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나만의 속도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안녕하세요? 저는 ‘속도’라고 합니다. 저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년 시절 100미터 달리기에서 스포츠는 물론 자동차의 성능, 연애와 성공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세상사는 저를 기준으로 돌아가니까요. 광고 크리에이티브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저와  빨리 친해지는 사람이 각광받죠. 뭐든지 빨리 적응하고, 뽑아내고, 달려가는 그런 부류 말입니다. 그래서 저를 두고 희비가 엇갈립니다.   어떤 사람은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속도를 내 아이디어를 펼쳐 나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밤을 꼬박 새워도 진도가 더디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카피와 섬네일이 술술 나오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변비 걸린 듯 뭐하나 나오려면 한참 걸리기도 하죠. 어떤 사람은 총알처럼 빠르게 승진하고 어떤 사람은 가는 세월이 더디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팀장이 돼 팀원들이 나를 못 쫓아온다고 답답해하고  어떤 이는 팀장님만 너무 앞서 간다고 푸념을 합니다.    따지고 보면 광고라는 게 원래 나 자신보다 남의 속도에 맞추는 게 숙명이라서일까요? 언제부턴가 자신만의 속도를 잊은 채 남에게  맞추려고 하는 게 상식처럼 됐습니다. 그래서 가끔 숨이 벅찰 때가 있기 마련이죠. 오늘도 숨 가쁘게 달리고 계신 여러분께 저 ‘속도’가  아주 굼뜨고 느릿느릿한 이야기 하나 권해 드릴게요.    라는 책입니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는 어느 날 갑자기 바이러스성  희귀병으로 온몸이 마비돼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지내게 되는데요. 그녀가 하루…

퍼포먼스

[AE의 아침_강성욱 프로] 자기 개발에 대하여

    여러분은 ‘자기 개발’ 많이 하십니까? 음, 먼저 대형 서점의 한쪽 서가를 빼곡히 채운 자기 개발에 당당히 성공한 사람들의 비전(秘傳)들을 들춰 보는 일부터 하면 되겠지요? 자 이제, 다이어리를 빳빳하게 펴고 월 단위, 주 단위 계획을 촘촘하게 세웁니다.   점점 가슴이 벅차 옴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이 끓어오르는 열정을 삭이지 않고 인기 있다는 주말 외국어 강좌에 등록하고, 새벽 운동을 시작합니다.   연초에 우리 회사가 제작한 자양강장제 광고가 떠오르네요. 여러 번 경험으로 얻은 나름의 생각, 왜 자기 개발은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일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간혹 눈물겹고 귀감이 되는 성공 사례가 있긴 하지만)많은 자기 개발의 몸부림이 작심삼일,  방향 선회 혹은 잠정 중단으로 가는 이유는 첫째, 현실의 ‘나’와 붙어 있지 않은 ‘자기 개발’ 시도인 경우입니다.    동료 하나가 “선배가 몇 달 전부터 야간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나 자신을 위해 저도 대학원에 다닐까 고민 중이에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다시 물었죠. “왜 대학원을 가려고?” 근본적인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답을  못하더군요. 외국어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외국어 구사 능력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에게 있어 꼭 필요한 스킬이라는 것에 반론의 여지는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건 주위의 영향에 따라 휩쓸리는 것이 아닌 나로부터, 나의 현실에서 비롯된 니즈와 바람이었느냐는 거죠.     단순하게 ‘무엇을 배워 보자’는…

숫자로 보는 라이프스타일

당신의 오늘은 업그레이드된 버전인가요?

과거의 자기 계발은 사회적 성공을 위한 스펙 쌓기에 목적이 있었고, 타인이 비교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목표에 접근하는 외형적 성공 대신 본질적인 내면의 성장을 위한 자기 계발이 확산되고 있다. 통계 수치를 통해 최근 불고 있는 자기 계발의 트렌드를 살펴본다. 사회적 성공보다 개인적 성장에 의미를 부여하는 업글형 인간. 그렇다면 자신을 업글형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평균적으로 10명 중 6명이 그렇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71.9%)이 여성(61.6%)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69.0%), 40대 이상(68.6%), 20대(60.7%) 순서였다. *통계 출처: <업글인간 트렌드 현황>, 잡코리아X알바몬 통계센터, 성인남녀 785명 대상, 2019년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60%), “시대가 다양한 능력을 요구한다”(52.8%), “앞으로 내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51.6%), “변화가 빠른 사회에 잘 적응하고 싶어서”(47.8%) 등의 답변과 함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싶다”(47.6%)는 의견도 많았다. *통계 출처: <평생직장 및 성인 교육시장 관련 인식 평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2018년   이 질문에 대해서는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40대 이상은 “다양한 지식 섭취와 지적 세계를 확장하는 지식 업그레이드”를 꼽았으며(44.3%), 20대와 30대는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의 경지를 개척하는 취미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한다고 대답했다(각각 34.0%, 32.8%). *통계 출처: <업글인간 트렌드 현황>,…

Theme Essay

위인전은 왜 재미가 없을까?

  “위인전을 사주실 때는 부모님께서 미리 잘 읽어 보세요.” 나는 많은 학부모들에게 이런 조언을 자주 한다. 왜일까? 위인전은 대부분 그들이 달성한 위대한 업적을 자랑하는 데만 열중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에 있다. 그럼에도 ‘불굴의 의지’와 ‘끊임없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가 고작인 위인전이 너무도 많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오히려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까? “아, 나는 아무리 해도 이런 사람처럼 되기는 어렵겠구나!” 사실 이건 나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다. 일례로 에디슨 전기를 보면, 첫 페이지에서 어린 에디슨이 알을 품고 두 번째 페이지에서 객차에 불을 낸 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신기한 발명품을 만들어 내는 노인 에디슨이 갑자기 등장한다. 참으로 허탈하면서도 불편한 느낌이다. 이런 결과적 위대함으로부터는 아무런 정보나 실마리를 얻을 수 없다. 스티브 잡스도, 세종대왕도 예외가 없다. 그런데 어른이 될수록 우리 자신이 스스로의 위인전에 갇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내가 말이지…” 또는 “내가 왕년에…” 하면서 셀프 위인전을 들려줄 때마다 자녀나 후배들은 속으로 이런 단어를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 ‘꼰대’.   어른들이 재미없는 위인전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으려면 어찌 해야 할까? 내가 늘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다. ‘기술(記述)과 설명(說明)의 차이를 구분하고 제때 사용하라’는 것이다. 일단 기술과 설명의 차이를 알아보자. 기술은 ‘대상이나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