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5. 14:00

암말과 수탕나귀 사이에서 태어난 종간 잡종 노새는 최고의 짐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번식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장르간 결합으로 생산된 크로스오버 콘텐츠는 무한 번식하며 경쟁력을 얻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세련된 결합 방식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BTS는 대놓고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거나 시쳇말로 ‘국뽕’을 시전하지 않는다. 대신 BTS는 그들의 히트곡 뮤직비디오에서 보이듯 세련된 비주얼로 한국적 매력을 발산한다. 컬러풀한 장식 술로 치장한 북청사자를 등장시키거나 “지화자”, “얼쑤 좋다” 같은 국악의 추임새를 EDM의 리듬 속에 절묘하게 녹여 낸다. 또한 여느 아이돌들과 그 격이 다르다는 안무에서도 한국 춤의 요소를 과하지 않게 가미한다.

▲ BTS의 <IDOL> 뮤직비디오

BTS와 달리 아예 국악을 베이스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성과를 올리는 그룹도 있다. 정규 1집 앨범 <차연(差延)>으로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상을 수상한 그룹 ‘잠비나이’가 그들이다. 피리, 태평소, 거문고, 해금에 드럼과 기타를 섞어 연주하는 이들의 독창적 음악 세계를 두고 해외에서는 ‘포스트메탈’, ‘포스트록’이라 명명하며 환호한다.

▲ 잠비나이 1집 <차연>에 실린 6번째 트랙 ‘소멸의 시간’

예를 들어 잠비나이 1집에 실린 ‘구원의 손길(Hand of Redemption)’을 들어 보면, 그들의 음악을 ‘국악의 세계화’나 ‘국악 한류’ 같은 수식어로 가두는 일이 가당치 않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차라리 헤비메탈이나 하드코어라고 부른다면 모를까.

이 곡에 등장하는 해금이 펼치는 무아지경의 애드리브는 국악에 친숙하든 아니든 그야말로 신세계다. 그러니까 잠비나이의 음악은 국악기도 다룰 줄 아는 당대 젊은이들의 정서를 담은 것일 뿐이다. 바로 그런 보편성 때문에 잠비나이는 몇 년째 엄청난 횟수의 해외 공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그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세계적 춤 경연대회를 휩쓸고, 2017년 TV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댄스팀 ‘저스트 절크(Just Jerk)’ 역시 잠비나이와 함께 한국 크로스오버 콘텐츠를 선도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저스트 절크는 마치 “한국적 군무(群舞)란 이런 것”이라고 외치듯 무대를 장악하며, 전 세계 젊은이들의 눈을 홀리게 만든다. 이미 세계적 수준의 실력을 검증받은 팝핀과 로킹에 정적이었다가 순간 격동하는 한국 춤의 이색적 매력을 더하는 순간, 객석은 열광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이색적 시도 아닌 완성도

직접 작곡을 하면서 피리, 생황, 양금을 연주하는 뮤지션 박지하는 얼마 전 솔로 2집 <필로스(Philos)>를 발표한 떠오르는 스타다. 하지만 신예라고 하기엔 해외에서의 인지도가 꽤나 높다. 그 이유는 그가 클래식이나 국악이 아닌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어서다. 화려한 기교나 수식이 극도로 절제돼 있는 포스트미니멀리즘의 작품을 선보이는 박지하는 해외에서 ‘국악인’으로 소개되지 않고 ‘뮤지션’으로 호명된다. 바로 여기에 한국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들의 인기 비결이 숨어 있다.
수년 전부터 전통 공예 장인들과 협업을 시도해 온 가구 디자이너 소동호는 “그 자체가 이슈이고 매력이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형식이 아니라 결과물의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크로스오버, 장르간 협업, 컬래버레이션은 실험의 단계를 지나 숙성의 단계로 넘어왔다. 장르나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동시대를 사는 이들과 공통된 감성을 공유하며,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해 온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들의 공통점은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2019.06.05. 14:00

완벽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현실이라는 배경 위에 추가적인 이미지와 정보를 덧입히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가상세계를 보여주는 융합현실(Mixed Reality). 실감형 미디어로 통칭되는 이러한 기술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토탈 리콜>, <매트릭스>, <마이너리티 리포트>, <킹스맨>, <어벤저스> 시리즈 등 수많은 영화에 조연으로, 때로는 주연으로 출연해 왔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와 달리 현실 속의 실감형 미디어 기술은 아직 ‘실감’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엔 부족하다. 사람의 뇌를 감쪽같이 속이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조금의 지연도 없이 반응해야 한다. VR에서 한 컷의 정지 화면은 약 25억 개의 픽셀을 포함하고 있고, 초당 90개 이상의 프레임을 처리해야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실감 나는 VR 콘텐츠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기존의 무선 네트워크 환경으로는 360°로 에워싸는 고화질 이미지를 버퍼링 없이 전송하는 데 무리가 있었고, ‘디지털 멀미’라는 몰입을 방해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콘텐츠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상용화한 5G 네트워크는 LTE 대비 무선인터넷의 속도를 20배가량 높여 초고용량의 데이터도 초고속으로 지연 없이 주고받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연 네트워크의 진화를 발판 삼아, 기업들은 실감형 미디어를 알리기 위한 활동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KT는 영화 속 홀로그램 회의의 모습을 현실에 구현하면서 가상현실이 한발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마이클 잭슨 헌정 앨범 발매 기념 행사에서 5G 네트워크에 홀로그램 텔레프레젠스(Hologram Tele-presence) 기술을 접목시켜 약 9,500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LA의 음반 제작자를 상암동 기자 회견장으로 순식간에 불러들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S10 5G를 선보이며 스마트폰이 ‘손안의 미디어’에서 VR, AR 콘텐츠까지 자유자재로 즐길 수 있는 ‘실감형 미디어’로 거듭나도록 돕고 있다.

▲ 서울과 LA간 홀로그램 통신에 성공한 KT

 

5G 시대에 실감형 미디어와 융합이 기대되는 분야로는 현장감이 중시되는 스포츠와 공연이 손꼽힌다. 스포츠 팬이라면 거부하기 힘든 ‘직관(직접 관람)’의 매력…. 실감형 미디어는 이제 집에서도 경기장 1열의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일본 소프트뱅크사는 자사의 프로야구단 경기의 VR 생중계를 시작했다. 선호에 따라 홈베이스 뒤, 1루, 3루 등 4가지 자리 중 원하는 곳을 고르고 VR 시청을 위한 헤드셋을 착용하면 내가 있는 곳이 곧 경기장이 된다.
팬들을 모두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좌석으로 ‘피의 티켓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아이돌 콘서트를 VR로 전송하면 어떨까. 지난겨울, 영국 인기 밴드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 리암 페인(Liam Payne)은 음악 VR 플랫폼 MelodyVR을 통해 라이브 공연을 생중계했다. 연결 가능한 인터넷과 MelodyVR 앱, VR 전용 헤드셋이 있다면 매진 걱정은 접어도 된다. VR이라는 티켓으로 각자의 공간에서 공연장에 입장한 사람들은 객석은 물론 무대 위, 공연 중인 가수 바로 옆까지도 오가며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 MelodyVR을 통해 라이브 공연을 생중계한 리암 페인 Ⓒ MelodyVR

 

관련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분야로 쇼핑을 빼놓을 수 없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채널 타오바오(Taobao)는 VR을 기반으로 제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가상세계에서 완료할 수 있는 쇼핑 플랫폼 ‘바이 플러스(Buy+)’를 구축한 데 이어, 융합현실을 활용한 쇼핑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본사가 있는 중국 항저우에서 지난가을 개최한 쇼핑 페스티벌 동안 300㎡의 미래 쇼핑 거리를 조성하고 넓은 공간을 오롯이 홀로그램으로 채웠다.
방문객들이 대표적인 융합현실 디바이스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착용하고 공간에 들어서면 홀로그램으로 상품들이 등장한다. 이와 더불어 시선이 향하는 곳에 있는 제품의 상세한 정보는 물론, 다른 고객의 이용 후기까지 함께 투사된다. 손길에 따라 움직이고 테스트가 가능한 홀로그램 쇼룸을 통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가상세계를 맛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 타오바오의 MR 쇼핑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충성도를 강화하는 데에도 실감형 미디어가 사용된다. 볼보의 VR 테스트 드라이빙 캠페인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가상현실 기술을 적절히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볼보는 SUV 신모델 XC90 출시 당시 시승 행사를 VR 앱을 통해 진행했다. 골판지를 접어 만드는 저렴한 VR 헤드셋 구글 카드보드에 스마트폰을 끼우면 신차의 시승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 볼보는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시승할 수 있는 프로모션으로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고객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
덴마크의 장난감 제조 업체 레고(Lego)는 성인이 되어서도 변함 없이 레고를 사랑하는 고객들을 위한 스트리트웨어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상점으로 향하는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오직 소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스냅챗의 스냅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람에게만 의류 증강현실 매장의 문이 열린다. 레고를 아끼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가상의 세계에 숨겨 둔 것이다.

▲ 레고의 AR 팝업 스토어

 

저변을 더욱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실감형 미디어가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어서는 안된다. MyndVR의 창업자는 매일 1만 명의 사람들이 은퇴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실버세대를 타깃으로 한 VR 플랫폼을 론칭했다. VR 세상에서는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이도 버킷리스트에 담아둔 여행지를 골목골목 누빌 수 있으며, 재즈 바에 편안히 앉아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쉬운 인터페이스에 담겨 있는 힐링 콘텐츠들은 고령층의 지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이들의 은퇴 후 삶을 응원하고 있다.
구글 익스페디션(Google Expedition)은 VR과 AR을 활용해 학교 교실을 콜로세움, 만리장성 같은 해외 유적지로 변모시키고, 아이들은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세계를 누비며 배운다. 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 몸속 세계와 같은 이색적인 장소를 학급 구성원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실버 세대를 위한 MyndVR의 VR 플랫폼 Ⓒ myndvr.com

▲ 교실로 들어온 구글 익스페디션의 VR

기술이 정교화될수록 가상과 현실은 유기적으로 결합해 이전까지 만나지 못한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 줄 것이다.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하려고 애쓸 필요 없이 그저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을 즐기면 된다. 트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들게 되는 마술쇼처럼.

2019.06.05. 14:00

컬래버레이션은 이전에도 브랜드가 자주 활용하던 전략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에 공간성이 추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성 있는 공간과 결합했을 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이 메시지가 되는 시대에 브랜드가 공간과 융합하는 사례들을 살펴본다.

얼마 전 CGV는 어린이 교육 콘텐츠로 유명한 대교와 전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로 발표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CGV와 대교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 갸우뚱할 수 있지만, 한 겹만 더 들어가 보면 무척이나 영리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CGV는 젊었을 때 영화관에 끊임없이 찾아오던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영화관에 오지 않는 문제를 돌파하고 싶었을 것이다. 만약 이들 어린 자녀를 가진 젊은 부부가 영화관에 왔을 때 자녀가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면, 그들의 발걸음을 영화관으로 다시 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에게 유튜브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들을 보여 주는 시대다. 이러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 속으로 쏟아지는 어린이 교육 콘텐츠들이 확산되면서, 향후에는 집으로 직접 방문하는 교사를 통한 교육 콘텐츠가 줄어들 여지가 높다. 따라서 대교가 가진 어린이 교육 콘텐츠들을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풀어내 디지털 시대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을 것이다.
이처럼 최근 공간을 매개로 한 컬래버레이션이 여러 브랜드들 간에 일어나고 있다. 색다른 경험을 끊임없이 추구해 가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많은 브랜드가 공간에 특별한 경험을 입히는 다양한 형태의 융합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7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가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자신들의 DNA를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파트너 역시 CGV였다. 곰표는 뉴트로(New + Retro, 과거에 유행했던 콘텐츠를 디지털 네이티브에 맞게 현대적으로 해석해 전달하는 방식) 열풍에 발맞춰서, 브랜드의 북극곰 캐릭터를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현대적인 레트로 풍으로 제품 패키지에 다시 담아냈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20kg 곰표 밀가루 포대에 팝콘을 담아서 CGV 왕십리점에 한정 기간으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의외의 공간에서 의외의 브랜드들이 펼치는 이 협업 이벤트는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극장에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한정판 밀가루 포대 팝콘을 구매하고, 너도 나도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에 인증샷을 올렸다.


▲ CGV 왕십리점에서 진행된 곰표밀가루 팝콘 이벤트 Ⓒ cgv.co.kr


▲ 천연 화장품 브랜드 스와니코코와 곰표밀가루가 선보인 뷰티템들 Ⓒ swanicoco.co.kr

 

지금 일본에서 가장 핫한 공간을 들자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긴자 소니 파크 (Ginza Sony Park)를 꼽을 것이다. 도쿄에서 가장 땅값이 높기로 유명한 긴자 노른자 땅에 있던 소니 타워를 없애고 만든 공원이 바로 소니 파크이다. 비싼 땅에서 수익이 거의 없는 이런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낭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소니는 이런 공간을 통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소비자 경험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소니의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이 매력적인 공간에서 수많은 브랜드들이 소니와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와의 컬래버레이션이다


▲ 소니 파크에서 진행된 <Hermès Jingle Games!> Ⓒ instagram.com(인스타그램 검색 화면 캡처)

2018년 크리스마스 즈음, 에르메스는 소니와 함께 이 긴자 파크에서 <Hermès Jingle Games!>라는 캠페인을 열었다.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인 켈리 백(Kelly Bag)이 소니의 게임 캐릭터로 재탄생해서, 긴자 파크를 방문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이벤트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과거의 시각으로 보자면, 에르메스 입장에서는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과 그다지 연관성이 없는 소니와 굳이 협업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니가 대중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두 브랜드 간 컬래버레이션은 의외의 브랜드들이 공간을 통해 얼마든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과거의 전통적인 마케팅은 직접적인 브랜드 DNA를 담은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보통 광고 형태로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고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런데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브랜드 DNA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브랜드의 핵심 DNA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브랜드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좋은 공간을 활용해 그 안에서 소비자와 다양한 접점을 만들고, 방문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 DNA를 느끼도록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식을 마케팅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방문할 가치를 전해 주는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브랜딩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딩하기 좋은 공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큰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좋은 공간을 가진 브랜드들과 협업하려는 많은 브랜드들이 생기고 있다.
‘팔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라는 경험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다. 앞으로 우리는 다양한 공간에서 의외의 두 브랜드들이 흥미로운 형태의 컬래버레이션을 만들어 내는 광경들을 끊임없이 보게 될 것이다.


▲ 2018년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시계 브랜드 론진의 기념 행사.
리플렉션3D가 환상적인 프로젝션 맵핑을 선보였다.
Ⓒ 리플렉션3D 홈페이지 갤러리(reflexion3d.com)


▲ 2017년 영등포 대선제분 문래공장에서 열렸던 쉐보레 올 뉴크루즈 미디어 쇼케이스.
Ⓒ 쉐보레 공식 블로그(blog.gm-korea.co.kr)

* 필자 이승윤은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마케팅 분과 교수이다. 비영리 연구·학술 단체인 디지털마케팅연구소의 디렉터로 있으면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러 권의 저서가 있으며, 최근 새로운 고객 경험에 대한 풍부한 인사이트가 담긴 『공간은 경험이다』를 펴냈다.

2019.06.05. 14:00

2019.06.05. 14:00

기존에 보지 못했던 재치 있는 콘셉트의 제품이 SNS 인증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브랜드가 만나 호기심과 재미를 주는 컬래버레이션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SNS를 통해 화제를 낳고 있다. 과연 누가 누구와 만났을까?

패션과 스낵이 만나다
에잇세컨즈 × 새우깡


Ⓒ 삼성물산 홈페이지(samsungcnt.com)

지난해 여름, 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식품 업체 농심이 손잡고 출시한 ‘에잇세컨즈-새우깡’ 라인은 수십 개의 패션 아이템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온라인몰에 입고될 때마다 품절되며 SNS를 중심으로 리셀 현상이 일어나기도…. 새우깡 이미지를 재미 있게 해석한 이 컬래버레이션 라인은 ‘자꾸만 손이 가는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신발과 빵이 만나다
수페르가 × 태극당


Ⓒ 수페르가 홈페이지(superga.co.kr)

서울 장충동에 있는 태극당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알려져 있다. 슈즈 브랜드 수페르가는 태극당의 대표 상품 ‘시본케익’ 패키지 컬러인 블루, 레드, 화이트가 포인트로 들어가 있는 스니커즈와 뮬을 출시했다. 태극당의 무궁화 로고 프린팅이 무척 앙증맞은데, 빨지 않고 오래 신어도 왠지 발냄새 대신 향긋한 빵냄새가 날 듯하다.

 

커피와 캐릭터가 만나다
맥심 × 카카오프렌즈


Ⓒ 동서식품 맥심 홈페이지(mymaxim.co.kr)

지난해 11월 출시된 ‘맥심 × 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는 한 달여 만에 무려 68만 개가 완판되는 성과를 얻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두 번째 컬래버레이션 스페셜 패키지가 출시됐다. 이번엔 여름철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아이스 제품군 중심이다. 각 제품에는 라이언, 어피치, 튜브, 무지 등 커피를 즐기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그들도 커피 맛 좀 아는 모양이다!

 

패션과 소화제가 만나다
게스 × 까스활명수


Ⓒ 게스코리아 블로그(blog.naver.com/guess_korea)

지난해 패션 브랜드 게스와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가 만나 탄생한 캡슐컬렉션은 게스 고유의 삼각형 로고와 동화약품의 부채표 로고가 재치 있게 융합됐다. 패션 브랜드와 제약업계 최초의 만남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역대급 컬래버레이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9.06.05. 14:00

TV를 구매하려고 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하는지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화질이나 기능, 두께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TV와는 아예 다른 TV가 있다면? 바로 삼성전자의 세리프(The Serif)’, ‘더 프레임(The Frame)’, ‘더 세로(The Sero)’. 세리프는 디자인적으로 아름다운 오브제가 되고, 더 프레임은 TV 베젤이 액자가 돼 TV에 예술 작품을 담아 걸어 놓을 수 있고, 더 세로는 모바일 콘텐츠를 TV의 세로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더 프레임 갤러리’는 프로젝션 영상과 더 프레임에 담긴 예술 작품들이 조화롭게 구성돼 있는 공간이다. 더 프레임에 담긴 세계의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진짜 갤러리에서 보는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The Frame Foyer’에서는 작가의 작업실로 꾸며진 공간에서 더 프레임에 직접 프레임 베젤을 끼워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더 세로 터널’, ‘더 세로 콘서트’, ‘더 세로 라운지’에서 더 세로의 다양한 기능과 특징을 체험할 수 있다. ‘더 세로 터널’은 TV를 미디어아트의 요소로 활용해서 인피니티 미러와 터널 형상을 연출한 곳인데, 각각의 감각적인 영상 콘셉트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인증샷 맛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더 세로 콘서트’에서는 K-POP 아티스트의 직캠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가로와 세로 화면을 통해 마치 콘서트를 보듯 즐길 수 있다. ‘더 세로 라운지’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휴대폰과 더 세로 제품을 연동해 체험하며 모바일 콘텐츠를 더 세로의 세로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다.

 

여러 아티스트 및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해 구성한 라이프스타일 TV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삼성사진관’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사진 모델이 돼 찍힌 사진이 더 프레임에 미러링돼 마치 예술 작품처럼 걸리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참여도가 매우 높다.

2019.06.05. 14:00

모카다방, 모카책방, 모카사진관, 모카우체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면 『모카골드 경험 마케팅』에 담긴 풍부한 사진과 글을 통해 당시 추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동서식품과 제일기획이 함께 펴낸 이 책에는 다섯 번째 모카골드 익스피리언스 캠페인인 ‘모카라디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2019.06.05. 14:00

인구 5천만의 대한민국에서 ‘천만 영화’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벌써 올해만 하더라도 전국을 왕갈비통닭에 빠지게 했던 <극한직업>에 이어, 스포일러 금지령이 엄중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과거보다 천만 영화가 잦아진 데에는 배우, 감독 등 영화 내적 요인뿐 아니라 외적 요인, 특히 극장의 변화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스크린 수뿐만 아니라 관객들을 극장으로 부르는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눈에 띈다. 이는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가 대형 스크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미디어와이드뷰에서는 다양한 극장 광고의 종류를 알아보기로 한다.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광고 소재가 훨씬 집중도를 높이고, 모델이 출연하는 영화에 앞서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주목도를 올릴 수 있다는 점 등이 극장 광고를 집행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극장 광고를 집행할 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확한 데모 타깃팅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영관 자체가 특정 타깃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져 있다면 어떨까?
CGV는 연중 어린이/가족 영화만을 상영하는 Kids관을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밝게 맞춘 상영관 내 조도나 어린이 체형에 맞춘 좌석 등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부모들을 위한 라운지 공간도 있다. 메가박스 역시 유사한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는데, 상영관 래핑이나 포토존 등 프로모션 부스도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키즈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그런가 하면 파인 다이닝을 즐기며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 상영관에서 하이엔드 타깃을 공략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지난해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메가박스의 부티크관을 통해 20년 만에 바뀐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영화가 시작되는 것처럼 커튼이 열리면서 로고가 공개되는 순간 관객들은 잊고 있던 버버리 백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이엔드 타깃과의 긴밀하고 특별한 접촉을 노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딱 맞는 미디어 전략이었다.


▲ 메가박스 부티크관 × 버버리 캠페인

 

기본적으로 영화를 보러 올 때 사람들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무엇이든 즐길 준비가 돼 있다. 이 관객들이 영화만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눈여겨본 극장들은 이제 매점 외에도 즐길 거리들을 상영관 안팎으로 채워 넣기 시작했다. 매점에서 파는 다양한 콤보 상품은 그 자체로도 영화관에 가야 할 이유가 됐고, 로비에서부터 이어지는 브랜드 체험은 종종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 극장 × 브랜드 콜라보 사례(좌측부터 BYC, 멘토스)

지난겨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관객을 모으면서 장기 상영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공 마케팅 사례를 만들어 낸 브랜드는 내의 전문 브랜드 BYC였다. 프레디 머큐리의 상징과도 같은 흰 러닝 셔츠가 CGV 상영관의 좌석을 빼곡히 덮고 있는 사진을 접한 소비자들은 열심히 ‘좋아요’를 누르며 친구들을 태그하곤 했다.
최근 메가박스의 로비에 설치된 멘토스 슬라이드도 흥미롭다. 탈 때 약간 창피하지만 너무 꿀잼이라 또 타고 싶다는 이 미끄럼틀은 매점에서 판매되는 멘토스 콤보 상품과 함께 샘플링 중심의 프로모션 행사보다 더 효과적으로 바이럴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호에서 다룬 특별 상영관이나 대대적인 체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상영관의 수는 아직 제한적이다. 그러나 점차 그 수를 늘려가는 추세이고, 해외 극장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많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될지 안 될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극장 문을 두드려 보자.

※ 자료 출처: 제일기획 ACR, 각 매체사 제공

2019.06.05. 14:00

2019.06.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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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5. 14:00

제일기획의 뉴스를 소개합니다.

국제 광고제 잇단 수상 쾌거

제일기획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광고제에서 다수의 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선 디앤애드(D&AD)에서는 총 7개의 본상을 수상했는데, 금상은 자회사 BMB가 영국의 퀴어 축제(Pride In London)에 맞춰 제작한 영상 에 돌아갔다.
원쇼(One Show)에서는 총 25개 본상 수상으로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앱을 개발한 인도법인의 와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앱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 본사의 캠페인이 각각 은상을 수상했다.
뉴욕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 역시 총 23개의 본상 수상으로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홍콩법인은 인쇄 광고 시리즈로 은상 10개, 동상 2개를 수상하며 2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역 올해의 광고회사에 선정됐다.
한편 ADC 어워즈(ADC Awards)에서는 본사의 삼성화재 꽃병 소화기 캠페인이 금상을 수상하는 등 총 7개의 본상을 받았다. ADC 어워즈는 원쇼 광고제와 같은 원클럽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9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깊은 광고제다.

▲ <DustSee> 캠페인

▲ <Firevase> 캠페인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 역대 최다 선정

제일기획이 6월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역대 최다 인원인 총 7명의 심사위원을 배출했다.
본사 소속 빌 염 CD는 한국 최초로 이노베이션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말콤 포인튼(Malcolm Poynton) 글로벌 CCO는 티타늄 부문, 풀리 차우(Pully Chau) 중국 총괄 CEO는 인더스트리 크래프트 부문, 재클린 정 CD는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이 외에도 이슬기 CD(다이렉트 부문), 중국법인 플립 소헤(Flip Sorée) CD(BE&액티베이션 부문), 자회사 센트레이드의 이와나 잠피르(Ioana Zamfir) CD(다이렉트 부문)도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 올해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제일기획 임직원들. 빌 염 CD, 말콤 포인튼 글로벌 CCO, 풀리 차우 중국 총괄 CEO, 재클린 정 CD, 이와나 잠피르 센트레이드 CD, 플립 소헤 중국법인 CD, 이슬기 CD.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