랩북이 완성된다. 여기에 움직인 거리를 환산해 전국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지급된다. 소비자는 재미를 느끼면서 브랜드와의 교류를 통한 소속감까지 느낄 수 있다.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이 지난 만우절에 자사의 공식 앱과 SNS를 통해 선보인 이색 마케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케이스다. 버거킹은 만우절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초콜릿 와퍼’ 영상과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 가상의 신메뉴가 온라인에서 공개되자 전 세계 버거 마니아와 초콜릿 마니아들까지 합세해 만우절 이벤트를 즐겼다.
버거킹 <초콜릿 와퍼> 만우절 캠페인 영상
기업들은 이제 “팔지 마라. 경험하게 하라”를 외치고 있다. 필요에 의해서 구매하는 물건들은 이미 충분히 많이 소비됐다.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소비자들은 이제 필요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 소비를 한다. 확실한 재미와 행복을 위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어떻게 재미를 녹여낼 것인지 더 ‘진지하게 재미를’ 고민해야 한다.
Cheil Magazine 2018. 5
편집실
충동 구매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감정적으로 소비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고, 당사자들도 씁쓸한 후회에 사로잡히곤 했다. 하지만 요즘엔 어디 그런가. 충동 구매를 하더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게 더 가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비 행태 속에는 지루한 일상을 스스로 극복하고 스트레스를 즉시 해소하려는 니즈가 내재해 있다. 그 니즈를 끄집어내는 힘이 바로 ‘소소한 재미’다.
우리가 ‘노잼 시기’에 대처하는 법
만사가 귀찮고 아무런 의욕이 없을 때가 있다. 의학적으로는 이런 상태를 ‘우울장애’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시쳇말로는 ‘노잼 시기’라고 한다. 노(no) + 잼(재미), 즉 뭘 해도 재미가 없고 시들한 시기가 한동안 지속된다는 뜻이다. 언뜻 생각해 봐도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법한데, 이렇게 노잼 시기를 겪는 이유와 극복 방법을 통계로 알아보자.
탕진잼이 부른 춘추전국시대
‘탕진잼’은 탕진과 재미를 합친 신조어. 소소하고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면서 ‘돈을 물 쓰듯’ 쓰는 재미를 느끼는 게 탕진잼의 핵심이다. 주로 경제적 상황이 풍족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기 위해 탕진잼을 만끽한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을 비롯해 H & B 스토어가 덩달아 급성장하고 있다.
Cheil Magazine 2018. 5
김혜경프로 (The South3팀), 이승용프로 (신태호CD팀)
Cheil Magazine 2018. 5
강병희 프로(커넥션비즈니스 1팀)
요즘 소비자들은 모바일 검색을 통해 자신의 니즈를 즉시 충족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마이크로 모먼츠는 최근 변화의 바람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이다. <갤럭시 S9 큐브애드>는 마이크로 모먼츠의 중요성을 반영한 캠페인으로, 이를 위해 우리는 몇 가지 관점의 변화를 통해 캠페인을 전개했다.
#1.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소비자 인사이트를 찾지 못해 아이디어가 잘 안 풀리는 날에는 영화 『왓 위민 원트』 속 멜 깁슨이 우연한 사고로 얻은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나 원더우먼의 강력한 무기인 ‘진실의 올가미’를 갖고 싶다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다.
2025년경에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모자가 오픈워터라는 스타트업에 의해 개발될 수도 있다는데, 이 마법의 모자가 실제 상용화된다면 아마도 소비자 마음 읽기가 숙명인 대다수 광고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빅데이터 시대를 살면서 고도의 타깃팅 기법이 범람하고 있는 현 마케팅 상황에서도 더욱 복잡해지고 비정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성향, 관심사, 행동으로 인해 소비자의 마음 읽기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제이다.
이번에 진행한 <갤럭시 S9 큐브애드> 캠페인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어떻게 하면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개인화된 소비자의 마음(관심사)을 적확하게 이해하고, 갤럭시 S9의 새로워진 특장점과 세일즈 메시지를 개개인에게 차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버튼 하나면 애드 블록이 설치되고 월 몇 천 원대로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그야말로 ‘광고의 위기’ 시대에 우리는 소비자 한 명 한 명과 더 깊이 있고 밀도 높은 소통을 하며 성공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의외로 실마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입력하는 친숙한 행위. 바로 ‘검색’이다.
#2. 검색어에 담겨 있는 소비자의 관심사
요즘 소비자들은 알고 싶고, 하고 싶고, 사고 싶은 욕구를 반사적으로 모바일 검색을 통해 즉시 충족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행동 패턴, 즉 마이크로 모먼츠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에 의하면, 소비자 3명 중 1명은 필요한 순간에 제공된 정보에 의해서 처음에 생각했던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소비자가 입력하는 검색어는 소비자의 마이크로 모먼츠에 모든 관심사와 의도가 담겨 있는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갤럭시 S9에 대해 검색하거나 다양한 관심 키워드를 입력하는 마이크로 모먼츠에 즉각적으로 응답해 주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3가지 관점의 변화를 시도했는데 이는 타깃 선정의 관점, 미디어 활용에 대한 관점, 크리에이티브 집중에 대한 관점이다.
첫 번째로, 기존 광고 상에서 타깃 선정이 인구 통계적 확률에 근거했다면 우리는 소비자의 실제 의도에 집중했고, 그것이 바로 검색의 순간이었다. 두 번째로, 정해진 미디어 믹스대로 움직이기보다 소비자가 더 궁금해하고 시기적으로 더 높은 반응이 나오는 광고 소재를 지속적으로 트래킹하고 최적화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식상해질 수 있는 비주얼 임팩트보다는 소비자가 그 순간에 관심 있어 하는 검색어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연관성 있는 크리에이티브와 메시지를 최대한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이러한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마이크로 모먼츠를 잡기 위한 검색 플랫폼을 선정해야 했는데, 여기서 우리는 ‘유튜브’를 주목했다. 요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검색이 필요할 때 1차원적인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한 ‘What’보다는 동영상 중심의 ‘How To’에 더 열광 한다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유튜브는 동영상 시장 점유율과 체류 시간 면에서 경쟁사들을 능가하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돼 버렸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 동영상 채널이 아닌 검색 플랫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구나 유튜브는 디렉터 믹스라고 하는 소재 베리에이션 자동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서 매우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하게 됐다.
#3. ‘사람 봐 가면서 들이대는’ 지상 최대의 개인 맞춤형 광고
이러한 고민 끝에 <갤럭시 S9 큐브애드> 캠페인은 유튜브 소비자의 검색 키워드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그 순간 관심 있어 하고 필요로 하는 메시지를 담아 총 6,480종의 개인 맞춤형 광고로 탄생하게 됐다. 이는 기존 세계 최다 기록으로 알려져 있던 호주 캠벨수프가 진행한 1,700종보다 3.8배나 늘어난 개인 맞춤형 광고이며, 기존 유튜브 기반의 개인화 광고 사례들이 5종 내의 영상과 수백 개 수준의 카피 베리에이션에 그쳤다면, 큐브애드는 한층 더 고도화된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다.
우선 유튜브 소비자의 주요 관심사를 12개의 카테고리(스포츠, 게임, 음악, 음식 등)로 분류하고 광고의 뼈대가 될 24종의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촬영 및 스탁 소스 활용뿐 아니라 개인 맞춤형 광고라는 취지에 맞게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관심을 보일 만한 유명 콘텐츠들과 콜라보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육아’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한 소비자에게는 인기 유아 콘텐츠인 ‘핑크퐁’의 영상과 상어가족 BGM이 흘러 나오고, 게임과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은 사막’이나 ‘음양사’같이 게이머들에게 익숙하고 몰입도 높은 배경 영상이 흘러 나오는 것이다. 이 영상을 배경으로 각 카테고리별로 선정된 관심/전략 키워드와 총 9가지의 제품 기능(슈퍼 슬로우 모션, 슈퍼 저조도, AR 이모지 등)이 함께 캠페인 기간 내내 최적화 및 교체됐으며 소비자의 검색어에 따라 변화하는 총 2,160개의 각기 다른 카피 조합(후크 검색어 카피 + 기능 카피 + 혜택 카피)이 총 3종의 갤럭시 S9 컬러별로 송출됐다.
예를 들어, 올해 푸켓으로 여름 휴가를 계획 중인 소비자가 유튜브에서 ‘푸켓’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며 관련 정보를 탐색하는 순간, 푸켓을 포함한 다양한 휴양지의 이미지와 함께 태국어가 한국어로 번역되는 영상이 “푸켓 여행! 낯선 언어가 걱정이셨죠? 빅스비 비전으로 바로바로 해석해 봐요!”라며 누가 봐도 그 상황에 안성맞춤인 광고가 등장한다. 귀여움으로 심장폭행 원투펀치를 날려줄 ‘고양이’를 검색하면, 사랑스런 고양이가 뛰노는 영상과 함께 “귀여운 고양이! 더 특별하게 찍고 싶나요? 슈퍼 슬로우 모션으로 우리 집 고양이, 예술처럼 찍어 봐요!”라며 집사라면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다.
이 광고를 시청한 소비자가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려고 고려 중인 상황이었다면 매력적인 갤럭시 S9 구매 혜택 정보가 노출되는 마지막 컷까지 SKIP 버튼을 누르지 않고 광고에 몰입할 수 밖에 없을 테고, 사용자들의 관심사에 맞춰 제품 정보를 전달하므로 그야말로 ‘나만을 위한 광고’를 만나는 새롭고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4. 갤럭시 S9, 큐브애드로 소비자에게 말 걸다
큐브애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놀라웠다. 대다수의 유튜브 캠페인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영상 조회수와 CPV(조회당 투여 비용)인데 큐브애드의 조회수는 2,500만 회(광고를 끝까지 본 사람 기준)를 돌파했고, CPV는 약 40원대로 일반적인 유튜브 캠페인 대비 CPV가 높게 책정되는 디렉터 믹스 활용 캠페인의 특징을 감안했을 때 평균적인 수치보다 약 5배 높은 효율을 보였다. 하지만 개인 맞춤형 광고를 지향한 이번 캠페인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유의미하게 바라봐야 하는 수치는 VTR(광고 조회 완료율)이다.
구글에 의하면 국내 평균 VTR 대비 우리 캠페인은 약 25% 높은 성과를 기록했고, 특히나 위에서 언급했던 인기 콜라보 콘텐츠의 광고 소재 경우 평균 대비 최대 3배(평균 VTR 21% => 육아 핑크퐁 소재 VTR 66%)를 상회하는 광고 조회 완료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우리 광고를 시청한 유저 중 2/3가 광고를 스킵하지 않고 끝까지 시청했다는 의미로 ‘빨리 SKIP 버튼을 누르고 싶은 광고’가 아닌 ‘나만을 위한 유의미한 정보 혹은 관심 있는 콘텐츠’라는 기획 의도에 매우 부합되는 고무적인 수치라고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큐브애드를 감상한 유저들이 갤럭시 S9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거나 세일즈 프로모션 사이트로 전환될 수 있도록 다양한 클릭커블 요소(트루뷰포액션 / CTA / 컴패니언 배너)들을 병행해 단순 브랜딩 광고가 아닌 세일즈 드리븐 콘텐츠로의 역할을 감당했다. 이에 대한 방증으로 유튜브에서 집행한 BLS(Brand Lift Survey) 수치를 들 수 있다. 큐브애드 시청군과 비시청군을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폰 구매 고려율을 조사해 봤는데, 광고를 본 사람들 중 갤럭시 S9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은 보지 않은 대조군보다 약 8.1% 높게 나타났다. 2천만 명이 광고를 시청했다면 약 160만 명 이상의 구매 의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소비자뿐 아니라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 삼성전자 한국총괄 클라이언트와 구글 측의 반응도 매우 뜨거웠는데, 특히 국내 2,500명의 마케터가 한자리에 모였던 구글 씽크 2018(Google Think 2018) 컨퍼런스에서 베스트 캠페인으로 소개됐으며, 구글 본사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Google Think 2018
#5. 개인화 마케팅의 본질은 기술보다 소비자 배려
이 캠페인의 또 다른 의의는 소비자의 개인정보 없이도 관심사와 니즈가 담겨 있는 검색 키워드에 맞춰서 개인화 맞춤형 광고를 집행했다는 점이다. 최근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일방적인 메시지 및 자극적인 소재의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소비자들에게 개인정보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광고 피로도를 줄이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배려’하는 것이 이 캠페인을 함께 준비한 모든 이들의 신념이었다고 자부한다.
또한 이러한 배려를 실천하기 위해 미디어를 단순 캠페인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닌, 기획 초반부터 함께 협업해 소비자 중심의 조금 더 차별화되고 발전된 형태의 개인 맞춤형 캠페인을 집행했다는 점도 유의미한 일이었던 것 같다.
최근 어도비, 오라클을 중심으로 개인화 마케팅에 최적화된 ‘애드버타이징 클라우드’ 솔루션이 개발되며 개인 맞춤형 광고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고도화된 기술보다도 얼마나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하는 마케팅을 전개하느냐가 개인화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하는 마스터키임은 변함없는 진리인 듯하다. 그래, 결국 본질은 역시 사람인 것이다.
Cheil Magazine 2018. 5
염수진 프로(비즈니스 13팀)
때로는 말로, 때로는 글로, 그 글은 편지로, 이메일로, 문자로, 톡으로…. 감정 표현의 수단과 방법은 계속 진화해 왔다. 카카오톡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이모티콘으로 표현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말로도, 글로도, 이모티콘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때그때의 감정과 기분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 카카오, 이번엔 음악이다
‘카카오멜론’은 카카오톡에 추가된 새로운 서비스 명칭이다. 대화 도중 대화창 더 보기에서 초록색 음표 버튼을 누르고, 원하는 곡을 검색하거나 선택해서 바로 공유할 수 있다. 메시지를 받은 상대방은 대화창에서 음악 재생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카톡에서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내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내 음악 취향을 공유하고, 친구와 음악으로 대화하고, 교감하고, 함께 놀이하고, 공감하고,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경험하고…. 단순히 듣기만 하는 음악이 아니라 더 많은 ‘Doing’이 가능한 음악 서비스. 이것이 기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카카오멜론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카카오멜론을 만나면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지고, 음악을 즐기는 방식도 더 다양화 될 수 있다는 것. 생활의 도구인 카카오톡과 음악 플랫폼인 멜론이 결합해 낼 수 있는 최대의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듣는 음악’에서 ‘하는 음악으로’의 커다란 방향성을 가지고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
▲<음악으로 톡하는 중> 캠페인 ‘연애하자 – 여고생’ 편
▲<음악으로 톡하는 중> 캠페인 ‘연애하자 – 남고생’ 편
# 간결함의 힘
더 이상 뺄 것이 없이 완벽한 상태. 캠페인을 실행하면서 참 도달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무엇보다 간결함의 힘을 이해하고 신뢰하는 클라이언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낯설고도 새로운 서비스 사용 방법을 튜토리얼 형식으로 친절하게 알려주기보다는 UI를 주인공으로 삼아 최대한 미니멀한 화면 구성에 힘썼다. 그 뒤로 위트를 더하는 라이브한 영상이 짤막하게 이어진다. 영상은 정해진 스토리보드나 콘티 없이 그저 ‘상황’만을 놓고 여러 가지 버전으로 촬영을 해 얻어진 결과물이다. 출연자들도 대부분 아마추어. 연출의 개입은 물론 촬영 장비도 최소화했다. 장비는 오직 핸드폰 한 대뿐. 그러다 보니 조명 부족으로 인한 노이즈 현상과 화면의 흔들림 현상도 제법 심하게 나타났지만, 이 또한 이번 캠페인만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사귀자는 말 대신, 힘내라는 말 대신, 용서해 달라는 말 대신 한 곡의 음악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SNS에서는 저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스토리에 공감하는 반응이었다. 특히 여고생과 남고생으로 각각 나뉘어 제작된 ‘연애하자’ 편의 경우 외로운 싱글들의 공분 아닌 공분을 사기도 했다.
# 차트 밖 음악 소비로
Top 100 차트 위주의 획일화된 음악 소비를 벗어나 개개인의 취향이 반영되고 그 저변이 확대되는 ‘차트 밖’의 롱테일한 음악 소비로 진화할 것이라는 것도 카카오멜론 서비스의 기대 효과 중 하나였다. 놀랍게도 이는 캠페인이 온에어되자마자 바로 입증됐다. <무한도전> 마지막 회에 45초 PCM 광고를 집행한 직후 광고 배경음악에 해당하는 <위드유-연애하자>가 곡 발매 후 2년 만에 차트 역주행을 하게 된 것. 가수 본인이 직접 이를 SNS에 포스팅하기도 했다.
이처럼 카카오멜론을 통해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숨어 있는 명곡들이 더 많이 발견되고 공유되길. 이번 캠페인에 또 다른 배경음악을 제공한 베란다프로젝트나 산울림은 보통 상업적인 용도로 음원 저작권을 허가해 주는 데 매우 까다로운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카카오멜론 서비스의 의미와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해 특별히 곡을 쓸 수 있었다. 1977년에 발매된 산울림 1집 수록곡을 카카오멜론 캠페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카카오멜론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면 지금 바로, 누군가에게 ‘음악으로 톡’ 해 보자.
▲<음악으로 톡하는 중> 캠페인 ‘위로’ 편
▲<음악으로 톡하는 중> 캠페인 ‘사과’ 편
Cheil Magazine 2018. 5
장재혁 CD(제작 1본부)
국제광고제 중 가장 먼저 개최되는 애드페스트(ADFEST)는 글로벌 광고업계의 한 해 흐름을 조망할 수있는 시금석이다. 올해 다이렉트 및 프로모션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고 돌아온 장재혁 CD를 만나 수상작들에 얽힌 이야기와 광고인으로서의 소회에 대해 들어 봤다.
‘2018 애드페스트’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셨는데, 소감부터 들려주신다면?
국제광고제에 참여한다는 일은 언제나 놀라운 경험입니다. 국가와 회사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열띤 토론과 논쟁을 벌이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의 기준을 확인하고, 한국과 저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니까요.
크리에이터들의 공통된 화두 또는 올해 두드러졌던 큰 흐름이 궁금합니다.
2018 애드페스트의 슬로건이 ‘Transform’이었는데, 빅데이터 기반과 AI의 마케팅 접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자의 동선을 체크해서 그 사람이 선호하는 색깔과 냄새 등을 분석해 개개인을 위한 향수를 만드는 식이죠. 아직은 소비자를 추적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형과 취향을 파악하는 기초적 수준이었지만 충분히 흥미로웠고, 향후 몇 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쓰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The Making of Parfums de Voyage
이번 광고제에서 제일기획의 수상 실적이 좋은데 어떤 의미 부여가 가능할까요?
특정 국가에 국한된 실적과 한 회사에 치우친 힘만으로는 글로벌 광고회사가 되기 어렵습니다. 특정한 지사에서만 퍼포먼스가 잘 나올 경우 특출난 개인의 성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고른 퍼포먼스가 나온다면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시스템을 갖춘 회사’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전 세계에 위치한 해외 네트워크의 잇따른 수상은 본사를 자극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고, 이제 제일기획이 규모를 넘어 크리에이티브로도 글로벌 무대에서 견실히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눈길을 끌었던 캠페인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가 심사했던 다이렉트와 프로모션 부분에 한정해서 말씀 드리자면, 제일기획 본사가 진행한 <Stop Downloadkill>입니다. 불법 촬영물인 몰래카메라의 유통을 경고하기 위해 가짜 몰래카메라 영상을 온라인 파일 공유 사이트에 올린 캠페인이었어요. 특히 뜨거운 토론의 대상이 된 건 공익적 메시지를 경고의 대상인 ‘몰카’와 ‘P2P 사이트’를 통해서 전달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공익광고는 교훈적 메시지를 담아 TV나 라디오 같은 매체를 이용하는 게 상식인데, 그 상식을 깬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죠.
▲Stop Downloadkill
최근 보신 광고 중에서 감탄사가 나왔던 작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HomePod) 광고가 눈에 띄더군요. 스토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피곤에 지친 직장인이 귀가해 인공지능 스피커 덕분에 자신만의 몽환적 세계에 빠져든다는 식이죠. 그런데 제가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AI 스피커를 다루면서도 CG가 가능한 부분을 고집스럽게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에 겐조의 향수 광고로 충격적 비주얼 임팩트를 보여 줬던 영화감독 스파이크 존즈가디테일에 집착한 작품이죠.
다른 하나는 이번 광고제에서 프로모션 부문 금상을 차지한 일본 맥도날드의 <Hahon Hohaho Hie>인데요, 뜨거운 베이컨 포테이토 파이를 입에 물었을 때 사람들의 발음이 새는 모습에 착안한 작품이죠. 날로 복잡해지는 기술과 환경은 마케팅조차 복잡하게 만들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심플하고 강력한 크리에이티브야!”라고 일침을 날린 매우 유쾌하고 강력한 캠페인이어서 기억에 남네요.
이번엔 CD님이 만든 캠페인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개인적으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세상이 변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얘기하는 스토리는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의 구조(Structure)’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스파크 캠페인의 경우, 어떤 할아버지가 차를 구매하기 위해 아주 까다롭게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그것이 본인이 아니라 손녀를 위한 선물이었음이 반전을 통해 밝혀집니다. 스토리텔링이 잘 구현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수상까지 했기 때문에 제겐 아주 소중한 캠페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완성한 말리부 캠페인 역시 기존 광고와 달리 영화적 접근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고요.
▲<THE NEXT SPARK> TV 광고
본업인 광고 말고 꾸준히 해 온 뭔가가 있다면요?
한 4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재미를 붙인 건 2년쯤 됐죠. 자전거를 타면서 느낀 게 있어요. 저를 포함한 사람들은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열심히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의 차이는 뭘까, 사람들은 왜 노는 것을 더 좋아할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사람들은 목적성이나 중요도와 무관하게 자신이 어떤 것에 몰두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본능을 가졌다는 것이죠. 일도 마찬가지여서 몰입을 방해하는 과도한 간섭과 목표치 설정은 독이 됩니다. 회사가 최대한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겠죠.
자전거를 타면서 든 또 다른 생각은 뇌는 근육의 일부라는 믿음입니다. 운동 선수들은 근육을 훈련시켜 경기를 하는데, 비유해 보자면 크리에이터는 뇌를 근육으로 쓰는 선수들이잖아요. 운동 선수가 경기를 앞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듯 크리에이터도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낼 수 있으려면 규칙적인 라이프스타일로 뇌를 프레시하게 만들어야 해요.
CD님의 인터넷 브라우저에 고정된 북마크 하나만 소개해 주신다면요?
뇌는 루틴을 통해 싱싱하게 유지해야 하지만, 계속 작품을 만들다 보면 생각이 루틴해져서 아이디어가 무뎌집니다. 그래서 모든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들은 영감을 받아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말씀 드린 것처럼 우리는 영감을 ‘받는다’고 하지 ‘만든다’고 하지 않죠. 즉 영감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이란 얘긴데, 저는 유튜브를 통해서 그런 자극을 받아요. 그곳엔 BTS의 트렌디한 뮤직비디오가 있는가 하면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의 강연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종다양한 콘텐츠가 넘치니까요.
가까운 시일에 어떤 일을 하실 계획이신지요?
당연히 좋은 캠페인을 만드는 것이죠. 사실 아무리 성공한 캠페인도 그걸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온에어되는, 딱 그 기간뿐이거든요. 아쉬운 점이지만, 그래서 더 나은 캠페인을 향해 도전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여건이 허락되면 제 자전거를 들고 해외로 나가서 저만의 소박한 투어링을 하고 싶습니다.
Cheil Magazine 2018. 5
Gabi Mostert(Iris London ACD)
우리는 아이디어 위에 세워진 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서로 나누는 것은 잘하지 못한다. 브리핑을 할 때는 결과적으로 광고 담당자, 기획자, 그리고 계정 관리 팀과 아이디어를 공유하지만 그 밖의 크리에이터들과 사전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이디어 공유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나눔이라는 것은 왜 두려운 걸까? 이 논의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최고 책임자급 인사들을 포함해 여러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는 광고 크리에이터들과 이야기를 해 봤다. 어떤 이는 아이디어라는 것이 마치 아름답기보다 볼품없는 모습을 한 갓 태어난 아기 같다고 했다. 누구든지 바보처럼 아이디어를 훼손시키고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 있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은 그의 아이디어를 순진무구한 아기에 비유하며 길모퉁이 근처에 서서 흉기로 위협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여기저기 흉기에 상처를 입은 미숙한 갓난아기? 아니, 광고라는 게 웃고 즐기려는 것 아니었나? 매우 골치 아픈 주제이겠지만 이런 생각에 대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가 아이디어 살인을 당할까 이처럼 전전긍긍하는지 얘기해 보자.
두려움의 여러 가지 이유
그 첫째는 우리의 아이디어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더하면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게 될 것을 두려워한다. 또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두려워하고 때때로 아이디어를 훔쳐가는 사람들 또한 두려워한다.
나 또한 과거에는 그런 일들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했고, 아마 아직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나의 아이디어를 주변 사람들과 더 많이 공유하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귀한 교훈을 가르쳐 줬다. 또 나누는 것이 약간의 연습을 통해 더 쉬워지기도 했다. 그러니 나누기를 두려워하는 크리에이터들과 크리에이티브 부서의 문이 활짝 개방되길 바라는 리더들은 다음의 내용을 기억하자.
아이디어는 달걀이 아니다
가만히 앉아서 아이디어가 부화되기만을 기대할 순 없다. 일에 관해 다른 이들과 상의할 때마다 당신은 일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더 분명하게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업무 진행 과정 보고 및 검토 자리에서 발표하기 전 미리 연습을 해 두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공개하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 상대방이 가치 있게 여긴다고 생각하게 하며, 곧 그들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만든다. 여러 다양한 관점을 가진 크리에이터들과 당신이 작업한 일에 대해 나누는 습관을 길러라. 이는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무엇이 됐든 얻어갈 것이 있을 것이다.
똑같은 건 진부하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모일수록 더 새롭고 흥미진진한 결과물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모두가 동의하고 아무런 논쟁이 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형편없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디어는 있다가도 없을 수 있다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자기 아이디어가 도용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월트 디즈니는 자신의 캐릭터 ‘오스왈드 럭키 래빗’을 경쟁 프로듀서에게 빼앗겼을 때 술집에서 뒹굴며 좌절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미키 마우스’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아이디어를 잃는 것이 두렵다는 것은 아마 그만큼 아이디어가 별로 없다는 뜻일 게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라.
엄마에게 물어보라
당신의 엄마, 동료, 어쩌면 우버 운전 기사같이 일반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들은 종종 당신의 엉터리 같은 생각을 단칼에 잘라 버리기도 하고, 자화자찬에 빠져 있는 당신을 건져 줄 수도 있다. 게다가 이들이야말로 당신이 작업한 결과물을 보게 될 사람들이 아닌가.
아이디어도 인큐베이터가 필요하다
에드윈 캣멀의 창작물인 브레인트러스트는 창작 과정에서 아이디어 공유가 주는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진솔한 협업을 기반으로 브레인트러스트는 14개의 픽사 작품들이 박스오피스에서 연속해서 흥행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많은 관리자가 그 원칙을 따르도록 영감을 줬다.
현재 Iris에서는 자체적으로 Iris에 맞는 브레인트러스트 버전을 실험 중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최선의 기회를 전진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한자리에 모인다. 권위라고 할 것도 없다. 자랑할 것도 없다. 단지 일을 열심히 하며 더 발전시킬 부분은 없는지를 살필 뿐이다.
당신은 당신이 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때때로 우리의 아이디어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일 자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한다. 이는 무능함을 근절시키고 건강하고 창조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당신이 좀 볼품 없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서 그 아이디어가 당신을 볼품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다. 자연은 일 년 내내 꽃을 피우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번 업무 진행 시에는 콘셉트 보드에 더 적은 시간을 쓰고, 남는 시간을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사용해 보면 어떨까? 분명 더 나은 작업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아이디어는 한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없다. 이 글을 쓰기까지 나에게 통찰력과 피드백, 그리고 의견을 준 Debs, David, Hannah, Hayley, Shaun, Manuel 및 Grant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훨씬 좋아졌다.
Cheil Magazine 2018. 5
삼성물산패션 로가디스 ‘PRESENTS’ _ 바이럴
카카오멜론 ‘라이언’ 편 _ 바이럴
동서식품 티오피 ‘심플리스무스’ _ TV 광고
동서식품 맥심 ‘화이트골드’ _ TV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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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예쁘게 사월’ 종합 편 _ 바이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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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가지니 ‘핑크퐁’ _ TV 광고
KT hifive ‘성과’ 편 _ TV 광고
삼성전자 QLED ‘컬러볼륨’ 편 _ TV 광고
삼성전자 노트북 Pen _ 바이럴
이마트 일라이 _ 바이럴
유한양행 뉴오리진 ‘브랜드’ 편 _ TV 광고
비케이알버거킹 몬스터와퍼 _ TV 광고
삼성전자 Galaxy S9 _ 이벤트 [칠레법인]
삼성전자 Galaxy S9 _ 이벤트/옥외광고 [프랑스법인]
삼성전자 Galaxy S9 _ 리테일 [프랑스법인]
Cheil Magazine 2018. 5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제일 인도법인, 삼성 디지털 인버터 냉장고 신규 TV 광고 론칭
제일 인도법인이 신규 론칭한 삼성전자의 디지털 인버터 냉장고 TV 광고가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광고는 홈 인버터와 태양 에너지로 정전 시에도 작동이 되는 인버터 냉장고의 특장점을 엄마와 딸의 사랑을 전달하는 감성적 접근으로 표현했으며, 론칭 15일 만에 유튜브 조회 건수가 5000만 건을 돌파하며 국내외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자회사 BMB, 음료 브랜드 Rubicon Spring 신규 TV 광고 론칭
BMB는 음료 브랜드 Rubicon Spring의 2016년 <Fruity Fling> 캠페인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 속편에 해당하는 신규 TV 광고를 론칭했다. 16~34세를 타깃으로 한 이번 광고는 전편과 동일한 애니메이션 의인화 기법을 사용해 스파클링 워터와 과일 맛이 최적으로 배합된 브랜드의 특징을 특유의 유머 코드로 익살스럽고 신선하게 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Cheil Magazine 2018. 5
정혜정 프로(미디어플래닝 1팀)
최근 삼성역을 지나다 보면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농구장 4배 크기에 달하는 K-POP SQUARE MEDIA가 바로 그것이다. K-POP SQUARE MEDIA는 코엑스 아티움의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고화질 LED 사이니지로 삼성전자가 CJ파워캐스트 및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외벽 두 면을 곡면 형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치했다.
규제 없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활용
K-POP SQUARE MEDIA는 1620㎡(가로 약 81m, 세로 약 20m)의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라, 건물 앞 K-POP 광장에 LED 사이니지 3대로 디자인 미디어도 함께 구축됐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가 노출되기 시작한 K-POP SQUARE MEDIA에는 K-POP 콘텐츠 같은 공익적 상업 광고가 함께 노출된다.
상업 광고로는 삼성전자가 첫 광고를 집행했으며, 현재 많은 클라이언트가 찾는 옥외 미디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삼성역 인근 유동 인구뿐만 아니라 영동대교, 테헤란로를 이용하는 유동 인구에게도 높은 노출도를 보여 주고 있다.
이 K-POP SQUARE MEDIA는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란 간판 등 옥외광고물을 규제 없이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지역을 뜻한다. 우리나라 옥외광고물법상 옥외광고물은 도시 경관을 해치는 것으로 인식돼 광고물의 크기, 색깔, 모양과 설치 가능 지역 등이 엄격히 규제돼 왔다.
하지만 2016년 초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후 같은 해 12월 전국 11개 자치단체의 경쟁을 거쳐 코엑스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첫 대상지로 지정됐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서는 규제 없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활용한 옥외광고물 설치가 가능하다.
▲코엑스 아티움의 외벽에 설치된 K-POP SQUARE MEDIA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사업의 1호 미디어
‘한국판 타임스퀘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모으며 시작된 코엑스의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사업은 1단계 도입기에는 앞서 소개한 K-POP SQUARE를 중심으로 미디어를 조성하고, 2020년부터 2단계 확장기에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영동대로 일대를 개발해 랜드마크로 만들 예정이다. 3단계 완성기인 2023년부터는 지역 전체에 미디어 아트를 송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사업의 1호 미디어는 작년 말 첫선을 보인 코엑스 동문의 크라운 미디어이다. 크라운 미디어는 24시간 운영되는 전광판 형태가 아닌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운영된다. 유리 건물로 이루어진 코엑스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투명한 유리에 LED를 내장시킨 G-글래스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낮에는 건물 내에 채광이 가능하도록 하고,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옥외 광고 미디어로 운영된다. 2021년, 코엑스 동문 앞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예정으로, 이후 유동 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엑스 동문의 크라운 미디어
코엑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는 K-POP SQUARE MEDIA 이외에도 앞으로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밀레니엄 광장은 5월경, 현대백화점과 파르나스 호텔은 11월에 광고물 구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POP SQUARE에서는 보이는 라디오, K-POP 스타들의 팬 사인회와 미니 콘서트 등의 문화 예술 이벤트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광고 미디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예술 콘텐츠들과 함께 코엑스 일대가 ‘한국판 타임스퀘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