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6. 09:30

지난달 칸 라이언즈가 열렸습니다. 올해 칸 라이언즈의 수상작들을 두루 살피다 보면 한 가지 눈에 띄는 게있습니다. 사회적, 공익적 성격을 지닌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젠더, 장애인, 장기 기증, 환경….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고, 부조리와 불편함을 개선하며, 지속가능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노력들이 돋보였죠. 마치 칸 라이언즈가 마블의 새로운 어벤져스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What Creativity Can Do?’라는 세미나에서 구글의 연사들은 앞으로 공룡에게 생명 불어넣기, 국가 재건 돕기, 난민 돕기 등등에 크리에이티비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의 지속성과 풍요로움과 하모니를 위해 보탬이 되겠다는 얘기죠. 칸 라이언즈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어벤져스가 되려나 봅니다.

물론 올해 갑자기 이런 경향이 나타난 건 아닙니다. 예전부터 있어 왔고, 지속적으로 시도돼 왔습니다. 올해 유난히 이런 어젠다가 부각된 데는 어쩌면 테크놀로지와 크리에이티브가 더 긴밀히 연결됐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손만 살짝 잡았던 관계에서 스킨십이 본격적으로 무르익는 단계로 발전한 셈이라고 할까요. 디지털, 그리고 테크놀로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서 찬란히 빛나는 ‘별’이었지만, 지금은 삶의 크고 작은 굴곡들을 연결하며 밤하늘 전체를 환하게 만드는 ‘별자리’가 돼 가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칸은 폐막 후 올해의 성과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습니다.
“행동과 사고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보여 줬고, 성장을 주도하고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더 공정한 세계를 창출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Cheil』 매거진은 지난호에서 ‘Construct’를 통해 브랜드가 공간과 소비자를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 짚어 봤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Connect’라는 키워드로 2018년 칸 라이언즈를 두루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어디쯤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세상과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8.07.16. 09:30

얼마 전 팀원들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던 일본 이야기를 하며(우리에겐 지금도 없는) 아쉬운 마음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과거의 우리가 세계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했다면 역사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생각과 칸 라이언즈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다르다라는 이야기를 할 참이다. 너무 거국적인가?

칸의 위기인가, 나의 위기인가

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나도 다녀와서 “칸은 어땠어?”라는 사람들의 물음에 선뜻 “좋았어”라고 답할 수 없었다. 그 해의 칸을 휩쓰는 히어로 캠페인이나 눈에 띄는 작품은 드물었고(올해부터 한 작품당 출품 카테고리의 수를 제한한 영향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영광스러운 그랑프리를 발표하는 순간조차 객석에서 동의와 환호의 박수가 터져 나오지 않았다. 칸 라이언즈는 이미 ‘Festival of Technology’라고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올 만큼 수년 동안 테크놀로지의 비중이 높아졌으나 새로운 기술의 제안 역시 쉽지 않아 보였다. 이것은 칸의 위기일까? 광고의 위기일까? 아니면 크리에이티브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위기일까?

 

주목할 만한 변화

칸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칸은 늘 크고 작은 변화로 업계의 니즈를 반영해 왔다. 올해는 특히 퍼블리시스 그룹의 보이콧으로 촉발된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퍼블리시스의 보이콧은 비싼 참관 비용과 출품 비용, 캠페인의 중복 수상으로 인한 상의 권위 하락 등 주최 측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광고업계의 불만이 반영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표면적으로 가장 큰 변화 세 가지는 첫째, 8일에서 5일로 축제 기간이 축소된 점, 둘째, PASS 가격 인하, 셋째, 카테고리의 축소 및 출품 횟수 제한이었다.

 

모든 것의 디지털화

그러나 표면적인 변화보다 칸 현장에서 내가 체감한 두 가지 주요한 변화가 있었다. 첫째, 완전한 디지털 광고 시장으로의 전환. 둘째는 브랜드, 곧 클라이언트 중심의 비즈니스라고 하겠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 IT기업과 디지털 매체가 산업을 이끌어 가는 상황에서 칸 라이언즈는 이번에 사이버 부문(Cyber Lions)을 폐지했다. 크리에이티브 랩의 김윤호 팀장님에게 “왜 사이버 부문을 폐지했을까요?”라고 물으니 “모든 게 디지털이니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즉 모든 카테고리의 디지털화라는 것. 이것은 앞으로 ‘Creativity’가 ‘Creativity+Data’로 평가받는다는 걸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칸 라이언즈는 퍼블리시스의 보이콧과 대형 광고 에이전시의 참관단 축소, 4분의 1이 줄어든 출품작으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에이전시보다는 브랜드에서 답을 찾았다. 그 결과 세미나와 연사 등에 브랜드를 대거 초청했고, P & G의 마크 프리차드(Marc Pritchard), 삼성전자의 이영희, 우버의 보조마 세인트 존(Bozoma Saint John) 등 60명이 넘는 CMO가 무대에서 연설했으며, 이후 몇몇 기사에서 “칸 라이언즈가 브랜드 중심의 비즈니스 포럼 형태로 가고 있다”고 다뤄질 정도였다. 또한 브랜드 스스로의 활동도 활발해 올해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출품해 수상한 작품이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칸 라이언즈가 브랜드 중심이 된다는 것은 곧 앞으로의 크리에이티비티가 얼마나 브랜드에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는지에 따라 평가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Highlights from Cannes Lions 2018: Day 1 Ⓒ Cannes Lions

 

크리에이티브는 변한다

나는 이 두 가지, 완전한 디지털 광고 시장으로의 전환과 브랜드 중심의 비즈니스 변화가 칸 현장의 변화뿐 아닌 현재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Creativity+Data, 브랜드에 얼마나 이익이 됐는가 하는 관점에서 크리에이티비티를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변화도 그렇다.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을 갖기 위해.

서두가 길었다. 본격적으로 수상작 이야기를 하기 앞서 나 스스로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 이 작품들이 왜 상을 받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된 관점으로 다양한 수상작을 선정했다.

Views are King, 2억 명이 공유한 인쇄 광고
KFC의 <FCK> _ PR 부문 골드

Ⓒ KFC

소셜 미디어상의 View와 Share의 수는 모든 카테고리, 모든 캠페인 결과의 디폴트 요소이나 인쇄 광고를 2억 명이 넘게 공유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PR 부문에서 2개의 골드를 수상한 KFC의 <FCK>의 캠페인. 물론 아이디어 자체도 위트가 넘치지만(영국에서 닭고기 부족 사태로 상당수의 매장 문을 닫은 KFC가 인쇄 광고를 통해 사과했다. KFC를 ‘FCK’로 표기한 것에 주목할 것) 인쇄 광고가 PR 부문에서 골드를 수상한 것은 드라마틱한 SNS상에서의 활약 덕분이다. 그것을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한 케이스 필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는 점술가다
구글의 <Know What Your Data Knows> _ Creative Data 부문 골드

Ⓒ Google Cloud

데이터가 미래를 예언한다고? Creative Data 부문에서 골드를, Digital Craft 부문에서 실버를 수상한 구글의 <Know What Your Data Knows> 캠페인. 구글 클라우드는 AI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NCAA의 80년간 경기 기록을 분석해 전반전 경기 동안 리얼타임으로 후반전 결과를 예측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미리 만들어 놓은 소스를 활용해 후반전 내용을 미리 알려 주는 ‘세계 최초 실시간 예언(?) 광고’를 만들었다.

젊은이를 잡으려면 모바일 소굴로
나이키의 <Nothing Beats a Londoner>_ Social & Influencer 부문 그랑프리

Ⓒ Nike

Social & Influencer 부문에서 그랑프리, Titanium 부문과 Film 부문에서 골드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나이키의 <Nothing Beats a Londoner> 캠페인. 나이키는 영국 런던의 젊은이들과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이야기를 모바일 중심의 캠페인 플랫폼에서 시작했다. 캠페인 순서를 살펴보면 ❶SNS상에 나이키 로고와 유사하게 디자인 된 ‘Londoner’의 약자인 ‘LDNR’이 프린트된 티셔트를 입은 인플루언서들을 노출시키고 궁금증을 야기시킨 후 ❷런던 키즈들의 실제 스토리를 그들의 언어로 만든 <Nothing Beats a Londoner> 메인 영상을 인물 에피소드별로 끊어 그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먼저 론칭했다. ❸풀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는데 이게 또 빅히트. ❹캠페인을 주도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도시 전역의 스포츠 경기 링크를 걸고 ‘Swipe up’ 기능을 이용해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❺캠페인을 위해 제작된 gif와 스티커를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Fanchise’, 고객 마인드를 사장님 마인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Design Lab Originals: The Fanchise Model>_ Creative eCommerce 부문 그랑프리

Ⓒ Microsoft

Creative eCommerce에서 그랑프리와 실버, Brand Experience & Activation 부문과 Direct 부문, Media 부문에서 골드와 실버, 브론즈를 골고루 수상한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Design Lab Originals: The Fanchise Model> 캠페인.

2016년 Xbox는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한 콘트롤러를 살 수 있는 디자인 랩을 론칭한다. 그러나 기본 사양보다 50% 더 비싼 디자인 랩의 컨트롤러 가격이 구매 장벽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전통적인 소비자와 판매자의 역할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소비자를 전문 디자이너로 대우하고, 디자인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해 그것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본인이 디자인한 컨트롤러의 판매가 많아질수록 돌아오는 이익이 커지는 식이다. 한마디로 Xbox 디자인 랩의 모든 고객이 사장님이 된다는 것. 그리하여 ‘Fanchise’ 사장님들은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본인의 제품 판매와 홍보에 열을 올리게 되고, 매출은 350% 성장했다.

‘Lion’이 아니라 ‘Lioness’의 해
에씨티의 <Bloodnormal> _ Glass: The Lion for Change 그랑프리

Ⓒ Essity

칸 라이언즈의 트로피도 암사자로 바꿀 때가 왔다? 세계를 휩쓴 미투 운동의 여파로 칸 라이언즈 행사 시작 전부터 그 어느 때보다 여성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리고 Glass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에씨티의 <Bloodnormal>캠페인.

이 캠페인은 특히 제목이 마음에 든다. 제목처럼 몸에서 나오는 피는 다 평범하고 정상적인데 왜 여성의 생리만 유독 부끄러운 것일까? 모든 피는 TV에 나올 수 있는데 왜 생리는 안 되는 것일까? 이러한 금기를 깨기 위해 여성용품 회사 에씨티는 최초로 생리혈이 나오는 TV 광고를 만든다. 여성의 피는 파란색이 아님에도 생리대의 흡수력을 테스트하는 장면을 보여줄 때마다 사용하던 파란색 용액 대신 진짜 생리혈로 테스트를 한 것.

그리고 더 많은 금기, 예를 들어 남자가 생리대를 사는 것, 생리통, 생리 중 섹스, 생리대를 당당히 빌리는 것 등의 소재를 TV 광고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킴으로써 생리가 일상에서 매우 정상적이고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로 인식되도록 했다.

● 그 외

현장 반응 최고
모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참석했던 시상식 현장에서 반응이 좋았던 수상작들이다. ‘광고인이 좋아하는 광고’라고 할 수 있겠다.

· Mars <Selfiestix> _ Mobile 부문 골드
· KFC <Hot & Spicy> _ Outdoor 부문 골드
· Bahay Tuluyan <Disgusting Stories> _ Film Craft 부문 골드

 

케이스 필름 순삭
순식간에 케이스 필름이 끝나 버렸다. 아이디어를 떠나 케이스필름 자체의 완성도가 높은 수상작을 소개하겠다.

· ESPNW <Inequality Balls> _ Design 부문 실버
· Galeries Lafayette <afayette Anticipations> _ Design 부문 실버
· Bradesco <next> _ Design 부문 실버
· Beck’s <Le Beck’s: The legendary beer can> _ Design 부문 실버
· Apple <Welcome to @Apple> _ Social & Influencer 부문 골드
· Lonely Whale <Tick Tock> _ Outdoor 부문 실버
· Ea Games <FIFA 18 More than a Game> _ Entertainment 부문 골드

 

보기는 참 쉬워 보인다
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 Lacoste <Save our species> _ Brand Experience & Activation 부문 골드
· NIKE <Nike Australian Marriage Equality Swoosh Vote> _ Outdoor 부문 골드
· Coca Cola <This coke is fanta> _ Media 부문 골드
· McDonald’s <The Flip> _ PR 부문 골드

 

어느 별에서 왔니?
우리랑 다른 뇌구조인 듯.

· Unilever <Gene Project 90″> _ Film 부문 골드
· Kasikorn Bank <Friendshit> _ Entertainment 부문 골드

 

이쯤에서 수상작 소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28개 카테고리의 모든 수상작을 다 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처음엔 실버까지는 보려고 노력했으나, 곧 시간과 체력의 한계에 부딪쳐 골드까지 보는 것으로 스스로 타협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아마 전체 출품작의 1%도 안될 것이다.

게다가 짧은 영어 실력으로 케이스 필름과 출품 보드를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이해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설명한 내용이 정확한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같은 이유로 참관기에 도움을 얻기 위해 검색했던 많은 영어 뉴스도 완벽히 이해는 못 했지만 참고했다. 그래서 고백하건데 지금까지의 글은 짧은 식견에 근거한 100%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모든 내용을 의심하길 바란다.

2018.07.16. 09:30

칸 라이언즈 참관 기간 동안 나를 괴롭게 했던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러시아 월드컵 예선 1차전 패배요, 두 번째는 팀의 출품작이 본상 수상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었다. 경기에서 지고 나면 으레 지난 경기를 복기해 보는 작업이 뒤따르기 마련. 나 역시 비디오 분석관이 된 기분으로 매일 저녁 어워드 쇼에서 수상작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미 잘 알려진 큰 상을 받은 작품들보다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위주로,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Brand Experience 분야의 캠페인들을 중심으로 작성해 본 복기록을 이 지면을 빌려 공유한다.

“운동은 끝나고 먹는 것까지가 운동”

운동 마니아로 알려진 가수 김종국 씨는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명언을 남겼다. 수상작 중에서 특히나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고 집행하는 과정이 지난했을 법한 작품들을 볼 때면 ‘크리에이티브도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과정까지가 크리에이티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대담한 아이디어를 집행하기 위해 더 빛나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해야 했을 작품들을 소개한다.

■ 디젤의 <Go with Fake>캠페인

‘짝퉁’은 기업들의 영원한 골칫거리 중 하나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 디젤(Diesel)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짝퉁을 단속의 대상이 아니라 유쾌한 이벤트의 소재로 승화시켰다. 오리지널 디젤 제품에 스펠링을 ‘Deisel’로 바꾼 가짜 로고를 달아 짝퉁 가격에 판매하는 스트리트 스토어를 뉴욕에 오픈한 것이다.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행인들에게 말한다.

“이거 오리지널 디젤이에요! 로고만 가짜예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 필름을 뉴욕패션위크 오픈 전에 대중들에게 공개하자, 짝퉁 로고를 단 오리지널 디젤 제품은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음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패션위크가 열리는 뉴욕 5번가가 아닌, 커널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사이 허름한 교차로에 패셔니스타들과 미디어들의 기나긴 줄을 세웠다는 점이다. 이런 형태의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밸류를 유쾌하게 빌드업할 수 있다는 점을 클라이언트에게 어떻게 설득했을까? 크리에이터들에게 아낌없는 물개박수를 보낸다.

■ 라코스테의 <Save our Species>캠페인

라코스테(Lacoste)는 파리패션위크에서 1775벌의 새로운 폴로셔츠를 론칭했다. 그것은 바로 라코스테의 상징인 악어 로고 대신 10종의 멸종위기동물 로고를 단 스페셜 에디션! 1775벌이라는 숫자는 각 동물들의 현재 개체 수에서 따왔다. 최고 위험도의 멸종위기종인 바키타 돌고래 에디션은 단 30벌만 제작돼 더 희소성 있는 아이템이 되는 구조. 뿐만 아니라 수익금은 기부돼 구매자들에게 더 큰 만족감과 자부심을 선사했다. 아이디어 자체도 멋지지만, 85년 동안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았던 로고를 바꿀 것을 제안하고 클라이언트를 설득한 용기가 더 크게 빛난 캠페인이 아닐까? 단 24시간 만에 모든 제품이 팔리며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스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메시나 호날두처럼 묵직한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스타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강력한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것은 우리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빈번히 마주치는 과제 중 하나다. 혹시 나처럼 ‘근데 우리는 메시도, 호날두도 없잖아. 우린 안될 거야’라며 울상을 지어 본 경험이 있다면, 스키틀즈의 캠페인을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 스키틀즈의 <Exclusive the Rainbow> 캠페인

스키틀즈(Skittles)는 슈퍼볼 캠페인을 발표하며 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슈퍼볼 광고는 오직 한 사람에게만 공개될 것이며, 그 한 사람은 평범한 10대 소년인 마르코스 멘데즈”라는 사실을 공표한 것. 이 사실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전파됐고, 멘데즈는 깜짝 스타가 됐다. 덩달아 그에게만 공개된다는 슈퍼볼 광고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그리고 슈퍼볼 당일, 궁금증을 참지 못한 수많은 네티즌들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스키틀즈 슈퍼볼 광고를 보는 멘데즈의 모습을 지켜본다. 이를 통해 스키틀즈는 TV 매체비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무려 20분 동안 슈퍼볼 캠페인을 집행했으며, 빅모델을 쓰지 않고 오히려 빅모델을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스타는 크리에이티브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묵직한 한 방이다.

 

우리 동네 대하드라마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같은 무게의 무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어쩌면 고정관념일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일상의 공간을 낯설게 만들어 놀라운 메시지를 전달한 이채로운 캠페인들에 특히나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두가 되기 시작한 제노포비아와 여성 인권 문제를 가볍고 또 무겁게 다룬 두 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 에데카의 <The Most German Supermarket>캠페인

제노포비아 이슈는 전 세계적인 담론이다. 유럽은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이민자들에 대한 강경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인 에데카(EDEKA)는 이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화끈하고 쇼킹하게 전달하는 캠페인을 집행했다. ‘The Most German Supermarket’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사의 마트에서 모든 수입산 제품들을 빼버린 것이다. 넓은 매대가 텅텅 빈 모습을 보며 아연실색하는 쇼핑객들의 표정이 압권이다. ‘이 매대는 이방인 없이 채워지지 않는다’, ‘다양성이 없는 독일은 빈곤해질 것이다’ 등 빈 선반에 올려진 짧은 카피들이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전한다. “이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라는 한 할머니의 반응은 동네 마트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의 최대치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 맥도날드의 <The Flip>캠페인

세계여성인권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맥도날드는 대담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맥도날드 (McDonald’s)의 ‘M’자 로고를 위아래로 뒤집어 여성을 상징하는 ‘W’로 만든 것. 포장지와 유니폼의 로고도 모두 W로 바꿨지만, 어찌 보면 바뀐 것은 단지 그 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평범한 햄버거 가게가 여심을 뜨겁게 울리는 인스타그래머블 포토존으로 재탄생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쏟아진 인증샷 덕분에 수많은 버즈를 일으킨 것은 물론 소비자의 가슴에 맥도날드를 향한 러브마크를 쾅쾅 찍는 효자 캠페인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2018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세션 중 하나는 Droga5의 창립자 데이비드 드로가가 진행한 세션이었다. 드로가는 “사람들이 왜 광고를 좋아하지 않을까? 그것은 광고가 멋지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마치 “네가 시험을 못 본 이유는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다”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기적의 논리였지만, 뒤이어 틀어준 영상에 뭉클함을 느꼈다. Droga5가 제작한 크리스티의 <The last de Vinci>를 마지막으로 주절주절 써 본 이 복기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 영상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상을 받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내가 만든 무언가를 누군가가 저런 표정으로 봐 주길 바라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캠페인을 꿈꾸며, 오늘도 묵묵히 치열한 전선 위에 서 있는 모든 제일러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2018.07.16. 09:30

2018년 칸 라이언즈가 끝나고 우리는 회사에서 다시 만났다. 여느 때처럼 각자의 팀에서 현업에 열중하다가도 서로를 보면 칸에서 보낸 일주일, 특히 영 라이언즈 한국 대표로 컴피티션에 참가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라 실없이 웃는다. 한국 대표로 선발됐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부터 손꼽아 기다리며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했지만, 실제 경험은 출발 전 우리 머릿속 상상을 한참 뛰어넘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 경험을 전한다.

#브리프

우리에게 주어진 브리프는 여성 인권, 특히 더욱 사각 지대에 놓인 가난한 계층의 여성 또는 제3 세계 국가 여성들의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모바일 앱인 ‘Global Citizen’의 캠페인을 홍보하는 60초짜리 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아진: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뿐만 아니라, 꽤 많은 수의 칸 프로그램들이 평등을 주제로 하고 있었다. 인권에 관한 세미나들, 구글의 성 소수자 파티, 걸스라운지 등 “혹시 올해 컴피티션 주제가 평등일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칸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힌트를 주고 있었다.

재윤: 실제로 우리 삶 속에서 고민하던 문제이기도 해서 더더욱 필름 브리프가 반가웠다. 한국 문화권에 살고 있는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두라는 것을 느꼈다. 영 라이언즈를 포함해 칸 라이언즈 전반에서 다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여성 인권이나 성 평등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라는 것을 실감했다.

#비디오 제작

우리가 참가한 필름 부문 컴피티션은 총 5일간의 광고제 기간 중 셋째 날부터 넷째 날에 걸쳐 총 30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각국의 팀들이 개별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부스가 가벽을 사이에 두고 마련됐다. 또한 영상 제작을 위한 도구로 아이맥, 짐벌, 갤럭시 S9+가 한 대씩 주어졌다.

아진: 44개 팀이면 비슷한 결과물이 몇 개쯤 나올 법도 하다. 사실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단정 지어 생각했다. 아무래도 부스가 붙어 있다 보니 지나다니면서 경쟁자들의 모니터를 흘끔 봤는데, 신기할 만큼 제각각인 생각들이 부스를 따라 이어졌다.

재윤: 주어진 시간도, 여건도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제한된 영역 안에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을 찾아간다는 게 어렵고도 재미있었다. 영상 제작하는 과정에서 소품이나 배우 등 어쩔 수 없이 도움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었을 때, 칸 라이언즈 참관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얻은 선의와 응원도 잊을 수 없다.

#발표와 시상

발표는 마지막 날 점심 즈음, 바로 그 전날까지 치열하게 작업하던 바로 그 공간에서 이뤄졌다. 브론즈, 실버, 골드의 우승 팀 작업을 함께 감상하고, 간단한 시상이 이어졌다.

아진: 우리는 모두 ‘영 라이언즈 경쟁자’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상을 거머쥔 건 3팀뿐이었지만, 수상까지의 공식적인 일정이 끝난 후 누구 하나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가 겪은 우여곡절, 수상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대화가 무르익을 때쯤 문득 ‘모두가 진심을 다해 즐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재윤: 정말 그랬다. 단지 그 컴피티션 공간이 아니더라도 해변이나 파티, 세미나 등 칸 라이언즈의 모든 공간에서 영 라이언즈라는 이름표는 서로에게 쉽게 마음을 열 수 있는 통로였다. 동시대에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주니어들을 실제로 만나 함께 작업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자극이 됐다. 서로의 컴피티션을 응원해 주고, 우승자에게는 축하를 건네고, 각자의 생활과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연을 이어가는 경험을 이곳이 아니었더라면 어떻게 가질 수 있었을까?

#여운

아주 큰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것 같았다. 낯선 곳에서 새로이 만난 친구들과 일주일 만에 원래 알던 것처럼 친근하게 포옹하고 웃고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어쩌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마음만은 든든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다음 생각을 그리고 있을 테니까. 진심으로, 영 라이언즈가 될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하다.

2018.07.16. 09:30

2018년 칸 라이언즈는 시상 구조 개편과 카테고리 축소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통합되거나 폐지된 부분도 있지만,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Creative eCommerce Lions)처럼 신설된 부문도 있다. 이 부문의 첫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김민아 팀장을 현지에서 만나 봤다.

신설 부문의 첫 심사위원이 된 소감과 심사 기준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야 당연히 영광이었고요, 전례가 없으니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해야 할지, 다른 심사위원들은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궁금했습니다. 칸에 오기 전 나름대로 정리했던 생각은 단순히 온라인상의 제품 구매를 넘어,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답게 작든 크든 그 나라 시장에서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참신한 ‘새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구매 버튼을 누르기까지의 과정을 얼마나 재미있게 제공하느냐, 또 구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만드느냐, 이런 걸 기준으로 설정했습니다. 다른 심사위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기준에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어요.

이번은 첫해라서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에 대한 정의부터 확립하는 단계였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해가 거듭될수록 더 기대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거라고 봅니다.

 

심사했던 후보작들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작품이 있다면?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두 작품이 인상 깊었어요. 하나는 맥캔 인디아(McCann India)가 출품한 <Sweet Change>라는 작품이었는데, 유통되는 동전이 모자라서 거스름돈 대신 캔디를 받는 상황처럼 인도 시장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직시한 점이 돋보였어요.

또 하나는 <Ambi Pur: Accessibility Project>가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사실 이커머스 분야에도 엑세서빌리티가 필요하거든요. 엑세서빌리티란 시각 장애, 청각 장애, 이동 장애 등 장애가 있는 사용자들도 비장애인이 접하는 것과 같은 동일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걸 말해요. 이 문제는 저희가 테크놀로지나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평소 생각해 왔는데, 그런 맥락에서 <Ambi Pur: Accessibility Project>는 감탄사를 유발시키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 의미만큼은 남달랐습니다.

▲ 현금 결제 위주인 인도 시장에서 불거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을 제시한 <Sweet Change>.

▲ <Ambi Pur: Accessibility Project>는 P&G가 시각 장애 디자이너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Ambi Pur 제품들의 웹사이트를 시각 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심사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심사위원들 각자가 수상 가능성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잖아요. 자신이 마음속에 뒀던 작품이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큰 점수를 못 받아서 다음 과정으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들 아쉬워하더군요. 인지상정인 거죠. 저 역시 그랬고요.

그리고 조금 전에 <Ambi Pur: Accessibility Project>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이게 다른 화려한 작품들에 밀려서 주목을 못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이 작품이 비록 크리에이티브하진 않더라도 이커머스 부문에서 주목해야 하는 의미가 있다고 다른 심사위원들을 설득했는데, 제 의견이 많은 동의를 얻어서 쇼트리스트에 올라갔어요.

그때 한 심사위원이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하기는 어렵다”면서 “심사위원들 중에도 장애인이 있어야 이런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좋은 의견을 얘기하더라구요. 칸 라이언즈는 그동안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국가, 성별 이런 부분들을 조절해 온 편인데, 앞으로는 액세서빌리티에 관련된 작품들을 심사하기 위해 장애인의 심사 참여도 고려했으면 합니다. 비장애인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지점이 있을 테니까요.

 

제일기획 수상작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은?

인도법인에서 만든 <Good Vibes>가 이번에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브론즈를 받았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과도 연결되지만, 시청각 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바일을 사용할 때 조금 더 쉽게,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하도록 이 작품이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요.

꼭 장애인을 위한 엑세서빌리티가 아니더라도, 소외돼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시청각을 모두 잃은 사람들을 위해 모스 부호를 활용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개발한 <Good Vibes>.

 

세미나는 어떠셨나요?

이번에 칸 라이언즈가 ‘차이나 데이’를 지정했어요. 중국 기업과 에이전시를 비롯해 크리에이티브한 분들을 초대해서 세미나와 포럼을 많이 열었죠. 제가 들었던 포럼을 통해 중국의 기업이나 에이전시들이 굉장히 진취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중국은 방향성은 물론 인력과 파워, 기술력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제는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것과 이노베이티브한 것이 중심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마지막으로 제일러들이나 광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모든 시상식에 다 참여했어요. 각 부문 심사위원장들의 얘기가 궁금했거든요. 그중에서 이노베이션 라이온즈 부문 심사위원장이 한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Yes, that’s the great idea, but what is the innovation?
Yes, that’s the great campaign, but what is the innovation?
Yes, that’s the cool product, but what is the innovation?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일을 위한 일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변화를 이뤄 내는 ‘실질적인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었죠. 그 분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이런 생각은 비단 칸 라이언즈에서만 통용되는 게 아니라, 광고인이나 마케터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018.07.16. 09:30

반드시 필요한 일을 재미있게 할 수는 없을까? 심각한 미세먼지에도 마스크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입김의 온도에 따라 마스크에 인쇄된 그림이 변하는 재미를 선사한다면? 2018년 칸 라이언즈 아웃도어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한 <피카부 마스크>는 미세먼지로부터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 주는 따뜻한 캠페인이다.

▲<피카부 마스크>캠페인 영상

회색 도시 속의 사람들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가장 행복해야 하는 봄철, 우리는 창문을 굳게 닫아야 했고 거리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채 각자의 길을 바삐 간다. 과거 언젠가 어렴풋이 그려냈던 세기말적인 광경이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매일 펼쳐지고 있다.

언제부터였는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이었는지 기억하는 일조차 의미 없게 느껴지는 것, 반복적인 경보 알람에 무감각해지는 것. 우리는 어쩔 수 없는 무력감 앞에 서서히 집단적 우울증에 빠져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입김의 온도로 그려낸 웃음

2017년 겨울부터 2018년 봄까지 우리는 추위도, 미세먼지도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체감했다. 추운 겨울 온몸을 꽁꽁 싸맨 채 황사 마스크까지 착용한 웃음기 잃은 사람들을 보며 이 우울감이 온기가 될 순 없을까, 더 나아가 웃음이 될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서울시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 않다. 하지만 추운 날 ‘마스크’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아이템에 안정감을 느끼고 호흡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뿜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특별한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호흡량이 어른들보다 배로 많아 미세먼지에 더 취약한,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치명적인 대기 상황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이들. 우리는 주변의 어린이들을 보며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을 찾을 수 있었다.

❶ 어린이들은 답답함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 싫어한다.
❷ 어른들의 적극적 케어 범위(영유아)를 벗어난 등하굣길의 저학년 어린이들(8~10세)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기는 더욱 어렵다.
❸ 앱과 웹 등의 실시간 기상 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어린이들은 가시적으로 확인 불가능한 초미세먼지의 등장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놀이의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미세먼지를 그나마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게 유도하자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우선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변온 잉크’를 사용해 입김의 온도에 반응해 생겨나는 재미있는 캐릭터 마스크를 만들었다. 뭔가를 수집하고 서로 비교해 보며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의 특성을 살려, 총 아홉 가지 버전의 입 모양 캐릭터들을 제작했다. 캐릭터가 입김의 온도에 의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이 마스크에 ‘까꿍’이라는 의미를 가진 ‘피카부 마스크(Peek-a-boo Mask)’라는 이름을 붙였다.

▲ 아홉 가지 캐릭터의 피카부 마스크

그다음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논해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 제작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하여 피카부 마스크 자판기가 탄생하게 됐다. 자판기 내부에는 실시간으로 기상청의 대기 상황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구축돼 있으며,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35㎍) 이상으로 많아질 경우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했다. 또한 작동 중 모션 센서를 이용해 자판기 앞을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

▲ 피카부 마스크 자판기

피카부 자판기 스크린은 평상시에는 현재의 대기 상황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되다가 대기 상태가 나쁠 때에는 교육용 애니메이션이 플레이돼, 미세먼지가 심할 때 마스크의 필요성에 관해 가르쳐 주도록 만들었다. 애니메이션이 끝난 후에는 자판기에서 랜덤으로 마스크가 나와 직접 피카부 마스크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말을 거는 피카부 자판기와 특별한 피카부 마스크를 경험한 어린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친구들을 따라 너도나도 줄을 서서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마스크 체험을 했으며, 재미있는 마스크를 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즐거워했다. 또한 어린이들이 착용한 피카부 마스크는 또 하나의 미디어가 돼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미세먼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볼 기회를 줬다.

 

함께 ‘앓아 내는’ 미세먼지

디지털 자판기를 체험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피카부 마스크를 경험한 아이들의 90%가 마스크의 필요성을 인지한다고 답했고, 88%의 아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아이들이 피카부 마스크를 경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서울 시내 버스, 지하철, 대형 옥외 스크린 등 3만여 개의 서울시 매체에 온에어돼 마스크의 필요성을 알리는 영상으로 사용됐다.

피카부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적극적으로 줄이거나 모두가 바라는 궁극적인 솔루션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작은 아이디어로 우리가 버텨 내야만 하는 우울한 현실을 조금 다르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오늘날의 미세먼지도 머지않은 훗날 “그랬었지”로 남을 수 있는, 가볍게 앓고 이겨 낼 수 있는 감기처럼 낫길 바란다.

2018.07.16. 09:30

‘스탑 다운로드킬’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전에 미리 고백하자면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들에서 많은 불법 몰카 동영상들을 다운로드해 시청했다. 유통구조 파악과 수위 조절을 위한 레퍼런스가 목적이었지만, 사무실에서 해당 영상들을 보는 것은 그리 마음 편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몰카 촬영 범죄는 10년간 15배가 증가해 2016년에는 5,185건에 이르렀다. 증가하는 양뿐 아니라, 피해 여성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매우 심각한 범죄다.

한 번 웹상에 업로드된 영상을 지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영상은 지속적으로 복제되어 유통되며 기하급수적으로 퍼져 나간다. 피해자는 사설 삭제 업체를 찾지만 계속 삭제하는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다. 행여 피해자의 신변이 노출될 경우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은 차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러다, 몰카 피해자에게 전화하면 자살했다는 가족들의 대답이 돌아온다. (중앙일보 2017.8.5 기사)

그저 화장실에 갔을 뿐인데, 옷을 갈아입었을 뿐인데, 지하철을 갈아탔을 뿐인데. 영원히 고통받는 피해자가 된다.

몰카를 시청하는 것, 바로 ‘다운로드킬’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똑똑한데 잘 생기기까지 한 강승리 카피라이터가 처음 몰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을 때, 문제의 심각성과 시의성에는 공감하나 몰카를 직접 찾는 솔루션은 현실적으로 실행이 불가능에 가까운 방법이었다. 수많은 공중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특정할 수 없을뿐더러, 몰카 별로 기술적인 방법이 달라 모든 종류의 몰카를 잡아낼 수 있는 탐지기도 현재까지는 없다. 게다가 서울시에서 1년간 6만 곳의 서울시내 화장실과 탈의실을 적외선 탐지기로 수색했으나, 적발한 몰카의 개수는 하나도 없었다. (예방 차원에서는 유의미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들에는 국내에서 촬영된 몰카는 계속 올라오고, 사람들은 돈을 주고 구매한다. 그렇게 또 올라오고, 구매하고, 올라오고, 구매하고…. 가만. 팔기 때문에 사는 것인가? 아니면 사는 사람이 있기에 파는 것인가?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를 보면 몰카 범죄를 개인의 일탈이나 호기심 범죄로 바라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수요와 공급의 시장논리에 의해 반복되는 블랙마켓 범죄다. 일례로 2015년 워터파크 몰카 사건 역시, 여자 피의자가 돈을 목적으로 여자 탈의실을 불법 촬영하여 유포시킨 사건이었다. 역시 돈은 무섭다.

또한 당시 법과 제재 대책을 들여다보면 몰래카메라 공급자에 대한 대책은 다양했다. ‘다중이용시설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 일제점검 / 위장형 불법 카메라 등 불법 기기 유통행위 단속 / 스마트폰 등 직접 촬영 범죄 다발구역과 시간대 집중 단속 / 몰카 촬영 적발 시 거주지 압수수색, 추가 범행 단속 등’. 하지만 몰래카메라 수요자들에 대한 대책은 전무했다. 현행 디지털 성범죄 법은 불법 촬영자와 유포자만 처벌할 뿐, 몰카를 시청하고 소지하는 것에 대한 처벌하지 못한다. 법의 테두리 외에도, 수요자에 대한 계도적 접근마저도 전혀 없었다.

슬프게도, 몰카를 보는 것이 범죄행위라기보다는 특정 야동 장르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몰카를 죄의식 없이 소비하는 사람들을 향해, ‘스탑 다운로드킬’은 시작되었다.

▲<Stop Downloadkill>캠페인 영상

 

조심스러운 촬영장

먼저 몰카 소비자들이 초반에 몰입할 수 있도록 철저히 몰카 포맷의 상이 필요했다. 즉, 몰카를 찍어야 했다. 따라서 모델들의 신상이 노출되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촬영된 분량은 현장에서, 편집 후, 온에어 전, 세 번에 걸쳐 모델들에게 보여주며 노출의 수위를 조절했다. 경찰과 함께 몰카를 촬영하는 아이러니한 촬영이었다.

가짜 몰카를 업로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썸네일 이미지도 필요했다. 민감한 촬영인 만큼 모니터링도 쉽지 않았다. 팀에 여자가 있었어야 했는데, 후회해도 소용없다.

업로드 ID를 만들기 위해서 당연히 주민번호와 휴대전화 번호가 필요했다. 캠페인 후 매일 스팸전화와 문자가 부쩍 늘었다. ID가 차단될 때마다 아쉬운 부탁은 늘어갔다. 늘 우리 나쁜 사람들 아니라는 변명을 입에 달았다.

 

생각을 변화시키는 실험

2017년 10월, 부산지방경찰청과 제일기획은 불법 촬영 범죄(몰카 범죄) 근절을 위해 합동작전을 펼쳤다. 캠페인이라고 하기엔 실제 범죄의 접점에 닿아있었고, 다양한 수사기법이 응용되었다. 회의를 거듭할수록 마주 앉은 어깨의 무궁화가 많아졌다. 여러 법적인 검토를 거쳐 실행의 범위와 수위가 결정되었다.

▲ 캠페인을 함께한 부산지방경찰청의 경찰분들

부산경찰 홍보팀과 사이버수사대, 여러 보직의 경찰분들의 도움까지. 경찰들은 가짜 몰카를 업로드하고 관련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했다. 사이트 별 몰카의 유통량과 판매자들에 대한 예의 주시도 이루어졌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들이었다. 시간을 더할수록 총경님은 승리를 맘에 들어 해 서울로 보내지 않으려고 시도하셨다. 승리는 부산에서 아름다운 여경 분과 백년가약을 맺을 뻔했다.

두 달 동안, 불법 몰카가 거래되는 파일공유 사이트 23곳에 하루 170개씩 총 3,500편의 가짜 몰카를 업로드했다.

캠페인 기간 중 진짜 몰카인 줄 알고 가짜 몰카를 다운로드한 횟수는 51,399에 달했다. 그 숫자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국내 모든 지상파, 종편 뉴스와 BBC, Le monde, 알자지라 등 해외 언론에 소개되었다. 매체비 한 푼 없이 캠페인은 퍼져나갔다. 뉴스 뿐 아니라 추적60분, 어쩌다 어른 등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다루어졌다.

▲<Stop Downloadkill>캠페인 영문 보드

몰카를 찍는 행위뿐 아니라 시청자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500만의 SNS의 사람들의 반응과 함께 국회의원도 Stop Downloadkill 캠페인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디지털 성범죄 시청자도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공포스러운 장면과 경찰의 경고 메시지가 합쳐져 몰카 소비는 위축되었고, 캠페인 기간 동안 불법 몰카 유통량은 최대 21%까지 감소되었다.

부산경찰 역시 법적으로 처벌할수 없는 몰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집행하는 것은 부담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해야 할 캠페인을 해야 한다는 용기로 부산경찰은 캠페인을 실행했다. 이후 캠페인이 호평과 관심이 이어졌고, 부산지방경찰청장님은 돼지국밥을 사주시며 우리에게 경찰 표창을 수여했다. (언젠가 경찰공무원에 지원한다면 임용 시 가산점이 있는 것 같다.)

요즘도 부산경찰은 함께 다른 캠페인을 하자고 안부를 물어본다.

 

그럼에도, 몰카 문제는 아직도 심각하다.

한 여성 NGO의 자발적인 참여로,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들에 가짜 몰카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월급도 없이, 오랜 기간 활동하는 대단한 분들이다. 지면을 빌어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한번 올라온 불법 몰카가 삭제되지 않듯, 우리가 만든 가짜 몰카도 삭제되지 않는다. 그렇게 캠페인은 자생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캠페인이 촉매가 되어 몰카 범죄에 희생되는 피해자들이 줄어들기를 희망한다.

스탑 다운로드킬은, 작전인지 실험인지 광고인지 경계가 모호한 캠페인이었다. 하지만 경찰과 제일기획, 제작과 AE, 홍보팀, PM, 법무팀, 고마운 외부 스텝까지, 서로의 팀웍만은 선명했던 캠페인이었다. 서로를 신뢰했고 존중 했으며 모자란 부분을 서로 메꾸려 노력했던 경험이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8.07.16. 09:30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가 핫 이슈가 되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 수치부터 확인하는 세상이 됐다. <더스트씨>는 미세먼지가 이렇게 민감한 이슈임에도 여전히 무관심하거나 유해성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진행된 캠페인이다.

핫 이슈가 된 미세먼지

<더스트씨>는 작은 인사이트에서 출발한 캠페인이다. 두 명의 아트디렉터와 한 명의 카피라이터로 이뤄진 우리 팀은 현업 이외에 좀 더 색다르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는데, 항상 현재 이슈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진 덕분에 이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었다.

사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 이슈는 우리에겐 먼 얘기였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됐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수치를 체크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미세먼지 관련 이슈로 아이를 가진 부모를 비롯해 전 연령층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 주다

우리는 이런 미세먼지 이슈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반응과 태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세먼지에 대해서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참고로 2017년 갤럽 조사에 의하면 미세먼지 수치가 안 좋을 때도 37%의 사람들만 마스크를 쓰고, 57%는 여전히 야외 활동을 한다.

우리는 연일 이슈화되는 미세먼지 문제에 별달리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직접적으로 체감이 되지 않는 건가?”

“만약 미세먼지가 눈에 보일 수 있다면?”

“미세먼지 속 유해 성분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고, 심지어 몸속에 들어가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실시간 데이터로 시각화해 보여 주는 <더스트씨> 캠페인을 생각했다. 우리 팀 카피라이터는 ‘DustSee’, 즉 ‘미세먼지가 보이다’라는 뜻과 ‘Dusty(먼지가 낀)’라는 중의적 의미로 타이틀을 생각했다.

다행히 서울시와 희망브리지에서 이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져서 함께 진행할 수 있게 됐다.

▲ <더스트씨> 캠페인 영상

우리는 더스트씨 앱을 통해 미세먼지를 실사 모드, 캐릭터 모드, 도형 모드 세 가지 형태로 보여 줬다. 먼저 실사모드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보이게 해 사람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캐릭터 모드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미세먼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했다. 도형 모드에서는 심플한 원형과 삼각형, 사각형 형태로 미세먼지를 단순화해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성분을 쉽게 이해하고 구별할 수 있게 했다.

▲ 캐릭터 모드

▲ 도형 모드

▲ 미세먼지를 시각화한 이미지

 

강한 삶을 바라며

더스트씨는 세 가지 필터로 시각화될 뿐만 아니라 풍향과 풍속에 따라 미세먼지가 어떻게 보여지는지도 표현했으며,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서 필요한 마스크 종류도 볼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앱에서 구동되는 사진 및 동영상 기능은 자동적으로 각종 SNS에 업로드할 수 있게 했으며, 이로 인해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쉽게 알릴 수 있게끔 했다.

▲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사진

우리는 서울시와 함께 이 앱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을 알릴 수 있는 프로모션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 <더스트씨> 캠페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보다 많은 사람이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기를, 그리고 더스트씨 앱이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새로운 방안이 되기를 바란다.

2018.07.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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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6. 09:30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자회사 Iris의 아디다스 시리즈 영상 화제

자회사 Iris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겨냥해 제작한 3편의 아디다스 시리즈 영상이 화제다. 이번 영상은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축구 대표팀 및 스타 선수들이 자신들의 스토리를 직접 얘기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브라질 축구의 신성으로 불리는 가브리엘 제수스는 4년 전 월드컵 당시 자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자신이 살던 빈민가 거리에 페인팅을 하던 16세 소년 시절을 회상하며,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시간들과 크리에이티비티의 힘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성장,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Gabriel Jesus – Paint the Streets>

<Mo Salah – 100 Million Strong>

<RREF We Hear You>

 

변화의 물결을 반영한 자회사 BMB의 신규 캠페인

전 세계적으로 다양성(Diversity)과 평등성(Equality)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및 변화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자회사 BMB가 제작한 신규 캠페인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성 소수자(LGBT+)의 인권과 자유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Pride in London의 디지털 캠페인 <Somewhere over the Rainbow>는 성 소수자들이 겪어 온 사회적 고통과 학대 및 궁극적으로 희망과 자유에 대한 믿음과 열망을 음악과 감동적인 영상미로 표현하고 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2018.07.16. 09:30

직장인들의 ‘저녁이 있는 삶’은 미디어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일어날 미디어 변화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봄으로써 소비의 핵심 타깃인 직장인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도록 하자.

워라밸로 나타나는 미디어 변화

최근 많은 직장인이 추구하고 있는 생활 방식인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은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하는 인식으로 시작해, 현재는 일과 삶의 균형, 더 나아가 일과 삶의 통합과 조화라는 의미로까지 확장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018년 2월 국회를 통과해 7월 1일부터 기업 규모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디어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2004년 하반기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될 때에도 미디어 소비 패턴이 변화했다. 1박 2일 주말 여행의 증가로 지상파TV의 시청률 이탈 현상이 나타났고, 여가 시간의 증가로 극장가는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주 52시간 근로 시간 단축은 어떠한 미디어 변화의 양상을 가져올까?

 

“혼자서 동영상으로 자기 개발 해 볼까?”

B카드사의 소비 패턴 분석 자료를 보면 오후 6시대에 퇴근하는 이른바 ‘칼퇴족’의 경우 주로 자기 개발과 오프라인 쇼핑을 즐긴다고 한다. 특히 젊은 직장인일수록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최근 자기 개발 연관 키워드 트렌드를 보면 어학뿐만 아니라 코딩이나 모델링 등 IT 관련 키워드가 많이 생겨났다. 더욱이 눈에 띄는 것은 유튜브 키워드이다. 영어 학습에 대한 두 가지 채널 관심도 추이를 보더라도 유튜브를 통한 자기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는 자기 개발에 대한 콘텐츠 증가뿐만 아니라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 소비가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OOH 광고 시장의 활성화

주 52시간 근무제가 안착이 된다면 매스컴에서 예상한 대로 여가 활동 시간이 늘어나 쇼핑, 여행, 영화 관람이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 따라서 쇼핑몰, 극장가 등 주요 스팟에서의 광고 노출이 더욱 많아지기 때문에 규모나 형태에서 임팩트 있는 옥외 미디어 집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옥외 광고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 코엑스 K팝 스퀘어 옥외 광고

▲ 스타필드 고양 옥외 광고

이와 같이 여가 시간 증가에 따라 소비자 접점 포인트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미디어 소비 패턴의 변화도 관심 있게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