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4. 16:50

‘사설(辭說)시조’라고 들어보셨나요?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를 겁니다. 영·정조 시대에 발아해 조선 후기에 크게 유행한 사설시조는 초장/중장/종장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형식이 무색할 만큼 매우 깁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도 “왜 이리 사설이 길어? 본론만 얘기해!”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이때의 ‘사설’이 바로 사설시조의 그 ‘사설’입니다. 말씀 ‘사’에 말씀 ‘설’이 붙으니 당연히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사설시조의 특징이 비단 이런 형식적 측면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사대부들의 전유물이었던 평시조가 주로 유교적 이념이나 자연 경관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면, 사설시조는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소박한 일상사, 찌질한 연애사에 때로는 욕설이나 음담패설도 거침없이 담아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태를 풍자하는 내용도 있었죠.

사설시조의 생산자와 향유자가 양반이 아닌 일반 서민이다 보니 형식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가능했던 것이겠죠. 요즘에는 사설이 길면 제지당하기 일쑤지만, 사실 사설은 ‘현실에 대한 자각과 개선 의지’에서 비롯됐습니다.

▲ 질병 등 액운을 물리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까치 호랑이 그림.
ⓒ 국립민속박물관

조선 후기에 사설시조와 함께 당대의 민중에게 향유되던 예술 장르가 있었으니, 바로 민화(民畫)입니다. 정식으로 그림 교육을 받지 않은 무명 화가들이 그렸던 민화는 화원이나 선비들의 정통 회화를 모방해 그린 실용적인 그림입니다. 그림의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렸으니, 기량적으로는 풋내가 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느끼는 대로 그린지라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면모가 보입니다.

민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현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입니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그림, 액을 물리치는 까치 호랑이 그림, 자손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석류 그림,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십장생 그림 등 한마디로 민화는 행복을 염원하는 그림이었습니다.

사설시조도 그렇지만 민화가 널리 그려지고 향유되던 조선 후기는 서구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던 시기였습니다. 그 험한 시기에 행복을 추구하는 그림이 더 많이 그려졌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시대가 어려울소록 현실을 개선하려는 의지와 바람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겠죠.


▲ 부부가 화목하고, 자손이 번창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기를 바라는 화조도.
ⓒ 국립민속박물관

소비자들의 뚜렷한 성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가치 소비’는 이제 개인적 영역을 넘어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베스트셀러 제목처럼 여럿이 함께 잘사는 것이 곧 나 자신도 잘 살 수 있는 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죠.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불을 지핀 건, 올 한 해 우리를 당황스럽고 고통스럽게 만든 코로나19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대 규모의 경제 침체라 불릴 만큼 전 세계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연대와 실천의 의미가 더욱 각별해졌습니다. 개인적 실천뿐 아니라 타인의 실천, 나아가 브랜드의 참여까지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와 함께 공동의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색하는 브랜드는 큰 공감대를 일으키고, 이는 곧 기업의 생존을 위한 토대가 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 액티비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요즘, 제일매거진 12월호에서는 ‘브랜드 액티비즘이 부각되고 있는 시대적 변화와 당위성’에 대해 짚어봅니다.

19세기, 척박한 조선 땅에 살던 사람들이 사설시조를 통해 현실 개선의 의지를 내비치고, 민화를 통해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꿈꾸었듯 한 해의 모퉁이에서 ‘모든 삶의 지속가능성’을 염원해 봅니다.

2020.12.09. 15:55

공감(共感)은 시대의 화두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감정을 내가 같이 느끼고, 나의 감정도 상대방이 같이 느껴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왜 이것이 중요할까? 어려운 상황일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참여를 이끌어 내는 소통과 공감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통과 공감은 말이 쉽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왜 그럴까? 더 좋은 의견을 내지 못해서? 더 노력하지 않아서? 그보다는 의외의 요인에 우리가 마음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A와 B 두 개의 안이 있다. A안은 100%의 확률로 50만 원을 잃는다. B안은 25%의 확률로 200만 원을 잃고, 75%의 확률로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어떤 안을 선택하겠는가?”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B안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다. 사람들은 확실한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 싫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모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이론이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A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방법이 있다. 아까처럼 A안과 B안을 동시에 내놓지 않고 순서를 정해 하나씩 제시하면 된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우선 B안의 상황을 먼저 설명한다. 그러고는 잠시 그 사람을 가만히 둔다.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2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잃을 때의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에 대해 상상을 해 본다.

상상이라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어떤 싫은 것에 대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거나 심지어 몸서리치곤 하기 때문이다. 아직 그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200만 원을 잃는다는 상상을 일정 시간 해 보면 당연히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은 욕구도 커진다. 이때 A안을 대안의 형태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해 준다. “A안을 선택하면 B안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꺼이 A안을 받아들여 B안의 상황을 피하겠다고 응답한다. 사람들이 확실한 작은 손실을 받아들이겠다고 설득된 것이다.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상대방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면 내가 원하는 A안에 대해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나와 같아진다. 즉 공감이 일어난 것이다. 몇 개의 대안을 놓고 그중 더 합리적인 안은 이것이니 그것을 고르라고 하는 식의 양자택일식 강요는 설득이 아니다. 설득 대상자는 작은 희생을 기꺼이 감수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으니 자연히 반감만 생긴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은 설득하는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어리석은 방법이다.

설득과 협상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을 줌으로써 오히려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결과에 더 빨리 다다를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와 상대방이 같은 정서를 갖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설득이다. 왜냐하면 설득의 가장 중요한 기저에는 공감이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감은 상당수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통해 더 얻을 수 있게 된다.

굳이 한마디 첨언하자면 보험도 이런 전략을 깔고 있다. “A와 B 둘 중에 하나를 골라라”가 아니라 “A를 선택하면 B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보험이니 말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공감이다. 대학 시절, 아무리 봐도 그리 대단한 매력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늘 주위에 사람이 많은 선배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선배의 데이트에 불청객으로 낀 적이 있다. 그 선배 커플과 나, 이렇게 셋이서 영화를 봤으니 눈치깨나 없던 시절이다.

일단 영화는 매우 슬펐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건 물론이고 엔딩 크레딧도 거의 다 올라갔는데 선배 커플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왜 나가지 않는지 슬쩍 물어보려던 참에 선배가 눈짓으로 우리가 앉은 줄 통로 쪽을 가리켜 봤더니, 관객 한 사람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우리가 나가려면 그 사람이 일어나야 했다. 그 선배는 기다려 주고 있었던 것이다. 낯모르는 사람이 다 울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그 사람을 방해하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이 왜 이 선배를 따르는가를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공감은 상대방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방해하지 않고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시간을 주는 것은 ‘가장 크고 소중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 사람을 위해 나의 시간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감임을 잊지 말자.

 

남편이 잘해 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성실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한다. 부부 생활에 큰 불협화음은 없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그렇다고 대답한다. 부인이 이렇게 대답한다면 별 문제없이 잘 사는 부부다.

그런데 중년을 넘어 노년기로 들어갈 즈음에 남편이 사망했다. 좋은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으니 부인은 이제 남은 삶이 불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다. 몇 달의 짧은 애도 기간이 끝난 후 혼자 남은 부인은 전보다 친구가 많아지고 건강도 더 좋아진다. 삶에 활력이 넘친다. 약간의 재산만 있다면 말이다.

먼저 간 남편 입장에서는 서운하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이는 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1980~90년대 흔히 관찰되는 결과였다. 왜 이런 당황스러운 현상이 발생한 걸까?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자면, 그 좋은 남편들은 부부로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나 난관이 일어날 때마다 부인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공통적인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가장으로서 훌륭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이 너무 지나쳐, 그 문제를 어떻게 할지 동반자인 부인과 상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표피상으로는 부인을 위한 것 같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다. 문제 발생 시 중요한 것은 해결이라는 결과다. 하지만 그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 낼지를 자신의 파트너와 상의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한 관계의 덕목이다.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같이 상의하지 않은 해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공허하고 무기력한 마음을 상대방에게 느끼게 할 뿐이다.

한번쯤 되돌아보자. 공감을 강조하고,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나의 시간과 말을 상대방에게 충분히 주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결과가 좋을수록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존재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큰 상처만 안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를 공감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김경일은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며 국내의 대표적인 인지심리학자이다. <어쩌다 어른>, <속보이는TV 人사이드>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지혜의 심리학』,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등의 저서가 있다.

2020.12.14. 17:42

2020.12.14. 15:57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의 대표작 『삼총사』에는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All for One, One for All)’라는 구호가 나온다. 트랜스 미디어 시대, 브랜드 액티비즘의 성공을 위해서는 바로 이 구호가 필요하다.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소비자들의 크고 작은 스토리들이 잊히지 않고 거대한 공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 문화의 핵심을 담당해 온 브랜드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최근 들어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마케팅하는 유무형의 상징물인 브랜드가 우리 삶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소비자가 공감하도록 만들어 간다는 브랜딩의 근간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가 일종의 ‘가상(virtual) 인격체’로서 브랜드의 가치와 목적을 소비자의 마음속에 표상하는 것을 넘어, ‘실제와 같은(real-like) 인격체’가 돼 각종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 이런 현상이 바로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인데, 한마디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또는 환경적 개선을 통한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브랜드의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도 브랜드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요구는 있어 왔고,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등을 통해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액티비즘은 다르다. 마케팅 권위자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와 크리스천 사카의 공저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 From Purpose to Action)』에 의하면 코즈 마케팅이 마케팅에서 시작해 사회로 나아갔다면, 브랜드 액티비즘은 사회에서 출발해 마케팅으로 나아간다. 브랜드 액티비즘에서 소비자는 단순히 브랜드 소비 주체인 고객(customer)이나 이해 관계자(stakeholder) 역할을 넘어 ‘브랜드 시민’으로 진화하게 된다.

브랜드 액티비즘을 세분화해 유형화하면 크게 6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경영·정치·환경·경제·법·사회가 바로 그것이다. 예컨대 성평등이나 LGBT 관련 이슈라면 사회적 브랜드 액티비즘으로, 최소 임금이나 부의 분배에 대한 문제라면 경제 액티비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리바이스(Levi’s)의 브랜드 액티비즘은 사회적 액티비즘의 좋은 사례로 거론된다. 리바이스의 유럽 지역 브랜드 인게이지먼트 매니저인 로드리 에반스(Rhodri Evans)는 브랜드 액티비즘의 성공 요소로 청렴성, 독창성, 진정성, 용기라는 네 요소를 뽑았다. 이런 요소를 잘 충족시킨 캠페인이 바로 <리바이스 뮤직 프로젝트(Levis Music Project)>다.

리바이스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 하는 지역의 청년들에게 가능성을 열어 주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2017년에는 미국의 래퍼이며 배우이자 유명 프로듀서인 스눕 독(Snoop Dogg)과 협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청년의 꿈을 이룬다는 사회적 가치와 브랜드의 성격을 연결시키고, 음악이라는 독창적이면서 파급력 높은 영역을 선택함으로써 팬들의 자발적 참여와 브랜드의 진정성에 대한 공감을 얻어낸 것이다.


ⓒ Levi’s

 

▲ 리바이스의 <Levis Music Project x Snoop Dogg>.

 

최근 브랜드 액티비즘이 부상하는 이유는 우선 소비자 심리 및 행동의 변화에 기인한다. 과거의 브랜드는 기능적 가치 경쟁력과 외부인에 대한 소비자 자기 표현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답이 없는 시대라는 의미에서 ‘노(no)답의 시대라 불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소비자들의 가치 추구 방향은 내부를 향하기 시작했다.

수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져온 ‘인문학과 고전의 부활’이나 ‘역사 엔터테인먼트의 산업화’는 이런 심리적 변화를 반영한 현상이다. 이처럼 소비자가 자신의 근본 가치(core value)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의미 있는 브랜드 소유’인 것이다. 지금의 소비자는 때로는 가격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가격에는 무심한 채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기꺼이 구매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불가항력의 사태 때 정치·사회적 불안감, 장기적 세계 경제 침체, 세대를 관통하는 물질주의의 팽배 등 개인이 대적하기 힘든 사회 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무게중심을 잡으려는 노력이 소비자들 스스로를 근본으로 향하게 만드는 동인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성장 요인은 바로 기업들의 변화다. 최근에 비영리 조직들은 그 양과 질적인 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그 성장세는 영리 기업을 뛰어넘을 정도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비영리 조직의 영리 활동 증가와 영리 기업의 비영리 활동 비중 증대가 함께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영리 기업의 사회적 참여가 한층 늘어나 이제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이 모호할 정도이며, 소비자 또한 그 구분에 의미를 두지 않기 시작했다. 주식 시장의 반응도 기업의 경영 성과 지표 이상으로 기업의 철학과 스토리에 따라 변화할 정도다. 이제 기업 단위의 사회적 참여가 아니라 브랜드 단위에서 독립적인 사회적 참여가 요구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징적 인격체이자 가치 전달자인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보다 직접적인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은 그의 자서전 『The Snowball』에서 복리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은 눈사람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처음 눈덩이를 만들기는 힘들지만 일단 덩이가 형성되면 쉽고 빠르게 불어난다는 것이다.

브랜드 액티비즘도 유사하다. 소비자에게 느껴질 만큼 ‘덕을 쌓는 것’은 힘들고 가시적인 효과도 없어 보이지만, 종국에는 그 효과가 복리로 불어나면서 브랜드와 기업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소비자는 미사여구와 아름다운 장식으로 빛나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회의 불의에 소리를 내며 또 행동하는 브랜드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쿼터백으로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이 논란이 된 2016년, 국가(國歌) 제창을 거부하고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시작한 인물인 콜린 키퍼닉(Colin Kaepernick)이 출연한 나이키의 2018년 광고 카피처럼 브랜드 역시 모든 것을 희생할지라도 때로는 뭔가를 믿어야 한다.


▲ 나이키가 ‘Just Do It’ 슬로건 30주년을 기념해 집행한 2018년 광고. © Nike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문가인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 MIT대학 교수는 저서 『컨버전스 컬처(Convergence Culture)』에서 ‘참여적 문화’는 단지 기술적인 수준에 따라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손으로 직접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매체의 제약을 초월해 이야기 경험이 가공된 콘텐츠가 여러 가지 플랫폼과 형태로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사회적 참여 지향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브랜드에 행사하는 영향력은 참여적 문화와 트랜스미디어 환경에서 더더욱 커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의 전면화는 이런 흐름을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스토리의 수용자를 넘어 참여자로 부상한 소비자들은 직접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으며, 비단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본인의 의견을 과감하게 콘텐츠로 표현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와 참여적 문화가 성숙해진 지금 ‘통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IBC: Integrated Brand Communication)’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는 것은 교과서적 이상이 됐다.

이제 창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의견들을 한곳으로 모으기보다는 브랜드 철학을 행동으로 옮기고 소비자의 참여를 촉구하는 운동가(activist)로서의 접근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언급한 나이키 2018년 캠페인은 거센 반향을 일으켜 심지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나이키 신발을 불태우는 운동이 일어나고, 대통령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강렬한 정서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반면에 수많은 지지자들을 열광적인 팬으로 만들어 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과 또 극단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고 이런 큰 간극 속에서 나이키의 브랜드 정신(Just Do It)을 재정비하면서 브랜드의 본원적 의미와 가치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트랜스미디어 시대에 브랜드는 ‘브랜드 스토리텔러’를 넘어 적극적인 ‘브랜드 스토리 메이커’로서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적극성이 요구된다.

1978년 창업한 벤앤제리스(Ben & Jerry’s)라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사회적 가치와 공정 무역을 중시하는 기업으로 평등과 환경 보존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자인 벤 코헨(Ben Cohen)은 “우리는 가치들을 지향하는 회사이며, 브랜드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상업적 성공보다 가치 추구가 먼저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종주의를 반대하기 위해 2018년 ‘피칸 저항(Pecan Resist) 맛’ 제품을 출시하는 등 최고 권력자 앞에서도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2020년에는 미국 시민 단체들이 전개하고 있는 <이익을 위한 혐오 중단(Stop Hate for Profit)> 캠페인에 참여해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상의 유료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캠핑 장비 업체 레이(REI) 등도 광고를 중단한 바 있다. 이 같은 벤앤제리스의 파격적 행보는 소셜미디어상에서 큰 논란과 함께 소비자 생성 콘텐츠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기도 했다.


▲ 벤앤제리스의 ‘피칸 저항’ 아이스크림 제품. ⓒ Ben & Jerry’s

 

트랜스미디어와 브랜드 액티비즘이 큰 조류로 등장한 시대, 광고 그리고 광고인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광고는 크게 퍼포먼스 목표(performance goal) 광고와 브랜딩 목표(branding goal)광고로 구분된다. 흔히 퍼포먼스가 ‘과학적 측면의 광고’라면 브랜딩은 ‘예술적 측면의 광고’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00년대 초 근대 광고가 시작된 이래 과학과 예술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광고 산업을 이끌어 오다가 이제는 퍼포먼스를 지상 목표로 한 과학 선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단기적 광고 성과에 대한 책무성의 압박 속에서 광고인은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이런 단기적 광고 효과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의 한계는 대형 브랜드일수록 더 커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광고 어뷰징(ad abusing)이 늘어나면서 브랜드 안전(brand safety)에 대한 요구가 커질 정도로 강제로 만들어진 퍼포먼스에 대한 회의감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액티비즘은 광고인에게 브랜드와 사회를 함께 성찰하길 요구하고 있다. 이런 성찰은 인공지능이 대신해 줄 수도 없고, 실시간에 이뤄질 수도 없다. 광고·마케팅 회사는 ‘광고의 본원적 가치’를 되돌아보고, 브랜드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전문가 집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물론 광고인이 기술 기반의 새로운 도전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의 본질인 ‘브랜드의 목소리와 행동을 만들어 낸다’는 소명에도 충실해야 할 것이다.

 

*유승철은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광고학을 전공한 후 제일기획에서 실무를 경험했으며, 이후 미국 로욜라대학교에서 디지털 전략 커뮤니케이션 교수를 역임했다. 디지털 소셜 콘텐츠 제작과 뉴미디어 활용 교육, 소비자 심리학 등이 주요 연구 분야이다.

2020.12.09. 16:03

올해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구성원들이 함께 힘을 합칠 때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가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문제 해결에 구체적으로 나서는 이른바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이 주목받고 있다.
흔히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와 지속적인 가치 교환을 할 수 있는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브랜드 액티비즘이 유발하는 연대감은 소비자와 브랜드 간 관계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 교수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한 배를 타고 있다고 느끼는 연대감이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설득 효과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고 있는 MZ세대들은 연대 의식의 범위를 사회 구성원을 넘어 브랜드까지 확대하면서 나와 한 팀이 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수 있는 브랜드인지를 묻고, 그 결과를 브랜드 소비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하고 리드하는 브랜드들이 오늘날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이제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2012년 멕시코에서 프리즌 아트(Prison Art)라는 사회적 기업이 탄생했다. 창업자인 호르헤 쿠에토(Jorge Cueto)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11개월 동안 감옥에서 지내는 동안 수감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목격했다. 출소 후에도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수감자들이 가진 독특한 능력에 주목하게 된다. 바로 화려한 문양의 문신을 새기는 능력이었다.

그는 사람이 아닌 가죽 제품에 문신을 새길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멕시코의 6개 감옥에서 240명의 전·현직 수감자들을 고용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멕시코에 갔을 때 매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다소 음산해 보이는 문양(예를 들어 해골)을 새긴 여러 가죽 제품들이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프리즌 아트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덕분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총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프리즌 아트의 제품들.
ⓒ 인스타그램 캡처(instagram.com/prisonartofficial)

2016년 3월, 전 뉴질랜드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팀브라운(Tim Brown)과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인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에 의해 탄생한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도 좋은 사례이다. 올버즈는 가볍고 따뜻한 양털 소재를 사용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로 칭송받으며, 까다로운 실리콘밸리 직원들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뛰어난 기능성 못지않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올버즈의 친환경 철학이다.

올버즈는 ‘탄소 발자국 제로’라는 목표를 가지고 제품의 생산과 소비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친환경 원재료들을 선택하고 협력 공장의 생산 공정에 개입해 탄소량을 측정하는 한편 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구매 후 세탁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과 버려진 제품을 폐기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까지 확인하고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올버즈의 집요한(?) 노력들은 MZ세대들이 특히 중요시하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 자폐증 환자들의 쇼핑을 돕기 위해 2018년부터 ‘Quieter Hour’ 캠페인을
진행하는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 ⓒ morrisons-corporate.com

그 밖에도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Morrisons)의 500여 개 매장은 주말 오전 시간대에 조명의 밝기를 낮추고 음악을 끄는 ‘더 조용한 시간(Quieter Hour)’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는 자극에 예민한 자폐증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이다.

일본에서는 치매 노인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한 ‘주문 실수가 잦은 레스토랑’이 오픈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NHK PD가 치매 환자의 요양 시설을 취재차 방문했는데 그곳 노인들이 원래 예정됐던 함박스테이크가 아닌 만두를 점심으로 제공하는 모습에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격리된 곳에 갇혀 있던 치매 노인들을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세상 밖으로 초대한 이 레스토랑에서 고객들은 기꺼이 주문 실수의 불편을 감내했고, 20여 개 국가에서 현장 취재를 나올 만큼 큰 화제를 몰고 왔다.

 

브랜드 액티비즘은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먼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찬반 논란이 큰 경우 브랜드가 한쪽 의견을 일방적으로 지지할 경우 반대쪽 소비자들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브랜드가 미국에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감자 튀김 용기인 ‘게이 프라이드 박스(Gay Pride Box)’를 출시했는데, 이는 문화와 종교에 따라 자칫 큰 시장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두 번째 주의 사항은 브랜드 진정성에 대한 소비자의 의심이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상업적인 목적이 강하다고 생각할 때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미국의 한 음식료업 브랜드는 종이컵에 ‘Race Together’라는 글자를 적어 주는 인종 차별 폐지 캠페인을 펼쳤지만, 이 회사의 고위직 임원들은 대부분 백인이었으며,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찍은 사진 속 손이 모두 백인 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영국의 생활용품 브랜드도 피부색, 나이, 키 등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이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수년간 진행해 왔지만, 제품의 미백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흑인이 옷을 벗으면 백인이 되는 광고물을 제작해 인종 차별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었다.


▲ 다양한 피부 컬러를 고려해 40가지로 출시된 Fenty Beauty by Rihanna의 파운데이션.
ⓒ 홈페이지 캡처(fentybeauty.com)

이와 대조적으로 가수 리한나가 만든 뷰티 브랜드 펜티 뷰티 바이 리한나(Fenty Beauty by Rihanna)는 ‘모두를 위한 아름다움(Beauty for All)’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며 파운데이션 색깔만 수십 가지가 되는 제품을 출시해 큰 반향을 얻을 수 있었다.

김홍선 감독의 2012년 개봉작 <공모자들>에는 “조금만 비겁해지면 참 살기 좋은 세상이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소비자는 이제 이익만 추구하는 브랜드를 원치 않는다. 나와 같은 편이 돼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소비하며 세상에 알린다. 따라서 브랜드 액티비즘 전략을 고민할 때에는 ‘연대감’이라는 소비자의 기저 심리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지헌은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이며 브랜드 심리학자이다. 소비자 행동, 브랜드 전략, 온라인 마케팅 등에 대한 연구로 다수의 상을 받았다. 저서로 브랜드 전략서 『디스 이즈 브랜딩』, 소셜미디어 시대의 소비자에 대한 연구서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 등이 있다.

2020.12.13. 22:04

올 한 해만큼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낸 적은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상의 변화가 소셜미디어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구글, 페이스북, 틱톡, 트위터 등 각 플랫폼에서 화제가 됐던 키워드를 통해 한 해를 되돌아보면, 2020년 화제의 키워드로 ‘#집콕(#StayHome)’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올해도 소셜미디어에서 #BlackLivesMatter, #IGBT, #제로웨이스트, #노플라스틱 키워드를 통해 인종 차별 반대, 다양성 추구, 환경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관련해 여러 목소리를 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전 플랫폼에서 공통적으로 #집콕(#StayHome)이 포함돼 있다.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2020년 국내 검색어 종합 순위 1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올랐으며, ‘코로나19 예방’이 8위에 올랐다. 페이스북이 발표한 ‘Year in Review 2020’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집콕(#StayHome)이 올해 화제의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는데, 여기에서 언급된 인스타그램의 ‘집콕 스티커’는 지난 3월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총 1억 회 이상이 사용됐다.

그런가 하면 틱톡에서도 ‘집콕’ 관련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한국에서는 #집콕생활 해시태그 영상 수가 15만 개 이상 제작됐다. 또한 #집콕(#StayHome)은 트위터 올해의 해시태그 3위에 랭크됐다.


▲ 구글과 페이스북의 키워드 발표. ⓒ Google, ⓒ Facebook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도 증가했다. ‘트위터포브랜드’ 조사 결과에 의하면, 트위터 사용자들 중 코로나19 이후 트위터 사용량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45.8%였으며, 유튜브(74.5%), 인스타그램(45.1%), 페이스북(39.8%) 등의 사용도 늘었다고 답했다.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도 66.8%가 유튜브 사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소셜미디어 사용량이 증가하고 #홈쿡, #집콕과 같이 새로운 트렌드가 부상함에 따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는 움직임을 실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각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고, 사회적 거리 두기 중에도 지인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우선 인스타그램에서는 ‘집콕중’, ‘#우리들의 영웅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소상공인 지원’ 스티커를 출시해 스티커 사용자들의 스토리를 모아 공유 스토리로 게재하기도 했다. 34세 이하의 유저들은 코로나19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이용자들이 친구나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내집콕의이유 스티커도 추가로 출시했다. 실제로 한 연구에 의하면 친구가 동참했음을 알리는 이러한 사회 참여 메시지들은 보다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 집콕중, 내집콕의이유 스티커. ⓒ Instagram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사용자들끼리 화상 채팅으로 앱에 있는 포스트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코워칭(Co-Watching) 기능을 추가했다. 최대 6명의 이용자가 영상 통화를 통해 함께 사진과 게시물을 둘러보는 기능으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 창을 통해 친구들과 영상 통화를 시작하며 ‘둘러보기’에 추천됐거나 ‘저장 및 좋아요’를 표시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 인스타그램의 코워칭 기능. ⓒ Instagram

그런가 하면 유튜브 코리아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집 안에서도 즐겁고 다채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집에서함께해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국내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는 다양한 영상을 게임과 요리, 운동, 음악, 청소 등 주제별로 재생 목록으로 엮어 소개했으며, ‘방구석 유튜브 클래스룸’을 주제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 유튜브 <#집에서함께해요> 캠페인

틱톡은 의미있는 챌린지를 만들고 코로나 시대 사회적인 캠페인을 활성화하기 위한 장으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예방법이나 #손씻기챌린지 등 위생과 안전 수칙을 전달하는 캠페인을 비롯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응원하는 #힘내라대한민국챌린지 등 공익 목적의 챌린지도 많이 진행됐다. 지난 5월에는 언택트 라이브 공연인 틱톡 스테이지와 챌린지 등이 결합한 #Smilewithtiktok 캠페인을 진행했다.

챌린지 참여, 공유 등의 미션에 참여하면 스마일 개수를 쌓을 수 있으며, 모든 유저가 기부하는 스마일 개수에 따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챌린지 참여를 기부로 연결한 캠페인 영상들은 6,300만 회 이상 시청됐으며, 올해 틱톡에서 진행된 캠페인 중 가장 활발한 이용자 참여를 기록했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는 각 플랫폼의 특징을 살린 기능이나 캠페인을 발굴해 사용자로 하여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 틱톡 #smilewithtiktok ⓒ TikTok

 

브랜드에서도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트렌드나 모멘트와 연계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 해 동안 소셜미디어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집콕 문화를 확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께 하기도 했다.

 

집콕 가이드 제공 #오레오 #버거킹

오레오 영국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오레오 브라우니 레시피, 집에서 볼 영화 고르기, 홈파티하기 등 15가지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stayhomestayplayful과 함께 게시했다.

한편 버거킹 프랑스는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고객들이 집에서 버거킹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인기 메뉴의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버거킹 영국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경쟁사인 맥도날드 이용을 권고하는 메시지를 올렸는데, 영국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안전하고 가까운 인근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해 달라는 공식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 오레오 플레이북 #stayhomestayplayful
ⓒ 오레오 인스타그램(instagram.com/oreouki)


▲ 버거킹 와퍼 광고. ⓒ Burger King

 

인스타 스토리로 소통 #크래프트하인즈

크래프트 하인즈 브라질에서는 케첩 애호가들이 재미있게 집콕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나만의 버거를 그리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가장 창의적인 햄버거 디자인을 골라 로컬 버거 전문점의 셰프가 실제로 햄버거 모양대로 만들어 참여자에게 증정하기도 했다.


▲ 하인즈 브라질의 #MakingArtWithHeinz
ⓒ 하인즈 브라질 인스타그램(instagram.com/heinz_br)

 

집콕 미션 임파서블 #알렉산더맥퀸 #페기구

알렉산더 맥퀸은 <#StayAtHome> 캠페인의 일환으로 ‘맥퀸 크리에이터스(McQueen Creator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주 새로운 주제가 발표되면 해당 주제에 맞게 본인만의 작품으로 표현하는 미션이다. 최종 결과물을 본인 SNS 계정에 AlexanderMcQueen 인물 태그, #McQueenCreators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이후 선정된 작품들은 알렉산더 맥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된다.


▲ 알렉산더 맥퀸 #MCQUEENCREATORS
ⓒ 알렉산더 맥퀸 인스타그램(instagram.com/alexandermcqueen)

이와 유사한 형식으로 DJ 페기 구는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날 수 없지만, 홀리데이 시즌을 맞이해 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매주 미션을 발표했다. #missiongoupossible이 태그된 참여 게시물 중 위너를 선정해 선물을 증정하는 팬 이벤트였다. 실제로 자신이 쓸 수 있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홀리데이 카드를 디자인하는 미션으로 1300여 개의 게시물이 업로드됐다.


▲ peggygou #missiongoupossible 팬 참여 이벤트.
ⓒ 페기 구 인스타그램(instagram.com/peggygou_)

소셜미디어에서 스티커나 챌린지 등 트리거를 제공한 덕분에 사람들은 쉽고 재미있게 사회적 실천과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의 집콕 문화는 개인의 일상적인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 낼 수 있어 일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또한 모두가 집콕 문화에 동참하면서도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로 간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적 운동의 장으로서 소셜미디어의 역할도 확장될 것이라 기대한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소셜팀)

2020.12.10. 22:00

‘Get the Taste(취향을 얻어라)!’라는 의미를 담은 ‘GETTT’는 렌탈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를 체험하고 자신만의 취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신개념 이커머스 서비스이다. 제일기획의 자회사 제오기획이 론칭한 이커머스 플랫폼 겟트를 소개한다.   

요즘 시대에는 많은 사람이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나만의 취향을 갖길 원한다. 그러나 나만의 앞선 취향을 갖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보는 순간 눈길을 사로잡은 핫핑크 수트도 ‘너무 튀지 않을까’ 싶고, 볼드볼드한 이어링이 맘에 들어도 ‘나랑 어울릴까?’ 하는 부지런한 상상은 매번 베이직 스타일로 선택을 이끈다. 그러나 취향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여러 제품들을 시도해 보고 경험해 봐야 발현되는 끊임없는 도전의 산물, 그것이 바로 ‘취향’이다.
취향을 매번 쉽게 구매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싶은 취향과 현실 사이에서 취향을 타협하기도 한다. 그러나 겟트는 조금 다르다. 겟트에선 부담없이 취향을 찾고 시도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렌탈의 메시지는 “사지 말고 빌리세요~”라는 대여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겟트는 렌탈을 대여의 개념이 아니라 확신 있는 구매로 연결하는 ‘체험 서비스’로 제공하는데, 이것이 겟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올해 3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42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편 제일기획 자체 조사에서는 ‘온라인 쇼핑을 가끔 후회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이 7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겟트의 신개념 렌탈 서비스는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쇼핑을 할 때 ‘한번 써 보고 구매할 순 없을까?’, ‘이런 스타일이 나한테 어울릴까?’와 같은 고민에 빠지는 현실에서 출발했다.


▲ 겟트 메인 페이지 이미지

실제로 겟트에서는 렌탈 중인 제품이 마음에 들면 즉시 구매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때 해당 제품의 렌탈 횟수에 따라 가격 할인이 적용돼 고객은 마음에 드는 렌탈 제품을 부담 없이 중고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사용한 제품을 새 상품으로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렌탈 제품 반납 후 새 상품으로도 구입 가능하다.

물론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일반 온라인 쇼핑몰처럼 새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겟트에서는 구매, 렌탈, 중고 구매까지 다양한 쇼핑 취향을 원하는 방식대로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겟트는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보완해 주는 다양한 체험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먼저 매주 선별된 브랜드들의 신제품과 추천 상품을 일정 기간 무료로 체험하고 SNS에 포토 이용 후기 미션을 수행하는 ‘GETTT for Free’의 론칭 기념 첫 번째 무료 체험 ‘인스탁스 미니90’은 2주 모집 동안 2만 5천 명이 페이지를 방문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알 수 있었다. 이 밖에 마음에 드는 제품을 집에서 편하게 입어 본 후 제품을 구매하거나 무료로 반품할 수 있는 ‘Fitting Delivery’ 또한 겟트만의 시그니처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겟트에 처음 방문한 고객들은 기존에 보지 못한 겟트의 UI에 낯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쇼핑몰들이 사진 중심으로 개별 제품들을 소개하는 반면에 겟트는 큐레이션된 테마로 제품을 소개한다. 패션, 리빙,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전체 카테고리를 컬러 큐레이션으로 소개하는가 하면, 디자이너 인터뷰를 통해 그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소개하기도 하고, 제품보다는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에 집중하며 다양한 취향을 매거진형 콘텐츠로 제공한다. 고객들은 제품의 팩트성 정보보다 왜 그런 제품을 만들게 됐고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할 때 그 브랜드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고, 그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 김미더영 디자이너 인터뷰를 다룬 콘텐츠 페이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해외 브랜드 대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실제로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겟트는 국내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의 브랜드들을 소개하며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팬덤을 만드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1인 미디어 제작물까지 포함해 영화, 드라마, 광고 등 국내 콘텐츠 제작 규모는 글로벌에서도 매우 큰 시장이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의상과 소품들이 필요한데,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의상과 소품의 렌탈 규모는 천 억 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콘텐츠 제작자들이 의상과 소품을 렌탈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가며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빌려 와야 하는 등 아직까지도 프로세스가 매우 아날로그적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제품을 서칭하기 힘들고, 실제 제품들을 구하는 시간과 비용이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겟트의 렌탈 서비스는 최신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제품들을 렌탈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질 좋은 렌탈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렌탈 서비스 예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오프라인 스토어가 더 줄고, 대부분의 쇼핑은 온라인으로 전환될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에 있어서도 고객의 체험은 갈수록 중요해진다. 겟트를 통해 이제 고객은 입어 보고, 써 보고, 매치해 보는 등 이커머스지만 직접 제품들을 체험하며 확신 있는 구매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해 보면서 나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이제 GETTT에서 여러분의 취향을 Get the Taste하세요!”

 

제일기획   박지현 프로(제오기획)

2020.12.13. 22:14

“불고기 버거에 불만 있어요.”

그동안의 불고기 버거에 불만이 많았던 버거킹이 새로 만든 ‘직화 소불고기버거’가 우리를 찾아왔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직화 소불고기버거와 요즘 가장 핫한 대세 제시와의 만남이 화제가 된 버거킹 <직화 소불고기버거> 캠페인을 소개한다.

직화 소불고기버거와의 첫 만남은 강렬했다. 패티의 단면에 콕콕 박힌 양파와 파, 제대로 씹히는 고기의 질감, 그리고 정말 한국적인 맛의 간장 소스…. 직접 불에 구운 소불고기를 접하고 가장 놀랐던 점은 그동안 우리가 먹어 왔던 불고기버거에는 직화도, 소고기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제대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게 된 버거킹의 자신감은 상당했고, 우리는 제품의 특징을 제대로 이야기하면 분명히 시장의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고 나니 이 캠페인의 목표는 명확해졌다. 타 불고기 버거와 직화소불고기 버거와의 선 가르기가 핵심이었다.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접근 방식은 단순한 제품 특징의 나열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버거킹다움을 고민했다. 버거킹 캠페인은 시의성 있는 모델 기용과 재치있는 언어 유희로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유산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결과 우리가 찾은 답은 ‘불만 원정대’였다.

 

2020년의 콘텐츠라 하면 가히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올 한 해 <놀면 뭐하니> 를 통해 보여준 다양한 ‘부캐’들의 향연은 코로나19로 지쳐 있던 국민들에게 작은 힐링을 선사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쎈 언니’들의 조합으로 완성된 ‘환불 원정대’ 프로젝트는 그 정점에서 많은 화제를 만들어 냈고, 그중에서도 부캐 은비가 본캐 제시를 재발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리는 제시의 캐릭터에 주목했다. 언뜻 세 보이지만 사실은 귀여운 제시만의 반전 매력을 토대로 패티까지 ‘진짜’ 불고기인 직화 소불고기버거 캠페인의 토대를 만들었고, 그 위에 기존의 불고기버거에 ‘불만’이 있었지만 직화 소불고기버거를 맛보고 나면 패티의 ‘불맛’ 있음에 놀라 버리는, 경쟁 제품과의 선 긋기와 재치있는 언어 유희 두 마리를 잡은 핵심 스토리라인과 키 카피까지 완성됐다.

제품에 대한 이유 있는 자신감과 언어 유희 펀치 라인, 그리고 시의성 있는 환불 원정대 콘셉트까지 활용한 버거킹 <직화 소불고기버거> 캠페인은 이렇게 탄생했다.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광고를 통해 제품의 판매를 부스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버거킹 광고의 특징 중 하나는 본편의 스토리가 끝나고 마지막에 붙는 트레일러 영상인데, 이 트레일러 영상 파트에 제품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메시지를 녹이기로 한 것이다.

김영철 씨와 함께해 화제가 된 버거킹 <사딸라로 해 줘> 캠페인으로 ‘사딸라’ 밈이 버거킹의 브랜드 에셋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는 이 점을 활용해 직화소불고기 버거의 가성비를 강조하기 위해 제시가 귀엽게 김영철 씨의 “사딸라로 해 줘”를 외치는 컷을 광고 마지막에 삽입했다.

그리고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배달 음식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딜리버리 할인 쿠폰을 발행하고, 버거킹 딜리버리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가상광고 등의 다양한 마케팅 툴을 활용했다. 이러한 다양한 접근 방식의 결과로 버거킹의 직화 소불고기버거는 시장에서 그 맛을 인정받으며 무사히 순항 중이다.

아직 직화 소불고기버거를 먹어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어서 버거킹으로 달려가 직접 그 맛을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 혹은 버거킹 앱을 다운받고 딜리버리를 이용하면 당신이 있는 곳 어디나 문 앞까지 버거킹이 달려갈 것이다. 먹게 되면 왜 우리가 이런 캠페인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 패티까지 ‘진짜’ 불고기인 이유를, 그리고 왜 다른 불고기버거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지!

 

▲ 버거킹 <직화 소불고기버거> 캠페인 영상.

 

제일기획   윤선이 프로(비즈니스 17팀)

2020.12.13. 21:49

동서식품 맥심 커피믹스는 몇 년 전부터 커피믹스와 잘 어울리는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과 컬래버레이션 한정판을 출시해 오고 있다. 이는 제품의 판매를 촉진시키는 기본적인 역할 외에도 맥심 커피믹스 브랜드와 제품에 새로움(newness)과 트렌디함을 부여하고자 하는 일련의 노력이기도 하다.

카카오프렌즈, 키티버니포니, 무민에 이은 맥심 커피믹스의 4번째 컬래버레이션 주인공은 바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좋은 커피와 좋은 영화를 결합시킨 이번 캠페인을 소개한다.

무수히 많은 영화와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자산 중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클래식 영화 3종이 커피믹스 속으로 녹아들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쥬라기 공원>, <백 투 더 퓨처>, <죠스> 등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이 영화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 유니버셜의 대표적 영화 3편과 함께한 맥심 유니버셜 에디션.

왜 하필 이 영화들인가라는 질문에는 광고의 키 메시지가 답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커피와 좋은 영화는 오래도록 곁에 남으니까.”

단순히 흥미만 좇는 것이 아닌, 유의미한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대상 간 적절한 접점이 필요하다. 맥심 커피믹스와 이 클래식 무비 3종 간에는 ‘오랫동안 변치 않고 우리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오히려 그 울림이 깊어지는 커피믹스와 영화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풀어가기로 했다.

 

이번 기획판 출시에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출시 소식을 미리 알리고 최대한 많은 기대를 부탁하는 초반 티징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 출시 일주일 전부터 각 영화별로 티저 3종을 6초 광고로 만들어 운영했다. 각 영화의 상징적인 포인트를 노란 커피잔과 매치시켜, 맥심과 해당 영화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을 짧은 시간 동안 임팩트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쥬라기 공원’ 편은 비 오는 밤 쿵쿵거리는 발자국 진동에 따라 흔들리는 커피잔, 그리고 들려오는 공룡의 포효, 로고플레이로 마치는 심플한 티저 광고지만, 짧고 굵게 기획 제품 출시를 미리 알리고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시각적·청각적 표현이 담겼다.


▲ 영화의 상징적 포인트와 함께 부각된 노란색 컬러.  

 

출시와 동시에 온에어된 본편 광고 영상의 경우에는 ‘인간 맥심’으로 불리는 배우 이나영 씨가 커피를 마시며 영화를 감상하는 역할로 분해, ‘깊은 감동의 영화에 깊은 향기의 맥심’을 즐겨 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커피잔에 파동이 일어날 만큼 쿵쿵거리는 공룡의 진동이 느껴지고, 바람에 책장이 휘리릭 넘어가는 등 영화의 상징 요소가 현실과 TV를 가로지르며 등장하는 재미를 찾아볼 수 있다.

커피잔을 올려놓은 옛스런 텔레비전의 이미지는 그대로 우리 컬래버레이션 제품 패키지 디자인으로 이어지면서 변온 머그, 틴케이스, 텀블러 등 이번 IP를 활용한 풍성한 굿즈들의 향연(?)으로 마무리됐다.


▲ 영화 속 장면과 현실의 오버랩.

 

좀 더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고 싶기도 했고, 영화 예고편 같은 재미를 한번 부여해 보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기에 우리는 선제적 제안을 통해 추가적인 레트로 느낌의 바이럴 필름을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성우 이정구, 손정아 씨가 열연하고, 젊은 날의 배우 안성기 씨가 출연한 아래 1분짜리 영상이다.

 

▲ 맥심 유니버셜 에디-숀 바이럴 필름.

이 광고는 극장 광고로도 집행이 됐는데, 과거 영화 예고편 형식을 차용한 방식이었던 터라 보는 이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젊은 세대에겐 TV광고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와 연동된 포스터 3종 역시 한 땀 한 땀 담당 제작팀의 깨알 아이디어가 녹아들어, 눈을 떼지 못하는 꽉 찬 매력을 가지고 있다.


▲ 극장 광고와 연계시킨 포스터.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조차 이렇게 3가지 영화를 동시에 컬래버레이션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었던 터라, 뭐든지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굿즈의 경우에도 그것들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포스터가 필요했던지라 우리는 인쇄 촬영을 진행했는데, 공룡알을 3D프린트로 만들고, 아스팔트를 깔고, 불꽃 촬영을 진행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은 제작팀의 투혼이 빛을 발했다.


▲ 굿즈 포스터.

이른바 고퀄의 이미지들은 빠르게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져나갔고, 버스 외부 광고는 물론 지하철 파노라마 미디어 플랫폼 광고, 디지털 배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캠페인을 알리는 도구로 활용됐다.


▲ 굿즈 포스터가 활용된 강남역 PMP.

우리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맥심 커피믹스와 영화사의 컬래버레이션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생소함이 아닌 신선함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맥심 커피믹스만의 방법과 가치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말을 걸어 볼 생각이다.

 

제일기획   김소예 프로(THE SOUTH 3팀)

2020.12.09. 15:58

2020.12.13. 23:07

동서식품 맥심 × 유니버설

#깊은감동깊은향기

동서식품 맥심 커피믹스 ‘커피 타고 출근 – 곽선영’ 편

#무엇이든시작하기좋으니까

동서식품 카누 돌체라떼

#세상스위트하네요

딜리버리히어로 요기요 ‘라이더’ 편

#맛의속도를준수합니다

배스킨라빈스 ‘메리 베라스마스’

#여기있다!

버거킹 직화 소불고기버거

#오마이갓!

삼성생명 마음 편한 인생 금융 ‘윤종신’ 편

#마음에작은선물하나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브 ‘구교환’ 편

#가장사적인냉장고

삼성전자 Z플립 × 이날치밴드

#맵시가촤르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