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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제일기획 본사. 제작본부 임직원 200여 명의 사진이 담긴 이젤이 1층 로비를 가득 채웠다. 
흡사 미술관 전시회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롤링포스터전’이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색 캠페인 현장이다. 
미소를 머금은 제일기획 직원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에는 직원의 옆 모습이 찍혀 있고 머리 부분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님이 진정 없애야 할 것을 적어주세요.” 그 밑에는 ‘혼인신고서’, ‘옛 남자친구의 페이스북’ 등이 적혀 있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방해가 되는 생각(?)들로 remove해야 할 것들이다.
 
 


 
 
 
제일기획이 광고회사답게 독특하고 이색적인 사내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Re;MOVE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캠페인은 글로벌 넘버1의 광고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임직원들의 낡은 생각과 습관, 고정관념 등을 없애고, 버리고, 지우고, 잊자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자만을, 권위를, 익숙함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제일기획은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아이디어로 세상을 움직인다(Ideas that Move)라는 슬로건을 선포했다. 
이는 아이디어 컴퍼니 회사로 나아가 보다 가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제일기획의 의지를 반영한 것.
이번 re;MOVE 캠페인 역시 ‘Ideas that Move’ 슬로건과 괘를 하는 것으로 버릴 것은 버리고, 없애야 할 것은 없애 
다시 한 번 세계를 향해 무브해 제2의 도약을 하자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을 위해 제일기획의 임원과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먼저 re;MOVE해야할 것들을 당당히 공개했다. 
‘두려움’을 없애고 싶은 것으로 뽑은 임원, ‘내일 아침 스케쥴’을 잊고 싶은 CD 등 의외로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큰 공감을 샀다. 
특히 직원들이 각 임원들에게 ‘머릿속에서 이것만은 버려주세요’라고 용감한 주문을 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임원들이 ‘저녁 먹고 하자’, ‘재피티 준비해’, ‘내일까지’ 등을 re;MOVE한다면 
‘더 나은 크리에이티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제일기획 은명표 프로는 “임원들도 우리랑 re;MOVE 할 것들이 비슷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동질감을 느끼며 기존의 고정관념과 나쁜 습관들을 빨리 버려 제2의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동료들이 써준 re;MOVE해야 할 것들은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문구들이 많았다. 
업무적인 부분을 코믹하게 적은 문구가 가장 많았는데 ‘회의하자’라는 말과 ‘리뷰하자’는 말, ‘예산 제한’, ‘데드라인’ 등 
회사 생활을 겪으면서 주로 듣는 이야기들, 이뿐 아니라 ‘이젠 서른’, ‘둘 다 애매한 영어와 한국어 실력’, ‘전립선 검사’, 
‘비비 크림’, ‘통장 미녀’, ‘오빠 마음’, ‘음란마귀’, ‘간 보호’, ‘서울 여자’ 등을 re;MOVE해야 할 것들로 제시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직접 동료들로부터 조언을 받은 장원준 프로는 “평소 내가 몰랐던 부분을 동료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하던 행동과 생각들이 나를 발전시키는 데 방해를 한 것 같다.”고 하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이 익숙함에서 벗어나 광고회사의 직원답게 세상을 움직이는 아이디어를 위해 re;MOVE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유정근 부사장도 
“이번 캠페인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자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관습과 타성에 젖은 생각을 과감히 버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움직여보자는 의미로 이번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매년 상하반기 제작본부 전 임직원이 모여 우수 크리에이티브를 시상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C-board(Creative-board)’ 행사를 개최했다. 
‘re;MOVE’는 올 하반기 C-board 주제로, 제작본부는 물론 타 본부 임직원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으며 실시됐다.
 
지난 11월 11일 제일기획 본사에서 진행된 C-board에서는 하반기 우수 크리에이티브 시상과 함께 
‘re;MOVE’의 의미를 되새기는 릴레이 주제발표와 재치 넘치는 댓글이 달린 화제의 롤링포스터 주인공이 발표돼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행사에서 주제발표를 한 이채훈 CD(Creative Director)는 
“고전적인 모나리자에서 긴 생머리를 remove하면 상큼한 단발머리의 새로운 현대적 여인이 탄생하듯 
remove는 다시 움직여 무언가 새롭게 시작된다는 ‘Become New’와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나, 회사, 클라이언트에 대한 자세를 remove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해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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