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진심, 다양성을 외치는 브랜딩의 힘 | 제일기획 블로그
2019.03.11. 09:37

오늘날 다양성(Diversity)을 존중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브랜드의 외침이 소비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주목받고 있다. 다양성과 포용을 테마로 하는 브랜딩의 힘에 대해 살펴보자.

과자 브랜드 허니 메이드(Honey Maid)는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가족들이 존재하며 이들을 모두 포용해야 한다는 <This is wholesome> 캠페인을 펼쳤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 캠페인을 비난하는 글들을 쏟아냈다. 그러자 허니 메이드는 부정적인 글들을 모두 수집한 후 한 장씩 인쇄해 ‘LOVE’라는 글자 조형물을 만드는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이 광고는 마지막에 “다행스럽게도 우리 캠페인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10배나 많다”고 얘기하며, 캠페인을 지지하는 메시지들이 담긴 종이를 돌돌 말아 이미 완성된 LOVE라는 글자 주위에 둘러쌌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듯 생각이 다른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광고는 부정적 글을 남겼던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감동을 준 것으로 보인다.

▲ 허니 메이드의 <This is wholesome> 캠페인

▲ 허니 메이드의 <Love> 캠페인

 

영국의 장난감 제조업체 메이키즈(Makies)는 최근 조금 특별해 보이는 인형들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청각 장애로 보청기를 하고 있는 흑인 인형 헤티, 시각 장애로 안경을 쓰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유색 인종 인형 에바, 얼굴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큰 분홍 반점이 있는 백인 인형 멜리사 등 여러 인종에다가 외모도 제각각인 인형들이었다.
이 인형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장애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싶다는 부모들의 목소리(#ToyLikeMe)에 귀를 기울인 결과였다. 이후 덴마크의 장난감 회사 레고(LEGO)도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 피규어를 출시하는 등 신체의 불편함을 약함이 아닌 다양성으로 바라보게 하려는 여러 브랜드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 <Toy Like Me> 캠페인

▲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메이키즈의 인형들과 레고의 ‘Fun in the park – City People Pack’에 들어 있는 피규어 Ⓒ all3dp.com / Ⓒ perkins.org

 

하지만 다양성과 포용을 주제로 하는 브랜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먼저 브랜드의 진정성이 느껴져야 한다. 이때 진정성의 판단 기준은 ‘일관성’이다. 이는 브랜드의 태도가 한결같아야 한다는 얘기다. “모든 여성들이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온 한 비누 브랜드는 비누의 미백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흑인 여성이 입었던 셔츠를 벗으면 백인 여성으로 바뀌는 광고를 내보냈고, 곧 인종 차별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가수 리아나(Rihanna)는 이 브랜드의 유색 인종 차별을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아름다움’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 펜티뷰티(Fenty Beauty)를 출시해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펜티뷰티는 기초 화장품의 색상이 11가지 정도인 타 브랜드들과 달리 무려 40가지나 되는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출시하며,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 다양한 피부색을 배려한 펜티뷰티 제품들 Ⓒ instagram.com/fentybeauty

인도의 지도자 간디는 “내가 살아온 삶이 나의 메시지다(My life is my message)”라고 말한 바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주장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늘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브랜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를 깊은 공감 없이 캠페인의 소재로 성급하게 사용할 경우, 상업적인 의도로 해석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의 과잉 진압에 반대하는 흑인들의 인권 시위를 주제로 캠페인을 제작한 한 음료 브랜드가 “인권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며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던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브랜드는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며 해당 캠페인을 중단해야 했다.
반면에 하이네켄의 <#OpenYourWorld>는 호응을 얻었다. 이 캠페인은 실험 참가자들을 통해 자신과 정반대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도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며 큰 공감을 얻었다. 이처럼 시류에 편승하는 대신 현실에 신중하게 다가서서 자신의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 하이네켄의 <#OpenYourWorld> 캠페인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단순히 포용하기보다 그들의 약점을 차별화된 장점으로 재해석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할 때 더 많은 소비자들이 열광할 수 있다. 호주의 엠마 리남(Emma Lynam)이라는 20대 여성은 어릴 적부터 다운증후군, 자폐증, 청력 손실, 구개열 등의 신체적 장애를 겪으면서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이 됐다.
어떤 직업도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주변인들의 우려와 달리 그녀는 퀸즐랜드 신용조합에 취업, 기밀 문서 파기 전문가가 됐다. 읽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가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보안 업무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성실함과 인내력은 반복적인 일을 잘 참아 내고 소화하는 데 꼭 필요한 역량이었다. 그녀의 숨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추가로 4개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 베트남 Reaching out tea house

베트남의 작은 마을인 호이안에는 리칭아웃 티 하우스(Reaching out tea house)라는 카페가 있다. 이곳은 ‘소리 없는 카페’라는 독특한 브랜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종업원들이 모두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 손님은 테이블에 놓인 연필로 글을 쓰거나 도장을 찍은 종이를 건네야 원하는 것을 주문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소음이 거의 없는 매우 조용한 카페가 될 수 있었고, 다른 카페가 가지지 못한 독특한 차별점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깊게 공감하고 그들의 장점을 찾아 진정성 있게 포용하려는 마케팅의 노력은 분명 큰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은 겉으로 ‘하는 척’ 하는 브랜드와 진짜로 ‘하는’ 브랜드를 구분할 수 있는 현명한 눈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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