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5. 10:00

“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 보이는 법입니다”

처음엔 독자(讀者)로 만났습니다. 1994년으로 기억합니다. 제일기획 사보를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은 어느 시골 과학도가 『네이처』 지(誌)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때까지 봐 왔던 사보는 사내 필진이 수집한 사내 소식과 외부 필진이 쓴 교훈적인 이야기를 적당히 버무린 평범한 것들 일색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일기획 사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광고 이론을 정립해 주는 각종 특집에 해외 광고계 동향, 해외 광고인 인터뷰, 감동적인 크리에이티브 분석까지…. 그 당시에 이미 세계적인 광고 전문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필자(筆者)로 만났습니다. 1997년 8월호 특집은 ‘기업 PR이 변하고 있다’였습니다. 이 특집의 필진은 두 명의 교수님과 두 명의 사내 전문가였는데 영광스럽게도 제가 삼성전자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 담당자로서 그중 한 명에 포함된 것입니다.

세 번째는 발행인(發行人)으로 만났습니다. 제일기획 창립 3년 차인 1975년에 창간된 사보는 전통적으로 제일기획의 대표이사가 발행인을 맡아 왔는데 2012년 제가 열 번째 발행인을 맡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 보이는 법이다.”

『사기』를 쓴 사마천의 말입니다. 그동안 사보의 이름은 ‘사보 제일기획’에서 ‘사보 제일’, 그리고 지난해에는 ‘매거진 제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위치도 독자에서, 필자로, 발행인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제일기획 사보는 곧은 한 길로 왔습니다. 그 길은 바로 ‘세계적인 광고 전문지’입니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입니다”

그 제일기획 사보가 2017년 9월로 500호를 맞았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사보의 장대한 역사로 보면 의미 있는 중요한 계단 하나를 올라선 셈입니다. 저는 이번 특집호가 이제까지의 500호를 정리하고 미래의 또 다른 500호를 준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일기획 사보를 한번 정의해 봤습니다.

먼저 제일기획 사보는 살아 있는 역사책입니다. 광고에 대한 숫자적 데이터는 제일기획이 해마다 발행했던 광고연감에도 있지만, 그 시대 그 현장들은 모두 사보에 담겨 있습니다.

두 번째, 제일기획 사보는 책임감입니다. 광고인에 대한 책임감, 업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그래서 광고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제일기획 사보를 보며 꿈을 키워 왔고, 업계 전문가들은 제일기획 사보를 받아 보며 국내와 해외 광고계의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제일기획 사보는 자부심입니다. 세종대왕에게 집현전이 숨은 자부심이었듯이 제일러들에게는 사보가 숨은 자부심입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의 민관(民官)이 한뜻이 돼 『조선왕조실록』을 지켰던 것처럼 시대에 맞춰 그 형태는 달리해야 하겠지만 끝까지 계승해 나가야 할 우리의 자산입니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사랑의 시인 바이런의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를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과거의 뿌리를 제대로 바라볼 때 제일기획 사보는 앞으로 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일기획 사보는 활주로입니다. 2012년 말, TV 광고 대신 ‘Coca-Cola Journey’라는 웹진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코카콜라를 선두로 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Story’, GE의 ‘GE Report’, 인텔의 ‘iQ’, 여기에 삼성전자의 ‘뉴스룸’까지…. 세계는 바야흐로 브랜드 저널리즘의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즉 기업이 소비자들을 광고 메시지로 설득하는 타깃의 시대에서 기업이 콘텐츠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구독자의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다.”

「실리콘밸리 워처」의 발행인 톰 포렘스키가 한 말입니다. 저는 이러한 시대를 맞아 사보가 제일기획을 미래로 이륙시키는 중요한 엔진 중 하나가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동안 브랜드 저널리즘에 관한 노하우를 누구보다 진지하게 지속적으로 쌓아 왔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500호를 맞이해 제일러를 포함한 그동안의 모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모든 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역대 발행인 여러분 노고 많으셨습니다. 역대 사보 담당자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2017.09.15. 10:00

제일기획 사보는 42년 동안 제호(題號)와 판형, 표지 이미지가 여러 번 바뀌면서 때마다 다른 느낌을 독자에게 선사했다. 그런 가운데 한 가지 변하지 않았던 것은 ‘좋은 내용’을 ‘좋은 형식’에 담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1975 사보 창간
사보 『第一企劃』이 1975년 10월 타블로이드판 4면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1982년 12월 면을 늘려 발행한 타블로이드 형태의 사보.

 

1983 판형 변경
창간 이후 타블로이드판을 오랫동안 유지해 오다가 이 해 6월호부터 4×6배판의 잡지 형태로 파격적 변신을 시도했다.

▲1983년 8월호의 표지.

 

1987 서브타이틀 추가
이 해부터는 제호에 이전까지 없던 서브타이틀 ‘Korea First Advertising’이 추가됐다.
이 서브타이틀에는 국내 광고 산업을 리드하는 제일기획의 자긍심과 아이덴티티를 담았다. 

 

1990 새로운 CI 도입
오랜 기간 유지해 오던 전통적 표지 디자인과 판형에서 과감하게 탈피, 새롭게 제정한 CI를 기반으로 표지와 제호의 과감한 변신이 이뤄졌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제일기획의 의지가 사보 표지에도 반영됐다.

 

1992 제호 위치 변경
200호 기념호였던 8월호를 기점으로 표지 디자인과 판형이 또 한 번 변신했다. 상단에 가로로 위치하던 제호를 오른쪽에 세로로 배치해 제일기획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1999 제호 형태 변경
오랫동안 유지해 오던 세로형 제호 대신 심플한 가로형 영문 제호와 상징적 디자인을 선보였다.

 

2005 제호 디자인 변경
기존 영문 고딕체 제호를 스탬프 모양으로 부드럽게 변경해 표지에 리듬감과 여백의 미를 줬다.

 

2007 표지 디자인 변신
표지 디자인에서 처음으로 제일러들의 포트레이트가 전면 활용됐다. 또한 영문 사명이 ‘Cheil Worldwide’로 변경됨에 따라 1990년도부터 계속 사용해 온 제호 ‘CHEIL COMMUNICATIONS’도 ‘CHEIL WORLDWIDE’로 교체했다.

 

2013 창립 40주년과 신규 CI
이 해 5월 창립 40주년을 맞아 CI를 개정했다. 설명과 장식적 요소가 배제된 새로운 CI는 제일기획의 당당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사보의 표지 디자인 또한 CI에 맞게 변신했다.

▲2013년 5월호의 표지 앞면과 뒷면.

▲개정된 CI를 제호로 사용한 2015년 사보들.

 

2014 앱진 발행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기기에서 온라인 접근이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 4월호부터 인쇄 사보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매거진을 발행했다.

 

2016 온라인 매거진 발행
이 해 9월부터 디지털 환경에 맞춰 더 많은 독자에게 사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인쇄 사보를 온라인 매거진으로 전환했다.

2017.09.15. 10:00

제일기획 사보는 4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내외 광고계를 아우르는 다채롭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독자에게 발 빠르게 소개해 왔다. 그중 특집은 당대의 주요 화두와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콘텐츠이다. 창간호부터 499호까지 사보가 다뤄 온 특집 기사의 주요 주제가 동시대를 어떻게 수용하고 분석했는지, 또한 그런 시도가 광고 산업의 역사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살펴본다.  

1970년대, 광고 산업의 여명을 밝히다

제일기획 사보는 1975년 10월 창간됐는데, 제1호부터 1983년 12월에 발행한 제96호까지는 주로 논단이나 특별 좌담회, 연구 리포트 등이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논단에서는 광고 회사의 역할, 광고 업무의 합리화, 광고 목표와 효과, 광고 효과의 극대화 등 주로 광고 회사의 정체성과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또한 광고 업무의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점이 주를 이뤘다.

1976년 7월호에 실렸던 좌담회에는 제일기획 공채 1기생들이 모여 ‘광고 산업의 역군이 되자’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1970년대는 국내에서 광고 산업이 막 시작되는 여명기였기 때문에 광고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였다. 1977년 3월호의 좌담회 주제인 ‘기업이 크면 광고 회사도 큰다’, 1979년 2월호의 ‘광고 평론가가 본 오늘의 한국 광고’ 등에서도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사회 속에서 광고 산업의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1970년대의 사보는 세계 광고계 동향을 꾸준히 소개했다. 광고 산업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해외 광고계에 대한 기사 비중이 매우 높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사보의 역할도 자문했는데, 제50호였던 1979년 11월호에서는 ‘광고 전문지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가 열렸다. 이 좌담회는 사보를 단지 한 기업에서 발행하는 홍보지가 아니라 광고 산업 발전에 일조하는 영향력 있는 전문지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80년대, 컬러 TV가 가져온 크리에이티브의 발전

1980년대는 언론 통폐합, 한국방송광고공사 설립, 광고업협회 출범, 광고 시장 개방 등 광고업계에 영향을 미친 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그중 일반인들도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 변화는 바로 컬러 TV 시대의 개막이었다. 1980년 12월 첫 컬러 방송이 TV 전파를 탄 이후 컬러 광고 방송은 이듬해인 1981년 4월부터 시작됐다. 컬러 TV는 TV 앞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어나게 했고, 이에 따라 광고의 영향력도 종전보다 커졌으며, 1980년대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

1980년대 다양한 표현 전략에 대한 탐색은 감성 마케팅으로 귀결됐다.

사보에서는 컬러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기 이전부터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1980년 4월호 논단에서는 「컬러 TV 방영 이뤄지려나」, 8월호에서는 「컬러 TV, 그 무한의 세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컬러 광고 방송이 허용된 1981년 4월부터 「잡지 광고사」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컬러 방송과 잡지 광고는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컬러 방송 개시가 컬러 광고 제작을 위한 전문 분야별 분업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발빠른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색의 혁명이라 불리는 컬러 방송은 촬영, 조명,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더불어 인쇄 매체의 광고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1981년 6월호에 실린 연구 리포트 「여성의 패션 의식 조사」, 같은 해 10월호에 실린 「카메라 시장의 동향과 전망」도 이런 배경에서 출발한 기획이었다. 비주얼 표현 전략에 지속적 관심을 가졌던 제일기획은 이후에도 1983년 5월호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새 영역 타이포그래피」라는 기사를 실었다. 표현 전략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해는 1989년도이다. 이 해에는 단지 시각적 표현을 넘어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통한 표현 전략에 집중했다. 광고와 오디오, 광고와 표현의 자유, 광고와 예술 등이 주요 특집으로 다뤄졌으며 이런 흐름은 1989년 7월호 특집 주제였던 ‘감성 광고’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비주얼 표현 전략에 대한 관심이 감성 소구를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 발전한 것이다.

한편 창간 이후 8년여 동안 타블로이드판 신문 형태를 유지해 오던 사보는 1983년 6월 잡지 형태로 파격적 변신을 감행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인 1984년 1월호부터 특집을 신설했다.

1984년부터 특집을 신설해 매월 특정 주제를 심도 깊게 파헤쳤다. 

보통 특집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조명할 때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특집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뭘까. 창간 100호 기념호였던 1984년 4월호에 실린 기념사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기념사에는 이제까지 사보가 “대화의 광장, 지식의 광장, 공감의 광장으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비전의 광장’이란 미래 지향적 역할도 아울러 담당해야 한다”고 언급돼 있다. 당시 해외 광고업계에서는 미래 정보산업을 리드하며 국내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따라서 국내 광고업계도 이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전보다 분석적이며 실천적인 추동력이 필요했다.

제일기획 사보는 특집을 통해 매월 주제별로 개론과 각론을 적절히 제시하며 심도 깊은 기사를 선보였다. 1985년 1월호에서는 ‘1985년, 1억불 고지를 향해 뛴다’라는 주제 아래 클라이언트 개발, 해외 시장 진출, 광고 서비스,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선점 전략 등 무려 7개의 특집 칼럼을 게재했다. 같은 해 4월호에서는 ‘국제 광고’라는 주제를 비즈니스,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등으로 세분화해 살펴봤다.

이런 시도는 매우 선제적이었는데, 실제로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이 한국의 광고 시장 개방을 요구하면서 광고업계를 긴장시켰고, 이에 따라 국내 광고업계에 새로운 경쟁력이 제고되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광고 시장 개방에 대한 요구가 점차 강도를 높여가자, 결국 국내 광고 시장은 1987년 부분적으로 개방해 1980년대 말 몇몇 합작회사들이 생겼고, 1991년부터는 완전 개방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제일기획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1987년 6월호에서 정부, 학계, 매체, 에이전시 등 광고 시장 개방에 대한 각계의 견해와 대응을 다뤘다. 그런 가운데 우리 실정에 맞는 광고 이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1988년 3월호에서 ‘국제화 시대의 광고 전략’, 8월호에서 ‘광고 과학화’, 1989년 1월호에서 ‘인력 고급화와 마케팅력 강화’, 10월호에서 ‘광고 선진화의 과제’ 등을 단계별로 집중 해부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해외 광고업계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광고의 과학화와 선진화가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국내 광고업계에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 마케팅의 과학화와 소비자 타깃 세분화에 대한 관심

1980년대 중후반에는 마케팅 과학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에 초점을 맞춰 발제 형식의 기사가 주로 게재된 반면, 1990년대 사보에서는 실전을 위한 구체적 논의들이 이뤄졌다. 1990년 7월호 사보에는 ‘광고와 교육’이라는 주제로 “다국적 광고회사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비즈니스적 전문 기술보다 광고의 객관적 이론과 기법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논점이 선보였다. 제일기획은 실제로 1991년 6월 미국 피츠버그대학 경영대학원에 3개월 과정의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과정을 개설해 마케팅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으며, 그해 11월에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교수들을 영입해 ‘마케팅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는 광고회사의 기능과 역할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얻기 위한 시도였다.

그  성과는 1992년 11월호 사보에 무게감 있게 실렸다. 11월호 특집은 총 4개 칼럼으로 구성됐는데,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1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캠페인 사례 연구를 담았으며,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2년」에서는 한국 기업의 마케팅 현황과 전망을 특별 좌담 형식으로 엮어 냈다.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3년」은 신문 광고의 효과를 조사해 분석한 글이고, 「마케팅 연구소 개소, 그후 4년」은 광고와 구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담았다. 마케팅 연구소 설립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 특집 기사들은 ‘2년’, ‘3년’, ‘4년’이라는 점층적 비유를 통해 현황은 물론 비전까지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일기획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케팅 연구소를 설립한 후 마케팅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는 기업과 광고회사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1992년 4월 대홍기획, 1994년 11월 금강기획, 1995년 3월에는 해태그룹 계열사인 코래드가 마케팅 전문회사 디비엠코리아를 설립했다.

광고 업체들의 마케팅 연구소 설립에 대한 1992년 2월 1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1991년 3월호 사보에 실린 ‘과학화의 토대: 리서치’는 마케팅 과학화의 토대를 어디에서부터 쌓아 올려야 하는지 보여 주는 기사였다. 소비자 동향 분석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온 제일기획은 1977년 10월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1,300명을 대상으로 클러스터 분석 기법을 적용해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매년 전국 소비자 조사를 실시해 오다가 1990년부터 전국 5대 도시 6,000명으로 대상을 확장하며 심도를 더해 갔다. 이러한 조사가 마케팅과 본격적으로 접목된 시기는 1990년대였다.

1991년 6월호에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룬 후 매해 한 번씩 이 주제를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더불어 소비자 타깃층을 세분화해 마케팅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가이드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타깃별 전략은 1992년 9월호의 ‘독신자 시장’으로 먼저 출발했다. 요즘으로 치면 ‘싱글족’이나 ‘혼족’에 대한 기사인 셈이다.

10월호에서는 당시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 ‘New Young 마케팅’을 소개했다. 또한 1997년 7월호에는 ‘파워우먼 시대와 광고’, 1999년 4월호에는 ‘Y세대’, 1999년 5월호에는 ‘키즈 마케팅’을 다뤘다.

 1990년대에는 여성, 키즈, 실버, 신세대 등 타깃을 세분화해 해당 전략을 다뤘다. 

1990년대는 아이러니한 시대이다. 이전 시대에서 물꼬를 튼 마케팅 과학화의 물결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가운데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마케팅과 소비자에 대한 관심이 체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IMF는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서민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며 승승장구하던 광고 시장도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IMF는 광고의 퀄리티를 한 차원 높이고, 광고 시장이 한층 성숙해지는 기회로 작용했다. 광고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선진국형 광고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 시작했고, 소비자의 반응과 가치를 더 중시하는 전략에 집중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불황을 이유로 광고를 줄인 기업보다 오히려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광고 전략을 펼친 기업들이 소비자의 관심을 사며 기업 가치 제고 효과를 얻었던 데서 연유한다. 광고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하고, 광고의 효과를 비로소 신뢰하게 됐던 것이다.

한편 1990년대 사보에서 비중 있게 다뤘던 특집 주제를 살펴보면 마케팅 과학화와 소비자 타깃층에 대한 세분화 외에 또 다른 관심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 9월호의 대전엑스포, 1992년 3월호의 스포츠 마케팅, 1993년 5월호의 테마파크, 1993년 9월호의 관광 마케팅, 1993년 12월호의 엑스포, 1998년 4월의 올림픽 마케팅, 1998년 11월호의 애니메이션 등은 영역 다변화에 대한 증거로 읽힌다. 광고회사가 TV 광고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이벤트, 프로모션, 전시 기획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탈경계’ 관점이 이 시기부터 싹텄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다

1994년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고, 1995년 한글 웹브라우저가 등장하면서 우리나라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또한 1990년대 정점을 찍었던 PC통신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양태를 낳았다. 제일기획 사보는 이러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1995년 3월호에서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가, 5월호에서는 ‘뉴 네트워크의 등장’이, 1997년 3월호에서는 ‘온라인 광고의 현황과 미래’가, 1998년 8월호에서는 ‘사이버 시대’가, 그리고 1999년 7월에는 ‘디지털 방송 시대와 광고’가 각각 특집을 이끌었다. 이처럼 1990년대 중후반부터 간헐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디지털 관련 특집은 시대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단순히 시대 조류를 관측하는 태도에서 나아가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기민하게 소개됐다. 우선 2001년 1월호에서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대를 맞아 ‘e-마케팅’ 전략을 다뤘다. 2002년 11월호의 이메일 마케팅, 2004년 10월호의 홀리스틱 마케팅, 2005년 8월호의 모바일마케팅, 9월호의 미디어 컨버전스,  2009년 7월호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9월호의 디지털 사이니지, 10월호의 SNS, 2010년 3월호의 3D 마케팅 등 2000년대의 사보는 숨 가쁘게 시대를 좇아 달려갔다.

2000년대에 다뤘던 다양한 디지털 관련 특집들.   

사보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2000년대처럼 다양하고 생소한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 적은 없었다. 영원한 신세계일 것만 같았던 PC통신이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급격히 쇠퇴했듯 이 시기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고, 그만큼 눈과 귀를 활짝 열어 촉수를 예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한편 2000년대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위성방송은 광고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또 다른 축으로 작용했다.

2000년대가 격동의 시대였던 만큼 사보의 특집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디지털이라는 기본 토대 위에 글로벌 광고제, CSR, 하위 문화, 스포츠 등이 저마다의 무늬를 이뤘다. 우선 글로벌 광고제를 보면, 제일기획은 1989년 칸 라이언즈에 처음 참관단을 파견하기 시작했고 7월호 사보에 참관기를 실었다. 이후 제일러들의 칸 라이언즈 참관기는 매년 7월호나 8월호에서 꼬박꼬박 볼 수 있다. 그러던 것이 2001년부터는 이 참관기가 특집으로 전환된다.

2001년 7월호 특집에서는 칸 라이언즈 수상 전략을 소개했으며, 2002년 8월호에서는 칸 라이언즈 수상작들의 크리에이티브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광고제에서 점차 수상 실적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제일기획이 글로벌 광고제를 그저 구경만 하는 ‘타자’가 아니라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는 ‘주체’가 됐다는 자긍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는 제일기획의 나침반이 국내를 넘어 어느덧 글로벌 무대로 향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 외에도 2007년 3월호의 사회공헌 마케팅, 2008년 1월호의 문화 마케팅 등도 새롭게 얼굴을 내민 특집 주제였다. 스포츠 마케팅의 경우 이미 1984년부터 꾸준히 다뤄 오기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을 단순히 전 세계인의 ‘스포츠 이벤트’로 국한해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그러나 2000년대에 오면서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 이를 ‘글로벌 마케팅’의 각축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1984년 3월호에 실렸던 ‘올림픽과 광고’ 특집을 2006년 2월호에서 다뤘던 ‘축구 마케팅’이나 같은 해 7월호의 ‘광고와 월드컵’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제일기획 사보는 이처럼 동일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시의성을 기반으로 최신 정보와 전략을 소개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속에서 현재적 가치를 찾았다.

스포츠 마케팅은 사보에서 꾸준히 다뤘던 주제이다. 

2010년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한 근원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2010년 6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S가 출시되면서 휴대폰은  이제 단지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검색하고, 물건을 산 후 값을 지불하는 멀티태스커가 됐다.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SNS는 빅데이터라는  마케팅의 중요한 화두를 탄생시켰다. 이런 변화로 인해 광고 시장이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 것은 당연하다. 2010년대는 2000년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산업 간 경계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광고회사가 검색 사이트인 구글이나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로써  종래에 구분짓던 ATL과 BTL의 구분도 무의미해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가상현실 같은  첨단 테크놀로지가 일상을 변화시키는 현실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됐다. 2013년 2월호처럼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가 특집 주제로 선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한  탐색이 자주 보인다.

또 하나 특징적인 변화는 정보를 보여 주는 방식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특집 주제를 개론, 각론과 더불어 이와 연관된 제일기획 캠페인을 사례로 보여 주는 형식을 취했다. 이는 사보에서 소개하고 있는 최신 마케팅 트렌드가 단지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살아 있는 크리에이티브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런가 하면 2016년에는 텍스트 기반의 특집 구성에서 탈피, 화보 형식의 이미지와 카툰 등을 통해서도 특집 주제를 소화할 수 있도록 시도했다.

2010년대 중반에는 제일기획 캠페인을 특집 주제의 사례로 보여 주는 구성을 취했다.

그런가 하면 2014년 4월부터 시도된 앱 매거진과 2016년 9월호부터 발행한 온라인 매거진도 눈여겨볼 만한 큰 변화이다. 인쇄 사보는 발행 부수라는 한계 때문에 해마다 늘어나는 사보 구독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이러한 니즈를 해소하기 위한 효용성 높은 방법이 바로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기기만 있으면 구독이 가능한 앱 매거진과 온라인 매거진이었다. 또한 독자의 반응을 측정하기 어려운 인쇄 사보와 달리 앱과 온라인은 실시간으로 구독 유형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콘텐츠 기획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4년 4월부터는 날로 증가하는 독자들의 구독 니즈를 충족시키고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앱 매거진을 발행했다. 

2010년대는 소비자의 니즈가 날로 세분화되고 마케팅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가운데 어떤 전략이 옳고 어떤 전략이 그르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시대이다. 예컨대 데이터를 통한 과학적 접근도 필요하며, 동시에 소비자의 감성에 다가가는 직관적 접근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2017년에는 상반되는 듯 보이는 두 가지 개념을 교차시켜 시너지를 내는 마케팅 해법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을 쌓아 가는 제일기획 사보

제일기획 사보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광고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교재 역할을 해 왔으며, 마케터들에게는 광고 및 마케팅 이슈를 한눈에 파악하고 구제척 전략이나 장기적 비전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줘 왔다. 또한 변화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제일기획 사보는 한국 광고문화사의 산 역사이며, 한국 광고 산업이 성장해 온 실체적 기록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제일기획 사보는 시대의 본질을 읽어 내는 첫 번째 ‘눈’이 될 것이고, 그것을 독자에게 들려주는 첫 번째 ‘입’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광고업계의 ‘오늘’을 계속해서 차곡차곡 쌓아 갈 것이다.

사보, 광고 마케팅 콘텐츠의 레퍼런스가 되다

광고 및 마케팅 전문지로서 사보의 영향력은 출판사에서 발간된 여러 단행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각주나 참고 문헌에서 제일기획 사보를 출처로 밝히고 있는 단행본이 제법 된다. 이는 제일기획 사보가 전문지로서 그 소임을 충실히 해 왔다는 방증이다.

[사보 콘텐츠를 참조한 대표적 도서]

도서명 참조한 사보 기사
마케팅 액츄얼리  (이종호) 더욱 치밀해지고 정교해지는 마케팅 *2003년 6월호
스포츠 마케팅의 세계  (박찬혁) 미디어 컨버전스, 그 다양한 대안들 *2005년 9월호
광고, 욕망의 연금술  (강준만) 1996년 크리에이티브 우수작 모음 *1997년 1월호
광고 홍보 실무 특강 (오창일 등 공저) 광고대행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2005년 6월호
BTL의 크리에이티브 접점 *2005년 11월호
글로벌대행사의 제작시스템 *2006년 5월호
광고의 이해 (김혜성) 국내 기업 피알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 *1997년 8월호
기업 이미지 광고와 파워브랜드 *1998년 9월호
고객이 선택하는 브랜드가 되게 하는 BTL마케팅  *2005년 4월호
광고대행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2005년 6월호
BTL의 크리에이티브 접점 *2005년 11월호
글로벌대행사의 제작시스템 *2006년 5월호
창조적인 소비자를 위한 Status Skill 이야기  *2006년 12월호
광고학개론 (이명천) 영화 속 PPL 마케팅, 매력과 효과 *2003년 3월호
제품 배치와 브랜드 배치의 효과와 문제점 *2003년 3월호
간접 광고 마케팅전, 드라마 속으로 *2003년 3월호
미래 3D 비즈니스 전망 *2010년 3월호

 

2017.09.15. 10:00

김재산 마스터는 사보 500호 발간에 대해 수십 년 세월의 ‘역사성’과 제일러들의 기량이 담긴 전문지로서 ‘특수성’을 강조했다. 모든 구성원들의 노고가 바탕이 됐기에 자축하고 싶다면서 아울러 이를 기회 삼아 더욱 끈끈한 유대감으로 내일을 준비하자는 메시지도 전했다.  

 

사보 500호 발간을 맞아 감회가 궁금합니다.

한 분야의 전문지가, 그것도 한 기업에 의해 40년 넘게 발간돼 왔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보가 업계를 리드하고 중심을 세우는 전문지로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구성원의 강한 의지와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해도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사 후 사보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점은?

일반적으로 사보는 사내 동향을 공유하는 정도의 기능에 국한됩니다. 그런데 제일기획 사보는 사내보를 넘어 전문지 성격을 띠고 있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툴이 존재하지만, 제가 입사했던 당시만 해도 다른 팀과 동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죠. 사보는 다른 팀과 동료들의 정제된 생각을 글로 읽을 수 있는 기회여서 개인적으로 큰 자극이 됐습니다. 우리 사보는 창사 이후 제일기획의 오늘을 있게 한 제일러들의 기량이 담긴 흔적이자, 한 기업의 역사를 뛰어넘어 한국의 광고 역사를 반추하는 유용한 텍스트가 될 것입니다.

 

표지 모델을 두 번씩이나 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엔 돌아가면서 표지 모델을 하는구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런데 전체 직원 수와 발간 횟수를 따져 보니, 흔한 기회는 아니더군요. 물론 제 표지 사진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지만 말이죠, 하하하. 돌이켜 보면 표지 모델은 제 업무 실적에 대한 일종의 평가였던 셈이죠. 개인적으로 보람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일으킨 자극제이기도 했습니다.

 

사보가 담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 평가하신다면?

지금의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책과 달리 매거진은 속성상 시의성과 트렌드에 주목하게 되죠. 제일기획이 추구하는 크리에이티브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트렌드 인사이트가 어떤 기제로 움직이는지 주목해야 하는데, 현재의 지향점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사실 제일기획은 넓이 있는 일들을 잘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깊이 있게 바라보는 일들을 잘해야 합니다. 따라서 특정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사보의 최근 편집 방향은 정확합니다.

 

‘내가 사보 편집자라면 이렇게 만들 텐데’라는 생각을 하신 적이 있나요?

만약 지금 저에게 업무가 주어진다면 제일러들의 모든 창작물에 포함된 크리에이티브한 점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추진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의 광고는 규정된 형식에 얽매인 창작이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체험 마케팅에서 그러하듯 형식을 찾는 일부터가 크리에이티브죠. 종이 사보에서 온라인 매거진으로 사보의 형식이 바뀌었듯,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가 변화하는 것처럼 세상의 진화를 반영한 형식의 변화도 보여 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죠. 생각은 그렇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겠죠? 하하하.

 

광고인으로서 자신만의 습관이나 철학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을 중시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과정을 더 중시하는 편이죠. 왜냐하면 과정이란 건 질문이고, 큰 그림에서 봤을 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문명이 질문에서 출발했듯 겉모습보다 내면을 파악하려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싸이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켰을 때 어떤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감탄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왜 그런 반향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면의 본질적 이유를 따질 겁니다. 광고인은 후자여야 하는 것이죠. 요즘 크리에이티브보다 솔루션이란 말을 더 많이 쓰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즉 내면을 직시해 본질을 파악하는 일이 더욱 가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요즘 개인적으로 각론보다는 개론을, 또 철학과 같은 기초 학문이나 사상에 주목하면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선후배 제일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제일기획은 단순히 ‘회사’ 이름이 아닌, ‘구성원들의 집합체’라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 스스로에 대해 어떤 애정을 갖느냐가 회사에 대한 애정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죠. 단단한 자기애를 통해서 스스로 성장하고 그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주변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끈끈한 유대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7.09.15. 10:00

단골 필자였던 최인아 전 부사장은 깊은 애정을 담아 500호 발간을 축하했다. 특히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연재했던 원고들을 기억해 내며 추억을 소환했다. 아이디어를 통해 솔루션을 찾는 제일러들의 능력이 미래에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는 덕담도 건넸다.

 

사보 500호 발간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애쓰셨다고 생각합니다. 변화가 많은 세상이고, 그런 세상에 민감한 광고회사가 한 일이라 더욱 그렇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한번 시작한 일을 중단 없이 이어 가는 뚝심을 발휘하기가 몇 배 더 어렵잖아요.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후배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1984년에 입사하셨는데, 당시 신입사원 최인아에게 사보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제일기획 사보는 이론을 나열하거나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벌어진 과정과 경험이 공유되는 구조잖아요. 그러니 사보만큼 좋은 텍스트이자 정보 공유의 방식이 따로 없었죠. 특히 저처럼 광고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보는 교과서였어요. 업무에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소스였습니다.

 

사보에 얽힌 개인적 추억이 있다면?

제가 신입사원이던 시절에 팀을 소개하는 꼭지가 있었는데, 각 팀의 막내가 쓰게 돼 있었고, 각 팀마다 경쟁이 붙어서 어느 팀 원고가 재미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랐죠. 제가 그 원고를 썼는데 20년 후 우리 팀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렸죠. 미래의 제작 2팀에 대한 제 바람을 투영했던 건데, 이를테면 외출 기록부에 누구는 LA 촬영, 또 누구는 파리 촬영 등으로 기재했어요. 그런데 20년이 아니라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해외 촬영이 일상이 됐고, 나중에 팀원들과 웃으며 그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가 하면 “광고인은 잃어버린 것도 없이 늘 뭔가를 찾는 사람”이라고 하신 팀장님의 말씀도 기억나고, 입사 3년 차에 일본 연수를 다녀온 경험을 사보에 기고했던 일도 생각납니다.

 

단골 필자셨는데 혹시 유독 애착이 가는 원고도 있었나요?

1981년부터 11년 정도 해외 캠페인 사례 소개를 빌미 삼아 제 생각을 녹여 냈던 꼭지가 먼저 떠오르네요. 그리고 2006년에 1년 동안 휴직했다가 복직했을 때 고맙게도 홍보팀에서 지면을 줄 테니 마음대로 써 보라고 해서 2007년 2월호부터 2012년 12월호까지 약 6년을 2페이지씩 연재한 칼럼도 있었죠. 원고 마감이란 게 ‘없는 집 제삿날 돌아오듯’ 하긴 했지만 그리 고달프지만은 않았어요. 원고를 위해 생각을 가다듬는 시간이 곧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기도 했거든요. 그 가운데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두 개의 원고가 있어요. 하나는 복직하면서 썼던 원고이고, 다른 하나는 퇴사하면서 썼던 원고죠. 복직할 무렵 ‘아, 내가 늙는구나’란 생각에 한창 잠겨 있을 때 쓴 「내려가는 길」이란 제목의 글이 있어요. 당시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출연했던 변희봉 씨가 “저는 지는 해입니다”라고 시작했던 수상 소감을 인용하면서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갈 때 더 잘 내려가야 하겠더라”는 고민을 토로했었죠. 조직을 잘 관리해서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이라는 회사의 새로운 미션을 통해 어떻게 잘 내려갈 것인가를 얘기했었습니다. 그리고 퇴직할 때 썼던 마지막 원고에서 “나는 승리했을 때나 패배했을 때나 필드에 있었다. 나는 골퍼니까”란 닥스골프의 카피를 인용했던 기억도 납니다.

 

향후 사보가 어떤 형태로 진화할지 예측하신다면?

그런 예지력은 없고, 다만 저의 바람은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제일기획 사보는 일종의 업계지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뭐냐 하는 어젠다를 세팅하는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중요한 이슈에 대해 엄선된 정보를 가려 싣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독자가 우리 사보에서 솔루션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 사보의 역할은 종이 사보든 온라인 사보든 형식의 변화와 무관하게 유지돼야 할 겁니다.

 

후배 제일러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자부심을 가지시라’는 겁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그 일을 하고 있는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니까요. 밖에 나와 보니, 그 안에서 일하며 가지게 된 능력이 앞으로 점점 더 귀하게 쓰일 것이란 확신이 들더군요.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사보의 역할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하루하루 아이디어를 통해서 솔루션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표현하고 공유하는 제일러들의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스스로 의미를 느끼고 자부심을 가지세요. 제 말을 믿으셔도 됩니다.

2017.09.15. 10:00

제일기획을 ‘모교(母校)’와 다름없다고 말한 유승철 교수는 미국 통신원으로 사보의 일면을 담당하던 시절이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또한 브랜드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광고 산업의 플래그십인 제일기획 사보가 창의적 역발상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학자적 조언을 건넸다.

 

제일기획이 모교라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요?

첫 직장이었던 제일기획 미디어본부에서 3년 근무하다가 같은 팀 입사 동기의 적극적 권유로 유학을 떠나게 됐습니다. 회사에서는 주로 SP미디어 업무를 담당했는데, 유학 가 보니 디지털 사이니지와 뉴미디어 마케팅이 조명받고 있어서 회사에서 얻었던 실무 경험이 학업에 큰 도움이 됐죠. 사실 저는 학부에서 신문방송학이나 광고홍보학이 아니라 심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광고/PR에 대한 훈련은 대부분 제일기획에서 받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일기획은 저에게 제 업에 대한 학습의 기회를 준 ‘학교’였고, 의도치 않게 대학 강단에 서게 된 출발점이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제일기획을 모교라고 생각하고 소중한 기회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보를 처음 접하신 게 입사 이후인가요?

사보의 존재를 안 건 학부 1학년 때였는데, 자주 들렀던 중앙도서관 정기간행물실에서 그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잡지가 바로 제일기획 사보였어요. 광고/PR이나 마케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수 ‘텍스트’였죠. 저는 심리학 전공이었지만 미디어 분야에 관심이 많아 열심히 찾아 읽었습니다. 유학 시절에도 사보와 인연이 계속 이어졌어요. 제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약 5년 동안 제일기획 해외 통신원 역할을 했거든요. 저는 통신원으로서 광고/PR과 관련된 미국 시장의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를 다양하게 다뤘고, 개인적 관심사였던 인터랙티브 미디어 관련 소식을 자주 전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 여러 사보에서 청탁을 받아 원고를 기고했는데, 제일기획 사보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오랜 지령(誌齡)이 갖는 무게감 때문인지 구성이나 콘텐츠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거든요. ‘사보스럽지 않은 사보’라는 독특한 편집 스타일과 콘텐츠 구성력은 제일기획 사보만이 가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통신원 역할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요?

다른 학생들은 시험과 논문 마감에 쫓겼지만, 저는 기사 마감일이라는 또 하나의 데드라인 덕분에 항시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또 학교에서는 주로 이론 중심의 아카데믹한 수업이 이뤄지는데, 저는 현장 흐름을 주시하는 통신원 역할을 하다 보니 실용적인 측면을 놓치지 않고 이론과 실제가 결합된 공부가 가능했습니다. 그 외에도 제일기획 사보라는 플래그십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명예로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근무했던 탓에 회사에 기여도가 높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오히려 통신원으로 일하면서 회사에 대한 남다른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저를 기억해 줘서 더욱 좋았죠.

 

보다 많은 독자와 접점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형식이 유효할까요?

요즘 소비자에게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죠. 사보가 더 많은 독자와 만나려면 인터랙티브를 일으킬 수 있는 독특한 기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인터랙티브의 본질은 사실 테크놀로지적 형식과 방법에 있는 게 아닙니다. 매체 성격(Media Personality)에 따라 콘텐츠 경험이 달라지는 것이죠. 발행 부수가 한정돼 있는 종이 사보는 오히려 독자들에게 한정판 소유라는 촉감적 즐거움을 누리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광고인이 제일기획 사보를 받아 보려고 회사 로비에서 기다리던 학생 시절의 설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접점을 갖는다는 얘기는 요즘 소비자 환경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은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전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상승 작용은 독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기업 사보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소통이 주 역할인 커뮤니케이션 회사에게 사보는 기업의 철학과 능력을 내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채널입니다. 사보는 회사 내 구성원에 대한 조직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있고, 외부 독자들에게 특정 영역에서 전문적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도 있죠. 이와 더불어 사보는 회사의 PR 효과가 큰 매체입니다. 그런데 PR을 어떤 관점으로 진행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지금은 신문 같은 올드 미디어도 VR저널리즘과 같은 시도를 통해 새로운 자생력을 확보하려는 디지털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이렇게 누구나 디지털을 외치는 요즘 시대에 오히려 역발상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최근 들어 다시 인쇄 사보들이 발행되는 사례가 있는데 그 이유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2017.09.15. 10:00

‘500’이라는 숫자가 특별한 이유는 42년간 사보가 차곡차곡 담아온 제일기획의 역사에 있다. 사보가 탄생했던 1975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제일기획의 성장을 수치로 느낄 수 있다.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한 제일기획, 그리고 그 발자취를 기록해 온 사보를 숫자로 풀어 봤다.

국내외 임직원 수 6,359 

1975년 102명이던 제일기획 임직원은 2017년 현재 62배 늘어난 6,359명이다. 1,332명의 국내 전문가와 5,027명의 해외 전문가들이 클라이언트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창출하고 있다.

<2017년 7월 기준, 국내 자회사 제외, 해외 자회사 포함>

해외 거점 수 52

지금부터 약 20년 전인 1995년만 해도 제일기획의 글로벌 거점은 7개국 8개 네트워크에 불과했다. 현재 제일기획은 해외 43개국 52개 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미국, 중국, 영국,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한국에 9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 총이익 9,974

1975년 4억 8,000만 원에 불과했던 영업 총이익은 20년 후 619억 원으로 128배 상승했고, 다시 21년 후인 2016년 9,974억 원으로 16배 성장했다. 제일기획은 대내외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16년 기준>

창간호부터 모든 사보를 쌓아 올린 높이 2.1

창간호부터 모든 인쇄 사보를 쌓은 높이는 어른 남자의 키를 훌쩍 뛰어넘어 2.1m에 달한다.

 

창간호부터 모든 사보의 페이지를 이어 붙인 길이 761,824 

1975년 창간호부터 인쇄 사보가 발행된 487호까지 사보의 모든 페이지를 이어 붙이면 그 길이가 76만 1,824㎝에 달한다. 한남동 제일기획 본사에서 서초동 더 사우스(The South)에 이르는 거리 7.61km를 ‘사보 카펫’을 깔고 걸어갈 수 있을 정도.

 

제일기획 매거진 방문자 수 20,649

2016년 9월 종이 사보에서 온라인 매거진으로 전환 후 매월 2만여 명의 방문자가 들어오고 있다. 제일기획 사보의 생생한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홈페이지(cheil.com)와 온라인 매거진(magazine.cheil.com)을 클릭해 보자.

<2017년 8월 기준>

 

2017.09.15. 10:00

해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정착되기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인 브랜드 저널리즘. 최근에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달하는 방법론적 측면이 더 강조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 성공 사례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서기 위한 브랜드 저널리즘의 필요충분 조건을 짚어 본다. 

브랜드 저널리즘, 그 시작과 전개

브랜드 저널리즘은 2004년 당시 맥도널드의 CMO였던 래리 라이트(Larry Light)가 슬럼프에서 되살려 낸 자사의 마케팅 활동을 소개하면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래리 라이트는 브랜드 저널리즘을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인 방식’으로 정의하고, 이 과정에서 브랜드를 하나의 잡지나 신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욕타임스와 허핑턴포스트의 차이가 뚜렷하듯이, 하나의 잡지와 신문에는 전체로서의 고유한 캐릭터와 방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지면 안에 정치, 문화, 스포츠, 라이프 섹션이 있는 것처럼 하나의 신문 안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우리가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때 모든 기사를 읽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록 하나의 브랜드를 선택한 소비자들이지만 그들이 관심을 가지는 그 브랜드의 면면은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이처럼 하나의 브랜드를 선택한 다양한 소비자의 관심사와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에 관한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인 스토리를 생산함과 동시에 이 다양한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한데 모아 통일성 있는 전체로서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브랜드 저널리즘의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는 마치 하나의 잡지나 신문을 만드는 저널리스트와 같은 거시적 접근 방식과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방법론적으로 한 브랜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채집하기 위해서 저널리스트가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방식을 차용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13년 전 라이트가 주장한 브랜드 저널리즘의 골자이다.

덧붙여 그는 광고와 브랜드 포지셔닝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 마케팅 활동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맥도널드, 코카콜라, GE, 삼성과 같이 모두가 알고 있는 메가브랜드일수록 다양한 마켓과 세그먼트의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다면적 커뮤니케이션을 브랜드 저널리즘을 도입해 수행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실제로 그의 제안 후 몇 년이 지난 2011년을 전후로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 비전을 내세운 코카콜라, 레드불,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브랜드 저널리즘을 도입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이 부상하게 된다.

이후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가 언론적 접근 방식을 사용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청중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모델’로 구체화되며 그 방법론적인 측면이 더 강조되는 방향으로 전개돼 왔다. 기업 내에는 전직 기자들로 구성된 ‘브랜드 뉴스룸’ 조직이 생겨났고, 이들 인하우스 저널리스트들이 제작한 브랜디드 콘텐츠는 기업의 온드 미디어(Owned Media) 채널은 물론 소비자들의 자발적 공유, 나아가 레거시 미디어, 소셜미디어, 포털사이트 등이 앞다퉈 선보인 네이티브 광고 상품을 통해 더 널리, 그리고 더 빨리 배포되는 활로를 찾게 된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두 유형: 코카콜라 vs. 레드불

브랜드 저널리즘을 선도해 온 대표적 브랜드로 코카콜라와 레드불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미 많이 소개된 사례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유사한 제품군을 생산하는 이 두 브랜드는 흥미롭게도 지난 몇 년간 서로 다른 유형의 브랜드 저널리즘을 추구했고, 나름의 독자적 형식을 구축해 왔다.

먼저 코카콜라의 코카콜라 저니 웹사이트(cocacolacompany.com)는 래리 라이트가 제안한 브랜드 저널리즘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웹사이트는 마치 코카콜라에 관한 뉴스를 생산하는 하나의 잡지사 웹사이트 같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코카콜라 저니’라는 웹사이트명 아래 특집, 경영, 브랜드, 다양성, 음식, 역사, 혁신, 직무, 스포츠, 지속 가능성 등으로 나눠진 각 섹션 내 기사 형식의 콘텐츠들은 ‘다차원적이고 다면적으로’ 코카콜라라는 거대한 브랜드의 세계를 속속들이 파고든다. 빈민가에서 성장한 한 흑인 청년이 애틀랜타에 위치한 코카콜라의 보틀링 회사에 취직해 운전기사에서 매니저로 성장하는 과정을 ‘취재’한 기사처럼 ‘이런 것까지 다루나?’라고 생각되는 코카콜라에 관한 스토리들을 하나둘 읽다 보면 어느새 코카콜라형 브랜드 저널리즘의 우직함이 느껴진다.

▲코카콜라에 대한 모든 뉴스를 독자와 공유하는 코카콜라 저니. Ⓒcocacolacompany.com

코카콜라가 자사 브랜드를 둘러싼 이야기들로 미디어를 구축했다면, 레드불은 자사 브랜드가 아닌 스포츠와 문화를 주제로 한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를 구축해 왔다. 레드불의 웹사이트는 독보적이다. 이 웹사이트에서 레드불 에너지 드링크에 관한 정보를 찾으려면 한참을 헤매야 할 정도로 기업 웹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소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자리를 레드불의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스포츠와 문화에 관한 기사들이 대신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레드불 웹사이트를 에너지 드링크 브랜드의 소비자가 아닌 독자가 찾아오는 하나의 온전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레드불은 우연히 음료수를 판매하게 된 미디어 기업’이라는 소개가 과장이 아님은 전통적 언론사들조차 익스트림 스포츠나 스턴트 관련 기사를 쓰기 위해서 레드불에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는 데서 단적으로 목격할 수 있다. 레드불은 타깃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파악하고 선택해 누구보다 심도 있게 일관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고, 축적해 왔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면서도 전통적 언론사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익스트림 스포츠와 스턴트 등 틈새 주제를 공략해 콘텐츠 리더십을 선점한 점은 레드불형 브랜드 저널리즘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동인이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각국의 레드불 웹사이트에서 목격할 수 있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이다. 한국의 경우 레드불 태권도 발차기 대회(Redbull Kick It), 김자인 선수의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우승 소식, 평창올림픽을 겨냥한 동계스포츠 종목 콘텐츠,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다양한 한국의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들에 관한 뉴스와 비디오 등 레드불 코리아는 이미 국내 어떤 언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사로 가득한 독보적 미디어로 진화했다(헝가리에서 열린 ‘세계 방 탈출 월드 챔피언십’에 한국 대표팀이 출전했다는 소식을 어디서 접하겠는가). 그리고 이는 세계 각국의 레드불 웹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거의 모든 콘텐츠는 해당 시장과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현지화돼 생산된다. 또 콘텐츠 내 사진과 비디오에 등장하는 레드불 후원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 등을 통해 브랜드 로고가 노출되지만, 레드불의 콘텐츠에는 집요할 정도로 레드불 제품에 관한 언급이 등장하지 않는다.

▲타깃 소비자의 니즈 콘텐츠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레드불. Ⓒredbull.com 

브랜드 저널리즘을 통한 브랜디드 콘텐츠의 진화

이렇게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서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 두 브랜드의 브랜드 저널리즘은 방향성의 차이일 뿐 그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 코카콜라는 자사 브랜드에 관해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미디어를, 레드불은 독보적인 익스트림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를 지향한다.

그리고 이미 몇몇 국내 기업들도 브랜드 저널리즘 형식에 적극적인데 이 중 삼성전자 뉴스룸이 대표적이다.

▲한국 기업의 대표 사례인 삼성전자 뉴스룸

향후 브랜드 저널리즘 도입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앞선 사례들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점은 이 사례들이 브랜드 저널리즘을 관철해 나가는 자세와 태도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에 기반을 두고 제작한 콘텐츠들은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타성 바이럴 콘텐츠와 그 결이 다르다.

브랜드 저널리즘에 기반을 둔 콘텐츠 제작의 성공을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끈기 있게 브랜드의 다양한 면면을 보여 주는 우직함이 필요하고, 브랜드의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집요함이 필요하다. 또한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경영진의 아낌없는 지원과 기다림도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축적될 때 소비자들은 브랜디드 콘텐츠의 진정성을 느끼게 되고 브랜드는 비로소 스스로 찾아오는 온전한 미디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긴급 속보’나 ‘단독’ 등 언론에서 사용하는 뉴스 형태를 차용해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전략도 늘고 있다.
Ⓒfacebook.com/pizzahutkorea, facebook.com/onlyorion

올 여름 뉴욕에서 인터뷰를 했던 뉴욕타임스 네이티브 광고 에이전시 티 브랜드 스튜디오(T Brand Studio)의 부사장 아담 애스턴(Adam Aston)은 “단순하고 세련되지 않은 브랜디드 콘텐츠에서는 브랜드가 스토리의 전부가 되지만, 훌륭한 브랜디드 콘텐츠에서 브랜드는 스토리의 일부분에 머문다. 좋은 콘텐츠에서는 브랜드가 소재를 제공하고, 브랜드를 둘러싼 스토리에서 캐릭터와 내러티브가 등장한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이 매력적인 브랜디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다”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브랜드 저널리즘의 도입은 브랜디드 콘텐츠의 진화를 주도할 것이며 브랜드가 하나의 미디어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리라고 본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한국형 브랜드 저널리즘이 기존의 사례들을 훌쩍 뛰어넘는 사례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

2017.09.15. 10:00

기업이 소비자와 만나는 채널이 많아지고 있다. 이 얘기는 그만큼 소비자의 시선이 분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흩어져 있는 소비자의 관심을 어떻게 집중시킬 것인가가 관건. 요즘 소비자들은 강렬한 시청각 자극을 선호한다. 그런 점에서 VR은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매력적 수단이다.  

VR, 브랜드의 새로운 도구

많은 전문가가 2016년을 ‘시장의 원년’으로 평가하며 VR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보면 그 예상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VR 멀미나 어지럼증 등에 대한 문제는 계속되고 있고, 기어 VR이나 오큘러스 같은 전용 하드웨어(HMD)의 판매 속도도 생각보다 느리다. 눈길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 및 유통하는 플랫폼도 부족하다. 그러나 MIT, KPMG, 가트너 등 전문 기관과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IT 거인들은 VR을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VR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 디지털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며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될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 따라서 독자적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던 3D 기술과 차별점이 있다는 점에는 분명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듯하다.

시장 조사 기관인 포레스터는 다소 느린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HMD 시장이 나름대로 성장을 거듭, 2020년까지 약 5,200만 대 이상의 기기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언급한 페이스북을 포함해 텐센트, 구글, 알리바바 등 『 MIT 테크놀로지 리뷰 』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기업’으로 꼽은 곳들 대부분은 조만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VR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페이스북이 올해 F8에서 공개한 소셜 VR 서비스 ‘페이스북 스페이스’. Ⓒfacebook.com/spaces 

무엇보다 산업군을 막론하고 모든 마케터들은 이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집중하고 있다. SNS가 발달하고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기업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채널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시선과 주목도 역시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의 눈을 묶어 놓을 수 있을 만큼 독보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지상 과제로 떠올랐다. 강렬한 시청각 자극을 동반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는 경향이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VR은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조망받고 있다.

 

젊고 새로운 기업 이미지

기업이 직접 콘텐츠 생산자가 돼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소비 행태와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 만큼 보다 흥미로운 형식으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지가 마케터들에게 관건이 됐다. VR은 콘텐츠의 몰입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에게 ‘혁신적’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라는 점에서 마케터들에게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수단으로 다가온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감상자의 경험을 증폭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와 맥도널드는 각각 설립된 지 120년과 60년 이상 된 기업이지만, 젊은 세대의 입맛에 어울릴 만한 브랜드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VR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진행 중이다. 코카콜라는 이미 2012년 ‘코카콜라 저니(Coca-Cola Journey)’ 플랫폼을 론칭하며 영상, 음악 및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실험한 이력이 있다. 2015년 말에는 크리스마스 기념 캠페인의 일환으로 썰매 타기 VR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고, 구글 카드보드 헤드셋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게 코카콜라 상자를 재활용해 만들 수 있는 DIY 헤드셋을 내놓기도 했다.

코카콜라의 DIY 헤드셋.  ⒸThe Coca-Cola Co

‘젊고 새로운’ 기업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맥도널드 역시 VR을 활용,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HMD로 재활용할 수 있는 해피밀 박스를 출시하면서 VR 게임 ‘슬로프 스타스’를 함께 론칭, 시너지를 높였다. 구글의 틸트브러시를 이용, 소비자가 해피밀 박스 안에 들어가 내부를 색칠하는 듯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한 캠페인은 매우 흥미로운 VR 스토리텔링 사례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VR 기술의 독보성이란 그 감상자로 하여금 콘텐츠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끼게 하는 데 있는 만큼, 모션 트래킹 하드웨어와 VR을 활용해 소비자가 브랜드 콘텐츠를 스스로 창작하고 즐거움을 누리게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얻어 낸 것이다.

맥도널드의 DIY 헤드셋. Ⓒhappygoggles.se 

 

고객층은 확대, 운영 비용은 절감

한편 자동차 산업은 보다 현실적인 이유에서 VR 스토리를 구상하고 제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BMW, 아우디, 폭스바겐, 렉서스, 포르셰, 혼다 등이 이미 VR 광고를 집행하거나 VR을 활용한 소셜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이 연이어 등장하고 구글, 테슬라, 우버 등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자사의 혁신성에 대해 끊임없이 호소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태껏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기대할 만한 경험들, 예컨대 고급차 시승, 랠리 일주 등이 일부 고객에게만 한정적으로 제공되었으나 VR은 이 두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차의 특징을 살펴보게 하고,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장소를 주행해 보게 하고,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게 하는 등 다양한 VR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포르셰는 ‘포르셰 360 익스피리언스’ 등 스포츠카 시승 체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볼보는 ‘볼보 리얼리티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카드보드 등을 활용해 볼보의 SUV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포드VR’ 앱을 내놓은 포드는 고유의 터프함과 혁신성을 강조한 VR 콘텐츠를 배포 중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VR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는데,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차종, 색깔, 타이어 등 옵션을 선택한 후 그 자동차를 가상으로 운전해 보는 식이다. 쇼룸에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실제로 구비하지 않아도 그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동일한 목적에서 GM 역시 미국의 캐딜락 대리점 중 일부를 VR로 설계 및 운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자동차 브랜드에게 VR은 소비자와의 터치포인트를 확대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올해 MWC 삼성전자 부스에서 선보인 VR 4D 체험존. 가상현실을 체험해 보려는 방문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경험을 확장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궁극의 공감 기계

음식료 및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패션 산업 역시 전통적 오프라인 매장에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더군다나 제품에 대한 시각적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도제식의 보수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VR 기술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듯하다. 많은 브랜드가 VR을 활용해 스토리텔링의 효과를 제고하고 최적의 형태로 제품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 2013년에 프라다, 2014년에 탑샵, 2015년에 토미 힐피거와 디올 등이 VR로 패션쇼를 진행했다.

2017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를 VR로 생중계한 H&M. ⒸH&M

VR은 S/S나 F/W 패션위크 등 특정한 시공간에서 한정적으로 소비되는 런웨이라는 시각적 콘텐츠를 다수 소비자에게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브랜드가 원하는 최적의 형태로 제품을 제시하며 시공간 자체를 브랜디드 콘텐츠의 일부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VR을 통해 쇼핑을 즐기게 하는 ‘가상 매장(Virtual Showroom)’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푸드 커머스 기업 쿨호보(Cool Hobo, 胡羅舶)가 VR 커머스를 위한 플랫폼을 론칭한 것도, 물건을 구매하고 구경하는 여정(Customer Journey)에 풍부한 스토리를 더해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경험의 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HMD를 착용한 후 세계 곳곳으로 음식 여행을 떠나는데, 이탈리아산 와인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 이탈리아의 농장에서 포도가 재배되는 과정을 보여 주며 와인에 잘 어울리는 음식을 함께 소개하는 식이다.

치즈 회사 부르생(Boursin)이 ‘먹거리 여행’ VR 콘텐츠를 제작해 리테일 매장에 공급한 것이나 주류 회사 패트론(Patron)이 농장에서 공장을 거쳐 파티에 이르기까지 ‘데킬라의 여정’을 VR로 제작한 것 또한 동일한 목적에서 이뤄진 시도라 할 수 있다. 소비자는 단지 와인과 치즈, 데킬라를 구매한 데 그치지 않고 상하좌우로 뻗어나가는 스토리를 향유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받으며 유대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VR은 SXSW에서 얻은 ‘궁극의 공감 기계(The Ultimate Empathy Machine)’라는 별명에 걸맞게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에 의미를 부여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며 고급 식재료와 관련된 스토리를 제공하는 쿨호보. Ⓒcoolhobo.com

 

변화하는 소비자를 위한 VR 스토리텔링

너무 많은 콘텐츠가 너무 많은 채널을 통해 소비되며, 콘텐츠와 채널에 있어 모든 것이 과잉된 양상을 보이는 지금 브랜드의 이름만으로 소비자에게 호소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정한 브랜드를 필요로 하며 그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과정에 있어 소비자가 보다 특별하고 독보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스토리를 설계, 제공하는 것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경제지 『포브스』는 앞으로 어떤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디지털 환경에 부응하는 스토리텔링을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사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임을 강조한 바 있으며, 마케터들이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위한 도구로서 VR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콘텐츠가 빠르게 희석되는 상황에서 브랜드는 어떻게 자신의 스토리를 기억할 만한 것으로 각인시킬 것인가? VR은 스토리텔링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감상자를 콘텐츠 안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360°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며 마치 현실과 같은, 그러나 더 흥미롭고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여태껏 VR 콘텐츠의 한계 중 하나로 지적돼 온 ‘거짓된 인터랙션’, 즉 마치 콘텐츠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콘텐츠의 인물이나 사물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에 느껴지는 실망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게임 엔진 등을 차용해 사용자가 콘텐츠와 진정한 인터랙션을 진행할 수 있게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단선적인 스토리텔링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광고성 콘텐츠는 쉽게 차단해 버리는 사용자들이 증가하는 지금, 마케터들은 AR의 선례를 참조해 VR 스토리텔링을 고민해 볼 수도 있다. 지금처럼 많은 소비자가 AR 기술에 친근감을 느끼며 스노우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고, 페이스북과 구글 등이 AR 카메라 서비스를 발표하는 배경에는 ‘포켓몬GO’라는 킬러 콘텐츠가 있었다. 일견 사소해 보이는 모바일 게임 앱은 그때껏 사용자들이 누릴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시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경험의 독특함과 즐거움이란 VR 콘텐츠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만한 기준일 것이다. 앞으로 VR이 소비자에게 어떤 식의 재미를 제공하면서 브랜드와의 관계를 공고히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궁극의 이야기’를 향한 흥미로운 실험을 기대해 본다.

2017.09.15. 10:00

사보는 제일기획의 역량을 대외에 선보이고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통로로 활용돼 왔다. 매달 꾸준히 게재된 캠페인 소개가 대표적이다. 창간 1주년을 기념해 1976년 10월호에 TV 광고 45편과 인쇄 광고 18편이 처음으로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 코너는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광고 및 마케팅 연구자들에게도 좋은 참고 사례가 됐으며, 기업과 브랜드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500호를 맞아 1970년대부터 각 시대별로 큰 호응을 얻었던 캠페인과 국제광고제 수상작을 소개한다.

케리부룩 <숙녀 교실> 1977년
1970년대 여성 기성화 시장에서 패션 구두 시대를 연 최초의 브랜드.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로 당시 최고의 구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부광약품 코리투살 1978년
운율을 살린 카피 및 약효가 12시간 지속되는 기침약이라는 점을 차별화해 어린이 감기약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도록 했다.

 

삼성물산 버킹검 1978년
남성 양복 시장의 판도를 바꾼 1970년대 No.1 브랜드. 성공한 남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남성 양복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부광약품 브렌닥스 1981~1983년
‘뽀드득’이라는 한마디로 고가 치약 시장을 연 최초의 브랜드. 치약 시장의 후발 주자임에도 시장의 맹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 이코노 컬러 TV 1981년
1980년대 초반 컬러 방송 초창기에 시장의 판도를 장악한 브랜드. 폭발적인 시장의 수요와 함께 삼성전자의 인지도도 동반 상승했다.

 

한국야쿠르트 기업 PR <장수 마을> 1983~1985년
건강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1970~80년대 산업 역군들은 이 작은 병에 담긴 음료로 건강을 지켰다.

 

광동제약 광동탕 1984년
‘이 손 안에 있소이다’ 같은 유행어 카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브랜드 호감도와 인지도를 제고했다.

 

삼양식품 라또마니 1986년
기존의 스프 1개 라면 시대에서 스프 2개 라면 시대를 연 주인공. 식사 대용의 라면이 아닌 출출할 때 먹는 라면 시대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 <휴먼테크> 1986년 
소비자를 위한 첨단 기술을 ‘휴먼테크’라는 기업 슬로건으로 표현해 국내 최초로 클리오광고제 본상을 수상했다.

 

유나이티드항공 <한국 교민 광고> 1986년 
미국 현지 클라이언트를 영입, 한국적 소재를 활용한 캠페인을 전개해 교포 사회에서 큰 공감대를 일으켰다.

 

풀무원식품 <옹고집> 1986년
우리 전통 먹거리를 대량 생산 체제로 정착시킨 기업. 소신 있는 철학과 철저한 위생 관리로 안전한 먹거리 시대를 열었다.

 

삼성제약 쓸기담 <부부 여행> 1988년 
1988년부터 1990년대까지 ‘간장 보호’라는 제품의 가치에 즐거운 인생의 가치를 더해 경쟁 제품을 압도하고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제일모직 골덴텍스 1989년 
맞춤복 시장의 고급화 추세에 발맞춰 골덴텍스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첨단 기술과 패션의 조화를 콘셉트로 미래성을 보여 줬다.

 

동양제과 초코파이 情 1989년부터
우리 민족 특유의 정서인 ‘정’을 제품과 연결시켜 폭발적 성공을 거둔 브랜드. 이제는 세계 각국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서식품 맥심 <명사 시리즈> & 모카골드 1990~1993년
은은한 향기와 맛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지속적 사랑을 받은 동서식품의 제품들은 생활의 여유와 미를 더해 줬다.

 

동양제과 투유그랜드 초콜릿 1990년
1990년대 초반 빅모델 전략으로 수많은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초콜릿. 10년이 지난 후에도 꾸준히 사랑받았다.

 

제일제당 게토레이 1990년
스포츠 음료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이온 음료의 대명사. 이제는 많은 스포츠 마니아가 가장 사랑하는 음료가 됐다.

 

제일제당 다시다 1991~1992년
천연 조미료의 No.1으로 우뚝 선 브랜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국민들에게 ‘고향의 맛’을 강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조선무약 솔표 우황청심원 1991년
한국인의 신경 계통 구급약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제품. 양약보다 한약을 선호하는 풍토를 조성한 한국인의 대표 구급약이다.

 

피죤 <노란 피죤> 1991년, Cannes Lions Bronze 
제품에 노란색이라는 컬러 아이덴티티를 도입해 성공한 브랜드. 각종 마케팅에서 색깔을 부각시켜 판매 시점에서 주부들의 손길을 자극했다.

 

KOBACO <Campaign Against Drinking and Driving> 1991년, Cannes Lions Silver  
‘필름은 되돌릴 수 있지만, 생명은 되돌릴 수 없다’는 카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공익광고협의회의 캠페인이다.

 

코리아나화장품 기업 PR 1992년
1989년 사업 첫 해 14억 원이었던 매출이 2001년에는 3,784억 원으로 급성장. 새로운 마케팅 방식으로 국내 굴지의 화장품 회사로 자리 잡았다.

 

삼성그룹 기업 PR <세계 일류> 1994~1996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경제 잡지 『비즈니스 위크』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2002년에 이미 약 10조 원이라 평가했다.

 

삼성생명 기업 PR <효(孝)> 1995년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인생사를 담담히 들려주며 감동과 공감을 얻은 캠페인.

 

삼성전자 애니콜 1995년
‘한국 지형에 강하다’란 카피로 통화 성공률을 강조해 휴대폰 시장을 바꿔 놓은 캠페인.

 

부광약품 로취큐 <빠삐용> 1996년
인지도 극대화를 위해 추억의 명화 <빠삐용>을 패러디해 제품력을 효과적으로 알렸다.

 

삼성물산 카운트다운 1996년 
국내 중저가 캐주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가장 진보적인 브랜드로 발전을 꾀하면서 빅 모델과 패션 발전소라는 키워드를 활용했다.

 

SK 엔크린 1996년
강렬하고 위트 넘치는 광고로 CF계 유행을 주도하며 국내 휘발유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SK텔레콤 디지털 011 <때와 장소> 1996년
‘디지털 011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라는 카피와 유머러스한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삼성전자 <Baby Eyes> 1997, 국내  최초 Cannes Lions Gold
와이드 브라운관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제품의 기능을 새롭고 즐겁게 전달한 인쇄 광고.

 

삼성전자 기업 PR <또 하나의 가족> 1997~2002년 
1997년부터 진행한 이 캠페인은 디지털의 딱딱함을 생활 속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를 찾아 광고로 표현했다.

 

한미은행 기업 PR 1998~2001년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한미은행.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리얼리즘 광고에 그 이유가 있었다.

 

SK <OK! SK> 1998년  
철저한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을 표현한 기업 PR 캠페인.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업 PR 1999~2001년
당시 명실상부한 국내 1위의 포털 사이트 업체였다. 이메일과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로 대한민국에 인터넷 붐을 일으켰다.

 

삼성전자 <시드니올림픽 마케팅> 2000년 
‘올림픽 랑데뷰@삼성’이란 삼성관을 지어 다양한 전시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국통신 메가패스 2001~2002년
후발 주자로 출발해 초고속 통신망 시장의 1위로 우뚝 선 브랜드. 재미 있는 카피와 비주얼로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KTF 기업 PR <KTF적인 생각> 2001년
교과서에 소개될 만큼 신선하고 유연한 사고 방식과 다채로운 영업 활동으로 대한민국 이동통신 문화를 새롭게 열었다.

 

삼성전자 <랜드마크 옥외 광고> 2002년 
삼성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세계 주요 도시에 상징적 브랜드 기반으로써 랜드마크 옥외 광고 매체를 확보했다.

 

삼성카드 기업 PR <히딩크> 2002년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카피로 행복의 순간에 삼성카드가 함께한다는 것을 표현했다.

 

하이트맥주 하이트 2002년
‘천연 암반수’라는 키워드로 맥주에 사용되는 물 논쟁을 제기한 캠페인. 이로써 시장에서 역전할 수 있게 됐다.

 

한일월드컵 개막식 2002년
2002년 5월 31일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었던 그 날의 감동은 1년여의 치밀한 준비 끝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삼성그룹 <함께 가요 희망으로> 2003년
2003년부터 진행한 삼성그룹 기업 PR 캠페인으로 경제의 희망을 위해 기업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삼양라면 <아하! 삼양라면> 2004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삼양라면의 진실성을 부각한 것이 적중해 업계 1위 탈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던 캠페인.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축구 대회 2004년
제일기획은 국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메가 이벤트를 수행했으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축구대회는 대표적인 이벤트 중 하나다.

 

삼성전자 <첼시 스폰서십 마케팅> 2006년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대표 명문 구단인 첼시FC와 스폰서십을 체결한 이후 광고, 프로모션,  PR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에쓰오일 <100인의 카레이서> 2006년
중독성 강한 후렴구의 CM송으로 소비자 충성도를 높여 준 에쓰오일의 대표 캠페인.

 

KTF <Show를 하라> 2007년
연령대별로 일상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주목도를 높인 캠페인.

 

삼성그룹 <두근두근 Tomorrow> 2008년
삼성의 친환경 미래 신기술을 소재로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전달한 캠페인.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크로스오버 캠페인으로 소통을 시도했다.

 

삼성전자 하우젠 2008년
에어컨 제품의 이미지에 적합한 김연아를 모델로 활용해 사상 최고의 화제성을 창출했다.

 

한국타이어 <글로벌 캠페인> 2008년 독일법인 
당시 시장 상황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캠페인. ‘Tame the Road’라는 콘셉트로 각국에서 진행됐다.

 

동아제약 <누군가의 박카스> 2009년
피로 회복은 나만의 것이 아닌 우리 사이의 관계를 위한 것임을 강조해 박카스의 브랜드 가치를 확대했던 캠페인.

 

웅진코웨이 <시후 다큐> 2009년 
경쟁사 대비 확실한 ‘필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깨끗한 물’이라는 카테고리 대표성을 브랜드 가치로 승화시킨 캠페인.

 

KT <olleh kt> 2009년 
KT와 KTF의 합병으로 새로운 기업 가치 수립이 필요한 시점에서 ‘당신을 위한 최고의 감탄사’란 의미의 ‘olleh’를 전략적으로 채택한 캠페인.

 

Nikon <The Sensory Light Box> 2009년, Cannes Lions Bronze 
지하철 역을 걷는 행인이 마치 레드카펫 위의 셀러브리티처럼 느껴지도록 만든 옥외 광고.

 

 

상하이엑스포 한국관 2010년 
2010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중국 상하이엑스포의 한국관 전시 기획을 제일기획이 총괄했다.

 

G20 정상회의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종합홍보대행사로 선정된 제일기획은 토털 홍보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해 서울 G20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했다.

 

Nikon <Botanical Garden> 외 2종 2010년, Cannes Lions Bronze  
사진 찍는 순간 자신을 잃게 된다는 점에 착안, 유머러스한 인쇄 광고를 통해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자연스럽게 높였다.

 

매일유업 <고베식당> 2011년 
신제품 개발에서 브랜드 이름과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광고회사의 새로운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Minus One> 2011년, 인도법인, Cannes Lions Silver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인쇄를 장려해 무분별한 벌목을 줄이고 환경 보전에 기여한 캠페인.

 

홈플러스 <Subway Virtual Store> 2011년, Cannes Lions Grand Prix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홈플러스 가상 매장을 설치, 스마트폰으로 실제 쇼핑까지 가능케 한 온·오프라인 통합 캠페인이다.

 

동서식품 카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2012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콘셉트로 팝업 스토어를 열어 카누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한편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비알코리아 <Flavor Radio> 2012년, Cannes Lions Bronze   
던킨 도넛의 커피 매출 향상을 위해 라디오와 연계, 특정 사운드에 커피향이 분사되도록 해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했다.

 

삼성전자 <런던올림픽 마케팅> 2012년
참가 선수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삼성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특한 체험을 제공했다.

 

삼성전자 <Insight> 2012년, Cannes Lions Gold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마음으로 찍은 사진들을 전시해 큰 화제를 모았던 캠페인.

 

삼성전자 <We are David Bailey> 2012년, 영국법인, Cannes Lions Gold  
삼성전자 스마트 카메라 NX1000을 이용해 데이비드 베일리와 사진전을 열고, 자선 경매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에쓰오일 <Here Balloon> 2012년, Cannes Lions Bronze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시간을 단축시켜 줌과 동시에 양보와 나눔의 미덕을 실천한 캠페인.

 

여수엑스포 공식 행사 2012년
여수엑스포의 공식 개막 행사를 담당해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쇼를 펼쳐 흥행을 이끌었다.

 

오리온 <오감자> 2012년
군대 시절 PX에서 과자를 먹는 이병과 상병의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대를 이끌어 냈던 오감자 캠페인.

 

이마트 <Sunny Sale> 2012년, Cannes Lions Gold
그림자 QR 코드를 활용해 프로모션을 진행, 매출 향상과 온라인몰 가입자 수 증대에 크게 기여했던 캠페인.

 

삼성생명 <생명의 다리> 2013년, Cannes Lions Titanium 
자살률이 높은 마포대교를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위로와 희망을 주는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캠페인.

 

Polish Red Cross <Very Good Manner> 2013년, 폴란드법인, Cannes Lions Bronze
테이블 매너를 이용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식 아동을 위한 기부를 실천하는 솔루션을 기획했던 캠페인.

 

Software Technology <Cinder> 2013년, TBG, Cannes Lions Grand Prix
3D 그래픽, 모바일 앱, 프로젝트 영상 등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제작에 활용 가능한 C++ 언어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모여 있는 개방형 라이브러리.

 

United Nations Association of Germany(DGVN) <Free the Forced> 2013년, 독일법인, Cannes Lions Gold
QR코드가 새겨진 사랑의 자물쇠를 이용해 전 세계 수천만 명에 이르는 강제 결혼 여성들의 인권을 알리고, 이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집했던 캠페인.

 

보해양조 <아홉시반 주립대학> 2014년
‘개념 있는 음주 시민 양성’이라는 타이틀 아래 사이버 대학 형태의 온라인 브랜드 사이트를 구축, 소비자와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했다.

 

삼성전자 <이노베이션 뮤지엄(SIM)> 2014년
전자 제품의 역사와 통신, 가전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신제품도 체험해 볼 수 있는 박물관.

 

삼성전자 <CenterStage> 2014년, TBG, Cannes Lions Bronze 
삼성전자 가전 제품의 기능을 직접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삼성전자 <Smart Toys> 2014년, 스페인법인, Cannes Lions Bronze  
아이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테크놀로지 사용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진행한 캠페인.

 

Tui Travel UK and Ireland <Simon the Ogre> 2014년, BMB, Cannes Lions Silver
일상 속 스트레스로 괴물이 된 아빠가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며 멋진 모습을 되찾는 캠페인.

 

UNHCR <Invisible People> 2014년, Cannes Lions Bronze 
제일기획이 UNHCR, 서울시립미술관과 진행한 캠페인으로 3D 미니어처 피규어와 QR코드, NFC를 활용해 난민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버거킹 <Morning Like a King> 2015년, Cannes Lions Silver
피곤한 아침 출근길에 활력을 주고자 진행한 캠페인. 다양한 재미를 비롯해 실제로 커피를 제공해 주는 이벤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 <Look at Me> 2015년, Cannes Lions Gold
자폐 아동에게 얼굴과 표정 인식 능력을 향상시켜 눈 맞춤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앱을 개발, 디지털 기기를 통한 자폐아의 치료와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 S2> 2015년
회전식 휠을 활용한 스마트 워치의 강점을 부각하는 세련된 영상미로 관심을 끌었던 캠페인.

 

아디다스 <There Will Be Haters>  2015년, iris, Cannes Lions Bronze
안티팬들의 비난과 냉소적 표현, 이에 대한 세계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아 화제를 모은 캠페인.

 

Dream Touch for All <South Korean-North Korean Translator> 2015년, Cannes Lions Bronze 
남한어가 생소한 탈북 학생들을 위해 개발된 남한어 검색 앱 ‘글동무’는 제일기획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젝트.

 

IBM <Run Keeper> 2015년, TBG
시각장애인 육상 선수가 IBM의 클라우드 분석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앱 런키퍼를 활용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운 캠페인.

 

WWF/Latinstock <Animal Copyrights> 2015년, 스페인법인, Cannes Lions Bronze
동물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판매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을 멸종 위기 동물을 돕는 데 활용한 캠페인.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모카다방> 2016년
맥심 모카골드를 젊은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영타깃을 소비층으로 진입시키기 위해 다방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삼성전자 <리우올림픽 갤럭시 스튜디오> 2016년 
올림픽 마케팅 최초로 체험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갤럭시 브랜드의 혁신과 심도 있는 제품 체험이 결합된 독특한 경험을 제공했다.

 

삼성전자 <Blind Cap> 2016년, 스페인법인, Cannes Lions Gold
시각장애 수영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진동 센서가 탑재된 수영 모자를 개발한 프로젝트.

 

삼성전자 갤럭시 S7/노트7 <BE 캠페인> 2016년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제품 출시 이전 단계부터 미디어데이, 팬페스티벌, 체험존, OOH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전략적으로 진행.

 

삼성전자 <Re: Shakespeare> 2016년, 영국법인, Cannes Lions Bronze
지루하게 인식되던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게임, 퀴즈 등으로 배울 수 있게 한 학습용 애플리케이션.

 

정관장 에브리타임 2016년 
‘만나면 1포하라’는 카피로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해 공감을 얻었으며, 카툰 베이스의 바이럴 영상으로 젊은 세대의 감각에 어필,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했다.

 

통일부 <Piano of Unification> 2016년, Cannes Lions Bronze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으로 피아노를 만들어 이를 전시, 연주에 활용한 프로젝트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Jägermeister <Jägermeister Coolpack> 2016, 독일법인, Cannes Lions Silver  
차갑게 마실수록 향과 질감이 살아나는 예거마이스터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쿨팩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였다.

 

Jeep <Portraits> 2016년, iris 
다양한 지프 차종과 지프를 운전했던 사람들의 초상화 66점을 활용해 지프 브랜드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한 캠페인.

 

삼성전자 <CES Wonderland> 2017년
기어 VR 헤드셋과 4D 시뮬레이터를 연동해 실제 같은 가상현실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 CES에서 선보인 캠페인.

 

Operation Smile <Girl in the Mask> 2017년, 중국법인
스모그가 있는 날이면 마스크를 쓰고 나갈 수 있어 행복한 구순구개열 질환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으로 구순구개열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Sherwin-Williams <Epiphany> 2017년, McKinney
프리미엄 페인트의 색상을 강조하기 위해 첨단 로봇을 활용, 물속에서 페인트들이 섞이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으로 CG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화제를 모았다.

 

Tesco <Safety Bags> 2017년, 홍콩법인
과일이나 채소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농약 등 유해물질을 자연광과 반응시켜 분해하는 특수 코팅 비닐 용기를 개발해 매장에 비치한 캠페인.

 

2017.09.15. 10:00

빅데이터 기반의 미디어 ROI 고도화 시대를 맞이해 클라이언트 퍼포먼스 및 미디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차세대 미디어 솔루션 세 가지가 개발됐다. 제일기획의 The Cheil Media와 DnA Center가 약 1년여 동안 함께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 온 결과물이다. 최근 클라이언트들의 최대 관심사인 ATL과 디지털 통합 미디어 플래닝에 대한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모델이라는 점에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Marketing Mix Modeling: 마케팅 활동의 매출 기여를 계산하는 방법

“광고가 매출을 향상시켰는가?” 마케터라면 한 번쯤 들어 봤거나 고민해 봤을 질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광고를 비롯한 각종 마케팅 활동은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광고 투입이 매출에 구체적으로 얼마나 기여했는가?”, “매체별로는 얼마의 효과가 있었나?”, “효과뿐 아니라 효율이 높은 활동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마케팅의 효과를 매출이라는 숫자로 변환해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다행히도 충분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면 이 난감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이번 달 매출이 지난달 대비 증가했는데 가격, 환경 등에는 변화가 없었고 TV CF 집행을 늘렸던 것이 유일한 차이라면 TV CF가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여기에 늘어난 TV CF 집행 비용을 함께 살피면 TV CF의 효율(비용 대비 효과)도 계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을 다양한 매체나 마케팅 활동에 일회성이 아닌 대표성 있는 숫자로 효과를 정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집행 배분 방향성까지 도출해 보는 것이 ‘MMM(Marketing Mix Modeling)’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기본적으로는 매출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 간 상관관계를 동시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일반적으로 회귀분석 같은 통계적 기법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회귀분석은 분석과 해석이 용이한 장점이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돼 온 모델링 기법이다).

하지만 이때 광고와 그로 인한 효과 사이의 현실을 정교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진보된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선형 회귀 모형을 쓰게 되면 광고 투입을 늘리면 늘릴수록 일정 배율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가정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투입이 늘어날수록 효용의 증가량이 점차 감소하는 이른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광고 효과에도 엄연히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 또한 각 마케팅 채널은 서로 간에도 복잡하게 얽힌 채로 영향을 주고 받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선형 모형만 가지고는 이것을 반영하고 분석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MMM 분석에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고도화된 기법이 동원되며, 문제 상황마다 적합한 방식을 찾아 나가게 된다.

분석 기법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분석을 위한 재료, 즉 데이터다. 여기서 잠깐, 광고 효과를 분석하려면 광고 집행 내역과 매출 데이터만 있으면 될까? 그렇지가 않다. 매출에는 광고 외에도 가격이나 시장 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동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으며, 모델링에 사용되는 데이터 역시 다양하고 상세할수록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신뢰성 높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여기에 긴 기간에 걸쳐(통상적으로 2년 이상) 마케팅 활동과 그로 인한 효과가 충분히 녹아 있는 데이터일수록 분석의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다.

모델링이 탄탄하게 이뤄졌다면 그 다음은 궁금한 점들을 확인해 보는 단계다. 각 마케팅 활동이 매출을 얼마나 일으켰는지 확인해 보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마케팅 활동별 투입량과 그에 따른 효과를 계산하거나 어느 정도가 가장 적정한 투입 규모인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적화 방법론을 통해 전체 마케팅 예산을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 또 그렇게 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얼마나 될지를 수량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잡한 방법론과 충분한 데이터, 지난한 분석 과정 등 다소의 코스트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마케팅 효과를 매출로 환산해 다각도로 살펴보고, 이후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교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MMM을 고려해 보자.

전체 매출을 마케팅 활동별로 구분해 효과 및 효율 분석.

투입량에 따른 매출 반응 분석.

3Screen Optimizer: TV와 디지털 최적의 조합 찾기

“TV 캠페인을 하려고 하는데, 디지털도 같이 하는 게 좋을까요? 그렇다면 디지털 예산은 어느 정도 쓰는 게 좋을까요? 그렇게 믹스하면 TV와 디지털을 합친 통합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근래에 다수의 미디어 담당 실무자들로부터 클라이언트의 연이은 질문에 답변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TV와 디지털의 통합 효과, 이것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두 매체에 공통된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마땅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 TV는 오래 전부터 GRP·Reach 등을, 디지털은 View·Impression·Click 수 등의 단위를 각각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동영상의 광고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TV와 디지털 동영상의 효과를 동일 기준으로 측정하고 통합 효과를 산출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절실함, 이것이 3스크린 옵티마이저(3Screen Optimizer)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TV와 디지털의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TV, PC, 모바일을 모두 이용하는 패널, 즉 3스크린 싱글소스 패널이 필요하다. 이번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 약 5년 전부터 3스크린 싱글소스 패널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닐슨사와 공동으로 광고 효과 조사를 실시했다. 3스크린 싱글소스 패널을 기반으로 각 스크린별로 노출되는 효과를 측정하고, 통합 효과 산출을 위한 스크린 간 중복률을 계산할 수 있다.

3스크린 싱글소스 패널.

이렇게 측정된 TV, PC, 디지털의 스크린별 광고 데이터를 동일하게 Spending, GRP, Reach, A.F(평균 빈도), Impression으로 산출한다. 광고 효과 산출은 각 스크린 단위뿐 아니라 TV와 PC, TV와 모바일, PC와 모바일 등 스크린 간 조합 단위로도 산출하게 된다. 광고 효과 산출은 동영상 광고를 집행하는 약 700~800개 클라이언트의 브랜드 단위까지, 매체의 경우는 지상파 3개, 케이블TV 56개, 디지털 6개 채널까지 커버한다. 특히 중요한 점은 3스크린 광고 데이터는 1년 365일 지속적으로 축적될 계획이라는 것이다. 향후 누적돼 가는 데이터는 본 시스템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본 원동력이 될 것이다.

3스크린 조사 커버리지.

다음 단계는 트랙킹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합 효과 최적화 모델링을 하는 것이다. 통합 효과 최적화 모델링이란 TV와 PC, 모바일 광고를 집행할 때 최고의 효과가 기대되는 스크린 간 적정 믹스율을 찾는 과정이다. 이 작업은 국내외 전문 연구 인력이 투입돼 개발된 ‘닐슨 K 모델링’으로 수행됐다. 특히 현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성 및 연령을 조합해 총 135개 타깃까지 모델링 작업을 수행했고, 각 타깃별 최적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

3스크린 옵티마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미디어 플래너들이 직접 설계해 실무 지향적으로 세부 기능이 구현됐다는 점일 것이다. 시스템은 이용 행태, 최적화, 트랙킹, Raw 데이터의 4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다. 가장 핵심적 기능은 최적화와 트랙킹이다. 최적화는 통합 효과를 예측하고 최적의 믹스율을 산출하는 기능으로, 트랙킹은 TV와 디지털의 광고 효과 실측값을 분석하는 기능으로 구현돼 있다.

3스크린 옵티마이저의 핵심 기능.

최적화는 TV와 디지털 간 최적의 배분율을 산출하는 기능이며, 플래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옵션을 다양하게 구현했다. 기본적으로는 정해진 예산 기준으로 통합 Reach1+/3+를 최대로 높이기 위한 최적 배분율 산출, 반대로 통합 Reach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예산을 산출하는 최적화 기능도 있다. 또한 플래너나 클라이언트가 정해 준 임의의 배분율 값으로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끔 해 시스템 결과와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스크린 단위의 최적 믹스와 함께 채널 단위의 최적 믹스율도 산출할 수 있게 기능을 구현했다.

트랙킹은 TV, 디지털 통합 광고 효과를 실측하고 분석하는 기능이며, 자사가 대행하는 클라이언트뿐 아니라 동영상 광고를 집행하는 모든 클라이언트가 효과 측정 대상이 된다. 따라서 자사의 집행 결과뿐 아니라, 경쟁사의 집행 결과를 같이 비교해 분석해 볼 수 있다. 또한 1스크린, 2스크린, 3스크린, 디지털 채널 단위까지 세부적으로 광고 집행 결과를 산출할 수 있어 분석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다양화했다고 할 수 있겠다.

3스크린 옵티마이저 개발로 가장 기대되는 점은 무엇보다 통합 광고 집행 ROI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한정된 예산 기준의 통합 효과 최대화 또는 캠페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예산 최적화, 이 두 가지를 실질적으로 가능케 해 클라이언트의 투입 예산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게 해 준다.

짧지 않은 시간과 노력의 투자로 개발된 본 시스템이 발전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연속성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트렌드를 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데이터 확보와 체계적 축적이 필요하다. 본 시스템은 1년 365일 광고 모니터링으로 데이터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누적되는 데이터 기반의 최적 모델링 업그레이드.

The Cheil Media Dash Board: 캠페인 현황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미디어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했다”라는 말은 단순히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모바일 이용자가 늘어났다는 것이 아닌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 즉시성과 폭발성을 지닌다는 의미이다. 기존에는 TV를 중심으로 대규모 노출을 통한 소비자 인식 변화에 초점을 맞춘 ‘AIDMA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다양한 터치 포인트 자극을 통해 즉각적으로 구매로 연결 가능한 ‘Search-Shop-Share’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 인식 및 태도 변화를 위한 다양한 터치 포인트가 존재하고, ATL과 디지털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오늘날의 미디어 운영은 과거와 달리 어떤 접점에서 소비자 자극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제일기획에서는 업계 최초로 ‘The Cheil Media Dash Board’라는 대시보드를 구축했다. 광고비부터 마케팅 효과까지 캠페인 집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웹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첫 번째 중요한 특징은 ATL뿐만 아니라 디지털 운영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ATL 중심으로 집행해 디지털을 아예 집행하지 않거나 소액으로 집행했기 때문에 대규모 광고비 집행이 있었던 TV 중심의 미디어 집행 효과만 관심이 높았고, 디지털은 크게 관심이 없었다. 또한 오랜 시간 집행을 해 오면서 집행 효과 관련 풍부한 자료와 다양한 분석을 했던 TV와 달리 디지털은 단기간에 급부상하면서 이해 당사자인 매체사와 대행사가 아닌 제3의 조사 기관 자료가 부족했던 것도 현실이었다.

대시보드 예시 화면.

하지만 이제 디지털은 3조 원이 훌쩍 넘는 시장이고, 모바일의 경우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가장 큰 혜택을 받아 매년 급성장해 2016년에는 지상파 TV를 넘어 광고 시장 내 2위 매체로 올라섰기 때문에 더 이상 디지털을 보조 매체로 바라보고 관련 효과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에 The Cheil Media Dash Board에서는 ATL뿐만 아니라 디지털 광고비 및 집행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자사뿐 아니라 경쟁사 현황도 동시에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언제나 최신 데이터로 조회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미디어 관련 지표들은 분석 시점에 따라 지표가 산출돼 항상 최신 데이터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The Cheil Media Dash Board에서는 매일 실시간 데이터 크롤링을 통해 광고비부터 마케팅 효과까지 최신 DB로 자동 갱신되며, 언제 조회하더라도 사용자가 조회하는 시점에 따라 가장 최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는 실시간 트래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분석해야만 KPI 달성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관리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문제 상황 발생 시 타이밍이 늦은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The Cheil Media Dash Board에서는 언제나 최신 데이터로 캠페인 집행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클라이언트 KPI 달성 현황 역시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문제 상황 발생 시 관련 부서와 바로 협의 및 해결이 가능한 선순환 방식의 프로세스가 가능해 보다 안정적으로 KPI를 관리할 수 있다.

네 번째 중요한 특징은 실시간 캠페인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캠페인 집행 후에 미디어 및 마케팅 효과를 분석해 향후 캠페인 미디어믹스를 최적화하는 데 적용시켰다. 하지만 The Cheil Media Dash Board에서는 온에어 1주일 후부터 주차별 브랜드 지표 조사를 실시해 어떤 접점에서 소비자 자극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주차별 미디어 믹스 변화에 따른 브랜드 지표 변화도 동시에 분석 가능해 이를 바탕으로 차주 캠페인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캠페인 집행 중에도 항상 캠페인 최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운용의 묘를 살려 최대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주별 조사의 경우 특성상 리소스가 많이 투여되기 때문에 한 번에 모든 클라이언트를 진행하기 어렵다. 현재는 일부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점차 조사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섯 번째 특징은 클라이언트별 최적화된 맞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모든 클라이언트가 하나의 지표만 바라보고 캠페인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클라이언트별로 캠페인 상황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와 우선 순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를 무시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화면을 제공하면 관심도가 낮은 데이터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위젯 형태로 시스템을 개발했다.

원하는 위치로 이동이 가능한 위젯의 장점을 살려 모든 사용자가 대시보드를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클라이언트별 캠페인 특성에 맞춰 화면 구성을 최적화했다. 특히 위젯별로 산출되는 다양한 자료는 모두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게 구현해 업무 편리성을 더욱 강화했다.

여섯 번째로는 캠페인 관리의 투명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데이터 분석 시점에 따라 시차가 있는 자료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했기 때문에 잘못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발생했다. The Cheil Media Dash Board는 실시간으로 캠페인 운영 현황이 클라이언트-AE-플래너-바이어 등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기존 분석/커뮤니케이션 시점에 따라 오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사라져 좀 더 투명하고 빠르게 캠페인을 운영 및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The Cheil Media Dash Board는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구성으로 ATL부터 디지털까지 캠페인 운영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자사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동시에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주차별 브랜드 지표 조사를 통해 최적화된 캠페인 운영이 가능하고 캠페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The Cheil Media Dash Board를 활용해 제일기획 미디어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한 단계 더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2017.09.15. 10:00

2017.09.1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