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8. 17:00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어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말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이 만들어 냈을 테지만, 어느 작품이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여러 작품 중 『공중 그네』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책입니다.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을 때는 십중팔구 전문적 ‘해석’과 ‘처방’을 기대하겠지요. 이라부를 찾아온 환자들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라부는 환자를 결박해 다짜고짜 비타민 주사부터 놓는 막무가내 의사입니다. 환자가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놔도 듣는 둥 마는 둥 건성입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그를 찾아온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위로를 받고, 결국 마음의 병도 치료하게 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이라부는 그럴싸한 처방전 대신 환자가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우회 전략을 택합니다. 나무만 보느라 숲을 미처 보지 못했던 환자들이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숲의 진짜 문제를 깨닫게 만드는 거지요.

사실 짧은 대화만으로 문제의 본질을 간파하고,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묘법’을 제시해 주는 의사가 세상에 존재하기나 할까요? 아무리 유능한 의사도 ‘실마리’를 줄 수 있을 뿐 진정한 위로는 스스로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가능한 게 아닐까요.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그 실마리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효과적으로 던지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Cheil』 매거진은 지난 7월호에서 ‘Connect’라는 키워드로 2018년 칸 라이언즈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Console’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비자를 위로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가성비’에 이어 ‘가심비’까지 고려하며, 나를 위로하고 내게 공감해 주는 브랜드를 지지합니다. 그런 소비자들의 마음에 다가서기 위해 따뜻한 ‘실마리’를 건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18.08.08. 17:00

‘가성비(價性比)’뿐 아니라 ‘가심비(價心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소비를 할 때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고 위안을 받는 걸까?

가심비 중심의 소비 행동

85년 동안 악어 로고를 사용해 온 의류 브랜드 라코스테는 얼마 전 악어 대신 원숭이, 돌고래, 코뿔소 등 10여 종의 다른 동물들을 로고로 사용한 티셔츠를 발매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가격은 모두 180달러로 동일했지만, 로고별 한정 판매 수량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는 라코스테가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실행한 <Save Our Species> 캠페인의 일환으로, 판매 수량을 실제 지구상에 남아 있는 해당 동물의 수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로고를 포기했음에도 이 제품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제법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다소 비싸고 객관적인 품질 수준은 그리 높지 않더라도 심리적 만족감이 높은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가심비’ 중심의 소비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감할 수 있는 이유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브랜드는 어떤 것일까? 행동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유에 근거한 선택 이론(reason-based choice theory)” 에 따르면, 소비자는 구매 이유를 스스로 합리화하기 쉬울 뿐 아니라, 타인에게 그 이유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의 존재 이유에 스스로 공감할 수 있고, 자신의 소비에 대한 타인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브랜드의 성패는 결국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유를 가졌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 여기에 ‘Republic of Fritz Hansen’이라는 100만 원짜리 덴마크에서 온 고급 의자가 하나 있다.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여러분이 마케터라면 어떻게 소비자를 설득해야 할까? 그렇다. 바로 공감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첫 월급을 타면 흔히들 부모님에게 드릴 빨간 내복을 구매한다.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다들 그렇게 대답한다.

반면에 덴마크인들은 첫 월급을 타면 큰돈을 들여 최고급 의자를 구매한다고 한다. 왜일까?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자야말로 사색의 공간이고, 의자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인 행복을 위한 상식이라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이 브랜드의 독특한 디자인도 구매의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지만, 100만 원의 돈을 쓰는 소비자의 구매 합리화를 위해서는 마음에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 Republic of Fritz Hansen

최근 들어 가격은 착하지 않더라도, 마음과 행동이 착한 브랜드에 열광하고 돈을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착한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스스로 좋은 일을 했다는 만족감과 남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라는 매체는 소비자가 자신의 아름다운 행동을 손쉽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소비 자체보다 소비 과정에서 얻는 특별한 경험

2018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자주 회자되는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가 중요한 시대’라는 말은 자칫 가성비가 높은 제품은 저가이고, 가심비가 높은 제품은 고가인 것으로 착각하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오해는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가격’이라는 분모에 비례한 성능과 심리적 만족감을 판단한 결과라는 사실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비싼 제품도 성능이 매우 좋다면 충분히 가성비가 높을 수 있고, 사소한 행복감을 주는 매우 저렴한 제품도 가심비가 높을 수 있다.

특히 요즘 20대가 주도하는 가심비 중심의 소비는 사실 고가의 제품들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지 못해 구매력이 낮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들이 판단하는 심리적 만족감의 기준이 기성 세대들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대들은 나노블록이나 공룡 탐사 키트처럼 누가 더 쓸데없는 물건들을 선물하는지 경쟁하는가 하면, 이를 타깃으로 하는 전문 온라인 쇼핑몰도 등장했다. 그들은 쓸데없는 선물들을 주고받은 기록들을 SNS에 인증하고 서로 댓글을 남기며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느낀다.

최근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부장껌, 사장껌, 데스노트, 분노 캔들, 고함 항아리 등에 열광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 제품들은 결코 비싼 제품들이 아니다. 하지만 소비 그 자체보다 소비 과정에서의 특별한 경험치를 선물한다.

Ⓒ 웅진식품

요컨대 가심비가 중요한 소비 시대에 우리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가격 수준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 동일 시대에 세대 간 다르게 나타나는 심리적 만족감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려 했다면, 지금은 쾌락적이고 유희적인 소비 또는 착한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얻고자 한다. 따라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가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감을 가성비가 결정하던 시대가 가고 또 다른 기준들이 중요해진 소비 시대가 찾아왔다는 표현이 바람직해 보인다. 새로운 소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끊임없이 마음에게 이유를 묻고 그 변화를 관찰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2018.08.08. 17:00

올해 초 영국 정부가 외로움을 국가 차원의 문제로 규명하고, 해결책 제시를 담당할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해 화제를 낳았다. 아일랜드와 독일도 사회 전반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 찾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혼족’ 증가와 저성장으로 인해 확산되는 심리적 허기 현상은 소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 욕구가 증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발굴한 사례가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은 루마니아에서 75세 이상 노인의 대다수가 홀로 생활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특히 보다폰은 혼자 지내는 할머니들이 습관적으로 대가족 분량의 식사를 준비해 두고는 큰 주방에서 혼자 식사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에 보다폰은 <할머니의 일요일(Sunday Grannies)>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함께 식사할 사람이 필요한 할머니를 따뜻한 집밥을 그리워하는 학생들과 연결해 주는 것이 취지였다. 페이스북에 할머니의 메뉴를 올리면 참여를 신청한 학생들이 방문해 함께 식사를 즐기는 식이었다. 할머니가 누구와 무엇을 먹고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보여 주는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자 순식간에 43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 얘기는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전국으로 알려졌고, 이 할머니의 레시피로 만든 레몬 파이가 상품화되기도 했다.

▲ <Sunday Grannies> 캠페인

캠페인에 동참할 할머니를 추가적으로 모집하자 루마니아 전역의 할머니들이 초대를 신청했다. 할머니들은 누군가와 함께 요리하고 먹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더불어 디지털 기기와 SNS를 다루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다. 9개월간 루마니아 노년층의 스마트폰 구매는 78.8% 증가했고,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노인도 20% 이상 늘었다.

보다폰은 이와 더불어 루마니아 고산 지대에서 양을 방목하는 청년에게 스마트폰을 제공한 후 자신의 일상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업로드하는 <Ghita, The Social Shepherd> 캠페인도 진행했다.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생활하는 목동의 얘기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됐고, 덕분에 양치기 청년은 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지닌 유명인이 됐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이동통신의 영향력을 보여 준 보다폰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저조한 농촌 지역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확고한 선두 자리를 다질 수 있었다.

▲ <Ghita, The Social Shepherd> 캠페인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다

소비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새드버타이징(Sadvertising)’도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캐논코리아가 몇 해 전 크리스마스에 공개한 <아빠의 셀카>는 딸에게 선물받은 카메라로 여기저기 사진을 찍던 아빠를 귀찮게 여기던 가족들이 아빠가 돌아가신 후 사진들을 보며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온라인상에서 큰 이슈가 됐다.

▲ <아빠의 셀카> 캠페인

그런가 하면 ‘2015년 최고의 슈퍼볼 광고’로 뽑힌 버드와이저의 <Lost Dog> 캠페인은 따뜻한 동화 같은 얘기로 잔잔한 여운을 줬다. 길을 잃은 강아지가 위험에 처하자 목장의 말들이 도움을 줘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광고가 주를 이루는 슈퍼볼 광고에서 이 캠페인이 최고로 손꼽힌 이유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 <Lost Dog> 캠페인

소비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런데 저성장기가 지속되고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로 소비자들을 위로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따뜻한 공감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목받고 있는 동반자 비즈니스

젊은 연령층일수록 친구나 연인을 찾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많다. 최근 미국의 정신건강재단(Mental Health Foundation)은 「외로운 사회(Lonely Society)」 보고서를 통해 18~34세의 젊은 층이 55세 이상 중장년층보다 심리적 고통을 훨씬 더 심각하게 겪고 있음을 밝혔다.

이처럼 전 세대에 걸쳐 인간적 교류와 소통, 사회적 연결을 원하는 니즈가 증대함에 따라 ‘동반자 산업(Companionship Industry)’도 부상하고 있다. 고객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점심을 같이 먹어 주거나 쇼핑에 동행하는 ‘친구 대여’ 서비스가 등장한 지 오래다. 사회적 관계 형성을 어려워하는 10대 자녀를 위해 부모가 신청하거나 친구가 많아 보이기 위해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고객도 있다. 우정을 돈으로 산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지만, 고립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대표적인 동반자 비즈니스 사례로 할리우드 배우 척 매카시가 론칭한 ‘피플 워커(People Walker)’를 들 수 있다. 피플 워커는 반려견을 산책시켜 주는 도그 워커처럼 사람을 산책시켜 주는 일을 한다. 처음에는 노인들이 주로 신청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30~40대의 신청이 많았다. 산책하는 동안 일상적이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 고객들이 자신의 경험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더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 대표적 동반자 비즈니스의 사례인 ‘People Walker’ Ⓒ thepeoplewalker.com

뉴욕대 사회학과의 에릭 클리넨버그(Eric Klinenberg) 교수는 홀로 자유롭게 일하는 프리랜서가 많아지면서 전통적인 업무 환경과 동료 관계가 사라지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에 외로움으로 인한 사회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대상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도 더욱 커질 것이란 의미다. 이러한 때에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2018.08.08. 17:00

고마워서, 응원하고 싶어서, 기념하기 위해서 우리는 선물을 준비한다. 때로는 기분 전환을 위해 나 자신에게 선물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마음을 달래주는 소비 활동은 자존감을 높여주고, 긍정적 에너지를 충전한다. 그래서 그 누군가는 지금 선물을 사러 간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셀프 기프팅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를 기쁘게 한다. 그런데 ‘선물은 타인에게 주는 것’이란 생각은 고정관념. 칭찬과 위로가 인색한 시대를 살다 보니, 나부터, 나라도 나를 응원하자는 생각에서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셀프 기프팅이 주목받고 있다.

20대를 위로하는 공간들

2018.08.08. 17:00

2018.08.08. 17:00

인공지능 등 기술 발전에 힘입어 광고 마케팅 환경에서 퍼스널라이즈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이먼 홍 ECD를 만나 소비자 경험의 개인화 추세와 접근 전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봤다.

최근 개인화 마케팅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 생각하시나요?

기술력 덕분에 개인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기술이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폭포 효과를 창출하고, 더욱 공유가 쉬운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이고, 정말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일방 통행식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현재 개인화 마케팅이 어느 단계까지 왔다고 보시나요?

개인화란 마케팅을 훨씬 넘어선 개념입니다. ‘Nike ID’를 예로 들자면, 소비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맞춤 신발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집으로 배송받습니다. 이런 커스터마이징 전략은 마케팅에만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 생산 방식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인 것이죠. 자체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는 거예요.

소비자 니즈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개인화 마케팅은 정교한 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주신다면요?

우선 소비자로 하여금 사게 만들려 한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됩니다. 무엇을 팔 것인지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소통을 하는지, 어떤 대화를 하는지이죠. 기술이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 등에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기술 때문에 사람들의 행동 양식 자체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물건을 사고 파는 거래보다는 어떻게 내가 필요한 것을 경험을 통해서 전달해 주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맞춤형 마케팅의 등장은 매스 마케팅의 종언이라고 봐도 좋은가요?

매스 마케팅은 항상 미디어, 특히 매스 미디어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매스 마케팅은 TV, 라디오 같은 매스 미디어를 바탕으로 탄생했으니까요. 그러다가 반자본주의가 부상한 1960년대에 주춤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디어 환경이 달라졌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메시지’는 카카오톡의 형태로도 존재하죠. 그렇기 때문에 매스 마케팅 전성기 때의 원칙을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얼마 전 제가 발표한 보고서 「Personalise Everything」은 우리가 과연 합리적인 사고 방식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기존의 방법론에 도전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Personalise Everything」의 내용을 요약해 주시겠어요?

제 보고서는 딱히 개인 맞춤형 마케팅만을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우리가 마케팅에 일반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느냐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이 매 순간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제품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 경험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요. 브랜드와의 상호 작용 방식도 다를 거예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매스 마케팅과 대량생산의 시대에는 기업이 전달하는 정보만으로 괜찮았을지도 모르지만,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있어요.

따라서 정보를 따로 전달할 필요가 없죠. 이젠 경험을 제공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여기서 경험이란,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오너십을 심어줄 수 있는 경험이어야 해요. 단순히 소비자 또는 소비자 경험으로 끝나서는 안 되죠. 경험의 공유가 이뤄져야 합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참여해서 경험의 창출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죠.

두 번째로 중요한 고려 사항은 유용성입니다. 브랜드에게 유용한지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유용한지를 생각해 봐야 해요. 그래서 공통의 유용성을 발견해야 하죠. 셋째로 중요한 사항은 증대 효과에요. 증대 효과라는 건 예를 들어, 한 명이 브랜드에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을 때 그 경험은 공유가 잘된다는 겁니다. 이 사람은 전체 집단만큼의 폭포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제일러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이제 프로젝트를 생각할 때는 일방 통행식 메시지 전달이 아닌, 사람들이 동참하고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플랫폼 창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경험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 또는 공간을 그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2018.08.08. 17:00

TV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더욱 선명해진 해상도와 풍부해진 색감으로 화질은 끝없이 놀라워지고, 인공지능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도 헤아린다. 여기에 디자인적으로는 심미성까지 더해져 공간의 인상마저 결정한다. 하지만 TV가 이렇게 고도화된 발전을 이루는 동안, 소비자는 복잡함보다는 심플함, 심사숙고보다는 직관에 더 끌리게 됐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과감한 선택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2018 QLED TV는 컬러 볼륨(풍부하고 정확한 컬러 재현에 대한 지표) 100%, HDR 2000, 눈부심 방지 기술, 번인프리, 매직스크린, 인공지능 빅스비 등 조금은 어렵게 들릴 법한 최첨단 기술들로 완성됐다. 이러한 제품의 복잡한 기술과 다양한 기능들을 ‘심플함’과 ‘직관’에 움직이는 소비자에게 어떻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수많은 고민 끝에 QLED TV가 얼마나 좋은 기술로 완성된 제품인지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QLED TV를 보고 소비자가 느끼게 될 ‘경이로움’에 집중하기로 했다. 첨단 기술의 최전방에 있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말도 많은 TV라는 제품을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서 다소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마침내 QLED로 살아난 완벽한 컬러

세상에 같은 빨간색은 없다는 말이 있다. 레드 컬러 하나만 해도 수백 가지의 쉐이드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TV 스크린으로 콘텐츠를 볼 때 이러한 컬러의 세밀한 차이가 잘 표현될수록 시청자는 ‘화질이 좋다’, ‘색감이 선명하고 쨍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QLED TV는 컬러 볼륨 100%로, 10억 개 이상의 컬러를 구현한다. 즉 QLED로 TV를 시청하면 자연에 가장 가까운 색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 QLED 인쇄 광고 ‘컬러’ 편

우리는 QLED의 컬러가 선사하는 경이로움을 전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보호색’ 개념을 택했다. 여기에 삼성 TV 라인업 중 최상위 플래그십 브랜드인 QLED의 프리미엄 니스를 함께 전달하기 위해 마치 패션 화보의 한 장면,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아트워크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구현하고자 했다.

광고에서는 배경과 동일한 색상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등장한다. 옐로우, 화이트, 브라운, 그린, 블루의 컬러를 보여주되 각각의 컬러 속에 숨은 미세한 차이를 꽃, 풀, 계단, 벽화 등 배경의 다양한 요소들과 의상의 디테일로 표현했다. 풀밭 위에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누워 있는 여성의 모습이 명확히 구분돼 보이며, 이를 통해 제품의 특장점을 말로 설명하지 않고 영상만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QLED TV 광고 ‘컬러’ 편

광고가 온에어된 후 “QLED로 이 광고를 다시 보고 싶다”,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이 정말 멋지다”, “실제로 보는 것 같다” 등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바가 명확히 전달된 소비자 반응이 들려왔다.

비주얼만으로 제품의 강점을 명확히 보여 주는 광고이다 보니, 글로벌의 반응도 뜨거웠다. 삼성전자 해외 지∙법인에서 이 광고를 각 지역에 집행하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했고, 현재 아시아 및 유럽 지역 총 9개국에 걸쳐 온에어 중이며, 추가적으로 약 10여 개국과 협의 중에 있다.

쏟아지는 빛 속에서도 QLED는 오직 선명할 뿐

컬러로 대변되는 화질과 함께 우리가 집중하고자 했던 또 하나는 바로 ‘시청 환경’이었다. 햇빛이 들어오는 대낮에 TV를 보거나 환한 형광등 아래서 TV를 시청할 때 누구나 한번쯤은 TV 스크린에 빛이 반사돼 시청에 방해를 받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QLED는 눈부심 방지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 소비자가 TV를 볼 때 오롯이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빛을 이겨 내는 TV’를 어떻게 하면 더 직관적으로 보여 줄 수 있을까?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한 줄기 빛 만으로 표현하기에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험난한 탐색의 시간을 거쳐 카타르 도하의 ‘도하타워’ 라는 건축물을 발견했는데, 이 도하타워는 쏟아지는 빛 속에서도 선명한 QLED를 보여 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 QLED 인쇄 광고 ‘햇빛’ 편

거대한 유리돔 형태의 구조물 속에 놓여져 시간의 흐름에 따른 외부 환경의 빛 변화에도 변함없는 화질을 보여 주는 QLED. 우리는 더 이상의 긴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광고를 본 소비자들은 “딱 한 번 보고도 명확히 전달되는 광고”, “보는 순간 감탄하게 하는 광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QLED의 경이로움이 온전히 전달된 것이다.

▲ QLED TV 광고 ‘햇빛’ 편

광고를 통해 무엇을 느끼고 경험하게 할 것인가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광고 캠페인들이 세상에 나오고 있고, 사람들은 여전히 광고가 나오면 스킵 버튼을 클릭하거나 스크롤을 내리거나 채널을 돌린다. 나에게 필요가 없거나 흥미가 느껴지지 않거나 심지어 귀찮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QLED 광고 두 편이 온에어된 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따금 주변에서 “이번 QLED 광고 너무 좋더라”라는 말을 듣곤 한다. 요즘 같은 때에 광고가 좋다는 피드백은 곧 수많은 매체 속 콘텐츠와 채널을 재핑하는 동안 그 광고에 시선이 멈췄고, 호감이 생겼으며, 공감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우리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캠페인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해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갈 것이다. 더 관심 받고 싶고, 공감을 얻고 싶고, 사랑받고 싶으니까.

2018.08.08. 17:00

e-커머스 업종에 정말로 꼭 필요한 분들이 있다.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택배 기사들이다. 대한민국 온라인 쇼핑 1위인 G마켓은 그간 다양한 형태로 택배 기사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현해 왔다. 2014년에는 효율적 업무 환경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선물했고, 2015년에는 분신과도 같은 택배 트럭을 리모델링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새로운 캠페인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달리는 남자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집 앞까지 어김없이 찾아오는 택배 기사들의 업무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고객의 손에 안전하게 물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택배 기사들은 하루 평균 13시간 10분을 일하고, 약 98.1km를 이동하며, 308개의 물품을 배송하는 고된 하루를 보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사 시간은 고작해야 하루 평균 약 15분. 두 끼를 챙겨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물품을 배달해 주는 그들을 보면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든다.

“고객님의 응원을 G마켓이 응원합니다”

얼마 전 택배 기사들을 위해 약 200개의 생수를 사비로 마련한 한 아파트 주민의 훈훈한 사연이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문 앞에 “택배 기사님,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놓은 고객, 문 앞에 음료수를 준비한 고객 등 나름대로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려는 모습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모두 택배 기사들을 향한 응원과 감사를 마음 한 켠에 지니고 있지만, 이런 속내를 전달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그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기도 어렵고, 주 배송 시간대에는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이런 응원의 마음을 모아 보자는 생각이 이번 캠페인의 출발점이었다.

고객의 메시지와 도시락을 전달하다

그동안의 캠페인이 택배 기사에게 G마켓이 준비한 선물을 전하거나 트럭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등 브랜드 차원에서 준비한 감사 캠페인이었다면, 이번에는 G마켓의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고, 응원의 마음 그대로를 온전히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G마켓에서 ‘스마일 도시락’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만날 수 있는 캠페인 사이트에서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고객이 G마켓에 남긴 응원 메시지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택배 기사들에게 전달됐다. 이때 업무량에 쫓겨 식사를 거르기 일쑤인 택배 기사들을 위해 응원 메시지와 함께 GS25의 도시락 쿠폰도 함께 전달했다. 업무 시간 중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도시락으로 지친 택배 기사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했던 것.

또한 고객의 메시지 전달이 단순한 온라인 참여에 머물지 않도록 G마켓의 택배 솔루션을 ‘미디어’로 활용하고자 했다. 고객들이 참여해 남긴 메시지를 서울 시내 약 70여 개 스마일 박스와 30 개 택배 상자에 래핑해 택배 기사들이 배송하는 틈틈이 힘을 내어 일할 수 있도록 응원했다.

또 한 번 배려한 G마켓 스마일 박스

G마켓은 2016년부터 24시간 무인 택배함 서비스인 스마일 박스를 운영해 오고 있다. 스마일 박스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인 동시에 택배 기사들의 효율적 업무 환경을 위한 솔루션이다. 수도권 인근 GS25에 약 700대가 설치돼, 고객이 집을 비우더라도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스마일 박스를 통해 고객의 안심 수령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택배 분실 및 파손 등에 대한 우려나 불만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스마일 박스 한 곳에 여러 고객의 택배를 한꺼번에 배송할 수 있게 돼 택배 기사들의 실제 업무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스마일 박스에 상품을 배송 완료한 기사들을 대상으로 GS25 도시락 쿠폰을 증정했다. 스마일 박스가 GS25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락을 받기 위해 일부러 발걸음을 할 필요 없이 바로 편의점에 들러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효율적 업무 환경은 물론 평소 배송 동선까지 배려해 도시락을 증정함으로써 택배 기사들을 위하는 고객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었다.

쇼핑 플랫폼에서 ‘고객의 마음을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캠페인의 결과는 놀라웠다. 캠페인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1,000만 뷰를 돌파했으며 총 30만 명의 고객들이 캠페인 사이트를 방문했다. 약 1만 5,000개의 도시락이 택배 기사들에게 전달됐으며,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많은 고객이 우호적인 댓글을 남겼다.

단순히 브랜드 차원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힘이 될 수 있도록 고객의 응원 참여를 유도하고 그 마음을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은 매우 뜻깊은 캠페인이었다. 게다가 업무 환경까지 배려해 스마일 박스 인근 GS25에서 든든한 도시락을 증정한다는 기획은 G마켓의 2018년 슬로건인 ‘쇼핑을 바꾸는 쇼핑’에 비춰 봐도 손색이 없었다.

▲ G마켓 <스마일 도시락> 캠페인 영상

2018.08.08. 17:00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받기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공유하려는 성향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 취향의 가변 폭이 넓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 체험 마케팅은 플랫폼을 믹스하고 변형해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몽드가든 캠페인의 사례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체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본다.

인기 아이돌 멤버의 비법과 체험 마케팅의 공통점

멤버 수가 열 명 가까이 되는 아이돌 그룹에서 각각의 멤버들이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뿜으며 인기를 독차지하는 멤버들이 분명히 있다. 앨범, 공연, 방송, 굿즈 등 아이돌이 팬을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공연 중에도 관객석의 몇 명에게 아이 컨택을 해 주는 멤버, 팬 사인회에서 유난히 친절하게 팬에게 말을 건네는 멤버, SNS에서 일일이 팬들에게 댓글을 달아 주는 멤버 등 개개인의 팬들에게 인상적인 추억을 만들어 주는 이들은 유독 인기가 높다.

이렇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받은 소수의 팬들은 ‘개인 팬’이 돼 더 큰 팬덤을 만드는 주요 구심점이 되고, 이들을 부러워하며 팬덤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팬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며 스스로 접점을 만들어가는 인기 아이돌 멤버의 비법은 체험 마케팅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백견이 불여일행(百見不如一行)

ATL과 BTL의 구분이 캠페인을 실행하기 위한 매체적 구분이었다면, 체험 마케팅은 소비자가 몸소 체득하는 그 자체가 캠페인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브랜드를 체험한다는 것은 무형의 브랜드를 단순히 시각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을 이용해 공감각적으로 브랜드를 실체화했을 때 기억은 훨씬 더 오래간다. 그래서 백견이 불여일행!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행하는 것이 낫다.

제품, TV 광고, 브랜드 SNS 운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체험 마케팅은 체험자 개개인에게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날 가장 큰 소비 집단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받기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공유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체험 마케팅은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5월, 에버랜드 로즈페스티벌에서 진행한 <2018 마몽드 가든으로의 초대(이하 마몽드가든)> 캠페인을 통해 몇 가지 주안점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 캠페인은 마몽드가 꽃의 생명력을 연구하고, 꽃을 길러내는 브랜드 오리진이 담긴 공간적 콘셉트를 소비자가 익숙한 접점으로 가져온 프로젝트다. 꽃이 주는 생명력을, 건강한 힘을 전달하고자 하는 기존 공간 콘셉트를 확장해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과 함께 체험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됐으며, 일 평균 200~300건의 인스타그램 포스팅과 500~600건의 체험 콘텐츠 이용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체험 플랫폼 설계

마케팅 방법론적으로 ‘마케팅 믹스’가 필요하듯이 체험 마케팅에서도 브랜드의 지위(Status)와 타깃 소비자에 따라 ‘플랫폼 믹스’가 고려돼야 한다. 목적에 맞는 체험 디자인은 이벤트를 할 것인지, 전시의 형태를 택할 것인지, 어느 장소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등 전략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에는 수시로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은 금세 취향이 바뀌기 때문에 하나의 체험 플랫폼 형태만을 고수하기보다는 플랫폼을 믹스하고 변형해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몽드가든의 경우, 플라워 토너 5종이라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소비자 노출 범위가 넓으면서도 제품 속성인 ‘꽃’의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 필요했고, 에버랜드 장미축제는 이러한 면에서 최적의 기회였다. 다만, 놀이공원은 소비자들이 쉽게 모여들지만 깊이 있는 체험을 하기에는 체류 시간이 비교적 짧아, 그에 맞는 체험 설계가 중요했다. 따라서 포토 스팟이나 흥미 위주의 이벤트를 동선상 앞쪽에 배치해 큰 호응과 참여율을 얻었고, 브랜드와 제품 체험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이렇듯 목적에 맞는 플랫폼 전략을 짜고, 각각의 플랫폼 성격에 맞게 체험을 설계하는 것은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과정일 것이다.

▲ 에어벌룬과 대형 제품 패키지

▲ 마몽드가든 브랜드 체험 부스 전경

Postable Content의 요건

체험 마케팅 캠페인의 성공을 항상 소셜 버즈로 가늠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해시태그 수치는 프로젝트 성패를 측정하기 좋은 지표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Postable Content(포스팅할 만한 콘텐츠)의 요소는 무엇일까?

● 의외성: Postable Content가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에게 예상치 못한 의외의 체험(Once-in-a-lifetime)을 주는 것이다. 마몽드가든의 경우, 6m 크기의 에어벌룬과 대형 제품 패키지가 관람객의 시선을 멀리서도 사로잡으며 인기 포스팅 콘텐츠로 활약했다.

● 개별성: 개개인이 소품을 활용하고 가드너 코스튬을 해 사진을 찍는 포토 스팟은 캠페인 내내 인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이 콘텐츠는 10~20대 관람객들의 참여 비율과 체류 시간이 월등히 높았다.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체험의 자유도를 높여 ‘자신만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결과물이다.

▲ 마몽드가든 포토 스팟

Analog & Authenticity

이번 마몽드가든에서는 꽃잎이 공중에서 흩날리는 에어돔은 많은 관람객에게 가장 사랑받은 체험 콘텐츠였다. 제작 과정에서 AR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공중에서 꽃잎이 비처럼 내리도록 최종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꽃잎의 실재성에 많은 이가 환호했다. 꽃잎이 공중에서 뿌려지는 순간의 체험은 짧았지만, 스마트폰의 슬로우모션 기능으로 촬영한 결과물의 감동은 짧지 않았다. 이렇듯 디지털 요소와 아날로그적 접근이 보완된 형태의 체험 요소는 감성과 편이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스마트폰 속 통화 아이콘이 왜 ‘수화기’ 모습인지, 파일을 저장하는 아이콘은 왜 ‘디스켓’ 모양인지 모르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요 소비자가 됐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 요소는 더 흥미롭고 향수를 부르는 감상적 장치로써 인기를 끌 것이다.

체험에서 경험으로

우리말에서 ‘체험하다’와 ‘경험하다’는 사전적으로 의미가 같고, 영어권에서도 두 단어 모두 ‘Experience’로 구분 없이 사용하지만, 이 미묘한 뜻의 차이를 독일어에서는 명확하게 구분할 수가 있다. 독일어에서 체험(Erlebnis)은 즉각적이고 몸소 겪는, 비일상적 사건인 반면 경험(Erfahrung)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쌓아 얻은 것을 의미한다. 즉, 경험은 수십, 수백 번의 체험이 축적돼 생긴 보편성이자 총합이라 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마케팅의 역할과 지향점도 두 단어들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체험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 브랜드 인게이지먼트를 끊임없이 시도한다면, 이 지속적인 브랜드 체험이 끝내 확고하고 선명한 브랜드 경험으로 소비자의 가슴 속에 남지 않을까?

* 이 칼럼은 광고주협회보 7/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2018.08.08. 17:00

글로벌 컨퍼런스 실행 계획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의외로 해답은 간단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칸 라이언즈는 전 세계의 공통 화두인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의문

AMV BBDO의 <쓰레기섬(Trash Isles)>이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두 개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주요 글로벌 어젠다가 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800만 톤의 일회용 플라스틱 병처럼 이 문제는 계속해서 우리 주변을 맴돌 것이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지만 이에 대한 행동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디 이번 캠페인이 받은 관심이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 <Trash Isles> 캠페인 영상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칸의 심사위원단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야생 동물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위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일조했지만, 광고제 주최 측도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칸 라이언즈 정도 규모의 행사를 매년 진행하다 보면 당연히 상당한 탄소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칸 라이언즈의 주최사인 어센셜(Ascential)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브랜딩된 제품. 팔레에서 나눠 주는 작은 일회용 생수병의 숫자는 새로 도입한 ‘지속가능한 개발’ 부문(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Lion)의 정신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참고로 생수병은 페루에서 촬영하는 기업 수를 늘리고자 페루에서 지원했다).

이 생수병은 두 모금이면 끝이었다. 새 병을 냉장고에 채워 넣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플라스틱병이 버려졌다. 게다가 재활용 쓰레기통도 없었다. 내 생각에는 칸 라이언즈가 열린 기간 동안 수만 개의 생수병이 소비됐을 것이며, 모두 매립지나 바다에 버려져 <쓰레기섬> 캠페인이 강조하려고 했던 바로 그 문제의 원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탄소 중립적 축제로 거듭나길!

등록 시 제공돼 참가자들의 짐이 되는 인쇄물을 0.5톤 줄인 건 정말 잘한 일이지만, 공짜 신문도 생수병만큼이나 많다는 게 문제다. 수많은 광고 잡지사와 유명 신문사가 매일 엄청난 부수를 찍어 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읽지도 않았고, 일반 쓰레기통 말고는 버릴 곳도 없기 때문에 전량 재활용되지 못했다. 또한 많은 컨퍼런스에서 행사가 끝나면 플라스틱 목걸이 끈을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칸은 그러지 않았다. 일부는 기념품 삼아 집으로 가져갔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변과 크루아제트 거리에 서 있던 간판처럼 쓰레기통에 처박힐 것이다.

기업들은 칸에서 홍보를 하고 싶을 터. 그래서 대개의 행사들처럼 어센셜도 최대한 모든 수익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성과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글로벌 컨퍼런스 실행 계획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3R’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줄이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recycle)하는 거다.

칸의 주최 측과 스폰서는 인쇄물의 양에 대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재활용 수거함을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이거야말로 훌륭한 스폰서십 기회가 아닌가!). 생수병도 재사용 가능한 것으로 제공해 사람들이 리필해서 마시고, 행사가 끝나도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 또한 스폰서십 기회).

어센셜이 2019년 칸 라이언즈를 열기 전에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책을 고안하길 바란다. 자, 이제 그랑프리 수상작에서 영감을 얻어 앞으로는 ‘탄소 중립적인’ 축제를 개최할 수 있기를!

*이 기사는 『리틀 블랙 북(Little Black Book)』 에도 게재됐습니다.

2018.08.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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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8. 17:00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Iris의 <The Midfield> 캠페인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2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은 프랑스 국민들의 환호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은 가운데 Iris가 제작한 아디다스의 영상 한 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The Midfield>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는 프랑스의 레전드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이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며 냉철하고 진중한 어조로 ‘미드필드의 예술’에 대해 내레이션하는 모습을 담았다. 주변 소음을 완벽히 제거하고, 오직 그의 목소리로만 전달되는 간결한 영상미 속에 녹여낸 메시지가 더 강력하게 와 닿는다.

영국법인, ‘Film Labs’ 운영

제일기획 영국법인은 필름 디렉팅 분야의 젊고 유망한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Film Labs’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러셀 쉘러(Russell Schaller) ECD가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6개월간의 유급 인턴십으로 운영되며, 지원자가 제작 및 제출한 영상 작품을 평가한 후 선발된 인원에게 업무 실전,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러셀 쉘러는 “젊은 디렉터가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 경험이 중요한데 우리는 젊고 열정적인 인재들에게 그 길을 열어 주고자 한다. 결국 우리의 클라이언트들에게도 큰 혜택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2018.08.08. 17:00

올해 상반기는 평창동계올림픽 및 러시아 월드컵 등 글로벌 빅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졌고,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들로 전 국민의 눈과 귀가 미디어에 더욱 가까워진 시기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어떤 방송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었을까?

방송계에서는 대형 스타들의 드라마 복귀가 화제를 불러모았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콘텐츠들이 사랑받았다. 상반기에 이슈가 됐던 방송 콘텐츠들은 무엇이었는지, 인기 콘텐츠를 판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TV 시청률로 본 상반기 인기 콘텐츠

방송 콘텐츠의 인기는 일차적으로 TV 시청률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상반기 TV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를 보면 KBS2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과 후속작으로 현재 방영 중인 <같이 살래요>, SBS <평창올림픽 폐막식>, <미운 우리 새끼>, MBC <무한도전 토토가3>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외 tvN <윤식당> 및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지상파 수준의 시청률을 보이며 케이블 콘텐츠의 파워를 보여 줬다. 상위 15개 프로그램 중 13개의 프로그램이 지상파 콘텐츠인 점을 감안하면, TV 시청률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인기 콘텐츠들은 주로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는 주말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인기 방송 콘텐츠는?

TV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하면 어떤 방송 콘텐츠의 인기가 높았을까? TV 시청률과 동일한 측정 방법은 아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TV 같은 포털 플랫폼(SMR 제공)의 동영상 클립 재생 수를 살펴보면 디지털에서 어떤 방송 콘텐츠가 인기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상반기 동영상 클립 재생 수 1위는 TV 시청률과는 달리 JTBC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였다. 특히 Mnet의 <고등래퍼 2>가 2위를 차지했는데, 힙합 음악과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가 상위권에 올라온 것은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상위 10위권에 케이블 및 종편 콘텐츠가 6개나 랭크돼 있는 것도, 앞서 살펴본 지상파 콘텐츠 중심의 TV 시청률 순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즉, 디지털 플랫폼은 10~20대 영타깃 점유율이 높으며, 인기 콘텐츠들이 모두 다양한 장르와 혼종적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채널A의 <하트시그널 2>는 단순한 짝 찾기가 아닌, 관찰단의 구성으로 연인들의 심리 게임과 행동 분석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제시했고, 제주를 배경으로 한 JTBC의 <효리네 민박>은 삶의 안식과 위안을 주제로 큰 공감을 이끌어 냈다.

온라인 버즈로 살펴보는 화제의 방송 콘텐츠는?

인기 콘텐츠를 가늠하는 지표로 ‘화제성’을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최근 TV 시청률 중심의 콘텐츠 평가를 보완하기 위한  RACOI(Response about Content on the Internet)를 발표했다. RACOI의 시청자 버즈는 댓글 수와 게시글 수, 동영상 조회 수 등 세 가지 지표로 구성되는데, 종영 이슈가 있었던 MBC <무한도전>, MBC <이불 밖은 위험해>, SBS <리턴>, tvN <나의 아저씨> 순으로 화제성이 높았다.

종합적으로 어떤 방송 콘텐츠가 인기 있었나?

다매체 환경에서 방송 콘텐츠의 위상을 평가할 수 있는 통합 시청률의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다양한 시청 행태와 측정 방법의 문제로 현재까지는 신뢰할 만한 지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TV 시청률을 기본으로 다양한 보완 지표를 사용하면, 2018년 상반기 어떤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적 시도가 눈에 띈다. 가구 미디어인 TV를 벗어나 디지털 등 개인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가 소비되면서 보다 다양화된 취향을 반영하는 주제들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형 스타들의 드라마 복귀작인 SBS의 <리턴>이나 JTBC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티> 등 스토리에 배우의 힘을 실을 수 있는 장르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점은 플랫폼의 힘보다 스토리의 힘에 비중을 뒀다는 것을 증명한다.

예능에서는 혼종적 장르가 눈에 띈다.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들은 모두 여행을 중심으로 다른 테마를 결합한 모습이다. 여행과 요리가 결합된 tvN <윤식당 2>, 여행과 일상이 결합된 JTBC <효리네 민박2>, 여행과 먹방이 함께하는 tvN <짠내투어>, <백종원의 스트리트푸드파이터>, 낯선 공간에서 여행과 연애를 결합한 채널A의 <하트 시그널2> 등 여행 속에서 나름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형태의 예능들이 인기를 얻었다.

그렇다면 2018년 하반기에는?

방송 콘텐츠 소비의 시그널과 흐름은 앞서 언급한 시청률과 온라인 콘텐츠 소비, 시청자 버즈 데이터에서 엿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남기는 흔적인 데이터에는 동시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시청률’, ‘온라인 방송 콘텐츠 소비 트렌드’, ‘시청자 버즈 데이터’ 등의 지표를 다양한 사내외 전문 분석 시스템을 통해 통합적으로 분석해 미디어플래닝의 정교함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 별로 소비자의 행동도 상이하고, 이에 따라 콘텐츠의 인기도 다양화된 지금 이런 지표들을 유기적으로 살피고 대응해 하반기에도 클라이언트의 성공적 미디어 집행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