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테크'(으)로 검색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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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時)테크의 귀환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은 10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가 된 책입니다. 물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책들이야 예나 지금이나 숱하게 있지만,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출판사가 낸 책이어서 지금도 출판계의 전설로 회자되곤 합니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이 대개 아침에 깨어 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여러 사례들을 보여 줍니다. 이 책이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면서 너도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기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아침형 인간’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경제 성장기,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를 필생의 화두로 삼았던 사람들에게 아침형 인간은 시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성공을 이끌어 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됐습니다. 1990년대 말 주창된 ‘시테크’ 개념의 절정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반대급부로 “아침형 인간을 강요하지 말자”는 책들이 연이어 나왔던 걸 보면, 아침형 인간은 어쩌면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확실히 아침을 일찍 시작하면 하루가 길어지기는 하지만, 그 물리적 시간이 꼭 ‘보람찬 하루’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로부터 약 20여 년이 지난 지금, 시테크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과거에는 그 목표가 부귀영화나 입신양명 같은 ‘사회적 성공’에 있었습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발적인 생활 습관 개조 프로젝트로 자신을 훈련시켜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경험 소비 기회를 얻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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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을 위한 시테크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가 ‘빨리빨리’다.” 한번쯤 들어보셨을 얘기인데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설마 발음도 어려운 단어를 ‘가장’ 먼저 배우기야 하려고요. 하지만 외국인들이 이 단어를 한국의 문화적 특징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건 분명한 듯합니다. 어떤 분들은 한국인이 느긋하지 못하고 여유가 없다는 증거로 ‘빨리빨리’ 문화를 들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성향이 원래 그렇다는 거지요.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몸과 마음이, 그리고 터전과 산하가 폐허가 된 상황에서 여유작작하게 모든 걸 ‘재건’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결국 ‘빨리빨리’는 한국인의 DNA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움켜쥔 생존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이제 속도의 문제는 비단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게 됐습니다. 인터넷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엔터 키를 친 후 검색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못 견뎌하고, 온라인 쇼핑으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한 후 재깍 배송되지 않으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는 게 비단 한국인만일까요? 부지하세월을 견디지 못하는 건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디지털 시대는 이렇게 전 세계인들에게 ‘속도에 대한 기대 심리’라는 공통분모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시테크’라는 말, 들어보셨겠지요? 아주 오래 전에 등장한 개념이라 요즘 젊은 세대는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과 재테크를 합한 이 단어를 거칠게 정의하면, 시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서 개인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미입니다. 시테크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