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2. 16:00

20세기 초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남성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인 작품이 미술 공모전에 출품됐습니다. 많은 논란이 있었고, 결국 이 작품은 전시회에서 배제됐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그 유명한 마르셀 뒤샹입니다.

그는 한술 더 떠 모나리자의 얼굴에 수염을 그려 넣은 패러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그 작품에는 “그녀는 뜨거운 엉덩이를 가졌다”라는 의미가 담긴 제목을 붙였습니다. 온화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닌 모나리자를 전혀 다른 이미지로 해석했으니, 한바탕 난리가 일어났던 건 당연한 일이겠죠. “미친 거 아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마르셀 뒤샹의 이름 앞에는 ‘전위 미술가’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전위(前衛), 앞에 있다는 뜻입니다. 고정관념에 젖어 있거나 남들만 따라 하는 사람은 앞에 있기 어렵겠죠.

 

『Cheil』 매거진은 지난 1월호에서 ‘Convert’라는 키워드를 통해 주류와 비주류의 역학 관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 2월호를 이끌어가는 키워드는 ‘Convince’입니다. 누가 누구를, 무엇을 납득시키고 설득할까요? 다양한 얘깃거리가 있겠지만, 그중 『Cheil』 매거진이 눈여겨본 트렌드는 ‘페이크(Fake)’입니다.

페이크는 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쓰였지만, 이제는 긍정이 덧붙여져 다양한 의미의 그물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남을 속이는 게, 진짜를 모방하는 게 어떻게 긍정적 가치를 내재할 수 있을까요? 2월호 콘텐츠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를!

『Cheil』 매거진에서 올해 집중하고 있는 12가지 키워드는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1월호의 ‘Convert’와 2월호의 ‘Convince’는 ‘상식의 전복’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이 수반돼야 비주류가 주류가 될 수 있고, 가짜가 진짜를 넘어서는 가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제 가짜들이 나를 어떻게 설득하는지 확인하러 갈 시간입니다.

2018.02.02. 16:00

서구 미술사는 실재하는 세계를 재현하기 위해 출현했고, 이는 궁극적으로 사진이란 기계를 통해 실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서구의 회화가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려진 이미지에 불과하듯이 엄밀히 말해 사진 역시 인화지에 밀착된 허구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실재하는 진짜로 받아들인다.

실재를 더듬기 위한 매개체

사실 모든 이미지는 허구고 가짜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져 버린 것을 뒤늦게 인간의 눈앞에 갖다 놓기 위한 대리물이자 실재를 대신하는 모조다. 그러나 인간은 그 허구적 이미지, 가짜를 통해 진실을 깨닫고 실재를 더듬는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이미지는 실재에 가닿기 위한 매개들인 셈이다.

전통적인 동양의 회화 역시 그러한 매개로 작동했다. 예를 들어 산수화란 그림은 실제 산수를 소요하는 대신 그것을 그림에 담아 방 안에 걸어두거나 펼쳐놓고 바라보면서 마치 현실 속 산수를 소요하는 듯한 경험을 위해 마련한 허구적 장치였다. 따라서 굳이 실제 그대로 닮을 필요는 없었고, 다만 실재를 연상하는 기호로만 작용하면 됐다. 그래서 선으로만 그려질 수 있었다. 그림자도 없고, 부피나 질량이 깃들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있음과 없음 사이에 존재하는 것 

알다시피 사진은 이미 존재하는 대상을 순식간에 포획한다. 따라서 사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찍을 대상이 마련돼야 하며 그것이 시간 속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사진은 대상과 시간을 동시에 겨냥한다. 이미 일상에 존재하는 이미지, 그러니까 레디메이드 이미지를 다루는 사진은 우선적으로 대상을 발견하는 일이고, 그런 이후 대상을 프레임에 가둔다.

그런데 촬영 후에도 대상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사진 속에 들어와 박힌 대상은 어느 한순간의 것이기에 그것은 있음과 없음 사이에 기이하게 걸쳐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찍은 사진 속의 나는 현실에 존재하는 ‘나’였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사진은 이미 사라져 버린 어느 한순간을 애도하는 작업인 셈이다.

 

진짜와 가짜의 간극에 대한 질문

오늘날 동시대 미술에서도 사진이 지닌 허구적 특성은 적극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 대표적 작업의 예로 구성연의 작업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구성연은 실제 같은 가짜 사진을 촬영하는 작업을 선보이면서 진짜와 가짜의 간극에 대해 질문한다.

구성연의 사진은 찍은 대상 자체가 아예 사라져 버리게 한다. 또한 작가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대상을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찍을 대상을 공들여 만든다. 그러나 그 대상은 시간의 흐름 속에 소멸될 것이다. 시간, 온도 등에 의해 이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재료를 사용해 대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구성연은 자신이 만들었기에 유일무이한 존재를 찍는 것이고, 나아가 그것들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순간 이내 소멸하기에 그 대상을 촬영하는 이유, 알리바이가 좀 더 분명해졌다. 아마도 작가의 방법론은 ‘왜 내가 그것을 사진으로 꼭 찍어야만 할까?’라는 의문에 답하기 위한 방편인지도 모르겠다. 소멸과 존재에 대한 나름의 대응인 셈이다.

구성연의 작업은 모두 실내에서 이뤄진다.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사진으로 찍을 만한 대상을 찾으러 밖으로 나설 때 작가는 집에서 팝콘이나 사탕을 먹어 가면서 그것들을 가지고 꽃을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짜 꽃을 진짜처럼 찍어 놓는다. 팝콘과 사탕은 꽃을 흉내 내고, 사진은 이를 그럴듯한 진짜 꽃처럼 위장한다. 그것은 사진에 인증의 기능이 있음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팝콘과 사탕은 변질되고 녹아 사라진다. 사진으로 담은 대상이 무로 돌아가 버린다.

생각해 보면 사라짐 위에서 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프랑스의 철학자 보드리야르는 “사물을 정말 명료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그 사라짐과 연관 지어 이해해야 하며 그보다 더 나은 분석은 없다”고 말했다.

 

조각, 가짜에 담긴 진심 어린 희구

전통적으로 조각은 견고하고 영속적인 물질로 구현됐다. 인간의 몸을 단단하며 내구성이 강한 재료로 재현했다. 부드럽고 말랑거리지만 죽은 후에는 썩어가는 육신을 돌이나 나무, 금속 등의 견고한 물질로 대체하고자 한 것이다. 당연히 거기엔 시간의 지배를 받아 사라지는 육체를 영속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하는 희구가 내재돼 있다. 부디 썩지 말고, 사라지지 말고, 영원히 산 자들이 축복처럼 남아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것이 조각의 역사이고 조각 재료의 역사다.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으로 만든 다비드는 실제 인간이 아니지만, 그것을 통해 사람들은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인간의 모습을 본다. 가짜를 통해 진짜가 영속되기를 바란 것이다.

반면에 구성연은 단단하고 영원성을 보장하는 재료 대신에 설탕을 이용해 형태가 변하는 ‘조각’을 만들었다. 그것은 확고한 형태를 지닌 조각이 아니라, 가변적이고 시간의 추이에 따라 반응하는 조각이다. 구성연의 <설탕> 시리즈는 조각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무너뜨린다. 물론 작가는 그것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탕이라는 재료를 선택했다.

작가는 황학동에서 발품을 팔며 이상한 화병과 접시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온 이 장식용 화병들은 외관이 화려하게 치장돼 있다. 이런 화병들은 유럽 문화권에서 기원한 원본들을 모방하고 있는 짝퉁들이다. 유럽의 궁전이나 귀족의 저택 등에 사용되던 것들을 흉내 낸 이 가짜들은 이런 물건을 선호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아마도 카페나 음식점, 혹은 집 안의 어느 구석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화적 맥락 없이 놓인 그 화병들은 그저 키치일 뿐이다.

구성연 작가는 수집한 화병으로 거푸집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 설탕을 165℃로 끓여 녹여서 부은 후에 이를 떠냈다. 그리고 촬영을 했다. 사진을 보자니, 달고나 만들기나 설탕 뽑기의 추억이 어른거린다. 설탕으로 만든 화병은 공기, 온도, 시간 등으로 인해 변화한다. 지상의 모든 것들은 공기, 온도와 접촉해 산화와 부패, 발효의 과정을 겪는다. 이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또는 변하지 않길 원하는 바람을 덧없이 깨는 일이다.

설탕은 달짝지근한 음식이며 녹을 때는 매우 끈적거린다. 그것은 욕망과 무척 닮았다. 사랑도 그렇다. 달콤하고 아름답고 매혹적으로 반짝거리지만, 이내 끈적거리고 질척인다. 얼마의 시간도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결국 구성연이 사탕으로 만든 꽃이나 설탕으로 만든 화려한 병들은 모두 욕망과 사랑에 대한 메타포인 셈이다.

 

부재는 존재를 긍정하게 만든다

존재와 부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고체였다가 서서히 녹으면서 액체가 되는 설탕의 물질성을 이용하는 작업으로 가시화된다. 결국 구성연의 사진은 시간의 밀도를 통해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존재와 부재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사라진다. 사라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바로 생명이다. 사물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마음도, 열정도, 욕망도 모두 그렇다. 그러니 이 사진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종국에는 사라진다는 자명한 사실, 우리가 보는 시간은 결코 고정시킬 수 없으며 다만 흐르고 사라진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켜 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 소멸의 과정은 역으로 이 현재를 충실히 긍정하는 마음으로 기울게 한다. 맹렬히 사라지는 현재의 순간순간을 그저 충실히 겪어내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 쓸모없는 화려한 장식과 달콤함도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18.02.02. 16:00

그동안 ‘페이크(Fake)’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쓰였다. 이 말에는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거짓, 가짜, 모조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런데 최근 얼마 전부터 진짜와 가짜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짜에 설득당하는 이유는 뭘까?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진짜보다 더 선호되는 가짜의 등장

‘페이크’라는 말이 물건 앞에 붙으면 가짜 명품, 가짜 시계, 가짜 참기름 같은 짝퉁 또는 위조품이 된다. 분식 회계나 주가 조작에도 이 말이 쓰이고, 스포츠에서도 상대를 속이거나 기록을 부풀릴 때 이 단어를 붙인다. 미디어와 정치권에선 가짜 뉴스(Fake News)가 전 세계적 문제다. 그런데 페이크의 의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 때문이다. 패션을 비롯해 의식주 전반과 사회, 문화, 산업, 기술 전반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부각된 것이 바로 가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다.

지난 2013년 미국의 니만 마커스 백화점(Neiman Marcus)에서 진짜 모피를 가짜 모피라고 속여서 팔다가 걸려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가짜를 진짜로 속여서 파는 건 많이 들어봤지만, 그 반대는 처음 들었을 거다. 진짜 모피가 더 비싸고 좋은데 왜 굳이 그걸 가짜라고 속여야 했을까? 동물 보호와 모피 반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모피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스텔라 매카트니, 랄프 로렌, 캘빈 클라인 같은 세계적 유명 디자이너들을 필두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도 모피를 안 쓰겠다는 선언에 동참했고,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에서도 모피 제품은 더 이상 팔지 않는다. 심지어 이젠 가짜 모피를 소재로 한 명품 브랜드 제품이 오히려 고가로 팔려나간다. 이제 진짜보다 가짜가 더 매력적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패션에서만 나타나는 흐름이 아니다. 미국에선 식물성 재료로 만든 가짜 고기와 가짜 달걀이 잘 팔린다. 가짜라고 하니 부정적으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식물로 고기 맛을 내는 것이고 오히려 동물성 재료가 가진 나쁜 요소가 함유돼 있지 않다 보니 안전하다. 이런 가짜 고기 산업에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적 거물들이 투자하고 있기도 하고, 미국과 영국에선 식물성 고기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의 ‘Fur Free Fur’ 라인. 인조 모피는 최근 비건 퍼(Vegan fur), 펀 퍼(Fun fur), 에코 퍼(Eco fur) 등으로도 불린다. 인조 모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Stella McCartney

진짜가 만든 공식적 가짜!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 베트멍은 한국에서 ‘오피셜 페이크’라는 타이틀로 제품을 판 적이 있다. 오피셜 페이크, 말 그대로 ‘공식 가짜’다. 한국에서 베트멍 짝퉁이 유행하자, 한국의 짝퉁을 재해석해 공식 가짜라면서 팔았던 것이다. 진짜가 가짜를 흉내 내 판 셈인데, 그렇다면 이 제품들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사실 베트멍은 DHL 택배기사들이 입는 노란 티셔츠를 패션쇼 무대의 모델에게 입히고, 이 옷을 브랜드화해 330달러에 팔았던 회사다. 택배기사의 유니폼이 진짜이고, 그걸 그대로 베낀 게 가짜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진짜냐 가짜냐, 누가 원조냐의 의미는 무의미해졌다.

사실 현대 미술에선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성품에 의미와 개념을 부여해 새로운 예술적 창조를 하는 작업들이 보편적이기도 한데, 패션계도 이제 그걸 받아들였다. 발렌시아가에서 이케아의 1,000원짜리 쇼핑백 형태를 모방해 비싼 가방으로 판 것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도 이런 흐름을 자꾸 받아들이고 있다.

▲발렌시아가가 2017 봄∙여름 남성 컬렉션으로 출시한 캐리 쇼퍼백(Carry Shopper Bag)과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장바구니 프락타(FRAKTA). Ⓒbalenciaga.com, ikea.com

하이패션의 대명사인 명품들이 스트리트 패션과 결합하며 하이 스트리트 패션(High street fashion)을 만드는 일도 이젠 낯설지 않다. 대표적인 게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사실 과거에 슈프림은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을 무단으로 썼다가 표절로 소송까지 당한 전력이 있다. 루이비통은 과거에 자신을 베낀 짝퉁을 만든 회사에게 같이 일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 이렇게 두 개 브랜드가 합작해 만든 제품은 명품일까 길거리 패션일까?

 

가짜가 가진 새로움에 주목하는 소비자

페이크슈머(Fakesumer, Fake+Consumer)를 짝퉁에 열광하는 소비자라 오해하면 안 된다. 여기서 가짜는 진짜의 합리적 대체물이자 가치있는 가짜다. 가짜 모피나 가짜 달걀 구매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진짜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다. 그 불만을 해소시킨 가짜들이 가치 있게 생각되는 것이다.

짝퉁 소비의 욕망은 지극히 가식적이고 과시적이다. 남을 속이기 이전에 자신의 욕망조차도 속이려 든다. 짝퉁 소비는 태생적으로 진품에 대한 불법적 베끼기이자 사기다. 이런 가짜는 나쁜 가짜다. 하지만 가짜가 진짜를 능가할 새로운 매력적 대체물이 되기 시작하면 가짜의 의미가 달라진다. 우선 자신이 소비한 가짜가 진짜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진품을 그대로 베끼기만 한 짝퉁 가방을 든 사람은 진품 가방을 든 사람을 만나면 한없이 위축되고 부끄러워질 수 있다. 이때 진짜와 가짜의 관계는 수직적이다. 진짜가 우월적 지위를 가진 상황이다.

하지만 진품을 패러디하거나 키치하게 재해석한 건 다르다. 분명 진짜가 아닌 가짜지만, 진짜인 척 보이려 애쓰지 않는다. 당당히 가짜인 척한다. 이런 상황에선 진짜와 가짜의 관계가 수평적이다. 가령 VR 고글을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로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해서 진짜 롤러코스터를 탄 사람 앞에서 부끄러울 이유는 없다. 서로 다른 경험적 선택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진짜를 소비할 때의 불편과 번거로움을 걷어낸 것이 아주 멋진 가짜들이 가진 최고의 무기다. 그리고 진짜가 가졌던 익숙함보다 가짜가 주는 새로움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페이크슈머 3단계

1단계: 키치와 패러디를 통해 가짜가 주는 재미를 받아들이는 단계.

2단계: 진짜를 소비하는 것이 가진 사회적, 환경적 문제 때문에 매력적 대체재로서 가짜를 받아들이는 단계.

3단계: 진짜와 가짜에 대한 기준 자체를 지워버리는 단계. 누가 먼저냐가 중요하지 않고, 누가 더 매력적이고 혁신적이냐를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전방위로 확산되는 클래시 페이크 트렌드

우리 일상에서도 가짜의 위상이 변했다. SNS를 할 때도 사람들은 실제보다 좀 더 멋지게 연출한 사진을 의도적으로 올린다. 때론 진짜 현실보다 우리가 만들어 낸 가짜 현실이 우리를 위로하고 행복감을 줄 수도 있다. 최근 홈퍼니싱 열풍으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커지면서, 집에 진짜 식물 대신 식물을 프린트한 액자를 걸어두거나, 진짜 뺨치듯 잘 만든 가짜 식물을 두는 이들도 늘었다. 조화를 너무 잘 만들어 생화 판매가 줄어든다는 얘기까지도 있다.

▲<라보엠>과 <리골레토>의 한 장면. 메가박스에서는 스크린을 통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를 현장에서 보듯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megabox.co.kr

디지털이 아날로그 흉내를 내는 가짜 아날로그도 속속 등장해서 지지를 받는다. 사실 IT 분야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가장 극명하게 무너뜨린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이라 불리는 기술들도 진짜는 아니지만 진짜인 척 우릴 속일 수 있다. 가상현실로 전 세계를 여행하고,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구경하고, 먼 나라의 공연 실황도 실시간으로 눈앞에 있듯 볼 수 있다. 분명 가짜지만 진짜 같다.

진짜와 가짜의 선악 구도는 이제 유효하지 않고, 우위를 따지는 상하 구도에서도 벗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크슈머가 당당한 소비의 흐름으로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진짜를 베낀 모방이 아니라, 진짜를 매력적으로 대체할 새로운 크리에이티비티가 만들어지는 상품과 경험에 한해서만 페이크슈머라 할 수 있다. 아주 멋진 가짜가 관성에 젖은 낡은 진짜, 구태의연하고 멋없는 진짜를 위협하는 시대다. 이제 기업과 브랜드는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되돌아보고, 이를 위협하는 가짜들의 가치에 대항하는 새로움을 또 다시 창출해야만 한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2018.02.02. 16:00

때때로 사람들은 초현실적인 삶을 상상한다. 가만히 생각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실 SNS에서 펼쳐지는 일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전원을 끄면 현실과 단절된다. 그러니 SNS는 현실 저편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VR 기술도 우리를 가짜 세계로 이동시켜 준다.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더 행복할까? 가짜 세상 속에서? 아니면 가짜 세상을 품고 있는 진짜 세상 속에서? 그도 아니면 그냥 진짜 세상 속에서?

SNS, 가짜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부러워!

‘두 번째 자아’라고 불리는 SNS. 그만큼 많은 사람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파고들었다는 얘기일 터. 그런데 과연 남들에게 내 본연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을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인지상정이지만, 지나치면 허세를 부리거나 과장된 연출을 거리낌 없이 하게 되기도 한다. SNS에 비치는 남들의 모습,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VR, 가짜 세상 덕분에 살 만해지는 진짜 세상

Kzero, Tractica, Statista 등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VR 시장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Kzero는 올해 VR 게임 이용자기 1억 7,0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 예상하고, Tractica는  2020년  VR 시장 규모가 45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Statista는 아예 2018년에 52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한다. 한결같이 장밋빛이다.

VR 시장은 아직까진 디바이스가 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조만간 콘텐츠가 시장을 이끌어가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VR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이유는 그것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케 하며, 현실의 빈틈을 채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가짜 세상 덕분에 진짜 세상이 점점 더 살 만해지고 있다.

 

2018.02.02. 16:00

2018.02.02. 16:00

전 세계 저시력장애인은 2억 2,000만 명에 달한다. 그들을 위한 시각 보조 기구가 시장에 출시돼 있지만, 가격이 1만 달러를 훌쩍 넘는데다 해외 본사에 직접 방문해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만든 무료 앱 ‘릴루미노’는 스마트폰과 VR기기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삼성이 가장 잘하는 ‘기술’로 더 나은 삶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머리는 단발이고…. 엄마야?”

정연(가명, 14세)이는 기어VR을 쓰고서야 세 걸음 밖의 엄마를 처음으로 알아봤다. 아이는 시력이 없는 전맹과 달리 사물을 뿌옇게나마 본다. 떨어져 있는 엄마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건 기어VR에 탑재된 ‘릴루미노’ 덕분이었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C-Lab)이 개발한 저시력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앱이다. 연구원들은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여가 시간엔 TV를 시청한다는 설문 결과를 접한 뒤 개발에 착수했다.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 못지 않게 불편함 없이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1. 기업의 이야기에도 내러티브가 있다

릴루미노를 소재로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기로 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을 세웠다.

하나, 팩트 사례를 훼손하지 말고 스토리를 만들 것.
둘, 의도된 연출과 감동을 지양할 것.
셋, 브랜드를 티나게 자랑하지 말 것.

제일기획은 <도전에 반하다>, <긍정이 체질> 등 기업 메시지를 담은 웹드라마를 여러 편 제작해 흥행시킨 경험이 있다. 이번 브랜드 콘텐츠는 사정이 달랐다. 모티브였던 장면, 바로 정연이가 엄마를 알아봤던 순간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장고 끝에 선택한 방법은 ‘영화’였다.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내러티브로 담겨 일상의 면면과 조우할 수 밖에 없는 콘텐츠, 영화. 우리는 기업이 갖고 있는 내러티브와 진정성을 영화에 투영하기로 했다. 바로 브랜디드 시네마! 물론 스낵컬처가 폭발적으로 소비되는 온라인 시장에 30분짜리 단편영화를 내놓는다는 건 새로운 모험이었다. 다큐가 아닌 각본이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떨치기 힘든 부담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허진호 감독과 배우들.

#2. 집요한 취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야기의 힘

믿는 구석은 있었다. 릴루미노라는 원석을 세련되게 가공할 연출가가 어딘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국내외 유명 영화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펼쳐 놓고 여러 날 살펴봤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에서 보편적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능한 허진호 감독이 1순위로 꼽혔다.

허 감독은 프로젝트 취지에 크게 공감하며 메가폰을 잡았다. 허 감독과 제작진은 크랭크인 전까지 한 달여를 취재와 시나리오 집필에 매달렸다. 시각장애인협회를 비롯, 맹학교 학생들까지 만나 일상을 유심히 관찰했다. 낯선 할머니가 시각장애인 여주인공을 돕겠다고 막무가내로 팔을 끄는 장면, 꿈에 소리만 나온다고 고백하는 장면, 셀카를 찍은 뒤 모니터로 얼굴을 가늠하는 장면은 모두 취재의 산물이다. 취재하며 만난 시각장애인 신혼부부는 릴루미노를 접하고 “신혼여행에서 이걸로 오로라를 보았다면 좋았을 걸”이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촬영 현장도 치밀했다. 남자 주인공 인수는 조율사다. 조율기를 돌리는 방향마저 허투루 찍지 않았다. 실제 조율사가 촬영 현장에 붙어 확인했다. 사진동호회 회원으로 출연한 단역 중에는 실제 시각장애인도 몇 분 있었다. “시신경이 살아 있어 밤낮은 구별하고 살아요. 그래서 행복해요.” 진심에서 우러나온 대사다. 원칙을 지키니 이야기의 힘이 두 배 세 배 커졌다.

▲영화 속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 회원들의 단체 사진

#3. 12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두 개의 빛: 릴루미노>

<두 개의 빛: 릴루미노>는 2017년 12월 21일 온라인에 공개됐다. 삼성전자 유튜브와 뉴스룸, 포털 네이버를 포함한 공식 계정에서 공개 일주일 만에 1,000만 뷰를, 한달 만에 3,600만 뷰를 기록했다. 예고편과 메이킹필름 등을 포함한 총 조회수는 4,800만 뷰다. 영화는 전 세계인이 볼 수 있도록 총 16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를 제공했다. 조회수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점점 짧고 빨라지는 온라인 동영상 소비 트렌드를 감안하면 러닝타임 30분짜리 영상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다.

시청자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30분이 이렇게 짧았다니”, “시각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우친 영화”, “나도 RP인데 배우들의 연기가 세심해서 놀랐고, 내 이야기 같아 눈물 쏟았다” 등등. 무엇보다 소비자가 기업의 진성성 있는 이야기에 설득이 돼 공감을 표현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더러 “광고인 줄 알고 3분만 보려 했는데 30분을 봐 버렸다”라든가 “광고를 보고 울다니…” 등 기획자의 의도를 간파한 댓글도 눈에 띄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출연 배우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수영 역의 한지민 씨는 황반변성을 앓는 시각장애인역을 맡아 한쪽 눈동자만 초점을 잃고 시야가 흔들리는 연기를 펼쳤다. 보조 장치도 CG도 없었다. 남녀 배우는 크랭크인 전까지 시각장애인과 만나 생활하며 손짓 하나까지 미러링하듯 연습했다.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직접 체험한 진심의 결과다.

이번 영화가 내세울 점은 또 있다.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조명한 이야기인 만큼 그들이 영화를 보는 데 소외될 수는 없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 영화인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도 제작했다. 전문 배리어프리 영화 작가가 원고를 쓰고, 실제 시각장애인이 감수했다.

▲’두 개의 빛: 릴루미노’ 감독과 배우 인터뷰 영상

#4. 기업이 사회공헌을 말할 때

‘남보다 더 많이, 열심히 하는데 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까?’

삼성전자는 매년 약 5,000억 원을 사회공헌과 기부 활동에 쓴다. 웬만한 중견기업의 연 매출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중의 반응은 ‘아웃오브안중’이다. 지금껏 대중이 사회공헌 콘텐츠에 관심을 두지 않는 데는 이야기의 전형성도 한몫했다. 봉사 활동이나 기부를 했다는 결과 보고 형 콘텐츠가 주였기 때문이다. 또한 봉사 활동의 감동은 온전히 수행자만 누릴 뿐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철학을 전하거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매력적인 소재다. 인간 공통의 보편적 감성과 감정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고, 기업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틀거리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빛: 릴루미노>가 성공한 브랜드 콘텐츠 반열에 들 수 있었던 데는 전형성을 탈피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끝까지 원칙을 지켜낸 뚝심이 바탕이 됐다. 특히 원칙 3번을 강조한다. 자랑 끝에 쉬 슬기 마련이므로.

▲’두 개의 빛: 릴루미노’ 영상

<두 개의 빛: 릴루미노> 영화 공개 이후 릴루미노 홈페이지에 관련 문의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앱 다운로드 수도 30% 늘었다. 릴루미노가 알려지는 데 영화가 미약하나마 힘이 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릴루미노를 통해 다시금 빛을 되돌려 받길 바란다.

 


삼성전자 C-Lab 릴루미노팀의 바람

전 세계 시각장애인의 86%, 약 2억2,000만 명은 잔존 시력이 남아 있는 저시력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릴루미노는 저시력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발됐습니다. 또 많은 저시력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해, 칠판의 글씨를 읽고 노트 필기를 하는 등 차별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시각장애인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 왔던 삶의 즐거움을 저시력 장애인에게도 돌려드리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2018.02.02. 16:00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팻펨족(Pet+Family)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원스톱 멀티숍 이마트 ‘몰리스펫샵(Molly’s Pet Shop)’은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 상황과 동물보호 단체와의 이슈 속에서 새로운 마케팅 솔루션이 절실했다. 이에 제일기획은 펫팸족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캠페인을 몰리스펫샵에 선제안했고, 길고양이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올 겨울은 어디서 잔다냥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네코노믹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 ‘네코’와 경제학을 뜻하는 ‘이코노믹스’의 합성어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애묘인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스타그램에서도 귀여운 고양이 사진들을 올리는 인플루언서들이 엄청난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거리를 삶의 터전으로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도 있다. 이 지구가 사람들만의 것은 아니기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며 길고양이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매년 추운 겨울이 되면 길고양이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도심 이곳 저곳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따뜻한 온기를 찾아 자동차의 엔진룸이나 아파트의 전력실 등으로 숨어들어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동차 파손, 아파트 단지의 정전 등으로 사람들의 피해도 발생하면서 말이다. 더군다나 다른 나라와 달리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있는 한국에서 이렇게 사고를 일으키는 길고양이들은 혐오 대상이 돼 동물 학대라는 사회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길고양이도, 사람도 모두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을 맞이할 없을까?
길고양이들에게도 추위를 피할 있는 겨울집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길고양이들을 위한 겨울집에 아이디어를 더하고, 디자인을 더해 보기에도 좋으면 어떨까?

그렇게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면서 사람과 길고양이 모두 따뜻한 <후드하우스> 캠페인이 탄생됐다.

 

묘(猫)한 생각, 묘(猫)한 사람들

아이디어의 시작은 작은 발견이었다. 패딩의 후드를 가만히 보니 이글루 형태와 유사했고, 작은 겨울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옷장 안에 있던 다운재킷의 후드를 떼어내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의 집에 보냈다. 친구가 보내온, 후드 안에 안락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 사진을 보니 가능성이 엿보였다. 패스트패션으로 인해 버려지는 옷들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와 길고양이들의 사회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 길고양이 문제를 이슈화 시킬 수 있는 빅캠페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묘(猫)한 생각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능력으로 탄력을 받았다. 세상에 없던 겨울집의 형태를 디자인하기 위해 국민대 공업디자인과 학생들과 힘을 합쳤고, 디자인이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해 그린디자인 이길 대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게 됐다. 디자인이 완성된 겨울집은 제일기획 신문화팀과 아름다운가게의 도움으로 목업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국민대 길고양이 동아리 ‘추어오’의 도움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캠퍼스 안에서 목업을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목업으로 우리는 이마트에 “올 겨울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집을 선물해 주자”고 선제안했고, 몰리스펫샵에서 만든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 ‘러브투게더’의 사은품으로 2,000개를 나눠 주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함께 <후드하우스>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드하우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진정성이었다. 동물보호단체와 애묘인 등 여러 곳을 찾아다니면서 겨울집에 대한 의견과 조언을 들었다. 길고양이 다큐영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조은성 감독이 흔쾌히 촬영을 해 주었고, 길고양이 사진작가 김하연 씨는 현실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혹시나 길고양이한테 적대적인 누군가가 집을 훼손하거나 없앨까 봐 <후드하우스>에 공공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고양시캣맘협의회의 도움으로 경기도청 동물복지과와 의논해 경기도청 로고가 들어간 길고양이 안내문도 만들었다. 캠페인의 아이디어와 의미를 좋게 본 배우 임수정 씨와 가수 이보람(씨야) 씨의 재능 기부도 더해져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캠페인 영상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후드하우스’ 바이럴 영상

 

길고양이들의 산타가 나타났다냥

2017년 12월 17일 일요일 아침, SBS <동물농장> 예고편에 <후드하우스>가 방송되면서 캠페인이 본격 시작됐다. 11월 말, 스타필드 고양 몰리스펫샵 매장에서 진행됐던 후드 기부함 행사가 캠페인의 시작이었지만 이는 티저의 성격이 강했고, SBS <동물농장>으로 인해 애묘인들 사이에서 <후드하우스>에 대한 반응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 12월 18일 전국 30개 매장에서 2,000개의 <후드하우스>가 러브투게더의 판매와 함께 무료로 배포됐고, 그와 동시에 이마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계정에 올라간 바이럴 영상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후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일요일 아침, SBS <동물농장>의 길고양이 특집에 정식으로 소개되면서 그 인기가 정점을 찍었다.

평소 길고양이 등 동물 보호에 관심이 높은 연예인들의 참여도 대거 이어졌다. 배우 임수정 씨와 가수 이보람 씨는 물론 가수 전효성 씨, 배우 이세나 씨, 홍이주 씨, 조동혁 씨, 유인촌 씨, 예능 <하트시그널> 출연자 서지혜 씨가 자신이 <후드하우스>를 직접 설치한 사진이나 인증샷을 올려 일반인들의 관심을 더 높였다.

캠페인 기간 동안 <후드하우스> 2,000개가 조기 소진됐으며, 길고양이 사료 러브투게더 역시 전주 동기 대비 13.5배 증가하는 매출 성과를 거뒀다. 바이럴 영상의 조회수 역시 매체비를 쓰지 않고도 60만 건, 좋아요 2만을 넘어섰으며, 블로그와 SNS에서는 1만 3,000여 건의 <후드하우스> 관련 버즈량이 기록됐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후드하우스 해시태그와 함께 다양한 설치컷들과 길고양이들의 사용컷들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다양한 사진들

우리의 목표는 올해 겨울 말 <후드하우스> 시즌2를 통해 길고양이를 돕는 데 보다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은 부족한, 하지만 가능성을 바라본 벅찬 호응이었기에 이마트와 제일기획은 조심스럽게 시즌2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후드하우스> 캠페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길고양이들의 삶이 개선되면서 사람들과 행복한 공존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8.02.02. 16:00

올해 초 상무로 승진하면서 제작 3본부장을 맡게 된 이예훈 프로를 만났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해 온 베테랑 광고인으로서 그녀는 어떤 각오와 포부를 새겼을까. 아울러 광고인으로서 평소 소신과 변화하는 업계 현황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제 광고는 저를 닮아서 따뜻한 공감에
거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임원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과 각오가 궁금합니다.

그간 제가 해 온 일은 매우 심플했습니다. 제작물에 집중하면서 클라이어트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그리고 미디어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등이 주된 고민이었으니까요. 이제 본부장이란 타이틀을 달았으니 좀 더 큰 차원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제겐 익숙하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긴 합니다. 고심 끝에 얻은 답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나답게 하면 되지’란 겁니다.

 

선수가 감독이 되면 플레이가 마음에 안 들 때 그라운드로 뛰어들고 싶지 않을까요?

마침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어요. 본부 다른 팀에서 준비한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를 듣는데, 제가 충분히 스터디가 안된 상태에서 왈가왈부하는 게 도움이 될지, 혹여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이 되더군요. 물론 그동안 축적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어드바이스를 준다면 그것이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다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정확하다면 설사 실패를 하더라도 얻는 게 있을 겁니다. 그래서 가급적 터치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선은 제 도움을 요청할 때만 조언하려고 합니다. 구체적 방법과 수위는 제가 차차 습득해 나가야겠죠.

 

어느 칼럼에서 ‘공감의 능력’을 강조하신 글을 읽었습니다. 공감을 탐색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가끔 광고를 보다가 슬며시 웃곤 하는데, 그걸 제작한 CD와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엿보여서요. 어느 날 문득 보니, 제 광고 역시 저를 닮아서 화려하거나 감각적인 대신 따뜻한 공감에 거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더라고요. 흔히 광고엔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광고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딘가에서 “독자는 독서를 통해 저자의 생각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견하는 것”이란 구절을 읽은 적이 있어요. 광고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광고의 메시지가 소비자의 생각과 일치하거나 일상을 반영할 때 그 힘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있어요. 한 클라이언트가 ‘소비자 만족지수 1위’를 감사하는 신문 광고를 할 때 선배 한 분이 “누가 주신 상인가를 생각합니다”란 카피를 가져 오셨더군요. 저는 그 카피가 참 좋았어요. 그게 광고 제작의 기본 마인드겠죠? 누가 보는 광고인가, 누가 쓸 제품인가를 거듭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면 공감이 안되는 광고가 나올 수 없죠. 반면에 상황 논리에만 빠진다면 공감과 거리가 먼 광고가 나올 겁니다.

 

최근 작업한 캠페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정관장 에브리타임의 <일포하라>가 현재로선 가장 인상에 남고, 또 제가 좋아하는 저희 팀 캠페인입니다. 이 캠페인은 아이데이션을 할 때 얘깃거리가 넘쳐요. 직장생활 스트레스 중 가장 큰 게 인간 관계잖아요.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소재죠. 팀원들이 흥이 나서 이야기할 때면 저도 재미있어 하다가 ‘스토리에 등장하는 몹쓸 상사가 혹시 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불현듯 들죠. 아무튼 이렇게 즐겁게 작업한 결과물을 가져가면 클라이언트도 “내 얘기네, 네 얘기네” 하면서 공감하더군요.

 

▲정관장 에브리타임 바이럴 영상 ‘보고서’ 편

▲정관장 에브리타임 TV광고 ‘숟가락’ 편

광고인의 입장에서 ‘스킵’을 뛰어넘을 획기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스킵은 기본적으로 각오해야 해요. 저희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단 거부감이 드는 게 당연한 거죠. 그보다 요즘 저의 고민은 다른 쪽에 가 있어요. 지금까지 광고 에이전시들은 브랜딩에 대한 고민, 타깃 인사이트 등 무게감 있고 장기적인 빅아이디어 중심으로 고민해 왔어요. 그런데 디지털 환경에서는 미시적이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스피드가 관건이죠. 하루 이틀 안에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이 빠르게 진행되고, 피드백도 빠른 세상이 된 겁니다.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니, 저희도 바뀌어야 합니다.

올해 초 저희 과제 중 하나가 ‘기초 체력 높이기’인데, 기초 체력이란 게 자부심일 수도 있고 개성일 수도 있겠죠. 여기에 환경적으로는 디지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없던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제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고,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 바로 접을 줄도 알아야 해요.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광고가 어떤 형태로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경험의 총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듭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미시적이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스피드가 관건이죠.”

스파이크 아시아 심사위원을 하셨는데, 해외 광고와 우리 광고를 비교한다면요?

광고란 게 그 나라의 문화를 투영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태국 광고에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많아요. 그런데 같은 유머라도 북유럽은 블랙코미디 느낌이라 문화적 코드를 모르면 전혀 웃을 수가 없죠. 반면에 태국 광고는 누구나 보면 그냥 웃을 수 있죠. 이에 비해 미국 광고는 다소 이성적이며, 텍스트가 많아요.

한국 광고는 상당히 독특한 면이 있어요.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퀄리티를 지향하는데, 그래서 중국이나 동남아 쪽에서는 한국의 감독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고, 편집이나 후반 작업도 한국에서 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또한 장단점이 있긴 한데, 한국 광고는 아직까지 ‘빅모델’ 의존도가 높아요. 하지만 전 세계가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혼융되는 지금은 그런 구분과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광고인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길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란 얘기를 하고 싶어요. 이 일이 진정 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요. 또 들어와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낙담하지 말고, 자신과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워라밸’을 참 잘하는데,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는 것도 분명 맞긴 하지만 일도 즐길 줄 알아야 해요. 그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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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2. 16:00

올해는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15주년을 맞는 해다. 이제 인도법인은 인도 내 5대 광고 에이전시가 되면서 인도 광고계에 깊숙하게 뿌리를 내렸다. 크리에이티브 총괄(CCO) 사가 마하바래시와카르(Sagar Mahabaleshwarkar)에게 인도법인의 성공 요인과 향후 포부에 대해 들어 본다.

▲CCO Sagar Mahabaleshwarkar Ⓒlbbonline.com

미래 지향적이며 창의적인 마인드

사가 마하바래시와카르는 인도법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다양한 전문 인력과 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솔루션을 꼽았다. 그는 “덕분에 우리가 진정으로 진보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에이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5대 광고 에이전시라는 타이틀도 인도법인의 포부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이제 사가의 목표는 3대 광고 에이전시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제일 디자인(Cheil Design)’과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 같은 새로운 시도는 기존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또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도법인은 하나의 핵심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어 진정한 통합 접근이 가능하다. 사가는 이런 점에서 인도법인이 인도 광고계에서 상당히 독특한 존재라 생각한다.

이렇듯 미래 지향적이고 유연한 마인드는 본사 위치 선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인도법인은 인도에 5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그중 본사는 수도인 뉴델리나 엄청난 인구를 자랑하는 뭄바이가 아닌, 소위 ‘밀레니엄 도시’인 구루그람에 있다. 구루그람(구 구르가온)은 기술 및 금융 산업의 허브로 세계적인 브랜드, 소프트웨어 업체 및 제조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니시 수리, 최고전략책임자(CSO) 아티카 말릭, 이벤트 총괄(Head of Events) 나브딥 드힌사, 리테일 총괄(Head of Retail) 기리시 V 나라바데, 통합 서비스 수석 부사장, 그리고 사가를 포함한 에이전시의 경영진이 야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회사가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불러오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

사가는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 이외에도 기업은 사회 전체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역할은 단순히 이익 창출이 아니다”고 말했다. “Teach for India 및 Concern India Foundation과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의 불우한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계속해서 사회에 기여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

이러한 사회적 양심은 세상 밖으로 내놓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도의 광고 시장 또한 여성 경영진의 수가 극도로 적다. 하지만 인도법인은 최고 경영진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사가는 “인도의 광고 산업은 여전히 남성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조직과 에이전시가 여성 지도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등 현재 의식적으로 내부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법인의 일부 요직은 여성이 맡고 있다. 제일 SWA는 COO 니시 수리가 이끌고 있고, 최고전략책임자와 디자인 총괄 또한 모두 여성으로 현재 아티카 말릭과 프레르나 메흐라가 각각 일임하고 있다. 인도법인은 여성이 이끄는 강팀이며, 우리 모두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인간 중심적인 접근 방식

이러한 정신은 고객을 위한 크리에이티브에도 반영된다. 올해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 중 하나는 삼성 기술 학교를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이었다. 삼성은 인도 정부와 함께 인도 기술원에 22개의 학교를 설립했고, 현재까지 3,700명의 학생이 졸업했다. 예상치 못한 성공 또한 거두었는데 바로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환경 덕분에 여성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았다는 점이다.

인도법인은 여학생들 중 하나인 시마 나가의 이야기를 발굴해 각색했다. 시마는 ‘남자가 하는 일’을 배우려 한다는 가족의 반발을 이겨내야 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남학생으로 가득한 냉장 코스에서 공부했고, 결국 삼성에 취직했다.

사가는 “삼성은 시마 나가의 용기 있는 도전이 인도 전역에 알려지기를 원했다. 이를 통해 아직 날개를 펼치지 못한 더 많은 시마 나가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광고가 학교를 마치기 직전의 여학생들을 고무시켜야 했기 때문에, 이들을 주 타깃으로 구성했다. 인도에서 인터넷은 매우 민주적인 서비스로, 거의 모든 사람들의 휴대용 기기에 연결돼 있다. 그래서 16세에서 25세의 인도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한 인터넷 영화에 착안했다.”

▲Samsung Technical School의 CSR ‘We care for the girl child’ 캠페인

시마의 이야기는 청중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굿모닝 필름의 샤샨크 샤투르베디가 감독한 이 영화는 공개 4주 만에 유튜브에서 8,000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이 중 여성의 조회수는 2,400만 건에 달했다. 인도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 광고 동영상이 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삼성이 인도 사회의 일원으로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일례에 불과하다. 이 전략은 실제로 효과도 훌륭했다. 삼성은 2017년 브랜드 신뢰 보고서에서 ‘인도에서 가장 신뢰 받는 브랜드’로 뽑혔다.

이 브랜드 포지셔닝에서 제일 펄스(Cheil Pulse)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일 펄스는 인도법인만의 독자적인 소셜 인텔리전스와 인사이트 마이닝 툴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새로운 전략은 2016년 후반에 등장했다. 당시 삼성 고객 서비스 밴을 주제로 한 <삼성 서비스 밴>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시각장애 아동 학교를 돕기 위해 산악 지대로 떠나는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다룬 4분짜리 영화는 1억 5,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 이후 인간 중심적인 접근 방식이 삼성 TV, 세탁기, 냉장고 광고에 사용됐다. 물론 테크니컬 스쿨 인도(Technical School India)와 세이프 인도(Safe India) 등 CSR 캠페인에도 적용됐다.

▲’삼성 서비스 밴’ 캠페인

더욱 기대되는 2018년

인도법인의 또 다른 중요 고객은 아디다스로, 2015년부터 협력하고 있다. 최근 진행했던 프로젝트로는 <U-17 월드컵> 캠페인과 국제전 메달 수상 경력이 있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니시체이 루트라를 주인공으로 한 동영상 광고가 있다. 이들 프로젝트의 초점은 인도와 스포츠의 관계를 더욱 넓고 깊게 하는 것이다. 사가는 “세계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브랜드의 통합 파트너로서 인도법인은 인도 내 스포츠 문화 증진이라는 아디다스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니시체이 루트라의 <#FanTheFire> 캠페인과 현재 진행 중인 <U-17 월드컵> 캠페인, 이 두 가지 모두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아디다스를 위해 창의적으로 소통하는 캠페인을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디다스 ‘#FanTheFire’ 캠페인

인도법인은 2018년에도 다양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 CSR 캠페인으로 일군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더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다. 온라인 건강보험회사인 아폴로 뮤닉(Apollo Munich)과 함께 어렵지만 재미있는 분야를 개척하려고 준비 중이다. 또한 알리바바 그룹 소속으로 최근 인도법인이 맡게 된 UC News의 브랜드 빌딩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 기사는 『리틀 블랙 북(Little Black Book)』 에도 게재됐습니다.

2018.02.02. 16:00

KT 수상 광고’ 편 _ TV광고

 

정관장 ‘설 특수기 복직맘’ 편 _ TV광고

 

BKR 트러플 콰트로 머쉬룸 와퍼’ 편 _ TV광고

 

동아제약 가그린 ‘색소’ 편 _ TV광고

 

코웨이 ‘물맛이 다르다 코웨이니까’ 편 _ TV광고

 

한국지엠 ‘볼트 EV’ 편 _ TV광고

 

INFINITI _ TV광고 [중국법인]

 

삼성전자 BIXBY _ TV광고 [중국법인]  

 

삼성전자 삼성노트북 Pen ‘네가 상상하던 그 이상’ 편 _TV광고

 

삼성전자 갤럭시 A8 ‘이기적인 A컷의 탄생 여자’ 편 _ TV광고

 

 

2018.02.02. 16:00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갤럭시 A8 디지털 캠페인, ‘Work of the day’ 선정

제일 글로벌네트워크가 제작한 갤럭시 A8의 디지털 캠페인이 광고업계지 『The Drum』과 『Adweek』에서 선정하는 ‘Work of the day’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상은 인플루언서 시아 글로버(Shea Glover)가 2015년 제작한 영상 ‘People react to being called beautiful’을 재연한 것이며, 갤럭시 A8의 카메라 성능을 보여 주면서 진정성에 대한 젊은 세대의 갈망을 자극한다. 시아 글로버는 2015년 시카고 예술고등학교 재학 시절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으며, 이 영상은 17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Samsung Galaxy A8 ‘Be You’ 영상

 

Barclaycard 31 Day Challenge

자회사 아이리스가 새해를 맞아 영국 바클레이카드의 < Barclaycard 31 Day Challenge> 캠페인을 론칭했다. 인플루언서 지오반나 플레처(Giovanna Fletcher)를 등장시킨 이 캠페인은 바클레이카드의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온라인 영상과 소셜 플랫폼을 통해 주인공이 1월 한 달간 매일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과정을 보여 줬다. 여러 셀레브리티들이 출연해 케이크 장식, 크리켓 수업, 싸이클 등에 도전하는 주인공을 도왔으며, 인스타그램 등으로 실시간 소비자 투표가 가능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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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rclaycard 31 Day Challenge> 캠페인 영상

Ⓒbarclaycard.co.uk

2018.02.02. 16:00

CJ E&M에서 처음 콘텐츠를 제작, 방송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상파TV에 비해 낮은 퀄리티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소위 A급 스타들이 출연을 고사했고, 제작진도 경험이 부족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상파TV의 인기 PD 및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제작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 <응답하라>, <꽃보다>, <슈퍼스타 K> 등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이 성공하면서 CJ E&M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더욱 강화되는 콘텐츠 경쟁력

CJ E&M은 프로그램 편성 역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신선함을 보여 줬다. 지상파TV가 취약했던 금요일을 타깃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금토 드라마’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고, 본방이 끝난 후 바로 재방이 방송돼 방송 시간을 놓치더라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CJ E&M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선 tvN 드라마는 채널 개국 이래 최대 편수와 라인업을 구성했다. 홍자매와 이승기, 차승원의 <화유기>를 시작으로 노희경 작가의 <라이브>,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주연의 <미스터션샤인>, 이보영 주연의 <마더>, 이선균 주연의 <나의 아저씨> 등 굵직한 드라마들이 연이어 방송될 예정이다. 또한 주중 드라마 시간대를 기존 23시에서 21시로 전면 배치해  22시에 시작하는 지상파 드라마들과 뜨거운 격돌이 예상된다.

예능에 있어서도 tvN은 금요일 22시, 화요일 23시에 나영석 PD 블록을 만날 수 있고, Mnet에서는 2017년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왔던 시즌제 음악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 시즌3>, <쇼미더머니 7>, <고등래퍼 2> 등을 만날 수 있다.

 

시청률이 보여 주는 성장 가능성  

시청률 측면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는데 아직은 지상파TV 대비 시청률은 낮지만, 하락세를 보이는 지상파TV 시청률과 달리 tvN 시청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마케팅 타깃인 2049MF의 지상파TV 시청률은 2016년 대비 13.2% 하락한 반면 tvN은 9.8% 상승했고, 프로그램별 광고 시청률 순위에서도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가 2위를 차지하며 추가 성장 여력을 보여 주고 있다.

기대되는 업프런트 상품

2018년 CJ E&M의 업프런트 상품은 연간, 단일, Only, 키즈, 스테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가장 기본적인 연간 업프런트의 경우 20억 원 이상 CJ E&M에 집행하는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집행 금액별 추가 보너스율 제공 및 CPRP 보장을 하고 있으며, 특히 2018년 신규 또는 증액 클라이언트의 경우 360솔루션 1회 경험권을 제공한다.

두 번째, 단일 업프런트는 단일 캠페인 기간 동안 최적의 노출 회수를 보장받고자 하는 클라이언트가 주 대상이다. 종편 포함 유료 방송 예산의 60% M/S가 기본 조건이며, 신규 클라이언트의 경우 적용되는 금액 구간보다 한 단계 상위 구간의 혜택을 제공한다. 세 번째는 Only 업프런트로 단일 브랜드 예산의 100%를 집중하는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추가 보너스, CPRP, 시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효 도달률까지 보장 가능한 상품이다. 키즈 상품은 투니버스에 연간 1억 원 이상 집행하는 어린이 업종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혜택을 강화했고, 스테디 상품은 자막이나 시보에 3개월 이상 집행하는 소액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케이블TV는 지상파TV와 달리 중간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 콘텐츠의 중간 광고는 높은 패키지 금액에도 불구하고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CJ E&M 업프런트 패키지를 통해 주요 콘텐츠를 선점해 임팩트 있는 집행을 고려해 보시길 바란다.

(관련 문의: 미디어바잉팀 이원우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