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Creativity] 당신의 팔자를 지키는 여덟 숫자, 삼성생명 <8NUMBERS : 八字>

2019년 11월 12일, 제일기획에서 제작한 삼성생명의 새로운 광고가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과거의 나에게 걸려진 전화를 통해 현재의 내 모습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흥미로운 소재로, 선공개되었던 30초 예고편 영상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는데요. 영화 같은 스케일의 예고편은 정말 말 그대로 본 영상의 맛보기였다고 합니다! 무려 7분 분량의 파격적인 방식의 광고! 모두 궁금하시죠? 배우 강기영의 명품 연기와 박진감 넘치는 영상 전개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니 감상 준비하시고요! 그럼 보러 가실까요?       누구나,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퇴직 후의 삶. 미래의 나를 위해 필요한 것은?   “잘들어! 네 인생을 바꿀 번호야!”   지금으로부터 30년이 지난 2049년. 누구나 그렇듯 1983년생 강기영도 퇴직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경제활동의 마침표를 찍게 된 강기영은 앞으로의 생활 걱정뿐이네요. 그러던 중 우연히 발견한 40년 전 사용했던 자신의 핸드폰! 별생각 없이 누른 과거의 번호로, 강기영은 40년 전의 자신과 통화를 하게 됩니다. 과거의 자신을 바꾼다면 현재의 노후 걱정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강기영은, 복권 1등이 인생을 바꿀 것이라 확신하며 과거의 자신에게 복권 당첨 번호를 알려주는데요.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바뀐 과거에 따라 변한 현재 강기영의 상황은 더욱 빈곤해져버렸습니다. 당첨금으로 엄청난 사치를 부리고 있는 과거의 자신에게 경악하며 이번엔 주식 종목번호를 외치는 강기영! 과연…

Pro-logue

시간을 ‘번역’하는 몇 가지 방법

팀 버튼 감독의 <빅피쉬>는 거짓과 진실, 주관과 객관, 그리고 추억과 왜곡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영화입니다. 한평생 모험을 즐겼다는 아버지 에드워드는 툭하면 “내가 왕년에 말이지~” 하며 아들 윌에게 무용담을 늘어놓습니다. 추억 속에서 아버지는 만능 스포츠맨에, 발명왕에, 해결사입니다. 한마디로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이었죠. 그 얘기들이 허무맹랑하고 비현실적이라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도통 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병세가 위독한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 있는 와중에도 “아버지의 거짓말을 입증하겠다”며 증거 수집에 열을 올립니다. 이 시점에서 ‘므두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 떠오릅니다. 므두셀라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거의 천 년 가까이 살았는데, 옛날이 좋았다면서 늘상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했다지요. 이 인물에서 유래한 므두셀라 증후군은 과거를 미화하고 포장하며, 좋았던 시절로 회귀하려는 심리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므두셀라 증후군을 퇴행 심리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현실 도피를 위해 과거를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부풀려서 왜곡시킨다는 거죠. 하지만 므두셀라 증후군을 방어 기제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과거가 아름답지 못해서, 초라하고 별 볼 일 없어서 밤마다 ‘이불킥’에 시달린다면 힘든 현실을 버텨낼 재간이 없겠죠. 내게도 곱씹을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 몇 개쯤은 있어야 자존감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빅피쉬>에 등장하는 누군가는 “때로는 초라한 진실보다 환상적인 거짓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아버지의 무용담이 거짓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아들에게 용기와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