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무상(人生務想)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정의하기 이전부터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여러 ‘관계’로 묶여 있다. 더욱이 SNS는 시공을 뛰어넘어 타자와의 관계망을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일면식도 없는 뉴요커와 친구가 되고, 그의 일상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믿는다. ‘인별그램(Instagram)’이나 ‘얼굴책(Facebook)’ 팔로워 수가 스팩 중 하나가 된 세상이다. 하지만 정량적 관점이 아닌 정성적 관점에서 보면, 그런 인연의 끈이 행복을 담보해 주는 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SNS를 통해 ‘타자’와의 관계 형성에 시간을 소비하는 동시에 ‘나’에 집중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에세이집 『타인은 나를 모른다』는 “나답게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관계로부터 편안해지는 법’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나’를 타인이 내 방식대로 이해해 줄 거란 헛된 희망을 가져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굳이 책으로 읽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평범한 진리를 곧잘 잊고,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한다. 그래서 “가족이나 연인이라 해도 결국 타자는 나와 같지 않기 때문에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자신의 속도로 살아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다면 나답게 산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김수현의 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미래의 거창한 행복을 위해 당장의 일상을 양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회 심리학적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이 에세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