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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Essay

감염병 시대의 ‘관계 맺기’

흥미롭게도 ‘던바의 수’를 지지하는 증거가 상당히 많다. 신석기 시대 수렵 채집 공동체의 인구는 150명 정도였다. 던바가 인구 기록을 구할 수 있는 20개 원주민 부족의 규모를 확인했더니, 인구가 평균 153명이었다. 공교롭게도 던바의 고향인 시골 마을의 평균 인구도 150명이었다. ‘던바의 수’가 유명해지자 미국, 오스트리아 등의 과학자들이 함께 온라인 게임의 가상공간에서 게임 참여자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연구했다. 이들은 3년 6개월에 걸쳐 게임 참여자 사이에 나타나는 동맹, 제휴, 거래, 경쟁 등의 인간관계 기록을 검토했다. 흥미롭게도 동맹의 크기에 상한선이 없었는데도 가장 큰 동맹의 구성원이 136명을 넘는 경우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 때문에 몇 달째 전 세계가 야단법석이다. 특히 어버이날 요양 시설의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안타까운 사정을 뉴스로 접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아직까지 예방 접종에 필요한 백신도, 바이러스를 제압할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뿐이어서 생긴 일이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도 적다. 국내 유행이 잠잠해질 만하면 다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설사 지금의 유행이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가을과 겨울에 두 번째 유행이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코로나 유행이 끝날 때까지 일상생활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하면서 살아야 한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다수의 과학자는 코로나19 유행이 가까스로 잡히고 나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