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5. 13:32

셔터스피드

우리는 지금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제’조차 낡은 ‘과거’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어제를 다 버릴 수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우리는 어떻게 다시 새로워질 수 있을까.

2016.03.08. 10:09

보디 체인지(Body Change)를 소재로 한 영화 <더 게임>에서 노인은 위험한 도박으로 젊은이의 몸을 얻는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혜로운 노인에게 청춘의 싱싱한 몸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만약 주어를 ‘기업’으로 바꾸면, 청춘의 몸을 가진 노인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변화에 둔감한 전통 기업은 생존 경쟁에서 뒤처지기 쉽다. 때문에 전통 기업일수록 발빠른 변화 수용과 혁신으로 경쟁력을 획득해야 한다.

혁신 추구하는 장수 기업 늘어

한국 유가증권 시장의 상장기업 중 50% 이상이 설립 40주년을 넘겼다. 전 세계 기업 평균 수명이 15년(맥킨지컨설팅 보고서)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의 저력으로 읽히는 수치다.

이 통계를 두고, ‘경제의 중심인 제조업의 고령화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수 기업의 연륜과 전통은 분명 기업 경쟁력의 일부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은 ‘혁신’의 가치가 더 중요해진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는 ‘거추장스런 왕관’일 수 있다.

노인은 결코 청춘의 몸을 가질 수 없지만, 기업은 불편한 왕관을 버리는 순간 회춘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리뉴얼(Renewal)’을 외치는 건 바로 회춘을 통한 불멸을 꿈꾸기 때문일 터. 삼성경제연구소가 2013년 내놓은 <글로벌 기업 경영의 7대 트렌드>에서도 ‘쇄신(리뉴얼)’이 첫 번째 사업 전략으로 제시돼 있다. 사업 구조와 브랜드 변신으로 활력을 재충전하기 위해 리뉴얼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리뉴얼의 중요성을 증명하듯,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우량 기업의 평균 연령은 100세가 넘는 고령이지만, 대다수가 ‘연륜’이 아닌 ‘혁신’이란 갑옷을 입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The World’s Most Innovative Companies)’ 순위를 보면, 상위 20개 기업 중 80%에 해당하는 16개 기업이 설립 30년도 안된 청년 기업이다. 따라서 다소 거칠게 정의하자면, 글로벌 시장은 혁신의 갑옷을 입은 장수 기업과 젊음의 창을 휘두르는 신흥 기업들의 전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하게 시도되는 ‘리뉴얼’

탄탄한 조직과 시스템을 갖춘 장수 기업은 생리적으로 ‘변화’를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변화를 불편해하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혁신을 취한 GE의 사례는 장수 기업이 스스로의 단점을 극복하는 모범적 방식을 보여준다.

빅스텝1▲ GE는 거대 기업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FirstBuild를 설립,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있다. ⓒfirstbuild.com 

GE가 2014년 설립한 자회사 ‘퍼스트빌드(FirstBuild)’는 인터넷 공모 등 주로 외부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소규모 공장에서 신속하게 제품화하고, 대규모 유통망이 아닌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등을 통해 시장에 선보였다.

빅스텝2▲ GE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를 통해 출시한 음료수용 제빙기

최근 개발해 판매한 음료수용 제빙기의 사례를 보면, 구상에서 제품화까지 걸린 기간은 단 4개월이었다. 비용도 기존 조직 내 개발 과정을 따랐을 때와 비교해 1/2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퍼스트빌드의 성과가 거대 기업 GE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미미하다. 하지만 외부 조직을 통해 GE는 변화를 불편해하는 기존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자극제를 주사한 셈이다. GE는 리뉴얼이 반드시 기존 조직이나 사업 구조의 대대적 수술을 통해서만 이뤄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오랜 세월 축적된 브랜드의 명성을 스스로 잘라내고, 리포지셔닝과 리뉴얼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필립스 전자는 2013년 5월, 사명에서 ‘전자’란 꼬리표를 자르고, 경쟁력이 약화된 전자기업 이미지를 과감히 버린 뒤 조명과 의료장비, 그리고 칫솔 같은 소형가전에서 선전하고 있다. 언뜻 소극적 개명처럼 보이지만, 사업 구조 개선의 의지가 효과적으로 반영된 ‘덜어내기’다.

소규모의 지속적 리뉴얼이 합리적 방안임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1800년대 초 창업한 듀폰(DuPont). 기업의 조상쯤 되는 이 장수 기업은 큰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는, 작은 리뉴얼로도 지속적 혁신이 가능함을 역설한다. 듀폰은 지난 2010년부터 “매출액의 30% 이상은 반드시 최근 4년 내에 시도한 혁신에서 나와야 한다”는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목표 달성 여부를 외부에 지속적으로 공표함으로써 스스로의 자극을 공인받고 있다.

빅스텝3_수정▲ 스마트폰 앱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숙박업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 힐튼호텔. ⓒwww3.hilton.com 

95개국에 4200개 이상의 호텔과 리조트 체인을 운영하는 힐튼(Hilton Worldwide)의 경우도 소규모의 리뉴얼로 효과적 혁신에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힐튼은 호텔 이용객이 자신이 머물 객실을 사전에 직접 고르고자 한다는 욕구를 스마트폰과 결합시켰다. 멤버십에 가입한 힐튼의 고객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마음에 드는 객실을 직접 고르고, 사전에 체크인까지 할 수 있다. 고객의 변화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신생아 스타트업을 배우는 대기업들

빅스텝4_수정▲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는 이종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중저가 호텔 막시(Moxy)를 오픈했다. ⓒmoxy-hotels.marriott.com

리뉴얼은 목적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시장과 고객의 시선을 맞추는 과정이다. 따라서 시장과 고객을 따라 ‘신사업’, 또는 ‘신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새로운 모색을 통해 리뉴얼의 동력을 얻는 기업들도 있다. 글로벌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중저가 호텔로 유럽 전 지역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나 구글이 영국에서 검색 광고를 외상으로 판매하는 신용카드 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이종업종의 경계선을 넘은 사례다. 리뉴얼이 규모와 무관하듯, 동종과 이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화의 대표적 증거는 굼뜬 행동이다. 반면 생기발랄한 청춘들은 민첩하고 기민하다. GE의 자회사 퍼스트빌드는 전통의 대기업이 몸집이 작은 스타트업의 바로 이런 특성을 도입한 것이다. 이처럼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스타트업 기업의 생동감에 주목하고 있다. 무너진 명성을 되찾기 위해 소니는 구성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했다.

빅스텝5_수정▲ 소니는 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First Flight를 만들었다. ⓒfirstflight.sony.com 

2015년 7월, 소니가 ‘퍼스트 플라이트(First Flight)’라는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만들었다. 소니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활용해, 제품 개발에 대한 제반 의사결정을 대중에게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 중 잠재력 있는 아이디어를 웹사이트에 공개, 대중에 의해 개발할 제품이 선정되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대중의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개발해 나가면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한 시장 조사, 경영진 보고 및 의사결정에 따른 지연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후원자들은 웹사이트에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성공적으로 진행된 제품은 온라인 숍에서 판매된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아이디어가 제품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사용자 경험(UX)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게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1930년생인 유니레버는 2014년 ‘파운드리(Foundry)’ 라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파운드리는 400여 개에 이르는 유니레버의 브랜드들이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빅스텝6▲ 스타트업과 교류함으로써 마케터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유니레버. ⓒfoundry.unilever.co

유니레버는 이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들과 협업,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마케팅 멘토링 활동을 통해 유니레버의 마케터들이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파운드리의 프로세스는 ‘Pitch→ Pilot → Partner’의 세 단계로 구분된다. 유니레버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과제를 제시하면, 스타트업 기업들이 파운드리를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한다(Pitch). 이어 유니레버가 그중 전략적 방향성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을 선정,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한다(Pilot). 파일럿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유니레버는 스타트업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를 늘려 프로젝트의 규모를 키운다(Partner).

스타트업 기업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초기 자금과 마케팅 전문가들로부터 3개월간 멘토링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브랜드와 마케팅 전략, 제품 로드맵을 개발할 수 있다. 즉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과연 리뉴얼의 구루일까?

코카콜라는 스타트업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기업가’에게까지 협업의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확장된 개념을 제공한다. 코카콜라는 2013년 ‘파운더즈(Founders)’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기업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코카콜라의 관리자들과 함께 사업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게 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스타트업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파운더즈에서 탄생한 첫 번째 스타트업 기업인 ‘Wonolo’는 매장에서 상품의 재고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코카콜라는 매장에서 재고가 떨어지는 일을 해결하는 과제가 10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가 있다고 보고, Wonolo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앱을 통해 파트타임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상시적으로 확보해 코카콜라의 제품을 매장에 보충하도록 한 것이다.

장수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제 갓 태어난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나 장점을 교훈 삼고 있다는 건, 어쩌면 아이러니일지 모른다. 일단 장수 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은 규모와 인적 구성 등 사이즈부터가 다르다. 따라서 무비판적 스타트업 배우기는 권장 사항이 아닐 수 있다. 다만 앞선 사례에서 봤듯, 회춘을 위한 여러 ‘키워드’ 중 하나인 건 확실하다.

2016.03.08. 11:00

저성장기로 본격 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 시장에 이렇다 할 새바람이 불지 않는다. 인기가 있다 싶으면 무한복제처럼 미투 제품들이 줄지어 나올 뿐이다. 경제 불황으로 시장은 작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졌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자연스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존에 검증받았던 제품을 리뉴얼함으로써 신제품 시장에 활기를 주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관성의 법칙을 깨야 하는 이유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의 인지도와 인기가 업계에 퍼진 지 몇 년이 지나는 동안 업사이클링은 유행처럼 번졌고,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들이 심심찮게 등장했다. 마크 제이콥스, 빈스, 존 바바토스 등의 브랜드 의류를 제작하고 남은 고급 가죽을 업사이클링하는 브랜드 A-ZERO는 그 자투리 가죽으로 다른 제품을 만들어 파는, 너도나도 다 하는 업사이클링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그 자투리 원단을 A4, A3 사이즈로 재단해 간단한 툴킷과 함께 제공할 뿐이다. 무엇이든 구매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케팅레시피1

마케팅레시피2▲ A-ZERO는 자투리 원단을 업사이클링한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툴킷을 제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사진 필자 제공

뭘 만들어야 할지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는 웹사이트에 샘플 사진과 함께 간단한 제작 가이드를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긴 했으나, 완제품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A-ZERO는 스토리가 있는 고급 원단을 저렴하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창작욕을 북돋워주고, 소비자에 의해 업사이클링이 완성되도록 그 과정을 상품화했다. 마치 마크 제이콥스의 가죽옷을 직접 만드는 것과 같은 묘한 만족감을 주는 이 쿨한 스토리텔링은 런던과 파리의 소비자들이 먼저 가치를 알아챘다. 메종 오브제(Maison & Objet)에서 바이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해외 주문을 시작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아무리 우후죽순 비슷한 제품들 천지라고 해도 미투 제품 생산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업사이클링이라고 꼭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팔아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조금만 빗겨서 생각하면 업사이클링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도 이렇게 다른 콘셉트의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이처럼 강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리뉴얼을 위한 중요한 자세다. 성공적인 리뉴얼을 위해서는 ‘원래 그랬듯’한 관성의 법칙을 깨야 하기 때문이다.

1. 소비자의 뒤통수를 쳐라

천편일률적인 것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신제품, 리뉴얼의 첫 번째 전략은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반전이 주는 환기를 기대한다. 감자칩은 무조건 짜지 않아도 되고, 소주는 무조건 쓰지 않아도 된다. 생각지도 않던 단맛을 가미함으로써 당연한 감각에 신선함을 주자, 소비자들은 반응했다. 이는 그냥 맛에 대한 얘기를 넘어 기존 시장의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마케팅레시피3▲ 서서 먹는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Ore no french(나의 프렌치)’. 일본의 경제지 <닛케이 트렌디>는 원조격인 ‘나의 이탈리안’과 ‘나의 프렌치’를 2012년 일본 히트 상품 베스트 30에 포함시켰다. ⓒflickr.com Photo by Hideya HAMANO 

극심한 저성장기의 일본 시장에서 저렴한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로 소위 대박을 낸 ‘나의 프렌치 레스토랑’ 역시 맛이나 메뉴 등 식품업의 요소를 넘어서 ‘프렌치는 코스 요리이고 오랫동안 즐기는 식사’라는 당연한 관념을 저돌적으로 깬 것이 성공 비결이었듯이 말이다.

마케팅레시피4▲ SUV는 남성들의 차라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이 출시한 소형 SUV 차량 QM3 2016은 30대 이상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renaultsamsungm.com 

SUV는 남성용 차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듯 실제로 국내에서 SUV 차량을 구매하는 여성 비율은 이미 20%를 훌쩍 넘은 데다 일부 차종의 경우 여성 소비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매력을 갖춘 20~30대 여성들이 SUV의 새로운 고객으로 각광받으면서a SUV는 이제 디자인이 주요한 셀링 포인트로 작용하는 이브올루션(EVEolution)b의 영역이 됐다.

2. 오타쿠를 겨냥하라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의 기준이 와해되면서 대상을 쪼개고 또 쪼개는 극세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비슷한 계층의 대다수가 만족하면 그에 속한 소수도 만족할 것이라는 기존의 세그멘테이션 전략은 완전히 뒤집혔다. 그도 그럴 것이 몇 십 명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몇 만 명을 만족시킬 수 있냐는 논리다.

리뉴얼 전략의 두 번째 답은 오타쿠에 있다. 시장을 특화하는 틈새시장을 말하는 것이다. 대세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취향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마케팅레시피5▲ ‘덕후’를 콘셉트로 론칭한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피키캐스트. ⓒpikicast.com

대표적인 스타트업 피키캐스트는 애초부터 ‘덕후’가 콘셉트였다. 편중된 취향이 확실하게 다른 콘텐츠를 생산하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분명하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편중된 취향’이야말로 피키캐스트의 경쟁력인 셈이다.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에서 나의 취향이 담긴 제품이 진정한 명품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돈이 없는 것보다 취향이 없는 것이 더 부끄럽다고 말한다. 같은 취향으로 똘똘 뭉쳐 자기들만의 취향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출현은 기존의 성별, 나이, 직업, 학력의 인구통계학적 기준에 입각한 시장 세분화가 점점 무력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과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데 열심인 소비자들이 몰고 온 취향의 반란이 한층 더 명확한 콘셉트와 특화된 전략을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지도를 다시 그려나가고 있다.c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라는 고마운 기술을 등에 업고, 유의미한 맞춤형 정보를 가려내어 대상에 맞게 재가공한 후 핀스킨(Pinskin) 마케팅까지 연결돼야 한다. 핀스킨 마케팅이란 핀셋으로 집듯 상품의 특성에 맞는 고객들을 골라 강력한 스킨십으로 접근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미니 JCW는 신차 출시에 맞춰 이틀간 전국의 딜러들이 추천한 가망 고객 100명을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로 초청해, 고난도의 교육 프로그램인 ‘MINI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경험케 했다. 가망 고객이 신차와 함께 하는 시간, 즉 스킨십을 늘림으로써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치밀하게 기획한 것이다. 취향 저격이 전략이라면, 강력한 핀스킨 마케팅은 시장점유율이 아닌 고객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술이다.

3. 남과 손잡아라

리뉴얼을 위한 세 번째 전략은 ‘남’과 손잡는 것이다. 소주와 귀요미 캐릭터가 어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

마케팅레시피6▲ 의외의 신선함을 선사해 인기를 모은 ‘처음처럼 × 스티키몬스터랩’ 소주. ⓒ처음처럼 페이스북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상,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나타난 소소한 재미가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할 것이라는 마케팅은 적중했다. ‘처음처럼 × 스티키몬스터랩’ 소주는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어색한 조합이 의외의 신선함을 줬을 뿐 아니라, 이 의외성이 각종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이 이뤄지는 동력이 됐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단순히 차용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아예 캐릭터 디자인을 페트병으로 새롭게 제작하는 과감한 콜라보레이션의 사례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소장 욕구까지 불러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키덜트스러운 소비 문화에 힘입어 최근에는 라인과 카카오톡 캐릭터들 역시 온갖 소품에 등장한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 진출한 캐릭터들은 손 안의 작은 재미를 주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마케팅레시피7▲ 네이버 라인과 콜라보레이션으로 태어난 미샤의 ‘라인 프렌즈’ 에디션. ⓒmissha.beautynet.co.kr

가성비 좋은 화장품 브랜드 미샤의 제품에 입혀진 라인 프렌즈는 오전이면 매장에서 동나는 제품이 됐다. 제품의 일부 라벨에 등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패키지 전체를 캐릭터가 감싸는 적극적인 디자인을 할수록 소비자 반응은 좋다. 늘 이용하는 일상적인 제품에 캐릭터가 들어옴으로써 소소한 소비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발명과 발견의 차이

메이저폰을 살 수 없어 대안으로 저가폰을 마련하던 과거와 달리 저가폰이 개념 있고 합리적인 소비로 보이고, 거액이 드는 매스미디어보다 1인 미디어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작은 마케팅’이 화두가 되고 있는 세상이다. 무조건 새로운 것에만 열광하던 시기는 지났다. 익숙하던 것을 낯설게 하고, 당연하던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전 하버드대 교수인 테오도르 레빗은 늘 하던 대로 하는 마케팅의 관성의 법칙을 ‘마케팅의 근시안적 사고’라고 하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지 않던 길을 찾고, 쓰지 않던 방법을 고르고, 주시하지 않던 대상을 바라보고, 쓰지 않던 감각을 활용하며 소비자들을 환기시켜야 한다. 장기화되는 불황 속에 몸은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난다. 이럴 때 만드는 가치가 더 빛나는 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누적 관객수를 자랑하는 영화 007은 잊을 만하면 돌아온다. 1962년에 첫 선을 보인 이후 2015년까지 24번째 시리즈를 개봉했다. 속편은 망한다는 속설을 뒤엎으며 장수하는 비결에는 리뉴얼의 전략이 숨어 있다. 관객을 향해 총을 쏘는 오프닝 시퀀스와 귀에 익은 테마음악 같은 노하우는 이어가되, 시의적절한 당대 특유의 요소로 대중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이다. 시대상에 따라 본드가 맞서야 할 적이 달라지고, 본드의 능력과 본드걸의 캐릭터 역시 다르게 부각되는 끊임없는 변신이야말로 기존의 것을 유지하면서 때에 따라 그에 맞는 신선한 자극 요소를 발견해내는 리뉴얼의 핵심이 아닐까.

 


a. ‘여심 잡는 자동차’,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2016년 1월 15일
b. 세계적인 마케팅 컨설턴트인 페이스 팝콘이 <클릭 이브 속으로>라는 책을 통해 소개한 개념. 여성을 상징하는 Eve와 진화를 뜻하는 Evolution의 합성어다. 여성이 독자적인 구매 세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c. <트렌드코리아 2016>, 김난도 외, p393

2016.03.08. 11:57

기존의 툴을 답습한다고 해서 새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매력적인 모델과 참신한 기법을 활용해 바이럴 영상의 진화를 보여준 ‘에버랜드 2015 로맨틱 일루미네이션’ 캠페인을 소개한다.

26m 초대형 트리의 탄생

cheil’sup1▲ 초대형 트리를 선보인 2015 에버랜드 로맨틱 일루미네이션

로맨틱 일루미네이션은 2013년부터 에버랜드가 선보인 대표적인 빛 축제. 에버랜드 로맨틱 일루미네이션에 빅뉴스가 생겼다. 바로 26m 초대형 트리가 들어서게 된 것. 제일기획 본사 8층 높이이니 그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겠다. 화려한 빛이 펼쳐진 포시즌스 가든 위에 우뚝 서 있을 초대형 트리를 상상하니, 이 겨울 축제의 주인공이 되고도 남을 것만 같았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알리느냐였고, 특히 사람들을 어떻게 ‘용인시 처인구 전대리’까지 오게 만드느냐가 큰 숙제였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이 몰리고 인증샷을 남기는 서울광장 트리나 뉴욕 록펠러센터의 대형 트리와는 다른 문제였다. 거기에다가 더 큰 미션을 받게 된다. 이것 또한 요즘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지만, 한정된 예산 대비 효율적인 캠페인이 돼야 한다는 미션이었다. ‘로맨틱 타워 트리(이하 RTT)’라 명명된 26m 초대형 트리의 바닥 공사가 시작될 즈음, RTT를 주인공으로 한 로맨틱 일루미네이션의 이슈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시작됐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행착오

고민의 출발은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되겠다’였다. 말하자면 입이 아프고 듣자면 귀를 닫고 싶은 얘기지만, 새롭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타깃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고 그런 낯선 경험을 확산시키자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자주 보고 참고하는 해외 사례, 성공 캠페인들도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을까?

막막하고 어렵지만 일단 시작을 하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트리 내부에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 대형 다이아몬드를 전시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가족이나 연인들의 모습을 3D프린팅을 하고 이를 트리 장식물인 오나먼트로 만들어서 RTT에 걸어둬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RTT 내부에서 프라이빗한 콘서트를 열어볼까란 생각도 해봤고, 급기야는 이 26m짜리 대형구조물을 눈앞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매직쇼를 연출하고 생중계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안됐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예산 안에서 실행 가능한지 타당성 여부도 검토를 마친 상황이었고, 특히 매직쇼는 국내 유명 마술사가 관심을 가지면서 카메라 속임수가 아닌 진짜 사라지는 마술을 국내 최초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까지 보였다(그 방법은 끝내 영업 비밀이란 이유로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몇 번의 제안과 선별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그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었다. 우리가 고심해서 제안한 아이디어들은 분명 새롭게 보였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과연 원하는 성과와 효율을 얻을 수 있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우연 아닌 인연, 응답하라 시리즈

다시 한 번 우리의 목표와 브랜드를 돌아보는 상황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사내가 있었다.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묘한 매력의 배우, <응답하라 1988>의 정환 역(役) 류준열이었다. 극중에서 류준열은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츤데레’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대중에게는 낯선 배우이지만 온라인상에는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의 줄임말인 ‘어남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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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il’sup4▲ 로맨틱 일루미네이션 캠페인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대표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선정, 계보를 만들었다. 

우리는 소위 말하는 ‘뜰 것 같다’는 감을 받았고, <응답하라 1988> 방영 2주차 만에 류준열의 버즈량이 <그녀는 예뻤다>로 대세가 된 박서준을 넘어선 것을 Cheil SMA를 통해 확인했다. 게다가 로맨틱 일루미네이션의 초대 광고 모델이 <응답하라 1994>의 정우였고, 그 다음 해인 2014년 광고 모델 역시 응사 시리즈의 칠봉이, 유연석이었기 때문에 로맨틱 일루미네이션과 응답하라 시리즈의 계보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앞선 캠페인에서 만들어놓은 겨울 데이트의 대표 코스라는 로맨틱 일루미네이션의 자산을 이어받으며 캠페인의 연속성을 살릴 수 있을 거라 판단했고, 류준열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RTT를 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소로 보여줄 수 있는 바이럴 영상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었다. 제안부터 촬영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연이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에버랜드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던 드라마와 배우였던 것이다.

 

5초를 이기는 법, 그리고 끝까지 보게 하는 법

아이데이션 과정도 확신을 가지고 시작했고, 클라이언트 또한 신뢰를 줬다. 남은 일은 우리가 이 캠페인을 어떻게 짜임새 있게 만드느냐의 과정이었다. 언제인가부터 바이럴 영상의 성공 여부는 영상 초반에 주목도를 높이고 끝까지 볼 수 있게 만드는 요소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지루한 영상을 잠시라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작년 칸 국제광고제 필름 부문 그랑프리를 탄 GEICO의 ‘Unskippable’ 영상이 이런 트렌드와 유튜브라는 매체 특성을 활용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cheil’sup5▲ 드라마의 등장인물 소개 기법을 차용한 바이럴 영상의 첫 장면

하지만 우리가 준비하는 바이럴 영상의 특성상 시간이 긴 시나리오는 불가피했다. 또한 류준열의 ‘츤츤한’ 프러포즈를 줄거리로 영상을 만든다면 그의 팬들은 어떻게라도 찾아서 보겠지만, 그의 매력을 아직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약간의 장치를 만들어봤다. 첫 번째는 드라마의 등장인물 소개 기법을 차용해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초반을 버틸 수 있게 했다. 우리 타깃들은 대세 류준열의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는지 혹은 혜리가 아닌 다른 여자 배우를 의아해하면서 스킵 버튼을 보류했다.

cheil’sup6▲ 광고업계에서 처음 시도된 공약 이벤트는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초반 시선을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면 끝에는 깜짝 영상을 준비했다. 페이스북 영상 조회수가 200만 뷰를 넘기게 되면 류준열이 에버랜드로 직접 찾아와 영상을 응원해준 팬들과 만나겠다는 이른바 공약 이벤트였다. 영상 말미에 스토리상의 류준열이 아닌 모델 류준열로서 직접, 그리고 담백하게 공약을 하는 히든 트랙 같은 형식이었다. 보통 영화에서는 관객수로, 드라마에서는 시청률로 공약 이벤트를 걸어왔는데 광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바이럴 영상이 만들어지고 에버랜드 페이스북에 업로드되자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업로드 후 이틀 만에 45만 뷰라는 놀라운 확산 속도를 보여줬고, 매체 광고비를 쓰기도 전이었으니 성공 캠페인에서 항상 언급되는 ‘자발적 확산’이 시작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약 이벤트를 발견한 타깃들은 류준열과 만나기 위해 본인이 에버랜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 류준열과 만나고 싶은 이유를 달기 시작했다. 마치 장문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듯한 댓글들이 셀 수 없이 달리기 시작했고, 당첨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친구들을 동원해 덧글, 좋아요를 올리거나 업로드 이후로 매일 댓글을 다는 성실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댓글로 이벤트에 참여한 당첨자를 추첨하기에도 힘든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줬고, 내용면에서도 기존 이벤트 참여도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이었다. 댓글 수가 이렇게 많았던 영상은 어떤 브랜드를 막론하고 전무한 것으로 생각된다. 몇 해 전부터 바이럴 영상의 성공 여부를 조회수라는 양적인 수치로만 판단했지만, 이번 영상은 조회수뿐만 아니라 댓글이라는 질적인 측면의 성과도 함께 가져왔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는 바이럴 영상에 대한 평가를 단순 조회수가 아닌 정성을 보여주는 측면을 포함한 다각적 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효율은 효율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이디어 제안에서 촬영, 그리고 업로드 후 좋은 반응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2~3주 남짓한 시일이 걸렸고 이는 제일기획과 에버랜드, 모델, 그리고 협업을 한 빈폴까지 마치 한 팀처럼 유기적인 팀워크를 기반으로 확신이 섰을 때 망설이지 않는 제안과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과 광고 시장 속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마케팅적 접근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지만,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한 가지 명확해진 사실은 그런 환경 속에서 의사결정 과정은 빠르고 간결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뛰어야 살 수 있는 세상이라 하지 않았던가.

한 가지가 더 있다면 그 속에서 우리의 역할은 다양한 대안 중 가장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이 돼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클라이언트와 모델, 그리고 이종 브랜드와의 결합까지 이끌어내는 성과도 있었다.

cheil’sup7▲ (좌)류준열을 모델로 기용해 진행한 빈폴의 화보 촬영, (우)모델이 어떤 옷을 입을지에 대해서도 빈폴과 공유했다.

빈폴이 레트로 기획 상품을 만들고 류준열을 모델로 기용해서 PPL 및 화보 촬영을 진행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협업을 제안했고, 빈폴도 흔쾌히 받아들여줬다. 같은 시기에 같은 모델을 활용하면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캠페인의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은 시기였지만 서로 간 의사를 확인하는 데까지 단 하루면 충분했다. 모델의 착장 의상과 제작물도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일으켰다.

이번 캠페인의 구체적인 예산을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그 안에서 이종 브랜드와의 협업, 대(大)자 같은 소(小) 모델비로 빅모델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캠페인의 양적 성과와 함께 별도의 예산을 쓰지 않고도 현실적인 이벤트를 만들어내면서 질적 성과까지 알찬 구성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 업계의 화두에 자주 오르는 ‘새로움’에 대한 갈증도 오히려 브랜드의 가까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과 바이럴 영상이라는 이제는 고전이 돼버린 툴을 답습한다고 해서 새롭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16.03.08. 15:11

카툰싸롱

2016.03.08. 16:15

중국에 대한 첫 경험 둘

중국 근무 3년이 지났다. 주재원 발령을 앞두고 겪은 잊지 못할 두 가지 경험이 있다. 2012년 10월 주재 발령을 앞두고 중국어 회화 3급을 따야 하는 압박 속에서 첫 수업 시간, 발음과 네 가지 성조를 따라 하던 왕초보에게 중국어 선생이 내 이름을 가르쳐 줬다. 내 이름은 고유명사 길기준이 아니었다. ‘지지쥔’이었다. 중국식으로 말이다. ‘왜 내 이름까지 바꿔야 하지?’ 하는 당혹스러움에다가 모든 외국인, 외국 지명 등 영어 단어가 다 바뀌었다. 지도를 놓고 나라 이름을 중국어로 얘기하는 같은 반 친구가 신기할 정도였다. 영어가 안 통하는 나라, 전 세계 고유명사를 자기네 식으로 바꾸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두 번째는 가족의 반응이었다. 두 아이 모두 “왜 가야 하느냐? 가려면 아빠 혼자 가라”고 했다. 설득 아닌 설득 끝에 다행히 가족이 따라 와줬지만, 중국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나라는 아니었다.

 

중국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중국은 세계에서 과거 어떤 위치였고, 현재와 미래는 어떤 위치일까? 중국 역사를 세계 경제라는 관점에서 빠르게 훑어보면 이렇다. 당나라부터 청나라까지 전 세계 GDP의 30~40%를 차지하던 대국. 아편전쟁(1840년)부터 중화민국 수립(1949년)까지 소위 잃어버린 100년을 거쳐 등소평의 개혁 개방과 WHO 가입(2001년) 등의 급성장기를 거쳐 2010년 GDP 세계 2위로 올라선 나라. 2040년에는 다시 전 세계 GDP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다.

한중 FTA가 2015년 12월에 발효된 것을 계기로 우리의 안방 시장도 이젠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시장이 되기도 했거니와 안방 식탁까지 점령한 ‘Made in China’ 시대지만, 중국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그리고 그 계수가 우리 자녀와 손주 세대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생각해보면 식은땀이 날 것이다.

중국에서 약 20년 넘게 생활해 온 북경대 국제학부 모 교수님의 말씀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국에 중국 전문가가 없다! ‘대부분의 해외 유학파 석박사는 99% 미국과 유럽에서 공부한 분들이다. 그 분들은 중국을 모른다. 자기가 배운 것을 최고의 가치로 세일즈하고, 그걸 기회로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네들이 배운 나라에 대해 좋게 평가하고 좋게 전파해왔다’는 것이다.

그 분들을 거론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받은 교육도 결국 미국, 유럽 등 서구 경제와 문물,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만들었단다. 그러다 보니 중국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드물다는 한탄이었다. 요약하면 ‘내가 아는 중국은 10~15년 전 중국’이라고 이해하면 90%는 맞다.

 

Cheil Greater China의 성장

제일기획이 북경과 홍콩에 사무소를 설립한 시기가 1994년이다. 주로 삼성전자의 마케팅 에이전시로서 업무를 진행해 왔다. Cheil Greater China는 2012년 아론 라우 사장이 새롭게 대표로 합류한 이후 제일차이나와 제일펑타이, 브리보아시아를 묶어 통합된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출범하게 된다.

중국 광고 시장은 2014년 2위였던 일본을 제치고,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약 460억 달러 규모이다. 이미 글로벌 광고 그룹이 모두 진출해 있고, 시장의 성장만큼 경쟁도 그만큼 치열한 마케팅 전쟁터다. Cheil Greater China는 2010년 펑타이를 인수한 첫 해에 매출 총이익이 약 5400만 달러였지만, 최근 5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결과 2015년에는 2억 달러로 4배가량 급성장했다. 현재 중국 광고 컨설팅사인 R3의 발표에 의하면 Cheil Greater China는 중국 시장에서 WPP, 퍼블리시스, 옴니콤 등 글로벌 광고 그룹의 틈바구니에서 8위에 랭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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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신규 사업을 용기 있게 시작한 것과 삼성전자의 성장에 따른 동반 성장, 아론 라우라는 로컬 리더십 체제로의 변화, 그리고 대외 브랜딩과 이를 활용한 공격적인 비계열 클라이언트 개발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꿈, Cheil Greater China의 꿈

‘중국몽(中國夢)’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13년 이후 중국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중국몽이다. 2020년까지 2010년 규모의 중국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비전이 그 핵심이다. 그래서 매년 7.2%의 경제 성장을 통해 2010년 GDP의 2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계획으로 도시화를 내걸고 분당만 한 도시를 매년 50개씩 새로 짓겠다고 한다.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을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좀 더 빠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니 말이다.

Cheil Greater China는 2014년에 ‘2017 비전’을 수립했다. 2017년에 매출 총이익은 3억 달러, 비계열 클라이언트 비율은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캠페인, 디지털, 리테일 사업은 업계 최고 수준까지 역량을 키워서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비계열 클라이언트 개발은 이미 본궤도에 진입했다. 2015년 비계열 클라이언트 비중이 최초로 30%를 넘어섰고,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중국의 내로라하는 대형 클라이언트가 포진해 있다. 비계열 클라이언트 수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기존 광고 캠페인 분야 외에도 신규 사업으로 이커머스 사업 분야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기술(Tech) 기반의 디지털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적으로도 북경 위주에서 상해 거점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Cheil Greater China 상해를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업계에서 글로벌하고 상징적인(Iconic) 거점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큰물이 큰 고기를 키운다

중국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제일기획의 성장도 자체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몇 년간의 중국 내 랭킹도 7~8위에 머물러 있어 한국식 성장이 아닌 중국식 성장 방정식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14년 제일차이나가 미디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미디어 사업을 준비했듯이 In-organic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 모델로서 Cheil Greater China가 큰물에서 큰 물고기로 컸다고 평가할 그 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2016.03.08. 17:26

Cheil Greater China가 2015년 진행한 삼성 가전 통합 캠페인 ‘라이워지아바(来我家吧, 우리 집에 오세요)’는 중국 소비자들과 감성적 유대감을 강화함으로써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중국 시장 내 프리미엄 브랜드 리더십을 한층 더 강화하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중국의 핵심 소비 계층 80허우(后) 세대

80허우 세대는 중국에서 8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 1세대로, 어릴 적에는 ‘소황제’라 불리며 가족의 관심과 경제적인 지원을 한 몸에 받으며 성장해왔다. 이제 30대에 접어든 80허우 세대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왕성한 소비를 바탕으로 중국 내 핵심적인 프리미엄 소비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가전 역시,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타깃인 80허우 세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었다.

특히 브랜드 차원의 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제품별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가전 통합’ 캠페인을 통해 핵심 타깃인 80허우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삼성만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 정립 및 제품 간 Cross-Sales 확대를 위한 새로운 캠페인이 요구됐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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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워지아바(来我家吧, 우리 집에 오세요)’는 삼성가전이 광고적인 접근을 벗어나 보다 친근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기획됐다. 이를 위해 갓 결혼한 신혼부부를 주인공으로, 마치 이들이 자신들의 신혼집으로 초대해 즐겁고 아기자기한 신혼 생활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18편의 영상물이 제작됐다. 매체적으로도 중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포털인 유쿠(youku, 优酷)와 아이치이(iQIYi, 爱奇艺)에 별도 채널을 개설해 공개함으로써 핵심 타깃에 대한 집중적인 노출뿐 아니라 광고가 아닌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캠페인이 공개되자,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다양한 제품을 포괄한 대규모 통합 캠페인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제품이 주인공이 아닌, 중국의 80허우 세대가 꿈꾸는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크리에이티브를 전개함으로써 영상물 한 편, 한 편 모두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80허우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 이슈를 확산할 수 있었다.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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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말부터 4주간 진행된 캠페인 기간 동안, 총 5억 회 광고 노출 및 1만 4713개가 넘는 소비자 댓글 참여가 이뤄졌으며 캠페인 공식 플랫폼 웨이보(중국의 SNS)의 다양한 콘텐츠 역시 376만 조회수와 3만여 건의 리트윗이 발생, 지속적으로 캠페인이 확산 및 이슈화됐다. 또한 중국 내 소비자 이슈 확산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이두 지수가 전월 대비 71% 증가한 1만 5426을 기록, 최고 기록을 갱신함은 물론이고 모바일을 통한 검색 역시 77% 증가하는 등 캠페인에 대한 관심이 삼성전자 및 제품으로까지 확대됐다. 또한 ‘광고문(广告门)’ 등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광고 매체 플랫폼에서도 심도 깊은 캠페인 소개를 하는 등 중국 광고업계에서의 높은 관심과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라이워지아바(来我家吧, 우리 집에 오세요)’ 캠페인은 중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핵심 타깃의 공감을 적극적으로 유도함으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유도해내고 소비자 이슈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과의 감성적 유대감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시장 내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리더십을 한층 더 강화하는 등 성공적인 캠페인 성과를 이뤄냈다. 중국 소비자들이 꿈꾸는 라이프스타일과 공감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삼성전자는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개를 지속해 중국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다.

2016.03.08. 17:40

한국 오리온의 ‘예감’은 지난 2009년 ‘수위엔(薯愿)’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시장에 출시돼 판매 중이다. ‘감자의 소원’이라는 뜻이 담긴 수위엔은 중국 감자칩 시장 넘버원인 미국 Lay’s와 차별화시키기 위해 ‘튀기지 않은(非油炸)’ 제품 특징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했다. 이는 자연스레 ‘튀긴 감자칩 VS 튀기지 않은 수위엔’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며 중국 감차칩 시장을 양분, 출시 7년여 만에 연 매출 1700억 원에 달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기점이 됐다.

수위엔 Brand Building Campaign

GlobalCheil'sUP2-1▲ ‘감자의 소원’이란 뜻을 담고 있는 수위엔의 트렌드한 패키지

넓은 땅덩어리와 지역별로 다양한 특성을 지닌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은 제품의 생산, 유통, 영업, 프로모션에까지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소요된다. 광고 캠페인 역시 한정된 예산의 조건에선 전국 단위의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단계별 전략이 유효하다. 수위엔은 제품 론칭에 따른 네이밍, 제품 특장점 전달, 유저 이미지 형성에까지 수년에 걸친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1차 캠페인 Brand N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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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Cheil'sUP2-3▲2009년 11월 온에어된 1차 TV 광고 

2009년 1차 론칭 캠페인에서는 기름에 튀겨지고 싶지 않은 ‘감자(薯)’와 감자의 ‘소망(愿)’을 의인화해 표현, 브랜드 네이밍과 제품의 원료를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

2차 캠페인 Target Insight

GlobalCheil'sUP2-4▲2011년 12월 온에어된 2차 TV 광고 

2차 캠페인은 다이어트, 건강미에 대한 2030 여성 타깃의 인사이트와 연결,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위엔만의 장점을 강조했다. ‘감자칩 → 튀겼다 → 살찌는/비건강’의 인식 때문에 감자칩을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기피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튀기지 않은 감자칩 = 건강한’의 인식을 형성함이 목적이었다. 세 편의 TV 광고와 OOH, 온라인 프로모션 등 2030 여성들과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수위엔만의 특장점을 전달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는 중국 사회의 트렌드와 개성 있는 패키지 역시 젊은 중국 여성들의 니즈와 부합하며 프리미엄 감자칩이라는 이미지 형성에 도움이 됐다.

3차 캠페인 Brand Image

GlobalCheil'sUP2-5▲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3차 TV 광고

2014년도 수위엔 캠페인은 제품의 속성이나 특장점을 전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감성적 가치까지 나아갔다. 당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을 모델로, “나는 오직 수위엔만 먹어!(我只要薯愿)”라는 심플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건강하고 자신감 있는 소비자 이미지를 만들고 수위엔을 즐기는 타깃층을 응원했다. 은연중 가지고 있던 ‘건강하지만 다소 딱딱하고 재미없는’ 부정적 브랜드 이미지는 단숨에 뒤집어졌다. 전지현 편 TV 광고가 방영된 후 수위엔의 매출은 전월 대비 40%까지 급증하며 추가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했다.

 

수위엔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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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Cheil'sUP2-7▲ 2016년에는 탕웨이를 모델로 새로운 TV 광고가 선보인다.

2016년, 전지현에 이은 수위엔의 여신은 중국 최고의 여배우 탕웨이다. 탕웨이는 중국 여성들의 로망으로, 수위엔이 추구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건강한 자신감’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모델로 판단됐다. 새로운 모델은 새로운 플레버, 허니버터맛 제품과 함께 2016년 1월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크나큰 중국 땅에서 한국의 한 과자 브랜드가 네이밍을 알리고, 제품의 특징을 전달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1700억 원의 사이즈가 됐다.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온 힘이다. 이제 감자는 더 큰 소원을 꿈꾼다.

2016.03.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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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il Greater China에서는 매달 직원들의 생일과 사내 행사를 함께 축하하는 파티를 연다. 파티마다 고유한 테마가 있는데, 예컨대 2015년 10월 할로윈 파티에서는 다양한 장식물로 분위기를 돋웠으며, 11월에는 추수감사절을 기념해 사무실 전체를 ‘칠면조’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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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한 사람당 하나씩 선물을 준비해 상자에 넣는다, (우)상자 위에 각자 예쁜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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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함을 뽑아 나온 사람의 선물 상자를 갖는다. 우리를 항상 놀라게 하는 펑타이 크리에이티브팀에서 마련한 창의적인 크리스마스 파티! 깜짝 놀랄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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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성대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는데, 럭키 드로우(Lucky Draw)에 직원들을 초대해 선물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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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잉커(Yingke)에 새롭게 둥지를 튼 사무실. 멋진 리셉션과 편안한 티룸 등 공간에 ‘패션’을 입혔다. 이곳이 바로 크리에이티브의 산실! 

2016.03.08. 17:59

높은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동일한 횟수의 배너 광고를 노출시켰을 때 더 많은 사람이 광고를 클릭해 자신의 웹사이트로 유입돼야 한다. 즉, 배너 광고의 클릭률(CTR, Click-through Rate)이 높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클릭률을 높일 수 있을까?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내적 요인이라 할 수 있는 배너 광고의 디자인, 즉 크리에이티브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클릭률이 높은 크리에이티브의 보편적인 특징

글자 색 수와 단어의 수가 적을수록 클릭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글자 색이 단색인 배너의 평균 클릭률은 전체 배너의 평균 클릭률보다 1.9배 더 높음
• 단어 수가 3개 이하인 배너의 평균 클릭률은 전체 배너의 평균 클릭률보다 1.3배 더 높음
• 글자 색이 단색이고, 단어 수가 3개 이하인 배너의 평균 클릭률은 전체 배너 평균 클릭률보다 2.5배 더 높음

비주얼빅데이터1

Key Findings

정보 전달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순하게, 그리고 명확하게’이다. 이는 배너 광고에서도 다르지 않다. 클릭률이 높은 배너 광고들이 업종에 상관없이 단순한 구성을 가진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제한적이지만 명확한 문구와 상품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색 하나만 사용하고, 공백을 적절히 사용한 단순한 배너 광고들이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클릭을 유도한다.

 

업종에 따라 클릭률이 높은 크리에이티브의 특징

업종마다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고 그 스타일 또한 다르다. 따라서 업종별로 다른 소구점을 찾아 배너를 제작한다면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➊ 교육 및 도서 업종_교육 및 도서 업종에서는 어두운 색 배경의 배너들이 신뢰감을 주는 동시에 웹페이지의 일반적인 색상인 흰색과 대조돼 클릭률이 높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서 이벤트나 할인에 대한 언급이 클릭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이런 혜택을 위해 즉각적으로 사이트에 유입시킬 수 있는 ‘Go’ 또는 ‘바로가기’ 같은 문구를 삽입 하는 것도 클릭률을 높인다. 클릭률에 가장 영향력이 큰 속성은 이미지 움직임으로, 교육 및 도서 업종에서는 큰 글씨로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두 개의 화면으로 단순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화면 전환이 있는 배너의 평균 클릭률은 이 업종의 평균 클릭률보다 1.8배 더 높음

비주얼빅데이터2

Key Findings

교육 및 도서 업종은 이미지가 아닌 글을 통한 충분하고 명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한정된 공간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서도 안 된다. 따라서 전환되는 두 개의 화면을 통해 심플하면서도 충분한 내용 전달을 하는 배너들이 클릭을 많이 받는다. ‘Click’ 버튼을 사용하는 것도 클릭률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➋ 쇼핑 업종_쇼핑 업종 배너들의 특징은 팔고자 하는 상품의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 이에 밝은 색의 배경은 이미지를 더 멋져 보이게 만들고, 글자를 작고 최소화해 상품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배너들의 클릭률이 높다. 또한 교육 및 도서 업종과는 다르게 ‘Click’이나 ’바로가기‘처럼 즉각적으로 사이트의 유입을 종용하는 문구의 삽입은 클릭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자연스럽게 사이트로 유입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 구성이 단순한 배너들의 평균 클릭률은 이 업종의 평균 클릭률보다 1.8배 더 높음

비주얼빅데이터3

Key Findings

쇼핑 업종에서는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배너가 클릭률이 높다. 배너 전체를 밝고 세련된 하나의 이미지로 채우고, 글자는 최소한으로 삽입한 배너들이 클릭률을 높인다.

➌ 의료 및 건강 업종_의료 및 건강 업종의 경우 다른 업종과 다르게 문장의 화법이 클릭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속성으로 밝혀졌다. ‘비수술 치료는 XX병원’, ‘가슴 성형은 XX병원’처럼 광고를 접한 사람에게 자신감과 신뢰를 주는 명시 단정형 화법과 ‘임플란트 괜찮으세요?’나 ‘XX과 OO 중 더 좋은 수술은?’처럼 관심사를 환기시키는 문제 제기형 화법의 카피를 사용하는 배너들의 클릭률이 더 높다.

• 두 화법의 배너 평균 클릭률은 이 업종의 평균 클릭률보다 1.3배 더 높음

비주얼빅데이터4

Key Findings

의료 및 건강 업종에서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화법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시 단정형이나 문제 제기형 카피로 눈길을 잡고, 상단에 이미지를 배치해 부각하는 것이 클릭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2016.03.08. 18:15

자폐는 ‘사실’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제일기획에서 일하던 2년 전 어느 날 TV 광고나 지면 광고 말고도 실질적으로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Launching Peoplea에 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과제를 받았다. 광고회사에서 제품을 파는 광고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로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니! 게다가 별다른 제한도 없는, 그야말로 아이디어 내는 사람들에게는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가능성도 풍부한(또 어렵기도 한) 백지수표 같은 과제였다.

첫 번째 브레인스토밍은 과연 삼성전자의 기술이 어떤 분야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또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였다. 각자 의견을 냈는데 의료, 빈곤, 환경오염 등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아이디어와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팀의 한 명이 “지인의 아들이 자폐가 있다”며 말을 꺼냈고, 이를 통해 자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도 알게 됐다.

첫 회의 후 숙제가 생겼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같은 디지털 기기에 포커스를 맞춰볼 것.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과 도움이 필요한 분야들이 나왔으니, 이제 기술을 ‘어떻게’, 그리고 가장 ‘효과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차례였다. 그런데 회의 때 나온 얘기 중 유난히 자폐에 관한 이슈가 내 마음에 들어온 이유는 주변에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자폐에 관한 소설과 영화 등이 많이 있었음에도 나 자신이 자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왜 윗집 사는 자폐를 가진 아이는 엘리베이터만 타면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는 건지, 왜 “안녕?” 하고 인사하면 땅만 보고 도무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건지, 자폐아와 그 가족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또 영화에서처럼 과연 모든 자폐를 가진 사람들은 천재인 건지 평소에는 별 관심 없었던 것들이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때부터 회사일이 끝나고 집에 가는 도중 자폐에 관한 영화나 다큐, 그리고 의학 논문을 반쯤 졸면서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렵고 낯선 의학 용어들이 조금씩 익숙해져갈 무렵 자폐 증상 중 ‘눈 맞춤(Eye Contact)’에 관한 이야기가 어느 논문에나 반복적으로 실려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폐아들은 눈 맞춤이 힘들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인터랙션이나 커뮤니케이션이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렇게 쉬운데 자폐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 눈을 보는 게 힘들 수 있다니. 처음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모와도 눈 맞춤이 쉽지 않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Oversea'sLetter1▲ ‘Look at Me’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의학 논문 및 동영상을 리서치했다. 

홀로 야근하던 어느 금요일 밤. 깜깜하게 불 꺼진 사무실이 무서워 얼른 예능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대로 아무거나 눌렀는데, 거짓말처럼 <무릎팍 도사>에 나온 가수 김태원 씨가 자신의 아들이 자폐를 앓고 있다는 게 아닌가. “아직도 아들과 대화하는 꿈을 꾼다”는 그의 말은 눈 맞춤에 대한 증상이 그저 논문에만 쓰여 있는 건조한 ‘사실’이 아니라 자폐아가 있는 가족이 겪어야 하는 힘겨운 ‘현실’임을 깨닫게 했다.

 

어떻게 기술적으로 다가갈 것인가

Oversea'sLetter2▲ ‘Look at Me’ 아이디어 스케치

자폐아들의 눈 맞춤으로 관심 분야를 좁혀나가다 보니 이제는 ‘어떻게’가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동영상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한 특수교육 교사가 눈 맞춤 트레이닝 방법을 설명한 동영상이었다. 눈 맞춤에만 포커스를 주기 위해 A4 용지로 얼굴을 가린 채 조그만 구멍을 뚫어서 자폐아와 눈을 보며 소통을 했다. 뷰파인더로 상대방을 보며 사진을 찍는 모습과 비슷했다. 얼마 전 갤럭시 카메라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제 카메라도 스마트폰처럼 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유튜브에서 본 전통적인 눈 맞춤 훈련법을 디지털화해서 앱으로 만들면 카메라랑 스마트폰 기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눈 맞춤 트레이닝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자폐 치료나 1:1 트레이닝은 굉장히 비싼 데 비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면 보다 많은 자폐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침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리서치용으로 틀어놓은 영국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자폐아를 둔 엄마의 인터뷰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에게 애절하게 “Look at mommy, look at mommy”라고 말했다. Look at mommy…. 그렇게 해서 타이틀을 일단 가제 ‘Look at Me’로 정하고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사실 이 아이디어를 회의에서 발표할 때 나도 확신보다는 의문점이 많았다. 일단 의학적으로 가능한 건가, 눈 맞춤을 트래킹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 제품에서 가능할까…. 의학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기에 팀원들뿐 아니라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려면 아이디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했다. 운 좋게도 내가 읽었던 논문들 중 하나가 충북대 김혜리 교수가 쓴 거였다. 앉아서 전화만 돌릴 때가 아니라 뭔가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였다. 몇 번의 통화 끝에 직접 충북대에 가서 인터뷰를 했다. 또 주위의 지인들을 괴롭혀 여러 아동발달전문가 의사들의 연락처도 어렵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야, 너 만날 졸더니 요샌 내가 본 중에 제일 열심히 한다?” 충북대에 가서 인터뷰를 해오겠다며 KTX 티켓을 프린트하고 있으니 옆 팀에 앉아있던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한다고 생각하니, 야근할 땐 없었던 에너지도 생기는 것 같았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얘기해 보고 또 뭔가 가능성이 보인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게 재밌어졌다. 아마 내가 생각해도 제일기획에서 근무한 4년 5개월 중 가장 열심히, 그리고 가장 기쁘게 일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Look at Me’ 캠페인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던 것보다 뒤의 과정이 훨씬 더 길고 스토리도 많다. 광고회사에서 앱을 왜 만드는지 늘 설명해야 했고, 이게 기술적으로 가능한 건지를 각종 기관들과 늘 체크해야 했다. 또한 의학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검토하고, 실제 의학적인 연구 데이터로 쓸 수 있도록 협력하는 일 등도 고민거리였다. 의사, 교수, 개발자, 부모들 등 여러 사람을 만나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일은 재밌기도, 또 사실 엄청 힘들기도 했다. 다행히도 능력 있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한 덕분에 1년 좀 넘는 고생스런 앱 개발 기간 등 많은 어려움에도 성공적으로 캠페인을 론칭할 수 있었다.

Oversea'sLetter3▲ ‘Look at Me’ 캠페인 소개 영상

게다가 ‘Look at Me’는 작년에 칸 국제광고제를 비롯한 많은 상을 받으며 각종 미디어에 소개됨으로써 자폐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늘어나고, 또 앞으로 있을 학문적인 연구에 데이터가 쓰인다니 그동안 같이 고생해준 팀원들,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부모님과 아이들, 그리고 도움을 준 여러 지인들에게도 여러모로 감사하고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가 된 것 같다.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기술과 아이디어

평소에도 관심이 많던 분야지만, ‘Look at Me’를 진행하며 뜻을 같이하는 캠페인들을 세계 곳곳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도 몇 년간 활발히 연구돼 왔고, 앞으로도 굉장히 많은 발전이 있을 분야인 ‘Tech for good movement’.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좋은 아이디어가 만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쓰이도록 디자이너, 엔지니어, 공학박사, 의사 등(심지어 해커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하나의 움직임인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삼성전자 등 많은 거대 IT 기업들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로 무장한 광고 에이전시, 그리고 굉장히 많은 스타트업까지 가세하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마치 몇 년 전 화두가 됐던 융합(Convergence)과 통섭의 개념에 따뜻한 기술이라는 의미 있는 목적지가 생긴 것 같다.

Oversea'sLetter4▲ 2015년 칸 국제광고제 이노베이션 부문 그랑프리 ‘What3words’. ⓒwhat3words.com

작년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What3words’ 또한 Tech for good의 좋은 예이다. 전 세계 지도를 3m x 3m의 정사각형으로 나눈 후 내 위치의 GPS를 바탕으로 3개의 무작위 단어를 조합해 주소를 부여하는 이 앱은 특히 주소가 없는 빈민가나 개발도상국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누구나 클릭만 하면 주소를 갖게 되는 이 심플한 앱 덕분에 주소가 없어 보급 물자가 전달되지 못했던 지역에 이제 각종 보급품 공급 및 구호 활동이 쉬워지게 됐다. 콜레라 등 전염병이 도는 곳 주변 우물의 주소를 주민들에게 공유해 전염병 확산도 막을 수 있게 됐다.

Oversea'sLetter5▲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화상통화 앱 ‘Be My Eyes’. ⓒdesigntoimprovelife.dk 

‘Be My Eyes’는 시각장애인들이 길을 잃거나 앞에 있는 우유가 상했는지 등 도움이 필요할 때 실시간으로 자원봉사자들과 화상전화를 연결해주는 앱이다. 이미 존재하는 화상통화라는 기술과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만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인 대표적인 예이다.

Oversea'sLetter6▲ 아이들을 위해 Open Bionics와 디즈니가 만든 3D 프린터 의수. ⓒopenbionics.com

Open Bionics와 디즈니의 3D 프린터 의수도 마찬가지이다. Open Bionics는 의수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디즈니와 협력해 슈퍼맨, 아이언맨, 겨울 왕국 등의 캐릭터를 모티브로 의수를 디자인했고, 의수를 착용한 아이들은 치료보다도 마치 슈퍼 히어로가 된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최첨단 의수는 3D 프린터로 제작돼 비용과 시간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기에 많은 아이가 보다 쉽게 의수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Tech for good 연구들과 캠페인들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IT 기업들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기업들 중 구글은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2005년에 만들어진 Google.org는 1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투자와 기부를 해온 구글의 자선 사업 기구로, 돈만 기부하는 전통적인 CSR 캠페인에서 벗어나 아이디어와 디지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술 발전의 진정한 의미

‘Look at Me’를 끝으로 회사를 떠난 지 1년이 됐다. 한국을 떠나 주위를 둘러보니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기술이 그때보다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스마트 기기들과 당연시 여기는 각종 테크놀로지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나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 등 정말 필요한 곳과 만났을 때 진정한 기술 발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개인뿐만 아니라 거대한 자본과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는 더 많은 기업까지 한마음으로 사회적인 문제들(Social Problem)을 대한다면 정말 세상을 바꾸는 일이 아주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하버드대학교 패널들과 구글이 함께 매년 선정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들을 모아놓은 영국의 유명한 ‘Nominet Trust 100’ 사이트를 보니 2015년을 빛낸 100가지 Tech for good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다. 올해 2016년에는 또 어떤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아이디어 100개가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해가 지날수록 더 많아지고 있어 괜스레 마음이 포근해진다. 그리고 기술의 문명을 누리며 사는 이 도시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2016.03.09. 09:41

제일기획, ‘마음동무’ 프로젝트 업무 협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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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탈북민 정신 건강 회복 지원 사업 ‘마음동무’ 업무 협약식에서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남북한 언어 변환 앱 ‘글동무’를 개발해 탈북민의 언어 정착을 돕고 있는 제일기획이 이번에는 탈북민의 마음 건강 돌보기에 나선다. 지난 1월 13일 제일기획과 삼성서울병원,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의 정신 건강 회복을 돕는 ‘마음동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이 날 협약식에는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동무 앱을 만든 제일기획 임직원들이 칸 국제광고제 수상 사내 포상금을 의미 있게 사용할 방안을 찾던 중 탈북 및 정착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탈북민들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제일기획은 포상금에 회사의 매칭 펀드를 더해 기금을 조성하고, 탈북민의 정서적 정착을 돕자는 의미로 언어 정착을 돕는 앱 ‘글동무’에서 착안해 프로젝트 이름을 ‘마음동무’로 정했다. 실제로 많은 탈북민들이 트라우마를 겪는 등 정신 건강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심리 상담 등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약 2000명의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북한 이탈 주민 사회 조사’에 의하면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20.9%가 그렇다고 답해 일반 국민(6.8%) 대비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속 전문의들이 참여해 심리 치료 및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를 개발하고 탈북민들의 증상에 따라 병원 진료 및 치료도 제공할 계획이다. 북한 이탈주민을 지원하는 남북하나재단은 전국 각지의 탈북 아동·청소년 대안학교에 ‘마음동무’ 프로젝트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제일기획은 낮은 연령대에서 탈북 트라우마 치료 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초등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초등학생 비중이 높은 대안교육 시설을 선정해 오는 3월 프로젝트를 공식 론칭하고, 향후 탈북 중고등학생 대안학교에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제일기획 임대기 사장은 “마음동무 프로젝트는 탈북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 부모와 교사를 함께 교육함으로써 통일 교육의 시금석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omania

제일기획과 Centrade Integrated가 동남 유럽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Centrade는 올해 1월 1일부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 아드리아해 및 발칸 지역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Centrade CEO Radu Florescu는 “제일기획이 가진 기술 및 네트워크와 Centrade의 오랜 현지 경험이 시너지를 일으켜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Cheil Worldwide and Centrade Integrated announced a strategic partnership for South East Europe. Centrade Integrated will trade under Centrade/Cheil throughout the Adriatic and Balkan region which includes Serbia, Croatia and Hungary beginning January 1 2016. “Cheil’s focus on technology and network proprietary tools for their clients is a perfect fit with Centrade Integrated’s long local experience in Romania and the region. I am confident that the combined strength of Cheil and Centrade Integrated will translate into increased performance for our clients,” said Radu Florescu, CEO Centrade Integrated.

 

Singapore

제일기획이 Richard Newman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CGO(Chief Growth Officer)로 임명했다. Richard Newman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책임지며 제일기획과 iris Worldwide, 펑타이, BMB, McKinney, TBG 등 글로벌 네트워크 간 협업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Richard Newman은 McCann Worldgroup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CMO직을 역임했으며, 아시아 유력 광고 전문지 <Campaign Asia> 선정 ‘주목해야 할 40세 이하 40인(40 Under 40)’에 선정된 바 있다.

Cheil Worldwide appoints Richard Newman as Asia Pacific Regional Chief Growth Officer. Newman will be responsible for implementing and honing regional growth strategies, as well as building a culture of collaboration across Cheil’s Global Network of companies including iris Worldwide, Cheil PengTai, BMB, McKinney, and The Barbarian Group. Newman joins from McCann Worldgroup Asia Pacific where he was Regional Chief Marketing Officer. He was also voted one of Campaign Asia’s 40 Under 40 people to watch.

 

India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경합 끝에 인도 의료 서비스 기관 HCL Healthcare를 신규 광고주로 영입,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한다. HCL Healthcare의 CEO Manoj Gopalakrishna는 “제일기획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고객층을 확보하고 소통을 활발히 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Cheil India announced the addition of HCL Healthcare to its ever widening portfolio after a multi-agency pitch. HCL Healthcare is a chain of World Class Family Health Centres and is home to doctors from different specialties. Cheil will drive impactful digital marketing strategies to create a distinctive brand identity for HCL Healthcare. Manoj Gopalakrishna, CEO of HCL Healthcare, said: “We are eager to build a strong digital presence and are relying on Cheil’s expertise to actively engage and build our digital audience, thus enabling us to expand our reach.”

2016.03.09. 09:45

방송광고 시장에서 성장률이 두드러지는 매체는 단연 IPTV라 할 수 있다. 매년 가입 가구 수를 늘려가고 있는 IPTV는 2015년 10월 기준 1235만 가구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완판 행진을 이어가 광고비 역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에도 1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핫한 매체이다.

VOD 광고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 IPTV 업계에 드디어 새로운 상품이 론칭됐다. 바로 ‘큐톤 광고’이다. 큐톤 광고는 후(後) CM 광고와 전(前) CM 광고 사이 시간당 2분의 스팟(Spot) 시간대에 노출되는 광고를 말한다.

미디어와이드뷰▲ 큐톤 광고 송출 위치

tvN, JTBC 등 90여 개의 PP사에 노출되는 이 상품은 기존 C&M 등 케이블 TV 사업자가 자체 지역 광고를 내보내는 시간대라고 생각하면 별로 새로울 것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광고를 모두 시청해야 과금이 되는 방식으로 판매가 되는 상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터넷에서만 가능하고 TV에서는 불가능해 보였던 CPV(Cost Per View)가 어떻게 가능할까? 해답은 바로 셋톱박스에 있다. 셋톱박스를 통해 초 단위까지 트레킹이 가능해 해당 광고를 다 시청해야만 과금되고, 장르·프로그램·요일·시간대 등의 타깃팅이 가능해 원하는 타깃에게 원하는 노출 수만큼 집행한 후 노출 건 단위로 광고비가 산출된다. 현재 책정된 단가도 15초 기준 CPV 5~20원으로 1000만 원 집행 시 50~200만 회 노출이 가능하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TV에서 200만 회 노출이 가능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지상파 TV 1회 집행과는 차이가 있고, 인터넷에 집행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한도전> 1회 집행 시 시청률이 10%이고 모집단이 1000만 명이라 가정하면 100만 명에게 노출되는 효과가 있다. IPTV 큐톤 광고의 경우 인터넷처럼 100만 회 노출 시 100만 명에게 한 번씩 노출될 수도 있고, 한 사람이 10번씩 본다면 10만 명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olleh TV 큐톤 광고는 2015년 11월부터 ARA(Advanced Realtime AD)라는 이름으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판매를 대행하고 있으며, 845만 가구에 노출이 가능하나 위성은 노출 확인이 되지 않아 과금은 645만 가구를 기준으로 삼는다. 현재는 전국 단위 청약에 프로그램 장르와 시간 타깃팅이 가능하다. BTV 큐톤 광고의 경우 ‘Smart BIG AD’란 이름으로 현재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2월에 350만 가구를 대상으로 상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타깃팅의 경우 채널, 지역, 시간, 시청자 타깃팅이 가능할 예정이다.

콘텐츠가 중시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본방을 놓쳤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IPTV가 이제 케이블 TV 실시간 방송에도 노출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 IPTV의 성장과 더불어 큐톤 광고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16.03.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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