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3. 15:00

올해 상반기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남을 정치적 격변의 시기였다. 정치적 이슈의 영향 속에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은 다소 머뭇거리는 현상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우려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상반기 광고 시장은 전년과 유사한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일기획 자체 분석 결과, 상반기 국내 광고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형 클라이언트들이 광고비를 전년 대비 늘리면서 중형 클라이언트들의 광고비 집행 부재를 만회해 전체 광고 시장은 전년과 유사한 규모를 형성했다.

상반기 매체별 광고시장

미디어별로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방송은 약 1.6% 감소했으나 디지털이 약 11.8% 성장해 총광고 시장은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매체는 지상파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케이블과 종편은 약 4.7% 성장했다. 특히 종편은 뉴스뿐만 아니라 예능과 드라마에서도 잇단 성공작들이 나오면서 시청률과 광고비가 동반 상승했다. 이들은 화제성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시즌제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등 성공적인 출발을 한 듯하다. 케이블 시장에서는 CJ E&M이 여전히 견고하게 광고 시장을 지탱해 어느 정도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지상파 MPP들이 지상파와 함께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소폭 감소했다. 케이블의 소폭 하락, 종편의 큰 폭 성장으로 전체 케이블/종편 시장은 약 5%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디지털 매체는 전체적으로 큰 폭으로 광고비가 상승했다. PC 광고비는 지속적으로 감소세이나 모바일 광고비가 약 28% 수준의 성장을 이뤄 전체적으로 디지털 시장은 약 11.8% 수준 성장했다. 디지털은 특히 노출형 광고의 성장세가 검색 광고의 성장세를 압도하고 있어 방송 광고에서 빠져나온 광고비가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명확한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동영상 광고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인데,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웹드라마, 웹예능들이 속속 출시돼 젊은 타깃의 미디어 소비를 잠식해 가고 있다.

연초 제일기획에서는 올해 방송 광고비와 디지털 광고비가 역전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상반기 이미 역전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디지털의 성장세를 저지할 어떤 대항 매체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분간 디지털 미디어의 독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별 웹콘텐츠 현황>

 

방송 광고의 방향

디지털이 성장하는 미디어인 것은 맞지만 자사(클라이언트) 브랜드에 적합한 미디어인지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마케팅을 하는 우리는 좀 더 냉정하게 미디어 집행의 ROI를 따져 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규모의 인지와 신규 캠페인을 고지하는 데 아직도 TV가 유효함은 분명하다. 애플, 카카오뱅크 등의 기업들이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알리는 데 있어 TV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디지털은 일단 시장에 ‘던져진’ 브랜드가 네트워크를 맺고 그 네트워크 내에서 유기체처럼 살아남도록 상호 작용을 강화하는 데 활용돼야 할 미디어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의 효과 측정과 KPI는 단순 노출이 아닌 보다 세부적인 목표로 정교하게 세팅돼야 한다. 반면 방송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으로 기존과 같은 마케팅 ROI를 지속적으로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는 언제든지 되풀이된다. 마치 영국의 2인조 그룹 버글스(Buggles)가 히트시킨 노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처럼.


*본 원고는 『광고계동향』 9/10월호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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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현호 says:

    광고시장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