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5. 11:37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인스타그램과 카메라 앱 사용량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외출이 줄었으니 당연히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릴 일도 줄었을 겁니다. 미슐랭 맛집, 고가의 커피와 와인, 핫플레이스, 트렌디한 감성의 전시회…. 그동안 인증샷의 주된 장르는 바로 ‘있어빌리티’였습니다.

있어빌리티는 ‘어쩌다 한 번’인 소비를 마치 일상인 양 포장하는 허세일 수도 있고, 보상 소비나 플렉스 소비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 근간에는 오규원 시인의 시집 제목처럼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은 욕망이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달고나 커피나 수플레 오믈렛, 엔젤 헤어 같은 디저트를 만들어 먹는 인증샷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관련 재료나 도구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고 하지요. 종이학은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된다는데, 달걀흰자는 천 번을 저어야 비로소 오믈렛이 됩니다. 고진감래 끝에 달콤한 성과를 맛볼 수 있는 노동 집약적 인증샷을 보고 있자니, 문득 있어빌리티의 양태가 이제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득이나 경제적 대가를 기반으로 했던 과거와 달리 스스로 노력해 뭔가를 이뤄내는 DIY형 있어빌리티로 이행하고 있다고 본다면 섣부른 생각일까요?

 

 

코로나바이러스가 잡힌다 해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할 거라고 합니다. 그것이 3년 주기가 됐든 10년 주기가 됐든 코로나19를 겪어본 이상 이제 누구든 일상에서 바이러스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생활 방역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고, 안전에 대한 감수성은 더 예민해질 겁니다. 이쯤에서 ‘경험 소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경험 소비가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때에 불현듯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은 향후 경험 마케팅의 방향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너무 뻔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위기(危機)는 곧 기회(機會)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위기가 곧 현재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契機)로 작동하기 때문이겠지요. 대면 접촉을 꺼리는 세태 속에서 이제 어떤 경험을 어떻게 집으로 ‘배달’할 것인가도 새로운 화두가 됐습니다.

 

 

“너는 너를 위해 뭘 하니?” A가 B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 B가 “그러는 넌 뭘 하는데?”라고 반문합니다. 그러자 A는 자신을 위해 장작 거치대를 샀다고 합니다. 얼마 전 화목 난로를 구입했던 A는 내친 김에 장작 거치대도 구입했죠. 그러자 B가 “장작은 그냥 바닥에 두면 되지 거치대가 무슨 필요냐”고 묻습니다. A는 이렇게 대답하죠. 그걸 사는 동안 행복했었다고…. 얼마 전 방영됐던 한 드라마 속 장면입니다. 남들에겐 불필요하거나 사소해 보일지라도 누군가에겐 몹시 중요한 무엇…. 어쩌면 그 ‘무엇’에 대해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일 매거진 5월호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가 어떤 변화 속에 놓여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도전과 실험이 계속되겠지요. 그 ‘무엇’을 함께 모색해 가는 여정에 발을 디딘 모두를 제일매거진이 응원합니다.

2020.05.14. 17:43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의 이름에서 따온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는 개념이 있다. 던바는 뇌의 크기와 영장류 집단의 규모를 연구하면서 “한 개체의 뇌가 감당할 수 있는 집단의 규모에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 연구를 통해 추정한 인간의 뇌가 감당할 수 있는 집단의 규모는 150명 정도다. 즉, 한 사람이 맺을 수 있는 인간관계는 150명 정도라는 얘기다.

흥미롭게도 ‘던바의 수’를 지지하는 증거가 상당히 많다. 신석기 시대 수렵 채집 공동체의 인구는 150명 정도였다. 던바가 인구 기록을 구할 수 있는 20개 원주민 부족의 규모를 확인했더니, 인구가 평균 153명이었다. 공교롭게도 던바의 고향인 시골 마을의 평균 인구도 150명이었다.

‘던바의 수’가 유명해지자 미국, 오스트리아 등의 과학자들이 함께 온라인 게임의 가상공간에서 게임 참여자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연구했다. 이들은 3년 6개월에 걸쳐 게임 참여자 사이에 나타나는 동맹, 제휴, 거래, 경쟁 등의 인간관계 기록을 검토했다. 흥미롭게도 동맹의 크기에 상한선이 없었는데도 가장 큰 동맹의 구성원이 136명을 넘는 경우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 때문에 몇 달째 전 세계가 야단법석이다. 특히 어버이날 요양 시설의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안타까운 사정을 뉴스로 접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아직까지 예방 접종에 필요한 백신도, 바이러스를 제압할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뿐이어서 생긴 일이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도 적다. 국내 유행이 잠잠해질 만하면 다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설사 지금의 유행이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가을과 겨울에 두 번째 유행이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코로나 유행이 끝날 때까지 일상생활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하면서 살아야 한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다수의 과학자는 코로나19 유행이 가까스로 잡히고 나서도 조만간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가 다시 인류를 공격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서만 거의 6년 주기로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난 사실을 염두에 두면 걱정 많은 과학자들의 기우라고 무시할 일도 아니다. 정말로 ‘코로나’가 등장할 수도 있고,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서글퍼진다. 유행 때문에 보고 싶은 사람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는 일이 계속되는 상황은 얼마나 슬픈가? 더구나 이런 일이 예외 상황이 아니라 ‘새로운 정상 상태’가 된다면 정말로 답답한 일이다. 그렇다면 전염병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평소 친하게 지내온 또래 작가는 코로나19 유행 이후에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사람 만나는 일도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이런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사람을 만나야 할 때 곰곰이 생각해 봐요. 혹시 내가 이 사람을 만나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억울한 마음이 들지 아니면 오히려 그 사람을 걱정할지.”

그의 답변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앞에서 언급한 던바의 수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평소 뇌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수백 명, 수천 명이 넘는 네트워크까지 염두에 두면 이 관계는 많다 못해 넘치는 상황이다.

이렇게 넘치는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관계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관계 가운데 굳이 대면하며 교제해야 할 관계는 또 어느 정도나 될까? 우리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집착 때문에 오히려 챙기고 아껴야 할 진정 소중한 관계를 소홀히 해 온 것은 아닐까? 이렇게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전염병 시대는 우리가 맺어온 수많은 관계를 다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참에 시간을 내서 주소록의 수많은 연락처를 가만히 살펴보자. 그중 대면해서 혹시 전염되더라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게 될 사람은 대체 몇 명이나 될까.

 

*강양구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과 녹색언론인상을 받았다. 지금은 시민이 꼭 알아야 할 지식을 정리해 전달하는 ‘지식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과학의 품격』,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등의 저서가 있다.

2020.05.13. 17:37

2020.05.14. 18:27

코로나19로 ‘언컨텍트(Uncontact, 비대면)’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흔히 줄여서 ‘언택트’라고 말하는 언컨텍트 트렌드는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불거진 현상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돼 오던 흐름에 코로나19가 트리거가 되면서 급속도로, 또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것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라이프스타일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것은 자명하다.

코로나19로 배송의 속도 전쟁에서 비대면 옵션이 필수가 되고 있다. 이마트 쓱배송은 원래 소비자가 대면 배송, 문 앞 배송, 경비실 보관 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은 직접 전달하는 옵션은 선택할 수 없게 했다. 언컨택트 소비 경험을 더 늘려준 셈이다.

코로나19는 여러 이유로 마트에 직접 가서 장을 보던 중장년층조차 배달앱을 이용하게 만들었다. 배달 서비스의 편리성을 경험한 신규 유입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과거 방식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를 통해 배달 서비스 강화의 필요성을 각성한 기업들도 많다.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주르는 2019년 9월 처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2020년 2월의 배달 서비스 매출이 9월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결과 앞에서 기업들은 판매 방식의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비대면으로 음식을 받는 안심·안전 배달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배달원이 문 앞에 음식을 놓고 전화로 도착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현장 결제도 줄이기 위해 배달앱에서 주문하면 선결제되는 비대면 결제 캠페인도 더불어 펼쳤다. 해외에선 비대면 음식 배달이 보편적이었지만, 그동안 우리는 정서상 직접 사람에게 음식을 건네는 서비스를 선호했었다. 그러나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가 우리 민족의 오래된 정서마저 단박에 깬 셈이다.

▲ 온라인을 통한 초저가 경쟁 대신 고품질 제품을 빠르게 배송한다는
콘셉트로 꾸준히 성장 중인 마켓컬리. ⓒ마켓컬리

 

코로나19는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소매 매장에 큰 타격을 줬다. 하지만 전 세계적 위기에도 슬기롭게 대처한 몇몇 기업이 있다. 던킨이 모든 매장을 정상 영업할 수 있었던 데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바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배달 서비스 등의 경쟁력 때문이다. 던킨은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속도가 제일 빨랐다. 스마트오더를 확대시키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 투자했다. 이는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다 이뤄진 일로, 그 덕분에 던킨이 위기에서 돋보인 기업이 된 것이다.

▲ 일찌감치 시행한 드라이브 스루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던킨 도너츠. ⓒdunkindonuts.com 

던킨은 모바일 앱으로 스마트오더를 확대하며 고객 분석을 통한 빅데이터 활용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미래형 매장 구축에도 적극적이었다. 던킨이 다가올 언컨택트 환경에 미리 대비한 덕을 이번에 봤다면, 이는 다른 브랜드들도 이런 환경으로의 전환에 더 적극적일 명분을 준다. 스마트오더는 스타벅스가 가장 대표적인데, 덕분에 현금없는 매장이 만들어지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제품 개발, 신규 매장 입지 선정 등도 하고 있다. 언컨택트의 핵심은 단지 소비자를 대면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활용의 기회를 늘리고 더 투명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2020년 2월 세계 최초의 무인 편의점인 기존 아마존고 매장보다 6배 정도 큰 슈퍼마켓 ‘아마존고 그로서리 스토어(Amazon Go Grocery store)’를 시애틀에 오픈했다. 아마존고의 26번째 매장인 이 슈퍼마켓은 채소, 육류, 해물, 베이커리, 유제품, 간편식, 주류 등 무려 5천여 종의 상품을 판매한다. 무인 매장을 편의점에서 슈퍼마켓으로 확장시킨 아마존은 그로서리 매장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다.

편의점 규모에 이어 슈퍼마켓 규모까지 이상없이 운영되면 더 큰 매장으로까지 이어질 것이고, 결국 미국 전역의 슈퍼마켓과 대형 마트업계의 판도를 바꿀 날까지 올 것이다. 솔직히 아마존은 직접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것이 진짜 목적은 아닐 수 있다. 아마존은 무인 매장에서 자동으로 계산하는 기술인 ‘Just walk out technology by Amazon’을 외부로도 팔고 있다. 이 기술을 대형 월마트나 타깃 같은 유통업체를 비롯, 소매 결제가 이뤄지는 다양한 영역에 팔고자 한다. 그들의 그런 계획은 코로나19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장에 직접 가서 물건을 사는 고전적 구매 방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제 ‘불편’에 ‘불안’이란 인식까지 더해졌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에겐 온라인 전환이 더 절박해졌다는 뜻이다. 사실 이런 전환도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9년 7월, 구찌는 iOS 앱에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신발 피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구입한 신발과 패션 스타일을 맞춰보다 보니 모바일로 신발 사진만 보고 샀을 때와 달리 만족도가 높아져 반품이 줄어들었다. 이는 신발 외에도 옷, 색조 화장품, 가구 등의 구매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이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는 모두 VR, AR 커머스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바이 플러스(Buy+)는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쇼핑하는데, 방 안에서 쇼핑하지만 마치 백화점 매장 안에서 쇼핑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물건을 골라서 집 안에 배치해 볼 수도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비재와 유통업계에선 모두가 AR·VR을 통해 쇼핑에서의 소비자 경험을 높이는 데 적극적인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모바일 쇼핑과 달리 실제 착용의 경험을 통해 판단의 정확도를 가진다는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 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하는 알리바바의 바이 플러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징동닷컴은 2020년 2월부터 우한시에서 자율주행 배송 로봇 운영을 시작했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시에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투입했는데, 600미터 정도 거리를 왕복하며 사람과 직접 접촉을 최소화한 채 물품을 배송한다. 자율주행 배송 로봇은 물품 배송을 하면서 시내 지도와 교통 데이터도 수집하며, 현장 테스트를 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만든 위기를 자율주행 배송 로봇 테스트의 기회로 삼은 셈이다.

중국의 음식 배달 앱 메이투안 디엔핑 역시 베이징에서 자율주행차로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했는데, 도로뿐 아니라 실내로도 이동하며 배달하는 로봇과 배달용 드론도 테스트했다. 이들 외에도 중국에선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 앱에서 자율주행 배송 테스트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업계가 그동안 계속 추진해 오던 방향이기도 하다. 한편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보다 규제가 덜한 자율주행 자전거, 인도를 느리게 가는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투자도 계속돼 왔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그런 시도들이 더욱 늘고 있다. 방향은 이미 정해졌으니, 기업들이 속도를 내는 것이다.

 

*김용섭은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자 트렌드 분석가다. <언컨택트(Uncontact)>, <라이프 트렌드 2020: 느슨한 연대>,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 등의 저서가 있다.

2020.05.13. 14:27

지난 주말 저녁, 평소답지 않게 부부간에 제법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 코로나19로 초등학교 입학부터 ‘싸강(사이버 강의)’을 시작하게 된 큰아이를 보며, ‘미래엔 어떤 교육이 가장 주목받게 될까’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그래밍 연구가 주업인 남편은 기술이 대체하지 못할 인간의 깊이를 이해하는 인문학을, 마케팅에 종사하는 나는 인간의 이치를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로 풀어내는 AI를 탑픽으로 꼽았다. 서로 배우길 원했던 분야에 대한 갈망이었을까?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진 못했지만, 두 가지 교육 모두 중요해질 것이며, 우리 아이들이 이제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엔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우리나라를 포함해, 코로나19를 비교적 빨리 겪은 아시아권은 최근 2차 감염의 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마스크와 생활 방역은 이미 일상의 영역이 됐고, ‘완전 종식’이라는 단어는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 지난 20세기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준 교훈처럼 어쩌면 우리는 꽤나 오랫동안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이 불확실한 일상을 감내해야 할지 모른다.

일상의 불확실성은 곧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으로 연결된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함께 정지되고, 그동안 풍족함을 누렸던 현대인들이 공급 부족을 경험하며, 소비자들은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에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고,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공유경제는 감염 위협에 가치가 하락하고,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들이 도산 위기에 놓이는 등 기존 비즈니스의 지형도가 순식간에 바뀌고 있다.

▲재택 근무 중인 한 여성이 소독제로 손을 닦고 있다.

▲호주 시드니의 한 슈퍼마켓 매장. 밀가루 선반이 텅 비어 있다.
ⓒB Lamb / Shutterstock.com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클라이언트들은 단기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소비 최전선에 놓인 마케팅 비용을 삭감했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규제가 더해지고 굵직한 오프라인 행사들의 취소가 맞물리며 마케팅 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점차 열악해지고, 본격적인 여파가 나타날 2분기는 업계 전반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위기 상황을 적극 돌파하는 기업에겐 이후 더 큰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 역시 높다는 점이다. 위기와 극복의 역사는 늘 반복돼 왔으며, 그 와중에 수많은 기업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최대한 찾고,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존재를 어필한 기업들은 위기가 종료된 다음에 오히려 더 높은 M/S와 수익을 창출하며 시장을 리드해 왔다.

 

그렇다면 팬데믹 상황에서 수많은 변수들의 셈으로 이뤄진 ‘불확실성 방정식’의 해를 찾고, 보다 더 견고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솔루션은 무엇일까? 다수의 전문가들은 비즈니스 위기의 원인도 해답도 결국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고 공통적으로 답했다. 감염 추이, 사회적 제약 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소비 패턴의 변동폭이 커지는 만큼 우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소비자들을 세심히 분석하고 선제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결과론적으로 보여지는 소비 현상 뒤에 숨겨진 맥락을 찾아, 경제적·정서적으로 한층 더 취약해진 소비자들의 정서를 배려하는 기업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높아지며 재화를 통해 수익(Profit)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커뮤니티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익(Benefit)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비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구매한 브랜드가 미사여구로 포장한 광고(Ad)보다는 진정성 있는 행동(Act)으로 보답하기를 바라며, 이런 높은 기대 욕구를 충족시키는 실천 중심의 기업이 팬데믹 이후의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한다.

▲나이키는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들을 위해 맞춤형 운동화를 기부했다.  
ⓒ news.nike.com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류 제조업체 아메리칸자이언트가
공장에서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 american-giant.com

 

마지막으로 많은 것이 변화될 뉴노멀 시대에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기존 업의 경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우리 안의 디지털 적응력을 키워야만 한다. 수년 전부터 이미 업계의 화두였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번 사태를 거치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데, 예전부터 지금 이 순간을 대비해 왔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곧 ‘진화론적 도태’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예로 최근 급성장 중인 라이브커머스과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보다 편리하며 나에게 최적화된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발빠르게 파악해, 자본력을 갖춘 기존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인 것이 성공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카카오가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라이브 커머스 ‘톡딜라이브’.  ⓒ tv.kakao.com

특히 디지털 비즈니스 범위와 가능성이 무한하고, 세상과 시장의 규칙이 계속 바뀌는 만큼 기존 광고·마케팅 중심의 사고방식과 속도, 매뉴얼, 프로세스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세부적인 규칙(Rule)보다는 기업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 등 원칙(Principle)을 바로 세우고, 그 원칙에 부합하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신속한 실행을 통해 우리의 근본적인 비즈니스 경쟁력, 생존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시 그날의 저녁 식탁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때부터 라이브 싸강을 듣고, AI 스피커와 거리낌없이 대화하고, 행글라이더 대신 드론을 날리는 아이들이 주도해 나갈 디지털 세상을 한번쯤 상상해 보자. 십 년 뒤, 그 아이들이 우리 비즈니스의 주 고객층이 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어떤 원칙을 세우고, 어떤 분야에 도전하고,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 우리 앞에 놓인 고차 방정식의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2020.05.14. 14:46

2020년 4월 11일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바야흐로 BC(Before Corona) 시대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생활 방역, 언택트(비대면)가 일상의 당연한 일부가 되고, 우리가 알던 모든 삶의 방식부터 산업 구조까지 통째로 바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이 새로운 세상을 앞두고 전 세계 모든 마케터들은 지금 같은 고민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소비자는 과연 어떻게 변할 것인가? 제일기획은 그 변화의 윤곽을 그리기 위해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에너지 총량의 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외부 자극에 따라 그 형태가 변할 뿐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다. 외식, 여행, 문화 생활 등 소비 행동을 통해 추구하던 모든 욕망은 잠시 억눌려 있을 뿐 결코 줄어들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형태로 더욱 강력하게 표출되기 마련이다. 해외 여행이 막힌 소비자들은 이제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거나, 백화점 명품관으로 향하고 있다. 헬스장, 필라테스 등 실내 체육 시설의 운영이 모두 중단된 사이 야외 골프장, 낚시장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곳에서 막힌 욕망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 골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과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한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면서 전국 골프 클럽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코로나 확산 조짐이 본격화되자 마스크는 ‘금스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장 귀한 물건으로 등극했다. 전례 없는 생존 위협 속에서 사람들은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화장지를 사기 위해 마트에서 싸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미국에서는 총기류 판매량이 전년 대비 68%나 증가했다. 생존과 안전에 대한 가장 일차적인 욕구가 인간의 최상위 욕구로 떠오르는, 이른바 ‘역(逆)매슬로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에 따라 소위 자아 실현을 위한 비즈니스에 속하는 럭셔리, 패션, 스포츠 브랜드들은 명품백 대신 손 소독제를, 의류 대신 방호복을 생산하는 비즈니스로 급전환했다. 평범한 일상의 불안정화는 그렇게 사람들이 가진 가치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 캘리포니아의 한 총기상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미국에서는 생존 도구로
평가받는 총기류가 3월 한 달간 전년 대비 110만 건이나 증가했다.

▲ 프랑스 명품 업체 LVMH는 향수 생산 라인에서 10만 병이 넘는
손 소독제를 만들어 정부에 전달했다. ⓒ LVMH 인스타그램

 

코로나는 위생과 안전을 구매 시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올려놓았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자아 실현이란 상위 욕구를 추구할 때도 방탄 조끼로 무장하는 ‘방탄 소비단’의 면모를 보이며 모든 소비 활동에 있어서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가중치를 부여할 것이다.

여행, 패션, 럭셔리 등의 산업은 기저에 깔린 소비자의 하위 욕구를 어떻게 반영해 나갈까?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홍보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방역을 철저하게 했는가’가 매력적인 홍보 수단이 될 테고,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는 이제 디자인과 성능만큼 차량 내부의 공기 순환 능력을 내세울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청결과 위생을 위한 강화 기준이 담긴
‘청결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news.airbnb.com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제한되고, 연일 뉴스로 확진자와 사망자 소식을 들어야 하는 상황. 더 우울한 것은 이러한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 ‘코로나 블루’를 견디기 위해 네덜란드와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고강도 셧다운 속에서도 마리화나를 필수 업종으로 지정하고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술, 마약과 같은 죄악재를 ‘생존재’로 국가가 인정해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그만큼 환각, 망각이 인간의 생존 방편이기 때문이다. 불안과 우울함으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현실을 ‘레드썬’ 하며 잠시라도 잊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술, 마약, 게임 같은 합법적인 금기부터 4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와 같이 시간 때우기 행위에 탐닉한다.

현실을 망각하고 무엇이든 빠져들 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겐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자극과 몰입이 필요하다. 입 안이 얼얼한 MSG 폭탄 같은 맛의 음식일 수도 있고, <부부의 세계>나 <킹덤>처럼 완전히 사로잡는 콘텐츠일 수도 있다. 자극적일수록, 감각적일수록, 그래서 중독적일수록, 소비자는 더욱 열광할 것이다.

▲ 네덜란드에서 대마초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 400번을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관련 콘텐츠는 SNS상에서 22만여 건이 업로드되며
뉴욕타임스, BBC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4차 산업 혁명이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새로운 산업 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4차 산업 혁명과 5차 산업 혁명의 차이는 무엇일까? 4차 산업 혁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더 편리하고, 빠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혁신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그렇게 한 방향으로만 달려가던 인류에게 제동을 걸고,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5차 산업 혁명은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인간 본연의 생존과 욕망을 위해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쓰이는 ‘가장 인간적인 혁신’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이 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자 변화상을 담은 리포트 <마스크에 감춰진 욕망을 잡아라>에서 발췌했습니다. 이 리포트에는 총 8가지 인사이트가 담겨 있습니다. 궁금한 점은 제일기획 베타연구소로 문의 바랍니다.

2020.05.14. 15:17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외출이 자제되고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소비 행태는 물론 일상을 영위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통계 수치를 통해 확인해 보자.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품목별로 보면 가전제품, 음식료품, 의약품, 오락/취미 용품, 통신기기 및 컴퓨터 순서로 판매액이 증가했다. 가전제품과 음식료품은 홈쿡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이며, 외출 기피 현상으로 집에서 취미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전자 제품 및 오락 용품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컴퓨터 용품은 재택 근무와 온라인 강의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반면에 외출이 줄어들면서 신발 및 가방, 의류, 화장품은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통계 출처: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0년 4월

 

업태별로 보면, 짐작했던 것처럼 언택트 영향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몰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에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집합 시설은 기피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액이 증가한 곳은 온라인 쇼핑몰(28.3%), 편의점(9.2%), 동네 슈퍼마켓(3.4%) 순서였다. 면세점(36.7%), 백화점(21.1%), 단일 품목을 취급하는 전문소매점(8.6%), 대형마트(4.0%)는 순서대로 판매액이 감소했다.

*통계 출처: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0년 4월

 

집에서 모든 것을 즐기는 ‘홈루덴스족’은 대체 무엇을 하며 지낼까? “대형TV나 빔프로젝트 등을 설치하고 영화를 즐긴다”(49.4%)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배달앱이나 가정 간편식 등을 이용해 홈쿡을 즐긴다”(43.2%)는 응답이 2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게임하기(29.3%), 직접 만들어 즐기는 홈카페(27.0%),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25.4%), 피부 관리(24.5%), 셀프 인테리어(13.4%), 홈캠핑이나 홈파티(12.7%), 홈가드닝(6.4%)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출처: <홈루덴스족 현황 조사>, 잡코리아X알바몬 통계센터, 2019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농식품 구매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이전보다 신선한 농산물 구입을 늘렸다”(33.6%)고 응답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계란(29.5%), 곡류(24.1%), 육류(22.0%), 채소류(21.1%), 과일류(13.4%) 등 비교적 장기 보관이 가능한 품목들 위주로 구입했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농산품 소비가 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출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구매 패턴 변화>, 농촌진흥청, 소비자 패널 총 985명 대상 1 차 조사(2. 8. ~ 2. 10.) 및 2차 조사 (4. 2. ~ 4. 4.).

 

코로나19로 인해 생겨난 신조어 중 가장 공감을 얻은 단어는 바로 ‘확찐자’. 집에서 뒹굴다 보니 살이 확 쪘다는 의미로, 확찐자가 되지 않기 위해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족’이 이전보다 늘면서 운동 기구와 용품들의 매출도 늘었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조사에 의하면, 홈트 관련 매출이 35% 늘었는데 특히 스텝퍼(100%), 아령(92%), 워킹머신(75%), 실내 자전거(53%)의 판매가 증가했다.

*출처: <강제 집콕에 홈퍼니싱 `팡`…아늑한 홈오피스·홈카페>, 매경이코노미, 2020년 4월 30일자 기사

2020.05.13. 20:42

“월급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

어엿한 3년 차가 됐지만, 통장 잔고는 여전히 0년 차다. 뱅킹앱을 켜고 본 나의 작고 귀여운 통장 잔고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 무엇을 했나 헛헛한 마음이 든다. 돈 관리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일까? 누군가 돈에 대한 조언을 해줬다면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까? 여기 신한SOL MY자산은 당신이 그동안 궁금해하던 질문의 해답을 쥐고 있다.

지난해 신한SOL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명실공히 국민앱 반열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마케팅 목표 또한 달라졌다. 과거엔 앱 다운로드가 당면 과제였다면, 이제부터는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앱 이용자 수) 확대에 주력해야 했다.

앱 다운로드는 설치 버튼 클릭이라는 ‘단 한 번의 액션’을 요구하지만, MAU는 앱과 유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마케팅 기법이 필요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이 SOL에 더 자주 들어오고, 장기간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만들까에 대해 고심했다.

 

지난해 말 신한SOL은 UI/UX를 대폭 개편하며, SOL 좌측 스와이프면 전체를 MY자산 메뉴에 할애했다. MY자산에는 모든 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자산 조회, 현재 자산 현황과 투자 성향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투자 제안을 해 주는 목돈 마련 플랜, 나의 씀씀이를 관리해 주는 MY캘린더 등 그동안 기존의 뱅킹앱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금융 생활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됐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제일기획 조사 결과 무려 81%의 SOL 이용자가 MY자산 기능을 모르거나 이용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MY자산의 거의 모든 기능의 사용 의향도가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지금까지의 뱅킹앱은 유저들에게 계좌 조회/이체의 수단으로만 존재해 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뱅킹앱 유저 액션의 약 82%는 잔액 조회에서 발생했다(2019년 10월 기준).

소비자들이 신한SOL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할 필요가 있었다. 자산의 큰 그림을 제시하고 꼼꼼히 관리해 주는 금융 비서로서 신한SOL을 보여 줘야 했다. 금융 소비자들이 금융 비서 신한SOL을 인식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SOL의 MAU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SOL에 새로 탑재된 MY자산의 기능들이라면 가능성이 충분했다.

 

누구나 주변에 이런 형, 언니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보다 나를 걱정해 주고, 아껴 주는 형, 언니. 자상하고 믿음직하지만, 때로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형, 언니. 그들에게 돈 관리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닫았던 귀도 열게 되지 않을까?

“네 돈,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면서 써댈 만큼 넉넉한 것도 아니잖아?”

 

“형이 걱정돼서 그래.”

그들은 잘못된 돈 관리에 일침을 날리기도 하고, 타이르며 조언도 해 준다. 그들이 말하는 신한SOL은 그야말로 내 돈 관리의 끝.판.왕. 때로는 씀씀이 패턴을 타임라인으로 읽어 조언도 해 주고, 가끔은 내 모든 자산을 모아 컨설팅 받고 필요한 목돈을 맞춤 계획해 주는, 내 돈 관리의 고수가 되기 위한 입문서로 신한SOL MY자산을 보여 주려 했다.

 

신한SOL <내 돈 관리의 끝판왕>을 처음 시청하면, 이게 광고인가 영화 예고편인가 긴가민가하며 몰입하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탄하다가 대사에 공감하고 끝까지 시청하게 된다. 결국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광고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페이크 무비의 구조이다.

영화 광고 형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1분 30초를 넘기는 2편의 시리즈를 종합편성채널, 디지털 매체에 각각 송출했고, 영화 포스터 형식의 배너를 제작해 클릭 시 풀버전 영상으로 시청이 가능하게 했다. 심지어 영화유튜버를 활용해 광고를 영화처럼 리뷰하는 형식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은 금융권 최초로 느와르 영화의 형식을 차용했다. 여기에는 ‘공직 전문’ 배우 곽도원과 걸크러시의 대명사 이엘이 함께했다.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곡성>, <아수라> 등에서, 이엘은 <도깨비>, <화유기> 등에서 연기력이 증명된 명품 배우이다. 필모그래피를 감안했을 때 느와르 장르 광고에 가장 적합한 배우들이었다. 이들의 연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광고와는 사뭇 다른 1인칭 시점의 카메라워크까지 고안됐고,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는 모두가 극찬하기에 충분했다.

<내 돈 관리의 끝판왕> 캠페인은 온에어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벌써 1,0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탈금융적인 광고 형식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돼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도 캠페인은 순항 중이며, 향후 소비자의 반응이 더욱 기대된다.

 

▲ <내 돈 관리의 끝판왕> ‘곽도원’ 편

▲ <내 돈 관리의 끝판왕> ‘이엘’ 편

2020.05.13. 21:03

정관장의 대표 브랜드 에브리타임이 새로운 캠페인으로 돌아왔다. 직장생활 스트레스부터 칼퇴와 워라밸까지 해마다 직장인의 애환을 속시원하게 짚어주던 에브리타임은 새 캠페인에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홍삼 대표 브랜드로서 작금의 상황을 직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말이다.

에브리타임은 2017년도부터 직장인을 타깃으로 ‘힘내야 하는 모든 순간’이라는 브랜드 태그라인을 내걸었다. 상사로부터 비롯된 대인 관계 스트레스, 휴가 후에 산처럼 쌓인 일을 쳐내기 위한 야근,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뒤에는 퇴근 후 내 삶을 즐기기 위한 체력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에브리타임이 줄 수 있는 ‘힘’을 이야기하며 큰 공감을 얻었다.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다시 힘내야 하는 순간, 바로 그 지점에 에브리타임의 역할이 존재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장악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적 위협과 심리적 불안, 무엇보다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일상이 마비됐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출근, 등교, 외출 등 일상의 사소한 부분마저 불가능해지자 사람들은 쉽게 우울감과 무기력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요리에 취미를 붙이고 달고나 커피를 휘저었다. 홈트 영상과 넷플릭스를 시청했다. 폐쇄된 윤중로와 석촌호수 대신 집 앞의 벚나무를 사진에 담았다.
에브리타임은 이러한 대한민국 보편적인 사람들의 일상을 응원하고 싶었다. 어떤 거창한 순간을 찾아 헤매지 않았다. 하루하루 일상을 영위하고 지켜내는 힘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고 에브리타임이 필요한 순간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탄생한 TV 광고는 달라진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텅 빈 도로와 골목, 사무실이 정지 화면처럼 지나간다. 일시정지 버튼이 점차 에브리타임 스틱으로 바뀌면, 다부진 표정으로 머리를 올려 묶은 박은빈이 다가와 에브리타임을 힘차게 낚아챈다.

이후로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탁구공과 컵을 이용해 실내 스포츠를 즐기는 노부부,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여자, 집 옥상에서 캠핑을 즐기는 남자, 상의는 정장, 하의는 파자마 차림으로 재택근무와 육아를 동시에 해치우는 젊은 부부.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들 사이로 시청자들이 꼭 내 모습인 것만 같은 일상의 단편을 하나쯤 발견하는 동안 박은빈과 정해인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환경은 달라져도 그대로인 사람들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텅 빈 바깥 풍경과 대비되는,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삶의 모습을 빠른 편집감으로 극대화했다. 에브리타임 광고가 늘 그랬던 것처럼 밝고 건강한 화법으로 우리의 일상은 다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잘 이겨내고 있음을 전달하고자 했다.
마스크를 쓰고 틈날 때마다 손을 씻는 것처럼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매일을 살아가는 힘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집에서 한가로이 보내는 주말 오후와 같은 매일의 사소한 행복들이 습관처럼 쌓여 단단해진다. 에브리타임은 이제 일상의 회복과 더 건강한 내일을 준비할 것이다.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모두와 그들의 삶을 응원한다.

 

▲ 정관장 에브리타임 TV 광고

2020.05.14. 14:58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고 하면 ‘피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단어는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다. 하지만 ‘피곤하다’라는 형용사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과연 ‘피로’는 부정적이기만 한 단어일까? 사실 어찌 보면 피로는 우리의 ‘노력’이자 ‘열정’의 결과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캠페인은 ‘피로’를 마냥 힘들고 귀찮은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보자는 관점에서부터 출발했다.

이 캠페인에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실제 부부가 등장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누구도 그 부부에게 쓰레기를 치우라고 시키지도 않았고, 그 부부 또한 어떤 대가를 바라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이 비록 피곤한 일일지라도, 환경을 변화시키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한 행동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바다는 회복되지 않을까?’라는 작은 신념을 가지고 바닷속 쓰레기를 주운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작은 신념은 환경을 개선해 우리 사회의 회복을 도울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박카스 브랜드가 지향하는 ‘회복’의 관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이번 박카스 캠페인의 모델로 선정하게 됐다. ‘피로’라는 것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자발적인 ‘피로 활동’을 통해 우리 모두의 ‘회복’을 돕고 있다는 것이 역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이번 캠페인은 모델 선정부터 연출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모델의 경우 부부의 스토리만 차용하고 실제 촬영은 전문 모델과 함께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실제 부부 모델이 주는 ‘진정성’과 박카스 브랜드가 가진 ‘진정성’이라는 가치가 잘 맞아서 실제 부부를 그대로 화면에 담기로 결정했다.

형식 또한 전형적인 광고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단, 리얼리티 다큐와 같은 형식을 차용해 보는 이가 조금이나마 더 박카스가 가진 ‘회복’에 대한 생각에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실제로 두 부부는, 바닷속에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일상이어서 그런지 첫 광고 촬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촬영 내내 자연스럽고 기분 좋은 모습을 보여 줬다. 만약 모델들이 연기를 통해 그런 모습을 구현해 냈다면 아마 지금의 광고가 주는 진정성이 훨씬 덜 표현됐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광고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의도했던 ‘회복’이라는 단어를 기억할 뿐만 아니라, 박카스 브랜드가 갖고 있던 ‘사회적 회복’이라는 생각에도 모두들 공감하며 지지해 주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2020년 트렌드를 보면
사람들은 선한 영향력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각이 잘 반영된 광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카스를 마시는 소비자들의 선한 영향력이 제품의 이미지에도 전달돼
박카스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너무 좋은 문구와 영상이었습니다! 회복이라는 단어로 이어진 광고 잘 보고 갑니다!”

– 인용 출처 tvcf.co.kr –

 

출연해 준 실제 부부 모델에 대한 관심도 대단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보고 싶다며 오래전 지인들까지 유튜브에 댓글을 달 정도였다. 같은 메시지라 하더라도 누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파급력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박카스라는 브랜드가 가진 선한 영향력이 ‘사회적 회복’이라는 이슈와 결합해 이렇게 더 큰 파급력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 사회는 너무나 큰 어려움에 처해 있고, ‘회복’이라는 것의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시대인 만큼 박카스의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더욱 더 용기와 희망을 주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회복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동아제약 박카스 캠페인 영상

2020.05.14. 17:47

2020.05.12. 11:12

마켓컬리 5주년 캠페인 ‘샐러드’ 편

#컬리속행복

마켓컬리 5주년 캠페인 ‘연어’ 편

#너무먹고싶어서

마켓컬리 5주년 캠페인 ‘채끝’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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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 탑텐 Cool Air 캠페인

#어떤이너보다시원한

신한은행 신한 SOL 끝판왕 ‘곽도원’ 편

#당신돈이잖아

신한은행 신한 SOL 끝판왕 ‘이엘’ 편

#언니가다해봐서그래

삼성전자 QLED 8K 무빙사운드

#사운드의한계를넘어

삼성전자 QLED 8K CDM 캠페인 ‘거거익선’ 편

#gogoikseon

삼성전자 QLED 8K CDM 캠페인 ‘끝판왕’ 편

#goodpanwang

삼성전자 QLED 8K CDM 캠페인 ‘홈캉스’ 편

#homecance

삼성전자 무풍 시스템에어컨 ‘시스템에어컨의 정답’ 편

#답은질문안에있다

삼성전자 무풍 시스템에어컨 ‘우리집 시스템에어컨’ 편

#집에서까지맞을순없잖아

 

삼성전자 2020 비스포크

#당신에게맞춰진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