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5. 18:25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한자를 잘 몰라도 이 노래에 나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나 ‘화란춘성(花爛春盛)’, ‘만화방창(萬化方暢)’ 같은 말들은 익숙합니다. 그만큼 널리 알려진 노래인데, 정작 제목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신민요 가수 황정자가 1960년대 초반 발매한 이 노래의 제목은 <노랫가락 차차차>입니다. 그를 톱스타의 반열에 올린 노래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한국전쟁을 겪고 나서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로 들어선 1960년대에 왜 이런 노래가 인기를 누렸을까요? 공장의 기계를 밤새 돌리며 너나없이 ‘산업 역군’이 돼야 했던 시절, 심지어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슬로건이 등장할 정도로 체력을 키워서 더 열심히 일해야만 했던 시절에 말입니다.

어쩌면 핍진한 현실과 고달픈 노동에 대한 반작용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이 노래의 메시지처럼 늙으면 ‘정말’ 놀기도 어렵습니다.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몸이 아프고 건강하지 못하면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우니 말이죠.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건강하니까 청춘’입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때를 가리지 않는 법이지만, 확실히 최근의 양상은 다릅니다. 과거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는 사람들이 한정적이었고 그 목적 또한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에 국한됐지만, 요즘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는 게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됐습니다. 건강과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이 늘면서 ‘덤벨 경제(Dumbbell Economy)’라는 용어도 등장했지요. 덤벨 경제 열풍은 비단 헬스 산업뿐 아니라 푸드나 패션 등 관련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덤벨 경제를 이끌어 온 주인공은 바로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워라밸’과 삶의 퀄리티를 중시하는 이 세대가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당연지사겠지요.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현재의 삶이 중요한 Z세대에게도 건강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들에게 화장품을 구입하기 전 유해 성분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구매의 필수 코스입니다. 이렇게 20~30대가 주도했던 덤벨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중장년층까지 가세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신체적 건강’을 넘어 ‘사회적 건강’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삶의 퀄리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지요. 그래서 최근에는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인 ‘웰니스(Wellness)’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웰니스야말로 새로운 ‘럭셔리’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또다른 의미로 체력이 국력인 시대가 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총체적 건강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 제일매거진 10월호에서는 덤벨 경제가 웰니스로 확장되고 있는 현상과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대해 살펴봅니다.

2020.10.13. 17:00

건강과 체력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덤벨(dumbbell)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에 의하면 2018년 체력 관리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8,280억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는 헬스클럽과 체육관 등에서 하는 신체 단련이나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정신 수양 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기구 및 의류, 기술 상품 등의 매출이 두루 포함된다. 덤벨 경제가 이처럼 부상하게 된 배경과 현황을 짚어본다.

국내의 덤벨 경제 규모는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의 뒤를 잇는다. 하지만 월 1회 이상 체력 단련 활동을 실천한 비중인 인구 대비 참여율은 아시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한국 소비자들은 심신 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소비 욕구 또한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신체적인 운동 활동뿐 아니라 스트레스, 수면 관리 등 일상의 건강을 지키고 생활의 질을 높이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 중이다. 그런가 하면 건강의 범위가 개인의 신체, 정신을 넘어 사회 차원으로 확대되는 웰니스(wellness)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 시장에서는 간편식과 배달 음식 시장이 부상하는 동시에 저열량, 친환경 식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한 건강식, 슬로우 푸드에 대한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고급스러움보다 편안함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사랑받는 패션 브랜드의 부상도 눈에 띈다. 오바마, 엠마 왓슨의 스니커즈로 알려진 올버즈(Allbirds), 베자(VEJA)의 경우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천연 소재 사용과 편안한 착화감을 내세워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 신발 브랜드 올버즈와 베자. ‘건강’이 사회적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재료와 공정 거래 소싱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사랑받고 있다.
ⓒ 올버즈 인스타그램 캡처(instagram.com/allbirds), ⓒ 베자 인스타그램 캡처(instagram.com/veja)

 

신체 단련을 위한 일상적인 운동, 홈 피트니스(home fitness)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61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피트니스 가이드북에는 넥타이를 맨 남성, 페티코트를 입은 여성이 집 안에서 기구를 사용하며 운동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림 속 기구는 마호가니 틀에 도르래와 줄, 무거운 추가 연결된 모양으로 지금의 케이블 머신과 매우 흡사하다.

마치 명품처럼 충분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홈 피트니스는 서서히 대중 사회로 퍼져나갔다. 피트니스의 대중화는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소득 증대, TV 매체의 확산, 대기업의 대량 마케팅 등 급속한 경제적, 사회적 변화 속에서 중산층의 소비 욕구는 기본적인 의식주를 넘어 건강과 다이어트, 체력 관리로 확장됐다.

당시 피트니스 시장의 주요 타깃은 직장 생활 등 외부 활동이 많은 남성보다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TV 시청을 즐기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들이었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요리, 인테리어뿐 아니라 간단한 실내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TV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건강 관리 활동과 방식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조깅, 에어로빅, 피트니스 센터 등 실내외 운동이 유행하고, 1990년대 들어서는 트레드밀, 실내 자전거 등 홈 피트니스 기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덤벨 경제로 불리는 오늘날의 현상은 2000년대 이후 시작된 웰빙 및 로하스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다. 그 과정에서 정보 기술의 혁신은 소비층을 확대하고 변화를 가속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파워 블로거, 인플루언서 등이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방식을 알려주는 하우투(how to)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자 운동이나 체력 관리에 관심을 지닌 일반 소비자들의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빨리, 저렴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밀레니얼, Z세대의 부상은 사회, 환경의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건강한 신체, 아름다운 몸매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러닝, 바이킹 클럽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즐기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한다. 또한 제품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 진정성을 중시해 건강한 사회,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책임이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경영 방침으로 전환되는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건강과 면역력, 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온라인 1:1 트레이닝, 운동 기구 렌털 서비스 등을 활용한 언택트, DIY식 체력 관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맞춰 펠로톤(Peloton) 같은 홈 피트니스 전문 기업을 비롯해 애플, 구글 등이 맞춤형 건강 관리 프로그램과 스마트 기기를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은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나이키는 조깅이 유행하던 시절 중저가 러닝화를 대량생산해 역전의 기반을 만들었고, 룰루레몬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Z세대 소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애슬레저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 소비자 니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한다면 또 다른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최순화는 국내외 소비 시장 트렌드, 브랜드 전략 등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이다. 『뉴노멀 시대의 마케팅』, 『반감고객들』 등의 저서가 있다.

 

 

2020.10.15. 18:19

2020.10.19. 10:40

워라밸의 일환으로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른바 ‘덤벨 경제’가 성장 중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가 덤벨 경제를 더욱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 자료를 통해 덤벨 경제의 이모저모에 대해 살펴본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20~40대 직장인 10명 중 6명(57.3%)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거나 관심이 없다고 말한 사람은 10명 중 4명이었다. 조사 대상 중 건강에 가장 관심이 높은 연령대는 30대(62.5%) 밀레니얼 세대였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관련된 태도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및 생활 환경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됐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고(88.5%), “타인의 위생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됐다”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65.4%). 그 외 “외부 활동을 삼가고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게 됐다”(47.5%), “가족, 동료 등 지인들의 건강에도 신경 쓰게 됐다”(46.2%), “몸에 좋다는 것을 다 챙기게 됐다”(28.6%) 등의 답변이 있었다.

*통계 출처: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 잡코리아X알바몬 통계센터, 2020년, 2040 직장인 2,420명 대상

 

‘생활 체육 참여율’이란 최근 1년간 일주일에 1회 이상, 1회 운동 시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 활동에 참여한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체육 참여율은 해마다 늘고 있는데, 2019년에는 10명 중 약 7명(66.6%)이 규칙적인 체육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 활동을 하는 이유로는 “건강 유지 및 증진을 위해서”란 답변이 1위(42.9%)를 차지했고, “여가 선용 및 취미 활동을 위해서”란 답변이 2위(18.2%)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답변은 “체중 조절과 몸매 관리”(17.9%)였다.

*통계 출처: <국민생활체육조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그렇다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운동을 즐겨 할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걷기와 조깅 등 야외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55.3%)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선호도 또한 높았다. 집에서 헬스 기기를 이용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등 홈트(48%)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홈트의 경우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더 높은 응답률을 보여 눈길을 끈다. 3위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하는 운동(29.1%), 4위는 배드민턴이나 축구, 골프 등 야외에서 하는 운동(21.9%)이 차지했다. 5위는 요가와 필라테스 등 실내 공간에서 하는 운동(14.6%)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출처: <2020 애슬레저룩 관련 인식 조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20년, 전국 만 15세~64세 남녀 1,000명 대상

 

건강에 관심을 쏟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애슬레저룩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옷을 제대로 챙겨 입고 운동을 하면 만족감이 높아지기 때문. 애슬레저룩이란 편하고 활동성이 높아 운동 시 입기에 적합하면서도 일상복으로 입어도 무난한 옷을 말한다. 애슬레저룩에 대한 호감도는 젊은 층으로 갈수록 더 높게 나타났으며, 운동 종류별로는 홈트·요가·필라테스 등 실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관심이 많았다.

그렇다면 가장 많이 구입하는 애슬레저룩의 유형은 무엇일까? 트레이닝복(66.2%)이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후드티(54.8%), 집업 재킷(52.9%), 티셔츠(48.9%) 순서였다. 또한 일반 브랜드(20.5%)보다 스포츠 전문 브랜드(57.3%)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한편 애슬레저룩 구매 시 오프라인 매장(38%)보다 온라인 쇼핑몰(59.6%)을 더 애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통계 출처: <2020 애슬레저룩 관련 인식 조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20년, 전국 만 15세~64세 남녀 1,000명 대상

 

2020.10.15. 10:48

새로운 수요는 그에 맞는 기술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비대면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서 운동에도 비대면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지에 달려 있긴 하지만, 집은 꽤 괜찮은 운동 공간이고 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있다. 그래서 이른바 ‘홈트’, 홈 트레이닝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구하기 어려운 물건 중 하나로 닌텐도의 게임기 ‘스위치’가 꼽힌다. 또한 스위치의 게임 소프트웨어인 ‘링 피트 어드벤처(Ring Fit Adventure)’는 출시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웃돈을 줘야 할 만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링 피트 어드벤처는 달리기와 링을 이용한 근력 운동을 결합하고, 악당과 싸우는 게임 요소를 적절히 더했다.

목적지를 향해 달리면서 탄성이 강한 링을 조이고, 스쿼트를 비롯한 여러 가지 근력 운동을 더해 제법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하루 30분~1시간씩 3개월 꾸준히 하면서 살이 빠지고 근육이 생겼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인기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그 인기를 더해가는 묘한 제품이다.


▲ 게임과 연동된 운동 경험을 제공하는 링 피트 어드벤처. ⓒ nintendo.com

나이키는 일찌감치 운동과 기술을 연결해 왔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부터 운동화에 센서를 달아 운동량을 측정하는 ‘나이키 플러스’를 운영해 왔고, 자체 피트니스 밴드를 비롯해 여러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나이키의 주 사업은 스포츠 용품이고, 이 제품들의 수요를 높이려면 사람들이 운동에 익숙해져야 한다. 나이키가 더 장기적으로, 꾸준히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려면 단순히 제품 하나를 알리는 것보다 사람들이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이키 런 클럽’은 이미 오랫동안 달리기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운동 경험을 만들어 왔다. 그 뒤를 잇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은 근력, 지구력, 요가 등 190가지가 넘는 운동을 이끌어 준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애플TV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 TV 화면을 보며 운동에 집중할 수 있고,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정확한 운동량을 측정해 주기도 한다.


▲ 홈트를 도와주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 www.nike.com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펠로톤(Peloton)’을 꼽을 수 있다. 펠로톤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그룹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구독형 서비스로, 핵심은 스피닝(spinning)용 실내 자전거다. 대개 피트니스 센터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박자에 맞춰 진행하는 운동인데, 실내 자전거에 디스플레이를 달고 스트리밍으로 스피닝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동하는 것이 펠로톤의 핵심이다.

펠로톤에는 여러 개의 클래스가 운영되는데,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녹화된 프로그램을 보면서 운동할 수도 있다. 페달을 밟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운동량이 확인되고, 함께 참여한 사람들과 기록 경쟁을 할 수도 있다. 펠로톤은 스피닝 외에도 러닝머신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펠로톤의 스피닝 자전거는 기기보다 운동 프로그램에 더 무게가 실린다. 매달 58달러를 내는 구독을 통해 자전거와 운동 프로그램을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데, 개인이 기왕에 갖고 있던 기구를 이용하고 39달러의 월 구독료로 운동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인기도 좋다. 펠로톤의 인기는 자전거 그 자체가 아니라 자전거에 자주 올라가고 즐겁게 운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동기 부여에 있다. 홈 트레이닝 비즈니스가 이전의 운동 기구 비즈니스와 구분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 말이다.


▲ 구독형 홈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펠로톤. ⓒ onepeloton.com

 

사물인터넷과 머신러닝 등의 발전과 접목되는 운동 방법도 눈에 띈다. ‘드리블업(DribbleUp)’은 축구공과 농구공에 센서를 달아 여러 가지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드리블, 슛 등 공을 다루는 방법을 확인해 개선점을 알려준다. 또한 멤버십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인 ‘홈 코트(HomeCourt)’는 카메라를 통해 운동 자세를 교정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운동하는 모습을 적절히 비추면 머신러닝으로 사람의 관절과 공의 움직임 등 현재 운동의 맥락을 읽어낸다. 이를 토대로 드리블 기록, 자세 정보 외에도 골이 성공한 경우를 인식해 점수, 슛 성공률 등 경기 기록을 분석해 준다. 앱 하나로 전문 트레이너 못지 않은 농구 훈련이 이뤄지는 셈이다.


▲ 스포츠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드리블업. ⓒ dribbleup.com

 

▲ 카메라로 운동 자세를 교정해 주는 홈코트.

홈 트레이닝의 인기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기술 흐름 중 하나다. 특히 스마트폰과 양방향 소통 환경이 자리를 잡으면서 홈 트레이닝은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운동 방법의 기본은 영상 콘텐츠로 공유하기 쉽고, 여러 가지 센서와 비전 컴퓨팅이 더해지면서 같은 자리에 있지 않아도, 혹은 실시간으로 마주하지 않아도 양방향으로 트레이닝과 기록 확인, 피드백 등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용자로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두면 이용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이 좋아지는 플랫폼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그램, 콘텐츠에 더 큰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남은 것은 혼자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운동에 대한 ‘익숙함’이었는데, 업계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이 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해결되면서 홈트는 자연스러운 일상을 넘어 코로나 시대에 꼭 해야 하는 필수 습관이 됐다. 집 안에서 조용히, 하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로 이 홈트 비즈니스다.

 

*최호섭은 IT칼럼니스트이다. 오랫동안 IT 전문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여러 매체에 전문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 『샤오미』, 『손에 잡히는 4차 산업혁명』 등이 있다.

2020.10.14. 10:58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유교에서 강조하는 올바른 선비의 덕목을 이른다.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다듬은 후 가정을 돌보고, 그 후 나라를 다스리며, 그 다음 천하를 평정한다는 의미이다. 공자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수신’으로 나머지 큰일을 하기에 앞서 근간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20년 현재 ‘유교걸’과 ‘유교보이’는 천하를 평하기에 앞서 수신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몸과 마음을 닦고 수양하는 중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110만 개의 게시물이, #눈바디를 검색하면 96만 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2030세대 사이에서 운동으로 다져진 자신의 몸을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바디프로필 촬영이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술자리 등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이참에 몸 관리에 집중하자는 경향으로도 볼 수 있다. 젊었을 때 가장 예쁘고 멋진 몸을 완성해 바디프로필을 촬영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굳이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여서 바디프로필을 찍고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바디프로필을 공개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2030세대는 바디프로필 촬영을 동기 부여로 삼아 생활 습관을 바꾸고 운동 및 식단 관리 등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면서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바디프로필 또한 2030세대가 자신을 가꾸고 자신을 표현하는 한 가지 예시인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바디프로필 사진은 2030세대에게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동기 부여나 자극이 될 수 있고 더 건강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하기도 한다. 바디프로필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하듯 바디프로필 준비 과정, 식단, 운동 방법, 후기 등 관련 정보를 담은 전문 운동 관련 유튜버나 일반인 브이로거의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다.

 

마켓컬리는 실제 소비자의 후기 포스팅을 리그램하는 @marketkurly_regram 계정을 운영 중이다. 음식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텐츠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요리하는 시간이 늘고 직접 요리한 음식을 예쁘게 플레이팅해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횟수도 증가했다. 나와 나의 가족을 위해 건강하고 맛있게 제대로 된 한 끼를 차려먹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 @marketkurly_regram ⓒ 인스타그램 캡처(instagram.com/marketkurly_regram)

또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다이어트 식단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푸드 다이어트, 해독 주스 다이어트 등 체중 감량을 위해 한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도 있지만 지속 가능한 식단 관리를 위해 맛과 영양을 골고루 갖춘 다이어트 레시피가 많아진 것이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지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키토 제닉 식단으로 키토 김밥, 키토 빵, 키토 피자 등 다양한 레시피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체중 조절, 다이어트나 고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다이어트 식단뿐만 아니라 일상 프로틴 푸드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프로틴 빵, 프로틴 바, 프로틴 함량을 높인 요거트, 두유나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 등 쉽고 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프로틴 푸드가 다양해졌다.

그런가 하면 비타민, 유산균, 홍삼 등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제를 검색해 챙겨 먹는 2030세대도 많아졌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만큼이나 식단도 중요하다. 소셜미디어의 #식단 관련 해시태그를 살펴보면 실제로 내 몸을 구성하는 영양소에 대해 알아보고 꼭 필요한 영양소를 건강하게 섭취하고 맛있게 제대로 즐기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 #식단일기 #식단관리 #식단기록 #건강식 검색 결과 화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감, 위기감을 극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다. 유튜브나 네이버 오디오 클립 등에서 숙면을 돕는 수면 유도 음악, PMR 기법, 자연의 소리를 담은 ASMR, 싱잉볼 연주, 528Hz, 432Hz 치유 음악 등 심리 명상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외부 환경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는 요즘 사람들은 힐링 사운드를 통해 위안을 받는다.


▲ 명상, 요가, 휴식과 수면을 위한 최고의 음악 ⓒ유튜브 화면 캡처(youtube.com/user/YourRelaxMusic1)

▲ Healing Meditation – ChaeHwanTV 귓전명상

최근 iOS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 1위를 차지한 무드 다이어리, 무다(MOODA)는 아주 쉽고 예쁘게 감정을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 앱이다. 기분 일기를 통해 분노, 좌절,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행복, 희열,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기록한다. 간단한 방법으로 복잡한 내 마음을 표현하면서 자신을 조금 더 깊이 알아보고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무다의 무드 다이어리 앱 ⓒ 인스타그램 캡처(instagram.com/moodaforyou)

이 밖에도 내면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명상 프로그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캄(Calm), 릴랙스 멜로디, 헤드스페이스, 코끼리, 마보(마음보기) 등 언제 어디서든 마음 챙김이 가능한 명상 어플도 생겨났다. 또한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루틴 혹은 리추얼)을 형성하는 커뮤니티도 많아지고 있다.

클래스 101에서는 명상, 요가, 다도 등 지도자를 따라 초보자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다. 마인드그라운드, 밑미 등의 플랫폼도 약진 중이다. 지금의 나를 마주하고 진짜 나를 만나는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는 요가, 명상, 음악, 러닝 등 심리 카운슬러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나 반복되는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나만의 리추얼을 만드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 ⓒ 인스타그램 캡처(instagram.com/nicetomeetme.kr)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요즘 사람들은 운동, 식단뿐만 아니라 감정, 생활 습관 등 나를 둘러싼 일상적인 것들을 모두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총체적인 건강을 기반으로 풍요로운 인생을 디자인해가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며,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바탕으로 나아가 사회, 환경의 건강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개인에 초점이 맞춰졌던 건강의 범위가 사회적 건강, 환경의 건강까지로 확장되는 것이다.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캠페인, 식사 준비와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채식 위주의 식생활, 비거니즘 등 내 건강은 물론 지구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와는 물론 사회, 환경과도 촘촘하게 상호작용하면서 가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고 있다. 수신(修身),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이 세상의 근본이 된다는 옛 성인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최지은 프로(소셜팀)

2020.10.13. 17:22

2016년 3월, 서울 포시즌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바둑 대전이 열렸다. 총 5번의 대국, 결과는 4승 1패로 알파고의 승리였다. 이 바둑 대국은 AI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 됐다. 이후 장기와 체스 등에서도 AI와 대전이 벌어졌고, 승리는 매번 AI의 것이었다.

지난 몇 년간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디지털 선두 기업들뿐만 아니라 많은 대기업과 벤처 기업들이 AI 시장에 뛰어들었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 마케팅 분야는 어떨까?

2016년 칸 국제광고제에서는 JWT Amsterdam이 제작한 네덜란드 보험사 ING의 캠페인이 2개의 그랑프리와 이노베이션 라이언, 3개의 골드, 6개의 실버 라이언을 수상했다.

렘브란트의 작품들을 분석해 스케치 습관, 붓 터치, 색의 사용, 그리고 물감의 두께까지 데이터화해 AI를 통해 알고리즘을 만든 후, 이를 렘브란트의 느낌 그대로 재현한 유화 작품을 3D 디지털 프린팅했다. 이름하여 ‘더 넥스트 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이다.

이 캠페인은 인간이 모작을 만드는 것보다도 훨씬 더 정교한 작품으로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마치 렘브란트의 신작 같은 이 그림으로 인해 ING의 브랜드 이미지와 주가까지 더 상승했다고 한다.

 

▲ <The Next Rembrandt> 캠페인 영상


ⓒ guneysoykan.com/nextrembrandt

올해 8월에 나온 소니 디지털 카메라 광고도 인상적이다. 탁구 선수 2명이 소니 디지털 카메라가 둘러싼 탁구대에서 끊임없이 랠리를 펼친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 공의 속도와 방향 등이 카메라에 기록되고 데이터화된다. AI의 딥러닝을 모션 그래픽으로 잘 승화시켰다.

 

▲ 소니 <Sports x AI> 영상


ⓒ 유튜브 캡처

 

올해 1월 CES에서 선보였던 삼성전자의 작은 공 로봇 ‘Ballie’는 AI를 기반으로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바이스라 할 수 있다. 물론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겠지만, AI가 소비자의 실생활에 어떤 편익을 주는지 잘 보여줬다.

 

▲ 삼성전자의 <Ballie: The Cute Rolling Robot>


ⓒ 유튜브 캡처

AI 로봇이라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빼놓을 수 없다. ‘휴머노이드(Humanoid)’는 말 그대로 ‘인간(Human)의 모양을 한 것(-oid)’을 뜻하며 모든 형태의 AI 기기를 가리킨다.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의 2019년 <Humanoids Market> 리포트에 의하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은 2019년 5억 7,91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25년까지 매년 40% 증가세로 성장할 것이 예측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 나온 데이빗처럼 인간 옆에서 인간의 애정을 받는 로봇도 있고, 공항에서 만날 수 있는 정보 제공용 로봇도 있을 수 있을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에서 AI는 매우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검색 광고에서 키워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타깃에 맞는 광고 노출, 상품 추천, 그리고 간단한 Q&A를 책임지는 챗봇까지 디지털 마케팅은 점점 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마케팅으로 재편돼 가고 있다. 실제로 AI를 활용한 성과는 매우 높아서 광고 지출 대비 수익률(ROAS)이 일반 온라인 광고 서비스 대비 약 2.6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리테일 현장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고객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집계되는 온라인 환경과는 달리 오프라인에서는 데이터를 모으기가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리테일 구독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리테일 회사 베이타(b8ta)는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근거로 마케팅 해결책을 제시한다.


▲ 베이타는 매장 내 설치된 카메라나 태블릿 등을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입점 브랜드에 제공한다. ⓒ Frank Gaertner/Shutterstock.com(왼쪽), ⓒ b8ta.com

 

광고·마케팅에서 AI를 다룰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인간 윤리에 저촉되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에서 사용하는 AI 카메라를 활용한 ‘얼굴 인식 시스템’은 데이터 축적 등 개인 정보 노출 때문에 다른 국가로 거의 확산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적으로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있어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므로 마케팅에 활용하기에 앞서 법적인 검토는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은 있지만, AI를 광고 마케팅에 잘 활용한다면 정보 탐색과 시간 부족에 늘 어려움을 느끼는 마케터들에게 생산성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엄청난 도구가 될 수 있다. 한 치의 오차가 없는 정확도는 덤이다. 아무쪼록 우리 삶의 질이 더욱 나아지는 방향으로 AI가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성준 프로(DT Lab사업팀)

2020.10.14. 16:13

선망(羨望). 부러워해 바란다는 뜻으로, 콜로라도 캠페인은 이 선망이라는 단어로부터 시작됐다. 2019년 가을, 우리에게 생소하기만 했던 미국 픽업트럭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정통 픽업트럭만의 선망을 자극했던 첫 번째 캠페인의 역할이 컸다. 이번 캠페인은 ‘콜로라도야말로 진짜 픽업트럭’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리얼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선망을 자극할 수 있는 또다른 무언가를 찾아나선 여정이었다.

수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300마력이 넘는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대자연을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미국 픽업트럭은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나도 언젠가 할리우드 영화 속 주인공처럼 픽업트럭에 짐을 옮기고, 자전거와 캠핑 장비를 싣고, 대자연을 여행하고 싶다는 꿈…. 거침없음, 남자다움, 강인함 등은 미국 픽업트럭만의 정체성이며 수많은 운전자들이 그것을 선망하게 된 원천일 것이다.

지난해 가을 선보였던 콜로라도 캠페인은 미국 픽업트럭의 국내 시장 안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목적지를 향해 그 어떤 길도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콜로라도의 모습과 강렬한 사운드 이펙트가 합쳐져 미국 픽업트럭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광고 영상 말미에 울려 퍼지는 “리얼 아메리칸 픽업트럭”이라는 미국 성우의 버터를 잔뜩 머금은 그 보이스를 잊을 수 없다.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을 예고하는 수입 픽업트럭 분야에서 리얼 아메리칸 픽업트럭은 콜로라도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자산이며, 그 자체가 바로 콜로라도의 정체성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짜 픽업트럭은 콜로라도’라는 포지션을 공고히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캠페인에서도 리얼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선망을 자극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콜로라도는 두 가지의 선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첫째, 정통 픽업트럭이 주는 오리지널 선망. 둘째, 삶을 관통하는 범용성을 지닌 ‘라이프 이네이블러(Enabler)’라는 새로운 선망. 우리는 오리지널 선망은 유지하되 타깃 분석을 통해 발견한 새로운 선망을 더해 캠페인 전략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캠페인 콘셉트는 ‘MORE THAN PICKUP’으로 결정됐다. 픽업 이상의 픽업, MORE THAN PICKUP의 숨은 의미는 “콜로라도는 단순히 짐을 싣고 이동하는 1차원적인 목적을 넘어, 일과 삶의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과 자아 실현의 꿈을 이뤄주는 픽업 그 이상의 리얼 아메리칸 픽업트럭”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했다. 여행도 그렇다. 국내 여행지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쉽사리 발걸음이 닿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더 멀어져야만 했다. 대신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됐고, ‘차박’이나 캠핑이 대세가 됐다. 차박과 캠핑을 통한 힐링의 중심에는 리얼 아메리칸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있다는 것을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내기로 했다.

픽업트럭에 대한 선망을 환영하는 듯한 ‘Welcome to colorado’라는 크리에이티브 콘셉트로 앞서 말한 More than pickup과 코로나 시국을 담아냈다. 이에 따라 <폭발하는 에너지> 편과 <나만의 힐링> 편 두 편의 필름이 제작됐다.

<폭발하는 에너지> 편은 콜로라도의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통해 짜릿한 흥분을 느낄 수 있는 영상으로 콜로라도만이 지니고 있는 정통 픽업트럭의 선망성을 자극했다. <나만의 힐링> 편은 콜로라도와 함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조용한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영상으로 라이프 이네이블러라는 새로운 선망은 물론 코로나 시국에 대세가 된 자동차를 통한 힐링이 녹아 있다.

 

▲ <폭발하는 에너지> 편 TV 광고 영상

▲ <나만의 힐링> 편 TV 광고 영상

 

자동차 광고는 제작 스케일이 큰 편이다. 특히 콜로라도는 90% 이상 야외 촬영, 그것도 사람의 발걸음이 쉽사리 닿지 않는 곳에서 주로 촬영이 이뤄졌다. 기상이변이라고 불릴 정도의 장기간 장마로 인해 여러 차례 촬영 일정이 지연되고 로케이션이 변경됐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원주시 섬강, 춘천시 소남이섬, 인천 영종도, 가평군 유명산, 전라남도 구례군 등 전국 각지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러시안암 슈팅카, 드론, 지미집 등 각종 촬영 장비에 MTB(산악자전거) 스턴트맨까지 동원될 정도로 영화 촬영에 버금가는 큰 규모의 촬영이었다. 많은 스태프들과 모델의 노고를 통해 콜로라도만의 정체성을 잘 살린, 외국 SUV나 픽업트럭 광고에 견줘도 손색없는 필름이 제작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미국 픽업트럭에 대한 우리네 선망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다. 지금도 콜로라도는 누군가의 선망을 자극하며 대한민국 어딘가를 달리고 있다. 더 이상 부러워해 바라는 대상이 아닌, 콜로라도를 통해 내가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 돼 보자. 깊어가는 가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콜로라도와 함께 어디든 떠나 보자. 그곳이 어디든 콜로라도와 함께라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Welcome to colorado!

 

최성욱 프로(비즈니스 6팀)

2020.10.15. 10:32

패션 광고는 어렵다.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미묘한 한 끗 차이로 ‘뭔가 구리다’는 인상을 주면 외면받는다. 여기에는 특별한 공식도 없다. 비주얼과 카피가 주는 느낌적인 느낌…. 너무 보편적이지도, 너무 특이하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의 트렌디함….

아이돌 모델 광고는 어렵다. 이미지를 과하게 소비해도 안 되며, 팬덤 코드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더구나 그 모델이 빌보드 1위에 빛나는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이라면 더 어렵다. 이들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대형 브랜드들 사이에서 돌출도를 이끌어 내야 하며, 론칭되는 순간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좋아요’와 동시에 광고가 초단위로 썰려서 평가받는 후덜덜한 글로벌 팬덤의 리액션은 덤이다.

우리는 이번 캠페인이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뒀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이 기존 광고들에서, 또 자체 예능에서 자주 보여 줬던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그 대신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강렬하고 멋있는 콘셉트와 무드를 반영하고자 했다.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또한 방탄소년단이 그래 왔듯, 모든 것이 불확실해지는 현실을 꿋꿋하게 살아내는 우리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크리에이티브 콘셉트에 담았다.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통로 같은 느낌을 주는 모호한 공간, 강렬한 레드 조명, 과감한 포즈를 비주얼에 적극 활용했으며, 스타일리스트·패션 모델들과 사전 피팅을 통해 스트리트 무드를 살린 의상 스타일링을 완성해 가장 매력적인 룩을 연출했다.

제일기획 제작팀의 손끝에서 완성된 퀄리티 있는 크리에이티브는 영상 론칭 하루 만에 오가닉뷰 2M 달성, 트위터 국내 트렌드 진입, 소비자의 자발적 2차 저작물 제작 등 압도적인 브랜드 버즈를 이끌어 내며 잘 만든 콘텐츠의 힘을 보여 줬다.

 

아미(ARMY) 팬덤의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 숫자 약 2990만 명(2020년 10월 16일 14시 기준)과 유튜브 ‘BANGTAN TV’ 채널 구독자 수 약 3850만명(2020년 10월 16일 14시 기준)을 바탕으로 추산한다면, 웬만한 국가의 인구수와 맞먹는 수준의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상품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그러나 ‘아미’ 팬덤은 굉장히 스마트한 소비자이기도 해서, 방탄소년단이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팬들이 원하는 수준의 퀄리티와 이미지를 담아내지 못했을 때 네거티브한 버즈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모델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팬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아미들만큼이나 방탄소년단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했고, 이전 공연 영상이나 콘텐츠 등을 통해 공부하며 스태프들의 입덕이 시작됐다! 이로써 수많은 사진들 중 각 멤버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컷을 셀렉할 수 있었으며, 이들의 데뷔일과 동일한 ‘방탄시’, 멤버별 ‘생일시’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요소들을 캠페인에 반영할 수 있었다.

팬들은 즉각적으로 이에 반응했고, 이런 디테일이 수많은 브랜드의 바이어스 사이에서 휠라가 아미들에게 인정받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feat. 휠라 사장님 찐 아미설).

또한 팬들의 니즈를 반영한 한정판 포토북과 대형 브로마이드를 제작했는데, 인증샷과 언박싱 영상뿐 아니라 굿즈를 사고파는 언더마켓이 생겨날 정도로 굿즈 자체도 제품 못지않게 인기를 끌었다.

 

광고를 넘어 콘텐츠라고 했지만,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사몰에서의 판매 퍼포먼스이다. 휠라 FW 캠페인은 이 부분 역시 놓치지 않고자 촘촘하게 미디어 플래닝을 구현했다.

– 휠라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고객을 다방면으로 공략하기 위해, 미디어데이터를 활용한 관심사 타겟팅과 룩어라이크타겟팅(유사 확장 타겟팅)을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주의 데이터를 요청하여 광고주의 1st party 데이터를 캠페인계정과 연동하였다.

구매의사를 가진 타겟 중 코어타겟까지 도달하기 위해 Audience Segment 를 ‘페이지 방문, 회원가입, 장바구니, 구매페이지 이탈’ 등 세부적인 CDJ 에 따라 디테일하게 구분하였고 이에 맞는 미디어 믹스와 소재 전략을 통해 효율적인 미디어 집행과 세일즈 제고에 기여하였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트위터 활용과 검색 키워드 쿼리 강화를 통한 브랜드 노출 극대화 등 퍼포먼스 전반을 관리하여 (네이버 검색 광고 노출 달성율 1,000% 이상) ROAS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하며 주요 제품의 품절 사태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최상의 촬영을 위해 미리 휠라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일기획이 촘촘하게 상호 커뮤니케이션하며 촬영 스케줄과 콘텐츠 제작 내용을 협의했으며, 리허설 등 완벽한 사전 준비를 통해 당일에는 여유롭게 계획된 분량을 모두 촬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바쁜 일정에도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 주며 다양한 콘셉트의 촬영을 멋지게 소화해 낸 방탄소년단의 프로페셔널함 덕분에 최고의 아웃풋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FILA X 방탄소년단’ 캠페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지금의 성공 그 이상을 향해, GO BEYOND!

 

김현문 프로, 양지희 프로(비즈니스 4팀)

2020.10.12. 17:14

2020.10.15. 11:43

귀뚜라미냉난방기술연구소 2020 귀뚜라미 보일러 캠페인

#이왕이면고급형

동원 F&B 리챔 정동원 캠페인

#햄맛좀아신다면

신성통상 탑텐 온에어 캠페인

#9.5도더따뜻하게

씨젠 ‘분자 진단’ 편

#모두의일상을지켜내는기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워크 캠페인

#첫워크플랫폼

한국지엠 쉐보레 REAL NEW COLORADO ‘힐링’ 편

#웰컴투콜로라도

한국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거’

#더할수록상쾌하다

한율 달빛유자 수면팩

#피부가꿈꾸는밤

삼성전자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라이프’ 편

#패널하나바꿨더니

삼성전자 에어드레서 ‘에릭 남’ 편

#구석구석먼지쏙쏙

삼성카드 홀가분마켓 LIVE 본편

#마음을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