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3. 10:00

셔터스피드_수정

2016.07.13. 10:00

요즘 소비 트렌드는 집단적 사고에 의한 ‘유행’에서 개인적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취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소품종-대량생산을 가능케 했던 매스 마케팅이 다품종-소량생산에 기반한 핀셋 마케팅에
자리를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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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남이야 뭐라던 내 멋에 산다

요즘 동네 김밥보다 갑절은 비싼데도 불티나게 팔리는 김밥이 있는가하면 1000원짜리 한두 장으로 한 끼가 거뜬한 ‘밥버거’도 인기다. 이 상품들은 단지 고가·저가 마케팅 차원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기보다 특정 대상을 콕 집어 마케팅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이처럼 보편화되거나 혹은 새롭게 유행하는 상품을 주로 소비하는 대다수가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에 타깃을 맞춰 최적화한 전략을 ‘핀셋(Pincette) 마케팅’이라 한다.

핀셋 마케팅은 특정 대상을 콕 집을 수 있는 핀셋처럼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서 우리 제품을 사줄 고객만 콕 집어낸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마케팅 용어이며, 유명 백화점의 프라이빗 쇼핑 라운지같은 VVIP나 MVG(Most Valuable Guest) 대상의 고객별 맞춤식 고객관계관리(CRM)에서 시작됐다.

핀셋 마케팅은 매스 마케팅과는 대척점에 있다. 과거 모두 비슷비슷한 취향을 가졌던 시절, 기업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인 잠재 고객들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제품을 인지시킬 수 있었다. 그 시기 마케팅 활동의 핵심은 빠른 시간 내 잠재 고객 집단 속에 유행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고전적인 마케팅 수법인 STP 전략에서 ‘S(Segmentation)’로 지칭되는 ‘시장 세분화’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때의 ‘시장’은 핀셋 마케팅에서 정의하는 ‘시장’과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20대 중후반의 직장 생활 3~4년 차 여성은 화장품을 살 때 싼 가격만을,옷을 고를 때 1만 원짜리 SPA 브랜드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시쳇말로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소성’만이 소비 준거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은 친구와 곗돈을 부어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개인적인 기념일에는 값비싼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취향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평일 점심을 간단한 라면으로 때울지라도 말이다. 스몰 럭셔리는 평소엔 절약 또 절약하다 한번쯤은 부자처럼 럭셔리하게 소비함으로써 만족감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소비 패턴이다.

우리는 지금 자신만의 취향이 독특한 소비 패턴으로 나타나는 ‘취향 저격’ 시대를 살고 있다. 취향 저격 시대의 소비자들은 남이야 뭐라 하던 제멋에 살아가며, 최신 유행을 무시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따라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취향 저격의 소비자들이 넘쳐나는 이유는 뭘까? 몇몇 기업처럼 소비자 취향을 의식해 다양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는 데도 원인은 있다. 과거에는 한 가지 맛의 청량음료면 족했는데 이젠 포도맛, 바나나맛, 망고맛, 파인애플맛 등등 수도 없다. 쉽게 식상해지는 소비자 마음을 꽉 붙들어 매고, 한편으론 독특한 맛을 통해 새로운 유행으로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요즘 같은 저성장 속에서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다. 때문에 부득불 소비를 하게 된다면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든지 아니면 대중적 유행이나 브랜드 유명세를 따르기보다 자신의 취향을 중요시할 것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대신 자기 만족감을 높이는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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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군인들을 타깃으로 한 스킨푸드의 ‘수박줄무늬 위장크림’은 핀셋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theskinfood.com

 

누가 ‘외부 신호화’에 반응하는가

과거처럼 유행을 좆지 않는 잠재 고객에게 매스(Mass)가 아닌 내로우(Narrow) 마케팅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일대일 마케팅,개인화 마케팅이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빅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가 가능할지라도 마케팅 현장에선 다소 무리라는 생각에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터>처럼 쇼핑센터에 들어선 주인공의 쇼핑 패턴을 알아내고 구매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제시하기엔 아직까진 역부족이지 않는가? 주로 무의식 차원에서 쇼핑 품목이 결정되기도 하며, 의식적으로 판단할 때도 시시각각 바뀌는 쇼핑 환경의 맥락과 여기로부터 파생하는 감정·정서 변화까지 잡아내진 못할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내로우 마케팅의 본질은 단순히 숫자로 표현되는 목표 고객의 사이즈보다는 구성원 간 이질성 여부에 있다. 서로 이질적인 단 한명의 소비자에서부터 팬덤(마니아) 취향을 가진 한 무리까지 매우 폭넓다. 이들은 스타벅스 브랜드 로고가 찍힌 머그컵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만족스러워서 더 비싼 커피값을 지불할 때도 많다. 이처럼 가성비에 반하는 행위 속에는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외부 신호화(자신의 존재감을 외부에 드러내는 현상)’에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런 연유로 김선생표 김밥은 물론 구찌나 아르마니로 대표되는 명품 브랜드가 불티나게 팔린다. 때문에 마케터 입장에서는 자사 브랜드에 대한 외부 신호화에 기꺼이 반응하는 고객만을 핀셋으로 콕 집어내야 한다. 그러고는 “당신들이야말로 ‘급’이 다르다”는 인식을 만드는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가 훨씬 더 커질 수 있어 궁극적으로 기업에겐 이득일 것이다.

 

의식주, 라이프스타일을 점령한 핀셋 마케팅

핀셋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들을 살펴보자. 패션 브랜드야말로 취향 저격에 적합한 분야 중 하나다. 최근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보여주듯 빠르게 성장하던 시장에서는 톱스타가 제품을 입기만 해도 불티나게 팔렸지만,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소비층을 찾아야만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과거 비주류라고 칭하던 패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나로 묶이면서 더 이상 비주류와 주류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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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셀럽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워하는 패션 피플의 특성을 감안, 글로벌 패션 디렉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출시 10일 만에 매출 14억 원을 올린 여성 브랜드 보브. ⓒvov.co.kr

대표적으로 1940년대 미국의 재즈 마니아를 지칭하던 ‘힙스터(Hipster)’가 그 중심에 있다. 이들은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유행을 따르지 않으며,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자신과 취향이 맞는 유명인의 생활을 모방한다. 여성 브랜드 ‘보브’가 해외 셀럽과의 협업을 통해 출시 10일 만에 매출 14억 원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취향 저격의 핀셋 마케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핀셋 마케팅은 식음료 시장에서도 빛을 발휘한다. 입는 것은 물론 먹는 것에서도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특정 고객의 마음을 콕 집어 이색 원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다. 코카콜라는 작년 초에 프리미엄 코코넛 음료인 ‘지코(ZICO) 오리지널’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99.9%의 코코넛 워터를 사용했다는 점 때문에 낮은 칼로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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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카콜라에서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코코넛 음료 ‘지코 오리지널’은 낮은 칼로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한 제품이다. ⓒcoca-colacompany.com

또한 올해 초 선보인 CJ제일제당의 숙면 보조 건강식품 ‘슬리피즈’도 대표적이다. 북유럽 사람들이 백야 현상으로 인해 숙면이 어려울 때 밤에 짠 우유인 나이트 밀크를 마신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이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산 고메 버터에 국내 토종벌꿀을 더하고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주는 ‘허니버터라떼’,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5000년 전부터 재배되던 슈퍼푸드인 퀴노아를 사용한 프리미엄 즉석밥까지 실로 다양하다.

핀셋 마케팅은 전혀 색다른 영역에서도 접목 가능하다. 국내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가 선보인 ‘썸존 이벤트’는 여행을 좋아하는 미혼남녀를 타깃팅한 핀셋 마케팅 사례다. 특정 기간 내 지정된 노선의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여행 스타일이 유사한 남녀 고객을 선별해 탑승 시 좌석을 동반 배정하는 일종의 ‘소개팅’이라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경기 침체로 아파트 분양 열기가 가라앉은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핀셋 마케팅과 스킨십 마케팅을 합친 신조어인 ‘핀스킨(Pinskin)’ 마케팅이 등장했다. 과거 견본 주택 방문객의 규모에 사활을 걸다 보니 아파트를 팔면서 ‘아파트 경품’을 내거는 아이러니도 있었다. 분양 실패로 인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느니 사전 마케팅에 과감하게 투자해 초기 분양률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관심 고객에 대한 스킨십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차별화 위한 차별화는 실패의 원인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을 지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은 세분화된 소수의 시장을 만들기에 유리하다. 특히 핀셋 마케팅의 원조랄 수 있는 VVIP 마케팅은 주로 개인을 중심으로 한 반면, 핀셋 마케팅은 보다 큰 시장을 만들 수 있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핀셋 마케팅이 무조건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기업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맞추는 것을 최우선시하는데, 이때 소비자의 시그널을 맹목적으로 따르다 보면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과 상반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성급한 소비자 조사만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 차원의 신제품 개발은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 테스트 마켓에서 호평 받았던 제품이라도 실물 시장에선 금세 사라지곤 한다. 정작 소비자는 그 존재를 알아채기도 전에 사라진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던가! 핀셋 마케팅은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크다. 틈새시장에 가까운 타깃에게 외면당하면 본 시장에서는 더욱 살아남기 어렵다. 핀셋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모 아니면 도’라는 전제가 깔려 있고, 특화된 취향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확실한 준비가 성공을 보장한다

그렇다면 핀셋 마케팅을 성공시키기 위한 팁은 무엇인가? 우선은 독특한 취향을 가진 타깃을 선별할 수 있는가이다. 요즘은 정량조사나 직관을 통한 시장 세분화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방법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한 템포 앞선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성공 가능하다. 20대 군인을 타깃으로 한 스킨푸드의 ‘수박줄무늬 위장크림’이라는 제품이 있다. 명확한 집단을 위한 핀셋 마케팅이랄 수 있는데 대부분 20대인 군인들은 오히려 일반인보다 피부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이해했기에 가능했던 제품이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 확실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선별된 타깃 집단에 대한 원활한 소통 능력도 필수적이다.

매스미디어보다는 개별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소셜미디어에 맞춰 ‘대중성’보다는 ‘진정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대접받는 데 익숙한 VVIP에게 소셜미디어 같은 온라인상에서도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까?

결국 매스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매스 마케팅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있어도 정작 ‘나’ 하나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문제는 이런 ‘나’야말로 구매 가능성이 어느 누구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물론 독특한 취향을 소유한 이런 ‘나’를 핀셋으로 콕 집어낼 수 있으니 염려보다는 실행이 먼저이다. 취향 저격은 알 수만 있다면 오히려 쉽다!

2016.07.13. 10:00

과거, 심리학에 기반을 둔 ‘직감’이 마케팅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데이터’가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며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소비자 데이터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해 활용하면 소비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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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다가온 빅데이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리학에 기반을 둔 마케팅 전략이 판을 좌우하는 대세였다. 인간의 욕망을 꿰뚫는 심리학 원리는 마케터의 바이블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용한 데이터 범위가 확대되고 기술이 혁신된 데다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개인 단위의 데이터 결합이 용이해지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물론 과거에도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에도 소비자 조사나 유통 데이터, 시청률 조사 같은 ‘데이터’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개인 단위의 데이터를 결합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심리학을 빌려 ‘감(感)’을 한껏 끌어올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위치 정보와 거래 정보, 구매 패턴 등 고객의 동의 아래 수집된 접근 가능한 테라바이트급 이상의 정보, 즉 빅데이터가 있다. 이는 마케터가 사전 세팅한 인과 관계만을 알려주는 조사 기반 정보와 달리 소비자의 언행 모두를 포함하는 날 것 그대로의 정보다. 이 빅데이터 중 필요한 데이터를 정교화해서 마케팅에 적확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바로 빅데이터 마케팅이다.

‘시(詩)는 인생을 뚫어보는 송곳’이란 황동규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심리학 기반을 뛰어넘어 빅데이터로 진화한 데이터 주도 마케팅이야말로 ‘소비자의 마음을 뚫어보는 송곳’이 아닐까. 고객의 소비 패턴과 선호도, 정보 등을 분석해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빅데이터 마케팅은 전형적인 타깃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이 빅데이터 마케팅의 관건은 ‘데이터 스모그’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가공해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큐레이션(Curation)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데이터의 생성 규모와 주기가 짧아지고, 문자뿐 아니라 영상과 이미지를 포함하는 방대해진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해서 불과 2년 전인 2014년 대한상공회의소는 ‘빅데이터 활용 현황과 정책 과제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81.6%가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적 진보와 함께 빅데이터의 문턱이 낮아지고, ‘공공재’의 성격을 띠는 등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를테면 네이버의 빅데이터 포털 ‘데이터랩(Data Lab)’ 같은 플랫폼에서 일반인도 쉽게 데이터를 검색 ·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공공 부문에서도 데이터 활용과 개방은 이제 일반화됐다. 정부 3.0을 기치로 각 부처와 기관이 빅데이터를 통해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심야 시간대 유동 인구와 통화 데이터를 분석해 시행한 서울시의 ‘올빼미 버스’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연하기만 했던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 데이터 경영에 나서다

빅데이터 마케팅은 각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빅데이터 활용의 긴 역사를 가진 아마존을 보자. 독서의 취향은 제각기 다르지만, 한 사람의 취향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추리소설 마니아의 독서 목록이 쉽게 변치 않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존은 고객의 도서 구매 데이터는 물론 검색 자료까지 분석해, 추가 구매 도서를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효과를 본 케이스다.

‘취향의 보수성’을 공략한 건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유튜브는 개인이 선호하는 동영상 채널을 구성할 수 있는 개별 홈페이지를 제공, 개인별로 동영상 이용 데이터가 축적되면 이 정보를 SNS나 인적 네트워크 정보와 연계해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성공했다.

그런가 하면 스페인의 패스트 패션 업체 자라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즉시 반영함은 물론 단기간에 다양한 품목을 소량 생산하는 스피드 전략을 내세워, 상품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매장별 적정 재고를 산출하는 방식을 취했다.

▲ 패션 업체 자라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에 최신 패션 트렌드를 즉각 반영한다. ⓒzara.com

농업, 제조, 의료, 금융, 물류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데이터를 잘 활용할 줄 아는 기업들이다. 농업의 몬산토, 제조의 제너럴일렉트릭, 의료의 미리아드, 핀테크의 트랜스퍼와이즈는 데이터를 축적 · 분석해서 소비 흐름을 예측하고 신상품을 개발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데이터로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며 4차 산업 혁명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라고 평가한다.

‘데이터 자본주의’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자본으로 치환되고 있는 데이터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은 어떤 것일까?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데이터가 상품이나 서비스로 언제 중요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소한 데이터라도 대량으로 취합하고 분석하면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정보기술(IT)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기술(DT) 시대가 올 것이라 주장하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기술로 인해 새로운 ‘계획 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알리바바가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즈다를 인수한 건 단순히 매출 증대를 위해서가 아니다. 아시아의 생산-유통-소비 데이터를 자본으로 축적해 새로운 부를 창조하기 위해서다. 데이터가 자본이 된 지금, 이미 해외에서는 데이터를 거래하고 판매할 수 있는 데이터 마켓 플레이스와 데이터 브로커 기업이 시장을 형성했다.

▲빅데이터 마케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아마존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 빅데이터 마케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아마존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amazon.com

정교한 취향 저격으로 콘텐츠 생산

빅데이터로 고객의 취향을 저격한 대표적 사례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를 꼽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플렉스 파일’이라는 정교한 프로그램을 활용, 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분석하고 가입자 한 명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 및 신규 가입자수, 매출, 탈퇴율 등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생한 작품이 바로 <하우스 오브 카드>다. 이 드라마는 실적 부진으로 기로에 선 넷플릭스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것으로, 사용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독과 배우를 선정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감독과 배우에게 에미상 등 수상의 영광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의 순이익을 설립 후 사상 최고치로 경신시켰다. 빅데이터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스타벅스도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라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정보를 수집, 활용하고 있다.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는 고객 만족 강화를 위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이 앱에 쌓인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활용한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이 앱을 통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 중 절반가량인 약 50%가 설탕을 넣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에 주목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블랙커피를 설탕을 첨가한 제품과 첨가하지 않은 제품으로 구분하는 등 메뉴를 세분화했고, 소비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단순히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제품과 콘텐츠를 생산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넷플릭스는 배우 캐스팅, 신규 콘텐츠 제작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 넷플릭스는 배우 캐스팅, 신규 콘텐츠 제작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netflix.com

 

시장을 변화시키는 빅데이터 마케팅

한편 빅데이터 마케팅은 업종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합작으로 자동차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 ‘도요타 커넥티드’를 미국에 설립했다. 이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자동 운전 자동차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수집한 운전 데이터를 반영해 새로운 보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나이때문에 보험료가 높았던 운전자들도 저렴한 보험료를 낼 수 있다. 이렇게 도요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자동차 제조업에서 보험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도요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아 제조업에서 보험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도요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아 제조업에서 보험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hutterstock.com

빅데이터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사례는 무수히 많아졌다. 은행들이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적용하고,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들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곡을 하는 것은 이제 아주 일반적 현상이 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빅데이터 마케팅은 정밀한 타격이 가능한 유용한 전략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 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빅데이터로 인한 개인 정보와 사생활 노출 등의 문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긴 하다. 국내의 경우 산업 현장마다 데이터 생산 및 수집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데다 개인정보 보호 등 각종 규제로 데이터 활용이 제한돼 있다는 난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데이터가 권력이자 자본이 될 것”이라는 30년 전 독일 <슈피겔>지의 예언이 적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탤 게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 빅데이터 마케팅은 소비 트렌드와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다.

2016.07.13. 10:00

카툰싸롱

2016.07.13. 10:00

지금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빨라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술의 진보는 경제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며 사회에 수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문화, 경제, 정치, 조직, 사회관계 등 이제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다. 경쟁의 장에서 중요한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시간을 절약해 경쟁자보다 빨리 움직이고, 뛰어난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 시간 절약이야말로 결정적인 경쟁적 우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시간만이 정답일까?

제일 프랑스에서 빠름이란 속도 그 이상이다. ‘가속화’라는 맥락에서 태어난 빠름은 우리가 진정 적응해야 할 가치이다. 이것은 새로운 소비자 행동에 기초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마케팅을 개선한다. 빨라야 하기 때문에 제약 사항을 고려하기에 앞서 크리에이티브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현재를 인내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속도는 그러한 ‘기대’에 기초한 개념이다. 이제 승자는 간단한 서비스에서부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브랜드다.

▲제일 프랑스의 ‘Our Know-how’ 다이어그램.

▲ 제일 프랑스의 ‘Our Know-how’ 다이어그램.

 

미션: 더욱 빠르게, 성공도 더욱 빠르게

2008년 설립된 제일 프랑스는 제일기획 본사가 갖고 있는 담대하고 긍정적인 한국적 DNA, 그리고 창의적이고 비즈니스적인 프랑스적 성향을 모두 지니고 있다. 제일 프랑스는 100여 개의 파트너사와 함께 협력하고 있으며, 리테일 및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분야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소통 관련 글로벌 캠페인으로 유명하다.

 

조직 혁신으로 역량을 강화하다

제일 프랑스는 2년 전 역량을 내재화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켰다. 또한 역량 강화를 목표로 새로운 데이터 툴을 활용해 탄탄한 전략을 수립하고, 3D 그래픽 디자인 기능을 크리에이티브팀에 도입했다. 그 결과 삼성 프로젝트 외에도 모바일앱 부문에서는 루이비통, 디지털 부문에서는 나티시스(Natixis) 은행, 리테일 부문에서는 라 르두트(La Redoute),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는 비전 플러스(Vision Plus) 등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한편 제일 프랑스는 새롭게 공통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고, 노하우를 명확하게 재정의했다. 단순히 캠페인을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글로벌 경험을 고안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 경험, 리테일 경험, 로열티 경험 등 제일 프랑스만의 세 가지 전문 역량을 서비스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상 실적

제일 프랑스는 디지털 및 리테일 관련 커뮤니케이션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많은 상을 수상했다. ‘포파이(POPAI) 어워즈 2016’에서는 삼성 라이브존으로 POPAI 어워즈 2016 상을 받았다. 파리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 실험적인 팝업 스토어를 설치해 삼성의 최신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세 번째로 열린 ‘라 누이 데 르와(La Nuit des Rois) 2016’은 성능과 혁신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최고의 디지털 마케팅 디바이스를 선정했다. 제일 프랑스는 이 어워드에서 루이비통 아니에르 갤러리에 증강현실을 적용해 모바일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포파이 어워즈 2016에서 골드를 받은 삼성 라이브존.

▲ 포파이 어워즈 2016에서 골드를 받은 삼성 라이브존.

▲라 누이 데 르와 2016에서 브론즈를 받은 루이비통 아니에르 갤러리의 증강현실 앱.

▲ 라 누이 데 르와 2016에서 브론즈를 받은 루이비통 아니에르 갤러리의 증강현실 앱.

또한 소치 올림픽을 위한 <Passion for Sochi> 캠페인은 ‘클리오(CLIO) 어워즈 2014’에서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세 명의 유망 운동선수(알렉시 팽튀로, 테사 월리, 빈센트 고티에 마누엘)를 등장시킨 캠페인은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프랑스 국민들이 올림픽 게임 및 삼성에 공감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제일 프랑스는 스포츠, 경기 성적, 성공뿐만이 아니라 운동선수들의 진정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다.

▲클리오 어워즈 2014에서 실버를 받은 캠페인.

▲ 클리오 어워즈 2014에서 실버를 받은 ‘Passion for Sochi’ 캠페인.

2016.07.13. 10:00

1. 최초의 VR 놀이공원, ‘S7 라이프 체인저 파크’

제일 프랑스가 최초의 가상현실 놀이공원을 선보인다. 야심 찬 오프라인·온라인 통합 체험 프로그램의 첫 단계로 매혹적이고 다양한 삼성 제품이 준비돼 있다. VR 놀이공원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VR 놀이공원은 6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되며 전에 없던 경험을 제공한다. 매우 감성적이면서도, 쉽고, 재미있고, 접근성이 높다.

이 프로그램의 첫 단계는 ‘S7 라이프 체인저 파크’의 개장으로 파리 시민들은 세계 여행, 공룡 사파리, 스키 점프, 서핑, 이비자(Ibiza) DJ 세트, 어벤저스 스테이션, 좀비 은신처, 젠 존(Zen Zone) 등 이곳에서 다양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갤럭시 S7 생태계를 위한 별도의 쇼룸에서 방문객들은 S7, S7 엣지, 기어 360, 기어 VR, 아이콘 X, 기어 핏2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게다가 #S7LifeChanger 해시태그가 달린 방문객의 모든 댓글을 거대한 벽에 영상을 쏘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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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 번째 체험 공간, 삼성 라이브존

새 아코르호텔 아레나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문을 열며 삼성의 최신 혁신 제품을 모아 놓은 팝업 스토어를 마련했다. 어떻게 하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어 삼성 제품에 눈을 돌리게 할 수 있을까? 제일 프랑스는 삼성의 DNA(제품 혁신)와 베르시(Bercy, 파리 동남부의 신시가지)의 DNA(생동감)를 합친 네 개의 체험 공간을 준비했다. 레벨온 헤드폰과 연결된 태블릿으로 믹싱 기능과 함께 진동도 느낄 수 있으며, 기어 VR을 통해 증강현실로 떠날 수도 있다. 웨어러블 시계인 기어 S2로 영감을 받거나 SUHD 커브드 TV로 감동 어린 체험을 할 수 있다. 제일 프랑스는 브리핑에서 일반 공개까지 단 한 달 만에 이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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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콘텐츠 최대의 성공, 뷰티푸드

최고급 냉장고 라인인 푸드 쇼케이스를 출시한 삼성은 프리미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브랜드 콘텐츠 푸드 트렌드를 이용하고자 했다. 이에 제일 프랑스는 요리 디자인과 미식을 접목시켰다. 유명 프렌치 셰프 에릭 프레숑(Eric Fréchon)과 디자이너 마르크 브레티요(Marc Brétillot)가 삼성 제품으로만 꾸며진 페랑디(Ferrandi) 워크숍에서 독특한 경험을 선보인 것. 삼성의 뷰티푸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제품 미디어 캠페인, 페랑디 조리 도구, 브랜드 콘텐츠 플랫폼(조리법, 인터뷰, 동영상), 디지털 및 소셜 활동(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삼성 제품의 요리 디자인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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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초의 모바일 증강현실 앱, 루이비통

제일 프랑스는 루이비통의 박물관 개관을 위한 모바일 경험을 만들어야 했다. 박물관 방문이란 곧 먼 과거로의 회귀와 같아 현재와 연결시키기 어렵다. 이를 고려해 과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 과거를 실질적이고 생동감 있으며 더욱 가까운 존재로 탈바꿈시키고자 했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다중감각 앱이다. 전시물 관람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12개의 몰입 경험으로 구성했으며, 전시물에 인터랙티브한 링크를 적용해 루이비통의 역사를 부활시켰다. 제일 프랑스의 크리에이티브팀은 루이비통이 만든 퍼즐인 파테키(Pateki)를 앱의 공통 요소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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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초의 대외 장기 클라이언트, 비전 플러스

안경 업체인 비전 플러스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독특하고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자 했다. 이에 제일 프랑스는 ‘우리의 노하우는 진정한 플러스’라는 아이디어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소통하는 전략을 취했다.

크리에이티브 콘셉트는 ‘새로운 패션’에 중점을 둔 ‘안경사 + 고객’의 관계에 기반했다. 안경사와 고객의 관계는 지난 수년간 그 의미를 상실했다. 하지만 비전 플러스와 고객들 사이에는 여전히 특별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가격이나 브랜드가 아니라 ‘내게 신경 써 주는 나만의 안경사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6. 첫 번째 바이럴 캠페인, <외로운 양말이여 안녕>

삼성이 새로운 세탁기 라인인 애드워시를 출시함에 따라, 제일 프랑스는 제품 성능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의 시장 커뮤니케이션 규칙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대신 ‘대체 양말이 어디 갔지?’라는 일상적 생각에서 아이디어의 영감을 받았다. <외로운 양말이여 안녕(Goodbye Lonely Socks)> 캠페인은 잃어버린 양말을 찾자는 콘셉트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게재한 45초짜리 동영상이다.

또한 소비자와의 교감을 위한 온라인 게임을 진행하는 동시에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숨겨진 낙원, 미스터리한 음모, 알려지지 않은 지옥 등 세 가지 추론을 트위터로 퍼뜨리는 소셜 활동도 진행했다. 삼성 팔로워들은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이 세 가지 추론 중 하나에 투표했다. 동영상은 유튜브에서는 64만 회 이상, 페이스북에서는 12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이제 동영상은 영불 해협 터널을 건너 영국으로 간다.

 

7. 가장 창의적인 B2B 캠페인 <Rhinoleon>

삼성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혁신적인 프린터를 출시했다. 이에 제일 프랑스는 구태의연한 메시지와 캠페인으로 점철됐던 기존 B2B 시장의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탈피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대신 B2C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토대로 제품 출시를 유통업체와 최종 사용자를 위한 이벤트로 만들었다.

크리에이티브팀은 코뿔소의 장점인 힘과 카멜레온의 장점인 재주와 적응력을 가진 새로운 돌연변이 동물 라이노레온을 만들어 똑똑하고 현대적인 차세대 프린터를 표현했다. 힘과 지성을 표현하기 위해 차분한 검정색을 배경으로 라이노레온을 중앙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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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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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숍 중 크리에이티브게임을 하고 있는 프랑스법인의 제일러들. 크리에이티브게임은 잡지에서 오린 사진들을 이용해 보드 위에 팀워크를 표현하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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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프랑스의 사무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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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벤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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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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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팀

2016.07.13. 10:00

고객이 장벽 없이 마케팅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기술’과 고객이 어떤 감정을 느끼며 궁극적으로
브랜드와 유대 관계를 형성할지 고려하는 ‘예술’은
경험 마케팅의 필수 요소다. 

기술과 예술의 결합

경험과 서비스, 마케팅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경험 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이라는 개념이 발전하게 됐다. 경험 마케팅이란 고객이 마케팅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나아가 감정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마케팅이다. 고객의 숙박 경험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경험 마케팅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에어비앤비 대표 브라이언 체스키는 “제품 및 서비스의 마케팅 과정에서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과 예술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GDC나 SXSW 등 다양한 컨퍼런스에서 VR이 마케팅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기술의 발달에 따라 경험 마케팅이또 얼마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지 주목받고 있다. 어떻게 소비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객을 특정 지으며, 어떤 식으로 잠재 고객을매장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는가? 고객의 경험을 어떻게 인상적으로만드는가? 현재 이 질문의 해결에 있어 VR부터 AI까지 다양한 기술이마케터들을 돕고 있다.

 

AI, 고객과 직접 대면 시작

AI는 날로 섬세해지고 있다. 구글 음성 인식과 페이스북 얼굴 인식은 이제 약 97~98%의 정확도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AI가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은 고객 최접점에 AI를 배치하고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호텔 힐튼은 IBM과의 협업 아래, 컨시어지 로봇 ‘코니’를 호텔 및 그 주변에 배치했다. 코니는 고객 응대 업무를 담당하며, 컨퍼런스 룸의 위치를 물어오거나 수영장 폐장 시간을 묻는 고객들에게 질문을 인지하는 즉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빠르게 응답을 제공한다. 힐튼의 브랜딩 서비스 담당자인 조나단 윌슨은 코니가 “고객의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 말하며, 앞으로 인공지능을 마케팅에 더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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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힐튼의 고객 응대 로봇 ‘코니’.

스웨덴은행(Swedbank)도 가상 비서 ‘니나’를 활용해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고객 문의를 처리하고 있다. 한 달에 약 3만 건 정도 접수되는 문의 중 80% 이상을 니나가 처리한다. 만약 니나에게 은행에서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을지 물어보는 고객이 있다면, 니나는 자연어 분석을 통해 그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이 ‘왜’ 이를 궁금해하는지 분석한 후 이렇게 다시 묻는다. “예전에 사용하던 카드를 분실했거나 카드가 훼손됐습니까?” 고객의 다음 대답에 따라 니나는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거나 해당 업무를 처리하는 부서와 고객을 연결해 준다. 스웨덴은행 역시 고객 대응에 있어 100% 인공지능 도입을 목표로 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이 AI를 적절하고 개인화된(Personalized and Customized)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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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은행에서 실시간으로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니나’.

 

드론을 활용한 드론버타이징

드론은 무선 전파로 조종이 가능한 무인 비행체를 뜻하는데, 기존의 군사 또는 방송업뿐만 아니라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미 아마존은 드론 배송 기술 ‘프라임에어’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출시했는데, 소비자가 별도로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드론이 알아서소비자의 위치를 추적해 30분 안에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이다. ‘드론을 활용한 광고’라는 뜻의 신조어인 ‘드론버타이징(Dronevertising)’ 도 생겨났다.

드론을 활용해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순간의 경험을 재미있게 바꾼 사례로써 브라질 셔츠회사 까미사리아 콜롬보의 블랙 프라이데이 마케팅이 자주 꼽힌다. 회사는 할인 판매 의류를 입힌 마네킹을 드론에 매단 채 빌딩가에 날려 보냈다. 셔츠회사의 타깃 고객인 30~40대 남성들이 직장 업무에 바쁘고 할인 관련 정보를 얻을 시간이 없다는 점에 착안, 드론을 활용해 고객들이 브랜드에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한 사례다.

고객들이 보다 심도 있게 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었던 사례로는 코카콜라 싱가포르의 <코크 드론>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출신의 이주 노동자들은 싱가포르 인구의 1/3을 차지한다. 그러나 저임금 이주 노동자들의 유입이 증가하며 싱가포르 내국인들의 반감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코카콜라는 NGO를 통해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모은 후 건설 현장의 이주 노동자들에게 2734건의 메시지와 콜라를 배송했다. 이 마케팅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인상적으로 강화했고, 소비자들에게도 뭔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듦으로써 코카콜라와 정서적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코카콜라 싱가포르의 드론을 활용한 캠페인.

▲ 코카콜라 싱가포르의 드론을 활용한 캠페인.

 

얼굴 인식 기술, 마케팅 개인화에 도움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누구인지 파악하는 얼굴 인식 기술은 마케터들이 각 고객마다 차별화된 마케팅 경험을 제공하도록 한다.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나이, 성별, 주목도 등을 측정하고 그에 맞는 캠페인을 선택적으로 집행한다.

맥주회사 아스트라(Astra)의 사례처럼 고객의 성별을 판별한 후 만약 여성이라면 “맥주 한 잔 하고 가시죠!”라는 타깃팅 메시지를 보여주고, 남성이나 미성년자에게는 “그냥 계속 가던 길이나 가요!”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커피 브랜드 도위(Douwe)는 공항에 얼굴 인식 기능을 탑재한 자판기를 설치하고, 자판기 앞에서 하품하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맥주회사 아스트라의 캠페인.

▲ 맥주회사 아스트라의 캠페인.

최근에는 보다 장기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장착돼 있는 카메라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다. 코스메틱 브랜드 세포라(Sephora)는 가상 메이크업 앱을 론칭하고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매장을 직접 방문해 얼굴에 제품을 테스트해 본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최근 스냅챗이 한층 더 정교해진 얼굴 필터 기능을 선보이면서 바이럴을 일으켰듯, 얼굴 인식 기술은 앞으로 더 고도화될 것이다. 앞으로 개인화된 마케팅 경험(Customized Marketing Experience)을 제공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메틱 회사 세포라의 가상 메이크업 앱.

▲ 코스메틱 회사 세포라의 가상 메이크업 앱.

 

VR과 AR, 더 많은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경험 제공

VR은 애드에이지를 비롯한 여러 언론 및 전문기관으로부터 ‘미래 마케팅 핵심 기술’로 선정된 바 있는, 2016년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기술이다. 마케터들도 여러 사례를 내어놓는 중으로, SXSW에서 맥도날드가 HTC Vive를 활용해 선보였던 해피밀 박스 페인팅 체험이나 삼성전자의 기어 VR을 활용한 롤러코스터 체험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토미힐피거와 탑샵을 비롯한 패션 브랜드들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런웨이를 감상할 수 있는 VR 패션쇼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도, 집에서 스마트폰을 쥔 고객도 마치 그 장소에 앉아 있는 것처럼 360°로 런웨이 현장을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일반 고객들이 패션쇼를 감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이제 패션쇼가 언제 어디서든 모든 고객들에게 개방된 마케팅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게 됐다. 한편 자동차회사 볼보는 고객들이 실제 차를 운전하는 듯한 시승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앱을 선보였다. 8개의 카메라로 60마일 정도의 길을 촬영한 VR 콘텐츠 덕분에 실물 자동차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고객이 시승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탑샵의 VR 패션쇼 감상.

▲ 탑샵의 VR 패션쇼 감상.

VR이 시공간의 제한을 뛰어넘으며 소수에게 한정돼 있던 경험을 다수에게 확장시켰다면, 증강현실은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흐림으로써 다양한 고객 경험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터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겐다즈의 <콘체르토 타이머> 캠페인은 냉동실에서 하겐다즈를 꺼낸 후 먹기 좋은 상태로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공략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통 뚜껑의 코드를 비추면 뚜껑 위에 연주자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고객에게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먹는 경험이 한층 더 다채롭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려한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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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겐다즈의 AR 콘텐츠 캠페인.

일본 동경신문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미래의 매체’라는 이미지 브랜딩을 위해 증강현실을 사용했다. 어른이 보던 신문을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아이들도 읽기 쉬운 히라가나 콘텐츠가 떠오르게 된다. 동경신문의 앱 다운로드율은 약 2100%나 증가했다.

▲동경신문의 'share the Newspaper with Children'캠페인.

▲ 동경신문의 ‘share the Newspaper with Children’캠페인.

 

발달한 기술 활용해 소비자 경험의 진화를 추구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려지고 고객과 생산자의 연결고리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경험의 중요성은 비즈니스의 최우선 가치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이에 따라 개별 고객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케터들은 노력 중이다. 고객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는지, 얼마나 인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지가 고객의 구매 활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상호교감하고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IT 기술이 위와 같이 활용되고 있다.

경험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브랜드, 고객과 마케터 사이의 끊이지 않는 유대감이다. 진정성 있는 마케팅, 고객에게 특별한 감정적 경험을 전달하는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기에 그를 위한 기술이 지금도 다각도로 등장 및 발전하고 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진정성과 즐거움(Hedonic Experience)을 주는 것, 그리하여 마케팅에 참여한 소비자와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앞으로도 마케터들의 흥미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2016.07.13. 10:00

크리에이터로 일한다는 게 갈수록 팍팍해지는 시대 아닐까 생각하던 중이었다. 광고보다 재미난 콘텐츠가 공중파보다 수백 배 많은 1인 미디어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 과잉의 시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사건조차 24시간만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휘발성의 시대. 크리에이티브보다 ROI가 중요시되는 효율성의 시대. 이런 시대에 한 줄의 카피와 기막힌 아트워크, 심플한 아이디어로 세상의 이목을 끈다는 것은 어쩌면 ‘미션 임파서블’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Thank You Creativity’를 주제로 열린 2016 칸 국제광고제에서 그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2016 칸 국제광고제 오프닝 갈라 파티 사이니지.

▲2016 칸 국제광고제 오프닝 갈라 파티 사이니지.

 

정신 차리게 해줘서 고마워

알파고는 욕심쟁이였다. 바둑에서 이기는 것도 모자라 칸 그랑프리까지 가져가다니….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기술의 미래를 제시했다”, “인간의 지성을 이긴 획기적 사건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2013년 신설된 이노베이션 부문은 아예 지난해부터 전시·세미나 공간을 따로 만드는 라이온즈 이노베이션 행사를 출범했다.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해 IT 업계에 러브콜을 보내며 세상 어떤 혁신적 크리에이티브라도 다 접수하겠다는 칸 라이온즈의 의지가 읽힌다.

이노베이션 부문에선 그밖에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시간과 분위기, 사용할 악기, 음악 장르를 고르면 거기에 맞는 음악을 뚝딱 만들어주는 작곡 프로그램 ‘Jukedeck’과 한국 스타트업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닷(DOT)’의 점자 스마트워치가 눈에 띄었다. 이런 기세로 가다가는 내년쯤엔 AI로 쓴 카피가 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ING가 혁신의 기업임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The Next Rembrandt> 캠페인을 보니, 역시 기술은 사람을 뛰어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한계를 넓혀주는 또 하나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부문과 사이버 부문에서 모두 그랑프리를 차지한 이 캠페인은 그림 한 폭 한 폭에 담긴 방대한 데이터와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한 데이터가 결합해 렘브란트의 작품을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진정 크리에이티브하게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평을 받았다. 데이터 분석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미술가,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합심해 장장 18개월이 걸렸다는 이 작품은 데이터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의 중심에 크리에이티비티가 굳건하게 서있기에 가능한 캠페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기술에 끌려 다니지 않고 그 기술을 크리에이티브하게 이용해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정신 좀 똑바로 차려야겠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재해석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한 작품 'The Next Rembrandt'.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재해석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한 작품 ‘The Next Rembrandt’.

 

오래간만에 웃겨줘서 고마워

이번엔 재미있었던 수상작 위주로 살펴볼까 한다. 다이렉트 부문에서 실버를 수상한 <The Baby Stroller Test Ride>는 케이스 필름의 한 컷만 보고도 웃음이 빵 터졌다. 제품의 실사용자인 아기들에게 평가를 들을 수 없기에 부모가 타볼 수 있는 초대형 유모차를 제작한 것. 어쩌면 아주 쉬운 발상이지만, 그 발상을 실행에 옮기고 위트 있는 케이스 필름을 만든 데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고 싶었다.

▲다이렉트 부문에서 실버를 수상한 'The Baby Stroller Test Ride'.

▲다이렉트 부문에서 실버를 수상한 ‘The Baby Stroller Test Ride’.

다음으로는 풍만한 아저씨의 상반신 탈의로 화면을 가득 채워 웃음을 자아냈던 아르헨티나 유방암 예방재단의 <Manboobs> 캠페인. 라이언즈 헬스가 유엔재단과 함께 순수 공익광고 중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그랑프리 포 굿’의 그랑프리를 받았다. 이 캠페인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여성의 유방 노출이 금기시되는 까닭에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자가 진단 방법을 올바로 알리는 데 제약이 있다는 인사이트에서 출발, 위트 있는 ‘아저씨 가슴 자가 진단’ 영상을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잘 구성된 캠페인이고 재미도 있었지만, 과연 진짜로 여성들이 그 영상을 보고 자가 진단을 해봤을까라는 의문도 남았다.

▲아르헨티나 유방암 예방재단의 'Manboobs'.

▲아르헨티나 유방암 예방재단의 ‘Manboobs’.

혹시 지구를 구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꼭 기억해야 할 캠페인이 있다. ‘환경을 보호하려면 맥주를 많이 마셔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Brewtroleum> 캠페인을 소개한다. 하이네켄의 뉴질랜드 맥주 브랜드 DB export는 맥주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친환경 바이오 연료를 만들었고, 이를 뉴질랜드 전역에 있는 62개 주유소에서 시판하며 맥주의 매출 신장과 브랜드 이슈화에 극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애드페스트, 뉴욕페스티벌, D&AD 등 이미 수많은 광고제에서 수차례 수상하며 유명해진 이 캠페인은 칸에서 다이렉트 부문 골드, 아웃도어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심사위원의 말을 빌리자면 “더 이상 수상 카테고리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색다른 교감을 제공하고, 매출 성과에 기여하는 것을 크리에이티브의 중요 판단 요소로 삼았다”고 한다. 이 캠페인 역시 케이스 필름을 잘 만들었는데 한 남자가 맥주 마시러 나가면서 어디 가냐고 묻는 아내에게 “To save the world!”라고 비장하게 말하는 포인트가 예술이다.

▲'Brewtroleum' 캠페인의 옥외 광고.

▲’Brewtroleum’ 캠페인의 옥외 광고.

마지막으로 미디어 부문과 프레스 앤 퍼블리싱 부문에서 2개의 그랑프리를 거머쥔 <McWhopper> 캠페인. 워낙 유명한 캠페인이라 세계 평화의 날 와퍼와 빅맥을 합쳐 맥와퍼를 만들자고 제안한 스토리는 다 알 것이다. 이 캠페인은 미국에서 실행했는데 왜 에이전시는 Y&R NEW ZEALAND인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전부터 의문이 있었다. 알고 보니 캠페인을 기획한 Y&R NEW ZEALAND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미 2011년부터 머릿속에 그렸던 캠페인을 팔기 위해 미리 영상과 설득 자료를 준비해 버거킹 뉴질랜드를 만나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바로 버거킹 본사의 마케팅 책임자를 연결시켜줘 담당자로부터 ‘I don’t swear often but I fucking love the idea’라는 격한 답장을 받으며 캠페인을 성사시켰다는 후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인가. 맥와퍼 캠페인이 상을 타고 또 탈 때, 케이스 필름을 보고 또 볼 때마다 버거킹의 제안에 맥도널드가 “Said no!”라고 한 포인트에서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기본 아이디어가 좋았지만, 이 캠페인의 정수는 맥도널드의 “Said no!”부터 부스트업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가 거절했기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DIY 버거를 만들고, 다른 햄버거 브랜드들까지 합세하고, 그렇게 소셜을 타고 이야기가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2개의 그랑프리를 거머쥔 'McWhopper' 캠페인

▲2개의 그랑프리를 거머쥔 ‘McWhopper’ 캠페인.

 

공부하게 해줘서 고마워

수상 부문이 매년 조금씩 늘어나 이제 24개 부문이나 생겼다는 것도 놀랄 일이지만, 페스티벌 기간 동안 약 200개의 각 분야 전문 세미나가 열리고 칸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셀럽들의 출연이 있어 놀랐다. 특히 올해 라이온즈 엔터테인먼트가 출범한 해여서인지 광고계의 거장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기네스 펠트로, 윌 스미스, 데이비드 카퍼필드, 어셔, 이기팝,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에어비앤비 창업자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심지어 반기문 UN 총장님까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세계적인 광고 마케팅 업계의 인물들이나 이슈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들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칸 세미나에 참석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칸 세미나에 참석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기네스 세계 기록 심판이(오른쪽) 참가한 'Guinness World Records Official Attempt Largest Creative Thinking Lesson'.

▲기네스 세계 기록 심판이(오른쪽) 참가한
 ‘Guinness World Records Official Attempt Largest Creative Thinking Lesson’.

세미나의 홍수 속에서도 VR과 IoT라는 가장 핫한 주제로 제일기획이 주최하고 기획한 세미나들도 자랑스럽게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내부에서 VR 관련 아이디어를 내면서도 체험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행사장 안팎으로 준비된 삼성전자 체험존에서 경험하고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세미나와 체험존 앞에 길게 늘어선 관람객의 행렬 뒤로 땀 흘리며 고생한 제일러들이 있었다. 반가웠고 뿌듯했다.

▲칸 페스티벌 메인 행사장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

▲칸 페스티벌 메인 행사장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

 

다시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워

다시 수상작 이야기로 돌아와서, 모든 수상작을 통틀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캠페인을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바로 언더아머의 <Rule Yourself> 캠페인. 지난해 지젤 번천의 <I Will What I Want>로 칸을 휩쓸었던 언더아머와 드로가5의 새로운 캠페인이다. 언더아머는 무서운 기세로 나이키를 위협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광고 캠페인이 그 8할은 담당하지 않았나 싶다. 언제나 칸 그랑프리에 이름을 올리던 레전드 나이키가 언제부턴가 그 자리를 조금씩 언더아머에게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Rule Yourself>는 언더아머가 후원하는 선수들을 활용한 여러 편의 영상들로 필름 쪽 카테고리에서 골드, 실버 등을 몇 개씩 챙겨갔다. 그중에서도 필름 크래프트 부문 그랑프리를 받은 ‘펠프스’ 편은 마지막 카피 ‘It’s what you do in the dark that puts you in the light’가 나올 때 가슴이 찡했다.

런던올림픽 은퇴 이후 리우올림픽에 재도전을 선언한 펠프스의 복귀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제작된 이 필름은 세상의 주목을 받는 스타로서의 선수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싸우는 선수의 고통과 고독에 대해 오롯이 담고 있다. 누군가는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 + 그럴듯한 카피 한 줄’이라 평할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담아낸 감독의 역량과 절묘한 배경음악, 마지막 카피 한 줄의 정점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감동을 줬다. 정말 오랜만에 카피 한 줄이 주는 전율을 느꼈고, 특히 외로이 물속에서 홀로 떠 있는 한 컷의 미장센은, 때로 외로이 야근하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지며 뇌리 속에 깊이 남았다. 결국 우리도 어둠 속에서 해내는 일들이 언젠가 우리를 영광의 순간으로 데려다 주리라 믿으며 정진하는 게 아닐까.

▲언더아머의 'Rule Yourself' 캠페인 ‘펠프스’ 편.

▲언더아머의 ‘Rule Yourself’ 캠페인 ‘펠프스’ 편.

개인적으로는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 보고 자극 받은 영감들로 ‘크리에이터’로 일하는 즐거움, 크리에이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에 대한 도전의 자세를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 그리고 이미 광고에 대한 열정을 충만히 채워 이번 칸에 츨품, 수상한 국내외 제일러들 모두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2016.07.13. 10:00

10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부동의 리더, 삼성 TV.   지난해 성공적인 론칭 캠페인을 전개한 SUHD TV의 2016년 가장 큰 과제는 필연적으로 2015년 SUHD TV와의 경쟁, 즉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올해의 캠페인은 카테고리 리더만이 말할 수 있는 최상위 메시지인 ‘This Is TV’라는 슬로건과 함께 삼성 TV만의 압도적인 브랜드 자신감을 발신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는 ‘최고’라는 가치를 또 한 번 넘어서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싸우고 있었고, 그 길에서 ‘퀀텀닷(Quantum dot)’이라는 전대미문의 소재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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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SUHD TV 미디어데이.

 

개선이 아닌 혁신을 이야기하는 광고

생각해 보면 세계 최고의 제품, 부동의 1위 브랜드를 광고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매년 새로운 기술이 더해지기는 해도 결국은 본질적인 ‘화질’ 이야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이야깃거리’ 자체에는 새로움을 부여하기가 매우 힘들다.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어려운 과제임은 분명하다.

TV는 기술 발전의 역사 자체가 화질 혁신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래서 늘 시장을 움직여 온 커뮤니케이션도 화질 이야기였다. 화질의 혁신이 없던 시기에는 시장 자극과 차별화를 위해 다른 속성들이 대안으로 커뮤니케이션됐지만, 결국은 시장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이처럼 TV 마케팅과 광고가 다른 전자 제품들에 비해 어렵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양한 화두를 등장시켜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을 가져갈 수는 있겠으나 결국 소비자 인식 상에서 최고의 TV를 결정짓는 승부수는 역시 ‘화질’이다. 그래서 올해의 SUHD TV를 결정짓고, 지난해 SUHD TV 대비 개선이 아닌 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는 포인트 역시 ‘최고의 화질’이어야 했는데, 이렇게 최고의 화질을 담보해 줄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바로 ‘퀀텀닷’인 것이다.

 

TV 화질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것

퀀텀닷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에 불과한, 10억분의 1m 초미세 나노 크기의 반도체 입자이다. 이 퀀텀닷 입자 하나 하나가 스스로 정확하고 순수한 자연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로 채용될 수 있는 것이고, 경쟁사의 OLED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압도적이고 뛰어난 화질과 내구성까지 자랑한다. 여기에 명암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그 밝기가 경쟁사의 2배 이상인 최대 1000니트(nit)까지 구현 가능하다. 이 HDR 기술에 퀀텀닷을 적용하면 최고의 색감과 명암비를 보여주는, 이른바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은 화질’을 구현한다. 말 그대로 TV 화질의 퀀텀 점프이자 한계를 넘어서는 현존 최고의 TV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역시 ‘TV 화질에 대한 우리의 상식과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기획돼야 했다.

 

10억분의 1, 화질의 단위까지 바꾸다

지난해 SUHD TV 캠페인은 사용자의 화질 경험으로 관점을 이동시켜 소비자 입장에서 이른바 ‘삶의 화질까지 바꾸다’라는 주관적 메시지의 객관화를 시도했다. 올해는 다시 관점을 제품으로 이동시켜 SUHD TV가 퀀텀닷 디스플레이라는 차세대 미래 기술을 통해 최고의 화질이 줄 수 있는 가장 극대화된 시각, 시청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객관적 화질을 소구하는 전략을 취해 지난해의 SUHD TV와 경쟁할 수 있게 했는데, 과연 어떻게 전달해야 상식적 한계의 범위를 뛰어 넘을까 고민했다. 그런 맥락에서 바로 이 ‘10억분의 1m’라는, 상식과 상상 이상을 뛰어 넘는 초미세, 초정밀한 단위에 주목했다. 기존의 ‘화질 이야기’는 컬러나 디테일 그 자체에 주목하거나 커브드나 LED 패널 같은 외형적 하드웨어에 주목했다. 그런 모든 화질 이야기와 차별화하기 위해 이전까지 다루지 않았던 ‘화질의 단위를 바꾸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매우 세밀한 영역까지 재현해 보여준다’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철저하게 최고 화질의 TV를 볼 수 있다는 실체적 확신을 주고, 이에 따르는 구매 명분 및 동기를 부여하고자 론칭 광고인 ‘퀀텀닷 다이빙’ 편과 ‘퀀텀닷 보드’ 편에는 대놓고 ‘0.000000001’로 시각화한 초밀도 화질 키워드를 제시했다. 퀀텀닷의 크기나 단위를 객관적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만으로도 ‘기술력’과 더불어 ‘보증 효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퀀텀닷 초밀도 화질로 보면 다르다 

기존 TV 화질로는 TV 속 구름이 전부 하나의 흰색이지만, 퀀텀닷 초밀도 화질로는 조금씩 다른 흰색의 구름으로 보인다. 이처럼 실제 그대로의 생생한 감동과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진정한 TV를 광고 속에서 그대로 표현하고자 세계적인 스카이다이버를 기용했고, 실제 구름 위에서 다이빙을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

▲‘퀀텀닷 다이빙’ 편 광고.

▲‘퀀텀닷 다이빙’ 편 광고.

또한 스페인의 오래된 성당을 개조한 곳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보더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비추는 오색찬란한 성당의 컬러와 디테일을 선명하게 담아냈다. 결국 소비자 언어로는 퀀텀닷을 초밀도 화질이 대신하며, 예전에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영역까지도 ‘빛 속의 숨은 컬러, 어둠 속의 숨은 디테일’로 발신하고 있다.

▲‘퀀텀닷 보드’ 편 광고.

▲‘퀀텀닷 보드’ 편 광고.

 

소중한 것은 보고 또 봐도 부족하다

SUHD TV는 이렇게 퀀텀닷을 ‘초밀도 화질’로 해석, 지난 3월 말 미디어데이 론칭을 필두로 전달력을 극대화한 광고들을 선보였다. 제품 출시 초기, 판매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나는 등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로써 11년 연속 세계 판매 1위의 시동을 힘차게 걸 수 있었다.

더불어 ‘제품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도록, 해외 유명 사진작가 앤드류 냅(Andrew Knapp)의 <Find Momo> 시리즈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등 ‘소비자들의 삶 속에 있는 초밀도 찾기’ 소셜 캠페인 등도 같이 전개했다. 그 결과 아주 세밀하고 정확하며 작은 단위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초밀도 사랑’, ‘초밀도 연봉’과 같은 자연 발생적 신조어들까지 양산했으며 캠페인의 외연을 확대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 시즌에는 시즈널리티에 특화된, 이슈 점화용 메시지로 발전시킨 광고를 추가로 방영하며 2차 캠페인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이 캠페인은 기존 SUHD TV 브랜드와 혼돈을 일으킬 수 있는 ‘퀀텀닷’에 대한 소비자 이해를 제고하고, 초밀도 화질의 공감 확대 재생산 저변을 더 넓히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국민적 관심이 모아질 스포츠 소재로 ‘퀀텀닷 스포츠(전 세계인의 축제)’ 편을 제작해 ‘보이지 않았던 움직임, 숨어 있던 땀방울까지’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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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밀도 찾기 소셜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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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닷 스포츠(전 세계인의 축제)’ 편 광고.

파고들수록 어려운 기술 용어라 광고적으로 다루기가 쉽지 않은 퀀텀닷. 그것은 ‘TV 화질이사람들이 실제로 사물을 보는 ‘육안(肉眼)’의 수준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불가능을 넘어서는 기술 진화의 상징이다.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미래의 TV를 먼저 만난다’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고, 최신이 또 다른 최고, 최신으로 거듭나야 하는 혁신 제품의 숙명이 곧 혁신 제품을 광고해야 하는 우리들의 숙명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퀀텀닷’이 더 경이롭게 진화된 어떤 화질 기술과 경험을 선사해 줄지, 그리고 그에 맞춰 또 어떤 TV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전개될지 기대해 볼 일이다.

2016.07.13. 10:00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4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전 세계 160여 개국이 참가한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가 진행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라닐 위크레미싱게(Ranil Wickremesingne) 스리랑카 총리를 비롯, 세계 각국의 로터리 클럽에서 총 5만여 명이 참가해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자체 기록을 경신한, 우리나라 컨벤션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를 소개한다. 

로터리와 한국의 첫 만남

“국제로터리 세계대회가 한국에 온다.”

이는 2015년 업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었다. 국제로터리는 1905년 미국에서 세워져 전 세계 200여 개국 120만 명의 회원을 둔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민간 자원봉사 단체이다.

고유한 아름다움과 멋,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공존, IT 선진국 등 로터리가 생각하는 한국은 새로운 형식의 컨벤션을 개최하기에 충분히 신비롭고 아름다운 나라였다. 2015년 10월 발표된 스테이지 및 시스템 공고에 제일기획은 세 번째 지원자로 참여했으며, 화합과 단결, 초아(超我)의 봉사라는 로터리 정신을 한국의 정서로 완벽하게 재해석해 제안, 당당히 응찰에 합격했다.

프레젠테이션 당시 로터리의 화합 정신을 한국의 아름다움에 접목해 재해석한 ‘보따리’ 콘셉트와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형의 무대 디자인은 클라이언트로부터 “모든 것을 조화롭게 품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련된 감각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무엇보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기존 응찰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개막식을 선제안해 동시 수주 달성을 기록한 것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규 클라이언트 발굴 및 선제안 성공’이라는 쾌거를 남겼다. 이렇게 로터리와 한국의 인상 깊은 첫 만남이 시작됐다.

 

전 세계 로터리안을 품에 안다

로터리클럽은 세계 각국, 각 지역에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이 모인 단체이다. 지난 몇 년간 로터리는 세계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We Are This Close to Ending Polio> 캠페인을 진행, 어려운 나라 어린이들을 돕는 데 앞장섰다. 다년간의 행보에서 볼 수 있듯 로터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봉사 정신이다.

세상을 품고 돕고자 하는 로터리 정신을 우리는 한국의 ‘품’과 ‘상생’이라는 전통 정신으로 재해석했다. 또한 무대를 6개의 로터리 심벌 컬러를 활용한 보자기 디자인으로 제작, 로터리와 한국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그 의미를 표현했다.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가로 35m, 세로 200m 사이즈의 초대형 무대 윙은 킨텍스 홀을 1/3 이상 품는 거대한 팔과 같았고, 이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모인 로터리안(Rotarian)을 환영하는 한국의 마음을 대변한 따뜻한 디자인이었다.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행사장 모습.

 

Connect with Korea

컨벤션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상영되고, 전 세계에서 모인 로터리안들이 킨텍스 4개 홀 안에 준비된 총 2만 7000석의 좌석을 빠짐없이 채웠다. 무대 중앙에 거대한 북이 등장하고, 웅장한 북소리에 맞춰 스크린에는 수묵화가 펼쳐지며 디지털과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행사의 서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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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서막을 알린 대북 퍼포먼스.

화려한 퍼포먼스로 흥이 고조될 즈음 등장한 태권무는 한국의 흥과 멋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태권무와 K-pop이 접목된 퍼포먼스에서는 로터리안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강남 스타일’ 춤과 함께 국제로터리 회장 라빈드란(Ravindran)이 등장했고,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최초로 3D 홀로그램 시스템을 도입해 1905년 당시 회장을 2016년 컨벤션으로 초대했다. 로터리클럽의 창시자인 폴 해리스는 3D 홀로그램을 통해 복원돼 100년 역사의 로터리 정신과 이념을 상기시키며 뜻 깊은 대화를 나눴다.

▲한국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었던 태권무.

▲한국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었던 태권무.

이 감동적인 순간을 위해 시카고에서 온 대역 연기자에게 3D 센서를 부착한 뒤 움직임을 기록했고, 창립자의 사진을 복원해 이에 입혔다. 한국의 기술력으로만 재현할 수 있는 이 기술로 살아 숨 쉬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관중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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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홀로그램을 통해 복원된 로터리클럽의 창시자 폴 해리스.

 

화합을 이루다

세계대회의 전통 중 하나는 깃발 행사(Flag Ceremony)인데, 수십 년간 한결같이 본 행사 시작 전 로터리클럽에 가입돼 있는 국가의 국기를 무대 양옆에 나열하고 행사 기간 내내 이를 전시한다.

깃발 행사는 1년간 세계 각국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봉사하고 활동한 로터리안이 한 장소에 모임을 기념함과 동시에 화합의 이념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번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서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깃발 행사가 객석 중앙에 위치한 아일랜드 무대에서 시작했는데, 142개의 국기가 착석해 있는 로터리안 옆을 지나 무대로 오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착석해 있던 참가자들은 자기 나라의 국기가 등장하면 벌떡 일어나 환호를 지르며 기뻐했다. 이는 수많은 로터리안이 행사 이후에도 “수십 번의 행사를 참석했지만 이렇게 멋진 세레모니는 처음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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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전통 중 하나인 깃발 행사.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전 세계 로터리안의 화합된 마음을 한국의 정서로 완벽하게 해석한 가배놀이 퍼포먼스였다. 가배놀이는 무녀들이 전통 가락과 함께 여러 개의 리본을 잡고 춤을 추며 매듭을 만들어가는 한국의 전통 놀이이다. 이를 위해 특별히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육각형의 아일랜드 무대에서는 로터리의 6개 심볼 컬러로 이루어진 리본이 형형색색 춤을 췄다. 리본은 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이며 서서히 매듭을 만들어갔고,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 같았던 강렬한 컬러들이 마침내 하나의 매듭을 조화롭게 만들어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로터리안이 컨벤션을 통해 하나 됨을 의미하는 상징적이고도 감동적인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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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로터리안의 하나 됨을 상징하는 가배놀이 퍼포먼스.

 

세계 속의 한국

이제 더 이상 K-pop, K-drama는 한국만의 문화가 아니다. 이미 세계화된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는 수많은 한국인이 자리를 빛내줬다. 개막식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저명인사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이날 반기문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힘쓰는 로터리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개최를 축하했다. 개막식의 마지막은 가수 박정현의 청명한 목소리로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폐막식에는 월드스타이자 3대째 로터리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싸이가 등장해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80세가 넘는 참가자도 이 순간만큼은 벌떡 일어나 강남 스타일을 열창했으니, K-pop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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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개최를 축하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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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식에는 3대째 로터리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는 결과적으로는 성황리에 마친 행사이지만, 모든 행사의 준비 과정이 그렇듯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순간마다 어려움이 있었다. 큰 규모의 행사인 만큼 탄탄하게 사전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부터 행사 최종 스크립트를 당일 새벽에 받게 돼 리허설과 행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고, 미리 준비해둔 행사 콘텐츠를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행사 시작 후 변경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로 4일간 밤낮 없는 강행군을 겪어야 했다.

신기하게도 모든 순간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슬로건처럼 화합과 상생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하나 된 마음으로 똘똘 뭉친 화합의 결과, 다행히도 별다른 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크고 작은 모든 불가능의 순간을 가능으로 만든 결과 세계대회 역대 최대 규모이자 한국 컨벤션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다.

2016.07.13. 10:00

광고는 제품을 설명한다. 광고는 메시지를 기억하게 한다. 그러나 수많은 브랜드와 인기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 속에서 당신의 마음을 ‘심쿵’하게 만드는 광고는 얼마나 될까? 이제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쿠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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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감한 결정, 어려운 과제

쿠첸은 새로운 캠페인을 앞두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경쟁사에 맞서 ‘쿠첸의 브랜드 선호도 높이기’를 최우선 목표로 했으면 합니다. 또한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섭외하고자 합니다.”

밥솥을 비롯한 가전제품 광고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제품의 새로운 특장점을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브랜드 선호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것은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의 결정에 동의했다. 경쟁사와의 차별을 위해, 중화권 시장 확보를 위해, 그리고 종합 주방 가전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쿠첸’을 나의 브랜드로 여기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한류 인기 절정 배우, 중국의 ‘국민 남편’ 송중기라니!

클라이언트의 가이드는 우리에게 크나큰 과제로 돌아왔다. 과제 하나, 당시 쿠첸은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이 없었다. 새로운 기능에 대한 언급 없이 무슨 이야기를 해야 쿠첸을 나의 브랜드로 공감해 줄 것인가. 과제 둘, 대세남 송중기는 약 10개가 넘는 광고에 출연하고 있었다. TV만 틀면 계속 나오는 모델을 대체 어떻게 차별되게 보여줄 것인가. 이렇게 새로운 캠페인은 ‘공감’과 ‘차별’이라는, 냉정과 열정 같은 과제로부터 시작됐다.

 

# 맛있는 밥

과제의 출발은 소비자로부터 시작했다. 클라이언트와 우리는 몇 년간 지속적으로 여성 소비자 대상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조사 결과 속에서 뻔하디 뻔한 한 가지 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밥솥 구매 기준 1순위는 압도적으로 ‘밥맛’, 즉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Q. 밥솥을 구매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A. 1순위: 밥맛(50%) 2순위: 편의성(24%) 3순위: 가격(14%)

이 뻔한 답 뒤에 이어진 의견들은 천차만별이었다.

Q. ‘맛있는 밥’이란 어떤 맛의 밥인가요?
A. 구수한, 찰진, 촉촉한, 향 나는, 윤기 있는, 탱글탱글한, 고슬고슬한, 뜨끈한, 갓 지은 등

여성들의 ‘맛있는 밥맛’은 천차만별이었다. 한마디로 개인의 취향인 것이다. 우리 밥솥을 좋아하게 하려면 대체 ‘어떤 밥’을 만드는 밥솥이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여성들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Q. ‘맛있는 밥’ 하면 떠오르는 것은?(관련 검색어)
A. 엄마, 집밥, 오래된 맛집, 쿡방, 밥 짓는 법, 남자의 요리 등

안타깝게도 관련 검색어 역시 제각각이었다. 그런데 관련 검색어들을 오랫동안 보고 있자니 한 가지 공통점이 떠올랐다. 이 키워드들이 맛있는 밥을 연상하게 하는 이유는 동일했다. 결과가 아닌 밥을 만드는 과정, 즉 ‘정성’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확신했다. 밥솥이 가진 본질, 즉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한 ‘정성’을 이야기하자! 여성들은 쿠첸의 ‘정성’을 좋아해 줄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명품철정 내솥, 편의 기능들, 주방 인테리어를 고려한 디자인까지 이 모든 것은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한 쿠첸의 정성이다. 우리는 그저 잘생긴 남자가 첨단 기술로 만들어낸 그런 밥이 아닌, 쿠첸과 함께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정성에 대한 이야기, <쿠첸과 산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 ‘쿠첸과 산다’는 것은

우리는 쿠첸의 정성을 모델 송중기에게 그대로 담아냈다. 즉, ‘쿠첸 = 송중기’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정성은 억지로 눈물을 자아내는 상투적인 감성  코드와는 달랐다. 송중기의 매력이 한껏 드러나는, 여성들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심쿵’한 정성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일이 잘 안 풀린 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간다. 털썩 주저앉은 나에게 그 남자가 떠준 갓 지은 밥. 밥맛에 정신을 놓은 사이 그 남자가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말한다. “난 밥 잘 먹는 여자가 좋더라.”

그러고는 다가오는 그 남자, 가슴이 터질 듯이 쿵쿵거린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입가에 묻은 밥풀을 떼 자기 입으로 가져간다.

“음~ 밥이 맛있네!”

일어나기 싫은 날 아침, 이 남자는 이렇게 속삭인다.
“더 자요, 밥은 내가 할게요.”

아픈 날이면 이마를 짚어주며 미소 짓는다.
“아프지 마요, 전복죽 해줄게요.”

더운 날, 어려운 요리도 거뜬하다.
“요즘 허하죠? 삼계탕 어때요?”

▲ <쿠첸과 산다> 광고 본편.

힘든 날 명품철정 내솥이 만든 따뜻한 밥으로 위로해주고, 피곤한 날에는 삼계탕 기능으로, 아플 때는 전복죽 기능으로 음식을 만들어 나를 다독여주는, 그리고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는 그 남자, 쿠첸 송중기가 전하는 가슴 설레는 정성. 이것이 다른 밥솥과는 차별화된, 다른 모델 송중기와는 차별화된 ‘쿠첸과 사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쿠첸과 산다> 캠페인 스토리를 일반적인 15초 광고가 아닌 120초의 드라마타이즈(Dramatize) 형식으로 제작했다. 드라마타이즈 광고는 TV 및 극장, 인터넷으로 공개됐다. 또한 아침, 저녁, 주말, 여름 시즌에 적합한 스토리를 10초 광고로 편집해 해당 시간에 노출시켰다. 상상해 보자. 이른 아침, TV에서 “더 자요, 밥은 내가 할게요”라고 말하는 송중기를 만난다면 피곤한 아침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지지 않을까?

 

# 국민 남편, 국민 밥솥

광고 온에어 당일, 반응은 뜨거웠다. 120초 드라마타이즈 광고는 송중기의 매력을 살린 광고로 극찬 받았다. 가슴 설레면서도 현실적인 스토리는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냈고, 광고 속 여주인공은 검색 대상이 됐다. 광고 제품과 매장 브로마이드는 결혼 시즌을 넘어 현재까지 마트의 인기 제품이 되고 있다.

반응은 국내뿐이 아니었다. 광고 스토리에 만족한 모델 소속사는 감사하게도 중국 SNS에 영상을 게재해 줬고, 이를 시작으로 광고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영상은 중국어 외 광동어, 영어로 제작돼 중화권 및 동남아 지역에 유포됐으며, 광고 본편 및 인사말, 메이킹 영상의 조회수는 1000만 회를 훌쩍 뛰어넘었다. 매장 등신대를 본국으로 가져가고자 파손하는 여행객까지 발생했다. 중요한 것은 쿠첸의 선호도였다. 온라인에서는 ‘이제 쿠첸과 살아야겠다’, ‘밥솥을 바꿔야 할 때이다’, ‘송중기가 만들어주는 쿠첸의 밥맛이 기대된다’ 등 쿠첸에 대한 호감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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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과 산다> 중국용 광고.

 

# 감성을 움직이는 광고

광고를 만들 때 클라이언트와 광고회사는 제품의 기능, 콘셉트 키워드 등 ‘어떤 메시지를 기억시킬 것인가’ 고민한다. 조사를 통해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는지 확인하며, 카피가 유행한다고 좋아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단지 ‘텍스트’로 남은 메시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많은 광고가 유행어를 만들었지만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들지 못했고, 제품의 기능을 기억시켰지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기도 한다. 이번 캠페인은 쿠첸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일명 ‘심쿵한 정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광고 어디에도 ‘심쿵’이나 ‘정성’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가슴 두근대는 한 남자의 정성스러운 이야기가 있었을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비자들은 다른 광고와 차별점을 느끼고, 쿠첸의 심쿵한 정성에 공감해 줬다. 가끔 돌이켜 보자. 기억하려 애쓰지 않아도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나면 남겨지는 그 느낌들. 바로 머리가 아닌 ‘마음’, 이해가 아닌 ‘공감’, 설명이 아닌 ‘이야기’가 나와 남을 다르게 만들고, 결국 우리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 <쿠첸과 산다> 시보 광고.

2016.07.13. 10:00

칸 국제광고제에서 총 7개 본상 수상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삼성 블라인드 캡, 예거마이스터 쿨팩, 통일의 피아노, 리:셰익스피어.

제일기획이 지난달 25일(프랑스 현지 시간) 폐막한 2016 칸 국제광고제에서 금 1, 은 1, 동 5 등 총 7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특히 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 제일기획은 여러 해외 법인들이 현지에서 선보인 프로젝트로 크리에이티브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 수상작 중 스페인법인이 삼성전자와 진행한 <삼성 블라인드 캡(Samsung Blind Cap)> 캠페인이 모바일 부문 금상 등 총 2개의 상을 수상하며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 블라인드 캡 캠페인은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가 시각장애 수영 선수들의 훈련 환경 개선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진동 센서가 탑재된 수영 모자를 개발한 프로젝트다.

독일법인은 소비자들이 독일의 대표 주류 브랜드 예거마이스터를 차가운 온도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병 디자인을 개선한 <예거마이스터 쿨팩(Coolpack)> 캠페인으로 디자인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영국법인도 삼성전자,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RSC)와 함께 삼성의 기술력을 활용한 혁신적인 학습 방식으로 세계적인 문학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 <리:셰익스피어(RE:Shakespeare)> 캠페인으로 올해 신설된 디지털 크래프트(Digital Craft) 부문 등에서 3개의 동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본사는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으로 피아노를 만들어 이를 전시 및 연주에 활용한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로 동상을 수상했다.

한편 제일기획은 수상 성과뿐만 아니라 심사위원 배출,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본사와 자회사 펑타이에서 총 2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지난 2008년부터 9년 연속 칸 국제광고제 심사위원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제일기획과 자회사 아이리스에서 각각 개최한 칸 세미나도 성황리에 열렸다.


India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인도 폭스 네트워크 그룹(FOX Networks Group India)의 주력 채널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National Geographic Channel)과 폭스 라이프(FOX Life)의 광고 에이전시로 선정됐다. 폭스 네트워크 그룹의 인도 본부장 Swati Mohan은 “방송 업계에선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제일 인디아는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제안한 것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 당사의 크리에이티브를 이끌어가기에 완벽한 파트너다”라고 말했다.

2016.07.13. 10:00

지난번(5월호)에 시간과 장소에 따른 제약 없이 콘텐츠 소비가 가능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는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가 우선시되며, 디지털에서만 노출한 첫 사례인 <신서유기>의 성공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고 기술한 바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 평가에 대한 대표적 지표인 시청률과 더불어 ‘TV 화제성’이라는 지표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렸습니다.

TV 화제성에 대해 다시 설명하면 각 프로그램 방송 후 1주일동안 온라인 뉴스·블로그·커뮤니티·트위터·동영상에서 나타난 네티즌 반응을 수집해 지수화한 것으로, TV 화제성 점유율을 통해 화제성이라는 측면에서 콘텐츠 파워의 순위를 매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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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사에서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TV 화제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주요 콘텐츠에 전방위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제일기획 단독 ‘크로스미디어 패키지’를 기획했습니다.

크로스미디어 패키지 중 첫 번째는 ‘The Survival Package’입니다. TV 화제성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드라마는 콘텐츠별로 TV 화제성 등락이 심한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 대비 안정적인 TV 화제성을보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음악, 요리, 버라이어티 등 각종 장르에서 볼 수 있는 경쟁 포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가장 핫한 예능 콘텐츠로, 드라마 화제성보다 높고 안정적인 추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예능 콘텐츠는 큰 인기만큼이나 개별 콘텐츠에 대한 패키지 가격도 높게 책정돼 있습니다. 예산 제약 없이 캠페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만 집중 공략하는 것이 보다 파워풀한 미디어 운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판단, 이를 단독 패키지화했습니다.

 

‘The Survival Package’는 타깃의 라이프스타일 및 주요 관심사를 고려해 동일 카테고리별로 구분한 뒤 지상파 TV부터 디지털까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패키지로 구성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안과 밖을 모두 넘나들어 집행할 수 있게끔 가상광고, 주요 위치 선점, 디지털 PPL 등 다양한 상품을 전방위적으로 결합해 콘텐츠 연관성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이 패키지의 경우 여러 방송국의 유사 콘텐츠를 동시에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노출할 수 있어, 강한 임팩트 효과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패키지 가격이 아닌 제일기획만의 특별가를 적용해 비용 절감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핫한 콘텐츠를 통해 효과와 효율을 한 번에 얻기를 원한다면 ‘The Survival Package’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다양한 크로스미디어 패키지를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2016.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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